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거리는 2013년 6월 말에..

¶  이런 끈적이는 여름이면  ‘철 없던, 무언가 세상을 잘 모르던’ 대학시절의 장마가 한창이던 때, 세월이 무한정 길다고 느끼던 시절, 시원한 장판에 대짜로 누워서 즐겨 듣던 Johnny RiversSummer Rain이 생각나고, Nancy Sinatra, Lee Hazlewood의 classic oldie ‘Summer Wine‘도 함께 그립다.

그 때는 1968~9년 경 여름, 월남전이 한창이었고, 경부고속 도로를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부동산 전체가 파헤쳐지기 시작되던, 박정희 ‘민간’ 정부의 경제부흥의 소음이 요란 한 시절, 삼선개헌 반대 대모를 핑계로 학기말 시험을 피하고 산 속으로 도피하던.. 그런 여름이 생각난다. 나는 역시 지금의 나이대로 new normal 보다는 old normal을 사랑한다. 그러니까 Good ‘Ole‘ Days.. 가 그리운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과연 진화, 진보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퇴보를 하는 것일까..정말 모르겠다.

 

Johnny Rivers, Summer Rain 1968

 

Nancy Sinatra, Lee Hazlewood, Summer Wine, 1968

 

¶  어제 밤 잠깐 어떤 email을 잠깐 보니supreme court same-sex 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고, 불현듯 역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news blackout을 속으로 선언해 버렸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실수’로 그것을 더 자세히 읽는 짓을 해 버렸다. 솔직히 나는 이런 류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심지어 배까지 불편하고 더 나아가면 토하고 싶은 심정까지 된다. 그러니까 나는 바로 homophobia인지도 모른다.

나의 물음은 참 간단하다. 어떻게 여자가 여자와 ‘결혼’을 하고, 남자와 남자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간단한 질문이다. 어떻게? 어떻게? 그들은 정자와 정자로, 난자와 난자로 아이를 갖는 신출귀몰한 재주를 가진 동물들인가?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느끼는 심정은 조금 더 복잡하다. 숨어살았던 그들.. 이유가 있어서 숨어 살았지만, 그 이유는 이렇게 너무나 간단하다. 한마디로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는 해괴한 변태적 동물집단’이라면 어떨까? 그들이 우리들의 피땀 어린 세금으로 혜택을 받겠다니, 나의 심정은 이제 동정심에서 증오심으로 변하고 있다. 그들은 어느 정도의 낯짝을 가졌기에 그렇게도 철면피 같을까?

이것을 종교로 연관을 시키는 사람들은 아주 중요한 point를 잊고 있다. 이것은 신앙, 종교, 교회와 근본적으로 관계가 없는 것이다. 법 중의 법, 헌법과도 같은 정상적인 인간이면 가지고 태어났을 기본중의 기본적인 도덕률이기에 사실 거론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런 ‘자명한 사실’을 무슨 이유로 헌법 조항에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법 조문에 없으면’ 어떤 수단으로라도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로 바꿀 수 있는 최근의 시대 조류.. new normal들이 속출을 하는 초현대 인간들.. 그래서 그래서 절대 불변, 법이 필요 없는 ‘진리 중의 진리’를 찾는 신앙과 종교가 필요한 것일까? 너무나 끈적거리는 6월 말, 아침부터 나의 어깨는 쳐지기만 한다. 이럴 때 시원한, 가슴이 열리고 피부가 뽀송뽀송해지는 마른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올까?

 

Jackie, a handsome dog
Jackie, a handsome dog

¶  Jackie,  어떤 handsome한 개, 내가 부르는 이름이다. 얼마 전 우리 동네를 배회하던 이 Jackie는 6월 동안 나의 머리 속에 있었다. 하도 답답해서 주변의 보는 사람에게 이야기도 하며 마음을 달랬지만, 이 개가 혹시 잘못 될까 봐 하는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동네를 걸을 때마다 보게 되어서 어떨 때는 걷는 것도 피하곤 했다. 비가 오면 비 맞는 모습을 그리며 걱정이 되었고 해가 쨍쨍하면 어떤 집 그늘에서 더위를 식힐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저 어떤 좋은 주인을 만나는 것이 나의 제일 큰 희망이었다. 최후의 사태에는 내가 데려올 생각도 서서히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다시 Jackie를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그 동안 자주 보이던 집의 길 건너편 Johnson부부의 집 앞 잔디에 있었다. 반가워서 눈을 마주치니 Jackie도 그런 표정이었는데, 의외로 모습이 ‘건강’하게 보였다. 그런 모습을 간직하며 그 옆에 있는 playground에서 살펴보니 이번에는 Johnson씨가 나와서 잔디를 깎기 시작했는데, 그때 Jackie와 Johnson씨의 행동이.. 서로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 이것은 사실 뜻밖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Jackie가 Johnson씨의 개? 하지만 dog tag, collar같은 것이 없지 않았는가? 그래도 나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분명히 Johnson씨가 최소한 돌보아 주고 있음을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제 드디어 ‘진실’을 알게 되었다. 어제 연숙과 집에 들어오다가 혹시나 해서 차로 동네를 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Jackie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Jackie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뜻밖에 같은 동네, 우리 집 뒤쪽에 우리보다 더 오래 사시는 한인교포 방선생님이 산책하는 것을 보고 차를 세우고 염치불구하고 Jackie에 대해서 묻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슨 얘기를 하나.. 하시더니 나중에 혹시 Johnson네 집에서 ‘돌보아 주는 ‘개 아니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우리의 추리는 맞았다. 역시 stray dog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Johnson씨네 집에서 밥을 주고 돌보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adopt는 안 한 듯 했다. 이것은 정말 정말 반가운 소식이어서 연숙과 나는 너무나 안심을 하게 되었다. 최소한 Jackie는 현재 shelter가 있는 셈이 아닌가?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adopt할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 짐작이 들었다. 그 후 Jackie가 배회하던 Johnson집 주변에서 더 이상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 완전히 집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아니면 혹시 animal shelter로 보내진 것일까? 나의 걱정과 관심은 아직도 끊이질 않는다.

