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쳐지는 유월 초에..

하루 하루 날씨가 똑같으니까 세월이 서서히 가는 듯도 하지만 벌써 목요일.. 하면 너무 빠른 듯… 이것이 나이가 들어가며 느끼는 세월의 모습인가? 빠른 듯도 하고 느린 듯도 하고…  날씨의 변화가 이제는 조금 그립다. 덥던 춥건, 다시 땅이 말라가는 것을 보니까, 조금은 삭막한 느낌이다.

 

성경통독, 어느새 삼손과 데릴라..아니 ‘들릴라’까지 왔다. 이 대목에서는 어쩔 수 없이 1950년대의 Hollywood영화, Samson & Delilah 를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사자를 동물의 턱뼈로 때려죽이는 Samson역 Victor Mature, 십대의 나이에 느껴본 ‘관능적인 매력’의 Delilah역 Heddy Lamar의 요염한 모습…  1967년 Tom Jones가 불렀던 hit oldie, Delilah 딜라이라, 당시 ‘겁도 없이 날뛰던’ 조영남의 딜라일라, 이런 것들이 줄줄이 연상퀴즈처럼 풀려 나온다. 이모든 것들이 구약 판관기의 짧지 않은 대목이었다는 것을 어찌나 알았으랴.

하느님에게서 눈이 멀어지면 이민족에게 억압을 당하고, 돌아오면 그들을 ‘쳐 죽이며’ 해방을 얻고… 이것이 거의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자그마한’ 이스라엘의 역사, 이것이 구약의 거대한 흐름인 듯하다. 여기서 끝나는 유대교의 신앙인가,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철저히 예수의 존재를 무시할 수가 있었던 것일까?

 

간단하지 않은 결정을 오늘 단행 했다. Catholic sites: CRISIS Magazine, Catholic Thing과  EWTN의 National Catholic Register같은  newsletter를 모조리 cancel한 것이다. 이것 이외도 정리해야 할 곳이 더 있을 것이다… 그 동안 그들의 위선적인 ‘정치적’ 논조에 동의할 수가 없었던 것이 쌓인 것이다.  소위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신봉한다는 fundamentalist들이 가톨릭에도 예외가 아님을 알았지만 이제는 솔직히 지겨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랑과 정의는 흑백논리와는 다른 그 너머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하고, 가슴속에서 뛰는 느낌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 소위 말하는 ‘원칙, 원리주의자’들은 그런 것들이 심히 결여된 집단인 듯, 요새의 인종문제로 시끄러울 때 그들의 논조, 비록 조심스러운 듯하지만 실제 그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숨길 수 없는 듯하고, 나도 이제는 지겨운 것이다. 이들은 한마디로 예수가 그렇게 질타하던 ‘바리사이’의 위선자들인 것이다.  또라이 트럼프에게 정치적으로 이용을 당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를 지지하는 그들은 후에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세속의 문화는 종교나 교회를 이제보다 더 증오할 것임을 어찌 그 위선자들은 모르는가?

 

성당에서 봉사를 많이 하시던 요셉회의 김계환 안토니오 형제님, 선종기도 요청이 왔다. 어쩌나.. 어쩌나.. 그렇게 건강하시던 형님 같은 형제님, 왜 그렇게 빨리 가시나요? 우리 시대는 이렇게 하나 둘씩 사정없이 떠나야만 하는 겁니까? 형제님, 나으시지는 못하더라도 고통 없이 성모님의 손을 잡고 가세요…

이 형제님을 생각하면 우미관의 의협깡패 김두한을 연상케 한다. 의리 있는 젊잖은 깡패, 시대를 잘못 만난 탓으로 험한 생을 살았었을 것 같은 형제님이었다.가끔 만나면 그 옛날 잘나가던 시절의 무협담을 끊임 없이 자랑하셨다. 기억나는 것 중에는 6.25때 가족과 헤어져서 백선엽 장군의 포병 부대에서 house boy로 일했던 것, 명동, 삼선교 근처에서 깡패들과 싸우던 이야기 등등… 6. 25 이후 시절 서울 장안을 누볐을 듯. 하지만 다행으로 자유당정권에 개입된 정치깡패의 그림자는 벌로 찾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근육이 좋으시던지, 한번은 성당사무실에 놓여있던 커다랗고 무겁게 생긴 상자, 내가 한번 들어보려다 그냥 놓았는데, 글쎄 그것을 산뜻 번쩍 들고 나가시는 것이 아닌가? 나도 웬만한 것은 무리 없이 들곤 하는데… 나는 놀랐다. 어떻게 그런 분이 갑자기 폐암이라니.. 그것도 폐암 말기…허~~  참, 인생이란…

 

하루의 일정이 나의 마음대로 흐르지 않는 느낌, 끌려가는 느낌, 심지어는 불안한 느낌까지.. 평화의 강의 깊이가 얕아지는가. 요새의 각종 [코로나, 인종]사태 때문에 그런지도. 아까 podcast [tested.com]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더 그렇게 되었나? 세상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나의 믿음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 레지오 활동을 하던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장례미사, 연도를 하던 때가 진정으로 나에게는 축복의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다 갔는가? 나의 진정한 평화는 언제 다시 찾아오려나?

 

점점 나아지는 아침 메뉴 요리 솜씨, 이것은 나의 영역, 담당, 그리고 나의 자랑이다. 처음에는 아침잠이 많은 연숙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장난 삼아’ 시작했던 아침 담당이 이제는 10여 년이 훨씬 넘어가는 역사가 되었다. 모든 것을 연숙에게 배워서 시작했지만 계속 하다 보니 어떤 것은 내가 만든 것이 더 맛있게 되는 이변까지 생겼고, 그것에 신이 난 나는 아예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내가 아침을 하기로 한 것이 이제까지 온 것이다.

아침 메뉴 중에서 내가 거의 완숙의 경지에 도달한 것 중에는 pancake과 French toast가 있는데 사실 이것들은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  아침 맛이 식상을 하면 이것으로 대체를 하곤 하는데 오늘 아침도 그런 날이 되었다. 이런 것들을 만들며 배운 것은 요리는 절대로 시간과 세월, 경험’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라는 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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