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커 빌크, 해변가의 나그네

Acker Bilk 에이커 빌크Acker Bilk, 에이커 빌크.. Stranger on the Shore, 그때 이 연주곡을 ‘해변가의 나그네‘ 라고 불렀는지, 원어인 영어이름으로 불렀는지, 확실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쓸쓸한 느낌’의 연주곡을 들으면 생각, 기억, 연상, 회상되는 것은 (서울 중앙)고등학교 2학년 때쯤 일까.. 이런 류의 ‘외국 곡’에 심취하던 그 나이의 우리들은 거의 오밤중에 시작되는 ‘한밤의 음악편지’ 같은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생명수처럼 기다리고 즐겼다. 진행자 DJ는 음악편지라는 ‘엽서’사연을 줄기차게 접수하고 읽으며 그 사연이 ‘요구’하는 해외 pop song를 방송했다.

대학시절에 한때 나는 ‘본격적’으로 미국 rock/folk/pop 류를 ‘공부’하며 빠졌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저 ‘아마추어’수준에서 듣고 좋으면 즐기는 그런 식이었다. 그 때 상당히 좋아했던 것 중에 바로 이 ‘잔잔하고, 쓸쓸하고, 감상적’인 연주 곡 stranger on the shore가 있었다. 가끔 죽음을 곁들인 철학적 감상에 빠지던 본격적인 입시공부 직전의 소년의 황금기 고2 시절이었다.

그때 나는 일기를 본격적으로 즐기며 쓰기시작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유치한 글들을 쓰던 때였다. 문학이나 시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문외한이었지만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남기려 애를 쓰긴 했다. 바로 그 당시에 듣던 곡 중에 나는 이 ‘쓸쓸한’ 느낌의 연주 곡을 너무나 좋아했었다. 이 곳의 배경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야 이 연주곡 Stranger on the Shore와 연주가 장본인 영국인 Acker Bilk란 사람의 ‘정체’를 자세히 알게 되었지만, 나의 주 관심사는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이었다.

이 곡의 원 제목은 사실 Jenney, 그의 갓난 딸의 이름이었고 1962년 그의 딸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작곡한 곡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영국의 TV program에서 쓰려고 제목을 Stranger on the shore로 바꾼 것이 대 히트를 한 것이다. 얼마 후에 이 곡은 미국에서도 top chart에 올라 백만 장 이상이 팔렸다. 내가 자주 듣던 것이 1964년 이었으니 참 오랜 동안 인기가 있었던 곡이었음이 틀림이 없었다. Acker Bilk독특한 저음의 클라리넷은 정말 이 곡이 주는 느낌을 확실히 전달해 주고 있다. 이제 80이 훨씬 넘은 그는 아직도 ‘왕성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이 곡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따라다니고 있다.

 

 
Stranger on the Shore, Acker Bilk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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