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2011년.. 결국은 왔다. 결국은.. 이제부터는 내일을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살려고 하지만, 조금 더 확대를 해서 내년을 못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 2011년이 나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살았어야 했다. 하지만 은근히 2012년을 의식도 하며 살았다.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은근히 의식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 이것은 찢어지는듯한 외로움이다. 그렇게 외롭게 느껴진다. 곁에 연숙과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도 소용이 없다. 나에게 엄마와 누나가 옆에 없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나는 정말 광활한 이 우주공간에 외톨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왜 이렇게 나는 더 성숙하지 못할까? 엄마는 이미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러니 내가 죽기 전에는 다시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보고 싶다. 나를 진정으로 위로해 줄 만한 사람은 엄마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나는.. 있어도 볼 수가 없다. 어찌해야 할까? 억지로라도, 모든 것 다 잊고, 다 포기하고 고향에 간다 해도 나의 꿈의 고향이 이미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나는 정말 슬프기만 하다. 내가 상상하는 고향과 친구들은 사실 내가 쓴 소설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아마 그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말 외롭다. 나는 혼자다. 나를 아는 사람은 이제 세월의 횡포로, 거리의 횡포로 다 피안의 세계로, 나의 상상의 세계로 다 사라진 것이다. 이런 꿈에서 깨어나기 전에는 이런 고통이 계속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다. 아무도 이런 것에는 나에게 도움이 될 수가 없다. 그것을 나는 안다. 내가 매듭을 풀어야 한다. 나 혼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로움, 과연 언제부터 내가 씨를 뿌렸을 까. 내가 무엇을 크게 잘 못하며 살았을까? 그렇게 내가 잘못 했을까..
모든 것이 다 나로부터 사라졌다. 나는 친구가 이제 단 한 명도 없다. 친척도 다 사라졌다. 가까운 누나도 나를 모른다. 아니 그곳에 갈 수도 없다. 아니 간다 해도 그곳이 이미 내가 그리는 고향이 아닐 수도 있다. 아~~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