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한글아…
처음으로, 한글로 써보는 일기와 일지.. 감개가 무량하다. ‘형편없는’ 영어로 거의 몇 년 동안 매일 journal형식으로 쓰긴 했지만 아무래도 밑 바닥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정을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 했다. 현재의 영어로 된 journal.rtf 는 그런대로 ‘일지’ 형식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이 ‘일기’는 나 개인의 감정이 깔린 일기체 될 것이다. 아주 개인적이고 ‘준’ 비밀을 간직하는 그런 것… 바로 개인일기인 것이다.
미루고 미루던 것 중의 하나 Tobey의 bath & grooming, 오늘 늦게 꾀를 부리다 시작을 했다. grooming은 준비만 해 놓았지만 시작이 반.. 오늘 중에 할 것이다. Grooming은 지지난번에 망가진 clipper를 모르고 써서 너무나 고생을 한 기억이라.. 즐거운 추억은 아니지만 그 다음 새로 산 것을 제대로 찾아서 한 후에는 너무도 쉬웠던 기억.. 오늘도 큰 고생이나 surprise가 없기를 … 어느새 Tobey 가 우리식구가 되지 2년 반이 되어간다. 어찌나 이제 정이 들었는지 없다고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이래서 기르지 말자고 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이런 즐거움을 어찌 기대했으랴.. 너무나 정이 가게 하는 그런 우리의 한 식구가 되었다. 이제는 새로니, 나라니도 아주 확실히 기억을 하니까..
요새의 날씨는 참 재미있다. 그 동안의 지겨웠던 가뭄의 복수라도 하듯이 거의 매일 이제는 반갑지 않을 정도로 온다. 내가 비를 그렇게 좋아하지만 요새는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은 ‘불안’때문이다. 거의 비가 집으로 쳐들어 오는 노이로제에 시달리는데 그것은 아마도 내방의 창문 바로 위의 gutter가 심하게 빗물을 창 쪽으로 ‘내뿜듯이’ 보내는 것 때문이다. 작년에 잘 고쳤다고 자신했던 gutter가 사실은 너무나 지붕에서 밑 쪽에 달여서 비가 심하게 오면 gutter위로 흐르는 것이다. 다른 쪽도 거의 예외 없이 그런 모양이다. 이것을 제대로 고치기 전까지는 아마도 비가 조금은 그렇게 반갑지 않을 듯 하다. 이 일이 사실 제일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이렇게 사다리 공포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미루고.. 나는 이 미루는 고통으로 생을 마칠 것이다. 이 병을 어찌 고칠 것인가.. 아마도 성모 마리아가 해답일 듯 하고.. 그게 나의 유일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