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of dreams, trancending time & place, autobio in progress..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아틀란타 metro지역의 한인사회도 그 동안 참 많이 변했다. 물론 이런 말 자체가 참 진부한 표현일지는 모르지만 (세월이 지나면 변하는 것이 정상이니까), 문제는 별로 좋지 않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표현도 조금은 과장된 것일까? 어떤 사회가 좋지 않게 변한다는 것,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평균화’ 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니까.

여기서의 사람들이란 이곳 아틀란타 메트로 지역에 사는 한국인들(얼굴과 언어에 의한)을 말한다. 어느덧 이곳에 산 것이 내 나이의 거의 삼분의 일에 가까워 오니 주제넘은 소리지만 조금은 잡다하고 소란스러운 일상생활의 잡음을 초월한 높이에서 이곳을 생각하고 볼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지난 세월의 꿈이 담겨있는 이 blog에서 내가 사는 곳에 대한 부정적인 현재에 대해서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제 알게 된 충격적인 뉴스로 조금 생각을 바꾸었다. 그 뉴스는 이곳에서 sauna spa(한국식 찜질 방?)를 경영하고 있는어떤 다섯 명 한인가족의 집단 총기 살인과 범인의 자살에 관한 것이었다. 너무나 끔찍한 것이라서 national news (msnbc)로까지 알려지고 이곳에선 떠들썩하다. 이곳도 위성채널에 이 지역전용 한국방송이 매일 나올 정도가 되어서, (우리만 빼고) 거의 대부분이 그것을 보고 알았을 듯하다.

요즈음에는 미국에선 이런 종류의 뉴스(집단 총격사건)에 많이 익숙해져 있지만, 문제는 별로 ‘총기 문화(gun culture)에 생소한’ 한인사회에 까지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데 있다. 게다가 사망한 가족 중에는 우리 (정확하게는 연숙)에게 잘 알려진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고 심지어는 겁까지 나기도 했다. 어제는 사실 2012년 사순절(Lent)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어서 조금 더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고 다가오는 40일(사순)을 준비하는 날인데 이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의 내막은 대강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서 ‘시한폭탄(time bomb)’ 터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올 것이 결국은 온 것이었다. 전혀 희망이 없는, 이미 전에 총기 집단 살인, 자살기도 경력을 소유한 인생패배자, 인간이기를 이미 오래 전에 거부한 패륜아인 그런 시한폭탄과 같이 살아야만 했던 가족들의 고통은 짐작이 가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살 방도는 없었을까?

살인,자살극(murder-suicide)’의 주범인 남자동생은, 이번에 우발, 충동적인 요소도 다분히 있었지만, 유서까지 남길 정도로 계획을 한 ‘전과자’로 이것은 누가 보아도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절대로,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비겁한’ 살인범죄행위였다. 우리가 믿는 천주교의 교리에 의하면 그의 영혼은 연옥의 근처도 못 가고 지옥으로 직행하는 케이스인 것이다. 영혼조차 회개의 가능성이 제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역시 먼 곳과 높은 곳에서 삶과 죽음, 그것들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루하면서도 바쁘고 피곤하고 정신 없이, 로보트처럼 살아가는 대부분의 ‘생활인’들, 예전에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가끔 느끼는 작은 기쁨은 있었을지 몰라도, 인생이란 것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모르며 살았다. 한 마디로 인생의 보편적, 절대적인 나침반(羅針盤)에 의지하지 않고 나만의 생각으로 산 것이다. 그런 ‘생활인’들이 대거로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이곳도 많이 달라졌다. 좋게 말하면 한인사회의 평준화가 되어가고 있다고나 할까.. 아니면 ‘하향 평준화’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사실 ‘상상도 못할 life style‘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안다. 이번에 일어난 위의 끔찍한 사건도 그런 논리의 연장으로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기회와 부(富)를 찾아서 온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숫자가 많다 보니 극히 예외적인 인간군상도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래서 1996년 전의 시대가 지금은 그립다. 그때, 아틀란타 올림픽 전의 ‘촌스럽지만’ 평화로웠던 시대 말이다. 최근의 지독한 불경기로 한인사회도 팽창의 추세가 주춤하고 있고, 심지어는 떠나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옛날의 소박한 평화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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