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of dreams, trancending time & place, autobio in progress..

Daily Archives: April 19, 2012

이제 레지오 활동 단원 선서를 한지도 일년이 훨씬 넘게 되었다. 일요일 미사에 가는 것이 가톨릭 신자 삶의 전부인 줄로 크게 착각하며 산지도 거의 30년이 지난 후 어떻게 이렇게 내가 레지오 마리애란 본당소속 평신도 단체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할 수록 신앙이란 것이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천만의 말씀 임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 어떤 무엇이 나를 위해 기도를 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상투적인 말’이 이제는 많이 이해가 가고 믿게 되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한마디로 ‘기도의 힘’을 믿게 된 것이다. 그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많은 전에 못 보며 살았던 것들이 눈에 보이고, 들리고, 이해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전에 레지오 마리애 특유의 ‘군대 같은 조직의 힘‘을 발휘해서 쓸쓸할 수밖에 없을, 가족 친지가 그렇게 많지 않은 어떤 교우 가정의 연도와 장례식에 참석을 해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같이했다. 이런 것이 레지오 활동의 대표적인 예인데, 이것 이외에 상당히 많은 종류의 레지오 활동들이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가족들과 고통의 슬픈 이별을 하는 과정을 함께 같이하는 것에서 제일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레지오의 ‘왕’ 초보과정을 거치면서 한가지 결심한 것 중에는, ‘쓸쓸한 연도와 장례’일 수록 ‘우선적’으로 참여한다는 것도 있었다. 어떤 의미로 이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겪은 수치스럽고, 후회스럽기만 한 쓰라린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내가 나의 가족에게 못다한 것을 이것으로 조금이라도 보상받으려는 얄팍한 심리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이랴?

이렇게 쓸쓸하게 보이는 영혼을 조금 더 따뜻하게 보내드리는 것 이외에 신앙의 신비를 체험 못하고 살았던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것도 레지오 마리애 으뜸의 사명으로 꼽힌다. 나는 사실 ‘왕 초보’ 급이어서 그것까지는 사실 꿈도 못 꾸는 단계지만 연숙은 그런대로 경험이 쌓인 단원이라서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실습적인 공부가 된다.

이것이 바로 레지오가 말하는 ‘도제제도(apprenticeship)’ 라는 것인데, 이론적인 것보다는 그저 선배를 보며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다. 예술가나 장인匠人들이 선배들의 기술을 옆에서 배우는 과정과 비슷할 것이다. 얼마 전에 그런 완전한 한 과정을 보게 되었는데, 연숙이 어떤 영혼과 육체가 모두 지친 자매님을 교회로 이끌어 세례까지 받게 한 것이다. 몇 개월에 걸친 꾸준한 노력의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면서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마냥 편하고, 행복하게 인생을사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을 매일 느끼며 살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보면 우리보다 훨씬 덜 행복하고, 덜 편한 삶과 인생도 안 보이는 곳에 많다는 것을 보며 놀란다. 이번에 새로 ‘부활절 이후 특별 영세’ 를 받은 자매님도 그런 인생을 살았었을 듯 한데, 그날 본 인상은 정말 완전히 새로 태어난 듯한 행복한 얼굴이었다. 이것이 바로 레지오 활동과 보람의 ‘정수(精髓, essence)’가 아닐까.. 거듭 생각하고 생각하며, 나도.. 어떨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물면 망설여진다.

바로 내가 이런 초보, 겁 많은 단계에 있는 것이다. 레지오 교본을 거듭 읽으면, 이런 것들은 역시 ‘인간 의지’만으로는 부족함을 알 수 있고, 성모적 신심과 조직의 힘을 절묘하게 ‘이용’해야 가능함을 알게 된다.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첫 술부터 배부르랴.. 모든 것에는 다 초보단계를 거치며 실수와 방황을 하게 마련이니까, 조급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시간이 그렇게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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