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hy..why not, Benedict XVI

오랜만에 일찍 아침잠에서 깨고 보니 아직도 깜깜하고, 시계를 어렴풋이 보니 6시도 되지를 않았다. 아침잠을 이렇게 설치면 기분이 과히 좋지 않음을 알기에 ‘무조건’ 6시까지 뒤척이며 기다렸다. Flash flood watch까지 예보된 축축한 늦겨울.. 귀를 기울여도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지붕의 gutter에서 새는 빗소리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는 이런 새벽이면 유난히 잘 들리고, 심지어 문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기대했지만 그래도 조용하다.

모처럼 깜깜한 가운데 침실에서 나가니, 역시 우리 집 귀염둥이 고양이 Izzie가 배고프다고 문밖에서 기다리고, 나는 거의 로봇처럼 내려가 밥을 주고, 오랜만에 ‘진한’ 커피를 갈아 내리고 아직도 켜지지 않은(programmed-timer에 의해서 아침 6시 45분에 켜지는) living room light를 ‘강제로’ 키고, 이번 달의 ‘주제곡’ Telemann symphony CD를 들으며 aroma가 ‘죽여주는’ Christmas blend Starbucks coffee로 이른 아침의 목을 축인다. 시간은 비록 일찍이었지만 이것은 내가 매일 아침마다 거치는 routine이다.

교황 베네딕트 16세
교황 베네딕트 16세

그런대로 해 없는 ‘여명’의 시간이 되면서 desktop PC로 streaming TV channel을 켜 보니.. 갑자기 머리가 띵~ 해지는 news가 흘러나온다. 그것을 듣고 보면서.. 내가 아직도 잠에서 덜 깨었나 할 정도로 믿을 수 없는 news를 보고 있었다. Pope is resigning at end of the month.. 교황, 2월 28일에 사임..무슨 comedy인가.. 며칠 전까지 Angelus (삼종기도)에서 비록 느리지만 ‘건강한’ 얼굴을 본 것 같았는데..

‘거의’ 역사상 유례가 없다고 해서 더 놀란다. 마지막으로 ‘자진해서 사임’한 case는 15세기.. 우아.. 정말 너무하다. 전 교황, ‘복자’ 요한 바오로 2세(Blessed Pope John Paul II)는 혼신과 혼미의 몸과 정신으로도 끝까지 버티셨는데, 거의 ‘멀쩡하게’ 보이시는 베네딕트 16세(Pope Benedict XVI)는 왜 그런 ‘폭풍’과 같은 결정을 하셨을까? 공식적인 이유가 ‘건강상’의 문제고, 분명히 그것이 이유일 것이라도 나는 믿는다.

요새 85세면 그 옛날의 85세는 아닐 것 같고, 교황의 오랜 경험과 명석한 두뇌는 젊은이 못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그런 결정을 하셨을까? 주위의 사람들도 거의 몰랐고, 그래서 더 놀랐다고 보도가 되고.. 논평하는 ‘바티칸 전문가’ 들도 한결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어찌 안 그렇겠는가? 전 교황이 그렇게 오래 병마와 싸우면서도 교황 직은 고수하셨기에, 그런 과정을 또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교황이 그런 괴로운 결정을 한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전 교황이 겪었던 ‘괴로운’ 과정이 지금 천주교회의 여러 가지 사정과 입장에 맞지 않고,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교회의 문제들을 보고, 오랜 동안 견딜 수 있는 젊은 교황의 출현을 기대했는지도.. 그분의 예외적인 신학적인 지식과 영성을 알기에 그런 어려운 결정을 믿는 것이 올바르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도 왜 지금인가.. 내일 모래가 사순절(Lent)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인데.. 우리에게 왜 이런 ‘분심’을 주게 한 것인가? Timing으로 보면 아마도 부활절 전까지 새 교황이 선출 될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또 적응을 해야 한다. 무언가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것은 교회, 이 세상, 아니 나와 우리가족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새 교황, 그것도 ‘젊은’ 교황이 선출되면 그는 교회를 어떤 쪽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어두운 아침’을 맞는다.

 

Postscript

몇 시간 후에 교황 베네딕트 16세께서 직접 은퇴, 사임 발표하는 video가 Vatican TV에 실렸다. 역시 ‘건강’하신 모습이다. 이제 조금씩 교황님의 뜻을 알 것 같다. 야심적인 개인 의견을 접고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는 교회를 생각하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 아마도 그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