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와 깜짝 추모미사
깜짝 ‘추모’미사라~ 가끔 이런 예기치 못했던, 조금 놀라기도, 당황하기도 했던 경험도 있는 거지만, 처음에는 솔직히 불편하기까지 했다. 비록 나중에 찬찬히 생각하면 내가 조금 성급하게 생각하거나 추측한 것도 있었기에 지금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제자리를 찾는 중이다.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착실한 성당 교우 C헬레나 자매님, 듣기만 해도 무서운 pancreatic cancer 진단 후 몇 개월 만에 결국 며칠 전 선종… 최근 이렇게 다음 세상으로 떠나는 주변의 교우, 지인을 보며 정말 슬픔, 허탈감과 싸우기도 했는데, 어떻게 또 이런 일이… 또 고별, 장례미사 시간이 되었는가?
장례미사 일정을 보니, 조금 예외적으로 보이는데… 우리들의 본당에서는 연도만 하고, 장례미사는 미국성당이라니.. 놀란 것은 그 미국성당이 우리의 동네 본당 Holy Family 성당이라니…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고인의 바램은 간소한 장례식이었다고. 그런데 왜 장례미사를 조문객에게 불편한 다른 곳에서 별도로 하게 되었는지 의아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연도 직후의 정오 미사는 통상적인 연중미사로 단정을 하고 복장에 신경을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갔는데~ 맙소사 연도에 온 많은 교우들의 모습이 모두 까만 정장투성이였으니.. 어찌된 일인가? 알고 보니 오늘 미사가 ‘추모미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례미사가 아닌가? 검은 색 속에 평상적인 복장을 했던 나는 정말 불편하기만 했으니… 왜 이런 변경사실을 미리 공지를 안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불만스럽기도 하니.. 사무 착오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고인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이런 연유로, 사실 고인을 더욱 생각하고 묵상할 시간에 각종 잡념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으니, 어찌 이런 것이 경건하고 조용한 추모미사가 될 수가 있겠는지.. 솔직히 당분간은 잊고 싶은 경험이 되었구나…
새벽에 일어난 직후의 시간들, 요새는 하루 중에서 제일 괴로운 때가 된 듯한데~ 또 왜 이러는 것일까? 생각을 또 너무 깊이 하고 사는 것인가, 아니면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사는 것일까? 왜 이럴 때 기도와 신심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일까? 진짜 나에게 ‘어두운 밤’ 찾아왔고 떠나고 있지 않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그 ‘어두운~~’ 그런 경험의 하나일까? 어떻게 하면 다시 편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일까? 한 순간의 넋두리일까, 아니면~~ 주님, 주님, 주님… 조금 겁이 납니다, 이제는.. 저를 보아 주소서…
위의 넋두리~ 에 대한 성모님의 손길인가~~ 곧바로 email을 열어보니~ 어떤 ‘나그네’의 글이 보인다. 어제 ‘첫 back posting’을 언급하며 ‘묵주기도 이야기’를 잘 읽고 있다고~~ 이 visitor는 과연 누구일까? 나의 지나간 ‘은총의 시절’을 곧바로 추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신 이 ‘나그네’는 누구일까? 이렇게 나의 피로한 마음에 자그마한 관심을 보여준 이것 (댓글)… 우연일까, 필연일까? 그렇구나, 나는 역쉬~~ 외롭구나.., 깊은 곳에서 외치는 ‘나는 외롭다’ 소리를 계속 감추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지… 이 깊은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며 살 수 있을까? 왜 이런 ‘원초적인 외로움’에 빠진 것일까?
어제 거의 우연히 ‘실수로’ YouTube site 을 열어보게 되었다. Bishop Barron의 주일강론 video를 Word On Fire site에서 보다가 YouTube link를 click했던 것. 거의 열흘 동안 ‘단식적’으로 피하고 있는 이곳이었지만 역시 익숙한 느낌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거의 매일 식사 때마다 둘이서 무의식적으로 보던 것들, 그 동안 그런대로 편하게 보아왔던 것들, 불현듯 그곳에 다시 안주하려는 유혹을 느끼지만, 그것도 잠깐… 아~ 그렇지~ 이곳은 현재 ‘dirty political ad’가 난무하는 곳, 곧바로 얼굴조차 피하고 싶은 ‘Donald SOB 개XX’의 징그럽게 웃는 모습이~~ 맞다, 이것 때문에 더욱 YouTube를 멀리하고 있었던 것인데, 깜빡 잊고 있었구나… 지겨운 ‘그날’이 지나도, 그 동안의 YouTube 매력은 지나친 광고 때문에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 다시 Roku Channel로 돌아오니 아~ 이곳은 정말 천국, 30분 만에 한 번씩, 그것도 절대로 비정치적인 것들만… 이곳이 최소한 현재 나에게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어제의 1st back posting에 대한 comment에 힘을 입었나~~ 거의 한 시간 만에 2번 째 back posting을 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서서히 무엇인가 몸 안에서 ‘돌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아침에 보았던 그 commenter의 출현이 정말 우연이 아니었기를… 이제 시작이다… 이것으로 나의 머리 속도 조금은 예전의 모습, 그러니까 우거지 상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