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 정말 굉장하다. 스고이! 아틀란타 지역에 장마? 1989년 이곳으로 온지 아마도 이런 ‘해괴한’ 날씨는 처음인가. 간단히 말하면 그 옛날 20세기, 50~60 년대에 고국 대한민국에서 여름이면 ‘당연히’ 겪었던 바로 그런 ‘장마’ 인 것이다. 이것의 느낌을 나는 오랫동안 ‘완전히’ 잊고 살았다. 그것을 나는 요새 이곳 아틀란타 지역에서 고스란히 맛보고 있는 중이다.
기상 위성의 사진을 보니 바로 이것이 ‘몬순, 장마’ type의 모습인데, 극동지역에서는 태평양의 뜨거운 구름이 올라가는 것이고, 이곳은 멕시코 만의 뜨거운 바다 바람이 올라오는 것, 그것이 다른 것이고 나머지는 꼭 같다. 하지만, 한반도 지역의 장마는 사실 매년 겪는 ‘정상적’인 것이라면 이곳의 것은 아주 드문 예외에 속한다.
7월 2일부터 시작된 이 아틀란타 장마는 이곳의 최대 ‘역사적’ 휴일인 Independence Day 를 완전히 축축히 젖게 만들었는데, 그래도 매년 열리는 이제는 연륜이 깊어가는 Peachtree 10K(6+ miles) Road Race는 다행히 폭우가 멈추고 가랑비가 내리는 덕에 진행이 되긴 했다. 새로니와 나라니도 참가를 했다고 했는데, 6만 명이 ‘실제로 뛰는’ 대규모였지만 날씨 탓에 구경꾼의 숫자는 별로 없었다고. 그것 뿐만이 아니고 제일 큰 attraction인 firework도 대부분 cancel이 되었고, 각 동네에서 자체적으로 하던 ‘꼬마들의 행진’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wet July 4th Peachtree 10K, 2013
왜 이것이 ‘장마’같이 느껴지냐 하면, 이곳에서 이렇게 1주일이 넘게 ‘계속’ 흐리고 비가 내리는 것은 아주 희귀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열흘 넘게 해 구경을 못할 것 같은 예보여서 벌써부터 집안의 곳곳에서 ‘냄새’가 풍기는 기분이 든다. 이것도 바로 그 옛날 서울에서 겪던 장마 때의 그 냄새일 것이다. 예상치 않은 이변적인 날씨에 손해를 보는 곳도 많을 듯 한데, 특히 roofer들이 제일 큰 타격이 아닐까? 이런 때 지붕을 새로 갈거나 고치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며칠 전 이 장마가 시작되던 날도 우리 동네에서 지붕을 고치는 것을 보았는데, 그 바로 후부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으니, 그들은 아마도 그날 완전히 ‘공을 쳤을’ 것이다.
올해는 이번의 이 장마 전에도 사실 비가 많이 내렸고, 기온도 90도 (섭씨 31도)를 넘은 날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예전에는 ‘정상’에 속했는데, 그 동안 (지난 20여 년) ‘지구 온난화’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어갔는데, 올해의 기후는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그 무서운 hurricane도 없고 twister, tornado도 생각보다 잠잠하고.. Mother Nature가 갑자기 왜 이렇게 온순해 졌을까? 의문은 많지만 나는 ‘무조건’ 감사, 감사를 하며 이런 날씨를 즐긴다. 왜 안 그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