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 봉헌 갱신 更新..
더위를 먹은 머리가 갑자기 쏟아진 소낙비로 조금 식어간 후에 문득 7월 13일이 코 앞에 다가온 것을 느낀다. 레지오 주회합 때마다 회의록을 읽는 서기 書記(2012년부터)인 관계로 레지오의 공식활동의 목록을 앵무새처럼 읽는 것, 듣는 이에게는 크게 새로운 것이 없을지라도 나 자신은 은근히 세뇌 洗腦 가 되는 효과가 있다. 7월 13일.. 아하.. 올해 여름 중에 봉헌되는(정확히 8월 15일 Marian Assumption Day, 고국의 광복절) ‘봉헌을 위한 33일간의 준비‘, 간단한 말로 ’33일 봉헌’ 준비 기간이 시작되는 날이 바로 7월 13일이었다.
몇 달 동안 이 공식예고를 듣고 보며 잠깐씩 생각하곤 했다. 내가 전에 이것을 언제 했지.. 근래에 체험한 행사와 경험들이 하도 많아서 ‘레지오 수첩’을 안 펴보고는 확실히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이것에 대한 자세한 기억이 조금 희미해진 것을 느끼고, 너무 오래 잊고 살았구나 하는 자괴감 自愧感 도 들었다. 우선 성모님께.. 다음은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 Saint Louis of Montfort 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분명히 나는 몇 년 전에 봉헌을 했지만, 그 다음에 다시 갱신 renew 을 한 것이 100%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실망이다.. 이런 것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지면 어찌할 것인가?
Personal blog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 stupid한 것도 많지만 나중에 유익한 개인역사를 남기는 것은 이럴 때 도움이 되고, 이곳을 찾아보니 역시 2012년 7월 11일 자 blog이 그것이다. 그러니까 2012년 8월 15일 즈음에 나는 ‘첫 33일 봉헌’을 한 것이다. 이 blog에 봉헌 준비 당시 나의 심정이 잘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33일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그것은 어디 있는 것일까? 그것도 찾았다. 나의 OneNote1 Journal에 33일의 일기가 거의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첫 번째 봉헌, 나는 그만큼 심각하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노력을 하고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러면 나는 과연 그 후에 갱신 renew를 한 것일까? 머릿속의 잡티를 청소하고 기억을 해 보니 2013년 부활시기에 갱신 시도를 했지만 도중 하차.. 다음 해 2014년 부활시기에 연숙과 같이 갱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정도로 갱신은 첫 봉헌과 비교해서 깊이나 느낌의 정도가 다른 것일까? 그렇다면 갱신할 당시 나의 33일 준비는 첫 번에 비해서 훨씬 허술했던 것은 아닐까? 그때의 묵상기록도 OneNote Journal에 남아있지만 첫 번에 비해서 그렇게 허술한 것은 아니었다. 갱신 때는 첫 봉헌에 비해서 오히려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히 묵상기록을 남겨 놓았다.
2016년 연중시기 중의 제일 ‘한가한’ 시기인 8월 봉헌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번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마디로 나의 성모신심 Marian devotion 의 나사가 조금 씩 풀어지기 시작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행여라도 풀어지지 않기 위한 안간힘일지도 모른다. 지난 두 번의 봉헌에 빠졌거나 못했던 것을 이번에 더 노력을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이번에 더 할 것이 있다면 성 루도비코 마리아와 그의 불후의 명저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더 자세히 읽어 보는 것도 포함이 되어 있다. 8월 16일로 예정이 되어있는 봉헌, 갱신식에 과연 내가 서있을 것인가..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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