횡설수설, 넋두리

이제는 이곳의 날씨를 거의 달 별로 짐작할 정도가 되었다. 그만큼 세월이 지나야 그런 것도 느끼게 되나. 며칠 전부터 또 축 쳐지는 듯한 기분이지만 별로 놀랠 일도 못 된다. 이게 거의 나의 정상적인 ‘기분’이었지 않을까.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이경우의 최악과 최저를 느끼며 산 게 이제 얼마나 되어가나.  10년이 되어가나. 놀라지 않는다. 10년은 결코 이제 예전과 같이 길지 않으니까.  그리고 죽음을 느끼며 살게 된것도 얼마나 되었나.  아마도 이것도 조금 과장해서 10년이 되어가지 않을까. 만성적인 불안과 초조를 나는 조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가. 그래서 만성인가. 나는 희망이 거의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러면서도 불안과 초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의 허송세월을 아니 죽을 날 만을 기다리며 사는지도 모른다.

하느님과 성모님도 여기서는 나를 못 도와 주신다. 내가 바뀌어야 하는 것도 알지만 나는 그것을 ‘절대로’ 못하고 있다. 그렇게 거의 사반세기를 살아 온지도 모른다. 절대로 의도와는 반대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절대적 피해를 주어가며 살았는지도.  엄마도 그렇게 잃었다.. 누나도 그렇게 잃어가고 있다.. 친척들도 그렇게 하나씩 잃어가고 아니 잃고.. 친구들도 다 잊어갔다.  이제는 아마도 나와 같이 살고 있는 사랑하는 식구들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재미없는 남편이고 재미없는 아빠로 산다.  왜 이렇게 까지 내가 되었을까.. 나는 절대로 이렇게 살아가려고 생각한 적인 순간도 없었다. 나는 재미있는 남편,.. 더 유머러스 한 아빠가 되리라고 절대적으로 장담한 그런 사람이다.  남에게 절대로 피해를 주며 살기 싫고 그런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 사람중의 하나라고 자부를 해 왔는데..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니…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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