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y July, muggy but under 90

 

¶  2017년 (처음에는 천구백..으로 쓰기 시작을 했는데, 역시 나는 아직도 나의 잠재의식은 20세기에 머물고 있는지..) 7월 상순 上旬이 지나가는 시점에 다시 올해 아틀란타지역의 날씨에 감사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한마디로 끈끈하지만 시원한.. 그러니까 muggy but cool.. 바로 그런 날씨인데 신기하게 magic number 90도를 넘은 적이 거의 없다. 요새 이 지역에서 90도 이하로 머물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평균 이하인 것이 거의 분명하다. 특히 오후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소낙비의 매력은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다.

우리 집에 ‘하숙’하고 있는 ‘불청객’ 3마리 너무나 귀여운 2달 된 kitten들 때문에 thermostat를 1도나 내린 덕분에 우리도 시원하게 지내지만, 이렇게 은혜로운 mother nature덕에 생각만큼 a/c 가 힘들게 돌아가지는 않고 있다.

내일이 ‘초복’이니까.. 분명히 muggy & hot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상관없다.. 지금까지는 받은 ‘인자한 날씨’만도 감사하기에 충분한 것이기 때문이다.

 

¶  어제는 2주일 만에 아틀란타 한국 순교자 ‘본당’엘 갔었다. 꾸리아 월례회의가 있기에 간 것이지만 2017년도 예비신자 교리반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해서 나에게는 다른 choice가 없었다. 집 근처 동네 미국본당과, 20마일 떨어진 한국본당을 번갈아 가며 가는 것, 이제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흡사 2중 생활, 2중 국적, 겹치기 출연.. 그런 말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레지오 이외에도 이제는 낯익은 얼굴들이 이곳 저곳에 보여서 이곳 본당도 정이 든 기분이다. 7년 전쯤 다시 이곳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이지 연숙을 빼고는 ‘하나도’ 아는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참 많은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의 시발점은 역시 성모님의 군대, 레지오 마리애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곳에 적을 두기 시작한 것, 내 인생 후반기에 대 전환점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날 꾸리아 월례회의에서는 예고한 대로, 꾸리아 회계선거가 있었다. 회계라는 직함이 별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번 선거는 나의 촉각이 곤두서는 그런 것이었다. ‘절대로 뽑혀서는 안 되는 인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처음인가..

부정적인 상황을 안고 임한 투표는 ‘하늘이 도와서’, 전혀 이름도 들어보지도 못한 ‘새 얼굴, 새 피’가 선출이 되었다. 희망은 ‘현재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라는 논리인데.. 이것은 절대로 바람직한 꾸리아 간부들의 상황.. 절망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희망은,  우리와 항상 함께하시는 ‘총사령관 commander-in-chief’ 성모님의 손길이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우리 레지오의 ‘실질적’ 최상급 평의회는 꾸리아 이기에 이것의 중요성은 강조를 아무리 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실제로 레지오의 기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내가 진단한 현재의 상황은: uninspiring, stagnant… 더 no-nonsensical, proactive한 꾸리아 간부들과, 평의회 의원들(쁘레시디움 간부들)이 나오기만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꾸리아 부단장 선거가 예정이 되어 있어서 당분간은 조금 신경이 쓰일 듯 하지만 이것도 역시 ‘초자연적인 손길’ 성모님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  꾸리아 월례회의에 ‘희귀동물’, 중장년 남성단원이 하나 더 늘었다. 한 때 우리의 미국본당 Holy Family Catholic Church의 daily mass regular 였던 P 카타리나 자매님 부부가 평의회 단원으로 참석한 것이다. 이 남편 형제님은 레지오에 입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했지만 벌써 서기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 부부와 똑 같은 상황이어서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단장인 wife ‘밑’에서 서기를 맡고 있는 것, 나는 벌써 5년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들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부부가 같이 단원, 간부 등을 맡으면 이점이 상당한 것이었다. 제일 자명한 사실은 우선 ‘부부간의 대화’에 많은, 상상을 못할 정도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고, 이것의 추론은: 부부 관계, 가족 관계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놀라운 사실. 또 한번 진부한 표현을 빌리면: ‘아~ 내가 이 사실을 10년 전에만 알았더라면..’

본당에서 오랫동안 음양으로 봉사를 해 왔던 고대출신 남편 형제님, 건장한 체격과 인상 등으로 나보다 젊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거의 2살 선배 격이었다. 3년 전 ‘구수한 인상의 돼지띠 형제님’ 전요셉 형제 이후, 오랜만에 우리 또래를 만난 것이 너무나 반가웠다. 아직도 business에 시간을 쓰고 있지만 곧 retire를 생각하는 모양으로 그 후에 할 것들을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성당근처 ‘널찍한’ bakery shop Mozart에서 부부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했는데,  알고 보니 전공이 기계공학이었고 관심이 나와 아주 비슷하였다. 쉽게 말하면.. Science & Religion 분야라고 할까.. 이 ‘상극으로 보이는’ 두 분야가 서서히 최근 30년 동안 접근을 하는 것에 ‘환호’를 하였다. 무섭게 변하고 있는 물리적 접근방식을 주목하며 역시 ‘절대적인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등 정말 흥미 있는 시간이었다.

 

¶  팔순 八旬: 예전에 팔순이라면 사실 제대로 실감을 못하기도 했다. 그저 아~ 오래 사셨구나.. 하는 가벼운 탄성 같은 것 정도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내가 칠순과 연관이 되려는 이 시점에서 팔순의 느낌은 그렇게 ‘오랜 인생’ 같지는 않다. 환갑이 한 물 간 이후 칠순조차 별 큰 뜻을 느끼지 못함은 역시 나이에 비해서 모두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뜻일까?

우리 레지오 단원 중에 팔순 생일을 맞이하는 단원이 있었고 이번에는 그냥 단순한 생일회식에서 벗어나 생일카드와 birthday cake을 준비한 팔순 기념회식을 치렀다. 본인은 물론 기쁜 마음으로 회식에 참여했고 단원들도 축하하는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 하지만 나이가 제일 많은 이 팔순의 자매님이 다른 단원들에 비해서 훨씬 건강한 편에 속한 것, 물론 좋은 일이지만 건강은 나이와 반드시 반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