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가 없다. 이렇게 빨리 세월이 갔다는 사실, 바보처럼 흘러가는 시간을 지켜보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이 허무한 느낌, 8월 말 그것도 연숙의 생일이 코 앞에 다가 옴을 알며 더 허탈한 느낌을 받는다. 7월 하순에 시작 된 ‘예고 된’ 끔찍한 일들.. 흡사 내가 우리 엄마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허무맹랑한 자기 세뇌로 세월을 까먹으며 살았던 오랜 세월이 불과 며칠 간으로 압축된 강렬한 충격, 하지만 비교적 ‘절제되고 조절이 된’ 반응으로 보냈던 7월 말.. 그것에 의한 강한 후유증으로 보냈던 8월 대부분의 시간들.. 나에게는 정말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게 하던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