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사는 거다!

돼지띠 동갑내기 ‘프카’ (Francesca) 자매님이 ‘약속을 잊지 않고’ 책 한 권을 내게 슬며시 건네주었다. 비교적 근간 近刊 이라는 느낌을 주는 경쾌한 장정과 비교적 ‘젊은’ 묵상, 명상이 간결한 수필로 엮어진 책, 책의 제목이 바로 ‘그래, 사는 거다!‘ 라는 조금은 low-key지만 대담히 선언적인 제목이다.

저자는 ‘전원’ 이라는 천주교사제 인데 가톨릭 세례명이 조금은 흔치 않은 예수님의 12사도 12 disciples  중의 하나인  ‘바르톨로메오, Bartholomew, Bartholomaeus‘ 다.  1995년에 서울 대교구에서 사제로 서품 된 것으로 미루어, 아마도 40대 정도의 ‘비교적 젊은 사제’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렇게 추측에 그치는 것, 사실은 내심 생각한다… 분명히 googling 한 번 정도면 ‘얼굴, 근황,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잡소리’ 등이 꽤 있을 것이다. 그것이 나는 NO, HELL NO! 인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나 마찬 가지로 minimum, safe distance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니까…

이 책이 나의 손까지 ‘굴러들어온’ 사연은, 지난 여름에 시작된 아틀란타 순교자 성당에 새로 생긴 ‘영적독서클럽’의 첫 번째 ‘선정 選定 도서’ 였는데 내가 늦게 그곳엘 갔던 join 관계로 이미 모두들 읽고 와서 의견을 나누고 있어서 적지 않게 당황했었다.

도대체 무슨 말들을 하는지 확실치는 않았지만 어떤 신부의 고백록 같은 정도로 추측은 했었고 당시에 자매님들이 꽤 있었기에 아마도 여성취향의 책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했다. 그러다가 이제 그 의문들이 한꺼번에 풀리게 된 것이다. 아주 경량급 light-weight 하고 짧은 chapter들, 이것이야 말로 ‘필사’하며 읽기에 거의 완전한 책이 아닌가?

지금까지 ‘필사’로 읽어 본 것들로 보아, 사실 은근히 호감이 가는 책으로 생각된다. 그 중에서 나에게 생각, 묵상거리를 준 글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C.S.Lewis character in Shadlowlands, BBC TV drama

첫 부분에 나오는 1993년 영국 영화 Shadowlands 를 통해서 본 ‘이론, 영성적 사랑과 이성간의 사랑’은 나에게 조금 익숙한 것이었다. 나는 작년에 1985년 Television film으로 나온 같은 제목의 ‘영화’를 본 적이 있었고 지난 몇 년간 C. S. Lewis에 심취해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이론적, 영성적 ‘추상적’인 사랑에서 ‘인간, 이성’에 대한 사랑을 너무 늦게 발견한 Lewis, 그는 진정한 사랑을 배운 셈이다. 그것도 고통스러운(연인, 아내와 영원히 이별하는) 쪽으로… 결국 Lewis는 고통 속에서 이론적, 영성적으로 체득한 ‘순수한 사랑’을 실천하는 ‘위대한 영성, 문필가’로 남게 된 것은 아닐까?

성당 사목을 하면서 사람관계에 대한 저자의 괴로운 경험은 나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의견이 다른 것으로 원수 관계로 치닫는 요새 세상에서 더욱 이해가 가는 것이다. 최근 2개월간의 나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도 나는 안다. 저자의 결론이 나에게는 아직도 실천이 ‘불가능’한 것으로 남는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라는 것,  ‘상상’하는 것은 아마도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그 이상은 ‘무리,무리!’ 라는 결론이고 상책은 ‘100% 잊는 것’ 이다.

‘욕망에 대하여’, 불륜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찾은 어떤 주부에 대한 이야기, 탕자의 비유로 ‘우리는 결국 모두 죄인’이고 죄인이 될 가능성이 항상 있는 ‘불완전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음을 일깨워 주는 글이다. 그렇다, 항상 ‘죄인이 될 악마의 유혹’은 실재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도 우리는 조금 나은 자세를 가진 것이다. 그렇게 조심하면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을 유지하는 첩경일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필사로 읽는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준 돼지띠 ‘프카’ 자매님, 나는 언제나 먼저 좋은 책을 사거나 구해서 빌려 드릴 것인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필사본 post’는  이곳에 있음.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