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전집(원본)

지은이: 전신재 편

출판사: 강

 

서문

영문학을 전공하는 남편 따라 미국에 가서 일년을 지내고 귀국하자마자 목마를 사람이 물을 들이켜듯 김 유정소설을 탐독 하였노라 는 어느 부인의 고백을 나는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문학과는 거리가 먼 화제가 진행되던 중에 느닷없이 튀어나온 고백이었다. 그 부인은 도미하기 전에 이미 김유정 소설을 읽은 분이다. 그런 그분이 외국의 유물에 젖으면서 오히려 무엇에 대해선가 목마름을 느꼈고 귀국하자마자 김유정 소설에 탐닉하여 그 갈증을 해소한 것이다.

 

유정소설의 무엇이 그분의 가증을 해소해준 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유정소설 속에 들어있는 한국인의 본연적 자아일듯하다. 옹달샘에서 물긷는 아낙네가 샘 속에서 자기얼굴을 보듯 우리는 유정소설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본다. 그것은 우리의 이상적 자아도 아니고 현실적 자아도 아니며 바로 본래적 자아이다. 유정소설에 나타나 있는 삶의 모습은 그것이 대견하건 부끄럽건 어쩔 수 없는 우리 자신의 본래 모습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타향살이로 늙은 사람이 고향에 가서 자기의 어릴 적 모습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듯 우리가 우리 한국인이 그 본연의 모습.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까마득하게 잃어버리고 있던 그 한국인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감격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유정소설에는 가슴에 와 닿는 한국인의 정서가 있고 피부에 와 닿는 한국인의 언어가 있다. 유정소설의 언어는 언어라고 하기보다는 목소리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유정 소설에는 귀에 와 닿는 한국인의 목소리가 있다. 그것이 푸짐한 욕설이건 발랄한 우스갯소리건 유정소설의 목소리는 생생하게 귀에 와 닿는다. 예컨대 국어 사전에 따르면 형님한테로 가 맞는 말이건만 그러나 강원도의 늙은이들은 지금도 성님한테로 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유정은 그의 소설에 홍천인가 어디 즈 성님한테로 라고 적어놓았다. 안터로 라고도 적고 안테로 라고도 적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녹음기를 가지고 않고도 유정은 발화의 현장을 그대로 녹음한다. 유정은 말을 살리고 사전은 말을 죽인다.

 

발화현장을 그대로 녹음하듯 유정은 사건현장을 그대로 녹화한다. 그리고 그 현장의 정서를 정확하게 포착한다. 가난하였지만 그래도 푸근하였던 삶에서 우러난 특유의 정서들 그 속에 슬픔을 감추고 있는 웃음과 원수처럼 싸우면서도 떨어지지 못하는 끈끈한 정과 살기 위해서 자기 살을 떼어내고 자기 몸을 버리는 처절한 아름다움과 죽음 앞에서도 가식 없이 드러나는 천진 성을 유정은 정확하게 포착해낸다. 그리고 그 녹음과 녹화에 인위적인 수정이나 편집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우리한테 내놓는다. 마치 산삼을 잔뿌리 까지 다치지않게 조심스럽게 뽑아 올리듯 목소리와 몸짓과 정서를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대로 살려놓은 유정의 소설은 방금 뽑아 올린 흙 묻은 무처럼 싱싱하다.

 

이처럼 삶의 현장을 그대로 포착하여 재현하는 유정소설의 언어는 유정의 언어라기 보다는 민족 심성의 언어이다. 신들린 무당이 무아의 경지에서 쏟아내는 공수가 무당의 언어가 아니라 신의 언어이듯 신명이 올라 무아의 경지에서 써 내려간 유정의 소설은 유정의 언어가 아니라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언어이다.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이 유정을 통해서 발현된 것이다. 특히 그것이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였음에도 민족 심상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있어 유정의 소설은 폐허 위의 꽃처럼 수풀 속에 나뒹군 동안의 돌부처의 표정처럼 순수하고 아름답다.

 

이러한 유정의 언어와 정서를 조금도 다치지 않고 원래의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보존하려는 노력의 소산이 이 책이다. 유정의 공수가 툽툽하다로 발음되었는지 아니면 틉틉하다로 발음되었는지에 까지 우리는 세심하게 마음을 쓴다. 이 책을 처음 펴 낸지 십 년 만에 마침 유정 사후 육십 주년을 맞아 우리는 보정 판을 다시 펴낸다. 초판에서의 오류를 많이 바로 잡았고 그때 미처 찾아내지 못했던 자료를 첨가했고 어휘 색인을 대폭 보충하여 새로 작성하였고 참고 문헌 목록을 재 작성하였다. 과연 완벽한 원본 전집으로 손색이 없게 된 것인지 두렵기도 하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화의 바람이 거셀수록 우리 고유의 언어와 정서는 더욱 소중하며 우리 것에 대한 갈증도 더해감을 우리는 절감한다. 이 책이 그러한 갈증을 푸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또한 특정시대 특정지역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학적 생태보고서이기도 하다. 언어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인류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꼼꼼하고 번거로운 작업을 마다하지 않고 책을 출판해준 강 출판사의 젊은 의욕에 감사한다.

 

유정 사후 육십 주년을 맞아. 1997년 6월 편자

 

 


산골나그네

 

밤이기퍼도 술군은 역시들지안는다. 메주뜨는냄새와 가티 퀴퀴한 냄새로 방안은 괴괴하다. 웃간에서는 쥐들이 찍찍어린다. 홀어머니는 쪽떠러진 화로를 끼고 안저서 쓸쓸한대로 곰곰 생각에 젓는다. 갓득이나 침침한 반짝 등불이 북쪽지게문에 뚤린구멍으로 새드는 바람에 반득이며 빗을 일는다. 혼버선짝으로 구멍을 틀어막는다. 그러고 등잔 미트로 반짓그릇을 끌어댕기며 슬음업시 바늘을 집어든다.

 

산골의 가을은 왜이리고적할가! 압 뒤 울타리에서 부수수하고 떨닙은진다. 바로 그것이 귀미테서 들리는 듯 나즉나즉속삭인다. 더욱 몹슬건 물소리 골을 휘돌아 맑은샘은 흘러나리고 야릇하게도 음률을 ㅇ는다. 퐁퐁퐁 또록퐁! 박가테서 신발소리가 자작자작 들린다. 귀가 번쩍 띄여 그는 방문을 가볍게 열어제친다. 머리를 내밀며 덕돌이냐? 하고 반겻으나 잠잠하다. 압뜰건너편 숲옹우를 감돌아 싸늘한 바람이 낙엽을 뿌리며 얼골에 부다친다. 용마루가 생생운다. 모진바람소리에 놀래여 멀리서 밤개가 요란히 짓는다. 쥔어른 계서유? 몸을 돌리어 비누질거리를 다시집어들랴할제 이번에는 짜정인귀가난다. 황겁하게 누기유? 하고 이러스며 문을 열어보았다. 왜그리유? 처음보는 안악네가 마루 끝에 와섰다. 달빛에 빗기어 검붉은 얼골이 헷슥하다. 치운모양이다. 그는 한손으로 머리에 둘럿든 왜수건을 벗어들고는 다른손으로 허터진 머리칼을 싸담어 올리며 수집은 듯이 주뼛주뼛한다. 저..하롯밤만 드새고 가게 해주세유.. 남정네도 아닌데 이밤중에 웬일인가 맨발에 집신짝으로 그야아무러튼.. 어서들어와 불쬐게유.. 나그네는 주춤주춤 방안으로 들어와서 화로겨테 도사려안는다. 낡은치마 자락우로 뻐질려지는 속살을 암으리자허리를 지긋이튼다. 그러고는 묵묵하다. 주인은 물끄럼이 보고 잇다가 밥을 좀주랴느냐고 물어보아도 잠잣고 있다. 그러나 먹든 대궁을 주서모아 싼지쪽하고 갓다주니 감지덕지 밧는다. 그러고 물한목음마심업시잠간동안에 밥그릇의 밑바닥을 긁는다. 밥숫갈을 놋키가 무섭게 주인은 이야기를 부치기 시작한다. 미주알고주알 물어보니 이야기는 지수가 없다. 자기로도너머 지처물은 듯 시플만치 대구추근거렸다. 나그내는 실탄 기색도 조탄기색도 없시 시납으로 대꾸하엿다. 남편없고 몸부칠곳업다는 것을 간단히 말하고 난 뒤 이리저리엇어먹어단게유.. 하고 턱을 가슴에 묻는다.

 

첫닭이 홰를 칠 때 그제야 마을갓든 덕돌이가 돌아온다. 문을 열고 감사나운 머리를 데밀려다 낫선 아낙네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주춤한다. 열린문으로 억신바람이 몰아들어 방안이 캄캄하다. 주인은 문아프로 걸어와스면 덕돌이의 등을 뚜덕어린다. ㅈ은 녀자자는 방에서 떡그머리 총각을 재우는건 상서럽지못한 일이엇다. 얘 덕돌아 오날은 마을가자고 아침에 온..

가을할때가 지엇으니 돈냥이나 조히퍼질때도 되었다. 그돈들이 어디로 몰키는지 이술집에서는 좀체 돈맛을 못본다. 술을 판대야 초롱에 오륙십전떨어진다. 그한초롱을 잘판대도 사날식이나 걸리는걸 요새가태선 그잘냥한 술군까지 씨가 말랐다. 어쩌다 전일에 펴노앗든 외상갑도 갓다줄줄을 몰른다. 홀어미는 열벙거지가나서 일은 아침부터 돈을밧으러 도라단였다. 그러나 다리품을 드린 보람도없섯다. 낼사람이 즐겨야 할텐데 우물주물하며 한단소리가 좀두고 보자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타고 안갈수도 업는 노릇이다. 나날이 량식은 딸리고 지점집에서 집행을 하느니 뭘하느니 독촉이 어지간치안음에야.. 저도 인제 떠나겟서유. 그가 조반후 나들이옷을 박구어 입고 나스니 나그네도 따라이러슨다. 그의 손을 잔상히 붓잡으며 주인은 고달플테니 몃칠 더쉬여가게유 하엿으나 가야지유 너머오래 신세를 그런 염려는말구 라고 누르며 집지켜주는 심치고 방에 누엇스라하고는 집을 나섯다. 백두고개를 넘어서 안말로 들어가 해동갑으로 헤매였다. 해실수로 간곳도 잇기야하지만 맑앗타. 해가지고 어두울녘에야 그는 홀부들해서 돌아왔다. 좁쌀닷되박게는 못밧었다. 다른사람들은 돈낼생각커냥 이러면 다시술안먹겟다고 돌이여얼러보냇든 것이다. 그러나 이만도 다행이다. 아주 못밧으니 보다는 끼니때까지엿다. 그는 좁살을 씻고 나그내는 소테불을 집히어 불야살야밥을 짓고 일변상을 보앗다.

 

밥들을 먹고나서 안젓으랴니깐 갑작이 술꾼이 몰려든다. 이거 웬일인가 처음에는 하나가 오드니 다음에는 세사람 또 두사람. 모두 젊은축들이다. 그러나 각각들 먹일방이없슴으로 주인은 망설이다가 그연유를 말하엿으나 뭐한동리사람인데 어떠냐한테서 먹게해달라하는바람에 얼씨구나 하엿다. 이제야 운이트이나보다. 양푼에 막걸리를 딸쿠어 나그네에게 주며 소테넛코 좀 속히 데워달라하엿다. 자기는 치마고리를 휘둘러가며 잽싸게 안주를 장만한다. 짠지 동치미 고추장, 특별한 안주로 삶은밤도 노앗다. 사촌동생이 맛보라고 몃칠전에 갓다준 것을 애껴둔것이엇다. 방안은 떠들석하다. 벽을 두다리며 아리랑 찻는놈에 건으로너털웃음치는놈 혹은 숙은숙덕하는놈.. 가즌각색이다. 주인이 술상을 버처들고 들어가니 짜위나한 듯이 일제히 자리를 바로 잡는다 그중에 얼골 넙적한 하이칼라머리가 야리가 나서 상을 밧으며 주인귀에다 입을 비겨대인다. 아주머니 젊은갈보 사왓다지유? 좀 보여주게유.. 영문모를 소문도 다도는고.. 갈보라니 웬갈보.. 하고 어리쌩쌩하다 생각을 하니 턱없는소리는 아니다. 눈치잇게 벅으로 나려가서 보강지아페 웅크리고 있는 나그네의 머리를 은근히 끌어안엇다. 자 저패들이 새댁을 갈보로 횡보고 차저온맥시다. 물론 새댁편으로는 망측스러운일이겠지만 달포나 손님의 그림자가 드물든 우리집으로 보면 재수의빗발이다. 술국을 잠는다고 어듸가 떨어지는게아니요 욕이 아니니 나를 보아 오날만 술좀파라주기바란다. 이런의미를 곰상굿게 간곡히 말하엿다. 나그네의 낫은 별반변함이 없다. 늘한양으로 예사로히 승낙하엿다.

 

술이 온몸에 돌고나서야 되술이 잔푸리가 된다. 한잔에 오전 그저마시긴아깝다. 얼간한 상투백이가 게집의 손목을 탁잡아 아프로 끌어댕기며 권주가 좀 해 이건 뀌어온 버리자룬가? 권주가가 뭐야유? 권주가? 아 갈보가 권주가도 모르나.. 으하하하 하고 는 무안에 취하야 폭숙인 게집뺨에다 꺼칠꺼칠한 턱을 문질러본다. 소리를 암만시켜도 아래입살을 깨물고는 고개만 기우릴뿐 소리는 못하나보다. 그러나 노래못하는꼴도 조타. 게집은 령나리는대로 이무릅저무릅으로 옮아안즈며 턱미테다 술잔을 바처올린다. 술들이 담뿍취하엿다. 두사람은 고라서 코를곤다. 게집이 칼라머리무릅우에 안저 담배를 피여올릴 때 코웃음을 흥치드니 그무지스러운 손이 게집의 아래배가죽을 사양업시 웅켜잡앗다. 별안간 아야 하고 퍼들쩡하드니 게집의 몸뚱아리가 공중으로 도로 뛰여오르다 떨어진다. 이자식아 너만 돈내구 먹었니? 한사람새두고 안젓든 상투가 코쌀을 지프린다. 그러고 맨발벗은 게집의 두발을 량손에 붓잡고 가랭이를 쩍벌려 무릅우로지르르 끌어올린다. 게집은 앙탈을 한다. 눈시울에 눈물이 엉기드니 불현 듯이 쪼록 쏟아진다. 방안에서 왱마가리 소리가 끌어오른다. 저잡놈보게..하하하 술은 연실데워서 드려가면서도 주인은 불안하야 마음을 조렷다. 겨우 마음을 노흔 것은 훨신 밝아서이다. 참새들은 소란히 지저귄다. 지직바닥이 부스럼자죽부다 진배없다. 술짠지쪽 가래침 담배재.. 뭣해 너저븐하다. 우선 한길치에 자리를 잡고 게배를 대보았다. 마수거리가 팔십오전 외상이원각수다. 현금팔십오전 두손에 들고 안저세이고 세이고 또 세어보고.. 뜰에서는 나그내의 혀로 끌어올리는 인사.. 안녕히 가십시게유.. 입이나 좀 맛치고 뽀뽀..나두.. 찌르쿵!! 방아머리가 무겁지유.. 고만 까불을까.. 들익엇세유 더 찌야지유.. 그런데 얘는 어쩐일이야.. 덕돌이를 읍엘 보냇는데 날이 저므러도 여태오지안는다. 허터진 좁쌀을 확에 쓸어너흐며 홀어미는 퍽으나 애를 태운다. 요새날새가 차지니까 늑대 호랑이가 차차마을로 차저나린다. 밤길에 고개가튼데서 만나면 찍소리도 못하고 욕을 당한다.

 

나그네가 방아를 노코 나려와서 키로 확의 좁쌀을 담어올린다. 주인은 그머리를 씨담고 자긔의 행주치마를 버서서 그우에 씨워준다. 게집의 나히 열아홉이면 활짝 필때이건마는 버케된 머리칼이며 야윈얼골이며 벌서부터의 양이 시들어간다. 아마 고생을 짓한탓이리라. 날신한 허리를 재발이 놀려가며 일이 끈일새업시 다긔지게 덤벼드는 그를 볼 때 주인은 지극히 사랑스러웠다. 그러고 일변칙은도 하엿다. 뭣하면 딸과 가티 겨테서 길래살아주엇으면 상팔자일듯시펏다. 그럴수만 잇다면 그소한바리와 박군대도 이것만은 안내노흐리라고 생각도 하엿다. 아들만 데리고 홀어미의 생활은 무던히 호젓하엿다. 그런데다동리에서는 속모르는 소리까지한다. 떡그머리총각을 그냥늙힐테냐고. 그러나 형세가 부침으로 감히 엄두도못내다가 겨우 올봄에서야 부터 서둘게 되었다. 의외로 일은 손쉽게 되었다. 이리저리 언론이 돌드니 남산에사는 어느집 둘째딸과 혼약하엿다. 일부러 홀어머니는 사십리길이나 걸어서 색시의 손 등을 문질로 보고는 참애기 잘도 생겹세.. 조와서 사둔에게 칭찬을 뇌고뇌고하엿다. 그런데 업는살림에 빗을 내여가면서 혼수를 다꼬여매노흔뒤엿다. 혼인날을 불과 이틀격해노코 일이고만빗낫다. 처음에야 그런말이 업드니 난데업는 선채금 삼십원을 가저오란다. 남의 돈삼원과 집의 돈 오원으로 거추꾼에게 품삭 노비주고 혼수하고 단지 이원.. 잔치에 쓸것박게 안남고보니 삼십원이란 입내도 못낼소리다. 그밤 그는 이리뒤척 저리뒤척 넉일흔팔을 던저가며 통밤을 세ㅇ든 것이다. 어머님.. 진지 잡수세유.. 새댁에게 이런소리를 듯는다면 끔찍이 구여우리다. 이것이 단하나의 그의 소원이엇다. 다리압흐지유? 너머 일만시켜서.. 주인은 저녁좁쌀을 쓸어넛타가 방아다리에 깝신대는 나그내를 걸삼스럽게 처다본다. 방아가 무거워서 껍적이며 잘오르지안는다. 가냘픈몸이라 상혈이 되어 두볼이 샛밝아케 색색어린다. 치마도 치마려니와 명지저고리는 어찌삭앗는지 억개께가 손바닥만하게 척나갓다. 그러나 덕돌이가 왜포다섯자를 박궈오거든 첫대사발화통된 속곳부터 해입히고 차차할수박겐업다. 갓치 씹시다유.. 주인도 남저지 방아다리에 올라섯다. 그러고 찌껑우에 노힌 나그네의 손을 눈치안채게 슬몃이 쥐여보앗다. 더도둘도말고 그저 요만한 며누리만어더도 조으련만.. 나그네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열적어서 시선을 돌렷다. 퍽도 쓸쓸하지유? 하며 손으로 을박글 가르킨다. 첫밤갓흔석양판이다. 색동저고리를 떨처입고 산들은 거방진방아소리를 은은히 전한다. 찔그러쿵..찌러쿵!

 

그는 나그내를 금덩이갓치위하엿다. 업는대로 자긔옷가지도 서로서로 별러입엇다. 그러고 잘때에는 딸과짐배업시 이불속에서 품에 꼭품고 재우곤하엿다. 하지만 자긔의 은근한 속셈은 참아 입에 들여내여 말은 못건넷다. 잘들어주면 이어니와 뭣하게안다면 피차의 낫이 뜻뜻한일이엇다. 그러자 맘먹지안엇든 우연한일로 인하야 마침내 기회를 엇게 되엇다. 나그내가 온지나흘되던날이엇다. 거문관이 산기슭에 잇는 영길네가 벼방아를 좀와서 찌여달라고 한다. 나그네는 줄밤을 새움으로 나제이나 푸근히자라고두고는 그는 홀로 집을 나섯다. 머리에 게를 보얏케쓰고 맥이 풀려서 집에 돌아온 것은 이럭저럭으스레하엿다. 늙흔한 다리를 끌고 뜰압흐로 향하다가 그는 주춤하엿다. 나그네홀로 자는방에 덕돌이가 들어갈리만무한데 정녕코 그놈일게다. 마루 끝에 자그마한 나그네의 집석이가 노힌 그엽흐로 질목채벗은 왕달집석이가 왁살스럽게노엿다. 그러고 방에서는 수근수근 나즌말말소리가 흘러저나온다. 그는 무심코 닷은 방문께로 귀를 기우렷다. 그럼와 그러는게유? 우리집이 굶을까봐 그리시유? … 어머이도 사람은 조하유.. 올에 잘만하면 내년에는 소한마리사놀게구 농사만 해두 한해에 쌀 넉섬 조엿섬 그만하면 고만이지유.. 내가실은게유? …. 사내가 죽엇스니 아무튼엇을게지유? 옷타지는소리 부시럭어린다. 아이!아이!참 이거노세유.. 쥐죽은 듯이 감감하다. 허공에 아룽거리는 낙엽을 이윽히바라보며 그는 빙그레한다. 신발소리를 죽이고 뜰박그로 다시돌쳐섰다. 저녁상을 물린후 그는 시치미를 딱떼고 나그네의 기색을 살펴보다가 입을 열엇다. 젊은 안악네가 홋몸으로 돌아다닌대두 고상일게유.. 또 어차피 사내는.. 여긔서부터 사리에 맛도록 이말저말을 주섬주섬 끄내오다가 나의 며누리가 되어줌이 어떠켓냐고 꽉토파를 지엿다. 치마를 홉사고 안저 갸웃이 듯고잇든 나그네는 치마끈을 깨물며 이마를 떨어뜨린다. 그러고는 두볼이 밝애진다. 젊은게집이 나 시집가겟소 하고 누가 나서랴. 이만하면 합의한거나 틀림없슬 것이다. 혼수는 전에 해둔 것이 잇스니 한슬음잇젓다. 그대로 이앙이나 고처서 입히면 고만이다. 돈이원은 은비녀 은가락지 사다가 각별히 색씨에게 선물나리고.. 일은밀사록 랑패가만타. 금시로 날을 밧앗서 대례를치럿다. 한편에서는 국수를 눌은다. 잔치보러온 안악네들은 국수그릇을 얼는밧어서 후룩후룩 들여마시며 시악씨잘낫다고 추엇다.

 

주인은 즐거움에 너머겨워서 추배를 흔근히 들엇다. 여간 경사가 아니다. 뭇사람을 삐집고 안팍으로 드나들며 분부하기에 손이돌지안는다. 얘 마누라..국수한그릇 더가저온.. 어찌 말이 좀 어색하구먼.. 다시한번.. 메누라 얘야! 얼는갓어와.. 삼십을 바라보자 동굿을 찔러보니 제불에 멋이질려 비드름하다. 덕돌이는 첫날을 치르고 붓석붓석긔운이 난다. 남이 두단을 털제면 그의 볏단은 석단재풀처나간다. 연방손바닥에 침을 배타부치며 억개를 읏슥어린다. 끄끅! 찍어라 굴려라 끅끅! 동무의품아시일이다. 검으무툭툭한 젊은농군댓이 볏단을 번차례로 집어든다. 열에 뜬 사람갓치 식식어리며 세차게 벼알을 절구통에서 주룩주룩훌러나린다. 얘! 장가들고 한턱안내니? 일색이드라 딴딴히먹자 닭이냐. 술이냐. 국수냐? 웬국수는? 너만 국수만 아느냐? 저의 끼리 ㅉ코까분다. 그들은 일을 노흐며 옷깃으로 땀을 씻는다. 골바람이 벼깔치를 부여케풍긴다. 엽산에서 푸드득하고 꿩이 나르며 머리우를 지나간다. 갈키질을 하든 얼골 넓적이가 갈키를 노코 씽긋하드니 달겨든다. 작란군이다. 여러사람의 힘을 빌리어 덕돌이 입에다 혼집신짝을 물린다. 버들쩡거린다. 다시량귀를 두손에 잔뜩훔켜잡고 끌고와서는 털어노흔벼무덕이우에 머리를 틀어박으며 동서남북으로 큰절을 식힌다. 야아!야아! 아니다아니야 장갈갓스면 산신령에게 이러하다 말이 잇서야지 괜실이 산신령이 노하면 눈깔망난이나려보낸다. 뭇웃음이 터저오른다. 새신랑이 옷이이게뭐냐. 볼기짝에 구멍이 다뚤리고 .. 빈정대는 사람도있다. 그러나 덕돌이는 상투의 먼데기를 털고나서 곰방대를 피여물고는 싱그레 웃어치운다. 조흔옷은 집에두엇다. 인조견족기저고리 새하얀옥당목겹바지. 그러나 애끼는 것이다. 일할때엔 흔옷을 입고 집에 돌아와 쉬일참에나입는다. 잘때에도 모조리벗어서 더럽지안케 착착개여 머리맛헤 위해노코 자곤한다. 의복이 람루하면 인상이추하다. 멋처럼엇은 구여운 안해니 행여나 마음이 돌아안즐까 미리미리 사려두지 않을수도 업는 노릇이다. 그야말로 이십구년만에 누런 이조각에다 어제서야 소곰을 발라본것도 이까닭이엇다. 덕돌이가 볏단을 다시집어올릴제 그이웃에사는 돌쇠가 엽흐로와서 품을 앗는다. 얘 덕돌아! 너 내일 우리조마댕이좀해줄래? 뭐 어째? 하고 소리를 썩지르고는 그는 눈귀가 실룩하엿다. 누구보고 해라야? 응? 이자식 까놀라! 어제까지는 턱업시 지냇단대도 오늘의 상투를 못보는가.. 바로 그날이엇다. 웃간에서 혼자 새우잠을 자고잇든 홀어미는 놀래여 눈이 번쩍띄엿다. 만뢰잠잠한 밤중이다. 어머이! 그거 다라낫세유 내옷두 업고.. 응? 하고 반마듸소리를 치며 얼떨결에 그는 캄캄한 방안을 더듬어 아랫간으로 넘어섯다. 황망히 등잔에 불을 대리며 그래 어듸로 갔단 말이냐? 영산이 나서 뭇는다. 아들은 벌거벗은채 이불로압흘 가리고안저서 징징거린다. 엽자리에는 빈벼개뿐 사람은 간곳이없다. 들어본즉 온종일일한게 피곤하야 아들은 자리에 들자마자 고만 세상을 이젓다. 하기야 그때안해도 옷을 벗고 한자리에 누어서 맛부터잣든 것이다. 그는 보통때와 다름업시 새침헌이 들어누어서 천장만 처다보앗다. 그런데 자다가 별안간 오줌이 마렵기에 요강을 좀집어달나랴고 보니 뜻박게 품안이 허룩하다. 불러보아도 대답이업다. 그제서는 어레짐작으로 우선머리맛해 위해노앗든 옷을 더듬어보앗ㄷ. 따는없다. 필연 잠든 틈을 타서 살몃이 옷을입고 자긔의 옷이며 버선까지들고 내뺏슴이 분명하리라. 도적년.. 모자는 광술불을 켜들고 나섯다. 벅과 잿간을 뒤젓다. 그러고 뜰압술풀속도 낫낫치 차저ㅂ스나 흔적도없다. 그래도 방안을 다시한번차저보자. 홀어미는 굿해야 며느리를 도적년으로 까지는 생각하고 싶지않앗다. 거반울상이 되어 허벙저벙방안으로 들어왓다. 마음을 가라안처들처보니 아니면 다르랴 며누리 벼개밋해서 은비녀가 나온다. 다라날 게집가트면 이비싼 은비녀를 그냥두고 갈리업다. 두말업시 무슨병패가 생겻다. 홀어미는 아들을 데리고 덜미를 잡히는 듯 문박으로 차저나섯다.

 

마을에서 산길로 빠저나는 어구에 욱어진 숩사이로 비스듬이 언덕길이 노혓다. 바로 그밋헤석벽을 끼고 깁고 프른 웅뎅이가 뭇치고 넓은그물이 겹겹산을 에돌아 약십리를 흘러나리면 신연강 중톡을 뚤는다. 시새에 반쯤파뭇히어 번들대는 큰바위는 내를싸고 량쪽으로 질번하다. 꼬부랑질은 그틈박위로 ㅆ었다. 좀체것지못할 재갈길이다. 내를 몃번건네고 흠상굿은 산들을 비켜서 오마장넘어야 겨우질다운질을 만난다. 그러고 거긔서 좀더 간곳에 내가 외지게 일허진 오막사리한간을 볼 수 있다. 물방앗간이다. 그러나 이제는 밥을 차저 흘러가는 뜬몸들의 하룻밤 숙소로 변하엿다. 벽이 확나가고 네기둥뿐인 그속에 힘을 일흔 물방아는 을씨냥굿게 모로누엇다. 거지도 고엽에 이불우에 거적을 덧쓰고 누엇다. 거푸진 신음이다. 으!으!으흥! 석가래사이로 달빗은 쌀쌀히 흘러든다. 각금 마른닙흘뿌리며.. 여보자우? 이러나게유 얼른.. 게집의 음성이나자 그는 꿈을거리며 일어안는다. 그러고 너털대는 흣적삼을 깃을 염여잡고는 덜덜 떤다. 인제고만 떠날테이야? 쿨록.. 말라빠진 얼골로 게집을 바라보며 그는 이러케물엇다. 십분가량지냇다. 거지는 호사하엿다. 달빗에 번쩍어리는 겹옷을 입고서 집행이를 끌며 물방아간을 등젓다. 골골하는 그를 부축하야 게집은 뒤에 따른다. 술집며느리다. 옷이 너머커.. 좀저것엇스면.. 잔말말고 어여갑시다 펄적.. 게집은 불이나게그를 제촉한다. 그러고 연해돌아다보길잇지안엇다.

 

그들은 강길로 향한다. 개울을 건너 불거저나린 산모통이를 막 꼽뜨릴랴할제이다. 멀리뒤에서 사람욱이는소리가 끈힐듯날 듯 간신히 들려온다. 바람에 먹히어 말저는 모르겠스나 재업시덕돌이의 목성임은 넉히 짐작할수잇다. 아 얼는좀 오게유.. 똥끝이 마르는 듯이 게집은 사내의 손목을 겁겁히 잡아끈다. 병들은 몸이라 끌리는대로 뒤툭어리며 거지도 으슥한 산저편으로 가치사라진다. 수은빗갓흔물방울을 품으며 물결은 산벽에 부다뜨린다. 어데선지 지정치못할넉대소리는 이산저산서 와글와글 굴러나린다.

 


총각과 맹꽁이

 

입입이 비를 바라나 오늘도 그럿타. 풀입은 먼지가 보얏케 나훌거린다. 말뚱한 하늘에는 불덤이가튼 해가 눈을 크게 떳다. 땅은 달아서 뜨거운 김을 턱밋테다 품긴다. 호미를 옴겨 찍을적마다 무더운 숨을 헉헉 돌는다. 가물에 조닙은앤생이다. 가끔 업드려 김매는 코며 눈통이를 찌른다. 호미는 튕겨지며 쨍소리를 때때로 내인다. 곳곳이 백인돌이다. 예사밧터면 한 번찍어넘길걸 세네번안하면 흙이 일지안는다. 콧등에서 턱에서 땀은 물흐르듯 떠러지며 호밋자루를 적시고 또 흙에 숨인다. 그들은 묵묵하엿다. 조방고랑에 쭉느러백여서 머리를 숙이고 기여갈뿐이다. 마치 땅을 파는 두더지처럼. 입을 벌리면 땀한방울이 더 흘를 것을 염려함이다. 그러자 어듸서 말을 부친다. 어이 뜨거 돌을 좀 밟엇다가 혼난네. 이놈의 것도 밧이라고 도지를 바다처먹나.. 이제는 죽어도 너와는 품아시안한다. 고 한친구가 열을 내드니 씻갑으로 골치기나 하자구 도루줘버려라. 이나마 업스면 먹을게 잇서야지.. 덕만이는 불안스러ㅇ다. 호미를 노코 옷깃으로 턱을 훌튼다. 그리고 그편으로 물끄럼이 고개를 돌린다. 가혹한 도지다. 입쌀석섬. 버리. 콩. 두포의 소출은 근근댓섬. 논아먹기도 못된다. 번듸 밧이아니다. 고목느티나무그늘에 가리어 여름날 오고가는 농군이 쉬든 정자터이다. 그것을 지주가무리로 갈아도지를 노아먹는다. 콩을 심으면 입나기가 고작이요 대부분이 열지를 안는것이엇다. 친구들은 일상덕만이가 사람이 병신스러워 하고 이밧을 침배타비난하엿다. 그러나 덕만이는 오히려 안되는 콩을 탓할뿐 올에는 조로 바꾸어 심은 것이다. 좀 쉐서들 하세.. 한고랑을 마치자 덕만이는 이러서 고목께로온다. 뒤무더 땀박아지들이 옹게중게 모여든다. 돌우에 한참안저쉬드니 겨우 생기가 좀돌앗다. 곰방대들을 끄내문다. 혹은 대를들고 담배한대 달라고 돌아치며 수선을 부린다. 북새가 드네 올농사 또 헛하나보다.. 여러눈이 일제히 말하는 시선을 더듬는다. 그리고 바람에 아름거리는 저편버덩의 파란벳이플 이윽히 바라보앗다. 염여스러히.. 젊은상투는 무척 시장하엿다. 따로 떠러져 쭈그리고 안젓다. 고개를 푹기우리고는 불평이요만이아니다. 재미부틀 배고파 일못하겟네.. 하기 죽겟는걸 허리가 착 까부러지는구나.. 여페서 밧는다. 이땀을 흘리고 제누리업시 일할수잇나? 진흥회아니라 제하라비가 온대두.. 하고 또 뇌드니 아무도 대답이 업스매 개두없슨 놈에게 호포는 올려두 제누리만 안먹으면 산덤 그래.. 어조를 노펴 일동에게 맛장을 청한다. 너는 그래두 괜찬하 덕만이가 다호포를 낼나구. 뚝건달 뭉태는 콧살을 씽긋이 비우스며 바라본다. 네나내가 촌띄기들이 떠들어뭣하리. 그보다. 여보게들 오늘 참 들뼝이온 것을 아나? 이말에 나찬총각들은 귀가 번쩍띄엇다. 기쁜소식이다. 그입을 뻔히 처다보며 뒷말을 기다린다. 반갑기도 하려니와 한편으로는 의아하엿다. 한참바쁜 농시방국에 뭘 바라고 오느냐고 다가튼 질문이다. 그것은 들은체만체 뭉태는 나무에 비스듬이 자빠저서 하늘로 눈만껌버긴다. 그리고 홀로 침이말라 칭찬이다. 말가코 살집 조트라. 나려 씹어두 비린내두업슬걸.. 제일 그볼기짝 두둑한 것이.. 나히는? 스물둘, 한창 폈드라.. 놈팽이잇나? 예제서 슬근슬근 죄여들며 뭇는다. 없서 남편을 일코서 홧김에 들병으로 돌아 다니는 판이라데.. 그럼 만히 돌아먹엇구먼.. 뭘 나히를 봐야지 숫배기드라.. 얘 조쿠나 한잔 먹어보자.. 이쪽저쪽서 수군거린다.

 

풍년이나 만난 듯이 야단들이다. 한구석에 안젓든 덕만이가 이러서 오드니 뭉태를 꾹 찍어간다. 느티나무뒤로 와서 성님 정말 남편없수? 그럼 정말이지.. 나좀 장가드려주 한턱내리다..뭉태의 눈치를 훌튼다. 의형이라 못할말업겠지만 그래두 어쩐지 얼굴이 혹군하엿다. 염여말게 그러나 돈이좀 들걸.. 개울건네서 덕만어머니가 온다. 점심 광주리를 이고 더워서 허더긴다. 농군들은 이러서소리치며 법석이다. 호밋자루를 뽑아 호밋등에다 길군악을 치는놈도 있다. 점심 점심이다. 먹어야산다. 저녁이 들자 바람은 산들거린다. 뭉태는 제집박갓들의 버릿지를 깔고 안저서 동무오기를 고대하엿다. 덕만이가 제일 먼저 부리나케 내달앗다. 뭉태엽페와 궁둥이를 나려노흐며 좀머뭇거리드니 아까말이 실토유. 꼭 장가좀 드려주게유. 글세 나만믿어 설사 자네게 거짓말하겟나.. 성님만 밋우 꼭 해주게유, 하고 다지고 내 내 닭팔거든 호미씨세날 단단히 레하리다. 하고 또 한 번 굿데 다진다. 나제 귀틈에 왓든 젊은축들이 하나둘모인다. 약속대로 고수란이 여섯이되엿다. 모두들 이러서서 한덩어리가 되어 수군거린다. 큰일이나 치러가는 듯 이러자 저러자 의견이 분분하야 끄티없다. 어떠케해야 돈이 들들가가 문제다. 우리가 막걸리 석되만 사가지고가자 그래 게집더러 부래고 낭중에 얼마간주면 고만이다. 고하니까 한편에서 그러지말고 그집으로 가서 술을 대구퍼먹자 그리구 시치미 딱떼고 나오면 하고 우기는 친구도잇다. 그러나 뭉태는 말하엿다.. 게집을 우리집으로 부르자. 소주세병만 가저오래서 잔푸리로 시키는 것이 제일 점잔하다고.

 

술갑슨 각출염으로할까 혹은 몃사람이 술을 맛고 그남어지는 안주를 할까를 토의할제 덕만이는 선뜻 대답하엿다. 오늘밤 술갑슨 내혼자 전부물겟다고 그리고 닭도한마리 내겟스니 아무쪼록 힘써 잘해달라고 뭉태에게 다시 당부하엿다. 뭉태는 게집을 데리러 거리로 나갓다. 덕만이는 조곰도 지체업시 오라경게하엿다. 그리고 제집을 향하야 개울 언덕으로 올라섯다. 산기슭에 내를 압두고 노혓다. 방한칸 벽한칸 단두칸을 돌로싸올려 영으로 더픈 집이엇다. 식구는 모자뿐. 아들이 일을 나가면 어머니도 따라 일즉나갓다. 동리로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차젓다. 그리고 왼종일 방아품을 팔아 밥을 어더다가 아들을 먹여 재우는 것이 그들의 살림이엇다. 딸은 전체를 밧고 노앗다. 아들장가드릴예정이든 것이 빗구녕 갑기에 시납으로 녹여버리고 그깨짓 며느리쯤은 시시하다유 하고 남들에게는 거츨 끄리지만 언제나 돈이잇서 며느리를 좀보나.. 돌아서 자탄을 마지안느터이다. 반드시 장가는 들어야한다.

덕만이는 언덕미테다 신을벗섯다. 그리고 큰 몸집을 사리어 삽붓삽붓 집엘 들어섯다. 방문이 벌쩍나가떠러지고 집안이 휑하다. 어머니는 자는 모양. 닭의 장문을 조심해열엇다. 손을 집어너 손에 닷는대로 허구리께를 슬슬긁어주엇다.

 

팔아서 등걸잠뱅이 해입는다는 닭이엇다. 한손이 재바르게 목때기를 훔켜잡자 다른손이 날개쭉지를 훔킬랴할제 고만 빗난다. 한놈이 풍기니까 뭇놈이 푸드득하며 대구 골골거린다. 별안간 휙휙 이망한년의 X으로 난놈의괭이 하고 줴박는 듯이 방에서 튀나는 기색이드니 다쫏찻서유 염여말구 주무시게유.. 하니까 닭장문좀 꼭 얼거라. 소리뿐으로 다시조용하다. 그는 무거운 숨을 돌랏다. 닭을 여페감추고 나는 듯 튀여나왓다. 그리고 뭉태집으로 내달리며 그의 머리에 공상이 한두가지가 아니엇다. 뭉태가입부달때엔 어지간히 출중난게집일게다. 이런걸데리고 술장사를 한다면 그박게 더큰수는 없다. 뭐해야 잘하면 소한바리쯤은 락자업시 떨어진다. 그리고 아들도 곳 나야할텐데 이게 무엇보다 큰걱정이엇다. 뭉태는 얼간하엿다 들뼝이를 혼자안고 물리도록시달린다. 두터운입살을 이그리며 요거사 소리좀해라 아리랑 아리랑 고갯짓으로 게집의 웅둥이를 두드린다. 좁은 봉당이 꽉찻다 상하나 흐미한 등잔을복판에두고 취함얼골이 청성굿게 죄여안젓다.

 

다가치눈들은 게집에서 떠나가지안는다. 공석에서 벼루기는 들끌으며등어리 정갱이를 대구어간다 그러나긁는 것은 사내의체통이아니다 꾹참고 재차지로 게집오기만 눈이만 눈이빨개 손곱는다. 술좀 천천히 붓게유 그거 다업서지면 뭘루놀래는게지유-: 게집은 겻눈을 주며 생긋우서보인다. 덩달아 맹입이 맥없시 그리고 슬거먼히 뻥긴다. 얼골깜안 친구가 얼마 벼르다가 마코한개를 피여올린다. 그리고 욱역으로 끌어댕겨 남보란 듯이 입을 맞춘다. 게집은 예사로 담배를 밧아키고는 생글거린다. 좌중은 밸이상햇다. 양권연바람이 시다는등 이왕이면 속곳밋들고 인심쓰라는등 별별핀퉁이가 다들어온다. 돌려라 돌려 혼자만 주무르는게야? 목이마르듯 사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지릅뜬다. 이서슬에 게집은 이러서서 어듸로 갈지를 몰라 술병을 들고 갈팡거린다.

덕만이는 따로떠러저 봉당끄테 구부리고안젓다. 애꾸진 담배통만돌에다 대구 두드린다. 암만 기달려도 뭉태는 저만놀뿐 인사를 아니부친다. 술은 제가 내련만 게집도 시시한지 눈거들떠보지안는다. 그래 입때 말한마디 못건네고홀로 끙끙알는다. 봉당아래 하얀 귀여운 신이 납죽노혓다. 덕만이는 유심히 보앗다. 돌아안저서 남이 혹시보지나 안나 살핀다. 그리고 퍼드러진 시커먼 흙밭에다 그선을 뀌고는 눈을 지긋이 감어보앗다. 게집의 신이다. 다시버서 제발에 뀌고는 짝업시 기뻐한다. 약물가티 개운한밤이다. 버들사이로 달빗은 해맑다. 목이 터지라고 맹꽁이는 노래를 부른다. 암숫놈이 의조케 주고바든 사랑의 노래이엇다. 이소리를 드르매 불현 듯 울화가 터젓다. 여지껏 누르고 눌러오든 총각의 쿠더분한 울분이 모조리 폭발하엿다. 에이 하치 못한인생.. 하고 저몸을 책하고난 뒤 게집의 앞으로 달려들어 무릅을 꿇엇다. 두손은 공손히 무릅우에 언젓다. 그행동이 너무나 쑥스럽고 남다르므로 벗들은 눈이컷다. 뵈기는 아까부터 ㅂ스나 인사는 처음엿줍니다. 하고 죽어가는 음성으로 억지로봉을 땟다. 그로는 참으로 큰용기다.

 

저는 강원도춘천군 신남면증리아랫말에 사는 김덕만입니다. 우라버지가 승이 광산김갑니다. 어머니허구 단두식굽니다. 하치못한 사람을 차저주서서 너무 고맙습니다. 저는 설흔넛인대두 총각입니다. 게집은 영문을 몰라 어안이 벙벙하다가 고만이올시다.. 하며 이마를 기우려 절하는 것을 볼 때 참앗든 고개가 절로 돌앗다. 그리고 터지려는 웃음을 깨물다가 재채기가 터저버렷다. 일테면 인사로군?

뭘고만이야 더하지.. 여기저기서 키키거린다. 그런 인사는 좀 ㄷ다하자구 핀장이들어온다. 모처럼 한인사가 실패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이러나지도 못하고 얼골이 벌개서 고개를 숙인채 부처가 되엇다.

 

새벽녘이다. 달이지니 박가튼 검은 장막이 나렷다. 세친구는 봉당에 고라젓다. 술에 취한게 아니라 어찌지꺼렷든지 흥에 취하엿다. 뭉태 덕만이 깜안얼골 세사람이 마주 보며 안젓다. 제각금 기회를 엿보나 맘대로 안되매 속만 탈뿐이다. 뭉태는 게집의 어깨를 잔뜩 웅켜잡고 부라질을 한다. 실상은 안챗건만 독단 주정이요 발광이다. 새매가티 쏘다가 게집귀에다 눈치빠르게 수군거리곤 그 허구리를 꾹찌르고 어이술ㅊ 소패좀보고옴새.. 뻘떡 이러서 비틀거리며 싸리문박그로 나간다. 좀잇드니 게집이마저 오줌좀누고오겟노라고 나가버린다. 덕만이는 실죽허니 눈만 둥굴린다. 일이 내내마음에 어그러지고 마럿다. 그다지 미덧던 뭉태도 저놀구녕만 차즐뿐으로 심심하다. 그리고 오좀은 맨드는지 여태들안온다. 수상한일이다. 그는 벌덕 일어서서 문박으로 나왓다. 발밑이 캄캄하다. 더듬어가며 잿간 낫가리 나뭇데미 틈박위를 삿삿치나려뒤젓다. 다시 발길을 돌리어 근방의 밧고랑을 뒤지기 시작하엿다. 눈에서 불이난다.

 

차차 동이튼다. 젓빗 맑은 하늘이 품을 버린다. 고은봉우리 흠상구즌 봉우리 이쪽저쪽서 하나둘 툭툭불거진다. 손벽가튼 콩이픈이슬을 먹음고욱어젓다. 스칠새업시 다리에 척척엉기며 물을 뿜는다. 한동안 해갈을 하고서 밧한복판고랑에 콩잎에 가린 옷자락을 보앗다. 다짜고짜로 달겨들엇다. 그러나 이게 무슨짓이지유? 아까 뭐라구 마켓지유? 하고는 저로도 창피스러워 뒷칸거리에서 다리가 멈칫하엿다. 의형이라고 밋엇던게 불찰이다. 뭉태는 조곰도 거침이 없다. 고개도 안돌리며 저리가 왜사람이 눈치를 못채리고 저뻔새야.. 화를 천동가티 내질은다. 도리어 몰리키니 기가 안막힐수업다. 말문이 막혀 먹먹하다. 그래 철석가티 장가드려주마 할제는 언제유? 하고 지지안케 목청을 돗앗다. 술갑내슈 가게유.. 손을 버릴 때 나하고 안살면 술갑 못내겟시유.. 하고는 끝대로 배를 튀겻다. 눈은 눈물이 어리어 야속한 듯이 게집을 쏘앗다. 게집은 술먹고 술갑안내는 경오가 뭐냐고 주언부언 떠든다. 나중에는 내가 술팔너왓지 당신의 안해가 되러온것이아니라고 조히 타이르기까지되엿다. 뭉태는 시끄러ㅇ다. 술갑은 내가주마 고 게집의 팔을 이끄러 콩포기를 헤집고 길로 나가버린다.

