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IKEA Tundra, Harbor Freight

다시 보는 삼국지  거의 50년 만에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읽은 때가 아마도 1964년 고2때였을 것이다. 그 해 여름방학 때 시원한 마루에 누워서 3권으로 된 삼국지를 읽었던 생각이 난다. 물론 책으로 읽어서 나 나름대로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즐겼다. 하지만 지금 보는 것은 정말로 그림을 보는 것이다. 언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나온 영화, 아니면 made for TV series 쯤 되지 않을까? 총 83회로 되어있는 정말 대하 drama였다. 이것을 보면서 놀란 사실이 한둘이 아니었다.

중국 대하드라마  삼국지
중국 대하드라마 삼국지 주요 등장인물

어떻게 그 많은 등장인물의 casting을 시도했고 성공했을까? 이것 하나 만으로도 이것은 기록적인 영화다.

유비, 관우, 장비의 casting은 입에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되었다. 사실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묘사를 거의 그대로 따랐다고나 할까? 더욱 놀라는 것은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3형제의 인상착의가 99.9% 들어 맞는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중국인 배우들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렇게 넓은가?

나의 짐작일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나관중 삼국지를 거의 100% 충실하게, 그러니까 거의 ‘기록영화’에 가깝게 재현을 한 것 같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각본가가 마음대로 이야기를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도 참 놀라운 일이다.

중국어와 한국어의 발음이 비슷한 것이 참 많았다. 예를 들면: “만세,만세,만만세(먄쉐)”, “승상(슝샹)”, “유비(요베이)” 등이 있었다. 일본어에서도 그렇게 비슷한 말이 많음을 느꼈는데 여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한자어를 우리나 일본이 받아서 흉내를 낸 것들이 많으니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실제로 발음을 들어보니 한국,중국,일본의 오래된 역사적 관계가 조금 실감이 갔다.

주요 인물들의 연기나, 영화 set는 수준급이었다. 특히 유비 삼형제들이 그랬고, 조조, 주유 모두 수준급의 casting이었다. 또한 조조나 주유의 “춤(군무) 솜씨” 도 일품이었다. 그에 비해서 뒤를 바쳐주는 extra급들은 실망적이었다. 너무나 표정들이 심각하지를 않고, 너무나 나이들이 어려 보였다. 하지만 special effect나 computer animation같은 잔재주는 거의 보이지를 않는다. 적벽대전의 scene을 보아도 아주 실전처럼 보인다.

제갈량으로 분한 배우의 연기솜씨도 인상적인데 그 중에서도 주유의 장례식에서 통곡하는 연기는 가히 걸작이었다. 소설을 읽을 때 제갈량이 “도사 급” 정도로 상상이 되어서 나이가 많고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로 잘못 알았다. 여기서 알고 보니 나이가 겨우 27세의 ‘청년’ 이었다. 그런 나이에 그만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조금 믿어지지를 않는다.

 

IKEA Tundra Blues  어제 드디어 dining room의 flooring job이 끝이 났다. Swedish IKEA에서 한달 전에 산 Tundra 라는 laminate floor였다. 값에 비해서 보기가 좋았다. 하지만 기록적인 더위 속에서 거의 일주일이나 걸렸다. 날씨가 조금만 시원했다면 2~3일이면 될 듯했다. 하지만 첫 번째 작업이라 실수가 꽤 많았다. 고칠 수 있는 실수와 거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다 있었다. 문제는 거의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한듯한 ‘그림’ 설명서였다. 문제는 그 설명서가 틀린 것이 아니라 “100% 그대로 안 하면 ‘망친다’는 사실”을 경고하지 않은 것이다. 나의 짐작은 “실제로 실수를 하면서 배우라”는 의미였다. 이제 다른 곳에 flooring을 할 때는 훨씬 전보다 실수가 적을 것이다. 다음에 할 곳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hallway 인데, 이곳은 정말 challenging geometry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도형’이 간단치 않은 것이다. 이곳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이것이 현재 우리가족의 관심사가 되었다.

flooring during
flooring during
flooring after
flooring after

Thank you, Harbor Freight Tools!

지금의 집에 이사온 지간 거의 18년이 되어가는데 그 동안 대부분의 수리는 내가 맡아서 했다. 나는 그런 것을 천성적으로 좋아하고, 돈도 절약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또 다른 이유는 그 handyman, contractor들 중에는 상당히 질이 나쁜 축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하면 엉터리로 고쳐놓고 더 비싸게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나의 handyman 기술수준은 사실 초보를 벗어날 정도다. 진짜 pro들은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해야 하지만 나는 그런 제한이 없으니까 더 천천히 하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다.. 이제까지 그런 식으로 버티어와서 꽤 많은 project를 끝낼 수 있었다. 크고 작은 sheds (간이창고)를 두 개 지었고, 각종 내부 전기배선, basic plumbing, 지붕수리, 내외 부 페인트, gutter, 높은 소나무 자르기..등등 참 그 동안 많이도 했다. 그 때마다 필요한 것이 tools, 주로 power tools (electric or pneumatic) 이 제일 많이 쓰이고 필요하다. 문제는 월급쟁이에다 아마추어수준으로써 좋은 tool을 사는 것이 무리라는 것이다. Home Depot같은 곳에 가 보면 tool들이 너무 좋은 것, 온통 미제 들이다.

과연 그것들을 pro도 아닌 내가 필요할까?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나의 수준에 과분하지만 또한 안 살 수도 없고..그러다가.. China가 나를 도와주러 왔다. 그들이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싸게, 나의 수준에 맞는 그런 것들을 수출하기 시작하고.. 그 덕분에 나는 꿈에도 못 써볼 만한 tool들을 비교적 쉽게 사서 쓰게 되었다. Harbor Freight Tools란 회사가 바로 그 수입업체로써 그것을 사서 쓴 지도 이제 5년이 넘었다. 문제는 최근에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싼 수출가격의 이점이 언제까지 버티나 하는 것이다.

중앙고 동창 친구 우진규와 email로 연락이 되었다. 이 친구의 소식은 아마도 간접적으로 캐나다에 사는 정교성을 통해서 듣곤 했다. 하지만 직접 연락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고 57회 교우회의 신동훈 총무가 부지런히 소식과 연락처를 전해준 덕택이었다. 모습은 어떻게 변했는지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이랴.. 그 철없고 순진한 때의 추억을 서로 간직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아들, 딸의 나이를 보니 오래 전에 이미 할아버지가 된 듯하다. 이 친구는 아직도 사회복지분야에서 일을 한다고.. 부럽다. 그 반대로 연락이 끊어진 친구도 있다. 중앙고 57회 교우회장을 역임한 서울 한성과학고 교장 목창수..의 email이 no good으로 돌아왔다. 어찌된 일 일까? 이것은 이 주소가 바뀌었다는 뜻인데.. 어디로 이사라도 갔나 궁금해진다. 몇 년 전에 우리 작은딸이 그곳에 갔을 때, 너무 잘해 주어서 아직도 고마운 마음 뿐이고 언제 그 빚을 갚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