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주에 접어들고, 작년 4월 ‘배 베로니카’ 자매님을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며 겪었던 바쁜 4월에 비해서, 올해 ‘우리의 4월’은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스럽다고 서로의 의견을 모은다. 또한, 올 3월 말 보나 자매님과 영원한 작별을 한 후, 슬프고 바쁘고 정신이 없었던 느낌의 3월에 비해서 갑자기 무슨 휴가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아주 한가한 그런 4월이 거의 가고 있다.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의 전원 목가적인 박목월 시인의, 낮고 파아란 하늘과 수줍은 꽃들이 핀 파~란 청라 언덕과 이름 없는 항구 같은 것을 생각하곤 했지만 실제로 그런 아련~한 꿈같은 모습은 나에게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4월의 노래’를 회상하며 이제는 타계하신 가톨릭 음악가, 나의 중앙고 1년 담임 김대붕 선생님을 떠올리곤 했다. 그래서 그 김순애 교수 작곡의 4월의 노래가 그렇게 맴돌았을 것이다.
올해의 point는 가사 중에 나오는 ‘이름 없는 항구’.. 어찌 그렇게 그 구절이 나를 헤매게 하는가? 암만 생각해도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아마도,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그런 마음이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은 아닐까?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분명히 계획 없이 훌쩍 떠난 나그네의 넋두리였을 것이다. 나도 그런 ‘부러운’ 나그네가 되고 싶다면.. 그렇다. 이제 그런 나이도 아니고, 그런 처지도 아니다. 꿈을 깨고 잠을 깨자.. 다시 ‘나를 필요로 하는 항구’로 배를 저어가자. 그렇게 생각하며 4월을 보낸다.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 4월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