 

시위로 좀 해ㅂ으나 최후의 게획도 글럿다. 덕만이는 아주 낙담하고 콩밧복판에 멍하니서서 그들의 뒷모양만 배웅한다. 게집이 길로 나스자 눈이 빠지게 기다리든 깜둥이 총각이 또 달겨든다. 이것을 보니 가슴은 더욱 쓰라렷다. 동무가 빠니지키고 섯는대도 끌고 드러가는 그런 행세는 또 없슬게다. 눈물은 급기야 꺼칠한 웃수염을 거처 발등으로 즐대굴럿다. 이집저집서 일군 나오는 것이 멀리보인다. 연장을 들고 바트로 논으로 제각기 허터진다. 아주활작 밝앗다. 덕만이는 금시로 콩밧틀 튀여나왓다. 잿간여프로 달겨들며 큰 돌맹이를 집어들엇다. 마는 눈을 얼마감고잇는동안 단념하엿는지 골창으로 던저버렷다. 주먹으로 눈물을 비비고는 살재두 나는 인전 안살터이유.. 하고 잿갓을 향하야 소리를 질러삳. 그리고 제집으로 설렁설렁 언덕을 나려간다.

 

그러나 맹꽁이는 여전이 소리를 끌어올린다. 골창에서 가장 비웃는 듯이 음층맞게 맹. 던지면 꽁..하고 간드러지게 밧아넘긴다.

 

 


소낙비

 

음산한 검은구름이 하늘에 뭉게뭉게 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한줄기 할듯하면서도 여전히 짓구즌 햇발은 겹겹산속에 뭇친 외진 마을을 통재로 자실 듯이 달구고 잇엇다. 잇다금 생각나는 듯 살매들린 바람은 논밧간의 나무들을 뒤흔들며 미처날뛰엇다. 뫼박그로 농군들을 멀리품아시로 내보낸 안말의 공기는 씁슬하엿다. 다만 맷맷한 미루나무숩에서 거츠러가는 농촌을 울프는 듯 매미의 애끗는노래.. 매..음! 매…음! 춘호는 자기집 올봄에 오원을 주고 사서들은 묵삭은 오막살이집 방문턱에 걸터안저서 바른주먹으로 턱을고이고는 봉당에서 저녁으로 때일감자를 씻고 잇는 안해를 묵묵히 노려보고 잇섯다. 그는 사날밤이나 눈을 안붓치고 성화를 하는 바람에 농사에 고리삭은 그의 얼골로 더욱 해쓱하엿다.

안해에게 다시한번 졸라보앗다. 그러나 위협하는 어조로 이봐 그래 어떠케 돈이원만 안해줄터여? 안해는 역시 대답이 업섯다. 갓 잡아온 새댁모양으로 씻는 감자나 씻을뿐 잠잣고 잇섯다.

되나 안되나 좌우간 이러타 말이없스니 춘호는 울화가 퍼저서 죽을지경이엇다. 그는 타곳에서 떠들어온 몸이라 자기를 믿고 장리를 주는 사람도 업고 또는 그잘양한 집을 팔랴해도 단 이삼원의 작자도 내닷지안흐므로 압뒤가 꼭 막혓다.

마는 그래도 안해는 나히 젊고 얼골 똑똑하겟다 돈이원쯤이야 어떠케라도 될 수잇겟기에 뭇는것인데 드른체도 안하니썩 괘씸한듯십헛다. 그는 배를 튀기며 다시한번 돈좀안해줄터여? 하고 소리를 뻑 질럿다. 그러나 대꾸는 역 업섯다. 춘호는 노기충천하야 불현 듯 문찌방을 떼다밀며 벌떡 일어섯다. 눈을 흡뜨고 벽에 기대인지게막대를 손에 잡자 안해의 엽흐로 바람가티 달겨들엇다. 이년아 기집 조타는게 뭐여? 남편의 근심도 덜어주어야지 끼고자는기집이여? 지게막대는 안해의 연한 허리를 모지게 후렷다. 까부러지는 비명은 모지락스리 찌그러진 울타리틈을 삣어나간다. 잽처 지게막대는 안즌채 고까라진 안해의 발뒤축을 얼러 불기를 내려갈렷다. 이년아 내가 언제부터 너에게 조르는게여? 범가티 호통을 치고 남편이지게막대를 공중으로 다시 올리며 모즈름을 쓸 때 안해는 에그머니! 하고 외마디를 질럿다. 연하야 몸을 뒤치자 거반 업퍼질 듯이 싸리문박그로 내달렷다. 얼골에 눈물이 흐른채 황그리는 거름으로 문압페언덕을 나리어 개울을 건느고 마즌쪽에 뚤린콩밧길로 들어섯다. 너 네가 날 피하면 어딜갈테여? 발길을 막는듯한 의미있는 호령에 다라나든 안해는 다리가 멈칫하엿다. 그는 고개를 돌리어 싸리문안에 아즉도 지게막대를 들고섯는 남편을 바라보앗다. 어른에게 죄진 어린애가티 입만 종깃종깃하다가 남편이 뛰여나올가 겁이나서 겨우 입을 열엇다. 쇠돌엄마 집에 좀 다녀 올게유.. 주볏주볏 변명을 하고는 가든길을 다시 힝하게 내걸엇다. 안해라고 요새이 돈이원이 급시로 필요함을 모르는배도 아니엇다. 마는 그의 자격으로나 로동으로나 돈이원이란 감히 땅뗌도 못해볼형편이엇다. 버리래야 하잘것없는 것.. 아츰에 이러나기가 무섭게 남에게 뒤질가 영산이올라 산으로빼는 것이다. 조고만 종댕이를 허리에 달고거한 산중에 드문드문 백여잇는 도라지 더덕을 차저가는것이엇다. 깁흔 산속으로 우중충한 돌틈바기로 잔약한 몸으로 맨발에 집신짝을 끌며 강파른 산 등을 타고돌려면 젓먹든 힘까지 녹아나리는 듯 진땀은 머리로 발끗까지 쭉흘러나린다.

아랫도리를 단 외겹으로 두른 날근 치마자락은 다리로 허리로 척척엉기어 거름을 방해하엿다. 땀에 부른 종아리는 거츠른 숩에 긁혀메어 그쓰라림이 말이아니다. 게다 무던운 흙내는 숨이 탁탁 막히도록 가슴을 질른다. 그러나 삶에 발부둥치는 순직한 그의 머리는 아무 불평도 일지안헛다. 가물에 콩나기로 어쩌다 도라지 순이라도 어즈러운 숩속에 하나. 둘. 뾰죽이 뻐더오른 것을 보면 그는 그래도 기쁨에 넘치는 미소를 띠웠다. 때로는 바위도 기여올랏다. 정히못기여오를 그런 험한곳이면 ㅊ덩굴에 매여 달리기도 하는것이엇다. 때꾹에 절은 무명적삼은 벗어서 허리춤에다 꾹 찌르고는 호랑이숩이라 이름난 강원도 산골에 매여달려 기를쓰고 허비적어린다. 골바람은 지날적마다 알몸을 두른 치맛자락을 공중으로 날린다. 그제마다 검붉은 볼기짝을 사양업시 내보이는 측덩굴의 그를 본다면 배를 움켜쥐어도 다못볼 것이다. 마는 다행히 그윽한 산골이라 그꼴을 비웃는놈은 뻐국이뿐이엇다.

이리하야 해동갑으로 헤갈을 하고나면 캐어모은 도라지 더덕을 얼러 사발가웃 혹은 두어사발남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동리로 나려와 주막거리에 가서 그걸 내주고 보리살과 사발바꿈을 하엿다. 그러나 요즘엔 그나마도 철이 겨ㅇ다고 소출이다. 그대신 남의 보리방아를 왼종일 찌여두고 보리밥 그릇이나 어더다가는 집으로 돌아와 농토를 못어더 뻔뻔히 노는 남편과 가치나누는 것이 그날하로하로의 생활이엇다. 그러고보니 돈 이원커녕 당장 목을딴대도 피가 나올지가 의문이엇다. 만약 돈 이원을 돌린다면 아는집에서 보리라도 뀌여 파는 수박가게는 다른 도리가업다. 그리고 왼동리의 안악네들이 치맛바람에 팔짜 고첫다고 쑥덕어리며 은근히 시새우는 쇠돌엄마가 아니고는 노는 버리를 가진 사람이 없다.

그런데 도적이 제발 저리다고 그는 자기꼴 주제에 제불에 눌려서 호사로운 쇠돌엄마에게는 죽어도 가고 싶지안엇다. 쇠돌엄마도 처음에야 자기와가티 천한 농부의 계집이련만 어쩌다 하늘이 도아몽리의 부자양반 리주사와 은근히 배가 맛은뒤로는 얼골도 모양내고 옷치장도하고 밥걱정도 안하고하야 아주 금방석에 딩구는 팔자가 되엇다. 그리고 쇠돌아버이도 이게 웬떡이냔 듯이 안해를 내어논채 눈을 슬적감아버리고 리주사에게서 나는옷이나 입고 주는 쌀이나 먹고 년년히 신통치못한 자기 농사에는 한손을 떼고는 히짜를 뽑는 것이 아닌가.. 사실말인즉 춘호처가 쇠돌엄마에게 죽어도 아니갈랴는 그속까닭은 정작 여기잇섯다. 바루 지난 늣진봄 달이 뚜러지게 밝든 어느밤이엇다. 춘호가 보름게추를보러 산모텡이로 나간 것이 이슥하야도 돌아오지 안으므로 집에서기다리든 안해가 인젠 자고오려나. 생각하고는 막들어누어 잠이들려니까 웬 난데업는 황소가튼놈이 튀어들엇다. 허둥지둥 춘호처를 막우깔다가 놀라서 으악 소리를 치는바람에 그냥 다라난 일이잇엇다. 어수룩한 시골일이라 별반 풍설도 아니고 쓱싹되엇으나 며칠이 지난뒤에야 그것이 동리의 부자리주사의 소행임을 비로소 눈치채엇다.

그런 까닭으로 해서 춘호처는 쇠돌엄마와 즉접관게는 업단대도 그를 대하면 공연스리 얼골이 뜻뜻하야지고 무슨죄나 진 듯이 어색하엿다. 그리고 더욱이 쇠돌엄마가 새댁 나는 속곳이 세 개구 버선이 네벌이구행.. 하며 아주 조타고 핸들대는 그꼴을 보면 혹시자기에게 함정을 두고서 비양거리는거나 아닌가 하는 옥생각으로 무안해서 고개도 못들엇다. 한편으로는 자기도 좀만 잘햇드면 지금쯤은 쇠돌엄마처럼 호강을 할수잇섯슬 그런 갸륵한 기회를 깝살려버린 자기행동에 대한 후회와 애탄으로 말미아마 마음을 괴롭히는 그쓰라림도 적지안헛다. 그러나 아무러한 욕을 보더라도 나날이 심해가는 무지하나 매보다는 그래도 좀 헐할게다. 오늘은 한맘먹고 쇠돌엄마를 차저 갈려는것이엇다. 춘호처는 이번 거름이 허발이나 안칠까 일렴으로 심화를 하며 수양버들이 쭉 느러박인 논두렁길로 들어섯다. 그는 시골 안악네로는 용모가 매우 반반하엿다. 좀 야윈듯한 몸매는 호리호리한 것이 소위 동리의문자로 외입깨나 하얌즉한 얼골이엇스되 추려한 의복이며 퀴퀴한 냄새는 거지를 볼질른다. 그는 왼손 바른손으로 겨끔내기로 치맛귀를 여며가며 속살이 삐질가 조심조심이 거렷다.

감사나운 구름송이가 하늘신폭을 휘덥고는 차츰차츰 지면으로 처저나리드니 그예 산봉우리에 엉기어 살풍경이 되고만다. 먼데서 개짓는 소리가 압뒤산을 한적하게 울린다. 빗방울은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드니 차차 굵어지며 무데기로 퍼부어나린다. 춘호처는 길가에 느러진 밤나무밋트로 뛰여달려가 비를 거니며 쇠돌엄마집을 멀리 바라보앗다. 북쪽산기슭에 놉직한 울타리로 뺑돌려두르고 안젓는 음욱하고 맵시잇는 집이 그집이엇다. 그런데 싸리문이 꼭 닷긴걸보면 아마 쇠돌엄마가 농군청에 저녁 제누리를 나르러 가서 아즉 돌아오지를 안흔모양이엇다. 그는 쇠돌엄마가 오기를 지켜보며 오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잇섯다. 나무닙페서 빗방울은 뚝뚝 떠러지며 그의 뺨을 흘러 젓가슴으로 스며든다. 바람은 지날적마다 냉기와 함께 굵은 빗발을 몸에 드려친다. 비에 쪼로록 젓은 치마가 몸에 찰삭 휘감기어 허리로 궁둥이로 다리로 살의 윤곽이 그대로 비처올랏다. 무던히 기달렷스나 쇠돌엄마는 오지안헛다. 하도 진력이나서 하품을 하야가며 정신업시 서잇노라니 왼편 언덕에서 사람오는 발자취소리가 들린다. 그는 고개를 돌려보앗다. 그러나 날세게 나무틈으로 몸을 숨엇다.

동이배를 가진 리주사가 지우산을 버테쓰고는 쇠돌네집을 향하야 응뗑이를 껍쭉어리며 나려가는 길이엇다. 비록 키는 작달막하나 숫조흔 수염이든지왼동리를 털어야 단하나뿐인 탕건이든지 썩 풍채좋흔 오십전후의 양반이다. 그는 싸리문아프로 가드니 자기집처럼 거침업시 문을 떼다 밀고는 속으로 버젓이 들어가버린다. 이것을 보니 춘호처는 다시금 속이 편치안엇다. 자기는 개돼지가티 무시로 매만맛고 돌아치는천덕군이다. 안팍그로 겹구염을 밧으며 간들대는 쇠돌엄마와 사람 된 치수가 두드러지게 다름을 그는 알수잇섯다. 쇠돌엄마의 호강을 너머나 부럽게 우르러보는 반동으로 자기도 잘만햇드면 하는 턱업는 희망과 후회가 전보다 몃갑절 쓰린맛으로 그의 가슴을 찌버뜨덧다. 쇠돌네집을 하염업시 건너다보다가 어느듯 저도 모르게 긴한숨이 굴러나린다. 언덕에서 쏠려나리는 사태물이 발등까지 개흙으로 덥흐며 소리처흐른다. 빗물에 폭 젓은 몸둥아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한다. 그는 가벼웁게 몸서리를 첫다. 그리고 당황한 시선으로 사방을 경게하야 보앗다. 아무도 보이지는 않엇다. 다시 시선을 돌리어 그집을 쏘아보며 속으로 궁리하야보앗다. 안에는 확실히 리주사뿐일게다. 고대까지 걸엿던 싸리문이라든지 또는 울타리에 널은 빨래를 여태 안것어 드리는 것을 보면어떤 맹세를 두고라도 분명히 리주사이외의 다른 사람은 하나도 업슬 것이다.

그는 마음노코 비를 마저가며 그집으로 달겨들엇다. 봉당으로 선뜻 뛰여오르며 쇠돌엄마 기슈? 하고 인기를 내보앗다. 물론 당자의 대답은 업섯다. 그대신 그음성이나자 안방에서 리주사가 번개가티 머리를 내밀엇다. 자기따는 꿈박기란 듯 눈을 두리번두리번하드니 옷위로 볼가진 춘호처의 젓가슴아랫배 넓적다리로 발등까지 슬적 음충히 훌터보고는 건아한 낫으로 빙그레한다. 그리고 자기도 봉당으로 주춤주춘나오며 쇠돌어멈말인가? 왜지금 막나갓지 곳온댓스니 안방에 좀 들어가 기다렷스면.. 하고 매우 일이 딱한 듯이 어름어름한다. 이비에 어딜 가세유? 지금 요박게 좀 나갓지. 그러나 곳 올걸.. 잇는줄알고 왓는듸.. 춘호처는 이러케 혼잣말로 낙심하며 섭섭한 낫흐로 머뭇머뭇하다가 그냥 돌아갈 듯이 봉당 알로 나려섯다. 리주사를 처다보며 물차는 제비가티 산드러지게 그럼 요담 오겟세유 안녕히 게십시유.. 하고 작별의 인사를 올린다. 지금 곳 온댓는데 좀기달리지.. 담에 또 오지유.. 아닐세 좀 기달리게 여보게 여보게 이봐.. 춘호처가 간다는 바람에 리주사는 체면도 모르고 기가올랏다. 허둥거리며 재간껏 만유하엿으나 암만해도 안된듯십다. 춘호처가 여기엘 찻어온것도 큰기적이려니와 뇌성벽력에 구석진 곳이겠다 이럿게 솔깃한 기회는 두 번다시 못볼 것이다. 그는 눈이 뒤집히어 입에 물엇든 장죽을 쑥 뽑아 방안으로 치트리고는 게집의 허리를 뒤로 다짜고짜 끌어안어서 봉당우로 끌어올렷다. 게집은 몹시 놀라며 왜 이러서유 이거 노세유 하고 몸을 뿌리칠랴고 앙탈을 한다. 아니 잠간만.. 리주사는 그래도 놋치안흐며 헝겁스러운 눈즛으로 게집을 달래인다. 흘러나리려는 고이춤을 왼손으로 연송 치우치며 바른 팔로는 게집을 잔뜩 웅켜잡고는 엄두를 못내어 짤짤매다가 간신이 방안으로 끙끙몰아너엇다. 안으로 문고리는 재바르게 채이엇다.

박게서는 모진 빗방울이 배추입에 부다치는 소리 바람에 나무떠는 소리가 요란하다. 가끔 양철통을 나려구리는 듯 거푸진 천동소리가 방고래를 올리며 날은 점점 침침하엿다. 얼마쯤 지난 뒤엿다. 이만하면 길이 들엇스려니 안심하고 리주사는 날숨을 후.. 하고 들른다. 실업시 고마운 비 때문에 발악도 못치고 앙살도 못피고 무릅압헤고븐고븐 느러저잇는 게집을 대견히 바라보며 빙끗이 얼러보앗다. 게집은 왼몸에 진땀이 쭉 흐르는 것이 꽤더운 모양이다. 벽에 걸린 쇠돌어멈의 적삼을 끄내어 게집의 몸을 말쑥하게 훌딱기 시작한다. 발끗서부터 얼골까지.. 너 열아홉이라지? 하고 리주사는 취한 얼골로 얼간히 무러보앗다. 니에.. 하고 메떨어진 대답. 게집은 리주사손에 눌리어 일어나도 못하고 죽은 듯이 가만히 누어잇다. 리주사는 게집의 몸둥이를 다씻기고 나서 한숨을 내뽑으며 담배한대를 떡 피어물엇다. 그래 요새도 서방에게 주리경을 치느냐? 하고 뭇다가 아무대답도 업스매 원그래서야 어떳게 산단말이냐.. 하루이틀 아니고 사람의 일이란 알수잇는거냐? 그러다 혹시 맛어죽으면 정장하나 해볼곳 업는거야.. 허니네명이 아까우면 덥어놋코 민적을 가르는게 낫겟지.. 하고 게집의 신변을 위하야 염여를 마지안타가 번뜻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잇엇다. 너참 아이낫다 죽엇다 드구나? 니에.. 어디 난듯이나 십으냐? 게집은 얼골이 홍당무가 되어지며 아무말못하고 고개를 외면하엿다. 리주사도 그까짓것 더 묻지않앗다. 그런데 웬녀석의 냄새인지 무생채썩는듯한 시크므레한 악취가 물시로 코청을 찌르니 눈살을 크게 잽흐리지 안을수업다. 처음에야 그런줄은 소통 몰랏드니 알고보니까 비위가 조히 역하엿다. 그는 빨고 잇든 담배통으로 게집의 배꼽께를 똑똑이 가르키며 예.. 이살의 때곱좀 봐라. 그래 물이흔한데 이것좀 못씻는단말이냐? 하고 머처럼의 기분을 상한 것이 앵하단 듯이 꺼림한 기색으로 혀를 채엿다. 하지만 게집이 참다참다 이내 무안에 못이기어 일어나 치마를 입을랴하니 그는 역적을 벌컥 내이엇다. 옷을 빼서서 구석으로 동댕이를 치고는 다시 그 자리에 끌어안첫다. 그러고 자기딸이나 책하듯이 아주대범하게 꾸짓엇다. 왜그리 게집이 달망대니? 좀든직직가 못하구.. 춘호처가 그집을 나선 것은 들어간지 약 한시간만이엇다. 비는 여전히 쭉쭉 나린다. 그는 진땀을 잇는대로 흠뻑 ㅆ고 나왓다. 그러나 의외로 아니 천행으로 오늘일은 성공이엇다. 그는 몸을 소치며 생긋하엿다.

그런 모욕과 수치는 난생 처음 당하는 봉변으로 지랄중에도 몹쓸지랄이엇으나 성공은 성공이엇다. 복을 받을려면 반듯이 고생이 따르는법이니 이까짓거야 골백번 당한대도 남편에게 매나안맛고 의조케 살수만잇다면 그는 사양치안흘 것이다. 리주사를 하늘가티 은인가티 여겻다. 남편에게 부처먹을 농토를 줄테니 자기의 첩이되라는 그말도 죄송하엿스나 더욱이 돈이원을 줄께니 내일이맘때 쇠돌네집으로 넌즛이 만나자는 그말은 무엇보다도 고마ㅇ고 벅찬 짐이나 풀은 듯 마음이 홀가분하엿다. 다만 애키는 것은 자기의 행실이 만약 남편에게 발각되는 나절에는 대매에 마저 죽을 것이다. 그는 일변 기뻐하며 일변 태우며 자기집을 향하야 세차게 쏘다지는 비쏙을 가븐가븐 나려달렷다. 춘호는 아즉도 분이 못풀리어 뿌루퉁헌이 호로 안젓다. 그는 자긔의 고향인 인제를 등진지벌서 삼년이 되엇다. 해를 이어 흉작에 농작물은 말못되고 딸아빗쟁이들의 위협과 악마구니는 날로 심하엿다. 마침내 하릴업시 집, 세간사리를 그대로 내버리고 알몸으로 밤도주를 하엿든 것이다. 살기조흔곳을 찾는다고 나어린 안해의 손목을 이끌고 이산저산을 넘어 표랑하엿다. 그러나 우정찻어 들은 것이 고작 이마을이나 살속은 역시 일반이다. 어느산골엘 가 호미를 잡아보아도 정은 조그만치도 안붓헛고 거기에는 오즉 쌀쌀한 불안과 굶주림이 품을 벌려 그를 맛을뿐이엇다. 터무니 업다하야 농토를 안준다. 일구녕이 업스매품을 못판다. 밥이없다. 결국엔 그는 피페하야 가는 농민사이를 감도는 엉뚱한 투기심에 몸이 달떳다. 요사이 며칠동안을 두고 요넘어 뒷산속에서 밤마다 큰 노름판이 버러지는 기미를 알앗다. 그는 자기도 한목볼려고 끼룩어렷스나 좀체로 미천을 만들수가 없섯다. 이원! 수나조하야 이 이원이 조화만 잘한다면금시 발복이 못된다고 누가 단언할수잇스랴.. 삼사십원 따서 동리의 빗이나 대충가리고 옷한벌지여입고는 진저리나는 이산골을 떠날랴는 것이 그의 배포이엇다. 서울로 올라가 안해는 안잠을 재우고 자기는 노동을 하고 둘이서 다구지게 벌으면 안락한 생활을 할 수가 잇슬텐데 이런산구석에서 굶어죽을 맛이야 업섯다. 그래서 젊은 안해에게 돈좀 해오라니까 요리매낀 조리매낀 매만피하고 겻들어주지 안으니 그소행이 여간 괘씸한 것이 아니다.

안해가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집으로 달겨들자 미처 입도 버리기전에 남편은 이를 악물고 주먹뺨을 냅다부첫다. 너 이년 매만 살살피하고 어디가 자빠젓다왓어? 볼치한대를 얻어맛고 안해는 오긔가 질리어 벙벙하엿다. 그래도 식성이 못풀리어 남편이 다시 매를 손에 잡을랴하니 안해는 질겁을 하야 살려달라고 두손으로 빌며 개신개신 입을 열엇다. 낼돼유..낼돼유.. 하며 돈이 변통됨을 삼가 아뢰는 그의 음성은 절반이 울음이엇다. 남편은 반신반의 하야 눈을 찌긋하다가 낼? 하고 목청을 돗앗다. 네. 낼 된다유.. 꼭되여? 네 낼된다유..

남편은 시골물정에 능통하니만치 난데업는 돈이원이 어데서 어떠케 되는것까지는 추궁해무를랴하지 않엇다. 그는 저윽이 안심한 얼골로 방문턱에 걸터안즈며 담뱃대에 불을 그엇다. 그제야 안해도 비로소 마음을 노코 감자를 삶으로 부엌으로 들어갈랴하니 남편이 겨트로 거러오며 치근한 듯이 말리엇다. 병나.. 방에 들어가. 어여 옷이나 말리여. 감자는 내가 삶을게.. 먹물가티 지튼밤이 나리엇다. 비는 더욱 소리를 치며 앙상한 그들의 방벽을 압뒤로 울린다. 천정에서 비는 새이지안흐나 집진지가 오래되어 고래가 물러안다십히 된 방이라 도배를 못한 방바닥에는 물이 스며들어 귀죽축하다. 거기다 거적두입만 덩그러케 깔아노흔 것이 그들의 침소이엇다. 석유불은 없서 캄캄한 바루 지옥이다. 벼루기는 사방에서 마냥 스믈거린다.

그러나 등걸잠에 익달한 그들은 천연스럽게 나란히 누어 주리차게 퍼붓는 밤비소리를 귀담어 듯고잇섯다. 가난으로 인하야 부부간의 애틋한 정을 모르고 나나리 매질로 불평과 원한중에서 복대기든 그들도 이밤에는 불시로 화목하엿다.

단지 남의 품에 들은 돈 이원을 꿈꾸어보고도.. 서울 언제 갈라유? 남편의 왼팔을 비고 누엇든 안해가 남편을 향하야 응성비슷이 무러보앗다. 그는 남편에게 서울의 화려한 거리며 후한 인심에 대하야 여러번드른바잇서 일상 안타까운 마음으로 몽상은 하야보앗스나 실지 구경은 못하엿다. 얼른 이고생을 벗어나 살기조흔 서울로 가고십흔 생각이 간절하엿다. 곳 가게되겟지 빗만 좀 업서도 가뜬하련만.. 빗은 낭종갑드라도 얼핀갑세다유.. 염여업서 이달안으로 꼭가게 될거니까. 남편은 썩 쾌히 승낙하엿다. 따는 그는 동리에서 일커러주는 질군으로 투전장의 갑오쯤은 시루에서 콩나물 뽑듯하는 능수엿다. 내일밤 이원을 가지고 벼락가티 노름판에 달려가서 잇는 돈이란 강그리 모집어올 생각을 하니 그는 은근히 기뻣다. 그리고 교묘한 자기의 손재간을 홀로뽑내엇다. 이번이 서울 처음이지? 하며 그는 서울바닥좀 한 번 쐬엇다고 큰체를 하며 팔로 안해의 머리를 흔들어 무러보앗다. 성미가 원악 겁겁한지라 지금부터 서울갈 준비를 착착하고 십헛다. 그가 제일 걱정되는 것은 둠구석에서 ㄴ자라먹은 안해를 데리고가면 서울사람에게 놀림도 바들게고 거리끼는 일이 만흘듯십헛다. 그래서 서울가면 꼭지켜야할 필수조건을 안해에게 일일이 설명치 안흘수도 없다. 첫때 사투리에 대한 주의 부터 시작되엇다. 농민이 서울사람에게 꼬라리라는 별명으로 감잡히는 그리유는 무엇보다도 사투리에 잇을지니 사투리는 쓰지말지며 합세를 하십니까로 하게유를 하오로 고치되 말끗을 들지말지라. 또거리에서 어릿어릿하는 것은 내가 시골뜨기요하는 얼뜬즛이니 갈길은 제게가고 볼눈은 또릿또릿이 볼지라.. 하는것들이엇다. 안해는 그끔직한 설교를 귀담어 드르며 모기소리로 네.네. 하엿다.

남편은 둬시간가량을 샐틈업시 꼼꼼하게 주의를 다저노코는 서울의 풍습이며 생활방침 등을 자기의 의견대로 그럴사하게 이야기하야 오다가말끗이 어느듯 화장술에까지 이르게 되엿다. 시골녀자가 서울에가서 안잠을 잘자주면 몃해후에는 집까지 엇어가는수가 잇는데 거기에는얼골이 이뻐야만한다는 소문을 일즉 드른배잇서 하는소리엿다. 그래서 날마다 기름도 바르고 분도 바르고 버선도 신고해서 쥔마음에 썩들어야.. 한참 신바람이 올라 주서성기다가 엽헤서 새근새근 소리가 들리므로 고개를 돌려보니 안해는 이미 고라저 잠이 깁헛다. 이런 망할거 남말하는데 자빠저 잔담.. 남편은 혼자 중얼거리며 바른팔을 들어 이마우로 흐트러진 안해의 머리칼을 뒤로 씨담어 넘긴다. 세상에 귀한 것은 자기의 안해..

이안해가 만약업섯던단들 자기는 홀로 어떠케 살수 잇섯스려는가! 명색이 남편이며 이날까지 옷한벌 변변히 못해입히고 고생만 짓시킨 그죄가 너머나 큰 듯 가슴이 뻐근하엿다. 그는 왁살스러운 팔로다 안해의 허리를 꼭 껴안어 자기의 압으로 바특이 끌어댕겻다. 밤새도록 줄기차게 나리든 빗소리가 아침에 이르러서야 겨우 끄치고 점심때에는 생기로운 볕까지 들엇다. 쿨렁쿨렁 눈물나는 소리는 요란히 들린다. 시내에서 고기잡는 아이들의 고함이며 농부들의 히히낙낙한 미나리도 기운차게 들린다.

비는 춘호의 근심도 씻어간 듯 오날은 그에게도 즐거운빗이 보엿다. 저녁 제누리때 되엿슬걸 얼른빗고 가봐.. 그는 갈증이 나서 안해를 대구 재촉하엿다.

아즉 멀엇서유.. 뭔게뭐야.. 늣젓어.. 뭘! 안해는 남편의 말대로 벌서부터 머리를 빗고 안젓으나 온체 달포나 아니가리어 엉크른 머리라 시간이 꽤걸렷다. 그는 호랑이갓튼 남편과 오래간만에 정다운 정을 바꾸어보니 근래에 볼 수 없는 희색이 얼골에 떠돌앗다. 어느때에는 맥적게 생글생글 웃어도 보앗다. 안해가 꼼지락어리는 것이 보기에 퍽으나 갑갑하엿다. 남편은 안해손에서 얼개빗을 쑥뽑아들고는 시원스리 쭉쭉 나려빗긴다. 다 빗긴 뒤 엽헤노힌 밥사발의 물을 손바닥에 연실 칠해가며 머리에다 번지를하게 발라노앗다. 그래노코 위서부터 머리칼을 재워가며 맵씨잇게 쪽을 딱 찔러주드니 오늘아츰에 한사코 공을 드려 삶아노앗든 집석이를 안해의 발에 신기고 주먹으로 자근자근 골을 내주엇다. 인제 가봐! 하다가 바루 곳와..응? 하고 남편은 그이원을 고이밧고자 손색없도록 실패업도록 안해를 모양내어 보냇다.

 

 


노다지

 

그믐칠야 캄캄한 밤이엇다. 하눌에 별은 깨알가티 총총 박엿다. 그덕으로 솔숩속은 간신이 희미햐얏다. 험한 산중에도 우중충하고 구석백이 외딴곳이다. 버석 만하야도 가슴이 덜렁한다. 호랑이 산골호생원! 만귀는 잠잠하다. 가을은 이미 느젓다고 냉기는 모질다. 이슬을 품은 가랑닙은 바시락바시락 날아들며 얼골을 추긴다. 꽁보는 바랑을 모로 비고 풀우에 꼬부리고 누엇다가 잠간 까빡하얏다.

다시 눈이 띄ㅇ슬적에는 몸서리가 몹시나온다. 형은 마즌편에 그저 웅크리고 안젓는 모양이다. 성님 인저 시작해볼라우? 아즉멀엇네 좀 칩드라도 참참이 해야지..

어듬속에서 그음성만 우렁차게 그러나 가만이 들릴뿐이다. 연모를 고치는지 마치 쇠부짓는 소리와 아울러 부슥어린다. 꽁보는 다시 옹송그리고 새우잠으로 눈을 감앗다. 야긔에 옷은 저저후질근하다. 아래또리가 척나간 듯이 감촉을 일코대구 쑤실따름이다. 그대로 버뜩 일어나 하품을 하고는 으드들 떨엇다. 어듸서인지 자박자박 사러지는 발자욱소리가 들린다. 꽁보는 정신이 번쩍나서 눈을 둥글린다. 누가오는게 아뉴? 바람이겟지. 즈들이 설마알라구! 신청부가튼 그대답에 저윽이 맘이 노힌다. 겨테 형만 잇스면이야 몃놈쯤오기로서니 그리쪼일게업다. 적삼의 깃을 여미며 휘돌아보앗다. 감떼사나운 큰 바위가 반득이는 하늘을 찌를 듯이 삐쥐솟앗다. 그 양어깨로자즈레한 바위는 뭉글뭉글한놈이 검은 구름갓다. 그러면 이번에는 꿈인지 호랑인지 영문모를 그런 흠상구즌 대구리가 공중에 불끈 나타나 두리번거린다. 사방은 모다 이따위산에 돌렷다. 바람은 뻔질나려구르며 습긔와 함께 낙엽을 풍긴다. 을씨냥스리 샘물은 노냥쫄랑쫄랑. 금시라도 싯검은 산중툭에서 호랑이불이 보일듯십다. 꼼짝못할 함정에 들은 듯이 소름이 쪽 돗는다. 꽁보는 넘우서먹서먹하고 허전하야 어깨를 으씩올린다. 몹쓸놈의 산골도 다만어이 산골마닥 모조리 요지경이람.. 이러고보니 몹시 무거운 기억이 눈아프로 번쩍 지난다.

바루 작년 이맘때이다. 그날도 오늘과 가티 밤을 도아 잠채를 하러 갓든 것이다. 회양근방에도 가장 험하다는 마치 이러케 휘하고 낫설은 산골을 기여올랏다. 꽁보에 더펄이 그리고 또 다른동무 셋과 초저녁부터 나리는 부슬비가 웬일인지 그칠줄을 모른다. 붕 하고 난데업시 이는 바람에 안기어 비는 낙엽과 함께 몸에 부딧고 또 부딧고하얏다. 모두들 입버릴 긔력조차 일코 대구 부들부들 떨엇다. 방금 넘어올 듯이 덩치커다른 바위는 머리를 불쑥 내대고 길을 막고막고한다. 그놈을 끼고 캄캄한 절벽을 돌고나니 땀이 등줄기로 쪽 나려흘럿다. 게다 은제 호랑이가 내닷는지 알수없스매 가슴은 펄쩍 두근거린다. 그러나 하기는 이제말이지 용케도 해먹긴하얏다. 아무러튼지 다섯놈이 설흔길이나 넘는 암굴에 들어가서 한시간도 채 못되자 감(광석)을 두포대나 실히 따올렷다. 마는 문제는 논으맥이에 잇섯다. 어떠케 이놈을 논흐면서로 어굴치안흘가. 꽁보는 금점에 남다른 이력이 잇느니만치 제가 선뜻 맛탓다. 부피를 대중하야 다섯목에다 차례대로 메지메지 골고루 논앗든 것이다. 헌대 이런 우스강스러운 놈이 또 잇슬가..

이게 일터면 논은건가! 어두운 구석에서 어떤놈이 이러케 쥐이박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 제따는 욱긔를 보이노라고 가래침을 배앗는다. 그렴? 꽁보는 하 어이없서서 그쪽을 뻔히 바라보앗다. 이건 우리가 늘하는 격식인데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게정을 부릴것이 아니다. 아니 요게 내거야? 그럼 누군 감벼락을 마젓단 말인가? 아니 이구덩이를 먼저낸 것이 누군데그래? 누구고새고 알게뭐잇나 금잇스니 땃고땃스니 논앗지.. 알게업다?내가업서도 느가왓니 이새끼야? 이런 숭맥보래 꿀돼지 제욕심채기로 너만 먹자는거야? 바루이말에 자식이 욱하고 들이덤볏다. 무지한 두손으로 꽁보의 멱살을 잔뜩움켜쥐고 흔들고 지랄을 한다. 꽁보가 체수가작고처들고 좀팽이라 한창얏본 모양이다.

비를 마저가며 숨이 콕 막히도록 시달리니 꽁보도 화가 안날수업다. 저도 몰으게 어느듯 감석을 손에잡자 놈의 골통을 퍼트렷다. 하니까 이놈이 꼭 황소가티 식-하드니 꽁보를 피언한 돌우에다 집어때렷다. 그리고 깔고안더니 대뜸벽체를 들어 겻갈비대를 휙- 하도록 아주몹씨조겻다. 죽질안키만 다행이지만 지금도 이게 가끔 도지어 몸을 못쓰는 것이다. 담에는 왼편어깨를 된통 마젓다. 정신이 다 아찔하얏다. 험하고 기픈 산속이라 그대로 죽여버릴 작정이 분명하다. 세 번째에는 또 다시 가슴을 겨누고 나려올제 인제는 꼬박 죽엇구나 하얏다. 참으로 지긋지긋하고 아슬아슬한 순간이엇다. 그때 천행이랄가 대문짝처럼 크고 억센 더펄이가 비호가티 날아들엇다. 잡은참 그놈의 허리를 뒤로 두손에 뀌여들드니 산비탈로 내던저버렷다. 그놈은 그때 살엇는지 죽엇는지 이내모른다. 꽁보는 곳바루 감석과 한꺼번에 더펄이 등에 업히어 마을로 나려왓든 것이다.

현재 꽁보가 갓고 다니는 그목숨은 즉 더펄이 손에서 명줄을 바든 그때의 끄트리마리다. 더펄이를 형이라 불럿고 형우 제공을 깍듯이 하는것도 까닭업는 일은 아니엇다. 이산골도 그녀석의 산골과 똑 헐업는 흉칙스러운 낫짝을 가젓다.

한 번 휘돌아보니 몸서리치든 그경상이 다시 생각하지 안흘수업다. 꽁보는 담배만 빡빡 피우며 시름업시 안젓다. 몸좀 녹여서 인저 시적시적 해볼까? 더펄이도 추운지 떨리는 몸을 툭툭털며 일어선다. 시작하도록 연모는 차비가 다된 모양.

저편으로 가서 훔척훔척하드니 바랑에서 막걸리병과 돼지 다리를 끄내들고 이리로 온다. 그래도 줌 거냉은 해야할걸! 하고 그는 병마개를 이로 뽑드니 에이 그냥 먹세. 언제 데워먹겟나? 데웁시다. 글세 그것두조쿠 근데 불을 놨다가 들키면 어쩌나? 저 바위틈에다 가리고 핍시다. 아우는 일어서서 가랑닙을 긁어모앗다. 형은 더듬어가며 소나무 삭정이를 뚝뚝 꺽거서 한아름 안엇다. 평풍과가티 바위와 바위사이에 틈이 벌엇다. 그속으로 들어가 그들은 불을 노핫다. 커.. 그어 맛조하이. 형은 한잔을 쭉 켜고 건아하얏다. 칼로 돼지고기를 저며들고 쩍쩍 씹는다. 아까 술집 게집 ㅂ냐? 왜그루? 어떠튼가.. ….. 아주 똑땃데. 고것참.. 하고 그는 눈을 불비체 끔벅어리며 싱글싱글 웃는다. 일년이면 열두달 줄청 돌아만 다니는 신세이엇다. 오늘은 서로 내일은 동으로 조선천치의 금점판치고 아니 찝쩍거린데가 업섯다. 언제나 나도 그런 게집하나맛나 살림을 좀 해보누 하면 무거운 한숨이 절로 안날수업다. 거 게집잇는게 항결 낫겟더군.. 하고저도 열적을 만큼 시풍스러운 소리를 하니까.. 글쎄요.. 하고 꽁보는 그얼골을 빤히 처다보앗다. 이날까지 가티다녀야 그런법업드니만 왜별안간 게집생각이날가. 별일이로군! 하긴 저도요즘으로 버썩 그런생각이 무륵무륵 안나는 것도 아니지만 가을이 느저서 그런지 두호래비 마주 안기만하면 나는건 그생각뿐.. 성님 장가들라우? 어디 웬 게집있나? 글세? 하고 꽁보는 그말을 재치다가 얼뜻 이런생각을 하엿다. 제누의를 주면 어떨까 지금 그누의가 충주근방 어느농군에게 출가하야 자식을 둘식이나낫다. 마는 매우 반반한 얼골을 가젓다. 이걸준다면 형은 무척 반기겠고 또한 목숨을 구해준 그은혜에 대하야 손씨세도 되리라. 성님.. 내누의를 주라우? 누의? 썩 이뿌우..성님이 보면 아마 담박반하리다.. 더펄이는 담말을 기다리며 다만 벙벙하엿다. 불빗에 이글이글하고 검붉은 그얼골에는 만족한 미소가 떠올랏다. 그누의에 대하야 칭찬은 전일부터 만히 들엇다. 그럴적마다 속중으로는 슬몃이 생각이 달랏스나 참아 이러타토설치는못햇든터이엇다.

어떳수? 글세 그런데 살림하는 사람을 그리되겠나? 하야 뒷심은 두면서도 어정쩡하게 물어보앗다. 그러고들 껍쩍하고 술을 따러서 아우에게 권하다가 반이나 업찔럿다. 그야 돌려빼면 고만이지 누가 뭐랄터유.. 꽁보는 자신이 잇는 듯이 이러케 선언하엿다.

더펄이는 아주 조앗다. 팔장을 딱 찌르고는 눈을 감앗다. 나두 인젠 계집하나 안아 보는구나! 아마 그누의란 썩이뿔 것이다. 오동통하고 아양스럽고 이런계집에 틀림업스리라. 그럴 필요도 업건마는 그는 뻘떡일어서서 주춤주춤하다가 다시펄석안는다. 은제 갈려나? 가만잇수.이거 해가지구 낼갑시다. 오늘일만 잘되면 낼로 곳떠나도 조타. 충청도라야 강원도역경을 지나 칠팔십리거르면 고만이다. 낼해껏거르면 모래 아츰에는 누의 집을 들려서 다른금점으로 가리라 예정하엿다. 그런데 이놈의 금을 언제나 좀 잡아볼는지 아득한 일이엇다. 빌어먹을거.. 은제쯤 재수가 좀 터보나! 꽁보는 뜻고잇든 돼지뼉따구를 내던지며 이러케 한탄하엿다. 념려말게 어떠케 되겠지 오늘은 꼭 노다지가 터질테니 두고 볼려나? 작히 조켓수. 그러커든 고만 들어안즙시다. 이를 말인가.이게 참 할노릇을 하나. 이제말이지. 그들은 몃번이나 이러케짜위햇는지 그수를 모른다. 네가 노다지를 만나든 내가 만나든 둘이 똑가티나놔가지고 집을 사고 계집을 엇고 술도먹고 편히살자고 그러나 여지것 한 번이라고 그러케 돼본적이업스니 매양 헛소리가 되고말엇다. 닭울때도 되엿네 인제 슬슬가볼려나? 더펄이는 선뜻 일어서서 바랑을 질머메다가 꽁보를 바라보앗다. 몸이 또도는지불아페서 오르르 떨고있는 것이 퍽으나 치근하엿다. 여보게 내혼자 해가주올게 불이나 쬐고 거기잇슬려나? 뭘,갑시다.. 꽁보는 꼼을꼼을 일어스며 벼랑을 메엿다. 그들은 발로다 불을 부벼끄고는 거기를 떠낫다.

산에 골을 엇비슷이 돌아오르는 샛길이 노혓다. 좌우로는 솔,잣,밤,단풍 이런나무들이 울창하게 꽉 들어박엿다. 그미트로 재갈, 아니면 불퉁바위는 예제업시 마냥 딩굴렷다. 한갓 시컴은 그암흑속을 그둘은 더듬고기여오른다. 풀숩의 이슬로 말미아마 고이는 축축이 저젓다. 다리를 움겨놀적마다 철떡철떡살에 부트며 찬기운이 쭉끼친다. 그리고 모진바람은 뻔찔 불어나린다. 붕하고 능글차게 낙엽을 불어나리다는 뺑하고 되알지게기를 복쓴다.

공보는 더펄이뒤를 따러오르며 달달떨엇다. 이게 지랄인지 난장인지 세상에 짜정 못해먹을건 금점빼고 다시업스리라. 금이 다무언지. 요즛을 꼭 해야한담..

게다 건뜻하면 서로 뚜들겨 죽이는 것이 일, 참말이지 금쟁이치고 하나 순한놈못봤다. 몸이 절릴적마다 지겨웁든과거를 또 연상하며 그는 다시금 몸에 소름이 도닷다. 그러자 마즌편산 수퐁에서 큰불이 얼른하엿다. 호랑이! 이러케 놀라고더펄이 허리에가 덥석달리며 저게뭐유? 하고 다르르떨엇다. 뭐? 저거,아니 지금은 업서젓네.. 그게 눈이 어려서 헷거지뭐야.. 더펄이는 씸씸이 대답하고 천연스리올라간다. 다기진 그태도에 좀 안심이되는 듯 시프나 그래도 썩 편치는 못하엿다. 왜이리 오늘은 대구 겁만드는지 까닭을 모르겟다. 몸은 배시근하고 열로인하야 입이 바짝바짝탄다. 이것이 웬만하면 그럴리업스려마는 자네 안되겟네. 내 등에 업히게.. 하고 더펄이가 등을 내대일제 그는잠잣고 바랑우로 넙쭉 업혓다.

