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2년 5월 두 번째 일요일, 그러니까 어머니 날이었다. 먼 옛날, 고국에서는 5월 8일이 어머니 날이었는데, 나중에 그날이 어버이 날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이름을 바꾼 것, 별로 생각 없이 받아들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어머니 날과 아버지 날은 엄연히 성격이 다름을 뒤 늦게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은 아버지 날이 따로 있는 이곳이 ‘선견지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버이 날로 묶어놓은 것.. 사실 부모 두 분의 독특하게 다른 역할을 완전히 혼동시킨 것이다.
나에게 이 날은 ‘가까운 엄마’들은 모두 생각을 해야 한다. 나를 낳아준 하늘같은 나의 어머니, 사랑하는 반려자를 낳아주신 장모 어머님, 우리 자식들을 낳아준 아내인 연숙.. 모두가 어머님들이지만 연숙 말고는 모두 하늘나라로 먼저 가셨다.
두 분의 어머님들은 영적인 선물을 드릴 수 밖에 없지만, 연숙에게는 그런대로 무언가 ‘일년 동안 집안의 엄마’로 수고한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미숙한 나는 사실 신경이 쓰인다. 전에는 ‘애’들이 극성으로 도맡아서 다 준비를 해 주었지만, 그런 시절도 다 지나간 것 같아서 조금은 섭섭하기도 하다.
올해는 그래도 하느님이 도우셔서 내가 Publix에서 ‘억지로’ 꽃도 사고, chocolate도 사오는 용기도 생겼다. 하고 보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님을 알아서 앞으로도 큰 문제가 없겠다고 자신까지 생겼다. Holy Family 성당의 주일 미사에서 신부님의 특별 강복도 받았고, 저녁때는 근처에 있는 Thai restaurant인 Lemon Grass에서 새로니와 같이 맛있는 저녁식사도 해서 모두 만족할만한 Mother’s Day를 보낸 셈이 되었는데, 옆에서 보니 연숙은 아무 만족한 모습이었다.
작은 딸 나라니는 여행 중이라서 참석을 못했지만 special delivery로 맛있게 보이는 ‘먹는 선물’을 보내 주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어머니’의 독특한 위치를 다시 한번 느끼고, 나를 낳아주신 어머님이 지금 나의 옆에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들떴던 마음이 점점 가라 앉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