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다섯 번째 맞는 레지오 연차 총 친목회 2014.. 나의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올해 마지막 ‘의무’ 행사가 오늘 있었고 ‘무사히’ 막을 내리면서 2014년 ‘beginning of end‘ 를 장식하게 되었다. 진정 2014년이 우리에게서 떠나게 되는가.. 아직도 실감은 안 가지만 아마도 그런가 보다. 66년 동안 보낸 12월이 그렇게 대수인가.. 그저 지나가는 세월의 한 부분인걸..
레지오 단원의 생활은 일년 열두 달 그렇게 ‘재미 만’있는 것이 아니라서, 이렇게 레지오 마리애의 창시자이신 Irish, Frank Duff는 ‘절묘하게도’ 년 말에 조금은 긴장을 풀고 ‘신나게 놀라고’ 공식적으로, ‘의무적인’ 여흥 시간을 마련했던가. 여흥을 곁들여야 한다는 ‘조건’을 가진 annual member reunion 의 이 시간은 평소에는 잘 못 보던 Curia 동료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에 아주 느낌이 색다른 행사다.
요새 세상이 그러하듯이 이곳도 대다수의 단원들이 ‘자매님, 여성’들이어서 남자들만이 갖는 ‘형제 의식’은 기대할 수 없지만, 사실 이제는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이런 환경에 아주 익숙해진 것일까?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평생 못 느끼던 여성들에 대한 새로운 느낌이란 것이 너무나 신선한 것이다. 통상적인 ‘이성’이 아닌 그들도 ‘나와 같은 human being, 인간’이었구나 하는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느낌.. 이것도 레지오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갈 뻔했다.
올해의 총 친목회는 이제까지와 다른 입장으로 맞게 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연숙이 Curia간부인 관계로 나도 ‘말려들게’ 된.. 그러니까 남들 보다는 조금 더 행사자체에 깊이 개입했었지만 올해는 오랜 만에 ‘홀가분하게’ 둘이서 조금 더 쉽게, 여유 있게 맞게 되었다. 그런 다른 쪽에는 조금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특히 작년에 극소수의 ‘희귀동물’ 남성단원 몇 명이 ‘의기투합’, 모여서 중창을 했던 것.. 올해는 ‘상전벽해’ 같은 느낌으로, 조금은 황량한 기분이 되었다. 특히 돼지띠 동갑으로 나와 chemistry가 잘 맞았던 전요셉 형제가 영구귀국을 한 바람에 나는 더욱 외롭게 되어서, 작년의 ‘신나던 총친목회’가 이제는 나에게는 그리운 과거가 되었다.
올해는 우리 쁘레시디움 자비의 모후, 그리고 ‘옆 동네’, 평화의 모후가 함께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오승근의 hit곡으로 ‘장기자랑’을 했는데, 4번의 연습을 거쳐서 그런대로 즐기며 공연을 끝냈다. 예전 같으면 이런 곡을 합창으로 하려면 ‘반주’가 골치겠지만 이제는 완전히 karaoke문화가 성숙이 되어서 웬만한 pro들 같이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다른 team은 숫제 미리 vocal, 노래까지 recording으로 가져와 lip singing만 할 정도였다. 하기야 출연해서 즐기고, 관람해서 즐거우면 목적은 달성된 것이니까,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친목회를 하면서 새로운 단원을 알게 되면 친목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인데 올해는 의외적으로 연세대 ‘대선배님’을 알게 되었다. 같이 노래 연습을 하면 자연적으로 사람을 알게 되는데 이 선배님도 나의 노래 partner로 인사를 하게 되었고 연세대 11년 선배님임을 알게 된 것이다. 올해 친목회에서 느낀 두드러진 것 중에는 Curia전체가 ‘젊어진’ 느낌을 받은 것인데 물론 이것은 반가운 현상이지만 다른 쪽으로는 우리들 세대, 그룹은 이제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조금은 편치 않았지만.. 그것이 무슨 문제일까.. 할 수 있는 그 때까지 뒤를 안 보고 ‘성모님의 지시’를 받으며 뛰면 그것이 전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