그래도 끽소리업시 덜렁덜렁 올라가는 더펄이를 굽어보며 실팍한 그몸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엇다. 불볏 나리는 복중처럼 씨근거리며 이마에 땀이 쫙 흘러슬 그때에야 비로소 더펄이는 산마루턱까지 이르럿다. 꽁보를 나려노코 땀을 씨스며 후 하고 숨을 돌린다. 인젠 얼마 안남엇겟지. 조곰 나려가면 요일에 잇슬 것이다.

그들이 이마을에 들린 것은 바루 오늘점심때이다. 지나서 그냥 갈랴하다가 뜻하지안흔 주막 주인말에 귀가 번쩍 띄엇든 것이다. 저산넘어 금점이잇는데 금이 푹푹 쏘다지는 화수분이라고 요즘에는 화약허가를 내가지고 완전히 일을 하고자하야 부득이 잠시 휴광중이고 머지안허 다시 시작할게다. 그리고 금도적을 마즐가하야 밤낫 구별업시 감시하는중이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밤중에 누가 자지안코 설마 하고 더펄이는 덜렁덜렁 나려간다. 꽁보는 그꽁문이를 쿡쿡 찔럿다. 그래도 사람의 일이니 물은 모른다. 좌우겨틀우 살펴보며 살금살금사리어 나려온다.

그들은 오분쯤 나리엇다. 따는 커다란 구뎅이 하나가 딱 내다랏다. 산중턱에 집더미가튼 바위가 노혓고 고여프로 또 하나이 노혀 가달이젓다. 그가운데다 뻐듬한 돌장벽을 끼고 구멍을 뚤흔 것이다. 가루지는 한발 좀 못되고 길벅지는 약 서발가량. 성냥을 거대보니 기피는 네길이 넘겻다. 함부루 쪼아먹은구뎅이라 꺼칠꺼칠한 놈이 군비력도 똑똑이 못치ㅇ다. 잠채를 염여하야 그랫스리라. 사다리는 모조리 떼가고 밍숭밍숭한 돌벽이 잇슬뿐이다. 그들은 다시한번 사방을 두레두레 돌아보앗다. 지척을 분간키 어려우나 필경사람은 업슬 것이다. 마음을 노코 바랑에서 광술을 끄내어 불을 대렷다. 더펄이가 먼저 장벽에 업듸어 뒤로 기여나린다. 꽁보는 불을 들고 조심성잇게 참참이 나려온다. 한길쯤 남엇슬 때 고만 발이 찍 하고 더펄이는 떨어젓다. 끙 하고 무던이 골탕은 먹엇스나 그대루 쓱싹일어섯다. 동이 트기전에 얼른금을 따야될 것이다. 여보게 아우 나는 어딜따랴나? 글세유.. 가만이 기슈.. 아우는 불을 드려대고 줄맥을 한 번 쭉 훌텃다. 금점일에는 난다긴다하는 아달맹이 금쟁이엇다. 썩 보드니 복판에는 동이먹어들어가고 양편가생이로 차차 줄이 생하는 것을 알앗다. 성님은 저편구석을 따우.. 아우는 이러케 지시하고 저는 이쪽 구석으로 왓다. 그러나 참아 그틈박이로 들어갈 생각이 안난다. 한길이나 실히되도록 싸하올린 동발이 금방넘어올 듯이 위험하얏다. 미테는 좀잘은 돌로 싸흐나 그우에는 제법 굴찍굴찍한 놈들이 언첫다. 이것이 문허지면 깩소리도 못하고 치어죽는다. 꽁보는 한참생각햇스되 별수업다. 나츨 째푸려가며 바랑에서 망치와 타래증을 끄내들엇다. 그런데 어떠케 파먹은놈이게옴푹이 들어간 것이 일커녕 몸하나 노흘데가 없다. 마지못하야 두다리를 동발께로 쭉뻣고 몸을 그흠패기에 착 업디어 망치질을 하기시작하얏다. 돌에 뚤린 석혈구뎅이라 공기는 더욱 퀭하얏다. 증때리는 소리만 양쪽벽에 무겁게 부다친다. 팡!팡! 이러케 몹씨 귀를 울린다. 거반 한시간이 넘엇다. 그들은 버력가튼 만감이외에 아무것도 엇지못햇다. 다시 오분이 지난다. 십분이 지난다. 딱 그때다.

꽁보는 땀을 철철흘리며 좁다란 그틈에서 감하나를 손에 따들엇다. 헐업시 적은 목침가튼 그런 돌팍을 업드린 그채 불빗에 비치어 가만이 뒤저보앗다. 번들번들한 놈이 그광채가 되우 혼란스럽다. 혹시 연철이나 아닐까. 그는 돌우에 눕혀노코 망치로 두드리어 깨보앗다. 좀체 하야서는 쪽이 잘 안나갈만치 쭌득쭌득한 금돌! 그는 다시 집어들고 눈아프로 바싹가저오며 실눈을 떳다. 얼마를 뚤허지게 노려보앗다. 무작정으로 가슴은 뚝딱거리고 마냥 들렌다. 이돌에 박인금만으로도 모름 몰라도 하치 열량중은 넘겟지. 천원!! 그먼가 뭐야? 더펄이는 이러케 허둥지둥 달겨들엇다. 노다지하고 풀죽은 대답.. 노다지?? 하기 무섭게 더펄이는 우뻑지뻑 그돌을 바더들고 눈에 드려댄다. 척척 훨만치 드려박인 금.. 우리도 인젠 팔자를 고치누나.. 그는 껍쩍 껍쩍 응덩춤이 절로 난다. 이리 나오게 내땀세.. 그는 아우의 몸을 번쩍 들어내노코 제가 대신 들어간다. 역시 동발께로 다리를 쭉뻣고는 그틈박이에 덥쩍 업뒤엇다. 몸이 온악커서 좀 둥개이나 아무러케도 아우보다 힘이 낫겟지. 그좁은 틈에 타래증을 꼬자박고 식식하고 망치로 때린다.

꽁보는 그아페 서서 시무럭헌이 흥이지엇다. 금점일로 할지면 제가 선생이요 형은 제지휘를 바다 왓든 것이다. 뭘 안다고 푸뚱이가 어줍대는가, 돌쪽하나 변변이 못떼낼것이.. 그는 형의 태도가 심상치안흠을 얼핏 알앗다. 금을 보드니 완연히 변한다. 저고깽이좀 집어주게.. 형은 고개도 아니들고 소리를 빽 질른다. 아우는 잠잣고 댓구도 아니한다. 사람을 넘우 얏보는 그꼴이 썩 아니꼬왓다.

아 이사람아 고깽이좀 얼른집어줘 웨저리 정신업시 섯나 그리고 눈을 딱 부르뜨고 처다본다. 아우는 암말안코 저편 구석에 노힌 고깽이를 집어다 주엇다. 그리고 우둑헌이 다시섯다. 형이 무랍업시 구면 굴수록 그것은 반드시 시위에 가까ㅇ다. 힘이 좀 잇다고 주제 넘게 꺼떡이는 그화상이야 눈허리가시면시엇지 그냥은 못볼 것이다. 또 땃네.. 내기운이 어떤가? 형은 이러케 주적거리며 고깽이를 연송 나려찍는다. 마치 죽통에 덤벼드는도야지 모양이다. 억척스럽게도 손뼉만한 감을 두쪽이나 따냇다. 인제는 악이 아니면 세상업서도 더는 못딸 것이다.

엑!엑! 그래도 억센 주먹에 구든농이다 벌컥벌컥나간다. 제힘을 되우자랑하는 형을 이윽히 바라보니 또한 그속이 보인다. 필연코 이노다지를 혼자 먹을랴고 하는 것이다. 허면 내가잇는 것을 몹시 끄리겟지.. 하고 속을 태운다. 이것봐. 자네가튼건 골백와야 소용없네.. 하고 또 뽐낼제가슴이 선뜩하얏다. 압서는 형의손에 목숨을 구해바닷스나 이번에는 가튼 산골에서 그주먹에 명을 도로 끈흘지도 모른다. 그는 형의 주먹을 가만히 나려보다가 가엽시도 앙상한 제주먹에 대조하야 보지안흘수업다. 그러나 다만 속이바르르 떨릴뿐이다.

그러자 꽁보는 기급을 하야 놀라며 뒤로 물러섯다. 어이쿠하는 불시의 비명과 아울러 와그르 하엿다. 싸하올린 동발이 어찌하다 중툭이 헐리엇다 모진돌들은 더펄이의 장딴지며 넓적다리 응뎅이까지 고대로 업눌럿다. 살은 물론 으츠러젓스리라.. 그는 업프린채 꼼짝 못하고 아픈데 못이기어 끙끙거린다. 허나 죽질 안키만 요행이다. 바로 그우의 공중에는 징그럽게 커다란 돌이 나려구르자 그미틀 바친 불과 조고만 쪼각돌에 걸리어 미처 못굴러나리고 간댕거리는길이엇다.

이돌만 나려치면 그미테 그는 목숨은 고사하고 윽살이 될 것이다. 여보게 내몸좀 빼주게.. 형은 몸은 못쓰고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원한다. 그리고 또 아우 나죽네..응? 하고 거듭 애를 끈흐며 빌붓는다. 고개만 겨우 들엇슬따름 그외에는 손조차 자유를 일흔모양갓다.

아우는 문허질야는 동발을 치어다보며 얼른 그머리 마트로 다가슨다. 발아케 노힌 노다지 세쪽을 날새게 손에잡자 도로 얼른 물러섯다. 그리고 눈물이 흐른형의 얼골은 돌아도 안보고 고발로 하둥지둥 장벽을 기여오른다. 이놈아.. 너머 기여올라 벼락가티 악을 쓰는 호통이 들리엇다. 또연하야 우지끈뚝딱 하는 무서운 폭성이 들리엇다. 그것은 거의 거의 동시의 일이엇다. 그리고는 좀와스스 하다가 잠잠하엿다. 그때는 벌써 두길이나 넘어 아우는 기여올랏다. 굿문까지 다 나왓슬제 그는 머리만 내밀어 사방을 두릿거리다 그림자가티 사라진다. 더펄이의 형체는 보이지안는다. 침침한 어둠속에 단지굴근 돌맹이만이짝 허터젓다. 이쪽 마구리의 타다남은 화로불은 바야흐로 질듯질 듯 껌벅어린다. 그리고 된바람이 애 하고는 긋문께서 모래를 쫘륵쫘륵 드려뿜는다.

 

 


금따는 콩밧

 

땅속 저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볼 맥없이 푸리끼하다. 밤과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엿다. 거츠로 황토장벽으로 앞뒤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뎅이 흡사히 무덤속같이 귀중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브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속에 자욱하다. 고깽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히 나려쪼며 퍽퍽퍽.. 이렇게 메떠러진 소리뿐. 그러나 간간 우수수하고 벽이 헐린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골의 땀을 훌는다. 이놈의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찻다. 흙한줌을 집어 코밑에 바짝드려대고 손가락으로 삿삿이 뒤져본다.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듯싶다. 그러나 불통버력이 아주 다풀린것도 아니엇다. 말똥버력이라야 금이 나온다는데 왜이리 안나오는지.

고깽이를 다시 집어든다. 땅에 무릎을 꿇고 궁뎅이를 번쩍 든채 식식어린다.

고깽이는 무작정 내려찍는다. 바닥에서 물이 스미어 무릎팍이 흔건히 젖었다. 굿엎은 천판에서 흙방울은 나리며 목덜미로 굴러든다. 어떤 때에는 옷벽의 한쪽이 떨어지며 등을 탕 때리고 부서진다. 그러나 그는 눈도 하나 깜짝하지않는다. 금을 캔다고 콩밭 하나를 다 잡첫다. 약이 올라서 죽을둥살둥 눈이 뒤집힌 이판이다. 손바닥에 침을 탁뱃고 고깽이자루를 한 번 고처잡드니 쉴줄모른다. 등뒤에서는 흙긁는소리가 드윽드윽난다. 아즉도 버력을 다 못친 모양. 이자식이 일을 하나 시졸 하나 남은 속이 바직타는데 웬 뱃심이 이리도 좋아. 영식이는 살기 띠인 시선으로 고개를 돌렷다. 암말없이 수재를 노려본다. 그제야 꿈을꿈을 바지게에 흙을담고 등에 메고 사다리를 올라간다. 굿이 풀리는지 벽이 우찔하엿다. 흙이 부서저 나린다. 전날이라면 이곳에서 안해한번 못보고 생죽엄이나 안할가 털끝까지 쭈삣할게다. 그러나 인젠 그렇게 되고도 싶다. 수재란놈하고 흙덤이에 묻히어 한껍에 죽는다면 그게 오히려 날게다. 이렇게까지 몹씨 몹씨 미웠다.

이놈 풍찌는 바람에 애끝은 콩밭하나만 결단을 냇다. 뿐만아니라 모두가 낭패다. 세벌 논도 못맷다. 논둑의 풀은 성큼 자란채 어즈러히 늘려저잇다. 이기미를 알고 지주는 대로하엿다. 내년부터는 농사질 생각말라고 발을 굴럿다. 땅은 암만을 파도 지수가 없다. 이만해도 다섯길은 훨썩 넘엇으리라. 좀 더 지펴야 옳을지 혹은 북으로 밀어야 옳을지 우두머니 망설걸인다. 금점일에는 푸뚬이다. 입대껏 수재의 지휘를 받아 일을 하야왓고 앞으로도 역 그러해야 금을 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칙칙한 즛은 안한다. 이리와 이것좀 파게.. 그는 어쓴 위풍을 보이며 이렇게 분부하엿다. 그리고 저는 일어나 손을 털며 뒤로 물러슨다. 수재는 군말없이 고분하엿다. 시키는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 벽채로 군버력을 긁어낸다음 다시 파기 시작한다. 영식이는 치다남어지 버력을 질머진다. 커단 걸때를 뒤툭어리며 사다리로 기어오른다. 굿문을 나와 버력덤이에 흙을 마악 내칠랴할제 왜또파 이것들이 미첫나그래.. 산에서 나려오는 마름과 맞닥드렷다. 정신이 떠름하야 그대로 벙벙이섯다. 오늘은 또 무슨 포악을 드를랴는가. 말라니깐 왜 또 파는게야.. 하고 영식이의 바지게뒤를 지팽이로 콱 찌르드니 갈아 먹으라는 밭이지 흙쓰고 들어 가라는거야 이 미친것들아 콩밭에서 웬금이 나온다구 이 지랄들이야 그래.. 하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밭을 버리면 간수 잘못한 자기탓이다.

날마다와서 그 북새를 피고 금하야도 담날보면 또 여전히 파는 것이다. 오늘루 이구뎅이를 도로 묻어놔야지 낼로 당장 징역 갈줄알게.. 너머 감정에 격하야 말도 잘 안나오고 떠듬떠듬 걸린다. 주먹은 곧 날아들 듯이 허구리께서 불불떤다.

오늘만 좀해보고 고만두겟서유.. 영식이는 낯이 붉어지며 가까스루 한마디 하엿다. 그리고 무턱대고 빌엇다. 마름은 드른척도 안하고 가버린다. 그뒷모양을 영식이는 멀거니 배웅하엿다. 그러다 콩밭 낯짝을 드려다보니 무던히 애통터진다.

멀정한 밭에가 구멍이 사면 풍풍 뚫렷다. 예제없이 버력은 무데기 무데기 쌓엿다. 마치 사태만난 공동묘지와도 같이 귀삭절고되우 을시냥스럽다. 그다지 잘 되엇든 콩포기는 거반 버력덤이에 다아 깔려버리고 군데군데 어쩌다 남은 놈들만이 고개를 나플거린다. 그꼴을 보는 것은 자식 죽는걸 보는게 낫지 차마 못할경상이엇다.

농토는 모조리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대관절올 밭도지 베두섬반은 뭘로 해내야 좋을지. 게다 밭을 망첫으니 자칫하면 징역을 갈는지도 모른다. 영식이가 구뎅이안으로 들어왓을 때 동무는 땅에 주저앉어 쉬고잇엇다. 태연무심이 담배만 뻑뻑피는 것이다. 언제나 줄을 잡는거야. 인제 창차 나오겟지.. 인제나온다 하고 코웃음을 치고 엇먹드니 조곰 지나매 이색기! 흙덩이를 집어들고 골통을 나려친다. 수재는 어쿠 하고 그대루 푹 엎으린다. 그러다 뻘떡 일어슨다. 눈에 띠는 대로 고깽이를 잡자 대뜸 달겨들엇다. 그러나 강약이 부동 왁살스러운 팔뚝에 퉁겨져 벽에가서 쿵 하고 떨어젓다. 그순간에 제가 빼앗긴 고깽이가 정백이를 겨느고 나라드는걸 보앗다. 고개를 홱돌린다. 고깽이는 흙벽을 퍽찍고 다시 나간다.

수재이름만 들어도 영식이는 이가 갈렷다. 분명히 홀딱 속은 것이다. 영식이는 번디 금점에 이력이 없엇다. 그리고 흥미도 없엇다. 다만 밭고랑에 웅크리고 앉어서 땀을 흘려가며 꾸벅꾸벅 일만하엿다. 올엔 콩도 뜻밖에 잘 열리고 맘이 좀 놓엿다. 하루는 홀로 김을 매고 잇노라니까 여보게 덥지않은가 좀 쉬엿다하게 고개를 들어보니 수재다. 농사는 안짓고 금점으로만 돌아다니드니 무슨 바람에 또 왓는지 싱글벙글한다. 좋은수나 걸렷나 하고 돈좀 많이 벌엇나 나좀 최주게.. 벌구말구 맘껏 먹고 맘껏 쓰고 햇네.. 술에 건아한 얼골로 신껏 주적거린다. 그리고 밭머리에 쭈그리고 앉어 한참 객설을 부리드니 자네 돈버리좀 안할려나 이밭에 금이 묻혓네..금이.. 뭐하니까 바루 이산넘어 큰골에 광산이 잇다.

광부를 삼백여명이나 부리는 노다지판인데 매일 소출되는 금이 칠십냥이 넘는다. 돈으로 치면 칠천원. 그줄맥이 큰산 허리를 뚤고 이콩밭으로 뻗어 나왓다는 것이다. 둘이서 파면 불과 열흘안에 줄을 잡을게고 적어도 하루서돈식은 따리라.

우선 삼십원만해두 얼마냐.. 소를 산대두 반필이 아니냐고..

그러나 영식이는 귀담아 듣지않엇다. 금점이란 칼물고 뜀뛰기다. 잘되면이어니와 못되면 신세만 조진다. 이렇게 전일부터 드른 소리가 잇어서이다. 그담날도 와서 꾀송거리다 갓다. 셋째번에는 집으로 찾어왓는데 막걸리 한병을 손에 떡들고 영을 피운다. 몸이 달아서 또 온 것이다. 봉당에 걸터앉어서 저녁상을 물끄럼이 바라보드니 조당수는 몸을 훌틴다는둥 일군은 든든이 먹어야 한다는둥 남들은 논을 사느니 밭을 사느니 떠드는데 요렇게지내다 그만 둘테냐는둥 일쩌웁게 지절거린다. 아즈머니 이것좀 먹게 해주시게유.. 그리고 비로소 영식이 안해에게 술병을 내놓는다. 그들은 밥상을 끼고 앉어서 즐거웁게 술을 마셧다. 몇잔이 들어가고 보니 영식이의 생각도 저윽이 돌아섯다. 따는 일년 고생하고 끽 콩몇섬 얻어먹느니 보다는 금을 캐는 것이 슬기로운 즛이다. 하로에 잘만 캔다면 한해 줄 것 공드린 그수확보다 훨썩 이익이다. 올봄 보낼제 비료값 품삯 빗해 빗진 칠원까닭에 나날이 졸리는 이판이다. 이렇게 지지하게 살고 말빠에는 차라리 가루지나 세루지나 사내자식이 한 번 해볼 것이다. 낼부터 우리 파보세 돈만 잇으면야 그까진 콩은.. 수재가 안달스리 재우처 보채일제 선뜻 응낙하엿다. 그래보세 빌어먹을거 안됨 고만이지.. 그러나 꽁무니에서 죽을 마시고 잇든 안해가 허구리를 쿡쿡 찔럿게 망정이지 그렇지 않엇드면 좀 주저할번도 하엿다. 안해는 안해대로의 심이 빨랏다. 시체는 금점이 판을 잡앗다. 스뿔르게 농사만 짓고잇다

간 결국 빌엉뱅이밖에는 더못된다. 얼마 안잇으면 산이고 논이고 밭이고 할것없이 다 금쟁이 손에 구멍이 뚫리고 뒤집히고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그때는 뭘 파먹고 사나. 자 보아라.. 머슴들은 짜위나 한 듯이 일하다말고 훅닥하면 금점으로 들내빼지않는가. 일군이 없어서 올엔 농사를 질수없느니 마느니 하고 동리에서는 떠들석하다. 그리고 번동 포농이 좇아 호미를 내여던지고 강변으로 개울로 사금을 캐러 다라난다. 그러다 며칠뒤에는 다비신에다 옥당목을 떨치고 히짜를 뽑는것이아닌가.

안해는 콩밭에서 금이 날줄는 아주 꿈밖이엇다. 놀래고도 또 기뻣다. 올에는 노냥 침만 삼키든 그놈 코다리를 짜증 먹어 보겟구나 만 하여도 속이 메질 듯이 짜릿하엿다. 뒷집 양근댁은 금점덕택에 남편이 사다준힌 고무신을 신고 나릿나릿 걸는 것이 무척 부러ㅇ다. 저도 얼른 금이나 펑펑 쏘다지면 힌 고무신도 신고 얼골에 분도 바르고 하리라. 그렇게 해보지 뭐 저냥반 하잔대로만 하면 어련이 잘될라구.. 얼뚤하야 앉엇는 남편을 이렇게 추겻든 것이다.

동이 트기무섭게 콩밭으로 모엿다. 수재는 진언이나 하는 듯이 이리대고 중얼거리고 저리대고 중얼거리고 하엿다. 그리고 덤벙거리며 이리 왓다가 저리 왓다가 하엿다. 제따는 땅속에 누은 줄맥을 어림하야 보는 맥이엇다. 한참을 밭을 헤매다가 산쪽으로 붙은 한구석에 딱 스며 손가락을 펴들고 설명한다. 큰 줄이란 번시 산운산을 끼고 도는법이다. 이줄이 노다지임에는 필시 이켠으로 버듬이 누엇으리라. 그러니 여기서부터 파들어 가자는것이엇다. 영식이는 그말이 무슨소린지 새기지는 못햇다. 마는 금점에는 난다는 수재이니 그말대로 하기만 하면 영낙없이 금퇴야 나겟지하고 그것만 꼭 믿엇다. 군말없이 지시해 받은 곳에다 삽을 푹꽂고 파헤치기 시작하엿다.

금도 금이면 앨써 키워온 콩도 콩이엇다. 거진 다자란 허울멀쑥한 놈들이 삽 끝에 으츠러지고 흙에 묻히고 하는 것이다. 그걸 보는 것은 썩 속이 아팟다. 애틋한 생각이 물밀 때 가끔 삽을 놓고 허리를 굽으려서 콩닢의 흙을 털어주기도 하엿다. 아 이사람아 맥적게 그건 봐 뭘해 금을 캐자니깐.. 아니야 허리가 좀 아퍼서.. 핀잔을 얻어먹고는 좀 열적엇다. 하기는 금만 잘 터저나오면 이까진 콩밭쯤이야.. 이밭을 풀어 논도 만들 수 잇을 것이다. 눈을 감아버리고 삽의 흑을 아무렇게나 콩닢우로 홱 내어던진다.

구구루 땅이나 파먹지 이게 무슨 지랄들이야.. 동리 노인은 뻔질 찾아와서 귀거친 소리를 하고하엿다. 밭에 구멍을 뻔찔 찾아와서 귀거친 소리를 하고하엿다. 밭에 구멍을 셋이나 뚤엇다. 그리고 대구 뚤는길이엇다. 금인가 난장을 맞을건가 그것 때문에 농군은 버렷다. 이게 필연코 세상이 망할려는 중조이리라. 그소중한 밭에다 구멍을 뚤코 이지랄이니 그놈이 온전할겐가. 노인은 제물화에 지팽이를 들어 삿대질을 아니할수없엇다. 벼락 맞으니 벼락맞어.. 염여 말아유 누가 알래지유.. 영식이는 그럴적마다 데퉁스리 쏘앗다. 골김에 흙을 되는대로 내꾼지고는 침을 탁 뱉고 구뎅이로 들어간다. 그러나 마음한구석에는 언제나 끈-하엿다. 줄을 찾는다고 콩밭을 통이 뒤집어놓앗다. 그리고 줄이 언제나 나올지 아즉 깜ㅇ다. 논도 못매고 물도 못보고 벼가 어이 되엇는지 그것좇아 모른다. 밤에는 잠이 안와 멀뚱허니 애를 태ㅇ다.

수재는 락담하는 기색도없이 늘 하냥어엇다. 땅에 웅숭그리고 시적시적노량으로 땅만판다. 줄이 꼭 나오겟나 하고 목이말라서 무르면 이번에 안나오거든 내목을 비게.. 서슴지않고 장담을 하고는 꿋꿋하엿다. 이걸보면 영식이도 마음이 좀 뇌는듯싶엇다. 전들 금이 없다면 무슨 멋으로 이고생을 하랴. 반듯이 금은 나올 것이다. 그제서는 이왕 손해는 하릴없거니와 고만 두리라든 절망이 스르르 사라직 다시금 주먹이 쥐여지는것이엇다.

캄캄하게 밤은 어두ㅇ다. 어데선가 뭇개가 요란히 짖어대인다. 남편은 진흙 투성이를 하고 산에서 내려왓다. 풀이 죽어서 몸을 잘 가꾸지도 못하고 아랫묵에 축 느러진다. 이꼴이 보니 안해는 맥시 다시풀린다. 오늘도 또 글럿구나. 금이 터지며는 집을 한채 사간다고 자랑을 하고 왓드니 이내 헛일이엇다. 인제 좌지가나서 낯을 들고 나아갈 염의 좇아 없어젓다. 남편에게 저녁을 갖다주고 딱하게 바라본다. 인젠 꾸온 양식도 다 먹엇는데.. 새벽에 산제를 좀 지낼텐데 한 번만 더 꿰와.. 남의 말에는 대답없고 유하게 흘개늦은 소리뿐 그리고 들어누운채 눈을 지긋이 감아버린다. 죽러리두 없는데 산제는 무슨.. 듣기싫여 요망맞은 년 같으니.. 이호통에 안해는 고만 멈씰하엿다. 요즘 와서는 무턱대고 공연스리 골만내는 남편이 역 딱하엿다. 환장을 하는지 밤잠도 아니자고 소리만 뻑뻑지르며 덤벼들라고 든다. 심지어 어린 것이 좀 울어도 이자식 갖다 내꾼지라고 북새를 피는 것이다.

저녁을 아니먹으므로 그냥 치워버렷다. 남편의 령을 거역키어려워 양근댁한테로 또다시 안갈수없다. 그간 양식은 줄 것 꾸어다먹고 갚도 못하엿는데 또 무슨 면목으로 입을 버릴지 난처한 노릇이엇다. 그는 생각다 끝에 있는 염치를 보째 ㅅ아던지고 다시한번 찾어가는 것이다. 마는 딱 맞닥드리어 입을 열고 낼 산제를 지낸다는데 쌀이 있어야지유.. 하자니 역 낯이 화끈하고 모닥불이 나라든다.그러나 그들은 어지간히 착한 사람이엇다. 암 그렇지요 산신이 벗나면 죽도그릅니다. 하고 말을 받으며 그남편은 빙그레 웃는다. 온악이 금점에 장구 ㄸ아난 몸인만치 이런일에는 적잔히 속이 티엇다. 손수 쌀닷되를 떠다주며 산제란 안지냄 몰라두 이왕 지낼내면 아주 정성끗해야 됩니다. 산신이란 노하길 잘 하니까유..하고 그비방까지 깨처보낸다.

쌀을 받아들고 나오며 영식이처는 고마움보다 먼저 미안에 질리어 얼골이 다시 빨갯다. 그리고 그들 부부 살아가는 살림이 참으로 참으로 몹씨 부러ㅇ다. 양근댁 남편은 날마다 금점으로 감돌며 버력뎀이를 뒤지고 토록을 주서온다. 그걸 온종일 장판돌에다 갈며는 수가 좋으면 이삼원 옥아도 칠팔십전꼴은 매일 심이 되는것이엇다. 그러면 쌀을 산다 필육을 끊는다 떡을 한다 장리를 놓는다. 그런데 우리는 왜 늘 요꼴인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메이는 듯 맥맥한 한숨이 연발을 하는것이엇다. 안해는 집에 돌아와 떡쌀을 담구엇다. 낼은 뭘로 죽을 쑤어먹을는지 옷묵에 웅크리고 앉어서 맞은쪽에 자빠저잇는 남편을 곁눈으로 살짝 할겨본다. 남들은 돌아다니며 잘두 금을 주서오련만 저 망난이 제밭 하나를 다버리두 금한톨 못 주서오나. 에에 변변치도 못한 사나이 저도 모르게 얕은 한숨이겨퍼 두 번을 터진다.

밤이 이슥하야 그들 양주는 떡을 하러 나왓다. 남편은 절구에 쿵쿵 빼앗다.

그러나 체가 없다. 동내로 돌아다니며 빌려 오느라고 안해는 다리에 불풍이 낫다. 왜이리 앉엇수 불좀 지피지.. 떡을 찌다가 얼이 빠저서 멍허니 앉엇는 남편이 밉쌀스럽다. 남은 이래저래 애를 죄는데 저건 무슨생각을 하고 저리 있는건지. 낫으로 삭정이를 탁탁 죠겨서 던저주며 안해는 은근히 훅닥이엇다. 닭이 두홰를 치고나서야 떡은 되엇다. 안해는 시루를 이고 남편은 겨드랑에 자리떼기를 꼇다. 그리고 캄캄한 산길을 올라간다. 비탈길을 얼마 올라가서야 콩밭은 놓엿다. 전면을 우뚝한 검은 산에 둘리어막힌 곳이엇다. 가생이로 느티대추나무들은 머리를 풀엇다. 밭머리 조금 못미처 남편은 거름을 멈추자 뒤의 안해를 도라본다. 인내 그러구 여기 가만히 섯서.. 실루를 받아 한팔로 껴안고 그는 혼자서 콩밭으로 올라섯다. 앞에 쌓인 것이 모두가 흙덤이 그흙덤이를 마악 돌아슬랴할제 아마 둘을 찻나보다. 몸이 씨러질랴고 우찔근하니 안해는 기급을 하야 뛰여오르며 그를 부축하엿다. 부정타라구 왜 올라와 요망맞은년.. 남편은 몸을 고루잡자 소리를 빽 지르며 안해를 얼뺨을 부친다. 가뜩이나 죽으라 죽으라 하는데 불길하게도 게집년이 그는 마뜩지않게 두덕러리며 밭으로 들어간다. 밭한가운데다 자리를 피고 그우에 시루를 놓앗다. 그리고 시루앞에다 공손하고 정성스리 제배를 커다랗게 한다. 우리를 살려줍시사 산신께서 거드러주지 않으면저희는 죽을 수밖에 꼼짝 없읍니다유.. 그는 손을 모디고 이렇게 축원하엿다. 안해는 이꼴을 바라보며 독이 뾰록같이 올랏다. 금점을 합네하고 금한톨 못캐는것이 버릇만 점점 굴러간다. 그전에는 없드니 요새로 건뜻하면 탕탕때리는 못된 버릇이 생긴 것이다. 금을 캐랫지 뺨을 치랫나 제발 덕분에 고놈의 금좀 나오지 말엇으면 그는 뺨맞은 앙심으로 맘껏 방자하엿다. 하긴 안해의 말 고대루 되엇다. 열흘이 썩 넘어도 산신은 깜깜 무소식이엇다.

남편은 밤낮으로 눈을 까뒤집고 구뎅이에 묻혀잇엇다. 어쩌다 집엘 나려오는 때이면 얼골이 헐떡하고 어깨가 축 느러지고 거반 병객이엇다. 그리고서 잠잣고 커단 몸짓을 방고래에다 퀑하고 내던지고 하는 것이다. 제이미 붙을 죽어나 버렷으면.. 혹은 이렇게 탄식하기도 하엿다. 안해는 박아지에 점심을 이고서 집을 나섯다. 젓먹이는 등을 두다리며 좋다고 끽끽어린다.

인젠 힌 고무신이고 코다리고 생각좇아 물렷다. 그리고 금하는 소리만 드러도 입에 신물이 날만큼 되엇다. 그건 고사하고 꿔다먹은 양식에 졸리지나 말엇으면 그만도 좋으리마는 가을은 논으로 밭으로 누렇게 나리엇다. 농군들은 기꺼운 낯을 하고 서루 만나면 흥겨운 농담. 그러나 남편은 앵한 밭만 망치고 논좇아 건살 못하얏으니 이가을에는 뭘 걷어드리고 뭘 즐겨할는지 그는 동리사람의 이목이 부끄러워 산길로 돌앗다. 솔숲을 나서서 멀리 밖에를 바라보니 둘이 다 나와있다. 오늘도 또 싸운모양. 하나는 이쪽 흙뎀이에 앉엇고 하나는 저쪽에 앉엇고 서루들 외면하야 담배만 뻑뻑 피운다. 점심들 잡수게유.. 남편앞에 박아지를 나려놓으며 가만히 맥을 보앗다. 남편은 적삼이 ㅉ어지고 얼골에 생채기를 내엇다. 그리고 두팔을 것고 먼산을 향하야 묵묵히 앉엇다. 수재는 흙에 밖혓다 나왓는지 얼골은커녕 귓속드리 흙투성이다. 코밑에는 피딱지가 말라붙엇고 아즉도 조곰식 피가 흘러나린다. 영식이 처를 보드니 열적은 모양. 고개를 돌리어 모로 떨어치며 입맛만 쩍쩍다신다. 금을 캐라닌까 밤낮 피만 내다 말리는가.

빗에 졸리어 남은 속을 복는데 무슨호강에 이지랄들이구. 안해는 못 마땅하야 눈가에 살을 모앗다. 산제 지난다구 꿔온 것은 은제나 갚는다지유.. 뚱하고 있는 남편을 향하야 말끝을 꼬부린다. 그러나 남편은 눈섭하나 까딱하지않는다. 이번에는 어조를 좀 돋으며 갚지도 못할걸 왜 꿔오라햇지유 하고 얼주 호령이엇다.

이말은 남편의 채 가라앉지도 못한 분통을 다시 건디린다. 그는 벌떡 일어스며 황밤주먹을 쥐어 창낭할만치 안해의 골통을 후렷다. 게집년이 방정맞게.. 다른 것은 모르나 주먹에는 아찔이엇다. 멋없이 덤비다가 골통이 부서진다. 암상을 참고 바르르하다가 이윽고 안해는 등에 업은 언내를 끌러들엇다. 남편에게로 그대로 밀어던지니 아이는 까르륵하고 숨모는 소리를 친다. 그리고 안해는 돌아서서 혼자말로 콩밭에서 금을 딴다는 숭맥도 있담 하고 빗대놓고 비양거린다. 이년아 뭐 남편은 대뜸 달겨들며 그볼치에다 다시 울찬 황밤을 주엇다. 적으나면 게집이니 위로도하야 주련만 요건 분만 폭폭 질러노려나. 예이 빌어먹을거 이판새판이다. 너하구 안산다 오늘루 가거라. 안해를 와락 떠다밀어 논뚝에 제켜놓고 그 허구리를 발길로 퍽 질럿다. 안해는 입을 헉 하고 벌린다. 네가 하라구 옆구리를 쿡쿡 찌를제는 온재냐 요 집안 망할년.. 그리고 다시 퍽 질럿다. 연하야 또 퍽.. 이꼴들을 보니 수재는 조바심이 일엇다. 저러다가 그분풀이가 다시 제게로 슬그머니 옮마올 것을 지르채엇다. 인제 걸리면 죽는다. 그는 비슬비슬 하다 어느틈엔가 구뎅이속으로 시납으로 없어저버린다. 볕은 다스로운 가을 향취를 풍긴다. 주인을 잃고 콩은 무거운 열매를 둥글둥글 흙에 굴린다. 맞은쪽 산밑에서 벼들을 비이며 기뻐하는 농군의 노래. 터젓네.터저.. 수재는 눈이 휘둥그렇게 굿문을 튀어나오며 소리를 친다. 손에는 흙 한줌이 잔뜩 쥐엇다. 뭐? 하다가 금줄잡앗서. 금줄.. 응! 하고 외마디를 뒤남기자 영식이는 수재앞으로 살같이 달겨드럿다. 헝겁지겁 그흙을 받아들고 ㅅㅅ이헤처보니 따는 재래에 보지못하든 붉은죽죽한 황토이엇다. 그는 눈에 눈물이 핑돌며 이게 원줄인가.. 그럼 이것이 곱색줄이라네 한포에 댓돈식은 넉넉 잡히되. 영식이는 기쁨보다 먼저 기가 탁막혓다. 웃어야 옳을지 울어야 옳을지 다만 입을 반쯤 벌린채 수재의 얼골만 멍하니 바라본다. 이리와 봐.. 이게금이래.. 이윽고 남편은 안해를 부른다. 그리고 내 뭐랫서 그러게 해보라구 그랫지 하고 설면설면 덤벼오는 안해가항결 어여뻣다.

그는 엄지가락으로 안해의 눈물을 지워주고 그리고나서 껑충거리며 구뎅이로 들어간다. 그흙속에 금이있지요.. 영식이 처가 너머 기뻐서 코다리에 고래등같은 집까지 연상할제 수재는 시원스러히 네. 한포대에 오십원식 나와유.. 하고 대답하고 오늘밤에는 꼭 정연코 꼭 다라니라라 생각하엿다. 거즛말이란 오래 못간다. 뽕이 나서 뼉따구도 못추리기전에 훨훨 벗어나는게 상책이겟다.

 

 


 

금점이란 헐없이 똑 난장판이다. 감독의 눈은 일상 올뼘이눈같이 둥글린다. 훅하면 금도적을 맞는 까닭이다. 하긴 그래도 곧잘 도적을 맞긴하련만.. 대거리를 꺽으러 광부들은 하루에 세때로 몰려든다. 그들은 늘하는 버릇으로 굴문앞까지 와서는 발을 멈춘다. 잠잣고 옷을 훌훌벗는다. 그러면 굿문을 지키는 감독은 그앞에서 이윽히 노려보다가 이 광산전용의 굴복을 한벌 던저준다. 그놈을 받아뀌고는 비로소 굴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탈을 바꿔쓰고야 저땅속 백여척이 넘는 굴속으로 기여드는 것이다. 그와마찬가지로 나는 대거리는 굴문께로 기여나와서 굴복을 벗는다. 벌거숭이 알몸둥이로 다리짓 팔짓을 하야 몸을 털어보인다. 그리고 제옷을 받아입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여름이나 봄철이면 호욕모른다. 동지섯달 날카로운 된 바람이 악을 쓰게되면 가관이다. 발개벗고 서서 소름이 쪽 끼치어 떨고있는 그모양, 여기 웃으운 이야기가 있다. 최서방이라는 한노인이 있는데 한 육십쯤되엇을까 허리가 구붓하고 들피진 얼굴에 좀 병신스러운 촌띠기가 하루는 굴복을 벗고 몸을 검사시키는데 유달리 몹시 떤다. 뼈에 말라붙은 가죽에도 소름이 돋는지 하여튼 무던히 치웠던게라. 몸이 반쪽이 되어 떨고섯더니 고만 오줌을 쪼룩하고 지렷다. 이놈이 힘이 없었게 망정이지 좀만 뻗혓드면 앞에섰는 감독의 바지를 적실뻔하엿다. 감독은 방한화의 오줌방울을 땅바닥에 탁탁 털며 이놈이가!하고 좀 노해볼랴 했으되 먼저 그 꼴악서니가 웃지 않으수없다. 늙은놈도 오줌이싸 이놈아? 그리고 손에 쥐었던 지팽이로 거길 톡 친다. 최서방은 얼은 살이라 좀 아픈모양. 아야하고 소리를 치다가 시납으로 무안하야 허리를 굽으린다. 이것을 보고 곁에 몰려섰던 광부들은 우아아 하고 뭇웃음이 한꺼번에 터져오른다. 이렇게 엄중히 잡두리를 하건만 그래도 용케는 먹어들 가는 것이다. 어떤놈은 상투속에다 금을끼고 나온다. 혹은 다비속에다 껴신고 나오기도 한다. 이건 예전말이다. 지금은 간수들의 지혜도 훨신 슬기로웁다. 이러다는 담박 들키어 내떨리기밖에 더는 수 없다. 하니까 광부들의 꾀 역 나날이 때를 벗는다. 사실이지 그들은 구뎅 이내로 들어만 서면 이궁리 빼고 다른생각은 조금도 없다. 어떻게 하면 이놈의 금을 좀 먹어다놓고 다리를 뻗고 계집을 데리고 이래 지내볼른지 하필 광주만 먹이어 살올릴게 아니니까 거기에는 제일 안전한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덮어놓고 꿀떡 삼키고 나가는 것이다. 제아무리 귀신인들 뱃속에 든 금이야. 허나 사람의 창주란 쇠바닥이 아니니 금덕을 보기전에 꽤저버리면 남보기에 효상만 사납다. 왜냐하면 사금이면 모르나 석혈금이란 유리쪽같은 차돌에 박였기 때문에 에라 입속에 감춰라. 귓속에 묻어라.

빌어먹을거 사타구니에 끼고 나가면 누가 뭐랄텐가. 심지어 덕히는 황문이에다 금을 박고나오다 고만 뽕이났다. 감독은 낯을 이그리며 금을 삐집어놓고 이자식이가 금이 또구모기로 먹어? 하고 알볼기짝을 발낄로 보기좋게 갈기니 쩔꺽그리고 내떨렷다.

이렇게 되고보면 감독의 책임도 수월치가 않다. 도적을 지켜야 제월급도 오르긴하지만 일변 생각하면 성가신 노릇. 몇두달식 안빨은 옷을 벗길적마다 부연 먼지는 오른다. 게다 목욕을 언제나 했는지 때가 누덕누적한 몸뚱이를 뒤저보려면 구역이 곧바루 올라오련다. 광부들이란 항상 돼지같은 몸뚱이므로.. 봄이 돌아와 향기로운 바람이 흘러나려도 그는 아무 자미를 모른다. 맞은쪽 험한 산골에 어즈러히 흩어진 동백,개나리,철쭉들도 그의 흥미를 끌기에 힘이 어렷다. 사람이란 기계와 다르다. 단 한가지 단조로운 일에 시달리고 나면 종말에는 고만 지치고 마는 것이다. 그일뿐아니라 세상사물에 곤태를 느끼는 것이 항용이다. 그런중 피로한 몸에다 점심변도를 한그릇 집어넣고보면 몸이 더욱 나른하다. 그때는 황금아니라 온천하를 띠어온대도 그리 반갑지 않다. 굴문을 지키던 감독은 교의에 몸을 의지하고 두팔을 벌리어 기지개를 느린다. 우음하고 다시 권연을 피운다. 그의 눈에는 어젯밤 끼고 놀든 주막거리의 계집애 그 젖꼭기 밖에는 더 띠이지 않는다. 워낙 졸려운 몸이라 그것도 어렴풋이..요 아래 산중툭에서 발동기는 채신이 없이 풍.풍.풍. 연해 소리를 낸다. 뭇사내가 그리로 드나든다. 허리를 굽웃하고 끙끙 매는 것이 아마 감석을 나르는 모양. 그밑으로 골물은 돌에 부대끼며 콸콸 나려흐른다. 한점 이십분. 굴파수가 점심을 마악 치르고 고담이다. 고달픈 눈을 가삼츠레히 끔벅이며 앉었노라니 뜻밖에 굴문께로 광부의 대강이가 하나 불쑥나타난다. 대거리때도 아니오 또 시방쯤 나올필요도 없건만 좀더 눈을 의아히 뜰 것은 등어리에 척 느러진 반송장을 업었다. 헤헤 또 죽어했어? 그는 골피를 찝으리며 입맛을 다신다. 허나 금점에 사람 죽는 것은 도수장소죽엄에 짐배없이 예사다. 그건 먹다도 죽고 꽁문이를 까고도 죽고 혹은 고깨이를 든채로 주고 하니까 놀람보다도 성가신 생각이 먼저 앞선다. 이걸 또 어떻게 치나.. 감독불충분의 덤태기로 그루를 입어 떨리지나 않을른지.. 감독은 교의에서 엉거주춤 일어서며 왜 그랬어? 버력에 치치 치었습니다.

광부는 헝겁스리 눈을 히번덕이며 이렇게 말이 꿈는다. 걸때가 커다라코 걱세게 생겼으나 까맣게 치올려보이는 사다리를 더구나 부상자를 업고 기어오르는 동안 있는 기운이 모조리 지친모양. 식식.. 그리고 검붉은 이마에 땀이 쭉 흐른다. 죽어가는 동관을 구하고자 일초를 시새워 들레인다. 이걸 어떻게 살려야지유? 감독은 대답대신 낯을 찌푸린다. 등에 엎으린 광부의 바른편발을 노려보면서 굴복 등거리로 복사뼈까지 얼러 들써매곤 굵은 사내끼로 칭칭 감었는데 피피 싸맨굴복으로 징그러운 선혈이 풍풍 그저 스며오른다. 그뿐아니라 피는 땅에까지 뚝뚝 떨어지며 보는 사람의 가슴에 못을 치는 듯. 물론 그자는 깜으러쳤으라

웃통이를 벗은채남이 등에 걸치어 꼼짝못한다. 고개는 시들은 파잎같이 앞으로 툭 떨어지고.. 이걸 어떻게 얼른 해야지유? 이를 말인가. 곧 서둘러 병원으로 데리고가서 으츠러진 발목을 잘라내던지 해야 일이 쉽겠다. 허나 이걸 데리고 누가 사무실로 병원으로 왔다갔다 성가신 노릇을 하랴.. 염냥있는 사람은 군일에 손을 안댄다. 게다 다행히 딴놈이 가루맡아 조급히 서둘르므로 아따 네멋대로 그 기세를 바짝 치우치며 암.. 어른 데리구가 약기 바라야지. 가장 급한 듯 저도 허풍을 피운다. 이 영이 떨어지자 광부는 나를 듯이 점벙거리며 굴막을 나온다. 동관의 생명이 몹시 위급한 듯. 물방아깐을 향하야 구르다싶이 산비탈을 나려올제 이봐. 참 그사람이 이름이 뭐? 북 삼호 구뎅이에서 저와 같이 일하는 이덕순입니다. 하고 소리를 지르고는 다시 발길을 돌리어 삥 내뺀다. 감독은 이꼴을 멀리 바라보며 이덕순이.이덕순이.. 하다가 곧 느러지게 하품을 으아함 하고 내뽑는다.

