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dolph & Christmas girl

얼마 전에 작은 딸, 나라니가 email로 사진을 보내왔다. 제목은 Roo-dolph the Black-nosed Kitten 이었다. 사연은 간단히:

 

We’re ready for Christmas!!!!!

Sometimes I wonder why she loves me. hahahaha

 

이 정도면 나라니가 얼마나 ‘싱거운’ 가를 알 수 있었고, 한참을 웃었다. 이것이 바로 싱거운 것이 아니던가? 원래는 나라니의 언니인 새로니가 싱거운 말과 짓을 잘해서 어릴 때부터 ‘싱순이‘ 라고 놀렸는데, 요새는 작은 애가 이렇게 더 웃긴다.

 

나라니는 어릴 때부터 Christmas girl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크리스마스 씨즌을 일년 내내 기다리고 좋아했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은 수그러진 줄 알았는데, 이 사진을 보니 아닌가 보다. 벌써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려고 하니까. 여기의 고양이의 원래 이름이 Roo(루)라서 루돌프 사슴을 생각해서 Roo-dolph라고 한 것이다. 어찌나 그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의지하고, 사랑하는 것이 이런 pet들인데, 사람보다 더 믿고 의지하는 것 같아서 어떨 때는 조금 우려도 될 정도다. 우리도 현재 개와 고양이 둘 다 데리고 사는데 일단 정이 들면 사람과 다를 바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어떨 때는 못되고 믿을 수 없는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어서 나 자신도 놀라곤 한다. 이것이 고독할 수도 있는 이 시대에 같이 사는 애완용 동물의 역할인지도 모른다.

 

Vonnie's Roo-dolph 2, 2011
Vonnie's Roo-dolph 2, 2011
Vonnie's Roo-dolph, 2011
Vonnie's Roo-dolph,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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