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otta stuffs in October

2015년 10월 달은 정말로 우리, 나와 연숙의 인생에서 가장 뜻 있는, 의미 있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한 그런 일들을 ‘했고, 보았고, 느꼈고, 남기며’  보내게 되었다. 나의 오래된 기억 속에 이번 10월 달 같은 특별한 달도 없었으리라 짐작을 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하느님의 은총’인지까지는 몰라도 그것에 가까운 것임에는 틀림이 없을 정도로 많을 것, 좋은 것들을 받았다. 시간적으로도 너무나 바쁜 일정의 시월 달이어서 무언가 나의 역사에 때 맞추어 남길 수가 없었지만, 틈틈이 남기고 기억된 것을 note, memo등을 더듬어 본다.

 

¶  한민족이란:  10월 3일은 아틀란타 지역 한인회 주최 Korea Festival이 열린 날이었다. 이제까지 이런 ‘한류, 대한민국 적’ 인 것에 관심이 거의 없이 살았지만 올해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연숙이 관련된 ‘아틀란타 묵향 회원 전’이 이 행사에 맞추어서, 그곳에서 함께 열리게 된 것이 우리가 그곳엘 간 제일 큰 이유였지만 아주 오랜만에 ‘대한민국에서 갓 온 느낌을 주는 사람들’을 보고 싶은 묘~한 심정도 없지 않았다. 한 마디로 고향의 냄새를 조금 맡고 싶다는 순진한 희망이라고 할까.

그렇게 오랫동안 ‘한반도 땅’ 의 냄새를 안 맡고, 못 맡고 살았는가.. 조금은 타향살이의 슬픈 감정을 느끼고 싶었던 날이었고, 나는 아직도 ‘고향의 좋은 것과 싫은 것’을 분명하게 구별해서 알고 있기에 혼란스러운 심정도 어쩔 수가 없었다. 나의 identity 문제를 수십 년간 요리조리 피하며 살았던 게으름의 결과란 것도 잘 안다. 이제는 조금 이런 혼란스런 문제를 정면으로 맞대면할 때가 온 것도 잘 알기에 이렇게 별로 즐겁지 않은 ‘낮은 기대감’으로 이곳에 왔지만 역시 그곳을 떠나며 느끼는 앙금같이 가라앉는 찜찜함을 어쩔 도리가 없었다.

 

¶  Peace is flowing: 갑자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화와 해방감을 느낀다. 낮은 차원의 이유를 말하면 몇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조그만 원인에 불과하고 ‘높은 차원’의 것들은 그야말로 높은 곳에서 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인생 최고의 10월’을 만끽하며 ‘자유 만세!’를 외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무엇이 진리였던가? 우리는 조금 알게 되었기에 그렇게 자유스럽고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다. 무슨 ‘개소리, 횡설수설’ 같이 들리는 이 말들을 어떤 피조물들이 상상을 할까마는… 상관없다. 이어 흐르는 평화는.. Peace’s flowing like a river.. Carey Landry의 잔잔한 음성이 우리의 말랐던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 감사합니다.

 

Peace is Flowing like a RiverCarey Landry

 

¶  레지오 사업보고 10월 둘째 주일 미사 후에 아틀란타 순교자 성당 ‘천상은총의 모후’ 꾸리아 월례회의에서 우리 자비의 모후 Pr. (쁘레시디움) 연례 ‘사업보고’가 있었다. 서기가 된 이후 벌써 네 번째 해보는 것이라 조금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성가신’ 일이기도 하다. 단장 서기가 부부라 보니 집에서 편하게 일 년 사업을 정리하는 이점 利點 도 있다. 할 때마다 지난 해의 것과 비교해서 어떻게 ‘나아졌나’ 하는데 관심이 간다. 이번 것을 보면 확연히 지나간 해들 보다 돋보이는 것이 없지 않았다.

우리 부부의 출석률.. 주회합, 평의회 모두 100%인 것이 은근히 자랑스럽다. 출석이란 말.. 예전에는 크게 ‘사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 말에 많은 것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우리 둘.. 최선을 다했다고, 하늘을 보고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의 commander-in-chief,   BVM: Blessed Virgin Mary께 더욱 그렇다.  단.. 단원이 8명에서 6명을 감소한 것이 제일 찜찜한데.. 이것도 최선을 다 했지만 그렇게 된 것이라고.. 미안합니다. 이유가 있어서 퇴단, 전출을 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일 년 동안 1명이 들어오고 3명이 나간 것은 암만 생각해도 모두들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묵주기도 횟수가 포함된 ‘영성 활동’도 다른 곳에 비해 아주 활발했지만, 그것보다 ‘진짜 활동 (몸으로 뛰는)’ 을 우리 단원들 ‘특기사항’으로 잘 정리해 둘 정도로 기억에 남는 것들이었다. 선종하신 배해숙 베로니카 자매님.. 그 ‘구원된 영혼’을 떠나 보내며 우리들 참 많은 것을 배웠기에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이날 관행적인 보고였지만 그래도 많은 꾸리아 간부, 임원들 경청을 해 주었고, 많은 관심을 보여 주어서 기억에 남는 꾸리아 월례회의가 되었다.