시굴의 봄은 바쁘다. 농군들은 들로 산으로 일을 나갔고 마을에는 양지쪽에 자빠진 워리의 기지개뿐. 아이들은 둑밑 잔디로 기어다니며 조그마한 바구니에 주서담는다. 달룽 소로쟁이 게다가 우렁이.. 산모룽이를 돌아나릴제 누가 따라오지않나? 덕순이는 초조로운 어조로 묻는다. 그러나 죽은 듯이 고개는 그냥 떨어진채 사리는 음성으로 아니 이젠 염려없네.. 아주 자신있는 쾌활한 대답이다. 조금 사이를 띠어 가만히 혹빠지나 보게. 또 십년공부 나미타불 만드러.. 음 맸으니까 설마.. 하고 덕순이는 대답은 하나 말끝이 밍밍히 식는다. 기운이 푹 꺼진걸보면 아마 되우 괴로운 모양같다. 좀 전에는 내 험세 그까짓거 좀 하고 희망에 붙일든 덕순이다. 그순간의 덕순이와는 아주 팔팔결. 몹시 아프면 기운도 죽나보다.

덕순이는 즈집가까히 옴을 알자 비로소 고개를 조금 들었다. 쓰러저가는 납작한 낡은 초가집. 고자리 쑤시듯풍풍 뚤어진 방문, 저방에서 두자식을 데리고 계집을 데리고 고생만 무진히하였다. 이제는 게다 다리까지 못쓰고 들어누었으려니! 안해와 밤낮 겻고틀고 이렇게 복대기를 또 처야되려니! 아아! 그리고 보니 등줄기에 소름이 날카롭게 지난다. 제손으로 돌을 들어 눈을 감고 발을 나려찧는다. 깜짝 놀란다. 발은 깨치며 으츠러진다. 피가퍼진다. 아,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그러나 그러나 단돈 천원은 그얼만가.. 아 이거 왜 이랬우? 안해는 자지러지게 놀라며 뛰어나온다. 남편은 뻔히 처다볼뿐. 무대답. 허나 그속은 묻지않아도 훤한 일이었다. 요즘 며칠동안을 끙끙거리던 그계획. 그리고 이러이러 할 수밖에 없을텐데 하고 잔뜩 장은 댔으나 그래도 참아못하고 차일피일 멈처오던 그계획. 그예 그여코 이꼴을 만들어오는구! 안해는 행주치마에 손을 닦고 허둥지둥 남편을 부축이어 방으로 끌어드린다. 끙! 남편은 방벽에가 비스듬이 기대어 앉으며 이렇게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다친 다리를 제앞으로 조심히 끌어댕긴다. 이마에 살을 조여가며 제손으로 푸르기 시작한다.

굵은 사내끼는 플러제첬다. 그리고 피에 젖은 굴복 등거리를 조심히 풀처보니 어느게 살인지, 어느게 뼈인지 분간키 곤난이다. 다만 흐느적흐느적하는 아마 돌이 나려칠제 그모에 밀리고 으츠러지기에 그렇게 되었으리라. 선지같은 고기덩이가 여기에 하나 붙고 혹은 저기에 하나 붙고 발꼬락께는 그 형체 좇아 잃었을만치 아주 무질려지고 말이 아니다. 아직도 철철피는 흐른다. 이렇게 까지는

안되었을텐데! 그는 보기만 하야도 너무 끔찍하야 몸이 조라들 노릇이다.

그러나 그는 우선 피에 흔건한 굴복을 집어들고 털어본다. 역 피가 찌르르 묻은 손벽만한 돌이 떨어진다. 그놈을 집어들고 이리로 저리로 뒤저본다. 어두운 굴속이라 간드레 불빛에 혹요 잘못 보았을지도 모른다. 안해에게 물을 떠오래 거기다가 흔들어 피를 씻고보니 과연 노다지, 금,황금, 이래도 천원짜리는 되겠지! 동무는 이광경을 가만이 드려다보고 섰다가 인내게 내 가주가 팔아옴세..

….. 덕순이는 잠잣고 그얼굴을 유심히 치어다본다. 돌은 손에 잔뜩 우려쥐고 아니 더욱 힘있게 손을 죄인다. 마는 동무가 조금도 서슴지않고 금으로 잡아 파나. 그대로 감석채파나 마찬가지되리. 얼른 팔아서 돈이 있어야 자네도 약도사고 할게아닌가. 가치하고 설마 도망이야 안가겠지. 하니까 팔아오게.. 그제서 마음을 놨는지 감을 내어준다.

동무는 그걸 받아들고 방문을 나오며 후회가 몹시 난다. 제가 발을 깨지고 피를내고 그리고 감석을 지니고 나왔드면 둘을 먹을걸. 발견은 제가하였건만 덕순이에게 돌을 주고 원쥔이 하나만 먹다니 그때는 왜 이런 용기가 안났던가. 이제와 생각하면 분하고 절통하기 짝이 없다. 그는 허둥거리며 땅바닥에다 거츠르게 침을 퇴. 뱉고 또 퇴, 뱉고 싸리문을 돌아나간다. 이꼴을 맥풀린 시선으로 멀거니 내다본다. 덕순이는 낯을 흐린다. 하는냥을 보니 암만해도 암만해도 혼자먹고 다라날 장번인 듯 허지만 설마.. 살기위하야 먹는걸. 먹기 위하야 몸을 버리고 그리고 또 목숨까지 버린다. 그걸그는 알았는지 혹은 모르는지 아픔에 못이기어 아이구 하고 쓰러지는 듯 길게 한숨을 뽑드니 가지고 다라나진 않겠지?

안해는 아무말도 대답지 않는다. 고개를 수그린채 보기 흉악한 그발을 뚜러지게 쏘아만볼뿐. 그러나 감으잡잡한 야왼 얼굴에 불현 듯 맑은 눈물이 솟아나린다.

망할것두 다많아 제발을 이래까지 하면서 돈을 버러오라진 않았건만 대관절 인제 어떻게 할랴고 이러는지! 얼마후 이마를 들자 목성을 돋으며 아프지않어? 하고 뾰로지게 쏘아박는다. 아프긴 뭐 아퍼. 인제 났겠지. 바루 히떱게스리 허울좋은 대답이다. 마는 그래도 아픔은 참을 기력이 부치는 모양. 조금 있드니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지며 아이구! 참혹한 비명이다.

 

 


원래는 사람이 떡을 먹는다. 이것은 떡이 사람을 먹은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즉 떡에게 먹힌 이야기렸다. 좀 황당한 소리인 듯 싶으나 그 사람이라는게 역 황당한 존재라 할 일없다. 인제 겨우 일곱 살난 게집애로 게다가 겨울이 왔건만 솜옷하나 못얻어입고 겹저고리 두렝이로 떨고잇는 옥이 말이다. 이것도 한 개의 완전한 사람으로 칠른지! 혹은 말른지! 그건 내가 알바 아니다. 하여튼 그애아버지가 동리에서 제일 가난한 그리고 겨울르기가 곰같다는 바루덕히다.

놈이 우습게도 꿈을거리고 엄동과 주림이 닥처와도 눈하나 끔벅없는 신청부라 우리는 가끔 그눈곱낀 얼굴을 놀릴수잇슬만치 흥미를 느낀다. 여보게 이겨울엔 어떠케 지낼려나 올엔 자네 꼭 굶어죽었네 하면 친구 대답이 이거 왜이랴 내가 누구라구 지금은 밭때기 하나 붙일거없어도 이랴뵈두 한때는다.. 하고 펄쩍 뛰고는 지낸날 소작인으로써 땅팔수 잇섯든 그행복을 다시 맛볼랴는 듯 먼산을 우둑허니 쳐다본다. 그러나 없임받는데 약이 올라서 자네들은 뭐 좀 난상불론가 하고 낯을 붉히다는 풀밭에 슬며시 쓰러져서 느러지게 아리랑타령. 그러니까 내생각에 저것두 사람이려니 할 수밖에 사실 집에서 지내는걸 본다면 당최 무슨 재미로 사는지 영문을 몰른다. 그집도 제것이 아니요 개똥네집이다. 온체 식구라야 몇사람 안되고 또 거기다 산밑에 외따루 떨어진 집이라 거는방에 사람을 디리면 좀 덜호젓할가 하고 빌린 것이다. 물론 그때 덕히도 방을 얻지 못해서 비대발괄로 뻔질 드나들든 판이어찌만 보수는 별반없고 농사때 바쁜일이나 잇으면 좀 거드러달라는 요구뿐이엿다. 그래서 덕히도 얼씨구나하고 무척 좋앗다. 허나 사람은 방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이집거는방은 유달리 납작하고 비스듬이 쏠린 헌벽에다 우중충하기가 일상 굴속같은데 겨울같은때좀 디려다보면 썩 가관이다.

웃묵에는 옥이가 누데기를 들쓰고 앉어서 배가 ㄱ으다고 킹킹거리고 아랫목에는 화가 치뻗친 안해가 나는 몰른단 듯이 벽을 향하야 쪼그리고 누어서는 꼼짝 안하고 놈은 안해와 딸사이에 한자리를 잡고서 천장으로만 눈을 멀뚱멀뚱 둥굴리고 디려다보는 얼굴이다 무색할만치 꼴들이 말아니다. 아마 먹는날보다 이러케 지내는 날이 하루쯤 더할른지도 몰른다. 그꼴에 궐자가 술이호주라서 툭하면 낫든지 제집에 모아놨든 ㄷ을 지고가서 술을 먹엇다. ㄷ 퍼다주고 술먹긴 동리에서 처음보는 일이라고 게집들까지 입에 올리며 소문은 이리저리 돌앗다. 허지만 놈은 이런것도 몰르고 술만 들어가면 세상이 고만 제게되고 만다. 음음하고 코에선지 입에선지 묘한 소리르 내어가며 만나는 사람마다 붓잡고 잔소리다. 한편 술은 놈에게 근심도 되는것같다. 전에 생각지않든 집안걱정을 취하면 곳잘한다.

그 언제인가 만낫슬때에도 술이 담뿍 취하엿다. 음음해가며 제집살림사리 이야기를 개소리 쥐소리 한참 지껄이드니 놈이 나종에 한단소리가 그놈의 게집애나 죽어버렷스면! 요건 먹어도 캥캥거리고 안먹어도 캥캥거리고 이거온.. 사세가 딱한 듯이 이러케 탄식을 하드니 뒤를 이어 설명이 없는데는 어린 딸년하나 더한것도 큰걱정이라고 이걸 듣다가 기가 막혀서 자네 데릴사위 얻어서 부려먹을 생각은 안나하고 무른즉 아 어느하가에 그동안 먹여키진 안나하고 골머리를 내젓는 꼴이 댕길맛이 아주없는 모양이엇다. 짜장 이토록 딸이 원수로운지 아닌지 그건 여기서 끊어말하기 어렵다. 아마는 애비치고 제가 난자식 밉달놈은 없으리라 마는 그와 동시에 놈이 가끔 들어와서 죽으라고 모질게 쥐여박아서는 울려놓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울음이 정말 된통터지면 이번에는 칼을 들고 울어봐라 이년 죽일터이니 하고 씻은 듯이 울음을 걷어놓고 하는 것이다.

눈이 푹푹 쌓이고 그덕에 나무값은 부쩍 올랏다. 동리에서는 너나없이 앞을 다투어 나무짐을 지고 읍으로 들어간다. 눈이 정갱이에 차는 산길을 휘돌아 이십리장노를 것는 것이다. 이바람에 덕히도 수가 터지어 좁쌀이나마 양식이 생겻고따라 딸과의 아구다툼도훨씬 줄게되엿다. 그는 자다가도 꿈결에 새벽이 되는 것을 용하게 안다. 밝기가 무섭게 일어나앉어서는 옆에 누은 안해의 치마자락을 끌어댕긴다. 소위 덕히의 마른세수가 시작된다. 두손으로 그걸 펼처서는 꿈을꿈을 눈곱을 떼고 그리고나서 얼굴을 쓱쓱 문대는 것이다. 그다음 죽이들어온다.

얼른 한그릇 훌쩍 마시고는 지게를 지고 내뺀다. 물론 안해는 남편이 죽 마실동안에 밖에 나와서 나무짐을 만들어야된다. 지게를 버태놓고 덜덜 떠러가며 검불을 올려실는다. 짐까지 꼭꼭 묶어주고 가는 남편향하야 괜히 술먹지말구 양식 사오게유하고 몇번몇번당부를 하고는 방으로 들어온다. 옥이가 늘 일어나는 것은 바루 이때다. 눈을 부비며 어머니 앞으로 곧장 달겨든다. 기실 여지껏 잣느냐면 깨기는 벌서전에 깨엇다. 아버지의 숫가락질하는 댈가락 소리도 짠지 씹는 쩍쩍소리도 죄다 두귀로 분명히 들엇다. 그뿐아니라 아버지의 죽그릇이 감은 눈속에서 왓다갓다 하는것까지도 똑똑히 보앗다. 배고픈 생각이 불현 듯 불끈솟아서 곧 바루 일어나고자 궁뎅이까지 들먹어려도 보앗다. 그럴동안에 군침은 솔솔 수며들며 입으로 하나가된다. 마는 일어만 낫다가는 아버지의 주먹.. 이년아 넌 뭘한다구 벌서 일어나 캥캥거려 하고는 그주먹 커다란주먹.. 군침을 가만히 도루 넘기고 꼼을거리든 몸을 다시 방바닥에 꼭 붙인채색색 생코를 아니 골수없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딴판으로 퍽 귀여워한다. 아버지가 나무를 지고 확실히 간 것을 알고서야 비로소 옥이는 일어나 어머니 곁으로 달려들어서 그죽을 둘이 퍼먹고하엿다.

이러든 것이 그날은 유별나게 어느때보다 일즉 일어낫다. 덕히의 말을 빌리면 고 배라먹을 년이 그예 일을 저질을랴고 새벽부터 일어나 재랄이엿다. 하긴 재랄이 아니라 배가 몹씨고팟든 까닭이지만, 아버지의 숫가락질 소리를 들어가며 침을 삼키고 삼키고 몇번을 그래봤으나 나종에는 더 참을수가 없엇다. 그러타고 벌떡 일어앉자니 주먹이 무섭기도 하려니와 한편 넉적기도 한노릇. 눈을 감은체 이궁리 저궁리하엿다. 다른때도 좋으련만 왜 하필 아버지 죽먹을 때 깨게되는지! 곯은배는 그중에다 방바닥 냉기에 쑤시는지 저리는지 분간을 몰른다.

아버지는 한그릇을 다먹고 아마 더먹는 모양. 죽을 옴겨쏟는 소리가 주루룩뚝뚝하고 난다. 이때 고만 정신이 번쩍낫다. 용기를 내엿다. 바른 팔을 뒤로 돌리어 가장 뭣에나 몰린 듯이 대구 긁죽어린다. 급작스리 응아하고 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비슬비슬 일어나 앉어서는 두손등으로 눈을 부벼가며 우는 것이다. 아버지는 이꼴에 화를 벌컥내엿다.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딱 때리드니 이건 죽지도 않고 말성이야 하고 썩 마뜩지않게 뚜덜거린다. 어머니를 향하얀 저년 아무것도 먹이지말고 오늘 종일 굶기라고 부탁이다. 드럿는지 못드럿는지 어머니는 눈을 깔고 잠잣고 있다. 아마 아버지가 두려워서 아무 대꾸도 못하는 모양. 딱 때리고 우니까 다시 딱 때리고 그럴적마다 조꼬만 옥이는 마치 오뚝이 시늉으로 모두 쓰러젓다는 다시 이러나 울고 울고 한다. 죽은 안주고 때리기만 한다. 망할새끼 저만 처먹을랴고 얼른 죽어버려라 염병할 자식. 모진 욕이 이러케 입끝까지 제법 나왓스나 그러나 그러나 뚝부르뜬 그눈 . 감히 얼굴도 못처다보고 이마를 두손으로 바처들고는 으악 울뿐이다. 암만 울어도 소용은 없지만 나무짐이 읍으로 들어간다음에서야 비로소 겨우 운 보람잇섯다. 어머니는 힝하게 죽한그릇을 떠들고 들어온다. 옥이는 대뜸 달겨들엇다. 왼편 소매자락으로 눈의 눈물을 훔처가며 연송 퍼넣는다. 깡좁쌀죽은 물직한 국물이라 수깔에 띠이는게 얼마 안된다.

떠 넣으니 이것은 차라리 들고 마시는 것이 편하리라. 쉴새없이 수가락은 열심껏 퍼드린다. 어머니가 한수깔 뜰 동안이면 옥이는 두 수깔 혹은 세수깔이 올라간다. 그래도 행여 미질까바서 수가락빠는 어머니의 입을 가끔 쳐다보고 하엿다. 반쯤 먹다 어머니는 슬몃이 수가락을 나려놓앗다. 두손을 다리밑에 파묻고는 딸을 나려다보며 묵묵히 앉어잇다. 한그릇죽은 다 치엇건만 그래도 배가 고팟다. 어머니의 허리를 꾹꾹 찔러가며 졸라대인다.

요만한 어린 아이에게는 먹는 것 지껄이는것 이것밖에 더 큰 취미는 없다. 그리고 이것밖에 더 가진반 재조도 없다. 옥이같이 혼자만 꽁허니 잇슬뿐으로 동무들과 놀랴지도 지낄랴지도 안는 아이에 잇서서는 먹는편이 월등 발달되엇고 결말에는 그걸로 한 오락을 삼는 것이다. 게다 일상 곯아만 온 그배때기. 한그릇 죽이면 넉넉히 양도 찻으련만 애는 그걸 모른다. 다만 배는 늘 고프려니 하는 막연한 의식밖에는 이번일이 버러진 것은 즉 여기서 시작되엇다. 두시간이나 넘어 꼬박이 울엇다. 마는 어머니는 아무 대답도 없엇다. 배가 아프다고 쓰러지드니 아이구 아이구 하고는 신음만 할뿐이다. 냉병으로 하야 잇다금 이러케 앓는다. 옥이는 가망이 아주 없는걸 알고 일어나서 방문을 열엇다. 눈은 첩첩이 쌓이고 눈이 부신다. 윙 윙하고 봉당으로 몰리는 눈송이 다르르 떨면서 마당으로 나려간다. 북편 벽밑으로 솥은 걸렷다. 뚜껑이 열린다. 아닌게 아니라 어머니 말대루 죽커녕 네미나 찢어먹으라. 다 그러나 얼뜬 눈에 띠는 것이 솥바닥에 얼어붙은 두 개의 쓰레기 줄기 그놈을 손톱으로 뜯어서 입에 넣고는 씹어본다. 제걱제걱 얼음씹히는 그맛 밖에는 아무 멋이없다. 솥을 도루 덮고 허리를 펼랴할제 얼른 묘한 생각이 떠오른다. 옥이는 사방을 도릿거려본 다음 봉당으로 올라서서 개똥네 방문 구ㅌ에다 눈을 디려대인다.

개똥어머니가 옥이를 눈의 가시같이 미워하는 그원인이 즉여기다. 정말인지 거즛말인지 자세는 몰르나 말인즉 고년이 우리식구만 없으면 밤이구 낮이구 할거없이 어느틈엔가 들어와서는 세간을 모조리 집어간다우 하고 여호같은년 골방쥐같은년 도적년 뭣해 욕을 느러놀제 나는 그가 옥이를 끝없이 미워하는걸 어른 알수잇섯다. 그러나 세간을 집어냇느니 뭐니 하는건 아마 멀정한 가즛말일게고 이날도 잿간에서 뒤를 보며 벽틈으로 내다보자니까 고년이 날감자 둘을 한손에 하나씩 두렝이 속에다 감초고는 방에서 살몃이 나오는걸 보앗다는 이것만은 사실이다. 오직 분하고 급해야 밑도 씻을새업싱 그대루 뛰어나왓스랴. 소리를 질러서 혼을 내고는 싶엇스나 제어미가 또 방에서 끙끙거리고 앓는게 안돼서 그냥 눈만 잔뜩 흘겨주니까 고년이 대번 얼굴이 밝애지드니 얼마후에 감자둘을 자기발앞에다 내던지고는 깜찍스럽게 뒷짐을 지고 밖앗으로 나가드라한다. 허지만 이것은 나의 이야기에 아무상관이 없는 것이다. 오즉 옥이가 개똥내방엘 왜 들어갓섯슬가 그까닭만 말하야두면 고만이다. 이집이 먼저 개똥이네 집이라 하엿스나 그런 것이 아니라 실상은 요 개울건너 도삿댁 소유이고 개똥어머니는 말하자면 그댁이 ㄷ로 나려오는 씨종이엇다. 그래 그댁집에 들고 그댁땅을 붙여먹고 그댁세력에 살고 하는덕으로 개똥어머니는 가끔 상전댁에 가서 빨래도 하고 다듬이도 하고 또는 큰일때는 음식도 맡아보기도 하고해서 맛좋은 음식을 뻔질 몰아드린다. 나리댁 생신이 오늘인 것을 알고 고년이 음식을 뒤저먹으러 들어왓다

가 없으니까 감자라두 먹을량으로 하고 찌꺼리든 개똥어머니의 추칙이 조곰도 틀리지는 않엇다. 마을에 먹을거 낫다하면 이 옥이만치 잽싸게 먼저 알기는 좀 어려우리라. 그러나 옥이가 개똥어머니만 따라가면 밥이고 떡이고 좀 얻어주려니 하고 앙큼한 생각으로 살랑살랑 따라왓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옥이를 무시하는 소리에지나지 않는다.

옥이가 뒷짐을 지고 개똥어머니의 뒤를 따를제 아무 게획도 없엇다. 방엘 들어가자니 어머니가 아프다고 짜증만내고 싸리문밖에서 섯자니 춥고 떨리긴하고 그러타고 나들이를 좀 가보자니 갈곳이 없다. 그래 멀거니 떨고섯다가 개똥어머니가 개울길로 가는걸 보고는 이게 저갈길이나 아닌가하고 대슨 그뿐이엇다. 이때 무슨 생각이 잇섯다면 그것은 이새끼가 얼른와야 죽을 쒀먹을텐데 하고 아버지에게 대한 미움과 간원이 뒤섞인 초조이엇다. 그증거로 옥이는 도삿댁 문간에서 개똥어머니를 놓지고는 혼자 우둑허니 떨어젓다. 인제는 또 갈데가 없게 되엇스니 이럴가 저럴가 다시 망서린다. 그러나 결심을 한 것은 이순간의 일이다.

옥이는 과연 중문안으로 대담히 들어섯다. 새로운 히망. 아니 혹은 맛있는 음식을 쭉쭉어리는 그입들이나마 한 번 구경하고자 한걸지도 모른다. 시선을 이리저리로 둘러가며 주볏주볏 우선 ㅂ으로 향하엿다. 그태도는 마치 개똥어머이에게 무슨 급히 전할말이 잇서 온냥이나 싶다. ㅂ에는 으중이 떼중이 동네게집은 얼추모인셈이다. 고기국에 밥마는 사람에 찰떡을 씹는사람! 이쪽에서 북어를 뜯으면 저기는 튀정하는 자식을 주먹으로 때려가며 누렁지를 혼자만 쩍쩍어린다. ㅂ문으로 불쑥데미는 옥이의 대가리를 보드니 조런 여호년.. 밥주머니 왓니 냄새는 잘도 맡는다. 이러케들 제각기 욕한마디씩 그리고는 까닭없이 깔깔대인다. 옥이네는 이댁의 종도아니요 작인도 아니다. 물론 여기들어와 맛좋은 음식 버러진 이판에 한다리 뻗을 자격이 없다. 마는 남이야 욕을 하건 말건 옥이는 한구석에 잠잣고 시름없이 서잇다. 이놈을 바라보고 침한번 삼키고 저놈걸 바라보고 침한번 삼키고 마침 이때 자근아씨가 나려왓다. 옥이 왓니 하고 반기드니 왜 어멈들만 먹느냐고 게집들을 나무랜다. 그리고 옆에섯는 개똥어멈에게 얘가 얼마든지 먹는단애유하고 옥이를 가르치며 그대답은 다만 싱글싱글 웃을뿐이다. 자근아씨도 따라 웃엇다. 노랑 저고리 남치마 열서넛밖에 안된 어여뿐 자근 아씨.. 손수 솥뚜껑을 열드니 큰대접에 국을 뜨고 거기에다 하얀 이밥을 말아 수저까지 꽂아 준다. 옥이는 황급히 얼른 잡아채엇다. 이밥,이밥.. 그분량은 어른이 한때 먹어도 양은 조히 차리라. 이것을 옥이가 뱃속에 집어넣은 시간을 따저본다면 고작 칠팔분밖에는 더 허비치 않엇다. 고기 우러난 국맛은 입에 달앗다. 양쪽으로 신바람이 올라서 곁도 안돌아보고 막퍼넌 것이다. 게집들은 깔깔거리고 소군거리고 하엿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서루를 맞처다볼때에는 한그릇을 다먹고 배가 불러서 웅크리고 앉은채 뒤로 털썩 주저앉는 옥이를 보앗다. 엇다 태워먹엇는지 군데군데 뚫어진 검정 두렁치마. 그나마도 폭이 조바서 볼기짝은 통채나왓다. 머리칼은 가시덤불같이 흐터저 어깨를 덮고 이꼴로 배가 불러서 식식거리며 떠는 것이다. 그래도 속은 고픈지 대접밑바닥을 닥닥 긁고잇스니 자근아씨는 생긋이 웃드니 그손을 이끌고 마루로 올라간다. 날이 몹씨 추어서 마루에는 아무도 없엇다. 찬장앞으로 가드니 손벽만한 시루팟떡이 나온다. 받아들고는 또 널름 집어치웠다. 곧이어 다시 팟떡이 나왓다. 그러나 이번에는 옥이는 손도 아니 내밀고 무언으로 거절하엿다. 왜냐하면 이때 옥이의 배는 최대한도로 느러낫고 거반 바람넣은 풋볼만치나 가죽이 탱탱하엿다. 그것이 앞으로 늘다못하야 마츰내 옆구리로 퍼져서 잘움즉이지도 못하고 숨도 억개를 치올려 식식하는 것이다. 아마 음식은 목구멍까지 꽉찻으리라. 여기에 이상한 것이 하나잇다. 역시 떡이 나오는데 본즉이것은 팟떡이 아니라 밤 대추가 여기저기 삐저나온 백설기. 한 번 덥석물어떼이면 입안에서 그대루 스르르 녹을 듯 싶다. 너 이것두 싫으냐 하니까 옥이는 좋다는 뜻으로 얼른 손을 내밀엇다. 대체 이걸 어떠케먹엇슬가. 그 공기만한 떡덩어리를 물론 용감히 먹기 시작하엿다. 처음에는 빨리 먹엇다. 중간에는 천천히 먹엇다. 그러다 이내 다먹지 못하고 반쯤남겨서는 자근아씨에게 도루 내주고 모루고개를 둘럿다. 옥이가 그배에다 백설기를 먹은것도 기적이려니와 또한 먹다 내놓는 이것도 기적이라 안할수없다. 하기는 가슴속에서 떡이 목구멍으로 바짝치뻗히는 바람에 못먹기도 한거지만 여기다가 더 넣을수가 있다면 그것은 다만 입안이 남엇슬뿐이다. 그러면 그다음 꿀발른 주왁 두 개는 어떠케 먹엇슬까. 상식으로는 좀 판단키 어려운 일이다. 하야간 너 이것은 하고 주왁이 나왓슬 때 옥이는 조금도 서슴지않고 받앗다. 그리고 한놈을 손끝으로 집어서 그꿀을 쪽쪽 빨드니 입속에 집어넣는다. 그꿀을 한참 오기오기 씹다가 꿀떡 삼켜본다. 가슴만 뜨끔할뿐 즉시 떡은 도루 넘어온다. 다시 씹는다. 어깨와 머리를 앞으로 꾸부리어 용을 쓰며 또한번 꿀떡을 삼켜본다. 이것은 도시사람의 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허나 주의 할 것은 일상 곯아만온 창자의 착각이다. 배가 불럿는지 혹은 곯앗는지 하는건 이때의 문제가 아니다. 한갓 자꾸 먹어야 된다는 걸삼스러운 탐욕이 옥이자신도 몰르게 활동하엿고 또는 옥이는 제가 먹고싶은걸 무엇무엇 알앗슬그뿐이엇다. 거기다 맛갈스러운 그떡맛. 생전 맛못보던 그미각을 한 번 즐겨보고자 기를 쓴 노력이다. 만약 이떡의 순서가 주왁이 먼저나오고 백설기 팟떡 이러케 나왓다면 옥이는 주왁만으로 만족햇슬지 몰른다. 그러고 백설기 팟떡은 단연 아니 먹엇슬 것이다. 너는 보도 못하고 어떠케 그리 남의 일을 잘아느냐. 그러면 그장면을 목도한 개똥어머니에게 좀 설명하야 받기로 하자. 아 참 고년되우는 먹습디다. 그밥한그릇을 다먹구그래 떡을 또 먹어유. 그게 배때기지유. 주왁먹을제 나는 인제 죽나부다 그랫슈. 물 한먹음 안처먹고 꼬기꼬기 씹어서 꼴딱 삼키는데 아 눈을 요러케 뒵쓰고 꼴딱 삼킵디다. 온 이게 사람이야 나는 간이 콩알만 햇지유 꼭 죽는줄알고 추어서 달달 떨고 섯는 꼴하고 참 깜찍해서 내가 다 소름이 쪼옥 끼칩디다. 이걸 가만히 듣다가 그럼 왜 말리진 못햇느냐고 탄하니까 제가 일부러 먹이기도 할텐데 그러케는 못하나마 배고파먹는걸 무슨 혐의로 못먹게 하겟느냐고 되례성을 발끈내인다. 그러나 요건 빨간 거짓말이다. 저도 다른 게집들과 마찬가지로 마루끝에서서 잘먹는다 잘먹는다 이러케 여러번 칭찬하고 깔깔대고 햇섯슴에 틀림없을게다.

옥이의 이 봉변은 여지껏 동리의 한이야기거리가 되어잇다. 헐일이 없으면 게집들은 몰려앉어서 그때의 일을 찧고 까불고 서로 떠들어대인다. 그리고 옥이가 마땅히 죽어야 할걸 그래두 살아난 것이 퍽으나 이상한 모양같다. 따는 사날이나 먹지를 못하고 몸이 끓어서 펄펄뛰며 앓을만치 옥이는 그러케 혼이 낫든 것이다. 허지만 처음부터 짜장 가슴을 죄인 것은 그래두 옥이어머니 하나뿐이엇다. 아파서 들어누엇다 방으로 들어오는 옥이를 보고 고만 뻘떡일어낫다. 왜 배가 이모양이냐 무르니 대답은 업고 옥이는 가만히 방바닥에가 눕드란다. 그배를 근디리지 않도록 반듯이 눕는데 아구배야 소리를 복고개가 터지라고 내지르며 냉골에서 이리때굴 저리때굴 구르며 혼자법석이다. 그러나 뺨우로 먹은 것을 꼬약꼬약 도르고는 필경 까무러첫스리라 얼굴이 햇슥해지며 사지가 축느러져버린다. 이서슬에 어머니는 그의 표현대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 눈앞이 캄캄하엿다.

그는 딸을 부뜰고 자기도 어이그머니 하고 울음을 놓고 이를어째 이를어째 몇번 그래 소릴 치다가 아무도 돌봐주러오는 사람이 없으니까 헝겁지겁 근두박질을 하야 밖으러 뛰어나왓다. 그의생각에 이급증을 돌릴랴면 점쟁이를 불러 경을 읽는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듯싶어서이다. 물론 대낮부터 북을 뚜드려가며 경은 읽기 시작하엿다. 점쟁이의 말을 들어보면 과식햇다고 죄다 이럴래서는 살 사람이 없지않으냐고 이것은 음식에서 난병이 아니라 늘 ㄸ으든 동자상문이 어쩌다 접해서 일터면 귀신의 노름이라는 해석이엇다. 그러타면 내가 생각컨데 옥이가 도삿댁 문전에 나왓슬제 혹 귀신이 접햇는지도 몰른다. 왜냐 그러면 옥이는 문앞언덕을 나리다 고만 눈우로 낙상을 해서 곳 한참을 꼼짝않고 고대로 누엇섯다. 그만치 몸의 자유를 잃엇다. 다시 일어나 눈을 몇번 털고는 걸어보앗다. 다리는 천근인지 한 번 딛으면 다시 띠기가 쉽지않다. 눈까풀은 뻑뻑어리고 게다 선하품은 자꾸터지고 어깨를 치올리어 여전히 식식거리며 눈속을 이러케 조심조심 거러간다. 삐끗만하엿다는 배가터진다. 아니 정말은 배가 터지는 그념려보다 우선 배가 아파서 삐끗도 못할형편. 과연 옥이의 배는 동네게집들 말마따나 헐없이 애밴사람의 그것도 만삭된 이의 괴로운 배그것이엇다. 개울길을 나려오자 움물이 눈에 띠이자 애는 갑작스리 조갈을 느꼇다. 엎드리어 박아지로 한먹음 꿀꺽 삼켜본다. 이와 목구멍이 다만 잠간 저렷슬뿐 물은 곧 바로 다시 넘어온다.

그뿐아니라 뒤를 이어서 떡이 꾸역꾸역 쏟아진다. 잘 씹지않고 얼김에 삼킨떡이라 삭지못한 그대로 덩어리 덩어리 넘어온다. 움물전 어름우에는 삽시간에 떡이 한무데기. 옥이는 다시 눈우에 기운없이 쓰러지고 말앗다. 이러든 애가 어떠케 제집엘 왓슬가 생각하면 여간 큰노력이 아니요 참 장한 모험이라 안할수없는일이다.

내가 옥이네집을 찾어간 것은 이때썩 지어서이다. 해넘이의 바람은 차고 몹씨 떨렷으나 옥이에 대한 소문이 흉함으로 퍽궁금하엿다. 허둥거리며 방문을 펄떡 열어보니 어머니는 딸 머리맡에서 무르팍에 눈을 부벼가며 여지껏 훌쩍거리고 앉엇다. 냉병은 아주 가셨는지 노냥 노러케 고민하든 그상이 지금은 붉하허니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놈은 쭈그리고 앉어서 나를 보고도 인사도 없다. 팔짱을 떡 찌르고는 맞은 벽을 뚫어보며 무슨 결끼나 먹은 듯이 바아루위엄을 보이고 잇다. 오늘은 일즉 나온 것을 보면 나무도 잘팔은모양. 얼마후 놈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드니 여보게 참말죽지는 않겟나 하고 무르니까 봉구는 눈을 끔벅끔벅하드니 죽기는 왜 죽어 한낮얼토록 경을 읽엇는데 하고 자신이 잇는 듯 얼치기 대답이다. 제딴은 경을 읽기는 햇건만 조곰도 효험이 없으매 저로도 의아한 모양이다. 이 봉구란 놈은 번시가 날탕이다. 게집에 노름에 훅하는 그수단은 당할사람이 없고 또 이것도 재주랄지 못하는게 별반없다. 농사로 부터 노름질 침주기 점치기 지우질 심지어 도적질까지 경을 읽을때에는 눈을 감고 중얼거리는 것이 바로 장님이왓고 투전장을 뽑을때에는 그눈깔이 밝기가 부엉이 같다.

그러건말 뭘 믿는지 마을에서 병이 나거나 일이나거나 툭하면 이놈을 불러대는게 버릇이 되엇다. 이까진놈이 점을 친다면 참이지 나는 용뿔을 빼겟다. 덕히가 눈을 찌끗하고 소곰을 더좀 먹여볼가하고 무를제 나는 그대답은 않고 경은 무슨경을 읽는다고 그래 건방지게 그 사관이나 좀 틀게나 하고 낯을 붉히며 봉구에게 소리를 빽 질럿다. 왜냐면 지금은 경이니 소곰이니 헐때가 아니다. 아이를 퍼대기를 덮어서 누엿는데 그얼굴이 노랗게 질렷고 눈을 감은채 가끔 다르르 떨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으로는 아즉도 게거품을 섞어 밥풀이 꼴깍꼴깍 넘어온다. 손까지 싸느러코 핏기는 멎엇다. 시방생각하면 이때 죽엇슬걸 혹 사관으로 살엇는지도 몰른다. 내가 서드는 바람에 봉구는 주머니속에서 조고만 대통을 끄냇다. 또 그속에서 녹쓸은 침하나를 끄내드니 입에다 한 번 쭉빨고는 쥐가 뜯어먹은 듯한 칼라머리에다 쓱쓱 문질른다. 바른손을 논 다음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침이 또 들어갈때에서야 비로소 옥이는 정신이 나나부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깜짝 놀란다. 그와 동시에 푸드득 하고 퍼대기속으로 똥을 갈겻다. 덕히는 이걸 뻔히 바라보고 잇드니 골피를 접으며 어이배랄먹을년 웬걸 그러케 처먹고 이지랄이야 하고는 욕을 오랄지게 퍼분다. 그러나 나는 그속을 빤히 보앗다. 저와같이 먹다가 이러케 되엇다면 아마 이토록은 노엽지 않엇스리라. 그 귀한 음식을 돌르도록 처먹고는 애비 한쪽 갓다줄 생각을 못한딸이 지극히 미웠다. 고년 고래싸 웬떡을 배가 터지도록 처먹는담 하고 입을 삐쭉대는 그낯짝에 시기와 증오가 력력히 나타난다. 사실로 말하자면 이런 경우에는 저도 반듯이 옥이와같이 햇스련만 아니 놈은 꿀바른 주왁을 다먹고도 또 막걸리를 준다면 물다 뱃는 한이 잇드라도 어쨋든 덥석 물엇스리라 생각하고는 나는 그얼굴을 다시한번 쳐다보았다.

 


산골

 

머리우에서 굽어보든 햇님이 서쪽으로 기울어 나무에 긴꼬리가 달렸건만 나물뜯을 생각은 않고 이뿐이는 늙은 잣나무 허리에 등을 비겨대고 먼 하늘만 이렇게 하염없이 바라보고 섰다. 하늘은 맑게 개이고 이쪽저쪽으로 뭉글뭉글 피어올은 힌 꽃송이는 곱게도 움직인다. 저것도 구름인지 학들은 쌍쌍이 짝을 짓고 그새로 날아들며 끼리끼리 어르는 소리가 이수퐁까지 멀리 흘러나린다. 각가지 나무들은 사방에 잎이 욱었고 땡볕에 그잎을 펴들고 너훌너훌 바람과 아울러 산골의 향기를 자랑한다. 그 공중에는 나르는 꾀꼬리가 어여쁘고 – 노란 날개를 팔닥이고 이가지 저가지로 옮아앉으며 흥에 겨운 행복을 노래부른다. 고-이! 고이고이! 요렇게 아양스리 노래도 부르고.. 담배먹구 꼴비어!

마진 쪽 저 바위밑은 필시 호랑님의 드나드는 굴이리라. 음침한 그 우에는 가시덤불 다래넝쿨이 어즈러히 엉클리어 지붕이 되어있고 이것도 돌이랄지 연녹색 털복숭이는 올망졸망 놓엿고 그리고 오늘두 어김없이 뻑꾹이는 날아와 그잔 등에 다리를 머므르며.. 뻑꾹! 뻑꾹! 어느듯 이뿐이는 눈시울에 구슬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물보구니가 툭하고 땅에 떨어지자 두손에 펴들은 치마폭으로 그새 얼골을 폭가리고는 이뿐이 호륵호륵 마냥 느끼며 울고섰다. 이제야 후회나노니 도련님 공부하러 서울로 떠나실 때 저두 간다구 왜 좀 더 붙들고 느러지지 못했던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만 미여질 노릇이다. 그러나 마님의 눈물기어 자그만 보따리를 옆에 끼고 산속으로 이십리나 넘어 따라갔던 이뿐이가 아니었던가. 과연 이뿐이는 산 등을 질러갔고 으슥한 고개마루에서 기다릭 섰다가 넘어오시는 도련님의 손목을 꼭 붙잡고 난 안데려가지유! 하고 애원 못한것도 아니니 공연스리 눈물부터 앞을 가렸고 도련님이 놀라며 너 왜오니? 여름에 꼭 온다니까 어여 들어가라.. 하고 역정을 내심에는 고만 두려웠으나 그래도 날데려 가라구 그몸에 매여 달리니 도련님은 얼마를 벙벙히 그냥 섰다가 울지마라 이뿐아 그럼 내 서울가 자리나잡거든 널 데려가마 하고 등을 두다리며 달래일제 만일 이말에 이뿐이가 솔깃하야 꼭 고지뜯지만 않았드런들 도련님의 그손을 안타까히 놓치는 않았든걸.. 정말 꼭 데려가지유? 그럼 한달후에면 꼭 데려가마.

난 그럼 기달릴테야유! 그리고 아침햇발에 비끼는 도련님의 옷자락이 산등으로 꼬불꼬불 저멀리 사라지고 아주 보이지 않을때까지 이뿐이는남이 볼까하야 피여 허터진 개나리 속에 몸을 숨기고 치마끈을 입에 물고는 눈물로 배웅하였던 것이 아니런가. 이렇게도 철석같이 다짐은 두고 가시더니 그 한달이란 대체 얼마나 되는겐지 몇한달이 거듭 지나고 돌도 넘었으련만 도련님은 이렇다 소식하나 전할줄조차 모른다. 실토로 터놓고 말하자면 늙은 이잣나무 아래에서 도련님과 맨처음 눈이 맞을제 이뿐이가 먼저 그러자고 한것도 아니련만.. 이뿐어머니가 마님댁 씨종이고 보면 그딸 이뿐이는 잘따저야 씨의 씨종이니 하잘것없는 게집애이어늘 이뿐이는 제몸이 이럼을 알고 시내에서 홀로 빨래를 할제이면 도련님이 가끔 덤벼들어 이게 장난이겠지. 품에 꼭 껴안고 뺨을 깨물어뜯는 그꼴이 숭글숭글하고 밉지는 않었으나 그러나 이뿐이는 감히 그런생각을 먹어본적이 없었다.

그날도 마님이 구미가 제치섰다고 얘 이뿐아 나물좀 뜯어온. 하실 때 이뿐이는 퍽이나 반가웠고 아침밥도 몇술로 것날리고 보구니를 동무삼아 집을 나섰으니 나히 아즉 열여섯이라 마님에게 귀염을 받는 것이 다만 좋았고 칠칠한 나물을 뜯어드리고자 한사코 이 험한 산속으로 기어올랐다. 풀닢의 이슬은 아즉 다 마르지 않았고 바위 틈바구니에 허터진 잔디에는 커다란 구렁이가 뚜아리를 틀고서 떡머구리 한놈을 우물거리고 있는중이매 이뿐이는 쌔근쌔근 가뿐숨을 쉬여 가며 그걸 가만히 드려다보고 섰다가 바루발앞에 도라지순이 있음을 발견하고 꼬챙이로 마악 캘랴 할즈음 등위에서 뜻밖에 발자욱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어디로 따라왔던가 도련님은 물푸레 나무토막을 한손에 지팽이로 짚고 붉은 얼골이 땀박아지가 되어 식식어리며 그리고 씽글씽글 웃고 있다. 그모양이 하도 수상하야 이뿐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니 도련님은 좀 면구쩍은지 낯을 모로돌리며 그러나 여일히 싱글싱글 웃으며 뱃심유한 소리가.. 난 지팽이 ㄱ으러왔다. 그렇지마는 이뿐이는 몇일전 마님이 불러세고 너 도련님하고 가치 다니면 매맞는다. 하시던 그 꾸지람을 얼뜬 생각하고 왜따라왔지유 .. 마님 아시면 남 매맞으라구? 하고 암팡스리 쏘았으나 도련님은 귓등으로 뜯는지 그래도 여전히 싱글거리며 뱃심유한 소리로.. 난 지팽이 꺾으러 왔다. 그제서야 이뿐이는 성을 안낼수가 없고 마님께 나 매맞아두 난몰라.. 혼잣말로 이렇게 되알지게 쫑알거리고 너야 가던마던 하란 듯이 고개를 돌리며 아까와 도라지를 다시 캐자노라니 도련님은 무턱대고 그냥 와락 달려들어 너 맞는거 나는알지? 이뿐이를 뒤로 꼭 붙들고 땀이 훌른 그뺨을 또 잔뜩 깨물고는 놓칠않는다.