 

Jackie Update: Happy Note

Jackie에 대한 나의 ‘필요 이상의 걱정’은 전염성이 있었는지 주변에도 알려지고 특히 연숙이 제일 관심을 갖는 듯 했다. 내가 그런 ‘측은지심’이 결여된, 아니면 최소한 그런 마음을 나타내지 않는 부류의 인간이라고 생각을 해 왔기에 그런지도 모른다. 거의 ‘이상할 정도로’ 내가 걱정을 하니까 조금은 재미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big news가 있다고 소란을 떨면서 나에게 전해준 이야기는.. 얼마간 보이지 않았던 Jackie가 Mr. Johnson과 같이 동네를 걷고 있었다는 목격담이었다.

Mr. Johnson은 원래 자기의 개가 있어서 그 개는 leash에 끌고, Jackie는 그 옆을 나란히 걷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너무나 기뻐서 어쩔 할 바를 몰랐다. 결국은 Mr. Johnson이 adopt를 한 것일까.. 최소한 그 집에서 키운다고 결론을 내리고.. 긴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animal control로 보내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 그 Johnson은 내가 결여되었던 ‘측은지심’이 있었나 보다.

Jackie

Jack, Jackie.. 잘 생긴 어떤 개의 이름이다. 암컷, 수컷을 잘 모르기에 이름도 내가 “gender-neutral”, Jackie로 부르고 있다. 짐작에는 아마도 암컷일 것 같기도 하지만 확실치 않다. 거의 한달 간 나는 이 의문의 개를 우리가 사는 Hanover Woods Subdivision 에서 목격을 하고 있다. 처음 본 것이 거의 한달 전, 비 오는 날 낮 우리 집 앞으로 비를 맞으며 ‘방황’하는 모습을 목격한 때였다.

우리 집 목소리 큰 개 Tobey가 미친 듯이 짖어대서 보게 된 것인데, 그때의 모습은 ‘아마도’ 어느 집에서 실수로 ‘풀어놓은’ 듯한 인상이었었다. 그래도 비를 맞는 모습과 조금은 당황하던 자태가 나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비록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비 맞는 것이 그렇게 괴로운 것이 아닐 거라고 머리로는 생각이 되지만 나의 가슴속 그렇게 위로가 되지를 않았다. 그저 불쌍하고 안쓰러운 그것이었다. 그리고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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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매일 하던 산책 중에 우리는 다시 Jackie를 보게 되었다. 깜짝 놀랐다. 왜 아직도 또 ‘풀려’ 돌아다닐까? 내가 우려하던 것, 혹시 누구에게 버림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나의 걱정이 현실화 됨을 느끼고 다시 나는 괴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비교적 순하게 생긴 잘 생긴 개, 나는 그 종자를 잘 모르지만 친근감까지 가는 그런 Jackie.. 비교적 먼 거리에서 보았지만 느낌은 ‘또 방황’하는 듯한 그런 것이었다.

그야말로 stray dog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나의 머리 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런 걱정을 하는 내 자신이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이 될 정도로 나 자신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저 나는 다시는 그렇게 밖을 돌아다니는 Jackie를 못 보게 되기만 빌고 있었다. 만약에 정말 주인에게 버림을 받았다면 다른 주인을 빨리 만나기만 나는 속으로 빌었다.

며칠 후에 나의 희망은 사라지고 다시 Jackie를 보았다. 이번에는 바로 나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만약을 사태를 대비해서 같이 걷던 Tobey를 품에 안고 Jackie에게 가까이 가 보았다. 전에 비해서 조금은 ‘덜 깨끗한’ 모습.. 턱 밑에 부스스하게 털이 뭉쳐있어서 ‘분명히’ 누구의 보호를 받지 않는 돌아다니는 개 임을 깨닫게 되고, 나는 더욱 우울해 졌다.

