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멈춘 새벽, 비교적 포근한 날씨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오늘 중에 이 ‘허리케인 성’ 폭우는 모두 지나갈 듯한데, 다행히도 지붕에서 비가 새지를 않았다. 이것이 왜 그렇게 나의 신경을 건드리는지…
도라빌 순교자성당, 주일 8시반 미사에 가려고 이제는 깜깜해진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조금 습관이 되었나 보다. 나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연숙에게는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역시 이것이 그녀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인가,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어코 하는 것… 어떨 때는 참 얄밉기도 하지만 어찔할 수가 있겠는가?
주일 ‘진짜’ 미사, 큰 예외, 놀람 없는 것으로 그것으로 만족한다. 미사 후, 거의 예외 없이 성당 옆 하얀풍차 coffee & bakery에서의 social, 이것도 정말 ‘꾸준한 사람’, 조시몬 형제와 각종 화제로 일요일 아침을 마감하였다. 언제까지 이런 편안한 자리가 계속되려나 하지만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 이 형제님, 내년 초면 모든 ‘가장의 의무’를 마치고 귀국할 것이기 때문이다. 섭섭하지만 이렇게 미리 알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이 형제를 통해서 나의 final frontier의 하나인 조국 대한민국의 흐름, 맥을 잡으려고 노력을 한다. 매우 공정한 정치, 시대관을 지닌 이 형제님의 의견은 믿을 만하게 느껴진다.
내일은 조금 신경이 쓰이던 일, 심장전문의 cardiologist 를 만나는 날이다. 비록 검사결과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전에 간단히 보고를 받았지만, 솔직이 말해서 아직도 겁이 난다. 그 primary care 순병원의 진짜 의사도 아닌 여자 NP Nurse Practitioner 의 겁주는 말들 때문인가… 하지만 절대로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과학적으로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생각하자!
며칠 전부터 catholic website에서 갑자기 보이던 이름, Carol Acutis.. 이 ‘아이’는 누구인가? 나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었고 그 이름은 15세 이태리 소년의 것이었다. 오늘 거의 우연히 자세하게 그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1991년에 태어났고 2006년에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소년, 그가 ‘복자, blessed’ 품을 받은 것이다. 암만 생각해도 이해는 안 갔지만 자세히 알고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신세대의 성인’ 의 model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Computer같은 digital technology를 신앙적 바탕에 의해서, 하느님을 위해서 사용할 줄 알았던 어린 소년이었다. 성체신심에 심취하고, 주위의 불쌍한 사람들을 사랑하였고, 결국은 그에 의해서 기적이 발생을 하고… 15세 소년이 어떻게… 나의 15세를 기억하면 말도 안 된다. 나의 중3때가 아닌가? 그 나이에, 궁극적으로 성인품이 오른다는 사실 그것만도 기적중의 기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