이뿐이는 어려서부터 도련님과 가치 자랐고 가치 놀았으되 제가 먼저 그런 생각을 두었다면 도련님을 벌컥 떼다밀어 바위넘어로 곤두박이게 했을리 만무이었고 궁뎅이를 털고 일어나며 도련님이 무색하야 멀거니 처다보고 입맛만 다시니 이뿐이는 그꼴이 보기 가여웠고 죄를 저즈른 제몸에대하야 죄송한 자책이 없던바도 아니었마는 다시 손목을 잡히고 이 잣나무밑으로 끌릴제에는 왼 힘을 다햐야 그손깍찌를 버리며 야단친것도 사실이 아닌건 아니나 그러나 어덴가 마음한편에 앙살을 피면서도 넉히 끌리어가도록 도련님의 힘이 좀더좀더 하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 그것은 거즛 말이되고 말 것이다. 물론 이뿐이가 얼골이 밝애지며 앙큼스러운 생각을 먹은 것은 바루 이때이었고 난몰라 마님께 여쭐터이야.. 난몰라! 하고 적잖이 조바심을 태이면서도 도련님의 속맘을 한 번 뜯어보고자 누가 종두 이러는거야? 하고 손을 뿌리치며 된통 호령을 하고보니 도련님은 이 깊고 외진 산속임에도 불구하고 귀에다 입을 갖다대고 가마니 속삭이는 그말이.. 너 나하고 멀리 도망가지 않을연! 그러니 이뿐이는 이말을 참으로 꼭고지 들었고 사내가 이렇게 겁을 집어먹는수도 있는지 도련님이 땅에 떨지는 성냥갑을 호줌에 다시 집어널줄도 모르고 덤벙거리며 산알로 꽁지를 뺄때까지 이뿐이는 잣나무 뿌리를 비고 풀밭에 번 듯이 들어누운채 푸른하늘을 바라보며 인제 멀리만 다라나면 나는 저 도련님의 아씨가 되려니 하는 생각에 마님께 진상할 나물 캘 생각조차 잊고 말었다. 그러나 조금 지나매 이뿐이는 어쩐지 저도 겁이 난는 듯 싶었고 발딱 일어나 사면을 휘돌아 보았으나 거기에는 험상스러운 바위와 욱어진 숲이 있을뿐 본 사람은 하나도 없으련만.. 암아 산이 험한 탓일지도 모르리라. 가슴은 여전히 달랑거리고 두려우면서 그러나 이산덩이를 제품에 꼭 품고 가치 둥굴고 싶은 안타까운 그런 행복이 느껴지지 않은것도 아니었으니 도련님은 이렇게 정은 드리고 가시고는 이제와서는 생판 모르는체 하시는거나 아닐런가..

두손등으로 눈물을 씻고 고개는 어레 들었으나 나물 뜯을 생각은 않고 이뿐이는 늙은 잣나무 밑에 앉어서 먼 하늘을 치켜들고 도련님 생각에 이렇게도 넋을 잃는다. 이제와 생각하면 야속도 스럽나니 마님께 매를 맞도록 한것도 결국 도련님이었고 별 욕을 다 당하게 한것도 결국 도련님이 아니었던가..

매일과 같이 산엘 올라다닌지 단 나흘이 못되어 마님은 눈치를 채섰는지 혹은 짐작만 하섰는지 저녁때 기진하야 나려오는 이뿐이를 불러앉히시고 너요년..바른대로 말해야지 죽인다! 하고 회초리로 따리시되 볼기짝이 톡톡 불거지도록 하시었고 그래도 안차게 아니라고 고집을 쓰니 이번에는 어머니가 달겨들어 머리채를 휘잡고 주먹으로 등어리를 서너번 쾅쾅따리더니 그만도 좋으련만 뜰아래방에 갖다 가두고는 사날식이나 밖앝구경을 못하게 하고 구메밥으로 구박을 막 함에는 이뿐이는 짜증 서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중역사리 맨 마지막 밤이 깊었을제 이뿐이는 너머 원통하야 혼자앉어서 울다가 자리에 누은 어머니의 허리를 꼭 끼고 그품속으로 기어들며 어머니 나데련님하고 살테야.. 하고 그예 저의 속중을 토설하니 어머니는 들었는지 먹었는지 그냥 잠잠히 누었더니 한참후 후유.. 하고 한숨을 내뿜을때에는 이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였고 그러고 또 한참 있더니 입을 열어 하는 이야기가 지금은 이렇게 늙었으나 자기도 색시때에는 이뿐이 만치나 어여뻣고 얼마나 맵씨가 출중났든지 노나리와 은근히 배가 맞았으나 몇 달이 못가서 노마님이 이걸 아시고 하루는 불러세고 따리시다가 마침내 샘에 못이기어 인두로 하초를 짓을랴고 들이 덤비신 일이 있다고 일러주고 다시 몇번몇번 당부하야 말하되 석숭네가 벌서부터 말을 건네는중이니 도련님에게 맘을랑 두지말고 몸잘갖고 있으라하고 딱떼는 것이 아닌가.. 하기야 이뿐이가 무남독녀의 귀여운 외딸이 아니었드런들 사흘후에도 밖앝엔 나올수 없었으려니와 비로소 대문을 나와보니 그간 세상이 좀 널버진것같고 마치 우리를 벗어난 즘생과 같이 몸의 가뜬함을 느꼈고 숭칙스러운 산으로 뻥뻥 둘러싼 이 산골에서 벗어나 넓은 버덩으로 나간다면 기쁘기가 이보다 좀 더하리라 생각도 하야보고 어머니의 령대로 고초밭을 매러 개울길로 나려갈려니까 왼편 수퐁숲에서 도련님이 불쑥 튀어나오며 또 붙들고 산에 안갈테냐고 대구 보채인다. 읍에 가 학교를 다니다가 요즘 방학이 되어 집에 돌아온 뒤로는 공부는 할 생각않고 날이면 날 저므도록 저만 이렇게 붙잡으러 다니는 도련님이 딱도 하거니와 한편 마님도 무섭고 또는 머처럼 용서를 받는길도 그러고보면 이번에는 호되히 불이 나릴 것을 알고 이뿐이는 오늘은 안되니 낼모래쯤 가자고 좋게 달래다가 그래도 듣지않고 굳이 가자고 성화를 하는데는 할수없이 몸을 뿌리치고 뺑손을 놀 수밖에 딴도리가 없었다. 구질구질이 나리든 비로 말미암아 한동안 손을 못댄 고추밭은 풀들이 제법 성큼이 엉기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갈피를 모르겠는데 이뿐이는 되는대로 한편구석에 치마를 도사리고 앉어서 이것도 명색은 김매는거겠지 호미로 흙등만 따짝어리며 진짜정신은 어제밤 종은 상전과 못사는법이라던 어머니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 그것만 일렴으로 아르새기며 이리 씹고 저리도 씹어본다. 그러나 이뿐이는 아무렇게도 나는 도련님과 꼭 살아보겠다 혼자맹세하고 제가 아씨가 되면 어머니는 일테면 마님이 되련마는 왜 그리 극성인가 싶어서 좀 야속하였고 해가 한나절이 되어 목덜미를 확확 닳릴때까지 이리저리 곰곰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매 밭은 여태 한고랑도 다 끝이 못났으니 이놈의 밭이 하고 탓안할 탓을 하며 저로도 하품이 나올만치 어지간히 기가 막혔다. 이번에는 좀 빨랑빨랑 하리라 생각하고 이뿐이는 호미를 잽싸게 놀리며 폭폭찍고 덤볏으나 그래도 웬일인지 일은 손에 붙지를 않고 그뿐아니라 등 뒤 개울의 덤불에서는 온갓 잡새가 귀둥대둥 멋대로 속삭이고 먼 발치에서 풀을 뜯고 있던 황소가 메..하고 느러지게도 소리를 내뽑으니 이뿐이는 이걸 듣고 갑작이 몸이 나른해지지 않을수없고 밭가에 슨 수양버들 그늘에 쓰러져 한잠 들고싶은 생각이 곧바루 나지마는 어머니가 무서워 참아 그걸 못하고만다. 인제는 계집애는 밭일을 안하도록 법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이뿐이는 울화증이 나서 호미를 메꼰지고 얼골의 땀을 씻으며 앉었노라니까 들로 보리를 걷으러가는 길인지 석숭이가 빈지게를 지고 꺼불꺼불 밭머리에 와스더니 아주 썩 시퉁그러지게 입을 삐쭉어리며 이뿐이를 건너대고 하는소리가.. 너 데련님하고 그랬대지… 새파랗게 갈은 비수로 가슴을 쭉 나려것는대도 아마 이토록은 재겹지 않으리라 마는 이뿐이는 어서 들었느냐고 따저볼 겨를도없이 얼골이 고만 홍당무가 되었고 그놈의 소위로 생각하면 대뜸 들어덤벼 그귓백이라도 물고 느러질 생각이 곧 간절은 하나 헌 죄는 있고 어째볼 용기가 없으매 다만 고개를 폭수그릴뿐이다. 그러니까 석숭이는 제가 괜듯싶어서 이뿐이를 짜정 넘보고 제법 밭가운데까지 들어와 떡 버테고 서서는 또한번 시큰둥하게 그리고 엇먹는소리로.. 너 데련님하구 그랬대지.. 전일같으면 제가 이뿐이에게 지게막대기로 볼기 맞을 생각도 않고 감히 이따위 버르장머리는 하기 커녕 즈아버지 장사하는 원두막에서 몰래 참외를 따가지고 와서 얘 이뿐아.. 너 이거먹어라.. 하다가 난 네가 주는건 안먹을테야..하고 몇번 내뱉음에도 꿇지않고 굳이 먹으라고 떠맡기므로 이뿐이가 마지못하는체하고 받아들고는 물론 치마폭에 흙은 싹싹 문대고나서 깨물고 앉었노라면 아무쪼록 이뿐이 맘에 잘들도록 호미를 대신 손에 잡기가 무섭게 는실난실 김을 매주었고 그리고 가끔 이뿐이를 웃겨주기 위하야 그것도 재주라고 밭고랑에서 잘 봐야 곰같은 몸뚱이로 이리 등굴고 저리 둥글고 하였다. 석숭아버지는 이놈이 또 어데로 내뺏구나 하고 찾아다니다 여길 와보니 매라는 제밭은 안매고 남 계집애 밭에 들어와서 대체 온 이게 무슨 노름인지 이꼴이고 보매 기도 막힐뿐더러 터지랴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노여운 낯을 지어가며 너이놈아 네밭은 안매고 남의 밭에 들어와 그게뭐냐? 하고 꾸중을 하였지마는 석숭이가 깜짝 놀라서 돌아다보다 고만 멀쑤룩하야 궁뎅이의 흙을 털고 일어스며 이뿐이 밭좀 매주러왔지 뭘그래? 하고 되레 퉁명스러히 뻣댐에는 더책하지 않고 어 망할자식두 다많어이.. 하고 돌아서 저리로 가며 보이지 않게 피익웃고 마는것인데 그러면 이뿐이는저의 처지가 꽤 야릇하게 됨을 알고 저기까지 분명히 들리도록 너보고 누가 밭매달랬어? 가 어여가.. 하고 다먹은 참외는 생각않고 등을 떠다밀며 구박을 막 하던 이런 터이련만 제가 이제와 누길 비위를 긁다니 하늘이 무너지면 졌지.. 이것은 도시 말이 안된다..

이뿐이는 남다른 부끄럼으로 온 전신이 확확 닳는 듯 싶었으나 그러나 조금뒤에는 무안을 당한거기에 대갚음이 없어서는 아니되리라 생각하고 앙칼스러운 역심이 가슴을 콕 찌를때에는 어깨뿐만 아니라 등어리 전체가 샐룩어리다가 새침이 발딱 일어나 사방을 훑어보드니 대낮이라 다들 일들 나가고 안마을에 사람이 없음을 알고 석숭이의 소매짜락을 넌즛이 끌며 그옆 숙성히 자란 수수밭속으로 들어간다. 밭 한복판은 안윽하고 아무데도 보이지 않으므로 함부로 떠들어도 괜찬으려니 믿고 이뿐이는 거기다 석숭이를 세워놓자 밭고랑에 늘려진 여러 돌틈에서 맞어 죽지않고 단단히 아플만한 모리동맹이 하나를 집어들고 그 옆정갱이를 모질게 우려치며 이자식 뭘 어째구어째? 하고 딱딱 어르니까 석숭이는 처음에 뭐나 좀 생길까하고 좋아서 따라왔든걸 별안간 난데없는 모진 돌만 나라듬에는 아야.. 하고 소리치자 똑 선불 맞은 노루모양으로 한 번 뻐들껑 뛰며 눈이 그야말로 왕방울만 해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러나 석숭이는 미움보다 앞스느니 기쁨이요.. 전일에는 그옆을 지내도 본둥만둥하고 그리 대단히 여겨주지 않든 그이뿐이가 일부러 이리 끌고와 돌로 따리되 정말 아프도록 힘이 드릴만치 이뿐이에게 있어는 지금의 저의 존재가 그만치 끔찍함을 그돌에서 비로소 깨닷고 짓궂어 씽글씽글 웃으며 한 번 더 뒤둥그러진 그리고 홀개늦은 목소리로 뭘 데련님허구 그랬대는데.. 하고 놀려주엇다. 이뿐이는 뭐 이자식? 하고 상기된 눈을 똑바루 떳으나 이번에는 동맹이 집을 생각을 않고 아까부터 겨우 참아왔던 울음이 으응! 하고 탁터지자 잡은참 덤벼들어 석숭이 옷가슴에 매여달리며 쥐어뜯으니 석숭이는 이뿐이를 울려논 것은 저의 큰 죄임을 얼른 알고 눈이 휘둥그래서 아니다 아니다 내부러그랬다..아니다.. 하고 입에 불이나게 그러나 손으로 등을 어루만지며 아니다를 여러십번을 부른때에야 간신히 울음을 진정해놓았고 이뿐이가 아즉 늣기는 음성으로 몇번 당부를 하니 인제 남듣는데 그러면 내 너 죽일터야? 그래 인전 안그러마.. 참으로 이런 나쁜소리는 다시 입에 담지 않으리라 맹세하였다. 이뿐이도 그제야 마음을 놓고 흔적이 없도록 눈물을 닦으면서 다시 그래봐라..내죽인다.. 또 한 번 다져놓고 고추밭으로 도로 나올랴할제 석숭이가 와락 달겨들어 그 허리를 잔뜩 껴안고 너 그럼 우리집에게 나한테로 시집오라니깐 왜 싫다구 그랬니? 하고 설혹 좀 성가시게 굴었다치드라도 만일 이뿐이가 이 행실을 도련님이 아신다면 담박에 정을 떼시려니 하는 염녀만 없었드라면 그리 대수롭지 않은 것을 그토록 오지게 혼을 냈을리 없었겠다고 생각하면 두고두고 입때껏 후회가 나리만치 그렇게 사내의 뺨을 우려친것도 결국 도련님을 위하는 이뿐이의 깨끗한 정이 아니었든가..

가득이 품에 찬 서러움을 눈물로 가시고 나물 보구니를 손에 잡았으니 이뿐이는 다시 일어나 산 중툭으로 거츨은 수퐁속을 기여나리며 도라지를 하나둘 캐기 시작한다.

참인지 아닌지 자세히는 모르나 멀리 나라온 풍설을 들어보면 도련님은 서울가 어여뿐 아씨와 다시 정분이 났다하고 그뿐만도 오히려 좋으리마는 댁의 마님은 마님대로 늙은 총각 오래 두면 병난다하야 상냥한 아가씨만 찾는길이니 대체 이게 웬 셈인지 이뿐이는 골머리가 아팠고 도라지를 캔다고 꼬챙이를 땅에 꾸욱 꽂으니 그대로 집고슨채 해만 점점 부질없이 저므러간다. 맥을 잃고 다시나려오다 이뿐이는 앞에 우뚝솟는 바위를 품에 을싸안고 그알을 굽어보니 험악한 석벽틈에 맑은 웅성깊이 충충 고이었고 설핏한 하늘의 붉은노을 한쪽을 똑떼들고 프른 잎새로 전을 둘렀거늘 그모양이 보기에 퍽도 아름답다. 그걸 거울삼고 이뿐이는 저 밑에 까맣게 빛이는 저의 외양을 또 한 번 고처 뜯어보니 한때는 도련님이 조르다 몸살도 나섰으려니와 의복은 비록 추려할망정 저의 눈에도 밉지않게 생겼고 남가진 이목구비에 반반도 하련마는 뭐가 부족한지 달리 눈이맞은 도련님의 심정을 알수없고 어느듯 원망스러운 눈물이 눈에서 떨어지니 잔잔한 물면에 물둘레를 치기도전에 무슨 밥이나 된다고 커단 꺽찌는 휘엉휘엉 올라와 꼴딱 받아먹고 들어간다. 이뿐이는 얼빠진 등신같이 맑은 이물을 가만히 드려다보노라니 불시로 제몸을 풍덩. 던지어 깨끗이 빠저도 죽고 싶고 아니 이왕 죽을진대 정든 님 품에 안고 가치 풍 빠지어 세상사를 다 잊고 알뜰이 죽고싶고 그렇다면 도련님이 이 등에 넙쭉 엎디어 뺨에 뺨을 비벼대고 그리고 이 물을 가치 굽어보며 얘 울지마라. 내가 가면 설마 아주가겠니? 하고 세우 달낼제 꼭 붙들고 풍덩실 하고 왜 빠지지 못했든가 사방은 한가도 컷건마는 그이뿐이는 그리도 삶에 주렸든지 정말 올여름엔 꼭오우? 하고 아까부터 몇번 묻든걸 또 한 번 다저보았거늘 도련님은 시원스러히 선뜻 그럼 오구말구 널두고 안오겠니! 하고 대답하고 손에 ㄱ어들었든 노란 동백꽃을 물우로 홱 내던지며 너참 이물이 무슨물인지 알면 용치? 눈을 끔벅끔벅 하드니 이야기하야 가로되 옛날에 이 산속에 한 장사가 있었고 나라에서는 그를 잡고자 사방팔면에 군사를 놓았다. 그렇지마는 장사에게는 비호같이 날랜 날개가 돋힌법이니 공중을 훌훌나르는 그를 잡을길없고 머리만 앓든중 하루는 그예 이물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을 사로 잡았다는 것이로되 왜 그러냐 하면 하느님이 잡수시는 깨끗한 이물을 몸으로 흐렸으니 누구하고 천벌을 아니 입을리 없고 몸에물이 닿자 돋혔든 날개가 흐시부시 녹아버린 까닭이라고 말하고 도련님은 손짓으로 장사의 처참스러운 최후를 시늉하며 가장 두려운 듯이 눈을 커닿케 끔적끔적 하드니 뒤를 이어 그말이.. 아 무서! 얘 우지마라 저물에 눈물이 떨어지면 너 큰일난다. 그러나 이뿐이는 그까진 소리는 듣는둥마는둥 그리 신통치 못하였고 며칠후 서울로 떠나면 아주 놓질듯만 싶어서 도련님의 얼골을 이윽히 쳐다보고 그럼다짐을 두고 가라하다가 도련님이 조곰도 서슴없이 입고있든 자기의 저고리 고름 한짝을 뚝떼어 이뿐이 허리춤에 꾹 꽂아주며 너 이래두 못믿겠니? 하니 황송도 하거니와 설마 이걸 두고야 잊으시진 않겠지 하고 속이 든든하지 않은것도 아니었다. 대장부의 노릇이매 이렇게 하고 변심은 없을게나 그래두 잘 따저보니 이고름이 말 하는것도 아니어든 차라리 따라 나스느니만 같지 못하다고 문득 마음을 고처먹고 고개로 쫓아간건 좋으련마는 왜 그랫든고 좀더 매달리어 진대를 안붙고 고기주저 앉고 말았으니 이제와서는 한가만 새롭고 몸에 고이 간직하였든 옷고름을 이손에 끄내들고 눈물은 흘려보되 별수 없나니 보람없이 격찌만 늘어간다. 허나 이거나마 아주 없었드런들 그야 살맛조차 송두리 잃었으리라 마는 요즘 매일과 같이이 험한 깊은 산속에 올라와옛 기억을 홀로 더듬어보며이뿐이는 해가 저물도록 이렇게 울고섰고 하는 것이다.

 

모든새들은 어제와 같이 노래를 부르고 날도 맑으련만 오늘은 웬일인지 이뿐이는 아직도 올라오질 않는다. 석숭이는 아버지가 읍의 장에 가서 세마릴 닭을 팔아 그걸로 소곰을 사오라하야 아츰 일즉이 나온것도 잊고 이 산에 올라와 다리를 묶은 닭들은 한편에 내던지고 늙은 잣나무 그늘에 누어 눈이 빠지도록 기달렸으나 이뿐이가 좀체 나오지 않으매 웬일일가 고게 또 노하지나 않었나 하고 일쩌웁시 이렇게 애를 태운다. 올가을이 얼른 되어 새곡식을 걷으면 이뿐이에게로 장가를 들게 되었으니 기쁨인들 이우 더할데 있으랴마는 이번도 또 이뿐이가 밥도 안먹고 죽는다고 야단을 친다면 헛일이 아닐까 하는 염녀도 없지는 않었거늘 고렇게 쌀쌀하고 매일매일하든 이뿐이의 태도가 요즘에 들어와서는 급작이 다소곳하고 눈 한 번 흘길줄도 모르니 이건 참으로 춤을 추어도 다 못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슬비가 나리든날 마님댁 울뒤에서 이뿐이는 옥수수를 따고 섰고 제가 그옆을 지날제 은근히 손즛을 함으로 가차히 다가스니 귀에다 낮윽이 속삭이는 소리가.. 너 핀지 하나 써줄련? 그래그래 써주마 내 잘쓴다. 석숭이는 너머 반가워서 허둥거리며 묻지않는 소리까지 하다가 또 그말이 내 너 하라는대로 다 할게니 도련님에게 편지를 쓰되 이뿐이는 여태 기다립니다 하고 그리고 이런소리는 아예 입밖에 내지말라 함으로 그런 편지면 일년 내내 두고 씻으면 좋겠다 속으로 생각하고 채 틀 못박인 연필글씨로 다섯줄을 그리기에 꼬박이 이틀밤을 새이고 나서 약속대로 산으로 이뿐이를 만나러 올라올때에는 어쩐지 가슴이 두군두군 하는 것이 바루 안해를 만나러오는 남편의 그 기쁨이 또렷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뿐이가 얼른 올라와야 뭐가 젤 좋으냐 물어보고 이 닭들을 팔아 선물을 사다주련만 오진않고 석숭이는 암만 생각하야 영문을 모르겠으니 아마 요전번 이핀지 써왔으니깐 너나구 꼭 살아야한다. 하고 크게 얼른 것이 좀 잘못이라 하드라도 이뿐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그래 하고 눈에 눈물을 보이며 그핀지읽어봐 하고 부드럽게 말한걸보면 그리 노한 것은 아니니 석숭이는 기뻐서 그 앞에 떡 버티고 제가 ㅆ으나 제가 못읽는 그편지를 떠듬떠듬 데련님전상사리 가신지가 오래됐는디 왜 안오구 일년반이 댓는디 왜안오구 하니깐 이뿐이는 밤마두 눈물로 새오며 이뿐이는 그럼 죽을테니까 나를 듯이 얼찐와서.. 이렇게 땀을 내이며 읽었으나 이뿐이는 다 읽은 뒤 그걸 받아서 피붕에 도로 넣고 그리고 나물 보구니속에 감추고는 그대루 덤덤이 산을 나려온다. 산기슭으로 나리니 앞에 큰내가 놓여있고 골고루도 널려박인 험상ㄱ은 웅퉁바위 틈으로 물은 우람스리 부다치며 콸콸 흘러나리매 정신이 다 아찔하야 이뿐이는 조심스리 바위를 골라딛이며 이쪽으로 건너왔으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가치 멀리 도망가자든 도련님이 저 서울로 혼자만 삐쭉 다라난 것은 그 속이 알수없고 사나히 맘이 설사 변한다 하드라도 잣나무 밑에서 그다지 눈물까지 먹음고 조르시든 그도련님이 이제와 싹도 없이 변하신다니 이야 신의 조화가 아니면 안될 것이다. 이뿐이는 산처럼 잎이 퍼드러진 호양나무 밑에 와 발을 멈추며 한손으로 보구니의 편지를 끄내어 행주치마속에 감추어들고 석숭이가 쓴편지도 잘 찾아갈는지 미심도 하거니와 도한 도련님 앞으로 잘 간다하면 이걸 보고 도련님이 끔뻑하야 뛰어올겐지 아닌지 그것조차 장담못할 일이었마는 아니 오신다 이옷 고롬을 두고 가시든 도련님이어늘 설마 이편지에도 안오실리 없으리라고 혼자서서 우기며 해가 기우는 먼 고개치를 바라보며 체부 오기를 기다린다. 체부가 잘와야사흘에 한 번밖에는더 들지 않는줄을 저라구 모를리 없고 그리고 어제 다녀갔으니 모래나 오는줄은 번연히 알였마는 그래도 이뿐이는 산길에 속는 사람같이 저 산비알로 꼬불꼬불 돌아나간 기나긴 산길에서 금시 체부가 보일 듯 보일 듯 싶었는지 해가 아주 넘어가고 날이 어둡도록 지루하게도 이렇게 속달게 체부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오늘은웬일인지 어제와 같이 날도 맑고 산의 새들은 노래를 부르건만 이뿐이는 아직도 나올줄을 모른다.

 

 

 


봄봄

 

장인님! 인제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글고 나히가 찻으니 성예를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그 대답이 늘 이자식아 성예구뭐구 미처 자라야지..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안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받고 일하기를 삼년하고 꼬박이 일곱달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자랐다니까 이키는 언제야 자라는겐지 짜증 영문모른다.

일을 좀더 잘해야 한다든지 혹은 밥을 좀덜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 할말이 많다. 허지만 점순이가 안죽 어리니까 더자라야 한다는 여기에는 어째 볼수없이 고만 벙벙하고 만다.

이래서 나는 애최 게약이 잘못된걸 알았다. 있해면 있해. 삼년이면 삼년. 기한을 닥 작정하고 일을 해야 원 할 것이다.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대로 성예를 시켜주마. 했으니 누가 늘지키고 섰는것도 아니고 그키가 언제자라는지 알수있는가. 그리고 난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줄만 알았지 붙배기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때가 되면 장인님이 어련하랴 싶어서 군소리없이 꾸벅꾸벅 일만 해왔다. 그럼 말이다. 장인님이 제가 다 알아채려서 어참 너 일 많이 했다. 고만 장가드러라. 하고 살림도 내주고 해야 나도 좋을것이 아니냐. 시치미를 딱 떼고 도리어 그런 소리가 나올가바서 지레 펄펄뛰고 이야단이다. 명색이 좋아 데릴사위지 일하기에 승겁기도 할뿐더러 이건 참 아무것도 아니다.

숙맥이 그걸 모르고 점순이의 키 자라기만 까맣게 기달리지 않았나. 언젠가는 하도 갑갑하야 자를 가지고 덤벼들어서 그 키를 한 번 재볼까 했다마는 우리는 장인님이 내외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맞우 서 이야기도 한마디하는법 없다. 움물길에서 어쩌다 맞우칠 적이면 겨우 눈어림으로 재보고 하는것인데 그럴적마다 나는 저만침 가서 제-미키두! 하고 논둑에다 침을 퉤. 뱉은다. 아무리 잘봐야 내겨드랑밑에서 넘을략말락 밤낮 요모양이다. 개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이리도 사람은 안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도 해보았다. 아하 물동이를 자꾸 이니까 뼉다귀가 옴츠라 드나부다. 하고 내가 넌즛너즛이 그물을 대신 길어도 주었다. 뿐만아니라 나무를 하러가면 소낭당에 돌을 올려놓고 점순이의 키좀 크게 해줍소사. 그러면 담엔 떡갖다놓고 고사 드립죠니까. 하고 치성도 한두번 드린 것이 아니다. 어떻게 돼먹은 킨지 이래도 막무관해니.. 그래 내 어저께 싸운것이지 결코 장인님이 밉다든가 해서가 아니다. 모를 붓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또 승겁다. 이 벼가 자라서 점순이가 먹고 좀큰다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못할걸 내 심어서 뭘 하는거냐. 해마다 앞으로 축 거불지는 장인님의 아랫배를 불리기 위하야 심으곤 조곰도 싶지않다. 아이구 배야.. 난 물붓다말고 배를 씨다듬으면서 그대루 논둑으로 기어올랐다. 그리고 겨드랑에 꼈든 벼,담긴 키를 그냥 땅바닥에 털석. 떨어치며 나도 털석 주저 앉었다. 일이 암만 바뻐도 나 배아프면 고만이니까 아픈 사람이 누가 일을 하느냐. 파릇파릇 돋아오른 풀 한숲을 뜯어들고 다리의 거머리를 쓱쓱 문태며 장인님의 얼굴을 처다보았다.

논 가운데서 장인님도 이상한 눈을 해가지고 한참 날노려보더니 너 이자식 왜 또이래.응? 배가 좀 아퍼서유! 하고 풀우에 슬몃이 쓰러지니까 장인님은 약이 올랐다. 저도 논에서 철벙철벙 둑으로 올라오드니 잡은참 내멱살을 웅켜잡고 뺨을 치는 것이 아닌가.. 이자식아 일 허다말면 누굴 망해놀 셈속이냐 이대가릴 까놀 자식?

우리 장인님은 약이오르면 이렇게 손버릇이 아주 못됐다. 또 사위에게 이자식,저자식 하는 이놈의 장인님은 어디 있느냐. 오작해야 우리동리에서 누굴 물논하고 그에게 욕을 안먹는 사람은 명이 짜르다. 한다. 조고만 아이들까지도 그를 돌라세놓고 욕필이, 욕필이 하고 손가락질을 할만치 두루 인심을 잃었다. 허나 인심을 정말 잃었다면 욕보다 읍의 배참봉댁 마름으로 더 잃었다. 번이 마름이란 욕 잘하고 사람 잘치고 그리고 생김생기길 호박개 같애야 쓰는것이지만 장인님은 외양이 똑됐다. 장인이 닭마리나 좀 보내지 않는다든가 애벌논때 품을 좀 안준다든가 하면 그해 가을에는 영낙없이 땅이 뚝뚝 떨어진다. 그러면 미리부터 돈도 먹이고 술도먹이고 안달재신으로 돌아치든 놈이 그땅을 슬쩍 돌라안는다.

이바람에 장인님집 빈 외양간에는 눈깔 커다란 황소 한놈이 절로 엉금엉금기여들고 동리사람은 그욕을 다먹어가면서도 그래도 굽신굽신 하는게 아닌가.. 그러나 내겐 장인님이 감히 큰소리할 게제가 못된다.

뒷생각은 못하고 뺨 한 개를 딱 때려놓고는 장인님은 무색해서 덤덤이 쓴침만 삼킨다. 난 그속을 퍽 잘안다. 조곰 있으면 갈도 꺽어야 하고 모도 내야하고 한창 바뿐때인데 나일안하고 우리집으로 돌아가면 고만이니까.. 작년이맘때도 트집을 좀 하니까 늦잠 잔다구 돌맹이를 집어던저서는 자는 놈의 발목을 삐게 해놨다. 사날식이나 건승 끙끙 앓았드니 종당에는 거반 울상이 되지 않았는가..

얘 그만 일어나 일좀해라. 그래야 올갈에 벼잘되면 너 장가들지 않니? 그래 귀가 번쩍 띠여서 그날로 일어나서 남이 이틀품 드릴 논을 혼자 삶어놓으니까 장인님도 눈깔이 커다랗게 놀랬다. 그럼 정말로 가을에 와서 혼인을 시켜줘야 온 경오가 옳지않겠나.. 볏섬을 척척 드려쌓아도 다른 소리는 없고 물동이를 이고 들어오는 점순이를 담뱃통으로 가르치며 이자식아 미처 커야지.. 조걸 데리구 무슨 혼인을 한다구..그러니 온!! 하고 남 낯짝만 붉게해주고 고만이다. 골김에 그저 이놈의 장인님.. 하고 댓들에다 매꼿고 우리 고향으로 내뺄까 하다가 꾹꾹 참고 말았다.

참말이지 난 이꼴하고는 집으로 참아 못간다. 장가를 들러갔다가 오작 못났어야 그대로 쫓겨왔느냐고 손가락질을 받을테니까.. 논둑에서 벌떡 일어나 한풀죽은 장인님 앞으로 다가스며 난 갈테야유.그동안 사경 처내슈뭐.. 너 사위로 왔지 어디 머슴살러 왔나? 그러면 얼찐 설렐 해줘야 안하지유.. 밤낮 부려만먹구 해준다 해준다.. 글세 내가 안하는거냐 그년이 안크니까 하고 어름어름 담배만 담으면서 늘하는 소리를 또 늘어 놓는다.

이렇게 따저나가면 언제든지 늘 나만 미찌고만다. 이번엔 안된다. 하고 대뜸 구장님한테로 단판가자고 소맷자락을 내끌었다. 아 이자식이 왜이래. 어른을.. 안간다구 뺏띄듸고 이렇게 호령은 제맘대로 하지만 장인님 제가 내기운은 못당한다. 막 부려먹고 딸은 안주고 게다 땅땅 치는건 다뭐야.. 그러나 내 사실 참 장인님이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전날 왜 내가 새고개 맞은 봉우리 화전밭을 혼자 갈고 있지 않았느냐. 밭 가생이로 돌적마다 야릇한 꽃내가 물컥물컥 코를 찌르고 머리우에서 벌들은 가끔 붕.붕 소리를 친다. 바위틈에서 샘물소리밖에 안들리는 산골짜기니까 맑은 하늘의 봄볕은 이불속같이 따스하고 꼭 꿈 꾸는 것 같다. 나는 몸이 나른하고 몸살이 날랴구 그러는지 가슴이 울렁울렁하고 이랬다. 어러이! 말이! 맘마마.. 이렇게 노래를 하며 소를 부리면 여느때 같으면 어깨가 으쓱으쓱한다. 웬일인지 밭 반도 갈지 않어서 온몸의 ㅁ이 풀리고 대구 짜증만난다. 공연히 소만드립다. 두들기며.. 안야!안야! 이 망할 자식의 소대리를 꺽어들라. 그러나 내속은 정말 안야 때문이 아니라 점심을 이고 온 점순이의 키를 보고 울화가 났든 것이다.

점순이는 뭐 그리 썩 이쁜게집애는 못된다. 그렇다구 또 개떡이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고 꼭 내안해가 돼야 할만치 그저 툽툽하게 생긴 얼굴이다. 나보다 십년이 알에니까 올에 열여섯인데 몸은 남보다 두 살이나 덜 자랐다. 남은 잘도 헌칠이들 크것만 이건 우아래가 몽톡한 것이 내 눈에는 헐없이 감참외같다. 참외중에는 감참외가 젤 맛좋고 이쁘니까 말이다. 동글고 커단 눈은 서글서글하니 좋고 좀 지처 찢어ㅈ지만 입은 밥술이나 혹혹이 먹음직하니 좋다. 아따밥만 많이 먹게되면 팔짜는 고만아니냐 헌데 한가지 파가 있다면 가끔가다 몸이 너머 빨리빨리 논다. 그래서 밥을 나르다가 때없이 풀밭에다 깨빡을 처서 흙투성이 밥을 곳잘 먹인다. 안 먹으면 무안해 할가바서 이걸 씹고 앉었노라면 으적으적 소리만 나고 돌을 먹는겐지 밥을 먹는겐지.

그러나 이날은 웬일인지 성한 밥채루 밭머리에 곱게 나려놓았다. 그리고 또 내외를 해야하니까 저만큼 떨어져 이쪽으로 등을 향하고 웅크리고 앉어서 그릇나기를 기다린다. 내가 다 먹고 물러섰을 때 그릇을 와서 챙기는데 그런데 난 깜짝 놀라지 않았느냐. 고개를 푹 숙이고 밥함지에 그릇을 포개면서 날더러 드르래는지 혹은 제소린지. 밤낮 일만하다 말텐가! 하고 혼자서 쫑알거린다. 고대 잘 내외하다가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난 정신이 얼떨떨했다. 그러면서도 한편 무슨 좋은 수나 있는가 싶어서 나도 공중을 대고 혼잣말로 그럼 어떻게? 하니까 성예 시켜달라지 뭘 어떻게 하고 되알지게 쏘아붙이고 얼굴이 발개저서 산으로 그저 도망질을 친다. 나는 잠시동안 어떻게되는 심판인지 맥을 몰라서 그 뒷모양만 덤덤히 바라보았다.

봄이 되면 온갓 초목이 물이 올르고 싹이 트고한다. 사람도 아마 그런가 부다. 하고 며칠내에 붓적속으로 자란듯싶ㅇ느 점순이가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이런걸 멀쩡하게 안즉 어리다구 하니까.. 우리가 구장님을 찾아갔을 때 그는 싸리문밖에 있는 돼지 우리에서 죽을 퍼주고 있다. 서울엘 좀 갔다 오드니 사람은 점잔해야 한다구 웃쇰이 양쪽으로 뾰죽이 뻗이고 그걸 애햄. 하고 늘 쓰담는 손버릇이 있다. 우리를 멀뚱이 처다보고 미리 알아챗는지.. 왜 일들 허다말구 그래? 하드니 손을 올려서 그 애햄을 한 번 훅딱했다. 구장님. 우리 장인님과 춤에 게약하기를.. 먼저 덤비는 장인님을 뒤로 떼다밀고 내가 허둥지둥 달겨들다가 가만히 생각하고 아니 우리 방장님과 춤에 하고 첫 번부터 다시 말을 고첬다.

장인님은 방장님 해야 좋아하고 밖에 나와서 장인님. 하면 괜스리 골을 낼라구 든다. 뱀두 뱀이래야 좋냐구 창피스러우니 남 듣는데는 제발 빙장님. 빙모님하라구 일상 말조짐을 받아오면서 난 그것두 자꾸 잊는다. 당장두 장인님. 하다 옆에서 내 발 등을 꾹 밟고 곁눈질을 흘기는 바람에야 겨우 알았지만..

구장님도 내이야기를 자세히 듣드니 퍽딱한모양이었다. 하기야 구장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럴게다. 길게 길러둔 새끼손톱으로 코를 후벼서 저리 탁튕기며 그럼 봉필씨! 얼른 성옐 시켜주구려. 그렇게 까지 제가 하구 싶다는걸.. 하고 내짐작대루 말했다. 그러나 이말에 장인님이 삿대질로 눈을 부라리고 아 성례구뭐구 기집애년이 미처 자라야 할게 아닌가? 하니까 고만 멀쑤룩해서 입맛만 쩍쩍 다실뿐이 아닌가.. 그것두 그래! 그래 거진 사년동안에도 안 자랐다니 그킨 은제 자라지유? 다 그만두구 사경내슈.. 글세 이자식아! 내가 크질말라구 그랬니왜 날보구떼냐?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낫지유? (사실 장모님은 점순이보다도 귓배기하나가 작다.) 장인님은 이말을 듣고 껄껄웃드니 코를 푸는척하고 날은근히 골릴랴구 팔꿈치로 옆 갈비께를 퍽 치는 것이다. 더럽다. 나두 종아리의 파리를 쫓는척하고 허리를 굽으리며 어깨로 그궁둥이를 콱 떼밀었다. 장인님은 앞으로 우찔근하고 싸리문께로 씨러질듯하다. 몸을 바루 고치드니 눈총을 몹시 쏘았다. 이런 쌍년의 자식하곤 싶으나 남의 앞이라서 참아 못하고 섰는 그꼴이 보기에 퍽 쟁그러웠다.

그러나 이말에는 별반 신통한 귀정을 얻지못하구 도루 논으로 와서 모를 부었다. 왜냐면 장인님이 뭐라구 귓속말로 수군수군하고 간뒤다. 구장님이 날 위해서 조용히 데리구 아레와같이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자네 말두 하기야 옳지. 암 나이 찻으니까 아들이 급하다는게 잘못된말은 아니야. 허지만 농사가 한창 바쁠 때 일을 안한다든가 집으로 달아난다든가 하면 손해죄루 그것두 징역을 가거든!

제산에 불을 놓아두 징역을 가는 이뗀데 남의 농사를 버려주니죄가 얼마나 더 중한가. 그리고 자넨 정장을 간대지만 그러면 괜시리죌 들쓰고 들어가는걸세 또 결혼두 그렇지 법률에 성년이라는게 있는데 스물하나가 돼야지 비로소 결혼을 할 수가 있는걸세.. 자넨 물론 아들이 늦일걸 염려지만 점순이루 말하면 인제 겨우 열여섯이 아닌가. 그렇지만 아까 빙장님의 말씀이 올갈에는 열일을 제치고라두 성례를 시켜주겠다 하시니 좀 고마울겐가. 빨리 가서 모 붓든거나 마저 붓게.. 군소리 말구 어서 가.. 그래서 오늘 아츰까지 끽소리없이 왔다.

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은 지금 생각하면 전혀 뜻밖의 일이라 안할수없다. 장인님으로 말하면 요즈막 작인들에게 행세를 좀 하고 싶다구 해서 돈있으면 양반이지 별게 있느냐! 하고 일부러 아랫배를 툭 내밀고 걸음도 뒤틀리게 걷고 하는 이판이다. 이까진 나쯤 뚜들기다 남의 땅을 가지고 머처럼 닦아놓았든 가문을 망친다든지 할 어른이 아니다. 또 나로 논지면 아무쪼록 잘 봬서 점순이에게 얼른 장가를 들어야 하지안느냐.. 이렇게 말하자면 결국 어젯밤 몽테네집에 마슬 간 것이 썩나뻣다. 낮에 구장님앞에서 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대구 빈정거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 맞구두 그걸 가만둬? 그럼 어떻거니?

임마 봉필일 모판에다 거꾸루 박아놓지 뭘어떻게? 하고 괜히 내대신 화를 내가지고 주먹질을 하다 등잔 까지 쳤다. 놈이 본시 괄괄은 하지만 그래놓고 날더러 석유값을 물라구 막찌다우를 붓는다. 난 어안이 벙벙해서 잠자코 앉었으니까 저만 연실 지껄이는 소리가.. 밤낮 일만 해주구 있을테냐.. 영득이는 일년을 살구두장갈 들었는데 넌 사년이나 살구두 더 살아야해.. 네가 세 번째 사윈줄이나 아니. 세 번째 사위.. 남의 일이라두 분하다 이자식아 우물에 가 빠져죽어.. 나종에는 겨우 손톱으로 목을 따라구까지 하고 제아들같이 함부루 훅닥이었다. 별의 별소리를 다해서 그대로 옴길수는 없으나 그 줄거리는 이렇다.

우리 장인님이 딸이 셋이 있는데 맛딸은 재작년 가을에 시집을 갔다. 정말은 시집을 간 것이 아니라 그딸도 데릴사위를 해가지고 있다가 내보냈다. 그런데 딸이 열살때부터 열아홉 즉 십년동안에 데릴사위를 갈아 드리기를 동리에선 사위부자라고 이름이 낫지마는 열네놈이란 참 너무 많다. 장인님이 아들은 없고 딸만 있는고로 그담 딸을 데릴사위를 해올때까지는 부려먹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머슴을 두면 좋지만 그건 돈이 드니까. 일 잘하는 놈을 고르누라고 연팡 바꿔드렸다. 또 한편 놈들이 욕만 줄창 퍼붓고 심히도 부려먹으니까 밸이 상해서 달아나기도 했겠지. 점순이는 둘째딸인데 내가 일테면 그 세 번째 데릴사위로 들어온 셈이다. 내담으로 네 번째 놈이 들어올 것을 내가 일두 참 잘하구 그리고 사람이 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 놓질안는다. 셋재 딸이 인제 여섯 살. 적어두 열살은 돼야 데릴사위를 할테므로 그동안은 죽도록 부려먹어야된다. 그러니 인제는 속좀채리고 장가를 들려달라구 떼를 쓰고 나자뻐저라 이것이다.

나는 건으로 엉엉 하며 귓등으로 들었다. 뭉태는 땅을 얻어부치다가 떨어진뒤로는 장인님만 보면 공연히 못 먹어서 으릉거린다. 그것두 장인님이 저 달라구 할적에 제집에서 위한다는 그 감투를 선뜻주었드면 그럴리도 없었든걸.. 그러나 나는 뭉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 고지듣지 않었다. 꼭 고지들었다면 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 있었을 리가 없지않은가 그러면 딸에게 까지 인심을 잃은 장인님이 혼자 나뻤다.

실토이지 나는 점순이가 아츰상을 가지고 나올때까지는 오늘은 또 얼마나 밥을 담었나. 하고 이것만 생각했다. 상에는 된장찌개하고 간장한종지 조밥 한그릇 그리고 밥보다 더 수부룩하게 담은 산나물이 한 대접 이렇다. 나물은 점순이가 틈틈이 해오니까 두 대접이고 네 대접이고 멋대루 먹어도 좋나 밥은 장인님이 한사발외엔 더 주지말라고 해서 안된다. 그런데 점순이가 그상을 내앞에 나려놓며 제말로 짖거리는 소리가 구장님한테 갔다 그냥온담..그래! 하고 어끄제 산에서와 같이 되우 쫑알거린다. 딴은 내가 더 단단히 덤비지않고 만 것이 좀 어리석었다. 속으로 그랬다. 나도 저쪽 벽을 향하야 외면하면서 내말로 안된다는걸 그럼 어떻건담! 하니까 쇰을 잡아채지 그냥둬.. 이바보야! 하고 또 얼굴이 빨개지면서 성을 내며 안으로 샐죽하니 튀들어가지 안느냐. 이때 아무도 본사람이 없었게 망정이지 보았다면 내얼굴이 에미 잃은 황새새끼처럼 가여웁다 했을 것이다.

사실 이때만치 슬펐던 일이 또 있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은 암만 못생겼다해두 괜찮지만 내 안해될 점순이가 병신으로 본다면 참 신세는 따분하다. 밥을 먹은 뒤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갈랴하다 도루 벗어던지고 밖앝 마당공석우에 들어누어서 나는 차라리 죽느니만 같지 못하다 생각했다. 내가 일 안하면 장인님. 저는 나이가 먹어 못하고 결국 농사 못짓고 만다. 뒷짐으로 트림을 꿀꺽하고 대문밖으로 나오다 날 보고서 이자식아. 너 왜또이러니? 관객이 낫어유 아이구배야! 기껀 밥 처먹구나서 무슨 관객이야. 남의 농사 버려주면 이자식아 징역간다 봐라! 가두 좋아유.. 아이구 배야!! 참말 난 일 안해도 징역가도 좋다 생각했다. 일후 아들을 낳어도 그앞에서 바보바보 이렇게 별명을 들을테니까 오늘은 열쪽에 난대도 결정을 내고싶었다.