제발 어떤 마음씨 좋은 집에서 거두어 주기만 바랬는데.. 이렇게 긴 나날을 밖에서, 그것도 자주 쏟아지는 비를 맞았을 것을 생각하니 슬프기만 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집으로 데려올 ‘용기’가 없음을 깨닫게 되니 더욱 괴로웠다. 그저 그저 내 눈앞에서 ‘사라져’ 주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혹시 Lost and Found같은 곳에 그 Jackie의 사진이 보이지 않을까 Internet을 뒤져 보아도 Jackie는 없었다. 그리고 dog tag이 없음을 보니 전 주인이 ‘완전히’ 포기한 것이 틀림이 없었다. 그런 버림 받았다는 사실이 나의 가슴을 찌르는 듯한 괴로움을 주었다. 정말 오래 전, 우리는 아니 나는 어쩔 수 없이 어떤 강아지를 포기했던 일이 있었고, 그 사실이 나의 가슴에는 지독한 응어리로 남아있었다. 그런 사실 때문에 나는 더 괴로움을 받고 있다고 나는 확신했다.

일 주일 전에 산책 중에 또 Jackie와 상면을 했다. 항상 튀어나오는 집 근처에서 보는데 이번에는 조금 침착하게 가지고 다니던 mobile phone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것으로 최소한 breed (종자)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print를 해서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살이 빠지거나, 배 고파하는 모습이 아니고 비교적 침착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어찌된 셈일까?

Jackie는 과연 stray dog일까.. 매일 어디서 밥을 먹는 것일까? 계속 우리 동네에서 보이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 근처를 배회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하도 괴로워서 연숙과 잠깐 집에 들린 ‘개를 좋아하는’ 나라니에게 실토를 하며 도움을 청했다. 모두의 의견이 나와 비슷했다. 분명히 집 주위를 배회하며 밥을 얻어 먹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아주 조금은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나라니의 말이, 그렇게 사는 개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고, 나는 정말 오랜 만에 수 많은 개들의 ‘불안전’한 생애를 실감하게 되었다. 아하.. 그래서 그렇게 많은 humane society, shelter들이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

제일 ‘무서운’ 것은 시 당국의 animal control에서 나와 잡아가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들은 거의 모두를 put to sleep(a.k.a. kill)한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아마도 이렇게 비를 맞고 배가 고프더라도 안정된 집들 사이를 배회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깨끗한 가정에서 집 주인 행세를 하며 호강하는 pet들과 비교를 하면 그것도 큰 위로가 되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바로 며칠 전에 차를 타고 집에 들어오다가 불현듯 동네를 한 바퀴 돌면 Jackie를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타고 있던 연숙에게 동의를 구하고 돌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매일 보던 그 곳에서 다시 Jackie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우리 차가 가는 차도의 반대편 차도에 Jackie가 쓰러져있는 것이 아닌가? 차도 한 복판에! 우리는 너무나 놀라서 차를 차도에 그냥 세우고 뛰어 나갔다. 불현듯.. Jackie가 차에 치었거나 피로에 지쳐서 쓰러져 죽은 것이 아닐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스쳤다. 연숙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거의 순간적으로 Jackie는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나더니 그 도로 옆 집의 앞 잔디로 뛰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짐작에 그 차도에 그냥 누워있었던 것인데.. 왜 그랬을까? 그곳은 curve인 도로여서 차가 갑자기 오면 차도에 누워있는 개를 보기가 힘든 곳이라.. 분명히 치었을 것인데.. 본능적으로 Jackie는 그것을 몰랐을까? 아니면 우리가 오는 것을 보고 우리에게 보이려고 일부러 누웠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연숙의 추측은 아마도 몸이 젖어서 비교적 물기가 마른 차도에 누웠던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 일이 있은 후에 나는 아직도 산책을 꺼리고 있는 상태이다. 솔직히 또 보게 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이런 와중에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비’, ‘소낙비’ 같은 것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비록 Jackie는 비를 피해 어떤 집의 deck같은 shelter에 들어가겠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인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비교적 pet들을 많이 기르고 있고 Jackie가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거나 알았으면 분명히 무슨 action을 취했을 것인데 아직도 이렇게 밖에서 배회함을 보면 .. 어떨까..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기 집에 ‘입양’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이고 그저 feeding이나 shelter만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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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Jackie가 내 눈앞에 나타난 후에 내가 겪고 있는 이 ‘괴로움’은 무엇일까? 연숙이나 나라니의 표정을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인상인데 왜 나만 이렇게 괴로움을 느끼는 것일까? 오래 전 내가 ‘범한 죄’ 탓일까? 이제 나는 인과응보를 믿고, 세상 이치가 그것이 맞을 것이라고 확신을 한다. Jackie는 나에게 그런 ‘진리’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