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Guadalupe with a Miracle..

멕시코 과달루페 성지순례로  집을 떠난 지 거의 일주일 만에 다시 느끼는 우리의 정든 아틀란타 새벽의 냄새와 촉감, 역시 이곳이 우리가 30년 이상 살아온 제2의 고향이 된 것인가… 싸늘하게 움츠리고 싶은 나의 모습을 다시 보는 연중 5주일 주일 아침… 솔직히 오늘은 주일 미사를 쉬고 싶었던 유혹이 어른거렸지만 역시 며칠 째 지켜 보는 연숙의 놀랍게 건강하고 기운찬 모습을 보며 두말없이 유혹을 접었다.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정말 그녀에게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허~ why, why not? why now, why not now?  그래, 무조건 감사를 드리고 싶은 오늘 주일미사, 가자, 가자, 가자… 나를 유혹하는 작은 악마를 밀쳐내며 나가자!

5일간의 압축된 성지순례 경험을 서서히 풀며, 정리를 해야 한다. 어떤 식, format으로  이번 성지순례를 정리할 것인가? 이 엄청난 의미의 여정을 어떻게 기록으로 남길 것인가? 모든 것을 문자화 하지 않으면 큰 의미를 줄 수가 없다. 멋진 글일 필요는 없지만 정확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성공한다면 나는 5일 간의 여정을 내 인생에서 제일 큰 역사적 사건으로 남길 수 있다. 어떻게? 역시 역시 과달루페 성모님의 도우심을 청할 수밖에 없다.

이번 순례의 꽃은 역시 연숙에게 일어난 ‘작은 기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과연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렵다. 무조건 믿을 수밖에 없을까?  나의 믿음이 이렇게 약한 것인지… 아직도 조심스럽게 결과를 더 두고 보는 나 자신이 가련하기만 하다.

성지순례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오늘의 주일미사, 오랜만에 김 라파엘 보좌신부님이 집전을 하셨다. 혹시 구 미카엘 주임 신부님이 오셨으면 조금 더 반가웠을 듯 했는데, 미사 후에 역시 구 신부님이 문에 서계셨다.  순례 내내 가까이서 함께한 이유인지, 오늘의 인사는 더 뜻있는 것이 되어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또한 순례를 같이 했던 K 형제 부부도 우리를 보고 반갑게 웃는다. 이런 것들이 오늘은 왜 그렇게 반갑고 행복하던지…

미사 후에 오늘도 C베로니카 자매와 셋이서 Cafe 하얀풍차에서 심각하지만 여유 있는 영성적인 화제의 꽃을 피웠다. 물론 연숙의 ‘작은 기적’이 주제의 꽃이긴 했지만 그 이외에도 일반적인 성지순례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화제들을 나누며 나의 머릿속은 내가 해결, 풀어야 할 ‘숙명의 과제’에 대한 것으로 가득 차는 것을 느낀다. 나의 여생에서 아마도 제일 힘든 과제, 여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나는 그것을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성모님에 나를 이끌고 가는 마지막 여정의 마지막 산봉우리라고 나는 느낀다.

올해 우리의 ‘큰 외출’은 이번 멕시코 과달루페 성지순례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숙이는 아마도 자기 가족들이 걱정이 되는 모양으로, 한국여행을 갑자기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나는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내가 심리적으로 준비가 안 된 상태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나 가족을 만나야 하는 것은 알지만, 어쩌면 그의 식구들을 찾는 것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나는 역시 도망, 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여생의 마지막 풀어야 할 과제일지도 모른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성모발현, Spain의 Garabandal 가라반달 성모발현에 대한 video를 두 개나 찾아서 download를 했다. 하나는 실화를 drama로 만든 영화, 다른 것은 documentary film인데 모두 quality가 최상급이어서 모처럼 이 ‘미지의 성모발현 사건’을 더 알 기회가 생겼다.

또 다른 것, Guadalupe documentary video를 발견했는데, 역시 아주 잘 제작한 것이어서 download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이 video를 보니 나오는 장면들 하나하나가 그렇게 가슴으로 다가올 수가 없었다. 그곳에 실제로 가 보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현재 나의 가슴은 열릴 대로 열린 상태임을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