장인님이 일어나라고 해도 내가 안 일어나니까 눈에 독이올라서 저편으로 힝하게가드니 지게막대기를 들고 왔다. 그리고 그걸로 내 허리를 마치 돌떠 넘기듯이 쿡 찍어서 넘기고 넘기고 했다. 밥을 잔뜩 먹고 딱딱한 배가 그럴적마다 퉁겨지면서 밸창이 꼿꼿한 것이 여간 켕기지 않었다. 그래도 안일어나니까 이번에는 배를 지게막대기로 우에서 쿡쿡 찌르고 발길로 옆구리를 차고 했다. 장인님은 원체 심정이 ㄱ어서 그러지만 나도 저만 못하지않게 배를 채었다. 아픈 것을 눈을 꽉 감고 넌해라 난 재미난 듯이 있었으나 볼기짝을 후려갈길 적에는나도 모르는결에 벌떡 일어나서 그 수염을 잡아챗다마는 내골이 난 것이 아니라 정말은 아까부터 벅 뒤 울타리 구멍으로 점순이가 우리들의 꼴을 몰래 엿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말한마디 톡톡못한다고 바보라는데 매까지 잠자코 맞는걸 보면 짜정 바보로 알께아닌가. 또 점순이도 미워하는 이까진 놈의 장인님 나곤 아무것도 안 되니까 막때려도 좋지만 사정 보아서 수염만 채고 저기까지 잘 들리도록.. 이걸 까셀라부다! 하고 소리를 첫다.

장인님은 더 약이 바짝 올라서 잡은참 지게막대기로 내 어깨를 그냥 나려갈겼다. 정신이 다 아찔하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때엔 나도 온몸에 약이 올랐다. 이녀석의 장인님을 하고 눈에서 불이 퍽나서 그아래밭 있는 넝아로 그대로 떼밀어 굴려버렸다. 조금 있다가 장인님이 씩.씩. 하고 한 번 해볼려고 기어오르는걸 얼른 또 떼밀어 굴려버렸다. 기어오르면 굴리고 굴리면 기어오르고 이러길 한 너덧번 하며 그럴적마다. 부려만 먹고 웨 성례 안하지유!!

나는 이렇게 호령했다. 허지만 장인님이 선뜻 오냐 낼이라두 성례시켜주마. 했으면 나도 성가신걸 그만두었을지 모른다. 나야 이러면 때린건 아니니까 나종에 장인첬다는 누명도 안들을 테고 얼마든지 해도 좋다.

한 번은 장인님이 헐떡헐떡 기어서 올라오드니 내 바지가랭이를 요렇게 노리고서 담박 웅켜잡고 매달렸다. 악.소리를 치고 나는 그만 세상이 다 팽그르 도는 것이 빙장님! 빙장님! 이자식!잡아먹어라. 잡아먹어!! 아.아. 할아버지! 살려줍쇼 할아버지! 하고 두팔을 허둥지둥 내절 적에는 이마에 진땀이 쭉 내솟고 인젠 참으로 죽나부다. 했다. 그래두 장인님은 놓질않드니 내가 기어히 땅바닥에 쓰러저서 거진 까무라치게 되니까 놓는다. 더럽다더럽다. 이게 장인님인가. 나는 한참을 못 일어나고 쩔쩔맸다. 그렇다 얼굴을 드니 사지가 부르르 떨리면서 나도 엉금엉금 기어가 장인님의 바지가랭이를 꽉 웅키고 잡아나꿨다.

내가 머리가 터지도록 매를 얻어 맞은 것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가 또한 우리 장인님이 유달리 착한곳이다. 어느 사람이면 사경을 주어서라도 당장 내쫓았지 터진 머리를 불솜으로 손수 짖어주고 호주머니에 히연 한봉을 넣어주고 그리고 올갈엔 꼭 성례를 시켜주마 암말말구 가서 뒷골의 콩밭이나 얼른 갈아라.. 하고 등을 뚜덕여줄 사람이 누구냐..

나는 장인님이 너무나 고마워서 어느듯 눈물이 낫다. 점순이를 남기고 인젠 내쫓기려니 하다 뜻밖의 말을 듣고 빙장님! 인제 다시는 안그러겠어유.. 이렇게 맹서를 하며 불야살야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갔다. 그러나 이때는 그걸 모르고 장인님을 원수로만 여겨서 잔뜩 잡아다렸다. 아!아!이놈아! 놔라..놔..

장인님은 헷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놓긴 웨 이왕이면 호되게 혼을 내주리라. 생각하고 짖ㄱ이 더 댕겼다 마는 장인님이 땅에 쓰러저서 눈에 눈물이 피잉도는 것을 알고 좀겁도났다. 할아버지! 놔라!놔..놔..놔놔.. 그래도 안되니까. 얘 점순아! 점순아! 이 악장에 안에 있었던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나왔다.

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 역성을 할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순이는 내편을 들어서 속으로 고수해서 하겠지.. 대체 이게 웬속인지 아버질 혼내주기는 제가 내래놓고 이제와서는 달겨들며 에그머니! 이 망할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 내귀를 뒤로 잡어댕기며 마냥 우는 것이 아니냐..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 꺾이어 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 말었다. 장모님도 덤벼들어 한쪽 귀마저 뒤로 잡아채면서 또 우는 것이다.

이렇게 꼼짝 못하게 해놓고 장인님은 지게 막대기를 들어서 사뭇 나려조겼다. 그러나 나는 구태여 피할랴지도 않고 암만해도 그속알 수 없는 점순이의 얼굴만 멀거니 드려다보았다. 이자식! 장인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해?

 

 


안해

 

우리 마누라는 누가 보던지 뭐 이쁘다고는 안할 것이다. 바루 게집에 호나장된 놈이 있다면 모르거니와. 나도 일상 같이 지내긴하나 아무리 잘 고처보아도 요만치도 이쁘지 않다. 허지만 게집이 낯짝이 이뻐 맛이냐. 제기할 황소같은 아들만 줄대 잘 빠처놓으면 그만이지. 사실 우리같은 놈은 늙어서 자식까지 없다면 꼭 굶어죽을 밖에 별도리가 없다. 가진 땅 없어 몸못써일못하여 이걸 누가 열첫다고 그냥 먹여줄테냐 하니까 내말이 이왕 젊어서 되는대로 자꾸 자식이나 쌓두자 하는것이지.

그리고 에미가 낯짝 글럿다고 그 자식까지 더러운 법은 없으렷다. 아 바루 우리똘똘이를 보아도 알겠지만 즈 에미년은 쥐였다 논 개떡같애도 좀 똑똑하고 낄끗이 생겼느냐 비록 먹고도 대구 또 달나고 불아귀처럼 덤비기는 할망정. 참 이놈이야말로 나에게는 아버지보담도 할아버지보담도 아주 말할수없이 끔찍한 보물이다.

년이 나에게 되지 않은 큰체를 하게된것도 결국 이자식을 낳앗기 때문이다.

전에야 그 상판대길 가지고 어딜 끽소리나 제법 했으랴. 흔이 말하길 게집의 얼골이란 눈의 안경이라 한다. 마는 제 아무리 물커진 눈깔이라도 이 얼골만은 어째볼 도리 없을게다.

이마가 훌떡까지고 양미간이 벌면 소견이 탁 티었다지 않냐. 그럼 좋기는 하다마는 아기자기한 맛이 없고 이조로 둥글넓적이 나려온 하관에 멋없이 쑥내민 것이 입이다. 두툼은 하나 건순입술. 말좀 하랴면 그리 정하지못한 운이가 분질없이 뻔질 드러난다. 설혹 그렇다 치고 한복판에 달린 코나 좀 똑똑이 생겼다면 얼마 나겠다. 첫대 눈에 띠는 것이 그 코인데 이렇게 말하면 년의 숭을 보는것같지만 썩 잘보자 해도 먼 산 바라보는 도야지의 코가 자꾸만 생각이 난다.

꼴이 이러니까 밤이면 내 눈치만 슬슬 살피는 것이 아니냐. 오늘은 구박이나 안할까. 하고 은근히 애를 태우는 맥이렸다. 이게 가여워서 피곤한 몸을 무릅쓰고 대개 내가 먼저 말을 걸게된다. 온종일 뭘 했느냐는둥. 싸리 문을 좀고처놓으라 했더니 어떻게 했느냐는등. 혹은 오늘 밤에는 웬일인지 코가 훨씬 좋아보인다는등 하고 그러면 년이 금세 헤에 벌어지고 힝하게 내 곁에 와 앉어서는 어깨를 비겨대고 슬근슬근 부빈다. 그리고 코가 좋아보인다니 정말 그러냐고 몸이 닳아서 묻고 또 묻곤한다. 저로도 밋지못할 그사실을 한때의 위안이나마 또 한 번 드러보자는 심정이렷다. 그속을 알고 짜정 콧날이 스나부다고 하면 년의 대답이 뒷간에 갈적마다 잡아댕기고 했드니 혹 나왔을지 모른다나 그리고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어느때에는 한나절 밭고랑에서 시달린 몸이 고만 축 느러지는구나.

물론 말 한마디 붙일새없이 방바닥에 그대로 누어버리지. 허면 년이 제얼골 때문에 그런줄 알고 한구석에 가 시무룩해서 앉었다. 얼골을 모로 돌리어 턱을 뻐쭉 처들고 있는걸 필연 제깐엔 옆얼골이나 한 번 봐달라는 속이겠지. 경칠년. 옆얼굴이라고 뭐 깨묵셍이나 좀난줄알구..

이러든 년이 똘똘이를 내놓고는 갑작이 세도가 댕댕해ㅈ다. 내가 들어가도 네놈 은제 봤냔 듯이 좀체 들떠보는 법없지. 눈을 스르르 나려깔고는 잠잣코 아이에게 젖만 먹이겠다. 내가 좀 아이에 머리라도 씨담으며 이자식. 밤낮 잠만자나? 가만 둬 왜 깨놓고 싶은감.. 하고 사정없이 내 손 등을 주먹으로 갈긴다.

나는 처음에 어떻게 되는 셈인지 몰라서 멀거니 천장만 한참 처다보았다. 내 자식 내가 만지는데 주먹으로 때리는건 무슨 경오야. 허지만 잘 따저보니까 조금도 내가 어굴할 것은 없다. 년이 나에게 큰체를 해야 될 권리가 있는 것을 차차 알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내가 이년 하면 저는 이놈 하고 대들기로 무언중 게약되었지.

동리에서는 남의 속은 모르고 우리를 깍따귀들이라고 별명을 지었다. 훅하면 서루 대들랴고 노리고만 있으니까 말이지. 하긴 요즘에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있을가바서 만나기만 하면 이놈, 저년 하고 먼저 대들기로 위주다. 다른 사람들은 밤에 만나면 마누라 밥 먹었수? 아니요 당신오면 가치 먹을라구.. 하고 일어나 반색을 하겠지만 우리는 안 그러기다. 누가 그렇게 괭이 소리로 달라붙느냐. 방에 떡들어 스는길로 우선 넓적한 년의 궁뎅이를 발길로 퍽 드려질른다.

이년아!일어나서 밥차려.. 이눔이 웨 이래.대릴 꺽어놀라 하고 년이 고개를 겨우 돌리면 나무 판돈 뭐했어, 또 술처먹었지? 이렇게 제법 탕탕 호령하였다.

사실이지 우리는 이래야 정이 보째 쏟아지고 또한 계집을 데리고 사는 멋이 있다. 손자새끼 낯을 해가지고 마누라 어쩌구 하고 어리광으로 덤비는건 보기만 해도 눈허리가 시질 않겠니. 게집 좋다는건 욕하고 치고 차고 다이러는 멋에 그렇게 치고 보면 혹 궁한 살림에 쪼들리어 악에 받힌 놈의 말일지는 모른다. 마는 누구나 다 일반이겠지. 가다가 속이 맥맥하고 부하가 끓어오를적이 있지않냐.

농사는 지어도 남는 것이 없고 빚에는 몰리고 게다가 집에 들어스면 자식놈 킹킹거려. 년은 옷이 없으니 떨고있어 이러한때 그냥 백일수야 있느냐 트죽태죽 꼬집어 가지고 년의 비녀쪽을 턱잡고는 한바탕 훌두들겨대는구나. 한참 그 지랄을 하고나면 등줄기에 땀이 뿍흐르고 한숨까지 후 돈다면 웬만치 속이 가라앉을 때였다. 담에는 년을 도로 밀처버리고 담배 한 대만 피어물면 된다.

이멋에 게집이 고마운 물건이라 하는것이고 내가 또 년을 못잊어하는 까닭이 거기 있지않냐. 그렇지 않다면이야 저를 게집이라고 등을 뚜덕여주고 그 못난 코를 좋아보인다고 가끔 추어줄 맛이 뭐야. 허지만 년이 훌쩍어리고 앉아서 우는걸 보면 이건 좀 재미적다. 제가 주먹심으로든 입심으로든 나에게 덤빌랴면 어림도 없다. 쌈의 시초는 누가 먼저 걸었던간 은제던지 경을 팟다발같이 치고 나앉는 것은 년의 차지렸다. 이리와 자빠저 자- 곤두어 너나 자빠저 자렴– 하고 년이 독이 올라서 돌아다도 안보고 비쌘다. 마는 한 서너번 나려오라고 권하면 나종에는 저절로 내 옆으로 스르르기어들게 된다. 그리고 눈물 흐르는 장반을 벙긋이 흘겨보이는 것이 아니냐. 하니까 년으로 보면 두들겨맞고 비쌔는 멋에 나하고 사는지도 코르지.

그러나 우리가 원수같이 늘 싸운다고 정이 없느냐 하면 그건 잘못이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정분치고 우리것만치 찰떡처럼 끈끈한 놈은 다시 없으리라. 미우면 미울수록 싸울수록 잠시를 떨어지기가 아깝도록 정이 착착 붙는다. 부부의 정이란 이런겐지 모르나 하여튼 영문모를 찰그머리 정이다. 나뿐 아니라 연도 매를 한참 뚜들겨맞고 나서 가치 자리에 누으면 내얼굴이 그래두 그렇게 숭업지않지? 하고 정말 잘난 듯이 바짝바짝 대든다. 그러면 나는 이때 뭐라고 대답해야 옳겟느냐 하 기가 막혀서 천정을 처다보고 피익 내어버린다. 이년아! 그게 얼굴이야? 얼굴 아니면 가주다닐까- 내니깐 이년아! 데리구살지 누가 근디리니 그 낯짝을? 뭐 네얼굴은 얼굴인줄 아니? 불밤송이 같은거.. 참 내니깐 데리구살지.

이러면 또 일어나서 땀을 한 번 흘리고 다시 들어눌수 밖에 없다. 내 얼굴이 불밤송이 같다니 이래도 우리어머니가 나를 낳고서 낭종 땅마지기나 만저볼 놈이라고 좋아하던 이 얼굴인데 하지만 다시 일어나고 손짓발짓을 하고 하는게 성이 가서서 대개는 그대로 능처둔다. 그래 내 너 이뻐할게 자식이나 대구 내놔라. 먹이지도 못할걸 자꾸 나 뭘하게. 굶겨죽일랴구? 아 이년아! 꿔다 먹이진 못하니? 하고 소리는 뻑지르나 따는 뒤가 켱긴다. 더끔더끔 모아 두었다가 먹이지나 못하면 그걸 어떻게하냐 줴다 버리지도 못하고 죽이지도 못하고 떼송장이 난다면 연히 이런걸 보면 년이 나보담 훨신 소견이 된 것이 알수있겠다. 물론 십리만큼 벌어진 양미간을 보아도 나와는 턱이 다르지만..

우리가 요즘 먹는 것은 내가 나무장사를 해서 벌어드린다. 여름같으면 품이나 판다 하지만 눈이 척척 쌓였으니 어름을 꺼먹느냐 하기야 산골에서 어느놈 치고 별수있겠냐 마는 하루는 산에 가서 나무를 해들이고 그담날엔 읍에 갔다가 판다. 나니깐 참 쌍지개질도 할 글력이 되겠지만 잔득 나무 두지개를 혼자서 번차레로 이놈 저다놓고 쉬고 저놈 저다놓고 수고 이렇게 해서 장찬삼십리 길을 한나절에 들어가는구나. 그렇지 않으면 은제한지개 한지개씩 팔어서 목구녕을 추길수 있겠느냐. 잘 받으면 두지개에 팔십전 운이 나쁘면 육십전 육십오전 그걸로 좁쌀, 콩, 멱, 무엇 사들고 찾아오겠다. 죽을 쑤었으면 좀 느루 가겠지만 우리는 더럽게 그런짓은 안한다. 먹다 못먹어서 뱃가죽을 웅켜쥐고 나슬지언정 으레 밥이지. 똘똘이는 네 살짜리 어린애니깐 한 보시기. 나는 즈 아버지니까 한사발에다 또 반 사발을 더 먹고 그런데 년은 유독히 두사발을 처먹지 않나. 그리고도 나보다 먼저 홀딱 집어세고는 내 사발의 밥을 한 구텡이 더 떠먹는 버릇이 있다. 게집이 좋다 했더니 이게 밥버러지가 아닌가하고 한때는 가슴이 선듯할만치 겁이 났다. 없는 놈이 양이나 좀 적어야지 이렇게 대구 처먹으면 너 웬밥을 이렇게 처먹니 하고 눈을 크게 뜨니까 년의 대답이 애난 배가 그렇지 그럼. 저도 앨 나보지 하고 샐쭉이 토라진다. 압따 그래 대구 처먹어라. 낭종 밥값은 그배 따기에 다 게있고 게있는 거니까. 어떤 때에는 내가 좀들 먹고라도 그대로 내주고 말겠다. 경을 칠년. 하지만 참 너머 처먹는다.

그러나 년이 떡꾹이 농간을 해서 나보담 항결 의뭉스럽다. 아깐 농사를 지어 뭘 하느냐 우리 들병이로 나가자고 따는 내주변으로 생각도 못했던 일이지만 참 훌륭한 생각이다. 미찌는 농사보다는 이밥에 고기에 옷마음대로 입고 좀 호강이냐 마는 년의 얼굴을 이윽히 뜯어보다간 고만 풀이 죽는구나. 들병이에게 술 먹으러 오는건 게집의 얼굴 보자하는걸 어떤 밸없는 놈이 저낯짝에 몸살 날것같지 않다. 알고보니 참 분하다. 년이 좀만 똑똑이 나왔더면 수가 나는걸. 멀뚱이 처다보고 쓴입맛만 다시니까 년이 그 눈치를 채었는지 들병이가 얼굴만 이뻐서 되는게 아니라던데 얼굴은 박색이라도 수단이 있어야지.. 그래 너는 그거 할수단 있겟니? 그럼 하면하지 못할게 뭐야? 년이 이렇게 아주 번죽좋게 장담을 하는것이 아니냐. 들병이로 나가서 식성대로 밥좀 한바탕 먹어보자는 속이겟지. 몇번 다저물어도 제가 꼭 될 수있다니까 압따 그러면 한 번 해보자구나 미천이 뭐드는 것도 아니고 소리나 몇마디 반반히 가르켜서 데리고 나스면 고만이니까.

내가 밤에 집에 돌아오면 년을 앞에 앉히고 소리를 가르키겟다. 우선 내가 무릎장단을 치며 아리랑타령을 한 번 부르는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춘천아 봉의산아 잘있거라. 신연강 배타면 하직이라. 산골의 계집이면 강원도 아리랑쯤은 곧잘 하련만 년은 그것도 못배웠다. 그러니 쉬운 아리랑부터 시작할밖에 그러면 년은 도사리고 앉어서 두손으로 응뎅이를 치며 숭내를 낸다. 목구녕에서 질그릇 물러앉는 소리가 나니까 낭종에 목이티이면 노래는 잘 할게다 마는 가락이 딱딱 들어맞어야 할텐데 이게 세상에 되먹어야지. 나는 노래를 가르키는데 이 망할년은 소설책을 읽고 앉었으니 어떻거냐. 이걸 데리고 앉으면 흔이 닭이 울고 때로는 날도 밝는다. 년이 하도 못하니까 본보기로 나만 하고 또 하고 또하고 그러니 저를 들병이를 아르킨다는게 결국 내가 배우는 폭이 되지않나. 망할년 저도 손으로 가리고 하품을 줄대하며 졸려워 죽겟지. 하지만 내가 먼저 자자하기 전에는 제가 참아 졸렵다진 못할라. 애최 들병이로 나가자. 말을 낸 것이 누군데 그래. 이렇게 생각하면 울화가 불컥 올라서 주먹이 가끔 들어간다. 이년아? 정신을 좀 채려!! 나만 밤낫 하레니? 이놈이 팔때길 꺾어놀라.. 이거 잘배면 너 잘되지 이년아! 날 주는거냐 큰체게? 이번엔 손가락으로 이맛배길을 꾹 찍어서 뒤로 떠넘긴다. 여느 때 같으면 년이 독살이 나서 저리로 내뺄게다. 제가 한 죄가 있으니까 다시 일어나서 소리 아르켜주기만 기다리는게 아니냐. 하니 딱한일이다. 될지 안될지도 의문이거니와 서루 하품은 뻔질 터지고 이왕 내친걸음이니 그렇다고 안할수도 없고 예라 빌어먹을거 너나 내나 얼른 팔자를 고처야지 늘 이러다 말테냐. 이렇게 기를 한 번 쓰는구나. 그리고 밤의 산천이 울리도록 소리를 뻑뻑 질러가며 년하고 또다시 흥타령을 부르겟다.

그래도 하나 기특한 것은 년이 성의는 있단 말이지. 하기는 그나마도 없다면이야 들병이 커녕 깨묵도 그르지만. 날이라도 틈만 있으면 저혼자서 노래를 연습하는구나. 빨내를 할적이면 빨내방추로 가락을 맞후어가며 이팔청춘을 부른다.

혹은 방 한구석에 죽치고 앉어서 어깨짓으로 버선을 꼬여대며 노랫가락도 부른다. 노래 한 장단에 바눌 한뀌엄식이니 버선 한짝길랴면 열나절은 걸리지. 하지만 압따 버선으로 먹고사느냐. 노래만 잘배워라. 연도 나만치나 이밥에 고기가 얼뜬 먹고싶어서 몸살도 나는지 어떤때에는 밖앝밭둑을 지날랴면 뒷간속에서 콧노래가 흥이거릴 적도 있겠다. 그러나 인제 노랫가락에 흥타령쯤 겨우 배웠으니 그 담건 어느 하가에 배우느냐. 망할 년두 참..

게다가 년이 시큰둥해서 날더러 신식창가를 아르켜 달라구. 들병이는 구식소리도 잘해야 하겠지만 첫대 시체창가를 불려먹는다. 한다 말은 그럴법하나 내가 어디 시체창가를 알수있냐. 땅이나 파먹던 놈이. 나는 그런거 모른다. 하고 좀 무색했더니 몇일후에는 년이 시체 창가 하나를 배가주 왔다. 화루를 끼고 앉어서 그전을 두드려대며 네보란 듯이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 아닌가. 피였네 피였네 연꽃이 피였네 하였더니 볼동안에 옴첬네. 대체 이걸 어서 배웠을까. 얘 이년 참 나보담 수단이 좋구나. 하고 나는 퍽 감탄하였다. 그랫더니 낭종 알고보니까 년이 어느 틈에 야학에 가서 배우질 않었겠니. 야학이란 요 산뒤에 있는 조고만 움인데 농군 아이에게 한겨울동안 국문을 아르킨다. 창가를 할 때쯤해서 년이 춘줄도 모르고 거길 찾아간다. 아이를 업고 문밖에 서서 귀를 기우리고 엿듣다가 저도 가만가만히 숭내를 내보고 내보고 하는 것이다. 그래가지고 집에 와서는 히짜를 뽑고 야단이지. 신식창가는 몇일만 좀 더 배우면 아주 능통하겠다나.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년의 낯짝만은 걱정이다. 소리는 차차 어지간히 되 들어가는데 이놈의 얼굴이 암만봐도 봐도 영 글넛구나. 경칠년. 좀만 얌전히 나왔더면 이판에 돈 한몫 크게 잡는걸. 간혹 가다 제물에 화가 뻗히면 아무소리않고 년의 뱃기를 한두어번 안 줴박을수 없다. 웬 영문인지 몰라서 연도 눈깔을 크게 굴리고 벙벙히 쳐다보지 땀을 낼년. 그 낯짝을 하고 나한테로 시집을 온담.

뻔뻔하게 허나 연도 말은 안하지만 제 얼골 때문에 가끔 성화이지 쪽 떨어진 손거울을 들고 앉어서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보고 하지만 눈갈이야 일반에겠지 저라고 나뵐 리가 있겠니 하니까 오장썩는 한숨이 연방 터지고 한풀 죽는구나.

그러나 요행히 내가 방에 있으면 돌아다보고 이봐! 내얼굴이 요즘 좀 나가지않어? 그래 좀 난것같다. 아니 정말해봐– 하고 이년이 팔때기를 꼬집고 바싹바싹 들어덤빈다. 년이 능글차서 나쯤은 좋도록 대답해주려니 하고 아주 탁 밋고 묻는게렸다. 정말 본대로 말할 사람이면 제가 겁이나서 감히 묻지도 못한다.

진짖 이뻐젓다. 하고 나도 능청을 좀 부리면 년이 좋아서 요새 분때를 자루 밀었으니까 좀 나젓다지. 하고 들병이는 뭐 그렇게 까지 이쁘지 않어도 된다고 또 구구히 설명을 느러놓는다.

경을 칠년. 계집은 얼굴 밉다는 말이 칼로 찌르는 것 보다도 더 무서운 모양같다. 별욕을 다 하고 개잡듯 막 뚜드려도 조금 뒤에는 헤 하고 앞으로 겨드는 이년이다. 마는 어쩌나. 제 얼굴의 숭이나 좀 본다면 사흘이고 나흘이고 년이 나를 슬슬 피하며 은근히 골릴랴고 든다. 망할년 밉다는게 그렇게 진저리가 나면 아주 면삿보를 쓰고 다니지 그래. 년이 능청스러워서 조금만 이뻣더라면 나는 얼렁얼렁해내버리고 돈있는 놈 군서방 해갔으렷다. 게집이 얼굴이 이쁘면 제값 다 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년의 낯짝 더러운 것이 나에게는 불행중 다행이라 안할수 없으리라.

게집은 아마 남편을 소겨먹는 맛에 깨가 쏟아지나부다. 년이 들병이노릇을 할수단이 있다고 괜히 장담한것도 저의 이 행실을 믿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새벽 일즉이 뒤를 보려니까 어디서 창가를 부른다. 거적 틈으로 내다보니 년이 밥을 끄리면서 연습을 하지않나. 눈보래는 생생 소리를 치는데 보강지에 쭉그리고 앉어서 부지깽이로 솟뚜껑을 톡톡 두드리겟다. 그리고 거기 맞추어 신식창가를 청승맞게 부르는구나. 그러다 밥이 우루루 끓으니까 뙤를 빗겨놓고 다시 시작한다.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아하하하 우습다 꼬부라진 할미꽃. 망할년.

창가는 경치게도 좋아하지. 방아타령 좀 부즈런히 공부해 두라니까 그건 안하고 압따 아무거라두 많이 하니 좋다. 마는 이번엔 저고리 섭이 들먹들먹 하더니 아 웬 곰방대가 나오지 않냐. 사방을 흘끔흘끔 다시 살피다 아무도 없으니까 보강지에다 드러대고 한먹음 뿌욱 빠는구나. 그리고 냅다 재채기를 줄대 뽑고 코를 풀고 이지랄이다. 그 적게도 들켜서 경을 첬드니 년이 또 내담배를 훔처가지고 나온 것이다. 돈 안드는 소리나 배웠겠지 망할년 아까운 담배를 곧 뛰어나갈려다 뒤도 급하거니와 요즘 똘똘이가 감기로 알는다. 년이 밤낮 들처없고 야학으로 돌아치더니 그예 그꼴을 만들었다. 오랄질년. 남의 아들을 중한줄을 모르고 들병이 하다가 이것 행실 버리겠다. 망할년이 하는소리가 들병이가 될랴면 소리도 소리려니와 담배도 먹을줄알고 술도 마실줄 알고 사람도 주무를줄 알고 이래야 쓴다나. 이게 다 요전에 동리에 들어왔던 들병이에게 들은 풍월이렸다. 그래서 저도 연습겸 골고루 다 한 번식 해보고 싶어서 아주 안달이 났다. 방아타령 하나 변변히 못하는 년이 소리는 고걸로 될듯싶은지!

이런 기맥을 알고 년을 농낙해먹은 놈이 요아래 사는 뭉태놈이다. 놈도 더러운 놈이다. 우리 마누라의 이낯짝에 몸이 닳었다면 그만함 다 얼짜지. 어디 계집이 없어서 그걸 손을 대구 . 망할 자식두 놈이 와서 섯달대목이니 술 어더 먹으러 가자고 년을 꼬였구나. 조금 있으면 내가 올테니까 안된다해도 오기전에 잠간만 하고 손을 내끌었다. 들병이로 나갈랴면 우선 술파는 경험도 해봐야 하니까. 하는 바람에 년이 솔깃해서 덜렁덜렁 따라섯겠지. 집안을 망할년. 남편이 나무를 팔러갔다 늦으면 밥 먹일 준비를 하고 기달려야 옳지 아느냐. 남은 밤길을 삼십리나 허덕지덕 걸어오는데 눈이 푹푹 쌓여서 발목아지는 떨어저 나가는 듯이 저리고 마을에 들어왔을때에는 짜정 곧 씨러질 듯이 허기가 젓다. 얼른 가서 밥 한그릇 때려뉘고 년을 데리고 앉어서 또 소리를 아르켜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술집 옆을 지나다가 뜻밖에 깜짝 놀란 것은 그 밖앞방에서 년의 너털우슴이 들린다. 얼른 다가서서 문틈으로 들여다보니까 이 망할년이 뭉태하고 술을 먹는구나.

입때까지는 하도 웃으워서 꼴들만 보고 있었지만 더는 못참는다. 지개를 벗어던지고 방문을 홱 열어제치자 우선 놈부터 방바닥에 메다 꼰잤다. 물론 술상은 발길로 찻으니까 벽에 가 부서젓지. 담에는 년의 비녀쪽을 지르르 끌고 밖으로 나왔다. 술취한 년은 정신이 번쩍 들도록 흠빡 경을 처줘야 할테니까 눈에 다 틀어박었다. 그리고 깔고 올라앉어서 망할년 등줄기를 주먹으로 대구 우렸다.

때리면 때릴수록 점점 눈속으로 들어갈뿐 발악을 치기에는 너머 취했다. 때리는것도 년이 대들어야 멋이있지 이러면 아주 승겁다. 년은 그대로 내버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놈을 찾으니까 이 빌어먹을 자식이 생쥐새끼처럼 어디로 벌써 내빼지 않었나. 참말이지 이런 자식 때문에 우리 동리는 망한다. 남의 게집을 보앗으면 마땅히 남편앞에 나와서 대강이가 깨저야 옳지 그래 다라난담. 못생긴 자식도 다 많지. 할수없이 척느러진 이년을 등에다 업고 비척비척 집으로 올라오자니까 죽겟구나. 날은 몹시 차지. 배는 쑤시도록 고프지. 좀 노할래야 더 노할 근력이 없다. 게다 우리집 앞 언덕을 올라가다 엎어저서 무릎악을 크게 깟지. 그리고 집엘 들어가니까 빈방에는 똘똘이가 혼자 에미를 부르고 울고 된통 법석이다. 망할 잡년두. 남의 자식을 그래 이렇게 길러주면 어떻걸 작정이람.

년의 꼴봐하니 행실은 예전에 글럿다. 이년하고 들병이로 나갔다가는 넉넉히 나는 한옆에 재워놓고 딴 서방차고 다라날 년이다. 너는 들병이로 돈 벌생각도 말고 그저 집안에 가만히 앉었는 것이 옳겠다. 구구루 주는 밥이나 얻어먹고 몸 성히 있다가 연해 자식이나 쏟아라. 뭐 많이도 말고 굴때같은 아들로만 한 열다섯이면 족하지. 가만 있자. 한놈이 일년에 벼열섬씩만 번다면 열다썸이니까 일백오십섬. 한섬에 더도 말고 십원 한 장식만 받는다면 죄다 일천 오백원이지. 일천오백원. 사실 일천오백원이면 어이구 이건 참 너무 많구나. 그런줄 몰랐더니 이년이 배속에 일천오백원을 지니고 있으니까 아무렇게 따저도 나보담은 났지

않은가..

 

 


심청

 

거반 오정이나 바라보도록 요때기를 들쓰고 누엇든 그는 불현 듯 몸을 일으키어 가지고 대문밖으로 나섯다. 매캐한 방구석에서 혼자 볶을 만치 볶다가 열벙거지가 벌컥 오르면 종로로 튀어나오는 것이 그의 버릇이엇다.

그러나 종로가 항상 마음에 들어서 그가 거니느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다. 버릇이 시키는 노릇이라 울분할때면 마지못하야 건승 싸다닐뿐 실상은 시끄럽고 더럽고해서 아무 애착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의 심청이 별난 것이었다. 팔팔한 젊은친구가 할 일은 없고 그날그날을 번민으로만 지내곤하니까 나종에는 베짱이 돌라앉고 따라 심청이 곱지못하였다. 그는 자기의 불평을 남의 얼골에다 침 뱉듯 뱉아붙이기가 일수요 건뜻하면 남의 비위를 긁어놓기로 한 일을 삼는다. 그게 생각하면 좀 잣달으나 무된 그 생활에 있어서는 단하나의 향락일런지도 모른다. 그가 어실렁어실렁 종로로 나오니 그의 양식인 불평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자연은 마음의 거울이다. 온체 심뽀가 이뻔새고 보니 눈에 띠는것마다 모다 아니꼽고 구역이 날 지경이다. 허나 무엇보다도 그의 비위를 상해 주는건 첫재 거지였다.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명색으로 웅장한 건축이 날로 늘어가고 한편에서는 낡은 단칭집은 수리좇아 허락지 않는다. 서울의 면목을 위하야 얼른 개과천선하고 훌륭한 양옥이 되라는 말이었다. 게다 각상점을 보라. 객들에게 미관을 주기 위하야 서루 시새워 별의 별짓을 다해가며 어떠한 노력도 물질도 아끼지 않는 모양같다. 마는 기름때가 짜르르한 헌 누데기를 두르고 거지가 이런 상점앞에 떡 버티고서서 나리! 돈한푼주– 하고 어쭙대는 그꼴이라니 눈이시도록 짜증 가관이다. 이것은 그상점의 치수를 깍을뿐더러 서울이라는 큰 위신에도 손색이 적다

못할지라. 또는 신사숙녀의 뒤를 따르며 시부렁거리는 깍쟁이의 행세좀보라. 좀 심한 놈이면 비단껄-이고 단장뽀이고 닥치는대로 그까마귀발로 웅켜잡고는 돈 안낼테냐고 제법 훅닥인다. 그런 봉변이라니 보는 눈이 다 붉어질 노릇이 아닌가! 거지를 청결하라. 땅바닥의 쇠똥말똥만 칠게 아니라 문화생활의 장애물인 거지를 먼저 치우라. 천당으로 보내든, 산채로 묶어 한강에 띄우든..

머리가 아프도록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어청어청 종로 한복판으로 들어섯다. 입으로는 자기도 모를 소리를 괜스리 중얼거리며.. 나리! 한푼줍쇼!

언제 어데서 빠젓는지 애송이거지 한 마리가 그에게 바짝 붙으며 긴치않게 조른다. 혓바닥을 길게 내뽑아 웃입술에 흘러나린 두줄기의 노란코를 연실 훔처가며 졸르자니 썩바뿌다. 왜 이럽소 나리! 한푼 주세요..

그는 속으로 피익 하고 선웃음을 터진다. 허기진 놈 보고 설렁탕을 사달라는게 옳겠지 자기보고 돈을 내랄적엔 요놈은 거지중에도 제일 액수 사나운놈일게다. 그는 드른척않고 그대루 늠늠이 걸었다. 그러나 대답한번 없는데 골딱지가 낫는지 요놈은 기를 복복 쓰며 보채되 정말 돈을 달라는겐지 혹은 가치 놀자는겐지.. 나리! 웨 이럽쇼 웨 이럽쇼. 하고 사알살 약을 올려가며 따르니 이거 성이 가서서라도 거름한번 머무르지 않을수 없다.

그는 고개만을 모루 돌리어 거지를 흘겨보다가 이꼴을 보아라.. 그리고 시선을 안으로 접어 꾀죄지한 자기의 두루마기를 한 번 쭈욱 훑어보였다. 하니까 요놈도 속을 채렸는지 됨됨이 저렇고야 하는 듯 싶어 저도 좀 노려보드니 제출물에 떠러저나간다.

전차길을 건너서 종각앞으로 오니 졸찌에 그는 두다리가 멈칫하였다. 그가 행차하는길에 다섯간쯤 앞으로 열댓살 될락말락한 한 깍쟁이가 벽에 기대여 앉었는데 까빡까빡 졸고 잇는 것이다. 얼골은 뇌란게 말라빠진 노루가죽이 되고 화루전에 눈 녹듯 개개풀린 눈매를 보니 필야 신병이 있는데다가 얼마 굶기까지 하ㅇ으리라. 금시로 운명하는 듯 싶었다. 거기다 네 살쯤 된어린 거지는 시르죽은 고양이처럼 큰놈의 무릎우로 기어오르며 울 기운좇아 없는지 입만 벙긋벙긋. 그리고 낯을 찌프리며 튀정을 부린다. 꼴을 봐 한즉 아마 시골서 올라온지도 불과 며칠 못되는 모양이다.

이걸 보고 그는 잔뜩 상이 흐렸다. 이벌레들을 치워주지 않으면 그는 한거름도 더 나갈수가 없었다. 그러자 문득 한 호기심이 그를 긴장시켯다. 저쪽을 바라보니 길을 치고 다니는 나라가 이쪽을 향하야 꺼불적꺼불적 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뜻밖의 나리었다. 고보때에 가치뛰고 가치웃고 가치 즐기든 그리운 동무. 예수를 믿지않는 자기를 향하야 크리스찬이 되도록 일상 권유하든 선냥한 동무이었다. 세월이란 무엔지 장내를 화려히 몽상하며 나는 장내 톨스토이 가 되느니 칸트가 되느니 떠들며 껍적이든 그일이 어제같건만 자기는 끽 주체ㄱ은 밥통이 되었고 동무는 나리로.. 그건 그렇고 하여튼 동무가 이 자리의 나리로 출세한것만은 놀램과 아울러 아니 기쁠수도 없었다.

그는 머직아니 섯는채 조바심을 태워가며 그 경과를 기다리었다. 따는 그의 소원이 성취되기까지 시간은 단 일분도 못걸렸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앗다. 아야야 으으 응 갈테야요.. 이자식! 골목안에 백여있으라니깐 왜 또 나왓니.. 기름강아지같이 뺀질뺀질한 망할자식! 아야야.. 갈텐데 왜이리 차세요..아. 하며 기름 강아지의 울음소리는 차츰차츰 멀리 들리운다. 이자식! 어서가바 쑥 들어가– 하는 날벽력!

소란하든 히극은 잠잠하였다. 그가 비로소 눈을 뜨니 어느덧 동무는 그의 앞에 맞닥드렷다. 이게 몇해만이란 듯 자못 반기며 동무는 허둥지둥 그손을 잡아흔든다.

“아 이게 누구냐? 너 요새 뭐하니?”

그도 쾌활한 낯에 미소까지 보이며

“참. 오래간만이로군! ” 하다가

” 음. 틈틈이 가지 내 사무란 그저 늘 바뿌니까…”

“대관절 고마워이.. 보기추한 거지를 쫓아주어서 나는 웬일인지 종로 깍쟁이라면 이가 북북 갈리는걸!”

“천만에 그야 내직책으로 하는걸 고마울거야 있나” 하며 동무는 건아하야 흥있게 웃는다.이 웃음을 보자 돌연히 그는 점잖게 몸을 가지며

“오, 주여! 당신의 사도 베드로 를 나리사 거지를 치워주시니 너머나 감사하나이다. “하고 나즉이 기도를 하고 난뒤에 감사와 우정이 넘치는 탐탁한 작별을 동무에게 남겨놓앗다.

자기가 베드로의 영예에서 치사를 받은 것이 동무는 무척 신이나서 으쓱이는 어깨로 바람을 치올리며 그와 반대쪽으로 거러간다.

때는 화창한 봄날이엇다. 전신줄에서 물찍똥을 나려깔기며

“비리구 배리구”

지저귀는 제비의 노래는 그 무슨 곡조인지 하나도 알랴는 사람이 없었다.

 

 


봄과 따라지

 

지루한 한 겨울동안 꼭 움츠러ㅈ던 몸뚱이가 이제야 좀 녹고 보니 여기가 근질근질 저기가 근질근질 등어리는 대구 군실거린다. 행길에 뻐쭉 섰는 전봇대에댜 비스듬이 등을 비겨대고 쓰적쓰적 부벼도 좋고 왼팔에 걸친 밥통을 땅에 나려논다음 그팔을 뒤로 제처올리고 또 바른 팔로 다는 그 팔꿈치를 들어올리고 그리고 긁죽긁죽 긁어도 좋다. 번이는 이래야 원격식은 격식이로되 그러나 하고보자면 손톱 하나 놀리기가 성가신 노릇. 누가 일일이 그리고만 있는가. 장삼인지 저고린지 알 수 없는 앞자락이 척 나간 학생복 저고리. 허나 삼년간을 나려입은 덕택에 속껍더기가 꺼칠하도록 때에 절었다. 그대로 선채 어깨만 한 번 으쓱올렸다. 툭 나려치면 그뿐. 옷에 몽쿨린 때꼽은 등어리를 스을쩍 긁어주고 나려가지 않는가. 한 번 해보니 재미가 있고 두 번은 하야도 또한 재미가 있다. 조꼬만 어깨쭉찌를 그는 기계같이 놀리며 올렸다 나렸다. 나렸다 올렸다. 그럴적마다 쿨렁쿨렁한 저고리는 공중에서 나비춤. 지나가던 행인이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눈을 둥글린다. 한참후에야 비로소 성한 놈으로 깨달었음인지 피익 웃어던지고 다시 내걷는다. 어깨가 느런하도록 수없이 그리고 나니 나종에는 그것도 흥이 지인다.

그는 너털거리는 소맷등으로 코밑을 쓱 훔치고 고개를 돌리어 우아래로 야시를 훑어본다. 날이 풀리니 거리에 사람도 풀린다. 싸구려 싸구려 에잇 싸구려.

십오전에 두가지 십오전에 두가지씩. 인두 비누를 한손에 번쩍 쳐들고 쟁그렁 쟁그렁 신이 올라 흔드는 요령소리. 땅바닥에 넓다란 종이짱을 펼처놓고 안경재비는 입에 게거품이 흐르도록 떠들어대인다. 일전 한푼을 내놓고 일년동안의 운수를 보시오. 먹찌를 던저서 칸에 들면 미루꾸 한갑을 주고 금에 걸치면 운수가 나쁜니까 그냥 가라고. 저편 한 구석에서는 코먹은 바이올린이 닐리리를 부른다. 신통방통 꼬부랑통 남대문통 씨렁통 자아 이리 오시오. 암사둔 숫사둔 다 이리 오시오. 장기판을 에워싸고 다투는 무리. 그사이로 일쩌운 사람들은 이리 몰리고 저리몰리고 발가는대로 서성거린다. 짝을 짓고 산보로 나온 젊은 남녀들.

구지레한 두루마기에 뒷짐 진 갓쟁이. 예제없이 가서 덤벙거리는 학생들도 있고 그리고 어린아들의 손을 잡고 구경을 나온 어머니. 아들은 어머니의 치마자락을 잡아채이며 뭘 사내라고 부지런히 보챈다. 배도 좋고 사과 과자도 좋고 또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국화만주는 누가 싫다나 그놈의 김을 이윽히 바라다보다 그는 고만 하품인지 한숨인지 분간못할 날숨이 길게 터저오른다. 아침에 찬밥덩이 좀 얻어먹고는 온종일 그대로 지친몸. 군침을 꿀떡삼키고 종로를 향하야 무거운 다리를 내여딛자니 앞에 몰려슨 사람떼를 비집고 한 양복이 튀어나온다. 얼굴에는 꽃이 잠뿍피고 고개를 내흔들며 이리 비틀 저리비틀 목노에서 얻은 안주이겠지. 사과하나를 입에 드려대고 어기어기 꾸겨넣는다. 이거나 좀 개평뗄가. 세루 바지에 바짝 붙어서서 가치 비틀거리며 나리 한푼줍쇼 나리. 이소리는 들은척 만척 양복은 제멋대로 갈길만 비틀거린다. 에따 이거나 먹어라하고 선뜻 내주었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에이 자식두. 사과는 쉬지않고 점점 줄어든다. 턱살을 치켜대고 눈독은 잔뜩 디려가며 따르자니 나종에는 안달이 난다. 나리나리 한푼주세요. 하고 거듭 재우치다 그래도 괘가 그르매 나리 그럼 사과나좀.. 모어 이자식아 남먹는 사과를 줌.. 혀꼬부라진 소리가 이렇게 중얼거리자 정작 사과는 땅으로 가고 긴치않는 주먹이 뒤통수를 딱. 금세 땅에 엎더질 듯이 정신이 고만 아찔했으나 그래도 사과 사과다. 얼른 덤벼들어 집어들고는 소맷자락에 흙을 쓱쓱씻어서 한입덥썩 물어띠인다. 창자가 녹아나리는 듯 향깃하고도 보드라운 그맛이야. 그러나 세 번을 물어뜯고나니 딱딱한 씨만 남는다. 다시 고개를 들고 그담 사람을 잡고자 눈을 히번덕인다. 큰길에는 동무 깍쟁이들이 가루뛰며 시루뛰며 낄낄거리고 한창 야단이다. 밥통들은 한손에 든채 달리는 전차 자동차를 이리저리 호아가며 저이깐에 술래잡기. 봄이라고 맘껏 즐긴다. 이걸 멀거니 바라보고 그는 저절로 어깨가 실룩실룩 하기는 하나 근력이 없다. 따스한 햇볕에서 낮잠을 잔것도 좋기는 하다마는 그보담 밥을 좀 얻어먹었더면 지금쯤은 가치 뛰고놀고 하련만 큰길로 나려서서 이럴가 저럴가 망서릴즈음 갑작이 따르릉 이자식아 이크 쟁교로구나 등줄기가 선뜩해서 기급으로 물러서다가 얼껼에 또 하나 잡았다. 이번에는 트레머리에 얕은 향내가 말캉말캉 나는 뾰족구두다. 얼뜬 봐한즉 하르르한 비단치마에 옆에 낀 몇권의 책 그리고 아리잠직한 그얼굴. 외모로 따저보면 돈푼이나 조히 던저줄법한 고은 아씨다. 대뜸 물고나서며 아씨 한푼줍쇼.

