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시작된다. 물론 내일의 미국대선이 제일 큰 뉴스거리겠으나 나의 자세는 이제 그런대로 굳건하다. 누가 되던 간에 ‘좋은 쪽’을 보기로 했다. 나의 정치이론도 조금은 정립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 쇼’들이 초래하는 것들, 모두 우연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 된다. 모든 일들에서 좋은 점, 좋은 결과, 좋은 미래를 찾도록… 모든 인간사를 관장하는 안 보이는 거대한 손길을 느끼면 된다.
사람의 향기, 냄새를 가깝게 맡고, 보고, 느끼는 것, 이것의 효과는 정말 계속 놀랄 정도로 대단하다. 며칠 간의 우울함이 도라빌 순교자 성당, 이른 아침 8시 30분 주일미사로 거의 깨끗하게 가셔지는 것을 느낀다. 왜 그럴까? 왜? 어떻게… 비록 다시 나는 우울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것으로부터 99% 해방이 된 것이다.
Bourbon for coming holidays…
오랜 친구, 설 형제, 고맙게도 내가 지난 몇 달 동안 Sherlock [liquor store]을 호시탐탐 노리며 고민하던 것을 우습게도 몇 초 만에 풀어 주었다. 나에게 술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내가 잘 모르는 Bourbon이지만 상관이 전혀 없다. 고마움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았으니까… 그것을 들고 헬레나 자매가 정말 오랜만에 미사에 나왔다. 변치 않는 그 모습, shopping bag안에다 그 Bourbon과 애기 옷까지… 고맙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오래된 친구 같은 부부, 제발 남은 세월을 보람되게 보내기를…
감사, 감사! 아버지, 이정모 사진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기록된 순간!
아침에 조금은 눈이 익은 이름의 email, 한국 에스페란토 전경덕 선생이 보낸 PDF file을 보았다. 한국 에스페란토 100주년 기념집이었다. 몇 년 전부터 연결이 된 이 ‘추억의 단체’의 ‘100주년 기념집’에 아버지의 사진이 비록 작은 것이지만 이름과 함께 올려졌다. 아버지, 제가 그런대로 조그만 일을 했습니다. 영원히 아버지 이름이 그곳에 남을 것입니다!
낮에도 공기가 싸늘하다. 어쩌면 이렇게 세월, 시간, 계절… 변함없이 정직하게 흐르고 있는가. 1분만 움직여도 등줄기로 땀이 줄줄 흐르던 올해의 여름은 나에게 괴로운 세월이었다. 입안의 각종 고통, 불편함과 난데없는 생명의 관건인 심장, 혈압 등으로 몸을 움츠리고, 어떻게 그런 괴로운 시간들을 우리는 그런대로 잘 견디었을까? 이것은 자랑스럽다. 내가 괴로울지언정 주위에는 큰 관심과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좌우명이고 신념이다. 죽을 때까지… 죽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