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r of Rabbit, Mary the Holy Mother of God

2023년, 계묘년 (토끼해).. 가 밝았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를 재동 국민학교 시절 회초리 앞에서 달달 외웠던 것이 지금도 100% 기억이 된 덕분에 최소한 매년 동물들의 모습은 예측할 수가 있었다. 작년이 ‘인, 호랑이’였으니 분명 올해는 ‘묘, 토끼’라는 사실 정도는 알 수가 있으니 ‘암기식 교육’도 필요하구나. 호랑이가 토끼로 바뀐 것, 글쎄 분명히 올해가 조금은 덜 사납다면.. (특히 정치적으로)
갈수록 가까워지는 고국, 모국과의 심리적 거리 때문일까,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고향의 정취’가 흠뻑 담긴 각종 추억의 환상적 새해인사, 연하장들이 넘쳐나고, 특히 이제는 ‘한국어 권’에서 필수도구가 된 카카오톡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볼 수가 있으니… 50+ 여 년 전 이곳에 살던 우리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역사물’에서나 볼 수가 있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격세지감’의 정수가 아닐까.

새해 첫날, 오늘이 2023년이라는 사실 조차 깜빡 깜빡 잊으며 살고 있었다.  아마도 어제 밤 3-2-1 HAPPY NEW YEAR!의 Time Square 를 통해서 본 세상모습을 눈을 비비며 지켜보지 못했기에 그랬던 것인지도 모른다. 지나간 세월 동안 우리는 전력을 다해서 이 연말/새해 축제를 구경, 참여를 했지만 이제는 조금 피곤한 것이다. 꼭 해야만 하나~ 아니면 이제 진정으로 우리는 이런 것에서 멀어지고 있는가, 조금은 겁도 들고 슬퍼지기도 한다.

1월의 첫날, 정월 초하루는 ‘양력 설날’이기 전에 우리의 가톨릭 교회에는 다른 뜻 깊은 날이고, 의무 대축일이기도 하다. 개신교에서 ‘진저리 치는’ 우리의 어머니, 성모님이 바로 ‘당신들이 그렇게도 믿는’ 예수님을 오로지 ‘순명의 정신으로’ 낳고 기르고 십자가 사건을 몸소 경험한 ‘하느님의 어머님’을 기리는 날인 것이다.

이런 중요한 날, 우리에게는 ‘신앙의 고향’인 도라빌 순교자 성당엘 2주 만에 가는 날이 되었고, 우리들 몸이 감기로부터 ‘완전히’ 회복이 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했다. 평소보다 성당 아침미사에 많은 교우들이 보였고, 미사 후에는 Pandemic 이후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친교실의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었다. 또한 맛깔 나는 따끈한 떡국까지 준비를 해 놓아서 오늘은 하얀풍차 cafe에 가는 대신 이곳에서 색다른 전통적 친교를 하게 되었다. 정말 모처럼 오랜만에 보는 교우들… 아~ 옛날 (3년이 지난)의 느낌이 되살아난다.
앞으로는 격주로 구역점심식사를 준비한다고 하니 우리의 이제까지의 아침미사 후의 모습도 따라서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작은 변화는 나중에 어떻게 ‘진화’를 하게 될지 흥미롭기도 하다.

이렇게 한 장소에 모인 많은 사람들을 다시 보고 느끼니 조금은 나의 ‘사람에 대한 갈망’이 충족이 되는지 모른다. 확실히 Pandemic ‘치하’의 인간 고립 경험은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인간본성 진리를 재확인 해 준 셈이다.
오늘 성당 친교실에 S형제의 모습이 보여서 잠깐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놀란 사실은 그와 S자매의 관계가 눈에 뜨이게 달라진 것이다. 이것은 정말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보는 눈빛조차 전과 다르게 보인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니어서, 연숙도 같이 느낀 것이다. 또한 ‘둘이 잘 지낸다’라는 이제까지 듣기 힘들었던 말도 했을 정도니…  그러니까 그 동안 둘 사이의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사실들이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했다면 과언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