가는 아씨는 암만 불러도 귀가 먹은 듯. 혼자 풍월로 얼마를 따르다보니 이제는 하릴없다. 그다음 비상수단이 아니 나올 수 없는 노릇. 체면 불구하고 그 까마귀발로다 신승한 치맛자락을 덥석 잡아채인다. 홀로가는 계집쯤 어떻게 다르던 이쪽 생각. 한 번 더 채여라 아씨 한푼줍쇼. 아씨도 여기에는 어이가 없는지 발을 멈추고 말뚱이 바라본다. 한참노리고보고 그리고 생각을 돌렸는지 허리를 굽으리어 친절히 달랜다. 내지금 가진 돈이 없으니 집에 가 줄게 이거놓고 따라오너라.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기쁠뿐더러 놀라운 은혜다. 따라만가면 밥이 나올지 모르고 혹은 먹다남은 빵쪼각이 나올런지도 모른다. 이건 아마 보통 갈보와는 다른 예수를 믿는 착한 아씬가부다. 치마를 놓고 좀 떨어져서 이번에는 점잔히 따라간다. 우미관 옆골목으로 들어서서 몇번이나 좌우로 꼬불꼬불 돌았다. 아씨가 들어간 집은 새로히 지은 그리고 전등달린 번뜻한 개와집이다. 잠간만 기다려라 하고 아씨가 들어갈제 그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기대가 컸다. 밥이냐 빵이냐 잔치를 지내고나서 먹다남은 떡부스러기를 처치못하야데리고 왔을지도 모른다. 팥고물도 좋고 전여도 좋고 시큼으레 쉬인 콩나물, 무나물, 아무거나 되는대로 설마 예까지 데리고 와서 돈한푼 주고 가라진않겠지. 허기와 기대가 갈쯩이 나서 은근히 침을 삼키고 있을 때 대문이 다시 삐걱 열린다. 아마 주인서방님이리라. 조선옷에 말쑥한 얼굴로 한 사나이가 나타났다. 네가 따라온놈이냐 하고 한손으로 목덜미를 꼭붙들고 그러더니 벌서 어느틈에 네 번이나 머리를 주먹이 우렸다. 그러면 아과파 소리를 지른 것은 다섯 번째부터요 눈물은 또 그 담에 나온 것이다. 악장을 너무치니까 귀가 아펐음인지 요자식 다시 그래봐라 대릴 꺾어놀테니 힘약한 독사와 도야지는 맞대항은 안된다. 비실비실 조 골목 어구까지 와서 이제야 막 대문안으로 들어갈랴는 서방님을 돌려대고 요자식아 네 대릴꺽어놀테야 용용 죽겠니. 엄지가락으로 볼따기를 후벼보이곤 다리야 날 살리라고 그냥 뺑소니다. 다리가 짧은것도 이런때에는 한 욕일지도 모른다. 열아문칸도채 못가서 벽돌담에 가 잔뜩 엎눌렸다. 그리고 허구리 등어리 어깨쭉지 할것없이 요모조모 골고루 주먹이 들어온다. 때려라 때려라 그래도 네가 참아 죽이진 못하겠지. 주먹이 들어올적마다 서방님의 처신으로 듣기 어려운 욕 한마디씩 해가며 분통만 폭폭 찔러논다. 죽여봐 이자식아 요런 챌푼이같으니 네가 에팬쟁이지 애팬쟁이 . 울고불고 요란한 소리에 근방에서는 쭉 구경을 나왔다. 입때까지는 서방님은 약이 올라서 죽을뚱살뚱 몰랐으나 이제와서는 결국 저의 체면손상임을 깨다른 모양이다. 등뒤에서 애팬쟁이 챌푼이. 하는 욕이 빗발치듯 하련만 서방님은 돌아다도 안보고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섭지 않다는 증거로 침 한 번 탁 뱉고는 제집 골목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맡아놓고 깍쨍이의 승리다.

그는 담밑에 쪽으리고 앉어서 울고있으나 실상은 모욕 당했던깍쟁이의 자존심을 회복시킨데 큰 우월감을 느낀다. 염병을 할 자식. 하고 눈물을 닦고 골목밖으로 나왔을때엔 얼굴에 만족한 웃음이 떠오른다. 야시에는 여전히 뭇사람이 흐르고 있다. 동무들은 큰길에서 밥통을 뚜드리며 날뛰고 있고 우두커니 보고 섰다가 결리는 등어리도 있고 배고픈 생각도 스르르 사라지니 예라 나두 한몫끼자. 불시로 기운이 뻗히어 야시에서 큰길로 나려선다. 다름질을 처서 전차길을 가루지를랴 할제 맞닥드린 것이 맞우 건너오던 한 신녀성이다. 한손에 대여섯살된 계집애를 이끌고 야시로 나오는 모양. 이것 키가 후리후리하고 걸찍하게 생긴 것이 어데인가 맘세가 좋아보인다. 대뜸 손을 내밀고 아씨 한푼줍쇼. 얘 지금 돈 한푼없다. 이렇게 한마디 하고는 이것도 돌아다보는법없다. 야시의 물건을 흥정하며 태연히 저 할노릇만 한다. 이내 치마까지 꺼들리게 되니가 그제야 걸음을 딱멈추고 눈을 똑바루 뜨고 노려본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되 옆의 사람이나 들으란 듯이 얘가 왜이리 남의 옷을 잡아다녀. 오가던 사람들의 구경이나 난 듯이 모두 쳐다보고 웃는다. 본바와는 딴판 돈푼커녕 코딱지도 글렀다. 눈꼴이 사나워서 그도 맞우대고 벙벙히 쳐다보고 있노라니 웬 담배가 발앞으로 툭떨어진다.

매우 길음한 꽁초. 얼른 집어서 땅바닥에 쓱쓱문대어 불을 끄고는 호줌에 넣는다. 이따는 좁쌀친구끼리 뒷골목 담밑에 모여앉어서 번갈아 한목음씩 빨아가며 잡상스러운 이야기로 즐길걸 생각하니 미리 재미롭다. 적어도 열아문개 주서야 할텐데 인제서 겨우 꽁초 네 개니. 요즘에는 참 담배맛도 제법 늘어가고 재채기하던 괴로움도 훨신 줄었다. 이만하면 영철이의 담배쯤은 감히 덤비지 못하리라. 제 따위가 앉은 자리에 꽁초일곱개를 다 필텐가 온 어림없지. 열살밖에 안되었건만 이만치도 담배를 잘 필수있도록 훌륭히 됨을 깨다르니 또한 기꺼운 현상.

호줌에서 손을 빼고 고개를 들어보니 계집은 어느듯 멀리 앞섰다. 벌에 쐤느냐 왜이리 다라나니. 이것은 암만 따라가야 돈 한푼 막무가낼줄은 번연히 알지만 소행이 밉다. 에라 빌어먹을거 조곰 느므러나 주어라. 힝하게 쫓아가서 팔꿈치로다 그 궁둥이를 퍽 한 번 지르고는 아씨 한푼주세요. 돌려대고 또 소리를 지를줄 알았더니 고개만 흘낏돌려보고는 잠잣코 간다. 그럼 그렇지 네가 어데라구 깍쨍이에게 덤비리. 또 한 번 질러라. 바른편 어깨로다. 이번에 넓적한 궁둥이를 정면으로 디리받으며 아씨 한푼주세요. 그래도 반응이 없다. 이 계집이 행길바닥에 나가자빠지면 그꼴도 볼만도 하련만 제아무리 디리받아도 힘을 드리면 드릴수록 이쪽이 도리어 튕겨져나올뿐 좀체로 삐끗없음에는 예라 빌어먹을거. 치맛자락을 닝큼 집어다 입에 디려대고는 질겅질겅 씹는다. 으흐흥 아씨 돈한푼. 그제야 독이 바싹 오른법한 표독스러운 계집의 목소리가 이자식아 할 때는 왼몸이 다 짜릿하고 좋았으나 난데없는 고라 소리가 벽력같이 들리는데는 정신이 고만 아찔하다. 뿐만아니라 그순간 새삼스리 주림과 아울러 아픔이 눈을 뜬다. 머리를 얻어맞고 아이쿠 하고 몸이 비틀할제 지깨같은 손이 들어와 왼편귓바쿠를 잔뜩 찝어든다. 이왕 이렇게 된바에야 끌리는대로 따라만가면 고만이다. 붐비는 사람틈으로 검불같이 힘없이 딸려가며 그러나 속으로는 허지만 뭐. 처음에는 꽤도 겁도 집어먹었으나 인제는 하도 여러번 겪고난 몸이라 두려움보다 오히려 실없는 우정까지 느끼게 된다. 이쪽이 저를 미워도 안하련만 공연스리 제가 씹고 덤비는걸 생각하면 짜정 밉기도 하려니와 그럴스록에 야릇한 정이 드는것만은 사실이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을 시킬려는가. 유리창을 닦느냐 뒷간을 치느냐 타구쯤 정하게 부셔주면 그대로 나가라 하겠지. 하여튼 가자는건 좋으나 온체 잔뜩 찝어댕기는 바람에 이건 너무 아프다. 구두 보담 조곰만 뒤ㅈ다는 갈데없이 귀는 떨어질 형편. 구두가 한발을 내걷는동안 두발, 세발 잽싸게 옮겨놓으며 통통걸음으로 아니 따라갈수 없다. 발이 반밖에 안차는 커다란 운동화를 칠떡칠떡 끌며 얼른 얼른 앞에나서거라. 재처라 재처라. 얼른 재처라. 그러자 문득 기억나는 것이 있으니 그 언제인가 우미관 옆골목에서 몰래 들창으로 디려다보던 아슬아슬하고 인상깊었던 그장면. 위험을 무릅쓰고 악한을 추격하되 텀부린도 잘하고 사람도 잘집어세고 막 이러는 용감한 그 청년과 이때 청년이 하던 목잠긴 그해설. 그리고 땅당 따아리 땅땅 하던 멋있는 그 반주. 봄바람은 살랑살랑 부러오는 큰거리 이때 청년이 목숨을 무릅쓰고 구두를 재치는 광경이라 하고보니 하면 할스록 무척 신이난다. 아아 아구 아프다. 재처라 재처라 얼른 재처라 이때 청년이 땅땅 따아리 땅땅 따아리 띵띵 띠이 띵띵..

 

 


두꺼비

 

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혹 시험전날 밤새는 맛에 들렸는지 모른다. 내일이 영어시험이므로 그렇다고 하룻밤에 다 안다는 수도 없고 시험에 날 듯 한놈 몇대문 새겨나볼가 하는 생각으로 책술을 뒤지고 잇을 때 절컥 하고 밖앝벽에 자행거 세놓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행길로 난 유리창을 두드리며 리상 하는 것이다. 밤중에 웬놈인가 하고 찌뿌둥이 고리를 따보니 캡을 모루 눌러붙인 두꺼비 눈이 아닌가. 또 무얼 하고 좀 떠름했으나 그래도 한달포만에 만나니 우선 반갑다.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어여 들어슈 하니까 바뻐서 그럴 여유가 없다하고 오늘 의론할 이야기가 잇으니 한시간쯤 뒤에 즈집으로 꼭 좀 와주십쇼한다.

그뿐으로 내가 무슨의론일가 해서 얼떨떨할 사이도 없이 허둥지둥 자전거 종을 울리며 골목밖으로 사라진다. 권연 하나를 피어도 멋만 찻는 이놈이 자전거를 타고 나를 찾아왔을 때에는 일도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나 그러나 제말이면 으레히 복종할걸호 알고 나의 대답도 기다리기 전에 다라나는건 썩 불쾌하엿다.

이것은 놈이 아직도 나에게 대하야 기생오래비로써의 특권을 가질랴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사실 놈이 필요한데 까지 이용당할대로 다 당하였다. 더는 싫다. 생각하고 애꿋은 창문을 딱 닫힌 다음 다시 앉어서 책을 뒤지자니 속이 부걱부거 고인다. 허지만 실상 생각하면 놈만 탓할것도 아니요 어디 사람이 동이낫다구 거리에서 한 번 흘낏 스처본 그나마 잘 낫으면 이어니와 쭈그렁 밤송이 같은 기생에게 정신이 팔린 나도 나렷다. 그것두 서루 눈이 맞어서 달떳다면 누가 뭐래랴 마는 저쪽에서 나의 존재를 그리 대단히 너겨주지 않으려는데 나만 몸이 달아서 답장 못받는 엽서를 매일같이 석달동안 ㅆ다.

하니깐 놈이 이 기미를 알고 나를 찾아와 인사를 떡붙이고 하는소리가 기생을 사랑할랴면 그 오래비부터 잘 얼러야 된다는 것을 명백히 설명하고 또 그리고 옥화가 즈 누의지만 제 말이면 대개 들을 것이니 그건 안심하라 한다. 나도 옳게 여기고 그담부터 학비가 올라오면 상전같이 놈을 모시고 다니며 뒤치다꺼리 하기에 볼일을 못본다. 이게 버릇이 되서 툭하면 놈이 찾아와서 산보나가자고 끌어내서 극장으로 카페로 혹은 저 좋아하는 기생집으로 데리고 다니며 밤을 패기가 일수다. 물론 그비용은 성냥사는일전까지 내가 내야되니까 얼뜬 보기에 누가 데리고 다니는건지 영문모른다. 게다 즈 누님의 답장을 맡어올테니 한 번 보라고 연일 장담은 하면서도 나의 편지만 가저가고는 꿩 구어먹은 소식이다.

편지도 우편보다는 그 동생에게 전하니까 마음에 좀 든든할뿐이지 사실 바루 가는지 혹은 변소에서 콧노래로 뒤지가 되는지 그것도 자세히 모른다. 하루는 놈이 찾아와서 방바닥에 가 벌룽 자빠저 콧노래를 하다가 무얼 생각했음인지 다시 벌떡 일어나 앉는다. 올룽한 낮짝에 그 두꺼비눈을 한 서너번 껌벅어리다 나에게 훈게가 너는 학생이라서 아즉 화류계를 모른다. 멀리 앉어서 편지만 자꾸띠면 그게 뭐냐고 톡톡이 나물르드니 기생은 여학생과 달라서 그저 맞붙잡고 주물러야 정을 쏟는데 하고 사정이 딱한 듯이 입맛을 다신다.

첫사랑이 무언지 무던히 후려맞은 몸이라 나는 귀가 번쩍 띠이어 그럼 어떻게 좋은 도리가 없을까요 하고 물어보니까 잠시 입을 다물고 주저하드니 그럼 내 즉접 인사를 시켜줄테니 우선 누님 마음에 드는걸로 한 이삼십원어치 선물을 하슈. 화류계 사랑이란 돈이 좀 듭니다. 하고 전일 기생을 사랑하는 저의 체험담을 쫙 얘기한다.

따는 먹이는데 싫달 게집은 없으려니 깨닷고 나의 정성을 눈앞에 보이기 위하야 놈을 데리고 다니며 동무에게 돈을 구걸한다. 양복을 잡힌다. 하야 덩어리돈을 만들어서는 우선 백화점에 들어가 가치 점심을 먹고 나오는길에 사십이원짜리 순금 트레반지를 놈의 의견대로 사서 부디 잘해달라고 놈에게 들려보냈다.

그리고 약속대로 그 이튼날 밤이 늦어서 찾어가니 놈이 자다 나왔는지 눈을 비비며 제가 쓰는 중문간 방으로 맞어드리는 그태도가 어쩐지 어제보다 탐탁지가 못하다.

반지를 전하다 퇴짜나 맞지 않엇나 하고 속으로 조를 부비며 앉엇으니까 놈이 거기 관하얀 일절 말없고 딴통같이 알범하나를 끄내여 여러기생의 사진을 보여주며 객쩍은 소리를 한참 지껄이드니 우리누님이 리상 오시길 여태 기다리다가 고대 막 노름 나갓습니다. 낼은 요보다 좀 일즉 오서요. 하고 주먹으로 하품을 끄는 것이다. 조곰만 일즉왓드면 졸걸 안됐다. 생각하고 그럼 반지를 전하니까 뭐래드냐 하니까 누의가 퍽 기뻐하며 그말이 초면인사도 없이 선물을 받는 것은 실례로운 일이매 즉접 만나면 돌려보내겠다 하드란다. 이만하면 일은 잘 얼렷구나 안심하고 하숙으로 돌아오며 생각해보니 반지를 돌려보낸다면 나는 언턱거리를 아주 잃을터이라 될 수잇다면 만나지 말고 편지로만 나에게 마음이 동하도록 하는것도 좋겠지만 그래도 옥화가 실레롭다 생각할만치 고만치 나에게 관심을 가젓음에는 그담은 내가 가서 붙잡고 조르기에 달렷다. 궁리한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마는 그 담날 약한시간을 일즉 찾아가니 놈은 여전히 구찮은 하품을 터트리며 좀더 일즉이 오라하고 또 고 담날 찾아가니 역시 좀더 일즉이 오라한고 이렇게 연나흘을 했을때에는 놈이 괜스리 제가 골을 내가지고 불안스럽게 구르므로 내자신 너머 웃읍게 대접을 받는것도 같고 아니꼬와서 망할자식 인전 느구 안놀겠다. 결심하고 부낳게 하숙으로 돌아와 이불전에 눈물을 씻으며 지내온지 달포나 된 오늘날 의론이 무슨 의론일가.

시험은 급하고 과정낙제나 면할가 하야 눙을 까뒤집고 책을 뒤지자니 그렇게 똑똑하든 글짜가 어느듯 먹줄로 변하니 글럿고 게다 아련히 나타나는 옥화의 얼골은 보면볼수록 속만 탈뿐이다. 몇번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바루 잡아가지고 드려다보나 아무 효과가 없음에는 이건 공부가 아니라 생각하고 한구석으로 책을 내던진 뒤 일어서서 들창을 열어놓고 개운한 공기를 마셔본다. 저 건너 서양집 웃층에서는 붉은빛이 흘러나오고 어디선지 울려드는 가녈픈 육자배기. 그러나 문득 생각나느니 게집이란 때없이 잘 느끼는 동물이라 어쩌면 옥화가 그동안 매일같이 띠인 나의 편지에 정이 돌아서 한 번 만나고자 불럿는지 모르고 혹은 놈이 나에게 끼친 실례를 깨닫고 전일의 약속을 이행하고자 오랫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양단간에 한시간후라고 시간까지 지정하고 갓을때에는 되도록 나에게 좋은기회를 줄랴는데 틀림이 없고 이렇게 내가 옥화를 얻는다면 학교쯤은 내일 집어쳐도 좋다 생각하고 외투와 더부러 허룽허룽 거리로 나슨다. 광화문통 큰거리에는 목덜미로 스며드는 싸늘한 바람이 가을도 이미 늦었고 청진동어구로 꼽들며 길옆 이발소를 디려다보니 여덟시 사십오분. 한시간이 될려면 아즉도 이십분이 남엇다. 전봇대에 기대어 권연 하나를 피우고나서 그래도 시간이 남으매 군밤 몇 개를 사서들고는 이분에 하나씩 씹기로 하고 서성거리자니 대체 오늘일이 하회가 어떻게 될려는가 성화도 나고 계집에게 첫인사를 하는데 뭐하해야 좋을련지 그러나 저에게 대한 내열정의 총양만 보여주면고만이니까 만일 네가 나와 살아준다면 그리고 네가 원한다면 내 너를 등에 업고 백리를 가겠다. 이렇게 다짐을 두면 그뿐일듯싶다. 그외에는 아버지가 보내주는 흙묻은돈으로 근근히 공부하는 나에게 별 도리가 없고 아아 이런때 아버지가 돈 한뭉텡이 소포로 부쳐줄수잇으면 하고 한탄이 절로 날 때 국숫집 시게가 늙은 소리로 아홉시를 울린다. 지금쯤은 가도 되려니 하고 곁골목으로 들어섯으나 옥화의 집 대문앞에 딱 발을 멈출때에는 까닭없이 가슴이 두군거리고 그것도 좋으련만 목청을 가다듬어 두꺼비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은 어디 갓는지 안채에서 게집사내가 영문모를 소리로 악장만 칠뿐이요 그대로 난장판이다. 이게 웬일일가 얼뜰하야 떨리는 음성으로 둬 서너번 불러보니 그제야 문이 삐걱 열리고 뚱뚱한 안잠재기가 나를 치다보고 누구를 찾느냐 하기에 두꺼비를 보러왔다 하니까 뾰죽한 입으로 중문간방을 가르키며 행주치마로 코를 슥 씻는냥이 긴치않다는 표정이다.

전일같으면 내가 저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폐를 끼치는일이 한두번 아니라서 저를 만나면 담배값으로 몇푼식 집어주므로 저도 나를 늘 반기든터이련만 왜 이리 기색이 틀렷는가 오늘 밤 일도 아마 헛물켜나부다. 그러나 우선 툇마루로 올라서서 방문을 쓰윽 열어보니 설혹 잣다 치드라도 그 소란통에 놀래끼기도 햇으련만 두꺼비가 마치 떡메로 얻어맞은 놈처럼 방 한복판에 푹 엎으러저 고갤하나 들줄모른다.

사람을 불러놓고 이게 무슨 경온가 싶어서 눈살을 찌프릴랴다 강형 어디 편찬으슈 하고 좋은 목소리로 그 어깨를 흔들어보아도 눈하나 뜰줄모르니 이놈은 참 암만해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혹 내일을 잘되게 돌보아주다가 집안에 분란이 일고 그 끝에 이렇게 되지나 않엇나 생각하면 못할바도 아니려니와 그렇다 하드라도 두꺼비 등뒤에 똑 같은 모양으로 어프러젓는채선의 꼴을 보면 어떻게 추칙해볼길이 없다. 누님이 수양딸로 사다가 가무를 가르치며 부려먹는다든 이 채선이가 자정도 되기전에 제법 방바닥에 어프렷을리도 없겠고 더구나 처음에는 몰랏든것이나 두 사람의 입코에서 멀건 콧물과 게거품이 뺨밑으로 검흐르는걸 본다면 웬만한 작난은 아닐 듯 싶다. 머리끝이 쭈뼛하도록 나는 겁을 집어먹고 이 머리를 흔들어보고 저머리를 흔들어보고 이렇게 눈이 둥그랫을 때 별안간 미다지가 딱 하드니 필연 옥화의 어머니리라 얼골 강총한 늙은이가 표독스리 들어온다. 그 옆에 장승같이 섯는 나에게는 시선도 돌리랴지 않고 두꺼비 앞에 가 팔삭 앉어서는 도끼눈을 뜨고 대뜸 들고 들어온 장죽통으로 그 머리를 후려갈기니 팡 하고 그소리에 내등이다 선뜻하다. 배지가 꿰저죽을 이 망할자식. 집안을 이래 망해놓니 죽을테면 죽어라. 어여 죽어 이자식. 이렇게 독살에 숨이차도록 두속으로 그등어리를 대구 꼬집어뜯더니 그래도 꼼짝않는데는 할수없는지 결국 이자식 너 잡아먹고 나 죽는다. 하고 목청이 찢어지게 발악을 치며 귓배기를 물어 뜯고자 매섭게 덤벼든다.

그러니 옆에 섯는 나도 덤벼들어 뜯어말리지 않을수 없고 늙은이의 근력도 얏볼게 아니라고 비로소 깨다랏을만치 이걸붙잡고 한참 실갱이를 할 즈음. 그자식 죽여버리지 그냥둬. 하고 천동같은 호령을 하며 이번에는 늙은 마가목이 마치 저와 같이 생긴 투박한 장작개리하나를 들고 신발채 방으로 뛰어든다. 그 서드는 폼이 가만두면 사람 몇쯤은 넉넉히 잡아놀 듯 함으로 이런때에는 어머니가 말리는 법인지는 모르나 내가 고대 붙들고 힐난을 하든 안늙은이가 기급을 하야 일어나서는 영감 참으슈. 참으슈. 연실 이렇게 달래며 허겁지겁 밖으로 끌고 나가기에 조히 골도 빠진다. 마가목은 끌리는대로 중문안으로 들어가며 이자식아 몇째냐 벌서 일곱째 이래 놓질 않엇니 이 주릴틀자식 하고 씨근벌떡 하드니 안 대청에서 뭐라고 주책없이 게걸거리며 발을 구르며 이렇게 집안을 떠엎는다. 가만히 눈치를 살펴보니 내가 오기전에도 몇번 이런 북새가 일은듯싶고 암만하여도 내 자신이 헐없이 도까비에게 홀린 듯 싶어서 손을 꽂고 멀뚱이 섯노라니까 빼꿈이 열린 미다지 틈으로 살집 좋고 허여멀건 안잠재기의 얼골이 남실거린다.

대관절 웬 속셈인지 좀 알고자 미다지를 열고는 그 어깨를 넌즛이 꾹 찍어가지고 대문밖으로 나와서 이케 어떻게 되는 일이냐고 물으니 이 망할게 콧등만 찌끗할뿐으로 전 흥미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버리는게 아닌가. 몇번 물어도 입이 잘 안떨어지므로 등을 뚜덕여주며 그 입에다 권연 하나 피어 물리지 않을수 없고 그제서야 녀석이 죽는다고 독약을 먹엇지 뭘 그러슈. 하고 퉁명스리 봉을 띠자 나는 넌덕스러운 그의 소행을 아는지라 왜 하고 성급히 그 뒤를 채우첫다.

잠시입을 삐죽이 내밀고 세상 다 더럽단 듯이 삐쭈거리드니 은근히 하는 그말이 두꺼비놈이 제 수양조카딸을 어느틈엔가 꿰차고 돌아치므로 옥화가 이것을 알고는 눈에 쌍심지가 올라서 망할자식 나가 빌어나 먹으라고 방추로 뚜들겨 내쫓앗드니 둘이 못살면 차라리 죽는다고 저렇게 약을 먹은것이라하고 에이 자식두 어디 없어서 그래 수양조카딸을 하기에 이와 그런걸 어떻거우 그대루 결혼이나 시켜주지 하니까 그게 무슨 말슴이유 하고 바루 제일같이 펄쩍뛰드니 채선이년의 몸둥이가 인제 앞으로 몇천원이 될지 몇만원이 될지 모르는 금덩어리같은 계집앤데 온.. 하고 넉살을 부리다가 잠간 침으로 목을 추기고 나서 그리고 또 일곱째야요 머처럼 수양딸로 데려오면 놈이 꾀꾀리 주물러서 버려놓고 하기를 이렇게 일곱 하고 내코밑에다 두손을 디려대고 똑똑이 일곱 손가락을 펴 뵈는 것이다. 그럼 무슨 약을 먹엇느냐고 물으니까 그건 확실히 모르겟다 하고 아까 힝하게 자전거를 타고 나가드니 아마 어디서 약을 사가지고 와 둘이 얼러먹고서 저렇게 자빠진듯하다고 그러다 내가 저게 정말 죽지나 않을가 겁을집어먹고 사람의 수액이란 알수없는데 하니깐 뭘이요 먹긴좀 먹은듯하나 그러나 온체 알깍쟁이가 돼서 죽지 않을만큼 먹엇을테니까 염녀없어요 하고 아닌밤중에도 두들겨 깨워서 우동을 사오너라 호떡을 사오너라하고 펄쩍나게 부려는먹고 쓴 담배하나 먹어보라는 법 없는 조녀석이라고 오랄지게 욕을 퍼붓는다.

나는 모두가 꿈을 보는 것 같고 어리광대같은 자신을 깨다랏을 때 하 어처구니가 없어서 벙벙히 섯다가 선생님 누굴 만나러 오섯슈. 하고 대견히 묻기에 나도 펴놓고 옥화를 좀 만나볼가해서 왓다니까 흥 하고 콧등으로 한 번웃드니 응 즈이끼리 붙어먹는 그거 말슴이유 이렇게 비웃으며 내 허구리를 쿡 찌르고 그리고 곁눈을 슬쩍 흘리고 어깨를 맛부비며 대드는 냥이 바루 느믈러든다. 사람이 볼가봐 내가 창피해서 씨러기통께로 물러스니까 저도 무색한지 시무룩하야 노려만보다가 다시 내옆으로 다가서서는 제 뺨따귀를 손으로 잡아다녀 보이며 이래뵈도 이팔청춘에 한창 피인 살집이야요 하고 또 넉살을 부리다가 거기에 아무 대답도 없으매 이 망할것이 내 궁뎅이를 꼬집고 제얼골이 뭐가 옥화년만 못하냐고 은근히 훅닥이며 대든다. 그러나 나는 너보다는 말라꾕이라도 그래도 옥화가 좋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주기 위하야 무언으로 땅에다 침 한 번을 탁 뱉아던지고 대문으로 들어슬랴 하니까 이게 소맷자락을 잡아다니며 선생님 저 담배 하나만 더 주세요. 나는 또 느믈려켯구나. 생각은 햇으나 성이가셔서 갑채로 내주고 방에 들어와 보니 아까와 그풍격이 조곰도 다름없고 안에서는 여전히 동이 깨지는 소리로 게걸게걸 떠들어댄다.

한시간후에 꼭 좀 오라든 놈의 행실을 생각하면 괘씸은 하나 체모에 몰리어 두꺼비의 머리를 흔들며 강형강형 정신을 좀 채리슈 하여도 꼼짝 않드니 약 시간반가량 지나매 어깨를 우찔렁거리며 아이구 죽겠네 아이구 주겠네.. 연해 소리를 지르며 입코로 먹은 음식을 울컥울컥 돌라놓는다. 이놈이 먹기는 좀 먹엇구나 생각하고 등어리를 두드려주고 잇노라니 얼마 뒤에는 웃묵에서 채선이가 마자 똑같은 신음소리로 똑같이 돌르고 잇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되면 나는 즈들 치닥거리하러 온것도 아니겟고 너머 밸이 상해서 한구석에 서서 담배만 뻑뻑 피고 잇자니 또 미다지가 우람스리 열리고 이번에는 나들이옷을 입은채 옥화가 들어온다. 아마 노름을 나갓다가 이 급보를 받고 다라온 듯 싶고 하도 그리든 차라 나는 복장이 두군거리어 나도 모르게 한거름 앞으로 나갓으나 그는 나에게 관하얀 일절 본척도 없다. 그리고 정분이란 어따 정해놓고 나는것도 아니련만 앙칼스러운 음성으로 이놈아 어디 게집이 없어서 조카딸허구 정분이 나 하고 발길로 두꺼비의 허구리를 활발히 퍽 지르고 나서 돌아스드니 이번에는 채선이의 머리채를 휘어잡는다. 이년 가랑머릴 찢어놀년 하고 그 머리채를 들엇다 놓앗다

몇번 그러니 제물콧방아에 코피가 흐르는 것은 보기에 좀 심한 듯 싶고 얼김에 달겨들어 강선생 좀 참으십쇼 하고 그 손을 확 잡으니까 대뜸 당신은 누구요 하고 눈을 똑바로 뜬다.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제가 리경홉니다 하고 나의 정체를 밝히니까 그는 단마디로 저리 비키우 당신은 참석할 자리가 아니유 하고 내손을 털고 눈을 흘기는 그 모양이 반지를 받고 실레롭다

생각한사람 커녕 정성스리 띠인 나의 편지도 제법 똑바루 읽어줄 사람이 아니다. 나는 고만 가슴이 섬찍하야 뒤로 물러서서는 넋없이 바라만보며 따는 돈이 중하고나 깨닷고 금덩어리같은 몸둥이를 망처논 채선이가 저렇게까지 미울것도 같으나 그러나 그 큰 이유는 그담 일년이 썩 지난 뒤에서야 알은거지만 어느날 신문에 옥화의 자살미수의 보도가 낫고 그까닭은 실연이라해서 보기 숭글숭글한 기사엿다. 마는 그 속살을 가만히 디려다보면 그렇게 간단한 실연이 아니엇고 어떤 부자놈과 배가 맞어서 한창 세월이 좋을 때 이놈이 고만 트림을 하고 버듬이 나둥그러지므로 게집이 나는 너와 못살면 죽는다고 음포로 약을 먹고 다시 물어드린 풍파이엇든바 그때 내가 병원으로 문병을 가보니 독약을 먹엇는지 보제를 먹엇는지 분간을 못하도록 깨끗한 침대에 누어 발장단으로 담배를 피는 그손 등에 살의 윤책이 반드르하엿다. 그렇게 최후의 비상수단으로 써먹는 그 신승한 비결을 이런 루추한 행낭방에서 함부로 내굴리는 채선이의 소위를 생각하면 콧방아는 말고 빨고 잇든 권연불로 그 등어리를 짖은 그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 하드라도 자정이 썩 지나서 얼만치나 속이 볶이는지는 모르나 채선이가 앙카슴을 두손으로 죄뜯으며 입으로 피를 돌름에는 옥화는 허둥지둥 신발채 드나들며 일변 즈 부모를 부른다. 어멈을 시키어 인력거를 부른다. 이렇게 눈코뜰새없이 들몰아서는 온집안식구가 병원으로 달려가기에 바뻣다. 그나마 참례못가는 두꺼비는 빈방에서 개밥의 도토리로 끙끙거리고 그꼴을 봐하니 가여운 생각이 안나는 것도 아니나 그러나 즈 집에서는 개돼지만도 못하게 여기는 이놈이 제말이면 누의가 끔뻑한다고 속인 것을 생각하면 곧 분하고 나는 내분에 못이기어 속으로 개자식 그렇게 속인담. 하고 손등으로 눈물을 지우고 섯노라니까 여지껏 말 한마디없든 이놈이 고개를 쓰윽 들드니 리상 의사좀 불러주슈 하고슬픈 낯을 하는 것이다. 신음하는 품이 괴롭기도 어지간히 괴로운 모양이나 그보다도 외따로 떠러저서 천대를 받는데 좀 야속하얏음인지 잔뜩 우그린 그울상을 보니 나도 동정이 안가는 것은 아니다 마는 그러나 내생각에 두꺼비는 독약을 한섬을 먹는대도 자살까지는 걱정없다. 고 짐작도하엿고 또 한편 즈 부모누의가 가만잇는데 내가 어쭙지않게 의사를 불러댓다가는 큰코를 다칠듯도 하고해서 어정정하게 코대답만 해주고 그대로 섯지 않을수 없다. 한 서너번 그렇게 애원하여도 그냥만섯으니까 나종에는 이놈이 또 골을 벌컥 내가지고 그리고 이건 어따 쓰는 버릇인지 너는 소용없단 듯이 손을 내흔들며 가거라 가 가.. 하고 제법 해라로 혼동을 하는데는 나는 고만 얼떨떨해서 간신이 눈만 끔벅일뿐이다.

잘따저보면 내가 제손을 붙들고 눈물을 흘려가면서 누의와 좀 만나게 해달라고 애걸을 하엿을 때 나의 처신은 잇는대로 다 잃은듯도 싶으나 그 언제이든가 놈이 양돼지같이 띵띵한 그리고 알몸으로 찍은 제사진 한 장을 내보이며 이래뵈도 한때는 다아 하고 슬몃이 뻐기든 그것과 겸처서 생각하면 놈의 행실이 번이 꿀쩍찌분한 것은 넉히 알수잇다. 입때까지 잇은것도 한갓 저때문인데 가라면 못갈줄 아냐 싶어서 나도 약이 좀 올랏으나 그렇다고 덜렁덜렁 그대로 나오기는 어렵고 생각다 끝에 모자를 엉거주춤이 잡자 의사를 불르러 가는 듯 뒤를 보러 가는 듯 그 새 중간을 채리고 비슬비슬 대문밖으로 나오니 망할 자식 인전 참으로 느구 안논다. 하고 마치 호랑이굴에서 놓진 몸같이 두 어깨가 아주 가뜬하다. 밤 늦은 거리에 인적은 벌서 끊겼고 쓸쓸한 골목을 휘돌아 황급히 나올랴 할 때 옆으로 뚫린 다른 골목에서 기껍지않게 선생님 하고 거름을 방해한다. 주무시고 가지 벌서 가슈 하고 엿먹는 거기에는 대답않고 어떻게 ㄷ느냐고 무르니까 뭘 호강이지 제깐년이 그렇잖으면 병원엘 가보 하고 내던지는 소리를 하드니 시방 약을 먹이고 물을 집어넣고 이렇게 법썩들이라하고 저는 지금 집을 보러가는 길인데 우리 빈 집이니 가치 가십시다. 하고 망할게 내팔을 잡아끄는 것이다. 이렇게도 내가 모조리 처신을 잃엇나. 생각하매 제물에 화가나서 그손을 획 뿌리치니 이게 재미잇단 듯이 한 번 빵긋웃고 그러나 팔꿈치로 나의 허구리를 쿡 찌르고나서 사람괄세 이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괜스리 성을 내며 토라진다. 그래도 제가 아수운지 슬쩍 능치어 허리춤에서 내가 아까 준 담배를 끄내어 제입으로 한 개를 피어주고는 그리고 그 잔소리가 선생님을 뚝 꺽어서 당신이라 부르며 옥화가 당신을 좋아할줄 아우 발새에 낀 때만도 못하게 여겨요. 하고 나의 비위를 긁어놓고나서 편지나 잘 받아ㅂ으면 좋지만 그것두 체부가 가저오는대로 무슨 편지구간 두꺼비가 먼저 받아보고는 치고치고 하는것인데 왜 정신을 못채리고 이리 병신짓이냐고 입을 내대고 분명히 빈정거린다. 그렇다 치면 내가 입때 옥화에게 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두꺼비한테 사랑편지를 ㅆ구나 하고 비로소 깨다르니 아무것도 더 듣고 싶지 않어서 발길을 돌리랴니까 이게 콱 붙잡고 내손에 끼인 먹든 권연을 쑥 뽑아 제입으로 가저가며 언제 한 번 찾어갈테니 노하지 않을테냐 묻는 것이다. 저분저분이 구는 것이 너머 성이가셔서 대답대신 주머니에 남엇든 돈 삼십전을 끄내주며 담배값이나 하라니까 또 골을 발끈 내드니 돈을 도루 내양복 주머니에 치뜨리고 다시 조련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에이 그럼 맘대로 해라. 싶어서 그럼 꼭 한 번 오우 내 기다리리다. 하고 좋도록 떼놓은 다음 골목밖으로 불이나게 나와보니 목노집 시계는 한점이 훨썩 넘엇다.

나는 얼빠진 등신처럼 정신없이 나려오다가 그러자 선뜻 잡히는 생각이 기생이 늙으면 갈데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본체도 안하나 옥화도 늙는다면 내게 밖에는 갈데가 없으려니 하고 조곰 안심하고 늙어라 늙어라 하다가 뒤를 이어 영어 영어 하고 나오나 그러나 내일 볼 영어시험도 곧 나의 연애의 연장일것만 같아서 예라 될대로 되겟지 하고 집어치고는 퀭한 광화문 큰거리를 한복판을 나려오며 늙어라 늙어라 고 만물이 늙기만 마음껏 기다린다.

 

 


수필2부

 

닙히푸르러 가시든님이

입히 푸르러 가시든 님이

백설이 흔날려도 아니오시네

 

이것은 강원도농국이 흔히부르는 노래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산골이 자닌바 여러자랑중의 하나라고도 볼수잇습니다. 화창한 봄을 낮아 싱숭거리는 그심사야 예나재나 다르리 잇스리까 마는 그미력에 감수되는품이 좀다릅니다.

 

일전 한벗이 말슴하되 나는 시골이, 한산한 시골이 그립다 합니다. 그는 본래시인이요 병마에 시달리는 몸이라 소란한 도시생활에 물릴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허나 내가 생각컨대 아마 악착스러 자세에서 좀이나마 해설하고저 하는것이 그의 본의일듯십습니다. 그때 나는 그러나 더러워서요. 아니꼬워 못사십니다. 하고 의미심장한 대답을 하얏슴니다. 그리고 너무 결백한, 너머 도시류인그의 성격이 나는 존경과 아울러 하품을 아니느낄수업섯습니다.

시골이란 그리 아름답고 고요한 곳이 아닙니다. 서울사람이 시골을 동경하야 산이잇고 내가잇고 쌀이 열리는풀이잇고…

이러케 단조로운 몽상으로 애상적시흥에 잠길고때 저-쭉 촌띄기는 쌀잇고 옷잇고 돈이 물밀듯 질번거릴법한 서울에 오고십퍼 몸살을합니다.

퇴폐한 시골, 굶주린 농민, 이것은 자타업시 조지하는바라 이제 새삼스리뇌일것도 아닙니다. 굶주린창자의 야릇한기미는 도시모릅니다. 만약에 우리가 본능적으로 주림을 인식했다면 곳바루아름다운 시골, 고요한 시골이라안합니다.

시골의 생활감을 적실히 알랴면 그래도 봄입니다. 한 겨울동안 흙방에서 복대기든 울분, 내일을 우려하는 그 췌조, 그리고 터무니업는 야심, 이모든 불온한 감정이 엄동에 지질되어 압축되엇다 봄과 맛닥드리어 몸이라도 나른히 녹고보면 담박에 폭발되고 마는것입니다. 남자란 원약뚝기가 좀 잇서서 위험이 덜합니다. 그것은 대체로 부녀 더욱이파라케 젊은 새댁에잇서서 그예가 심합니다. 그들은 봄에 더 뜰되어 방종하는 감정을 자제치못하고 그대로 열에 띄입니다. 물에 빠집니다. 행실을 버립니다. 나물캐러 간다고 요리조리 핑게대고는 바구니를 끼고 한번 나서면 다시 돌아올줄은 모르고 춘풍에살랑살랑 곳장 가는이도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붓들리면은 반쯤 죽어날줄을 그라고 모르는 바도 아니련만-

또 하나 노래가 잇습니다.

잘살고 못살긴 내분복이요

하이칼라 서방님만 어더주게유

 

이것도 물론 산골이 가진바 자랑의 하납니다. 여기에 하이칼라 서방님이 란 머리에 기름 발르고 향기 피는 매끈한 서방님이 아닙니다. 돈잇고 쌀잇고 또 집잇고 이러케 푼푼하고 유복한 서울 서방님 말입니다. 언뜻 생각할때 에이더러운 계집들! 에이 웃으운것들! 하고 혹 침을 배트실분이 잇슬지는 모르나 그것은좀 들생각 한것입니다. 님도 조치만 밥도 중합니다. 농부의 계집으로써 한평생 지지리지지리 굶다마느니 서울 서방님겨테안저 밥먹고 옷입고 그리고 잘살아보자는 그이상이 가질바못되는것도 아닙니다. 님잇고, 밥잇고 이러한 곳이라야 행복이 깃드립니다.

 

내가 시곡에 잇슬재 나에게 봄을 제일먼저 전해주는것은 무엇보다도 술상의 달내입니다. 나는 고놈을 매우 즐깁니다. 안주로 한알을 입에 물고 꼭꼭 씹어보자면 매낀매낀한 그리고 알싸한 그맛, 이크 봄이로군! 이러케 직감으로 나는 철을 알게됩니다. 뿐만아니라 봄에 몸달흔 큰애기, 새댁들의 남다른 오뇌를 연상케됩니다. 나물을 뜨드러갑네 하고 꾀꾀틈틈이 빠저나와 심산유곡 그윽한 숩속에들 몰려안저서 넌즛이 감춰두엇든 곰방대를 서루 빨아가며 슬픈사정을 주고밧는 그들을-참아 못하고 이럴까저럴까 망서리는 울적한 그심사를 연상케됩니다. 그리고 그노래를-

입히 푸르러 가시든님

백설이 흔날려도 안오시네

그러다 술이 좀취하면 몃해후에는 농촌의 계집이 씨가 마른다. 그때는 알총각들만 남을터이니 이를 어째나! 제멋대로 이러케 단정하고 부지럽시 근심까지도 하는 버릇이잇습니다.

 

조선의 집시-들뼝이 철학

안해를 구경거리로 개방할의사가, 잇는가 혹은 그만한용기가잇는가, 나는 이러케가끔뭇고십흔 충동을늣긴다. 물론 사교계에 용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안해의 출세와 행복을 바라지안는자이 누구랴-

그러나 내가하는말은 자기의안해를 대중의구경거리로 던질수잇는가, 그것이다.

그야 일부러 물자를 드려가며 이혼을 소송하는 부부도 업지는안타마는 극심히 애지중지하는 자기의안해를 대중에 봉사하겟는가, 말이다.

밥!밥! 이러케부르짓고 보면 대뜸 신성치못한 아귀를 연상케된다. 밥을하는 호구가 그리 신성치 못한것과 가치-거기에는 몰자각적 복종이 필요하다.

파염치적 허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춘부적애교 아첨도 필요할는지모른다.

그러치 안코야 어디 제가 감히 사회적지위를 농단하고 생활해 나갈도리가 잇겟는가-

그러나 이것은 그런 모든 가면 허식을 벗어나 각성적 행동이다. 안해를 내놋코 그리고 먹는것이다. 애교를 판다는것도 근자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노동화아엿다. 노동햐야 생활하는 여기에는 아무도 이의가 업슬것이다.

이것이 즉 들뼝이다.

그들도 처음에는 다 납뿌지안케 성한 오장육부가 잇섯다. 그리고 남만 못하지안케 낌끌한 희망으로 땅을 파든 농군이엇다.

농사라는 것이 얼른 생각하면 한가로운 신사노릇도 갓다. 마는 실상은 그런 고역이 다시 업슬것다. 땡볏헤 논을 맨다. 김을 맨다. 혹은 비 한방울에 갈급이나서 눈감고 꿈에까지 천기를 엿본다-그러나 어터케 해서라도 농작물만 잘 되고 추수때 소득만 여의하하면이야문재잇스랴.

가을은 농촌의 유일한 명절이다. 그와 동시에 여러 위협과 굴욕을 격고 나는 한 역경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지주와 빗쟁이에게 수확물로 주고 다시 한겨울을 염려하기 위하야 한해동안 땀을흘렷는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한번 분발한것이 즉 들뼝이생활이다.

