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dotes: 잡념, 망상, 걱정, 우울…
지난 주 완전히 빠져버린 ‘아침 미사, YMCA’ routine이 오늘부터 간신히 재개되는 날을 맞는다. Sonata Cafe도 다시 등장하니까 아마도 오늘은 우리에게 ‘평정, 평상적 생활의 느낌’을 100% 회복시켜줄 것이다. 이제 다음 주의 big holiday를 향한 작은 나날들이 시작되는데… 조금 버겁기도 한 느낌… 날씨 뉴스도 신경이 쓰이고, 내일의 순병원, 모레는 유나가 와서 하룻밤 자는 날, 어찌 쉬운 날이 되겠는가? 하지만 하지만 이것이 인생이다, 인생…
나에게 잡념, 망상, 우울, 걱정 등을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 중에는 ‘하루의 단조로움’도 있을 듯하다. 그것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찾는다. ‘귀가歸家의 기쁨’의 횟수를 늘리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귀가를 하려면 외출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것이 예전에는 ‘매일 아침미사’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는 그것의 횟수가 절대적으로 줄었기에 다른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매일 미사는 아침의 상황 (불면증 등)에 관한 것인데 그것과 상관없이 나 혼자서 YMCA엘 가면 어떨까? 그러니까 일주일 2~3번 YMCA-drive를 하는 것이다. R형이 그런 식으로 하루를 산다고 했으니 나라고 못할 것 하나도 없지 않은가? 이것은 한번 try해 볼만 한 것이다, 맞다, 맞아! 성모님 감사합니다!
결국 12일만에 다시 full daily routine의 날을 맞았다. 오랜만에 간 Holy Family Parish 물론 달라진 것이 있을 턱이 없지만 왜 그렇게 서먹하게 느껴지던지.. 12일은 조금 긴 공백이었나.. 오늘 다행히 우리 주임신부님이 집전을 하셨고 의미심장한 긴 강론을 하신다. 오늘이 성인 St. Irenaeus 축일이어서 전통교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이런 보수적인 강론은 사실 잘못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진정으로 교회의 입장을 생각한 것에서 나온 것은 정말 설득력이 있었다. 마지막 예를 든 것 중에 뉴욕의 어느 성당 내부에 ‘Jesus is trans’ 는 아마도 최근의 성문화의 급진적 변화를 ‘성토’하는 것 같은데… 과연 나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참 어렵다… 역시 이것도 자비냐 율법이냐 의 선택, 정도 문제가 아닐지…
오늘 YMCA 엘 가보니 workout area의 각종 machine들의 위치가 변해 있었다. 가만히 보니.. 정면으로 마주보는 되는 것을 조금씩 등을 보게 바꾼 것인데, 이것은 나도 대 찬성이다. 서로 마주보고 운동을 하는 것, 나는 아주 어색하고 심지어 눈도 마주치는 것도 거북할 때가 있으니까.. 이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듯 보인다. 이것도 내성적, 외성적 차이가 아닐까?
돌아오면서 Kroger에 들러서 오랜만에 fried chicken을 사와서 점심으로 먹었다. 가끔 이런 변화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정말 요새는 무슨 기계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매일 반복하고 있어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분명히 부작용이 없을 수가 없으니까… 이런 문제를 현명하게 풀며 사는 것이 우리의 당면한 문제다.
그런 것의 일환으로 우선 매주 월요일 이른 아침에 YMCA solo 를 선언해 버렸다. 혼자서 6시 반쯤 YMCA에 가서 2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오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생활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솔직히 너무나 지루한 삶이 될 것 같은데… 전에는 매일미사가 어느 정도 그런 변화의 역할을 했지만 근래에는 가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누구의 잘못인가… 불면증 탓이다.
어제부터 조금씩 조금씩 책을 분류, 정리, 재배치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말 나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한 시간만 집중하면 끝낼 수도 잇는 것이다. 그것을 거의 일부러인 듯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이것이 나 자신도 이해를 할 수 없는 나의 괴기한 성질이다. 왜 빨리 못하는 것일까? 왜? 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