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of dreams, trancending time & place, autobio in progress..

Daily Archives: April 4, 2012

양지혜씨, 오랜 만에 생각난 이름이다. 1970년대 말에 Ohio State (University) 총각 시절 보았던 화학전공의 여자 유학생이었고, 80년대 초에는 결혼 이후 다른 인연으로 만났다. 알고 보니 연숙의 고등학교 후배였고, 그녀의 돌 지난 아들을 연숙이 babysit해 준 것이 다른 인연이었다. 그 당시, 1970년대는 미혼 여자 유학생들이 아주 귀한 시절이었고, 그녀는 상당히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그녀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연하의 어떤 교민1.5세 건축학 전공 한국학생, 김두순 (Albert Kim)씨와 결혼을 했고 아들까지 두었다. 그(김두순씨)는 나이보다 애 띠게 보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양지혜씨도 나이만큼 보이지 않았으니 둘이 잘 어울려 보였다. 그녀는 학위가 끝나고 post doc으로 학교에서 계속 일을 했는데, 그들의 아들 ‘진’을 연숙이 우리가 살던 곳에서 babysit한 것이다. 그 당시에 우리는 대학원생(graduate student)아파트였던 Buckeye Village에 살았고, 우리의 큰 딸 새로니도 첫 돌을 넘기고, ‘진’이와 잘 놀아서 babysit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 무렵에 양지혜씨의 어머님께서 딸인 양지혜씨를 보러 Columbus (Ohio) 를 방문하셨고, 우리부부도 초대를 받아서1 양지혜씨 아파트에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그 어머님은 잘 알려진 ‘여류 문인’이 셨지만 아깝게도 나는 문학 쪽에는 거의 관심이 없던 시절이어서 그 어머님의 문학계에서의 위치 같은 것은 잘 몰랐다. 그저, 어디선가 들어 본 이름.. 바로 ‘홍윤숙’ 여사였던 것이다. 그런 것은 문학과 그렇게 가깝지 않았던 아내 연숙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그런 우리들이 어떻게 홍윤숙 여사와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문학적 담소’를 했는지 지금도 확실치 않으나, 홍 여사님은 참, 겸손하시고 기품이 있으셨다. 그런 인연으로 나는 ‘문인 홍윤숙’ 여사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일부러 산 ‘홍윤숙’ 책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보게 되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년 정도 뒤에 양지혜씨 가족은 San Francisco로 직장이 되어서 이사를 갔고, 그 이후로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 남편 김두순씨는 건축가였는데, 참 사람이 건실하고 침착한 청년이어서 나이차이는 있어도 사귈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헤어지게 된 것이 못내 섭섭하기도 하였다. 이사를 갈 당시 그는 자기가 쓰던 ‘건축가 작업용 desk로 쓰던 문짝’을 나에게 주고 가기도 했고, 아직도 그것은 ‘기념’으로 남아있다.

Peer-to-peer file-sharing 이 한창이던 때, ClubBox (download website) 란 곳에서 ‘책’ file이란 것을 보고 혹시나 싶어서 모두 download를 해 두고는 그 이후로 한참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그것 중에 홍윤숙이란 이름이 보여서 자세히 보니 여사의 수필-산문집 <모든 날에 저녁이 오듯이> 을 typing한 text file이었다. 어느 누가 그런 수고를 했는지는 몰라도 내가 요새 하는 readying-by-typing을 연상케 하는 노력이었다. 나는 그 출판된 ‘종이 책’을 본 적이 없지만, 조금씩 그 글이 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text format에 hard-return (carriage-return)을 사용한, 그러니까 computer wordprocessor에는 잘 맞지 않는 ‘고약한’ format으로 typing이 되었다는 사실로서, 이것은 전부 나의 손으로 고쳐져야만 했다. 그것은 비록 고생이긴 했지만, 끝나고 나니 책 거의 전부를 ‘읽은’ 셈이 되었다. 그러면서 양지혜씨 가족에 대한 추억도 생각나고, 홍윤숙 여사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Copyright문제를 떠나서 이미 오래 전에 ‘공개’된 이 글의 발췌 본을 이곳에 올려 놓았다.

하루 한 순간을 - 홍윤숙

70년대 수필 하루 한 순간을

그리고 우연히 위의 책 <모든 날에..> 보다 훨씬 전에 출판된 여사의 다른 책 <하루 한 순간을>이란 ‘진짜 책’ 을 집의 책장에서 찾았는데, 아마도 이것은 오래 전에 영구 귀국을 하는 어떤 아는 사람이 주고 간 책이었을 것이다. 1975년경의 책이라서 그 당시 여사의 생각과 감정을 알게 해 주어서 아주 도움이 되었다. 나에게 제일 큰 여사의 수필 산문의 매력은 신앙, 그것도, 가톨릭적인데 있고, 다음은 이 글들이 쓰여진 때가 여사의 나이 60대가 넘었을 때였다는 사실에 있다. 사실 비록 여사는 비록 달필의 여성이지만, 요새 내가 느끼는 진솔한 감정 같은 것이 어쩌면 그렇게 공감이 갈까.. 놀라웠다. 특히 ‘나이 먹음에 따른’ 인생관, 세계관의 변화 같은 것도 그러했다. 그래서 이 글들은 한번 읽고 끝나는 것들이 아니고, ‘죽을 때까지’ 계속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기회에 여사를 찾아보니, 작년에 여사의 책 한 권이 출판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책은 여사의 어머님을 생각하는 ‘참회록‘에 가까운 책이라고 했다. 전에 출판된 많은 저서에서 여사의 어머님이 이곳 저곳에 언급은 되었으나, 사실 피상적인 것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마도 고령의 연세를 의식하셨는지, 본격적으로 어머님을 그리신 것 같았다. 세월은 흘러서 이제는 85세를 훌쩍 넘기신 여사님.. 근황은 어떠신지 궁금하기만 하다.

 

  1. 이것은 정말로 희미한 기억이어서 연숙은 숫제 완전히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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