 

 ¶  RSVP @CPACS 이미 시작된 나의 인생의 황혼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서 많이 하게 되었다. 해답을 찾는데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때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닌 모양.. 별로 해답을 못 찾고 지냈는데 불현듯 해답 ‘비슷한 것’이 찾아왔다. CPACS란 이름의 한인봉사센터에 근무하는 교우 오 안젤라 Angela 자매님의 귀띔으로 자원봉사, RSVP란 program이 시작이 된다고 와 보라는 것. 시간을 내서 그곳을 찾아가서 introductory meeting 비슷한 것에 우리부부가 참가를 했다. 이 program 이름이 귀에 익어서 생각해보니 일전에 연세대 장 선배가 이것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었는데 물론 곧 잊고 지냈는데 이번에 다시 온 것이다.

그날 소개모임에서 비교적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고 간단히 말해서 ‘seniors help seniors‘란 것. 취지는 ‘노인복지는 노인들 스스로가 돕자’ 라는 것. 하고 싶은 때 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의 조직 속에서 기본적은 시간을 봉사해야 한다. 미국인들 사회는 이 program이 이미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이런 소개말을 들으며 속으로 ‘계산’을 하기에 바빴는데.. 우리의 현재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시간과 energy를 할애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기다리고 찾고 있었던 ‘황혼기에 할 일’이 바로 이것이었나 하는 ‘운명적’인 느낌도 없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아깝게도 현재 우리가 뛰고 있는 레지오와 겹친 일이라서 문제가 없지 않았고, 다음은 시간이 문제였다. 한마디로 commit 를 할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인 것이다. 우선은 다음으로 미루자 라는 것으로 이 일은 끝이 났지만 조금 미안한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의 시간, energy를 필요로 하는 senior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의 ‘변명’은.. 조금 뒤로 미루며 때를 기다려 보자는 것, 그것으로 일단 정리가 되었다. 안젤라 자매님.. 미안합니다.

 

¶  PC Recycling   전에 Kristie의 최사장, business computer들 특히 오래된 것들을 처분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Old PC들이란 거의 모두 10년 가까이 된 것들이지만 그런대로 running하는 것도 많았다. Business가 다음 세대로 (literally)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인데 역시 차세대답게 모조리 stupid head’s Mac으로 비싸게 바뀌고 server들도 모두 cloud로 사라지고 있었다. 글쎄.. business가 멋과 유행을 타야 하는지 나는 의아하지만.. that’s not my business.

문제는 거의 junk같이 보이는 이 많은 고철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떠오르는 것이 혹시 ‘고쳐서 쓸 수 있으면’, donation하는 것은 어떤가.. 드디어 그 고철들이 pickup truck에 잔뜩 실려서 우리 집 garage에 도착했고 곧바로 savage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printer와 pc  하나 씩은 살려내었지만 나머지들은 아무래도 고치는데 비용이 한계를 넘을 듯.. 이것은 사실 나의 머리와 시간의 싸움이다. 아마도.. 위로를 받는다면, 나의 치매예방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연차 총 친목회: 10월 달.. 이제는 익숙한 광경이 눈에 떠오르게 되었다. 12월 초에 있는 순교자 성당 레지오 연차 총친목회 발표 준비를 시작하는 달인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최소한 나는 신들린 듯이 열심히 참가를 했고 즐기려 노력을 했다. 그것이 이 연례 행사의 주 목적이 아닌가?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발표’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이가 많은 우리 단원들에게는 그저 ‘합창’ 류가 제일 쉽고 무리가 없다. 작년에는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비교적 잘 알려진 유행가에 맞추어 노래와 line dance를 했는데 올해는 연숙이 ‘아주 다른 것’을 하고 싶은지.. 자기가 오래 전에 했던 ‘봉산 탈춤’ 비슷한 것을 제안했고 모두들 찬성을 해서 벌써 연습을 2번이나 했다. 이런 것들은 참가자가 가급적 ‘모두, 열심히’ 하는 것이 주 목적인데 현재까지 최근에 입단한 신 단원들이 아주 열심히 따라와 주어서 보기가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무리, 무리, 무리라는 생각.. 나는 흔히 말하는 ‘몸치’임을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