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 와~ 춥다..

¶  2013년 2월도 반을 넘기고 이제 겨울과는 아주 멀어진 듯한 날씨에 익숙해지더니, 역시.. 자연의 ‘엄마’, mother nature는 못 말리나? 예고도 거의 없이 하루아침에 영하..로 그것도 낮 기온이 영상을 간신히 유지하는 싸늘함, 역시 아직도 춘분이 공식적인 봄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하다.

모처럼 한가한 날 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이런 날이 계속되어도 문제다. 사람은 역시 몸이고 마음이고 계속 움직여야 사는 것이니까. 2013년 사순절이 지난 수요일에 Ash Wednesday(재의 수요일)로 시작이 되었지만, 사실 우리의 매일 routine이 크게 바뀐 것이 거의 없다. 지난 일년을 거의 사순절처럼 살려고 해서 그런가.. 이건 너무 자화자찬일 것이지만. 커피도 계속 마셔대고, 즐기던 것을 끊은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올해의 사순절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성취’할까.. 이것이 계획으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성 루도비코 마리아의 33일 봉헌 과정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볼 마음은 아직도 있다. 2월 20일부터 시작이 되니 만큼 아직도 생각해볼 여유는 있다. 지난 해 바쁘고 힘들었던 한 여름에 열심히 33일 과정을 거쳤고, 그 후에 내가 느꼈던 것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지만, 알았던 것 보다 의문과 생각할 것들이 더욱 많아졌음을 알았고, 역시 다시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또 역시, it’s now or never의 정신으로 도전해 볼까..

 

¶  요즈음 내가 즐기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있다면 역시 computer system hacking정도 밖에 없을 것인데, 그 중에서도 요새 나의 관심은 mobile OS, 그 중에서도 Google의 Android (on Nexus tablets, mobile phones) ecosystem이 제일 관심이 간다. 지난 가을에 연숙 생일 때의 선물이 Google의 Nexus 7 tablet이었고, 올해 들어서 우리 가족이 family plan으로 T-mobile Samsung Galaxy phone으로 바꾼 뒤에 그 쪽으로 관심이 간 것이다. 두 system 모두 Android system이어서 이것 하나만 익히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듯하다.

이런 것들이 요새 들어서 워낙 바쁘게 변하고 있어서 하나를 배우면 2~3년 만에 ‘고물’이 되어 버린다. 이런 것들 모두 한마디로 embedded computing device들이고, 이것을 지난 25년 넘게 ‘직업적으로 만들어’ 온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감회가 깊다.

 

¶  정말 오랜만에 김인호 형으로부터 email이 왔다. 지난 연말 연시 때 연락이 되지를 않아서, 혹시 아프신가.. 아니면 세계일주 여행을 가셨나 했는데,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그 동안에도 계속 ‘연구’만 하신 듯, ‘김인호의 경영, 경제 산책‘이라는 장문의 column을 쓰셨고 그것의 web links(1, 2, 3, 4)도 같이 보내 주셨다. 잠깐 읽어보니 경영, 경제 쪽의 전문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나에게는 모두 생소한 것이 많았다.

나의 ‘경제, 금융’ 등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이 대부분 부정적이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전문 용어를 제외하면 이런 평론의 논지는 짐작이 간다. 우리 세대 (인호 형은 나보다 조금 위지만) 입장의 경제, 경영론이겠지만, 그런 매체에 실린다는 사실은 세대에 구별되지 않는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형만 동의를 한다면 그 평론들을 나의 blog에 전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  2월 중순에 느끼는 으스스한 추위와 ‘라디오엔 대설주의보, 남쪽엔 꽃 소식, 영동 산간 지방의 때아닌 폭설.. 하나도 아까울 것 없는 세월’을 얘기하는 김재진 시의 구절이 멋지게 어울리는 그런 날이었다.

 

세월

김재진

 

그런 잠 있었네. 낮고 흥건한

간다던 이 가고 없는

빈방에 불 켜놓고

후회없이 자리라 저녁 거르고 누운

라디오엔 대설주의보

남쪽엔 꽃소식 분분한데

영동 산간 지방엔 때아닌 폭설

환한 이마 찌푸린 채

가고는 오지 않을

아니면 오고는 가지 않을

그러나 사실은 가든지 말든지

아까울 것 없는 세월

하나도 아까울 것 없는 세월

때로는

잘 나가던 시절의

해 놓고 지키지 않던 맹세 따라

가리라 가리라 노래하다 못간

그런 날 있었네.

품팔던 사람들 돌아오는 길목마다

소리없이 타버린 심지처럼

버려야지 버려야지 마음먹다 울던

그렇고 그런

그래서 그런

낮고 흥건한 세월 있었네.

 

 

¶  40년 전 이 맘 때는 무엇이었을까? 그러니까 1973년.. 그 해 6월에 나는 나를 25년 동안 품에 안아주었던 고향산천을 등지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뒤는 나의 긴 이어지는 역사가 되었다. 돌이켜보는 나의 마음은 어쩐지 슬프기도 하지만, 그 때는 희망과 낭만의 쌍곡선의 연속이었고, 그 당시의 추억은 역시 우리의 등대 pop song에 고스란히 얽혀있다.

그 당시에 어떤 것들이, 그 중에서 Lobo의 노래들은 쓰레기 같은 많은 것들에 눌려서 오랜 동안 숨어있었다. 다시 들어도 그것은 역시 ‘명곡, classic’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Don’t expect me to be your friend, Me and You and a Dog named Boo.. 정말 정말 오랜만이다!

 

 
Don’t Expect Me To Be Your FriendLobo 1973

 

 
Me and You and a Dog Named BooLobo 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