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Echinopsis! 우연히 뒤뜰을 훔쳐보니… 그 동안 못 보던 것이 눈에 뜨인다. 아~ ‘네가 또 찾아 왔구나!’, 또 일년이 지나갔다는 뜻, 전에 바울라 자매님이 이사를 하면서 우리 집에 온 이것, 선인장의 꽃, 올해도 작년에 이어서 평소보다 일찍 핀 것이 새롭기만 하다. 자세히 가까이서 보니, 이 선인장 꽃 몽우리가 4~5개나 올라오고 있고…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 조금 일찍 핀 것인가, 작년의 기록을 찾아보면… 작년에도 6월 2일에 피어나기 시작했고, 8월 초에 일찍 동면으로 들어갔구나. 2020년에는 7월 말에 처음 피기 시작했던 이것, 그 전에는 거의 못 보았던 여름의 상징이었다. 이제 이 모습으로 ‘감각적’ 여름이 시작된다는 신호탄인가…
Near Perfect! 지나간 가을이 되돌아 오거나 앞으로 다가올 ‘먼 가을’이 이미 온 것 같은 멋진 날씨가 며칠 째 계속된다. 이런 모습은 예전에 경험했던 Memorial Day weekend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 새벽에는 아예 싸늘하기까지 했다. 각종 세계적, 아니 미국 내에도, 기후관련 재해 소식들이 머리 속에 남아있기에 ‘날씨의 은총’은 강조하고 자랑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일 것이다. 분명히 ‘멕시코 만’에 도사리고 있는 습한 열대성 공기가 이곳을 덮는 그런 시기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미 5월 초에 경험을 했던 것들이라서 이제는 하나도 이상할 것은 없다. 이렇게 세월은 흐르고 흐르는 것이니까…
오늘도 ‘방을 옮기는 작업’이 계속된다. 거의 7년 간 나의 office/study 역할을 했던 예전의 family room, 100% deep cleaning 작업은 7년이 지난 이 나이에 조금 더 힘들어진 것 같다. 하지만 이 정도의 pace면 문제 없다, 앞으로 최소한 5년 이상은. 머리를 쓰지 않고 근육만 쓰는 일은 사실 그렇게 괴롭지 않다. 문제는 ‘정리, 분류, 최종 처리’하는 바로 그 머리를 쓰는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미루던 작업이어서 더 미룰 수는 없고… 이곳이 바로 오랜 세월 우리 집의 family room구실을 톡톡히 했던 곳이어서 더 감상적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전통적 가옥의 특징, ‘작은 부엌’ 덕분에 우리는 바로 옆의 이 커다란 방에 모여서 저녁 시간을 보내곤 했기에 가족의 추억은 사실 거의 모두 이곳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내가 이곳을 office로 쓰기 시작한 결정은 그렇게 결과적으로 환영을 못 받은 셈인데, 늦게 나마 이렇게 다시 new family room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조금은 위안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이방에 ‘매일’ 모일 가족이 하나도 없다는 웃기는 사실…
거의 하루 종일 family room 정리에 신경과 시간을 쓴 날이어서 그런지. 비록 평소에 하던 ‘잡스러운 짓거리’들이 머리 속에서 깨끗이 사라지긴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원하고 개운하게도 느껴지니… 내가 그 동안 너무 ‘외골수’ 같은 모습으로 살았던 것은 아니었는지… 아~ 나는 왜 조금 더 다양하게, 쉽게, 덜 생각하며 살 수는 없는 것일까? 더 단순하게, 덜 열심으로, 가급적 웃고 즐기며,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 수는 없는가…. 농담까지는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아량과 여유는 왜 나에게 그렇게 부족한 것일까? 덜 심각하게 살 수는… 성모님, 어떻게 하며 좋겠습니까?
오늘의 작업으로 우선 fireplace가 제 모습을 오랜만에 선을 보였다. 이곳을 중심으로 가족들이 모였기에 이것이 그 동안 나의 office 로 쓰일 때 모습을 감추었었기에 오늘 이 모습으로 과거의 추억을 되찾게 된 것이다. 앞으로는 온 가족들이 가끔 holiday때마다 모일 때 이곳이 다시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을 희망하는데… 그런 세월이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는 하느님만이 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