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2015년 1월은..

고즈넉하다:

1. 고요하고 아늑하다.
2. 말없이 다소곳하거나 잠잠하다.

 

이 ‘귀한’ 한글 단어는 분명히 속어나 유행어는 아니다. 조금은 희귀한 말인 것이다. 어디서 이 말을 들었나 암만 생각해 보아도 확실치 않다. 분명히 ‘문어체’인 이 단어는 어떤 ‘고상’한 책에서 보았을 듯 하다. 아니면 고상하고 가슴을 울리는 어떤 ‘서정시’ 에서 였을지도..

한반도에서 태어난 이상, 모르는 한글단어를 들으면 분명히 무슨 느낌을 받는다. 짐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짐작에도 분명히 ‘고즈넉한’ 것은 ‘잔잔히 조용한, 다소곳한 조용함, 아늑한 조용함’ 그런 느낌을 준다. 나는 올해 2015년 1월을 지내며 계속 이런 ‘고즈넉한 1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의 일월은 추운 겨울과 겹치는 무언가 쫓기듯 바쁜 달이다. 정월 초하루, 새로니 생일, 크리스마스 12일이 서서히 저물고 나도 저물어 가는 듯한 나의 생일의 느낌, 와~~ 오래 살았다는 느낌을 더해주는 결혼 35주년 기념일.. 등등이 조금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더 부담을 받는가..  그런 일월을 참 많이 보냈지만 올해는 뜻밖에도 ‘고즈넉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잔잔하고 평화스럽게 보낸 듯 하다. 누구에게 감사를 할 것인가.. 나는 안다.

지난 해 11월에 겨울 맛을 단단히 예고하더니 올해의 이곳 겨울.. 하루가 멀다 하고 빙점을 맴돈다. 암만 생각해도 우리가 이곳으로 온 이후 이곳은 분명히 추워졌다. 지구 온난화와 반대인 것이다. 어찌된 일인가? 다행인 것은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energy cost가 엄청 떨어졌다는 사실.. 세상은 오래 살고 볼 것인가? 이것은 뜻 밖의 ‘하늘의 선물’ 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그것은 큰 상관이 없다.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공짜 선물’도 없을 것 같다.

지난 12월에는 번갯불에 콩 구어 먹는듯한 빠른 속도로 family room flooring 을 비롯해서 그 방을 ‘새 방’으로 꾸며 놓았다. 아마도 현재 우리 집에서 제일 ‘깨끗하고 멋진’ 방일 것이다. 문제는 그곳을 별로 사용할 일이 없다는 사실.. 나의 서재를 그곳으로 옮기려는 계획도 해 보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방의 멋을 사라질 것이라서 망설이게 된다. 임시 서재로 쓰는 방법도 있어서 생각 중이지만.. 어떨지 모르겠다.

 

family room or my study

family room or my study

 

올해의 성탄은 12 days of Christmas의 정신을 150% 살려서 ‘교회의 권고’를 충실히 받아 드리고 실천을 하였다. 과연 성탄의 의미가 무엇일까.. 아마도 처음으로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선물을 주고받고 눈을 기다리는 세속 성탄의 유혹에서 나는 과연 얼마나 벗어 났을까? 내년을 다시 기대해 본다. 더 나은 season이 되기를..

너무나 고즈넉한 1월을 지내면 깜빡 한 것 중에는 나의 연례적인 즐거움인 Davos Economic Forum (DEF)을 ‘관망, 감상’하는 것. Forum이 시작되기 며칠 전에 preview를 하긴 했는데 그만 정작 Forum 3일간을 완전히 놓친 것이다. Archive된 video를 보면 되겠지만 어떨까.. 완전히 거품 빠진 맥주 맛이 아닐까?

1월 중에 또 놓친 것은.. Our Winter Classic Dinner란 친지들의 저녁 모임인데.. 그런대로 역사를 자랑한 것이었지만 이것도 너무나 나이를 먹었는지 올해는 별로 큰 관심이 없는 듯하였다. scheduling상에 문제가 있었고 모두들 그렇게나 바쁜지. 하지만 이것도 세월이 흐르고 있다는 표시인지도 모른다. 세월이 지나면 안 변하는 것을 찾을 수가 없으니까.. 아마도 올해부터 이 모임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잔잔한 우려를 느낀다.

2014 Atlanta SnowJam
2014 Atlanta SnowJam

며칠 전 1월 28일을 지나며 작년 1월 28일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날 낮부터 갑자기 쏟아진 얼어붙는 함박눈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freeway에서 완전히 모든 차들이 ‘얼어 붙어서’ 영하 10도의 밤을 차 속에서 지낸 일.. 그 유명한 2014 Atlanta Snowmageddon, SnowJam 이였다. 그때 하도 고생을 해서 그 이후로는 ‘눈’자만 일기예보에서 들으면 집 밖으로 안 나가기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지역에는 한번도 눈이 내리지를 않는다. 앞으로는 어떨까. 2월과 3월도 만만치 않은 snow day들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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