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또 하나의 본당, 아틀란타 순교자 성당에서 지난 5월 24일 저녁에 연례 성모의 밤 행사 (May Rosary Procession and May Crowning) 가 있었고, 나도 ‘난생’ 처음으로 참석을 해 보았다. 대강 무엇인지 짐작은 했으나, 결과적으로 참 느낌이 좋았던, 기대보다 알찬 행사였다.
비록 본당의 전 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지만 성모님이 행사의 중심에 있어서 역시 성모 마리아를 ‘총사령관’으로 모시는 레지오 마리애가 주관을 했고, 올해는 연숙이 레지오 꾸리아의 간부인 부단장의 위치에 있어서 더더욱 적극적으로 참석을 한 셈이 되었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 나도 꾸리아의 정회원 (지단, 쁘레시디움의 회계)이 되어서 조금은 참가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성모님께 전구(intercession)기도를 바치는 묵주기도로 나는 사실 ‘상전벽해’ 같은 개인적인 변화를 느꼈고, 이제는 뒤로 한발자국도 물러설 수 있는 ‘사치’가 없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성모님의 존재와 의미를 믿게 된 것이다. 성모신심을 ‘거의 장난 삼아’ 놀리는 인간들을 보면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바보같이 느껴지고,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만, 그런 구차스러움 보다 한마디만 한다면, ‘Never Say Never’ 라는 것 뿐이다.
이런 행사들은 그렇게 ‘절차’가 복잡하지는 않지만 조그만 실수는 곧바로 ‘신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많기에 치밀하게 계획을 하는 것을 이번에 옆에서 보게 되었다. 성당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행사들, 모두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고 그것을 위해 수 많은 ‘봉사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땀을 흘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도 나에게는 신선한 놀라움이었고, 그들을 다시 보게도 되었다. 한마디로 하면, ‘말 많은 몇 사람들 보다 묵묵히 신앙심 하나로 거북이처럼 움직이는 일꾼 봉사자들’ 을 보게 된 것이고 나도 그렇게 묵묵히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성모님께 ‘바치는’ 수 많은 뜨거운 촛불과 장미꽃들의 행렬,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수 많이 모여있는 촛불 옆에서 더운 날씨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던 한복을 곱게 입고 봉사하던 자매님들, 어쩌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을까, 그것이 성모님을 연상시킨다면 지나친 비약이었을까. 사회를 경건하고도 활발하게 잘 이끌어 준 자매님과 Ave Maria를 ‘기가 막히게’ 잘 불러 준 자매님과 젊은 냄새가 풀풀나는 성가를 선사해준 청년 성가대원들, 끝까지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고 행사에 참여한 형제,자매님들, 모두 멋들어진 교향악단원 들이었다.
하지만, 굳이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신부님께서 조금 더 그 특유의 ‘학구적인 접근’으로 성모의 밤을 해석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분의 성모신심을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조금 아쉬운 감은 감출 수가 없다. 또한, 본당 사무실이 조그만 신경을 더 쓴다면 이럴 때 에어컨을 ‘빵빵’ 틀어주어서 수 많은 촛불과 사제복 속에서 땀을 흘리시는 신부님과, 성장을 한 한복의 자매님들을 편안하게 해 주었으면 아쉬움도 있었다.
아틀란타 성모신심의 결정체, 순교자 성당의 아름다운 ‘성모동산‘
Shubert’s Ave Maria – Andrea Boc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