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Day of October, 2021
“이천 이십 일년 시월 일”일이 되었다. 색다른 날인가, 아니다. 소싯적에는 ‘국군의 날’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하루일 뿐인가? 아니고 싶다. 특별한, 보람 있는 날로 만들고 싶다. 어떻게? 잘 모른다. 일단 맡긴다, 자생적, 유기적으로 굴러가는 듯하지만 은근히 ‘안 보이지만 느낄 수도 있는’ 성령의 도우심을 기대하며…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이 요안나 자매님에게 선종하는 은혜를 주시어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영원한 천상 행복을 생각하고 주님을 그리며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멘
이제는 아주 멀게 느껴지는 ‘레지오 수첩’, 그곳에 나와 있는 이 기도문, 언제까지 이 기도를 바칠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조시몬 형제 어머님의 선종순간까지라는 사실 하나 뿐이다. 96세로 천수를 준비하시는 분, 최근에 잠깐 사귄 형제님의 어머님인데 왜 이렇게까지… 우리가 그 형제로부터 받는 ‘의외적인 은혜’를 잊고 싶지 않고, 한편으로 홀로 외롭게 선종하신 나의 사랑하는 어머님을 다시 생각하며 사죄의 고통을 계속 느끼고 싶기도 한… 복잡한 심정으로 바치는 선종기도가 되고 있다.
‘성자처럼 즐겨라!’ 필사/독서, 현재 4장을 거의 다 끝내고 있다. 그러니까 217쪽이니까… 거의 절반 정도인가? James Martin 신부의 글은 거의 대화식이고 무겁지 않은 것, 게다가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움인 것이 많다. 그래서 속도도 다른 글에 비하면 아주 빠른 편이다.
이 책, ‘유머, 웃음, 기쁨’… 솔직히 진부한 화제라고 미리부터 discount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역시 또 나에게는 후회와 심지어 괴로운 경험들을 들추어내는 것인가. 또 다른 ‘내 탓이요..’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나는 기본적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결국은’웃고 싶지 않는’ 사람으로 딱지가 붙었음을 안다. 내가 나를 왜 바꾸지 못하는 것인가?
총각 시절, 특히 20대 초, 특히 대학시절 나는 그런대로 많이 웃었던 기억들이 많이 남는다. 비록 가끔 우울한 때도 있었고 웃음을 잊고 살 때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사실 잠깐 잠깐 찾아오는 불청객 정도로 느끼고 살았다. 하지만 역시 가정이 생기면서 나는 스트레스를 필요 이상으로 느끼며 살았기에 웃음을 많이 잃었으니, 유머 같은 것은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던 것, 나에게는 다른 ‘원죄의 짐’을 지고 가는 남다른 고민까지 있어서 이런 것들을 나는 정당화하며 살았다. 한편으로는 항상 심각한 모습이 나에게는 더 열심히 사는 자세라고 생각했지.
나중에 아이들이 보는 나의 모습과 평가는 한마디로 놀라움과 노여움, 슬픔까지 느끼는 처참한 것들이었다. 어쩔 것인가? 유머가 먼저인가 아니면 그런 것을 찾을 수 있는 여유가 먼저인가? 정말 죽을 때까지 그 해답을 나는 못 찾을 것만 같다.
1999 Plymouth Voyager mini-van 의 운명이 조금씩 윤곽이 잡혀간다. 오늘 나가서 다시 살펴보았다. Towing이 가능한지, 아니면… 최소한 car key가 있으면 P(parking)에서 N(Neutral)로 gear를 바꿀 수 있음을 알았다. Engine start의 상태와 상관이 없는 것, 그러니까 battery jumping도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이제는 donation할 곳과 car title만 찾으면 된다. 10월 15일까지 auto insurance renewal을 해야 되니까, 가급적 그 전에 처리가 되면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20년 지기 知己, 효자’와의 이별을 심리적으로 준비하면 되는가? 아~ 1999년 늦여름, 이차를 사러 Cobb Parkway를 어슬렁거리던 추억이…
고추 김밥: 가끔 먹는 점심 김밥, 한번 내가 일주일에 2번씩 점심 김밥을 먹자고 제안한 것을 기억한 덕분에, 새로니까지 합세해서 감사하게 먹는다. 오늘 것은 고추가 가미된 것, 이것은 식욕과 거의 상관 없이 우리 집 텃밭의 풍년 고추가 즉석에서 소비가 되는 희한한 매력이 있구나…
완전히 잊고 사는 것들, 두 가지가 가끔 아니 자주 나를 조금은 슬프게 한다. 나의 사랑하는, 40년 역사의 야마하 통기타가 나의 곁을 떠나 living room으로 ‘쫓겨난’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으로 만져본 지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 uC [microcontrollers] stuffs들, 그것들은 숫제 위층 현재는 거의 비어있다 싶은 lab room [어울리지 않는 이름] 으로 불쌍하게도 방치되어 있으니… 이 두 가지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왼손가락 끝의 굳은 살은 자꾸만 엷어지고… 기타 코드조차 많이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이제는 계절상으로 보아도 멋진 추억의 folk song들이 통기타와 잘 어울리는데 어찌할 것인가? 문제는 현재 나의 desk주변을 정리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완전히 어지럽고 혼란스럽게 보이는 나의 주위를 서서히 청소를 해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고, 언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