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 주, 줄줄이 사탕..
이 표현을 쓰며, 혹시 spelling checker가 불평을 하지 않을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지만 의외로 깨끗한 ‘하얀’ 반응 (빨간 줄이 없는)을 보였다. 최소한 내가 매일 쓰는 Microsoft Notes가 쓰고 있는 spell-checker engine은 이 표현이 괜찮은 모양인가.. 나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한글사전은 아직도 한반도를 떠난 1973년에 고정이 되어있기에 한글은 항상 나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줄줄이 사탕은 나와 연숙이 쓰는 우리들의 ‘속어’로써, 무언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말한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새겨서 들어 짐작을 하곤 할 것 같다.
2013년 7월 21일로 시작되는 주일.. 무언가 줄줄이 사탕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은 미리 숨이 찬 느낌일까, 반은 기대, 반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그런 심정이다. 23일 화요일은 평상적으로 우리의 자비의 모후 레지오 주회가 있는 날이지만 덤으로 그날에는 우리단원 실비아 자매님의 부군 Billie Neal 베드로 형제의 1주기 연도가 있다. 그러니까 미사 후에 연도를 하고, 의례적으로 상주가 준비한 점심을 같이 나누는 것이다.
작년 7월처럼 올해의 7월도 세상을 떠나는 영혼들을 보내는 시간을 적지 않게 보내고 있다. 관혼상제 중에서 이 ‘상喪’ 은 우리 레지오 단원들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라 나는 가급적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런 곳을 찾고, 슬픔을 나누는 것은 물론 떠난 영혼과 가족들을 위한 것이지만 다른 쪽으로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기도 했다.
이틀 후 7월 25일, 목요일은 ‘우리들이 1년 동안 기다리던’ 우리 레지오 단원이었던 고故 은요안나 자매님의 연도가 저녁에 예정이 되어있다. 암으로 오랜 투병을 했던 이 자매님은 운명 직전까지도 레지오 행동단원이었다. 작년 7월 26일 아침에 긴 투병생활을 마감하고 하느님의 품으로 갔고, 몇 년간의 투병생활에서 보여준 ‘믿음과 활동’의 생활은 우리들과 특히 나에게는 귀중한 교훈이 되었다.
그래서 그 자매님의 영혼을 기리는 연도가 더 빠른 시기에 있기를 기다렸지만 결국은 1년 주기가 되어서 열리게 되었다. 각각 다른 사연과 교훈을 주는 연도들이 많이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가까운’ 연도는 아마도 이 은요안나 자매의 연도일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다음날 7월 26일 금요일은 우리가 속한 천상은총의 모후 꾸리아 주관 2013년 레지오 피정이 시작되는 날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3일 예정의, 집을 떠나는 진정한 피정(retreat)이고, 우리 부부도 올해 처음으로 육체적으로 집을 떠나는 다른 의미의 휴가, vacation가 된다. 집을 밥 먹듯이 떠나며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이런 2박3일의 피정이 별 것이 아니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연숙은 꾸리아 간부이므로 준비와 진행과정을 꿈속에서 볼 정도로 일이 많아서 stress까지 느끼고, 나는 비록 수동적으로 참가하는 단원이지만 ‘간부의 spouse’ 이기에 나에게도 무언가 일의 불똥이 튀는 것은 피할 도리가 없다. 하태수 주임신부님이 같이 retreat center에 기거하며 우리를 지도해 주시게 되어있는데, 이 하태수 신부님의 주일 강론을 가끔 들어보면 우리와 무언가 잘 맞는 느낌이 많이 들고 ‘학구적’인 각도가 많아서,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부터 1주일간은 사실 몇 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따르는’ World Youth Day 2013 행사가 브라질 항구도시 Rio de Janeiro의 유명한 코파카바나 Copacabana 해변에서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브라질의 바로 옆 나라) 출신 새 교황님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진다. 조금 있으면 성인이 되실 내가 진정으로 존경하는 요한 바오로 2세, John Paul II, 가 젊은이들에게 ‘다른 희망’을 주고자 1985년경에 시작한 이 ‘멋진 행사’는 이제 관록이 대단하고, 이곳에 참가한 많은 청년들이 나중에는 성소를 받고(하느님의 부르심), 다름 세대의 universal church를 이끌기 시작하고 있다.
역시 요한 바오로 2세의 선견지명이 그 동안 뿌린 씨앗들의 수확을 거두고 있고, 이런 ‘세계적 행사’를 통해서 계속 씨를 뿌리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 같은 신세대 매체의 도움으로 이들은 아주 효과적인 선교를 하고 있는데, ‘한 물이 간’ 우리 세대에 까지 이렇게 ‘도움’을 주고 있음에 그저 ‘성인이 되실’ 요한 바오로 2세에게 감사를 드린다. 2년 전 스페인 마드리드의 대회도 관심을 가지고 나는 이 의미 있는 행사를 ‘따르며’ 보았는데, 올해는 과연 얼마나 가까이 따르게 될는지는 미지수이다.
무언가 많은 이번 주 일주일이 지나면 7월도 거의 끝나게 된다. 이 아틀란타 지역의 올해 기후가 완전 ‘이상, 이상, 이상’ 해서 한 여름 같은 느낌을 잊을 정도지만 절대로 불평은 없다. 8월이 시작되면 역시 기울어지는 여름이 될 것이고 찬 바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8월부터는 아틀란타 순교자 성당 2014년 부활절 목표로 신 영세자 교리반이 시작되는데 올해부터는 format이 완전히 바뀌어서 새로 부임해 오신 ‘진짜 국산 수녀님’의 주도로 진행이 되고, ‘어쩌다’ 우리 부부도 ‘봉사자’로 ‘곁다리’를 들게 되어있어서 우리부부의 ‘교리실력’에도 많은 보탬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누가 알 것인가.. 어떻게 될는지.. 하지만 우리들의 ‘중재자’, 어머님께 모든 것들이 잘 되도록 부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