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  내 나이가 어때서..

조금은 ‘늙은이의 하소연, 푸념’같이 들리는 이 말은 근래 대한민국에서 나온 유행가의 제목이다. 물론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지만 요새  갑작스레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다가온 것 뿐만 아니라 이제는 ‘달달 노래 연습’을 할 처지까지 되었다. 또 그 season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레지오 연차 총친목회라는 긴 이름, 아마도 요새는 ‘연총’이라고 부르는 이것이 12월 7일에 열리는데 이때 각 쁘레시디움 별 talent show(장기자랑)에서 우리와 다른 team이 합작으로 이 곡을 ‘합창’으로 하게 되었다.

레지오 ‘연차 총친목회’의 원래 의도는 member reunion인데 이제는 완전히 모여 노는 것, talent show로 인식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올해로 나는 4년째 이것을 맞게 되었는데 해마다 조금씩 무언가 달랐다. 그 중에서 지난 2년은 추억으로 남겨도 될 것 같은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그야말로 reunion의 정신을 100% 살렸기 때문이다. 간혹 얼굴만 보던, 아니 전혀 생소한 단원들을 ‘그런대로’ 알게 된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마도 ‘연총의 정신’이 아니었을까? 특히 작년에는 생소하기만 하던 ‘희귀동물’, 남성단원들이 ‘노래 연습’차 같은 방에 모일 기회도 만들어 주었기에 더욱 기억이 새롭다.

그에 비해서 올해는 조금 분위기가 을씨년스럽게 느껴졌지만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두 쁘레시디움을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되어서 멀리서만 보던 ‘모르는 단원’들과 가까이 할 기회가 되었다. 최 장년 축에 속하는 두 그룹이 모여서 이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기로 한 것인데.. 조금은 self-pity 하는 기분이 들어서 나는 이 노래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중론이 모두 좋아한다고 하니 어찌할 수가 없다. 우리가 택한 version은 오승근이라는 ‘장년 세대’의 것인데.. 알고 보니 이 오승근이라는 사람은 우리세대에 그러니까 70/80에 속한 그야말로 senior그룹의 오래된 가수였다.

더욱 알고 보니.. 소싯적에 내가 좋아하던 Two Aces, ‘금과 은‘ Duet 중의 한 사람이 아닌가? 아직도 기억한다.. Two Aces시절 그들이 TV show에서 부른 Everly BrothersDream Dream (All I have to do is). 나중에 바뀐 이름인 ‘금과 은’ 처럼 너무나 청순한 목소리로 잘 불렀었다. 그 듀엣, 둘중의 하나가 ‘오승근’이었단 말인가? 너무도 잊고 살았다. 더욱 놀란 것이 그가 ‘트롯트‘ style의 ‘전통가요’를 부른다고? 믿어지질 않는다. 너무나 큰 변신으로 느껴질 정도로 세상이 그렇게 변했구나. 이래서 Two Aces의 추억을 더듬고 그의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게 되니.. 감회가 깊다. 그가 이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니 ‘만든 모습’인지 ‘자연스런 모습’인지 혼동이 올 정도로 ‘젊게’ 보인다. 하기야 요새 나이든 가수들을 보면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니까..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며칠 전, 우리 두 ‘장년층’ 쁘레시디움이 처음 모여서 연습을 하였는데 ‘가라오케’ 반주의 막강한 보호와 도움으로 그런대로 무난히 소화를 하게 되었다. 문제는 높은 음정의 이 곡을 과연 몇 명이나 smooth하게 넘길 것인가와, 비교적 짧은 이 곡을 어떻게 짧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게 re-arrange해서 무대에 설 것인가 하는 것인데.. 글쎄.. 나는 전혀 이런 것에는 문외한이라서…

 

 
Karaoke – 내 나이가 어때서 – 오승근 version

 

 
Karaoke – 내 나이가 어때서ballad version

 

