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lorious Autumn day

2011년 10월 8일, 아침에 바깥을 보니 한마디로 ‘기가 막히게 영광스러운‘ 가을 하늘이었다. 어렸을 적 많이 보았던 북악산 쪽의 드높은 ‘시퍼런’ 하늘이었다. 오늘은 그것에 덧붙여서 산들바람이 조금은 더 세게 분다. 아마도 이것이 ‘완전한 가을’ 날씨가 아닐까? 하지만 기후에 비해서 풍경은 아직도 푸른 색이 가을 색보다 훨씬 더 많은 ‘초가을’ 이다. 아마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색깔들이 변하게 될 단풍의 나날들로 변하게 될 것이다.

연숙의 묵향화 작품 1호, 2011
연숙의 묵향화 작품 1호, 2011

얼마 전부터 연숙이 ‘묵향’ 이라는 동양화의 일종을 배우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아틀란타 본당에서 배우는 모양인데, 내가 동양화란 것이 거의 문외한인 탓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화구(묵, 붓, 한지 같은)를 챙길 때도 성의 없이 대하곤 했다. 그 수려하고 잔잔한 그림을 보는 것은 몰라도 내가 그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래 전부터 붓글씨 같은 것을 해 보고 싶다고 하더니 선생님을 못 찾아서 애를 태우더니 이번에는 ‘아다리’ 가 맞아서 묵향 선생을 찾은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아주 심각해 졌는데, 이유는 얼마 후에 ‘전시회’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준비하느라고 심각해 진 것이다. 본인이 아직도 초보의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더니 드디어 얼마 전에 그림을 완성을 해서 표구까지 해서 집에 들고 왔는데.. 솔직히 나도 놀랐다. 한마디로 ‘괜찮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분의 말씀에 연숙은 옛날에 서양화를 그렸기 때문에 이것도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나는 그것이 일리가 있는지도 사실 확실치 않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에 그린 것과 비슷하게 다시 그리려 했는데, 그것이 정말 어려워서 포기 했다고.. 그러니까 이런 그림은 그릴 때의 마음가짐, 자세가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포인트는 이런 ‘보이는 그림’이라는 ‘결과’가 아니고, 그것을 그리는 그 자체가 그렇게 ‘즐겁다’ 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