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l 주말 2015
¶ 2015년 Memorial weekend가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다. 올해의 5월 마지막 월요일이 다른 해에 비해서 가장 이른 월요일이어서 휴일이 끝나고도 일주일이 지나야 6월이 된다. 이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그대로 5월이 계속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편안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5월 말에 있는 나의 어머님 기일과 더불어 올해는 더 의미를 갖는다고 할까. 성조기가 더 돋보이는 시기이고, 태고 적 고국의 ‘현충일’ (아직도 6월 6일일까?) 과도 겹치는 복합적인 감상에 젖는다. 한 나라를 위해서 바칠 수 있는 유일한 목숨을 바친 영혼들의 국적을 따지는 것에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나 저곳에서도 그런 ‘궁극적인 애국’을 못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 5월 초부터 시작된 약간 열대성 습한 더위가 완전히 물러가고 초가을을 연상케 하는 ‘기가 막히게, gorgeous’ 한 날씨를 맞는 휴일을 맞는 주말, 우리의 daily routine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다만 teacher들의 특권인 긴 여름방학을 맞는 새로니가 친구와 Destin, Florida로 2박 3일 여행을 가며 우리 집에 자기의 강아지 Ozzie 덩치가 큰 1살짜리, 를 맡기고 가서 조금 색다른 신경을 쓰는 일이 생겼다. 이런 일을 대비해서 철저히 계획적인 새로니는 이미 전에 예행연습을 한 바가 있어서 사실 우리 집에 3마리, (2 dogs & 1 cat)의 pet이 며칠 사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귀찮은 일이다. 같은 town에 사는 한 식구들은 이럴 때 조금은 편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 우리들이 봉성체, home Eucharistic communion service를 하는 환자 H 자매님이 지난 화요일 ‘비상 뇌수술’을 받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은 병으로 고생을 하는 이 자매님.. 갑자기 반신 마비까지 왔는데, 아마도 항암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뇌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는 비상 진단으로 수술을 받아서 속으로 꽤나 우려가 되었고 ‘집중 화살 기도’를 며칠 동안 바치기도 했다. 그런 ‘탓’인가.. 결과가 의외였다. 신체에 마비가 온 이유가 뇌의 문제는 맞는데.. 의외로 뇌 내부가 아니고 외부였기에.. 수술이 아주 위험한 것도 아니고 비교적 간단히 끝냈다고 하는 희소식이었다. 이럴 때 우리는 다시 ‘기도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가 그것을 믿기에 가능한 것이다. 퇴원 한 후 그 동안 마비가 온 신체를 재활치료 하러 Rehab center에 입원을 하고 재활 치료를 시작했는데, 방문을 해 보니 H 자매, 아주 얼굴도 밝고, 기분도 좋은 듯 했다. 특히 남편을 위시한 가족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간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가족 사랑의 힘을 느끼기도 했다. 원래의 병들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고 견디면 낳거나 호전 되지 않을까 희망을 버릴 수 없다.
¶ Series Binge! 오랜만에 TV (broadcast)를 보았다. 그 동안 가끔 보는 network morning, nightly news (주로 NBC)나 PBS Knowledge channel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떠났던 이곳에서 50년 전에 즐겨 보았던 TV series (situation drama)를 Channel 69-2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모두 1960년대 미국의 TV program들, 우리들은 물론 한국어로 dubbing된 것을 서울에서 보던 것들이다. 1960년대 서울에서 당시 미국의 TV program을 보려면 위와 같이 dubbing 된 것 (분명히 일본 업자들을 통해서 수입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서울 미군 TV 였던 AFKN을 통해서 ‘원어’로 듣고 보아야 했다. 요새 내가 여기서 다시 보는 것은 Rod Serling의 The Twilight Zone과 David Janssen주역의 The Fugitive (도망자)인데.. 이 program들의 제목이 재미있다. Series Binge! 그러니까 당시의 연속 드라마를 ‘하루 종일’ nonstop으로 방영하는 것이다. The Fugitive는 도망자 (일본 아이들의 번역제목)로 당시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었고, The Twilight Zone은 당시에 한국 TV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AFKN에서만 방영을 했다. 그러니까.. 영어 듣는 것에 문제가 있으면 이것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반세기 만에 다시 보는 이런 것들을 보면 반갑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시대는 이제 ‘완전히’ 가는구나 하는 조금은 슬픈 감정이 일기도 한다.
¶ 희망천사 도우미, 나는 솔직히 이런 말을 처음 들어 보았다. 희망천사가 무엇인가? 지난 주인가.. 다른 레지오 C 단장님으로부터 희망천사 도우미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 레지오에서 나까지 3명이 돕기로 하고 나갔다. 배경 설명을 간단히 들었지만 굳어진 머리로 처음에는 잘 이해를 못했다. 가서 자세히 들어보니.. 우리 순교자 성당의 장애우 N 자매가 여름camp에 가는데 특수 camp라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그것을 옆에서 돕는 것이 골자였다. 이런 사회봉사 program은 뉴스 같은 데서 보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접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N자매를 고용하고 있는 A supermarket의 특별한 배려로 hotdog sale을 해서 비용을 마련하는 것인데.. 참 현명한 방법을 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cash’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고 sales를 통한 스스로의 도움..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비록 덜 한가한 금요일 오전 시간이었지만 몇 명의 열심한 ‘예쁜’ 자매님들의 ‘미인계’로 오전 목표액은 달성했으리라 추측을 하며 shift를 인계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별로 한 것은 없었어도, 그런 광경을 코앞에서 보는 것으로 흐뭇하고 시원한 holiday weekend 시작을 맞게 되었다.
희망의 천사 hotdog sale 첫 custom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