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기 X
¶ 결국은 올 것이 왔다. 예상했던 공식적인 발표, 아틀란타 대교구의 모든 공식적, 공적, 사목적인 미사, 성사 활동이 일단 3주간 중단된 것이다. 다른 때도 아니고 일년 중 제일 중요한 사순절, 부활절을 기다리며 보내는 시기에 이것이 중단됨은 역시 (Inter) national emergency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하루 하루가 조금씩 늦게 흐르는 기분은 왜 그럴까? 쉽게 말해서 요새 내가 보고 듣는 경험들이 전혀 일상적인,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흡사 기상변화에 따른 비상사태, 그러니까 worst snow days 같은 사태를 겪을 때의 심정이다. 걱정, 불안은 물론이고 심지어 조마조마한 suspense, thrill,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조용했던 머리 속을 맴돈다. 무섭고 흥미로운 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도 없지 않다.
우리가 이 ‘사태’를 잘 대처하고 있는지가 우리의 큰 관심사인데, 정말 이것은 자신이 없다. 지나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너무나 조심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은 아닐까 그런 것이다. 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음은 자신이 없지 않다.
¶ Pray an Act of Spiritual Communion
My Jesus, I believe that You are present in the Most Holy Sacrament. I love You above all things, and I desire to receive You
Into my soul. Since I cannot at this moment receive You sacramentally, come at least spiritually into my heart. I embrace You as if You were already there and unite myself wholly to You. Never permit me to be separated from You. Amen.
Let nothing disturb you,
Let nothing frighten you,
All things are passing away:
God never changes.
Patience obtains all things
Whoever has God lacks nothing;
God alone suffices.
St. Teresa of Ávila
I know that it too shall pass—and in its wake shall rise the vastness of God’s love, mercy, and recovery. – Tod Worner
본격적으로 시작된 ‘온라인 미사’, 이것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실행할 것인가? 현재 우리의 영적생활에서 미사의 의미는 중차대한 것이어서 조금 생각을 한다. 주일의 미사는 ‘생방송’이니까 성당에 가는 것처럼 준비를 하고 참례하면 되는데, 평일 미사는 recording 된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라 우리가 하고 싶은 시간에 하면 된다. 평소의 평일미사 시간이 아침 9시이기에 가급적 그 시간에 고정적으로 하면 좋을 듯하다.
제일 큰 관심사는 역시 가톨릭 미사의 절정인 ‘성체성사, 영성체’인데 spiritual communion이라는 traditional 한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평화방송의 매일미사에서는 이미 ‘신령성체’ 라는 기도문을 보여 주고 있다. 물질적인 예수님의 몸 대신 마음으로 받아 모시는 것이다.
¶ 머릿속에 완전히 ‘코로나바이러스’로 가득 찬 하루였다. 왜 안 그렇겠는가? 불안, 공포는 물론이고 나의 신앙을 시험하는 불행한 기회임을 느끼게 되는 등, 각종 혼잡한 생각이 나의 머리를 때린다.
특히 미사가 완전히 정지되는 것, 그에 따라서 레지오 주회합 ‘출근’이 없어진 첫날은 조금 감상적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2010년 10월 처음 ‘출근’하기 시작한 것, 이제까지 ‘신 神 들린 듯이’ 앞만 보고 달린 것, 나는 성바오로의 말씀으로 위로를 받는다. 그래 경우야, 성모님, 열심히 뛰었습니다. 앞으로는요? 결과적으로 큰 변화가 없기를 기도합니다.
이런 특별한 날, 레지오 주회합과 그에 따른 활동[봉성체, 양로원]이 없어진 첫날 밤, 무슨 휴가라도 온 기분으로 밤 늦게까지 앉아서 online delight를 만끽하는 나, 나로서는 거의 taboo였던 10시 지난 밤 늦은 때의 2개의 doughnut과 stick coffee.. 와~~, 정말 이것은 희귀한 즐거움이다. 이런 때도 가끔은 있어야지.. 그래..
¶ 정말 오랜만에 the TV를 본다. 테레비, 테레비.. good ole (analog) TV: ABC, NBC, CBS 바로 그것이 진짜 나에게는 미국의 믿을만한 fake news가 없는 테레비 뉴스였다. 그것만 보면 나에게 필요한 세상의 뉴스는 거의 다 보는 것이다. 믿을 만 했던, 아니 그것은 거의 다 정성을 다한 진실된 뉴스란 것을 의심치 않던 그런 시절들이었다.
세상이 그 동안, 최소한 5~10년 정도의 긴 세월, 얼마나 변했나? 오랜만에 시끄럽게 느껴지던 광고들을 다시 보니 조금은 반가움도 느낀다. 살아있는 사람들.. 시끄러운 사람들, 피곤한 사람들이 이곳에 모두 보인다. 그래 이것이 세상이었지, 잊고 참 오래 살았다.
우리의 일상 생활 일과 daily routine이 ‘공식적’으로 바뀐 이후, 현실을 실감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며 지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별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사실 큰 변화로 느껴진다. 혹시 이것을 계기로 내가 찾았고, 매달리는 믿음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하기도 한다. 나의 성격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옛날처럼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는 않을 자신이 있다.
앞으로 이 시련의 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집에 머무는 것, 나에게는 사실 통상적인 것이라, 웃기지만 특별하게 변하는 것은 없다. 매일 평일 미사, 레지오 활동하는 것, gym에서 운동하는 것, 그것을 대신하는 더 유익, 중요한 것을 더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짧지 않은 동네 산책길을 걷는 것, 또한 몇 가지 완독하려던 책들이 있으니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그리고 그 동안 한눈 팔던 것들, garage, hardware tools, yard work, sparky-fun (electronics) 같은 것을 하면 더욱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