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July, Grapes, C. S. Lewis

신록의 계절 7월, 그것도 첫날… 그래 칠월 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아니 떠올라야 할 것, 독립운동가, 시인 이육사 李陸史 님의 대표작 시, ‘청포도’다. 그래, 이 청포도의 멋과 맛이 바로 칠월인 것이다. 아마도 그 옛날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이 시의 진정한 의미를 가슴으로 느낄 듯하다. 공해에 찌들었던 옛날 60년대 서울의 추억에서 이 청포도는 한번도 맛을 볼 수 없었던 그림의 떡이었지만 이곳 우리 집에는 그런대로 볼 수도 있고 맛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초록색이 천지를 덮기 시작하는 칠월 달에…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오늘 아침에는 극히 드문 예로 연숙이 먼저 일어나서 침실을 나갔다. 거의 1시간이나 일찍이… 웬일일까? 혹시 또 불면 현상? 아니었다. 잠을 너무 잘 잤다고… 휴~~ 감사합니다. 습기로 가득 찬 대기권, 비록 끈끈한 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관없다. 기온이 알맞게 낮아서 시원한 것이다. 어쩌면 이런 dream weather가 계속되는 것일까? 감사합니다.

이번 일요일이 Independence Day, 그래서 월요일은 휴일이다. 우리에게 휴일이 따로 있나, 매일이 그런데…  교성이 말대로 휴일의 즐거움이 사라진 지 수십 년… 그 기분을 살리려 기를 쓰지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어제 오늘부터는 나도 같이 놀고 싶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점점 다가오는 새로니 아기 출산 때문인지 조금씩 나도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조금씩 느낀다. 그것이 정상이고 자연적인 것이다. 고생, 놀람이 없는 출산을 하기를 기도하지만… 그래도… 기도밖에 없다, 이런 때에는…

내일 서 아녜스 부부가 우리 집에 오는 것이 분명히 취소가 되었기에 이번 휴일 주말은 주일미사를 빼놓고는 완전히schedule- free가 되었지만, 그래도 크게 다를 것이 없을까? 왜 이렇게 갑자기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이고, 심지어 외로움이 엄습하는 것일까?  또한 ‘young senior’의 친목단체 등대회 사람들도 그립고, 무언가 그립지만 쉽게 수시로 손에 닿는 친구가 없으니… 이것이 외로움일 것이고, 우울한 감정일 것이다. 오르락, 내리락, 참 조화로다. 이것을 어떻게 처리한단 말인가? 인생은 항상 이런 것인가?

 

 

Lewis’s Baaaak!  C. S. Lewis가 돌아오고 있다.  전에 마지막으로 내가 심취했던 Lewis는 언제였는가? 그것은… 찾아보자… 내가 사서 보았던  Lewis 저서들의 표지 뒤에 기록된 나의 친필기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

The Joyful Christian (127 Readings) – 11/9/2013 (순교자 성당 예비자교리반, at the Conyers Monstery)

Mere Christianity – 4/9/2015 (Lewis Fever!)

C. S. Lewis & Mere Christianity (Paul McCusker) – 4/9/2015 (Lewis Fever!)

그러니까… 2013년에 첫 번째로 읽기 시작한 셈이지만, 본격적으로 심취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4월부터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6년 만에 다시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지난 6년 동안 그에 대한 기록영화 등은 가끔 YouTube에서 보기도 했지만…

이번에 구입한 것은 정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신간 중의 신간인데다가 그의 저서 중 The Abolition of Man이란 거의 논문 급의 책을 주해한 것이고 bonus로 이 원서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사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또한 소위 ‘읽기 어렵다는 책’에 도전하는 것, 해 볼만한 것이 아닐까, 더 머리가 굳어져가기 전에… 이번 여름에 이것에 한번 도전해 보자….

 

만 이틀이 걸려서 ‘나의 멘토…’ 중에서 ‘마더 데레사’편의 독서, 필사가 끝났다. 데레사 편을 읽으면서 Martin신부의 견해, 느낌은 내가 100% 동감하는 것들이었다. ‘사랑으로 남을 돕는 일’이 주는 진정한 기쁨에 관한 것이다. 내가 어찌 이것을 모르랴? 지나간 10년 동안 내가 경험했던 갖가지 봉사활동이 나에게 주었던 것은 진정한 ‘중독성 있는’ 기쁨이었다. 그것을 지나간 몇 년 동안 나는 서서히 잃고 사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큰 아픔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직접적인 이유는 사회적 여건, 그러니까 Pandemic에 의한 것과, 그것에 따른 신심단체 활동 정지.. 그것이 치명타였다. 설상가상으로 그 신심단체가 ‘개인적 불화’로 우리로부터 완전히 멀어져 간 것… 정말 나에게는 가슴 아픈 상실의 연속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상실에서 나 자신을 회복할 수 있을까?  오늘은 유난히 지나간 10여 년 동안 타계한 수많은 영혼들이 생각이 났다. 나에게 죽음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가르쳐준 그들… 언젠가는 만날 수도 있을까…

일생을 통해서 특히 근래에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바로 이런 ‘레지오 활동’을 하던 때였다. 그래서 연령행사나 양로원봉사 들이 완전히 사라진 요새는 정말 앞이 안 보이는 막막한 심정이다. 성모님께 길을 보여달라고 간청을 했지만 확실한 것은 거의 없으니… 성모님, 성모님… 도와 주소서… 이제 제가 할 봉사활동은 없습니까? 이제는 성지순례나 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까?

 

새로니부부가 저녁때 iPhone 하나를 들고 찾아왔다. 온 목적은 나의 account를 setup해 주기 위한 것이었다. 나에게는 사실 그렇게 반가운 일은 아니었지만 세월, 세대의 흐름은 어찌할 수가 있겠는가? 특별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그래 이것은 그저 tool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가? 내가 간접적으로 greedy Apple의 customer가 되는 사실은 못내 찜찜하기만 하다.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 새로니가 엄마가 되는 날이… 오늘 둘이 와서 보인 모습들은 젊은 부부의 그것이었다. 활달하고 긍정적, 이성적이었다. 걱정이 사라진다. 불필요한 걱정을 말고 그저 기도만 하며 기다리자.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오늘 불현듯 일을 시작했다. 10년 역사의 workshop, tool shed 왼쪽 잡동사니를 치우기 시작하고 바른쪽에 오랜 세월 쌓여 있던 lumber들을 하나씩 치울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피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이것이다. 시작을 못하는 병 때문이었다. 그래, 오늘 같은 날 계획도 없이 시작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일단 시작했으니까 tool shed 주변의 정리와 미화작업은 이번에 꼭 끝나게 될 것이다. 다른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제발,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