¶  Very Early, November ‘Polar Vortexpolar-vortex-1Polar vortex.. 근래 특히 겨울에 많이도 듣던 말이다. 비교적 근래에 쓰이는 ‘기상용어’ 라고나 할까, 아니면 mass media의 유행어라고나 할까? 작년에 특히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유난히 추웠을 적의 기억이다. Wikipedia에 의하면 북극과 남극에 ‘상주’하는 지독히 찬 공기덩어리가 있는데 이것의 이름이 바로 Polar Vortex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 커지고(겨울) 줄어들고(여름) 하는데 가끔 이것이 ‘암세포’처럼 커져서 퍼지면 지금처럼 되는 모양이다. 북극으로부터  몰아치는  ‘지독히 추운 공기의 바람’ 이 연상이 되고 한때는 Arctic Blast, Alberta Clipper란 말도 들었는데 이런 현상이 이제 유행이 아닌가? 좌우지간 이런 말들은 한 겨울에나 듣던 말인데.. 올해는 thanksgiving holiday도 2주나 남은 한창 가을에 이런 말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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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강추위로 고드름이…

한반도에는 아마도 ‘시베리아의 강풍’이라고 연상하면 알맞은 어감이라고 할까? 혹시 이것도 global warming의 한 징조일까… 그래서 모든 것이 extreme쪽을 치닫는 것인가. 지금 현재 Canada 와 인접한 upper Midwest 쪽에는 거의 한겨울 같은 눈이 쏟아지고 기온도 급강하.. 며칠 후에는 낮의 최고가 freezing point까지 내려 간다고 한다. 문제는 이것이 우리가 사는 ‘따뜻한 Southeast’ 쪽으로 밀려 왔다는 사실이다. 오늘 아침에는 드디어 hard freeze가 되었고, 올 들어 처음으로 ‘고드름’을 목격하게 되었다.일기예보는 우리가 사는 지역도 이번 주말이 지나면 최저 18도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기온은 1월 말 정도에나 ‘가끔’ 겪는 것인데..

더욱 ‘괴상한 것’은 보통 같으면 blip같은 ‘짧은’ 현상이 이번에는 거의 일주일 이상 계속된다고 하니.. 어찌된 일인가? 평년의 11월 이맘때면 그야말로 ‘찬란한 황금색의 낙엽’을 자랑하는 비교적 따뜻한 모습이었는데, 올해는 어떻게 된 일인가? 한창 가을색을 자랑하려던 ‘낙엽’들은 아마도 이번에 모조리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을씨년스러운 기분이 더욱 춥게만 느껴지고 한참 남은 끝을 못보고 있는 outdoor work들도 더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런대로 문제없는 고물 ‘clunker‘ central heating이 버티고 있으니까.. 큰 걱정은 안 한다. 전혀 plus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날씨에는 진하고 뜨거운 black coffee 맛의 ‘정수精髓’를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THANKSGIVING BLEND  올해는 비교적 coffee를 많이 마시게 되었다. 한때 물을 많이 마시려고 일부러 줄인 적도 있었지만 나의 lifestyle은 아무래도 plastic water bottle보다는 coffee cup이 더 맞는 것을 느낀다. 특히 오랜 직장생활에서 morning ritual은 구수한 ground coffee의 냄새로 시작된다는 것도 어쩔 수없이 몸에 배인 모양이다. wine의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잘 몰라도 이제는 coffee의 향과 맛의 차이는 잘 알게 되었다. 건강을 이유로 지나친 coffee를 자제하려는 자책감이 항상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런 정도는 아닌 듯 싶다.

Ah... Starbucks..
Ah… Starbucks..

현재는 주로 새벽과 아침 식사 때, ‘정식, 공개적’으로 마시고 가끔 (요새는 더욱 자주) 늦은 오후에 ‘혼자서’ 마신다. 연숙은 지독하게 caffeine 에 민감해서 점심이 지나서 마시면 잠을 못 자기에 아침식사 때만 나와 같이 마신다. 나는 물론 ‘전혀’ 그런 것이 ‘아직’은 없지만 인생 선배님들은 ‘언젠간’ 나도 그렇게 변할 것이라 경고를 해서 이것도 시간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까지 즐기는 것이 현명할 듯.. 며칠 전에 작은 딸 ‘나라니’가 집에 들렸을 때 coffee bag을 들고 왔는데 그것이 THANKSGIVING BLEND STARBUCKS  whole bean 커피였다. 이런 때가 나에게는 정말 즐거운 순간이다. Starbucks coffee를 마셔 본지도 꽤 된듯한 기분이라서 그 독특한 맛도 거의 잊어가는 때 이렇게 기회가 온 것이다. 이것을 마셔보니, 그 동안 마시던 것과는 물론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래서 우리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STARBUCKS class가 되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다.

