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Fort Yargo
일요일 하루가 다 지나가는 지금, 아~ 뻑쩍지근~ 피곤은 하지만 머리는 반대로 맑고 조금은 들떠있는 느낌.. 어떻게? 간단하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 그것도 같은 가톨릭을 믿는, 그 중에서도 나이가 거의 엇비슷한 동년배들 과 일상의 주변 환경에서 멀리 떠나 시원하고 멋진 호숫가에서 신나게 떠들며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틀란타 메트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Fort Yargo State Park, 이곳은 Pandemic 직전 2019년에 4월과 10월 두 번이나 갔던 곳, 그때와 같은 shelter로 다시 갔던 것도 그렇고 알맞게 포근하고 맑은 날씨에 써늘한 호수의 정경들.. 우리 같은 동년배 Senior들에게는 거의 치명적이었던 Pandemic을 모두들 견뎌내고, 4년 만에 거의 같은 교우 회원들과 같은 야외에서 어울린 것, 이제는 이들과도 정이 들었는지 하나도 어색함이 없고 농담도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 한마디로 기쁘고 감사할 일 아닌가?
우리의 성당 장년 그룹의 단체, 등대회의 모임으로 60~7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17년 가을에 묘한 인연으로 알게 된 곳, 출신성분이 각각이지만 아틀란타 순교자 성당 소속 장년층 그룹이라는 한가지 공통점은 의외로 끈끈하게 이끄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큰 재미라고는 별로 없지만 꾸준히 세월을 견디어 내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더 멋진 그룹’이 될 여건을 가진 것에 비하면 현실은 거의 반대인 듯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동년배를 만나면 왜 그렇게 여건에 상관없이 마음이 편한 것일까? 정치적 성향, 출신 성분, 성격의 다양함, 살아온 인생의 색깔들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것이 더 많지만 제일 중요한 ‘세계관을 좌우하는 신앙’이 이 모든 다양함을 평준화하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또한 같은 역사적 시대를 살아왔다는 사실 하나로 수많은 거리감을 좁혀 주기도 한다.
이런 사실로 사실 이런 단체는 성당 사목적이 차원에서 ‘공식적인 지원’을 받을 만한 위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거의 정반대로 흐르는 듯해서 나는 근래에 ‘맥아더의 고별사, old soldier never…’를 되뇌며 살게 되었다.
Ozzie‘s Coming for 3 weeks!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새로니 집에 들러서 Ozzie를 데리고 왔다. 이번에는 Izzie로 인한 걱정, 근심과 더불어 Ozzie까지 3주 동안이나 봐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하지만 일단 이렇게 데리고 와서 편히 쉬게 되니 그런 것들은 슬그머니 다 사라진다. 쓸데없이 미리 겁을 먹은 것인지도.. Izzie와 Ozzie가 사이가 좋지도 않는 것, Izzie의 건강문제 등등이 모두 신경을 쓰게 할 것이지만, 그래… 이런 것들 다 큰 문제 없이 지나가리라~~
오늘 아침 미사엘 가니 즐거운 놀람이라고나 할까… 매주마다 우리 바로 뒷자리에 홀로 앉는 마리안나 자매님이 우리 두 자리를 ‘예약’을 해 놓은 것, 우리 자리에 성가집과 주보를 미리 놓았던 것이다. 지난 주에 우리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았던 것을 보고 그 자매님이 신경을 써 준 것이다. 이런 작은 일이 얼마나 고맙게 느껴지는지… 이래서 삶은 그렇게 각박한 것만은 아니구나~~ 고마워요, 마리안나 자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