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Davos..

Davos World Economic Forum, 2000…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Davos Forum이 바로 2000년이었다. Forum의역사가 그보다 훨씬 오래 되었지만 아마도 Internet과 digital technology의 도움으로 더 활발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2001년부터는 매년 흥미롭게 주시하는 1월 달의 큰 행사였다. 2000년에는 사실 우연히, San Diego, CA 에서 있었던 Microsoft Windows CE seminar/workshop에서 한 가지 course를 맡았던 한 instructor/author가 Davos에 wife와 같이 다녀왔다는 자랑에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 instructor 이름이 아마도 Douglas Boling이었지. 나의 기억력도 이정도면..

그가 왜 그곳에 갔느냐 하는 것이 조금 문제인데.. 왜냐하면 그곳에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참가해서 얼굴을 보이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실속보다는 무슨 큰 영화제 같은 인기성을 강조하는 듯 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사실 정치권의 거장들, 심지어는 현직 수상 급들까지 얼굴을 비치곤 해서 무슨 UN총회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일월 달은 나에게는 정신적으로 조금 바쁜 달이다. 가족생일이 두 번 이나 있고, 결혼기념일까지 있어서 더 그렇다. 어떨 때는 조금 부담을 받기도 하는 그런 달인데 이 Davos Forum은 적당히 그런 것들이 거의 잠잠해질 무렵에 열려서 아주 편하게 Internet으로 보곤 했다. 아침에 찐한 Coffee를 마시며 Internet으로 이것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 의욕의 피가 끓어오름을 느낀다. 내가 그곳에 가 있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활동적’인 ‘성취한 인간’들을 마음속 깊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주제가 그 당시에 가장 급박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서 더 흥미롭고, 가끔 적대적인 관계의 정치 인사들이 예행연습 없이 벌이는 ‘희극’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참담한 심정으로 본 것은 아마도 2002년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2001년의 9/11 Terror사건 때문이다. 그때 흔히들 Clash of Culture같은 ‘책임 없는’ 주장들을 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준 9/11의 심리적  충격은 심각했다. 나도 그중의 하나였지만 이 Forum을 통해 그것을 재삼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최근의 world financial meltdown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한 것이 다른 종류의  clash of culture인 모양인데, 이번에는 Islam vs West가 아니고 China vs West인 모양이다. 글쎄 잘 모르겠지만 이게 너무나 성급한 진단이 아닌가 모르겠다. 시간적으로 China factor가 너무나 짧아서.. 이것을 가지고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렇게 시간적으로 짧은 것은 사실 culture라는 말을 주기가 적합하지 않다. 그저 ‘현상’ 정도라면 몰라도..

 

결혼 30주년에..

오늘은 우리부부 결혼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연숙이나 나나 정말 쉽게 믿어지지를 않는다. 30년이란 기간은 조금 상상하기가 힘들었으니까. 누군들 그렇지 않으랴. 참 긴 여정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긴 여정이 될지도 짐작하기가 힘이 든다. 25주년은 필요이상으로 신경을 써서 준비도 하고 했는데 30주년은 50주년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금 덜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준비라고 해 봐야 어디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을 하거나 fancy한 restaurant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지만. 극성맞은 아이들도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서 극성이 조금 잠잠해 진 모양이다. 오늘은 잠정적으로 간단히 아주 편한 곳에서 점심을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편한 곳이 근처에 있는 Thai restaurant Lemon Grass..

어제는 올해 들어 처음 마리에타2구역 Dinner & Bible모임이 있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조금은 ‘홀 가분’한 기분으로 참가를 했는데, 이것도 요새 내가 조금씩 의식하고 있는 out of closet같은 감정일까. 의식적으로 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신경을 쓰려는 나의 노력이다.  내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을 피하려는 나의 노력은 사실 나를 더 상처를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덕분인지 1분이라도 그 시간을 보람 있게 ‘즐기려고’ 노력을 한다. 내가 그곳에 있음이 그곳에 모인 형제, 자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대로 사람들이 ‘북적 이는’ 도서관에 앉아서 무언가 써야겠다는 생각에 몇 자 적으려 한다. 월요일 오전이다. 활동적인 사람들은 무언가 커피냄새 진동하는 일터에서 어느 정도 긴장감과 성취감 그리고 기대감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리라. 그들이 부럽다. 나는 그런 것을 못 느끼니까.. 하지만 느껴보려고 내 나름대로 제일 값싼 방법을 찾은 게 이곳이다. 집과의 거리도 알맞고, traffic도 적당하고, 우선 $$가 차의 gas이외는 없고.. 기본조건을 만족한다. 내가 보고 싶은 책들은 많이 없는 곳이지만 우선 책이 있는 곳이고, 그런대로 쾌적한 환경을 주는 곳, 그것뿐이랴.. 많지는 않지만 근래에 출판된 한국에서 온 책들이 200여권이 넘게 있는 곳..현재 나의 ‘직장’이다.

이곳에는 눈에 뜨이게 흑인들이 많이 보인다. 그야말로 out of proportion할 정도라서 처음에는 정말 의아했는데 지금은 나의 눈도 많이 적응이 되었다. 그 많은 백인들은 모두 어디에 있나.. 하는 의아심..하지만 조금은 이해가 된다. 많은 흑인도서관 이용자들은 이곳을 거의 job seeking headquarter로 쓰는 모양이고, 그 만큼 그들이 out of proportion으로 out of job이란 뜻일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너의 추측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Freezing Atlanta…

 

거의 20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온 후에 겨울답지 않은 겨울을 보내면서 자주 ‘추운’겨울을 그리곤 했다. 그리곤 고국 부산의 겨울날씨를 이곳과 비교하기도 했다. 내가 부산에 살아 보지는 않았지만 듣기에 부산의 겨울은 눈이 일 년에 한번정도 내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겨울이 그랬다. ‘재수 좋으면’ 한번 정도 시원하게 내리곤 했으니까.

이번 주에 겪고 있는 이곳의 겨울은 부산이 아니라 서울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공식적인 기록은 아직 모르지만 아마도 계속해서 거의 일주일동안 계속되는 한파는 처음인 듯하다. 처음에는 밖에 주차가 된 차의 시동을 거는 게 귀찮은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 정도가 아니고 거의 괴로울 지경이다. 이곳의 따뜻한 날씨에 20년간 적응이 잘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닐까?

그동안 잊고 살았던 두꺼운 스웨터를 다시 찾게도 되었다. 그리고 아~~ 겨울이 이랬지.. 하는 아득한 오래전의 ‘진짜’겨울을 생각케도 되었다. 어제는 급기야 눈까지 합세를 하였다. 많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길을 하얗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절대로 녹지도 않는다. 학교가 쉬게 되어서 밖에 나와서 우리 어렸을 적에 많이 보던 진짜 아이들의 모습으로 변했다. 썰매를 타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크리스마스 전에 일어났다면 아주 멋있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사실은 기분이 포근해지고.. 아주 감상적이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