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Seventy Years Ago

오늘은 연숙의 70세 생일, 그러니까 칠순이 되는 날이어서 조그만 기념으로 외식을 했다. 크게 이날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나 때도 그랬듯이 그럴 필요가 있는가, 숨길 필요는 없지만 생각하며 조용하게 보내고 싶은 심정, 누구나 같지 않을까? 그래도 60세 때와는 조금 다른지 ‘오래 살았다~’ 라고 몇 번이나 말하는 그녀를 보니, 사실 동감이다. 우리들 참 오래 살았다는 자축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그야말로 묘한 심정을 누를 수가 없다.  지난 3월 1일 우리들의 삼일절 때, 이곳 강남일식에서 식사를 했는데 생일까지 이곳을 찾게 되었다. 요즈음 하도 비싸고 맛없는 식당들 투성이여서 아예 일식이 안전한 생각까지 들었다.
이제부터 우리 둘 모두 명실공히 나란히 70대의 늦은 인생을 살게 되었다. 내년 1월이면 나는 75세의 고개를 넘을 것이고 연숙은 그 뒤를 또 열심히 따라올 것이고… 과연 우리의 삶은 어떻게 언제 마감이 될 것인가, 이제는 사실 조금 궁금해지기도 한다. 과연 생의 끝자락에 가면 더욱 저 세상의 모습이 다가옴을 느낄 것인가? 과연 죽음의 끝에는 새로운 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믿음, 신앙의 최고 도전인 이 물음을 계속하며 우리는 성실하게 신앙의 삶을 살 것이다.

9월임은 알려주는 신호인가, 6시 반의 깜깜한 새벽이 불편할 정도로 싸늘한 것. 체감으로 분명히 60도대로 떨어졌을 것인데, 보니까 64도, 갑자기 10도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옷을 바꾸는 것, 귀찮기도 하고 참을까 했지만 역쉬~ 안 되겠다.. 고  짧은 팔이 달린 런닝셔츠를 찾고, 옷 더미 속에서 눈에 익숙했던 light green golden 긴바지를 입으니 훨씬 따뜻하구나~  이것이 9월 첫날에 어렴풋이 미리 보는 가을의 느낌일 것이다. 9월, 9월… 아~ 오래 된 구월을 어떻게 추억하며 어떻게 한 달을 살아갈까~

 지난 봄 이후 처음으로 long sleeves shirt를 입고 아침 미사엘 갔다. 이제부터는 옷들을 입으려면 조금 생각을 하며 입는 계절로 접어드는가. 그러니까 이것이 일교차라고 하던가? 정말 무더운 낮과 아주 써늘한 밤이 교대로 오는 멋진 초가을의 느낌, 모습들.. 어찌 이런 계절의 변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