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림절이 시작된 첫 주일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슬그머니’란 표현이 어찌 이렇게 잘 어울릴까… 요란하게 온 것이 아니고 ‘조용히’ 우리를 덮치듯 온 느낌인 것이다. 비교적 mild한 날씨와 더불어 오랜만에 평화스럽게 보이는 날이 되었다. 세속적, 저편으로는 Thanksgiving Holiday가 끝나자 마자 요란하게 ‘소비자를 유혹하는’ 각종 신조어로 표현되는 해괴한 날들이 도래하고.. Black Friday, Cyber Monday..(이 말들, 참 웃기지 않는가?) 를 기다리며 목을 매는 소비자 ‘우매한’ 대중들.. 머릿속은 온통 ‘물질’로 가득 차 있는 모양이다. 극과 극을 이루는 대림절 시기의 모습이다. 신부님은 이 시간을 ‘차분히, 딴 것들에 한눈 팔지 말고’ 지내라고 하지만 수도원에 있지 않는 한 그것이 그렇게 쉬울까?
대림 4주간을 상징하는 4개의 초.. 그 중에 첫 번째 초에 불이 붙었다. 대림 1주인 것이다. 올해 나는 어떻게 이 시기를 보낼 것인가 잠깐 생각을 해본다. 특별한 것이 있을까? 지나간 시절의 감사드릴 일은 며칠 전에 생각, 감사를 했고 이제는 ‘humanity의 희망‘이라는 구세주의 도래를 생각하는 것이 4주 간에 할 일일 것이다. 달력을 보니 4주 간..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세속에 사는 우리들.. 세속적인 것과 어떻게 균형을 이룰 것인가, 마치 곡예를 하는 기분도 든다. 작년부터 나는 이런 균형 맞추는 일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노력을 한 결과일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지내왔던 12월의 4주간 관습이 어찌 그렇게 쉽게 바뀔까 했지만 노력의 정도에 따라서 생각보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앞 집 Winter family는 일주일 전에 벌써 holiday decoration을 장식하고 밤이 되면 휘황찬란한 light를 자랑하고 있다. 그 집이 독실한 Christian 인 것을 감안하면 나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비교적 젊은 가정으로 새로 난 baby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는 분명히 차분한 쪽 보다는 축제의 쪽으로 12월을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좀 심하게 이른 Christmas light가 아닐까? 이런 것을 보면서 나는 우리 집의 Christmas tree & light는 성탄 4일 전인 12월 21일에 하리라 결정을 해 버렸다. 분명히 ‘Christmas girl, 나라니’가 불평을 하겠지만 그것이 올바르고 알맞은 날일 듯 싶다.
올해도 예의 ‘five minutes with the Word‘라는 대림절 묵상 소책자가 Holy Family 본당에서 배부되었다. 몇 년 전부터 이것을 받고 읽고 하는데 ‘매일 말씀과 묵상’이 있는 것이지만 대림절에 맞추어 특별히 나온 것이라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우리 ‘한국 본당’을 중심으로 매일 말씀이 email로 보내지고 있고 그곳은 한국의 신부님들이 묵상이 실려 있지만 이곳에는 ‘영어 문화권’에 속한 말씀과 묵상들이라 읽는 기분이 아주 다르다. 매일 말씀 중에서 하나를 골라 (주로 복음) ‘해설과 묵상’을 하는 짧은 글인데 어떻게 그렇게 ‘잘’ 썼는지.. 감탄을 하곤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코 앞에 다가온 12월 성탄과 새해를 미리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