몇 년 전에 새로니 나라니가 번갈아 가면서 STARBUCKS 에서 part-time으로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공짜로 주는’ coffee를 ‘무진장’ 즐겼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그것을 사서 마시기에는 아무래도 그랬다. 그래서 생각이 우리는 경제적으로 STARBUCKS class가 못 되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저 그것을 ‘사 먹는’ 것이 불편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것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된다면 어떨까.. 글쎄 그래도 불편할 듯 하다.

 

¶  Relevancy of Legion of Mary

Is the Legion of Mary[Legio Mariae] still relevant today?  레지오 마리애 지금도 큰 의미가 있는가? 이런 ‘끔찍한’ 생각이 요사이 들어서 나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대답은 불행하게도 almost No! 인 듯해서 어깨가 더 쳐지는 듯 느껴진다. 4년여의 ‘Never look back’의 각오로 노력한 경험으로  이런 결론을 내린다는 자체는 가소롭지만 나에게는 정말 심각한 것이다. 아직도 ‘레지오’ 하면, 20세기 초에 머문듯한 ‘구닥다리’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은 왜 그럴까? ‘영웅적’인 레지오 창시자 Frank Duff같은 ‘준 성인’이 다시 필요한 때가 된 것일까? 레지오 마리애가 ‘영적인 군대’이며 군대와 같은 조직을 유지하고 있으면 이런 군대도 ‘현대화’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대 로마 군단의 조직을 유지하고 그 충성심과 용맹 성을 본 받는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레지오 만의 특징이고 자랑일 수 있지만, 초 현대 세속사회를 살아가는 영혼들에게 그런 것만으로 충분할까? 아마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가 교회에 끼친 공헌 중에 제일 큰 것은 아마도 ‘평신도의 활성화’ 가 아닐까? 1960년대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완전히 맞아 떨어졌다. 레지오의 위상도 역대 교황들의 ‘묵인과 승인’의 혜택을 충분히 받았고 각 본당에서도 ‘필수적’인 평신도 단체로 대우를 받아서 꾸준히 영향력을 늘려갈 수 있었다. 하지만 거의 신화적인 존재, 창시자 Frank Duff의 퇴진(1980년 11월 7일 선종, 91세) 이후.. 아마도 momentum이 서서히 줄어들고 지금은 거의 정지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한 사람’의 부재가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가? 아마도 현재 Dublin, Ireland 세계 본부(꼰칠리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mindset가 아직도 20세기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으로 우리 주변의 상황을 보면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모든 것이 그저 status quo, status quo.. 현상유지에 급급한 모습들. 세상이 급속히 ‘진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만히 있으면, 즉 ‘status quo’ 그것은 다름이 아닌 ‘후퇴‘인 것이다. 큰 의미가 없는 사소한 것들 가지고 모든 ‘바쁘기만 한 단원들’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 낭비하는 평의회 모임들, 왜 우리들이 레지오 활동을 하는지 그 큰 목적은 완전히 잊은 듯 하고 우선순위에서 제일 밑에나 있을 듯한 것들 가지고 열을 올린다. 이런 것들을 계속 목격하면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 ‘사소한 규칙을 지키려고 레지오 활동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사소한 시행규칙들이 우리 레지오의 ‘제일 큰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

모든 ‘진짜’ 군대들이 ‘완전히 전산화’가 되어서 모든 행정,사무가 이루어지는 이때에 군대의 효율성을 본받았다는 레지오의 현재 ‘서류 흐름’을 한번 보라. 이곳에 쓰는 시간 자체가 레지오 활동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조직의 관리에 드는 시간을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 모든 시간을 ‘영혼을 위한 활동‘에 나서야 하는데 내가 본 실정은 거의 반대쪽으로 흐르는 듯한 느낌인 것이다. 레지오 단원 생활 4년 쯤 되면 모두들 이런 ‘권태기‘를 가지는 것인지 잘 모르지만 이런 때를 어떻게 잘 극복하는 가.. 역시 우리 어머니 성모님에게 의지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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