들뼝이가 되면 밥은 식성대로 먹을수잇다는것과 또는 그 준비에 돈한푼 안든다는이것에 그들은 미혹된다. 안해의 얼골이수색이면더욱조타.

그러치 안트라도농촌에서 항상 유행하는 가요나 몃마듸 반반히 가르키면된다.

남편은 안해를 데리고안저서 소리를 가르킨다. 낫에는 물론 벌어야 먹으니까

그럴 여가가 업고 밤에 들어와서는 안해를 가르킨다. 재기업스면 몃달도 걱리고 총명하다면 한 달포만의 끗치 난다. 아리랑으로부터 양산도, 방아타령, 신고산타령에 배따라기-그러나 게다 이풍진 세상을 만낫스니 나의희망을 부르면 더욱 시세가 조흘것이다.

이러면 그때에는 남편이 데리고나가서 먹으면 된다. 그들이 소리를 가르킨다는 것은 예술가적 명창이 아니엇다. 개끄는 소리라도 먹을수 잇슬만치 세련되면 그만이다.

안해의 등에 자식을 업혀가지고 이러케 남편이 데리고 나간다. 산을 넘어도 조코 강을 몃식 건너도 조타. 밥 잇는 곳이면 산골이고 머덩을 불포하고 발길 닷는대로 유랑하는것이다.

이것을 다른데 예를 잡으면 애급의 집씨-(유한민)적 존재다.

한창 낙엽이 질때이면 추수는 대개 끝이난다. 그리고 궁하든 농촌에도 방방곡곡이 두둑한 멋섬이 늘려노힌다.

들뼝이는 이때부터 자연적 활동을 시작한다. 마치 그것은 볏섬을 습격하는 참새들의 행동과 동일시하야도 조타. 다만 한가지 치이라면 참새는 당장의 충복이 목적이로되 그들은 식사이외에 그담해 여름의 생활까지 지탱해나갈 연명자료가 필요하다. 왜냐면 농가의 봄, 여름이란 가장 궁할 때이요 따라 들뼝이들의 큰 공황기다.

이리하야 가을에 그들은 결사적으로 영업을 개시한다. 영업이라야 적수공권으로 유한하며 아무 술집에고 유숙하면 그뿐이지만-

촌의 술집에서는 어데고 들뼝이를 환영한다. 아무개집에 들뼝이 들엇다하면 그날 밤으로 젊은 축들은 몰녀든다. 소리조곰만 먼저 해보라는 놈, 통성명만으로 낼밤의 밀회를 약속하는놈, 혹은 데리고 철야하는놈……하여튼 음산하든 술집이 이러케 담박 활기를 띠인다.

술집 주인으로 보면 두가지의 이득을 보는것이다. 들뼝이에게 술을 팔고 밥을 팔고-들뼝이가 보통작부와 가튼 점이 여기다. 그들은 남의술을 팔고 보주를 바라는것이 아니라 주막주인에게 막걸리를됫술로 사면 팔때에는 잔술로 환산한다. 막걸리 한되의 원가가 가령 십칠전이라면 그것을 이십여전에 맛는다.

그리고 손님에게 잔으로 풀어 열잔이 낫다치고 오십전, 다시 말하면 탁주이승의 순이익이 삼십전이라 할것이다.

그러나 한잔에 반듯이 오전식만 밧겟다는 선언은 업다. 심전도 조코 이십전도 조타. 주객의 처분대로 이쪽에서는 밧기만하면 된다. 그럴 리야 업겟지만 한잔에 일원식을 설사 처준다해도 결코마다지는 안는다. 다만 그대신 객의 소청미면 무엇을 물론하고 응낙할만한 호의만 가질것이다.

들뼝이는 무엇보다도 들뼝이로써의 수완이 잇서야 된다. 술팔고 안주로 아리랑타령만하면 되는것이아니다. 아리랑쯤이면 농군들은 물린만치 들엇고 또 하기도 선수다. 그 아리랑을 드르러 삼사십전의 대금을 람비하는농군이 아니엇다. 술 몃잔 사먹으면 의례히 딴안주까지 강요하는 것이다. 또 그것이 여러번 거듭하는 동안에 아예 한개의 완전한 권리로써행사케 된다.

만약 들뼝이가 애기에 응치 안는다면 그건 큰 실례다. 안주를 덜바든데 그들은 담박 분개하야 대들지도 모른다. 혹은 지불하엿든 술갑슬 도로 내라고 협박할는지도 모른다.

이런 소박한 농군들을 상대로 생활하는 들뼝이라 그 수단도 서울의 작부들과는 색체를 달리한다. 말하자면 작부들의 애교는 임시변통으로도 족하나 그러나 들뼝이는 끈끈한 사랑 즉 사랑의 지속성을 요한다. 왜냐면 밤마다 오는놈들이 거의 동시에 몰려들기 때문에 일정한 추파를 보유치안흐면 당장에 권비백산의 수라장이 되기가 쉽다.

들뼝이가 될랴면 이런 화근을 업새ㄷ 첫째 눈치가 빨라야 할것이다. 그러나 그러타고 현금으로 청구해서는 또한 실례가 될는지도 모른다. 보통외사이므로 떠날때쯤해야 집으로 차자다니며 쌀이고 벼고 콩팟, 조, 이런 곳식을 되는대로 수합함이 올흘것이다.

그리고 두내외 질머지고 그담 마을로 차자간다.

들뼝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야 빈궁한 농민들을 잠식하는 한 독충이라 할는지도 모른다. 사실 들뼝이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춘사가 비일비재다.

풍기문란은 고사하고 유혹, 사기, 도난, 폭행- 주재소에서 보는대로 축출을 명령하는 그이유도 여기에 잇슬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면만을 관찰한 편견만에 지나지안는다. 들뼝이에게는 그해독을보가하고도 남을 큰기능이 잇슬것이다.

시골의 총각들이 취처를 한다는것은 실로 용이한 일이 아니다. 결환당일의 비용은말고 우선 선채금을 조달하기가 어렵다. 적어도 사오십원의 현금이 아니면 매혼시장에 출마할 자격부터 업는것이다. 이에 늙은 총각은 삼사년간 머슴살이 고역에 부득이 감내한다.

그리고 한편 그들의 후일의가정을 가질만한 부착능력이 잇느냐하면 그것도 한의문이다. 현재 처자와 동락하는 자로도 졸지에 이별되는 경우가 업지 안다.

모든 사정은 이러케 그들로하야금 독신자의 생활을 강요하고 따라서 정렬의 포만상태를 초래한다. 이것을 조기적으로 조절하는 완화작용을 즉 들뼝이의 역할이라 하겟다.

들병이가 동리에 들엇다. 소문만나면 그들은 시각으로 몰려들어 인사를 청한다. 기실 인사가 목적이 아니라 우선 안면만 익혀두자는 심산이엇다.

들뼝이의 용모가 출중나다든가, 혹은 성악이 탁월하다든가 하는것은 그리 문제가 못된다. 유두분면에 비녀쪽 하나만 달리면 이런 경우에는 그대로 통과한다. 연내의 숙원을 성취시키기 위하야 그호기를 감축할뿐이다.

들뼝이가 들면 그날밤부터 동리의 청년들은 때난봉이난다. 그럿타고 무모히 산재를 한다든가 탈선은 아니한다. 아모쪼록 염가로 향락하도록강구하는것이 그들의 버릇이다. 여섯이고 멋치고 작당하고 출염을모여 술을 먹는다. 한사람이 오십전식을 낸다면 도합삼원-그 삼원을 가지고 제각기삼원어치 권세를 표방하며 거기에 부수되는 염태를 요구한다. 만약 들뼝이가 이가치를 무시한다든다, 혹은 공평치못한 애욕남비가 잇다든가, 하는 때에는 담박 분란이 일어난다. 다가치 돈은 냇는데 엇재서 나만 떼놋느냐, 하고 시비조로 덤비면 큰 두통거릴 뿐만 아니라 돈못받고 따귀만털리는 봉변도 업지안타. 하니까 들뼝이는 이 여섯친구를 동시에 부마하며 삼원어치 대접을 무사공정히 하는것이 한 비결일지도 모른다.

이러케 결산하면 내긴 오십전을 냇스되 그효용가치는 무려오십원에 달하는 심이엇다. 이런 조흔기회를 바라고 농군들은 들뼝이의 심방을 저윽이 고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들뼝이로 보면 빈농들만 상대로하고 잇는것도 아니다. 때로는 지주택 사랑에서 청할적도 잇다. 그러면 들뼝이는 항아리나 병에 술을 너혀가지고 차자간다. 들뼝이가 큰돈을 잡는것은 역시 이런 부자집 사랑이다. 그리고 들뼝이라는 명칭도 이런 영업수단에서 추상된 형용사일지도 모른다.

일반농촌부녀들이 들뼝이를 선망과시기로 바라보는 까닭도 여기에 잇다.

자기네들은 먹지도 잘못하겨니와 의복하나 면면히 어더입지 못한다.

양반택사랑에 기탄업시 출입하며 먹고입고 또는 며칠밤 유숙하다 나오면 지전장을 만저보니 얼마나 행복이랴-들뼝이가 들면 남자뿐아니라 안악네까지 수군거리며 마을에 묘한 분위기가 떠돈다.

들뼝이를 처음 만나면 우선 남편이 잇느냐고 뭇는것이 술군의 상투적인사다.

그러면 그대답은 대개 전일에는 금슬이 조왓스나 생활난으로 말미아마 이혼햇다한다.

들뼝이는 남편이 업다는이것이 유일의 자본이다. 부부생활이얼마나 무미건조하엿든가를 역역히 해몽함으로써 그들은 술군을 미혹케한다.

그러나 들뼝이에게는 엊제나 남편이 수행하고 잇는것이다. 안해가 술을 팔고 잇스면 남편은 그근처에서 배회하고잇다.

들뼝이의 남편이라면 흔히 도박자요 불량하기로 정평이낫다. 그들은 안해의 밥을무위도식하며 일종의 우월권을주장한다. 안해가 돈을벌어노흐면 각금달겨들어 압수하야간다. 그리고 그걸로 투전상을한다. 술을먹는다-이러케 명색업시 소비되고 만다.

그러나 안해는 이에 불평을품거나 남편을힐책하지안는다. 이러는것이 남편의권리요 또는 안해의직무로 안다. 하기야 노름에 일국확천금하면 남편뿐이아니라 안해도 호사로운 생활을 가질수잇다. 잡담제하고 노름미천이나 대주는것도 두량이슨일인지도 모른다. 들뼝이로 나스면 취객접대도힘들거니와 첫때 남편공양이 난사다. 반만먹일뿐안니라 옷뒤도 거더야된다. 술팔기에 밤도새우지만 낫에는빨래를하고 옷을꼬여매고 그래야 입을것이다. 게다 젖먹이나 달리면 강보도 늘빨아 대야하는것을 이저서는안된다.

그러나 그것만도조타, 엄동설한에 태중으로 나섯다가 산기가 잇슬때에는 좀 곡경이다. 술을 팔다말고 술상압헤서 해산하는수박게 멸도리업다. 물론 아모준비가 잇슬까닭이업다. 까칠한 공석우에서 덜덜떨고잇슬뿐이다.

들뼝이수업중 그중 어렵다면 이것이겟다.

이런때이면 남편은 비로소 안해에게 밥갑을보답한다. 희색이 만면해서 방에불을지피고 밥을짓고 국을끌이고 지성으로 보호한다. 남편은 이아해가 자기의 자식이라고는 밋지안는다. 다만 자기소유에 속하는 자식이라는 그점에 만족할뿐이다.

상식으로보면 이런 아해가 제대로 명을 접대할것갓지안타마는 들뼝이의 자식인만치 무병하고 죽엄과인연은 아해는다시 업슬것이다. 한칠일만 겨우지나면 눈보래에 떡처업고 방랑의길로 나슨다.

들뼝이가 아해를데리고다니는것은 기이한현상이안니다. 대개하나식은 그품에 부터 다닌다. 고생스런노동에도 불구하고 자식만은 극진히 보육하는것이다.

그러나 누가 그들을 동정하야 아해를 데리고다니기가 인난일테니 길러주마 한다면 그들은 노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고생이아니라 생활취미다.

그러다가도 춘궁때가 돌아오면 들뼝이는 전혀 한가롭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옛집에 칩거한다. 품을 팔아먹어도 조코 땅을파도 조타. 하여튼 다시 농민생활로 귀화하는것이다.

그리고 그담 가을을 기다린다.

들뼝이는 어데로 판단하던 물론 정당한 노동자이다. 그러나 때로는 불법행위가 업는것도 아니니 그런 때에도 우리는 증오감을 갖기보다는 이종의 애교를 늣기게된다. 왜냐면 그법식이 너머 단순하고 솔직하고 무기교라 해학미가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남편이 간혹 야심하야 안해의처소를 습격하는경우가 잇다.

이때에는 방에 들어가등잔의 불을 대려노코 한구석에묵묵히안젓다. 강박하거나 공갈은 안한다.

들뼝이니까 그럴 염치는 하기야, 업기도 하거니와-얼마후에야 남편은 겨우 뒤통수를 글그며

“머릴 깍가야 할텐데-“

이러케 이발료가 업슴을 장탄하리라.

그러면 이것이 들뼝이의 남편임을 비몽사몽간깨닫게된다. 실상은 죄가 못되나 순박한 농군이라 남편이라는 위력에 압도되여 대경실색하는것이 항례다. 그러나 놀랄건 업고 몃십전 희사하면 그뿐이다. 만일현금이 업슬때에는 내일아츰 집으로 오라하여도 조타. 그러면 남편은 무언으로 그자리를 사양하되 아무주저도 업스리라. 여기에 들병이 남편으로써의 독특한 예의가 잇는것이다.

절대로 현장을 교란하거나 가해하는 행동은 안한다.

들병이에게 유혹되어 절도를 범하는 일이 흔히 잇다. 기십원의 생활비만 변통하면 너와 영구히 동거하겟다는 감언이설에 대개 혹하는것이다. 그들은 들병이를 도락적대상으로써가 아니라 안해로써의 애정을 요망한다. 늙은 홀애비가 묘령들병이를 연모하야 남의송아지를 끄러냇다든가, 머슴이 주인의벼를 퍼냇다든가, 이런 범행이 빈번하다.

들병이가 내방하면 그들사이에는 암암리의 경쟁이 시작된다. 서루 들병이를 독점하기 위하야 가진 방법으로 그환심을 매수한다. 데리고가서 국수를 먹이고, 닭을 먹이고, 혹은 감자도 구어다 선사한다. 그러나 좀 현명하면 약간의 막걸리로 그남편을 수의로 이용하야도 조흘것이다.

들뼝이가 될랴면 이런 자분의 추세를 민감으로 파악하여야 할것이다.

소리는졸렬할지라도 이수단만 능숙하다면 호구는 무난일게다. 그리고 남편은 배후에서 안해를 물론 지휘조종하며 간접적으로 주객을 연락하여야 된다.

안해는 근육으로 남편은 지혜로, 이러케 공동전선을 치고 생존경쟁에 처한다.

들뼝이는 술갑으로 곡물도 밧는다고 전술하엿다. 그러나 사실은 곡물뿐만안니라 간혹 가장습물에까지 이를 경우도 업지안타. 식기, 침구, 의복류-생활상 필요품이면 구태여 흑백을 가리지안는다.

들뼝이에게 철저히 열광되면 그들 부부틈에 끼어 가치 표박하는 친구도 잇다.

이별은 아깝고, 동거는 어렵고, 그런 이유로 결국 한예찬자로써 추종하는 고행이엇다. 이런 때에는 들뼝이의 남편도 이연애지상주의자의 정성을 박대하지는 안는다. 의조케 동행하며 심복가치 잔심부름이나 시켜먹고 한다.

이러케 되면 누가 본남편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자칫하면 종말에 주객이 전도되는상외의 사연도업는것이 아니다.

 

 


나와 귀뚜람이

 

폐결핵에는 삼복더위가 끗없이 얄궂다. 산의녹음도 좋고 시언한 해변이 그립지않은것도 안니다. 책박한방구석에서 빈대에뜻기고 땀을쏟고 이렇게 하는 피서는 그리 은혜로운생활이 못된다. 야심하야 홀로 일어나 한참 쿨룩 어릴때이면 안집은 물론 벽하나 격한 엽집에서 끙하고 돌아눕는 인시를 나는가끔 들을수있다. 이몸이 길래 이지경이라면 차라리 하고 때로는 딱한 생각도하야본다. 그러나살고도십지않지만 또한죽고도 싶지않은 그것이 즉 나의 오늘이다. 무조건하고 철이바뀌기만 가을이되기만 기다린다. 가을이 오면 밝은낮보다 캄캄한 명상의 밤이 구엽다. 귀뚜람이 노래를 을플제 창밖의낙엽은 온온히지도 그밤은 나에게극히 엄연한 그리고극히고숙한 순간을 가저온다. 신묘한 이음률을 나는 잘안다. 낮익은 처녀와같이 드를수있다면 이것이분명히행복임을 나는잘알고있다. 그러나 분수에넘는 허영이려니 이번가을에는 귀뚜람이의 부르는노래나 홀로 근청하며 나는 건강한밤을 맞어보리라.

 

오월의 산골작이

나의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이십리가량 산을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닷는 조고마한 마을이다. 앞뒤좌우에 굵찍굵찍한 산들이 빽 둘러섯고 그속에 묻친 안윽한 마을이다. 그산에 묻친 모양이 마치 움푹한 떡시루같다하야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집이라야 대개 씨러질듯한 헌 초가요 그나마도 오십호밖에 못되는 말하자면 아주빈궁한 촌락이다.

그러나 산천의 풍경으로 따지면 하나 흠잡을데 없는 귀여운 전원이다. 산에는 기화이초로 바닥을 틀었고, 여기저기에 쫄쫄거리며 내솟는 약수도 맑고 그리고 우리의 머리우에서 곡골거리며 까치와 시비를 하는 노란 꾀꼬리도 좋다.

주위가 이렇게 시적이니만치 그들의 생활도 어데인가 시적이다. 어수룩하고 꾸물꾸물 일만하는 그들을 대하면 딴 세상사람을 보는듯 하다.

벽촌이라 교통이 불편함으로 현사회와 거래가 드물다. 편지도 나달에 한번식밖에 안온다. 그것도 배달부가 자전차로 이 산골짝까지 오기다 괴로워서 도중에 마을사람이나 만나면 편지좀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도루 가기도 한다.

이렇게 도회와 인연이 멀음으로 그인심도 그리 야박지가 못하다. 물론 극히 궁한 생활이 아닌것은 아니나 그러나 그들은 아즉 악착한 행동을 모른다.

그증거로 아즉 나의 기억에 상해사건으로 마을의 소동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그들이 모이어 일하는것을 보아도 퍽 우의적이요 따라 유결한 노동을 하는것이다.

오월쯤되면 농가에는 한창 바뿔 때이다. 밭일도 급하거니와 논에 모도내야한다. 그보다도 논에 거름을 할 갈이 우선 필요하다. 갈을 꺾는데는 갈잎이 알맞게 퍼드러ㅈ을때 그리고 쇠기전에 불야살야 꺾어나려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시에 많은 품이 든다. 그들은 열아문식 한떼가 되어 돌려가며 품아시로 일을 해주는것이다. 이것은 일의 권태을 잊을뿐만 아니라 또한 일의 능률까지 오르게 된다.

갈때가 되면 산골에서는 노유를 막론하고 무슨 명절이나처럼 공연히 기꺼웁다. 왜냐면 갈꾼을 위하야 막걸리며, 고등어, 콩나물, 두부에 이팝-이렇게 별식이 버러지기 때문이다.

농군하면 얼뜬 앉은 자리에서 밥 몇그릇식 치는 탐식가로 정평이 났다. 사실 갈을 꺾을때 그들이 먹는 식품은 놀라운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먹지않으면 몸이 감당해나가지 못할만치 일도 역 고된일이다. 거한 산으로 해매이며 갈을 꺾어서 한짐잔뜩 지고 오르나리자면 방울땀이 떨어지니 여느일와 노동이 좀 다르다.

그러니만치 산골에서는 살꾼만은 특히 잘 먹이고 잘 대접하는 법이다.

개동부터 어두울때까지 그들은 밥을 다섯끼를 먹는다. 다시 말하면 조반, 점심겨누리, 점심, 저녁겨누리, 저녁-이렇게 여러번 먹는다. 게다가 참참이 먹이는 막걸리까지 친다면 하루에 무려 여덟번을 식사를하는 세음이다. 그것도 감투밥으로 처올려담은 큰 그릇의 밥한사발을 그들은 주는대로 어렵지않게 다 치고치고 하는것이다.

“아 잘먹었다. 이렇게 먹어야 허리가 안휘어-“

이것이 그들의 가진 지식이다. 일에 과로하야 허리가 아픈것을 모르고 그들은 먹은 밥이 식어서 창자가 훌쭉하니까 허리가 휘는줄로만안다. 그러니까 빈 창자에 연실 밥을 메꿔서 꼿꼿이 만들어야 따라 허리도 퍼질걸로 알고 굳이 먹는것이다.

갈꾼들은 흖이 밖앝뜰에 멍석을 펴고 쭉 돌라앉아서 술이고 밥이고 한태즐긴다. 어쩌다 동리사람이 그앞을 지나가게되면 그들은 손짓으로 불른다.

“여보게 이리와 한잔하게-“

“밥이 따스하니 한술 뜨게유-“

이렇게 옆 사람을 불러서 가치 음식을 나느는것이 그들의 예의다. 어떤 사람은 아무개집의 갈 꺾는다. 하면 일부러 찾아와 제목을 당당이 보고 가는이도 있다.

나도 고향에 있을때 갈꾼에게 여러번 얻어먹었다. 그 막걸리의 맛도 좋거니와 웅게중게 모이어 한가족같이 주고받는 그 기분만도 깨끗하다. 산골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귀여운 단란이다. 그리고 산골에는 잔디도 좋다.

산비알에 포곤히 깔린 잔디는 제물로 침대가 된다. 그우에 바둑이와 가치 벌룽 자빠저서 묵상하는 자미도 좋다. 여길 보아도 저길 보아도 우뚝우뚝 섯는 모조리 푸른 산이매 잡음하나 들리지 안는다.

이런 산속에 누어 생각하자면 비로소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요히 느끼게된다.

머리우로 나라드는 새들도 각가지다. 어떤 놈은 밤나무 가지에 앉어서 한다리를 반짝 들고는 길음한 꽁지를 회회 두르며

“삐죽-!삐죽-!”

이렇게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이번에는 하얀 새가”뺑!” 하고 나라와 앉어서는 고개를 까땍까땍 하다가 도루”뺑!” 하고 다라난다. 혹은 나무줄기를 쪼며 돌아다니는 딱따구리도 있고.

그러나 떼를 지어 푸른 가지에서 유희를 하며 짖어귀는 꾀꼬리도 몹시 귀엽다.

산골에는 초목의 내음새까지도 특수하다. 더욱이 새로 튼 잎이 한창 퍼드러질 임시하야 바랍에 풍기는 그 향취는 일필로 형용하기 어렵다. 말하자면 개운한 그리고 졸음을 청하는듯한 그런 나른한 향기다. 일종의 선정적미력을 느끼게하는 짙은 향기다.

뻐꾹이도 이 내음새에는 민감인 모양이다. 이때로부터 하나 둘 울기 시작한다.

한해만에는 뻐꾹이의 울음을 처음 드를적만치 반가운 일은 없다. 우울한 그리고 구슬픈 그 울음을 울어대이면 가뜩이나 한적한 마을이 더욱 느러지게 보인다.

다른데서는 논이나 밭을 가를때 노래가 없다한다. 그러나 산골에는 소모는 노래가 따로히 있어 논밭일에 소를 부릴적이면 의례히 그 노래를 부른다.

소들도 세련이 되어 주인이 부르는 그 노래를 잘 이해하고있다. 그래서 노래대로 좌우로 방향을 변하기도 하고 또는 보조의 속도를 느리고 주리고, 이렇게 순종한다.

먼 발치에서 소를 몰며 처량히 부르는 그 노래도 좋다. 이것이 모두 산골이 홀로 가질수있는 성스러운 음악이다. 산골의 음악으로 치면 물소리도 빼지는 못하리라. 쫄쫄 내솟는 샘물소리도 좋고 또는 촐랑촐랑 흘러나리는 시내도 좋다. 그러나 세차게 콸콸 쏠려나리는 큰내를 대하면 정신이 번쩍 난다.

논에 모를 내는것도 이맘때다. 시골서는 모를 낼적이면 새로운 희망이 가득하다. 그들은 질거운 노래를 불러가며 가을의 수확까지 연상하고 한포기 한포기의 모를 심어나간다. 농군에게 있어서 모는 그야말로 그들의 자식과같이 귀중한 물건이다. 모를 내고나면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한해의 농사를 다 진듯 싶다.

안악네들도 일꾼에게 밥을 해내기에 눈코뜰새없이 바뿌다. 그리고 큰 함지에 처담아 이고는 일터에까지 나르지 않으면 안된다. 아이들은 그 함지끝에 줄레줄레 따라다니며 묵묵히 제목을 요구한다.

그리고 갈때 전후하야 송아가 한창이다. 바람이라고 세게 불적이면 새냇면에 송아가루가 노랗게 엥긴다.

안악네들은 기회를 타서 머리에 수건을 쓰고 산으로 송아를 따러간다. 혹은 나무우에서 혹은 나무아래에서 서루 맞붙어 일을하며 저이도 모를 소리를 몇마디 지꺼리다는 포복졸도할듯이 깔깔대고 하는것이다.

 

이것이 오월경 산골의 생활이다.

산 한중턱에 번듯이 누어 마을의 이런 생활을 나려다보면 마치 그림을 보는듯하다. 물론 이지없는 무식한 생활이다. 마는 좀더 유심히 관찰한다면 이지없는 생활이 아니고는 맛볼수 없을만한 그런 순결한 정서를 느끼게 된다.

내가 고향을 떠난지 한 사년이나 되었다. 그동안 얼마나 산천이 변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금쟁이의 화를 아즉 입지않은 곳이매 상전벽해의 변은 없으리라.

내내 건재하기 바란다.

 

어떠한 부인을 마지할까

나는 숙명적으로 사람을 싫여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좀 더 적절할는지 모릅니다. 늘 주위의 인물을 경계하는 버릇이 있읍니다.

그버릇이 결국에는 말없는 우울을 낳읍니다.

그리고 상당한 폐결핵입니다. 최근에는 매일같이피를 토합니다.

나와 똑같이 우울한 그리고 나와 똑같이 피를 토하는 그런 여성이 있다면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나는 그를 한없이 존경하겠읍니다. 왜냐하면 나는내자신이 무언가를 그 여성에게 배울수 있으리라고개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건 연애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서로 이해할수 있는 한 동무라 하겠읍니다. 마는 다시 생각컨데 이성의 애정이란 여기에서 비로소출발하는 것이 아닐가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특권이 었다면 나는 그를사랑하겠읍니다.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면 더욱 감축할 일입니다. 그러면 그담에는

 

이몸이 죽어저서 무엇이 될고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낙장송 되어다가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하리라

 

그 봉래산 제일봉이 어델는지, 그우에 초가삼간 집을 짓고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많이도 바라지않습니다. 단 사흘만 깨끗이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큰 의문입니다. 서로 사람을 싫여하는 사람끼리 모이어 결혼생활이 될는지 모릅니다. 만일 안된다면 안되는 그대로 좋습니다.

 

전차가 희극을 낳어

첫여름 밤의 해맑은 바람이란 그촉각이 극히 육감적이다. 그러므로 가끔 가다가는 우리가 듯하지 않엇든 그런 이상스러운 작난까지 할적이 있다.

청량리역에는 동대문으로 향하야 들어오는 전차선로 양편으로는 논밭이 늘려놓인 피언한 버덩으로 밤이 들며는 얼뜬 시골을 연상케 할만치 한가로운 지대다. 더욱이 오후 열한점을 넘게되면 자전차나 거름구루마 혹은 어쩌다 되는대로 취하야비틀거리는 주정군외에는 인적이 끊지게된다.

퀭하게 터진 평야는 그대로 암흑에 잠기고 보는 사람으로 하야곰 허전한 고적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불어오는지 나긋나긋한 바람이 연한 녹엽을쓸어가며 옷깃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마치자다가 눈부신 사람모양으로 꾸물거리며 빈전차가 오르나린다. 왜냐면 기차시간때나 또는 손님이 많은때라면 물론 승객으로 차복이 터질 지경이나 그렇지 않고 이렇게 늦어서는 대개가 공차다. 이 공차가 운전수 차장 두사람을 싯고 볼일없이 왔다갔다 하는것이다.

전차도 중앙지의 그것과 대면 모형도 구식이려니와 그동작좇아 재배를 여실히 받는다. 허나전차가 느린것이 아니라 실상은 그놈을 속에서 조종하는 운전수가 하품을 하기에 볼일을 못본다. 그뿐 아니라 자칫하면 수째눈을 감고는 기계가 기계를 붓잡고 섰는 그런 병괘까지 있는것이다. 그러면 차장은 뒤칸에서 운전수 붑ㅈ않게 경쟁적으로 졸고 섰는것이 통례다.

내가 말하는 그차장도 역시 팔짱을 딱지르고 서서는 한창 졸고있었다. 새벽부터 줄창같이

“표찍읍쇼-“

“표안찍으신분 표찍읍쇼-“

이렇게 다년간 오여 오든 똑같은 소리를 질러가며 돌아다니기에 인둘리어 정신이 얼떨떨했을게다. 게다가 솔솔 바람에 뺨이 스치고 봄에는 압축되였든 피로가 고만오짝피어올랐을지도 모른다. 차가 뚤뚤 뚤뚤 가다가 우뚝 스면 그는 눈도 뜨지 않고 신호줄만 흔드는 이골난 차장이었다. 하기야 동대문으로 향하야 올라가는 종차이니까 얼른 차고에 부려놓고 집으로 가면고만이다.

영도사어구 정류장에 다다랐을때 여전히 졸면서 발차신호를 하자니까

“여보! 사람안태요?” 하고 뾰로진 소리를 내지르는 사람이 있다. 여귀에는 맑은 정신이 안날수 없었는지 다시차를 세놓고 돌아보니 깡뚱한 머리에 당기를

디린 열칠팔되어 보이는 여학생이 허둥지둥 뛰어오른다. 그리고 금년에 처음 입학한듯 싶은 사각모자에 말쑥한 세루양복을입은 청년이 뒤따라 올라온다.

그들은 앉을 생각도 안하고 손잡이에맞붙어 서서는 소군소군 하다가 한번은 예약이나 한듯이 서루 삥긋 웃어 보이고는 다시 소군거리기 시작한다. 이걸보면 남매나 무슨 친척이 되지 않는것만은 확실하였다. 다만 젊은 남녀가 으식한 교외로산책하며 여지껏 자매스러운 이야기를 맘껏 지꺼렸으나 그래도 더 남었는지 조곰뒤에 헤여질것이 퍽 애석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차장에게는 그사정쯤 알것이없고 도리어 방해자에게 일종의 반감을 느끼면서 콘토라통에 기대어 다시 졸기로 하였다. 그리고 머리속에는 이따 냉면한그릇 먹고가서 푹신한 자기의 침구우에 늘어지리라는 그런생각이 막연히 떠오를뿐이었다.

신설리근처을 지나슬때까지도 차자은 끄떡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표찍어 주서요-“

“여보서요! 이 표안찍어 줘요?”

색씨가 돈을 내대고 이렇게 요구를 하였으나 그래도 차장은 눈하나떠볼랴지 않으므로

“아니여보! 표안찍으우!”

이번에는 사각모가 무색해진 색씨의 체면을 세우기 위하야 위엄있는 어조로 불넜으나 그래도 역 반응이없다.

“표는 안찍구 졸고만있으면 어떻게?”

“어제밤은 새웠나?”

“고만 두구려 이따 그냥 나리지-“

그들은 약간 해여진 자존심을 느끼면서 이렇게들 뚜덜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차장은 비록 눈은 감고 졸고 있었다하드라도 이런 귀거친 소리는 다 들을 수있었다. 그의 생각에는 표찍을때 되면 어련히 찍을랴구 저렇게 발광들인가 속으로 썩 괘씸아였다. 몸이 날척지근햐야 움직이기도 싫거나와 한편 승객의 애좀 키우느라고 의식적으로 표를 찍어주지 않었다.

그러나 색씨가 골을 내가지고

“돈 받아요!”

거반 악을 쓰다싶이 하는데는 비위가 상해서라도 그냥 더 참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도 이때 표만 찍어받지 않었드라면 아무 봉변도 없었을지 모른다.

차장이 어실렁 어실렁 들어와서 하품을 한번 터치고는

“어듸로 가십니까?”

“종로로 가요 문안차 안직 끊어지지않었지요?”

“네 안직 멀었읍니다”

그리고 삼구표 두장과 돈을 거실러준다음 돈가방을 등뒤로 슬쩍 제처메고 차장대로 나올랴할 때이다.

손잡이에 의지하야 섰든 색씨가 별안간

“아야!”

비명을 내지르드니 목매 끌리는 송아지모양으로 차장에게 고개가 딸려가는 것이아닌가. 사각모는 이의외의 돌발사에 눈이휘둥그래서 저도 같이 소리를 질러야 좋을지 어떨지 그것조차 모르는 모양이었다. 꿀먹은 벙어리처럼 덤덤이서서는 색씨와 차장을 번갈아 보고있을뿐이다. 왜냐면 었저다 그렇게 되였는지 차장의 돈가방이 교묘하게도 색씨 당기의 한끝을 물고 잡아챈 까닭이였다.

색시는 금세 안색을 변해가지고 어리둥절하야 돌아섰는 차장에게

“이런 무례한……”

이렇게 독설을 놀릴랴 하였으나 고만 말문이 콕막킨다. 이것은 너머도 도를

넘는 실례이라 호명도 제대로 나오지를 못하고 결국 주저주저하다가

“남의 머리를 채는법이 어듸있어요?”

“잘못 됐읍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길에 그렇게 됐읍니다”

“몰르긴요!” 하고 색시는 무안한 생각 분한 생각에 눈에 눈물까지 핑그르 돌며

“몰랐으면 어떻게 됐지요 알았다면 당신께서라도 그때 뽑아냈을게 안입니까?

그리고 또잡아채면 손으로 잡아채이지 왜 가방이 물어 차게 합니까?”

차장은 늠늠히 서서 여일같이 변명하였다. 따는 돈가방이 물어대렸지 결코 손으로 잡아대린건 아니니까 조곰도 꿀릴데가 없다.

이렇게 차장과 승객이 옥신각신하는 서슬에 전차도 딱 서서는 움직이길 주저하였다. 운전수도 졸렵든 차에 심심파적으로 돌아서서는 재미로운 이광경을 이윽히바라보고 있는것이다.

이때 처지가 몹시 인난한것은 사각모였다.

연인이 모욕을 당하였을 때에는 목이라도 비여내놓고 대들려는것이 젊은 청년의 열정이겠다. 마는 이 청년은 그럴 혈기도 보이지 않거니와 차장과 시비를하다가 파출소에까지 가게된다면 학생의 신분이 깎일것을 도리어 우려하는 모양이었다. 색시가 꺾인 자존심을 수습하기 위한단 하나의 선후책으로 전차가 동대문까지 도착하기전에 본권과 승환권을 한꺼번에 차장에게로 내팽개치고

“나 나릴테야요 차 세주서요”

그리고 쾌쾌히 나려올제 사각모도 묵묵히 따라 나려와서는

“에이 참! 별일두 다 많어이!” 하고 겨우 땅에 침을 배앝었다. 이것이 어떤 운전수가 나에게 들려준 한 실화이있다. 그는 날더러 그러니 아예 차장을 없인녀기지 말라하고

“아 망할놈 아주 심술구진 놈이 아니야요?” 하고 껄껄 웃는것이다.

그러나 나는 생각컨대 그행동이 단순히 심술굳은 몸으로 교외로 산보를 할수있는 젊은남녀를 볼때 시기가 전혀 없을것도 아니요 또는 표찍고 종치고 졸고 이렇게 단조로운 노동에 있어서 때때로 그런 유모어나마 없다면 울적한 그 감정을 조절할 길이 없을것이다. 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를 찾는다면 그것은 이성에 대한 동경과 애정의 발로일는지모른다. 누군 말하되 사라ㅣ이 따르지 않는곳에는 결코 참된 미움이 성립되지못한다 하였다. 그럽 이것이 그철리를 증명하는 한개의 호예이리라.

여기에서 차장이 그색시에게 욕을보이기 위하야 그런 흉계를 꾸몃다 하는것은 조곰도 해당치 않은 추측이다. 말하자면 첫여름 밤 전차가 바람을 맞었다. 하는것이 좀더 적절한 표현일는지 모른다.

 

 


 

며칠전 거리에서 우연히 한청년을 맛낫다. 그는 나를 반기어 차방으로 끌어다놓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든 끝에 돌연히 충고하야 가로되”병환이 그러시니만치 돌아가시기전에 얼는 걸작을 쓰서야지요?” 하고 껄껄웃는 겄이다.

진정에서 우러나온 충고가 아니면 모욕을 느끼는게 나의 버릇이였다.

나는 못들은척하고 옆에 놓인 어름냉수를 들어 쭈욱 마시었다. 왜냐면 그는 구여운 정도를 넘을만치 그렇게 자만스러운 인물이다. 남을 충고하므로써 뒤로 자기자신을 높이고 그러고 거기에서 어떤 만족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청춘이었든 까닭이다.

얼마 지난뒤에야 나는 입을 열어 물론 나의 병이 졸연히 날것은 아니나 그러나 어쩌면 성한 그대보다 좀더 오래 살는지 모른다. 그리고 성한 그대 보다 좀더 오래 살수있는 이것이 결국나의 병일는지 모른다. 하고 그러니 그대도 “아예 부주의마시고 성실히 사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그리고 보니 유정이! 너도 어지간히 사람은 버렸구나. 이렇게 기운없이 고개를 숙였을때 무거운 고독과 아울러 슬픔이 등우로 나려침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아즉 버리지 않었다.

작년 봄 내가 한 달포를 두고 몹씨 앓았을때 의사를 찾아가니 그 말이 돌아오는 가을을 넘기기가 어렵다 하였다. 말하자면 요양을 잘 한대도 위험하다는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술을 맘껏 먹었다. 연일철야로 원교와 다투었다. 이리구도 그 가을을 무사히 넘기고 그담 가을 즉 올가을을 앞에 두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과학도 얼마만치 농담임을 알았다.

가만히 생각하면나의 모을 좌우할수 있는것은 다만 그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이래야 다만 나는 온순히 그 앞에 머리를 숙일것이다.

요즘에 나는 헤매든 그 길을 바루 들었다 다시말하면 전일 잃은줄로 알고 헤매고 잇든 나는 요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를 위하야 따로히 한 길이 옆에 놓여있음을 알았다. 그 길에 얼마나 멀는지 나는 그걸 모른다. 다만 한가지 내가 그 길을 완전히 겄고 날 그날까지는 나의 몸과 생명이 결코 꺽임이없을걸 굳게굳게 믿는바이다.

 

 


행복을 등진 정열

 

인젠 여름도갔나부다. 아츰저녁으로 제볍 맑은 높새가 건들거리기 시작한다. 머지 않어 가을은 올것이다. 얼른가을이 되어주기를 나는 여간 기달려지지않는다. 가을은 마치 나에게 커다랗고 그리고 아름다운 그 무엇을 가저올것만같이 생각이 든다.

 

요즘에 나는 또하나의병이늘었다. 지금 두가지의 병을 앓으며 이렇게 철이 바뀌기만 무턱대고 기다리고 누어있다. 나는 바뀌는 절서에 가끔속았다.

 

지난 겨울만하여도 어른봄이 되어주기를 그얼마나기달리었든가. 봄이 오면 날이 화창할게고 보드라운 바람에 움이 트고 꽃도 피리라. 만물은 씩씩한 소생의 낙원으로 변할것이다. 따라 나에게도 보드라운 그무엇이 찾아와 무거운 이 우울을 씻쳐줄것만 같았다.

 

“오냐! 봄만 되거라”

“봄이 오면!”

 

나는 이렇게 혼잣소리를 하며 뻔찔 주먹을 굳게 쥐었다. 한번은 옆에 있든 한 동무가 수상스러워서 묻는것이다.

 

“김형! 봄이 오면 뭐 큰수나 생기십니까?”

“그럼이요!”

 

하고 나는 제법 토심스리 대답하였다. 내자신 역 난데없는 그 수라는것이 웬놈의 순지 영문도 모르련만. 그러자 봄은 되었다. 갑작이 변하는 일기로 말미아마 그런지 나는 매일같이 화염을 토하였다. 밤이면 불안증으로 시난고난 몸이 마랐다.

 

이렇게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갈제 그 동무는 나를 딱하게 처다본다.

“김형! 봄이 되였는데 어째”

“글세요!”

이때 나의 대답은 너머도무색하였다. 그는 나를 데리고 술집으로 가드니

“인젠 그렇게 기다리지 마십시요. 그거안됩니다”

하고 넘겨집는 소리로 낯에조소를 띠는것이다.

 

허나 그는설마 나를 비웃지는 않었으리라. 왜냐면 그도 또한 바뀌는 철만 기다리는 사람의 하나임을 나는 잘 안다. 그는 수재의시인이었다. 거츠러진 나의 몸에서 그의 자신을 비로로 깨닫고 그리고 역정스리 웃었는지도 모른다.

바뀌는 철만 기다리는 마음 그것은 분명히 우울의 연장이다. 지척에 님두고 못보는마음 거기에나 비할는지. 안타깝고 겁겁한 희망으로 가는 날짜를 부지런히 손꼽아 본다. 그러나 정작 제철이 닥처오면 덜컥하고 고만 낙심하고 마는 것이다.

행복의 본질은 믿음에 있으리라. 속으면서 그래도 믿는, 이것이 어쩌면 행복의 하날지도 모른다.

사실인즉 나는 그행복과 인연을 끊은지 이미 오랬다. 지금에 내가 살고 있는것은 결코 그것때문이 아니다. 말하자면 행복과 등진 열정에서 뻐쳐난 생활이라 하는게 옳을는지.

그러나 가을아 어서 오너라.

이번에 가을이 오면 그는 나를 ㅊ아주려니, 그는 반듯이나를 ㅊ아주려니, 되지 않을걸 이렇게 혼자 자꾸만 우기며 나는 철이 바뀌기만 까맣게 가다린다.

 


방이 조금만 짤럿드면

 

 

허공에 둥실 높이 떠올라 중심을 잃은 몸이 삐끗할제, 정신이 고만 앗찔하야 눈을 떠 보니, 이것도 꿈이랄지, 어수산란한 환각이 눈앞에 그대로 남어 아마도 그동안에 잠이 좀 든듯 싶고, 지루한 보조로 고작 두점 오분에서 머뭇거리던 괘종이 그 사이에 십오분을 돌아 두점이십분을 가르킨다. 요바닥을 얼러 몸을 적시고 흔근히 내솟은, 기죽죽한 도한을 등으로 느끼고는 고 옆으로 자리를 좀 비켜눕고저 끙, 하고 두팔로 상체를 떠들어보다 상체만이 들리지 않을뿐 아니라 예리한 칼날이 하복부로 저미어 드는듯이 무되게 처뻗는 진통으로 말미아마, 이르 꽉 깨물고는 도루 그자리에 가만히 누어버린다. 그래도 이 역경에서 나를 구할수 있는것이 수면일듯 싶어, 다시 눈을 지긋이 감아보았으나, 그러나 발치에 걸린 시계종소리만 점점 역역히 고막을 두드려올뿐, 다라난 잠을 잡을랴고 무리를 거듭 하야온, 두 눈뿌리는 쿡쿡 쑤시어 들어온다. 이번에는 머리맡에 내던졌던 로-드안락을 또한번 집어들어 두 눈에 점주하야보다가는, 결국 그것마저 실패로 돌아갔음을 깨닫자 인제는 남어지로 하나 있는 그 행동을 애꼈음에도 불구하고, 그댈 들어누운채 마지못하야 떨리는 손으로 낮후였던 람푸의 심지를 다시 돋아올린다. 밝아지 시계판에서, 아즉도 먼동이 트기까지, 세시간이나 넘어 남았음을 새삼스리 읽어보고는 골피를 찌프리며 두 어깨가 으쓱하고 우그러들만치, 그렇게 그 새간의 위협이 두려워진다. 시계에서 겁 집어먹은 시선을 천정으로 힘없이 걷어올리며 생가하야보니, 이렇게 굴신을 못하고 누어 있는것이 오날째 나흘이 되어오련만 아무 가감도 없는듯 싶고, 어쩌면 변비로 말미아마 내치핵이 발생한것을 이것쯤, 하고 등한시하였던 것이. 그것이 차차 퍼지고 그리고 게다 결핵성농양을 이루어 치질중에도 가장 악성인 치루, 이렇게 무서운치루를 갖게 된 자신 밉지 않은것은 아니나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나의 본병인 폐결핵에서 필연적으로 도달한 한 과정일듯도 싶다.

치루하면 선듯 의사의 수술을 요하는 종창인줄은 아나, 우선 나에게는 그럴 물질적여유도 없거니와 설혹 있다 하드라도 이렇게 쇠약한 몸이 수술을 받고 한 달포동안 시달리고 난다면, 그꼴이 말못될것이니 이러도 못하고 저러도 못하고 진퇴유곡에서 딱한 생각만 하야본다. 날이 밝는다고 거기에 별 뾰죽한 수가 있는것도 아니로되, 아마도 이것은 딱한 사람의 가얄핀 위안인듯 싶어 어떡하면 이 사간을 보낼수 있을가, 하고 그 수단에 한참 궁하다가 요행히도 나에게 흡연술이 있음을 문득 깨닫자, 옆의 신문지를 두손으로 똥치똥치말아서 그걸로다 저쪽에 놓여있는 성냥값을 끌어내려가지고 권연 한개를 입에 피어문다. 평소에도 지침으로 인하야 밤권연을 삼가왔던 나이매 한먹음을 조심스리 빨아서 다시 조심스리 내뿜어 보고는 그래도 무사한것이 신통하야 좀더 많이 빨아보고 이렇게 나종에는 강렬한 자극을얻어보고저 한가슴 듬뿍이 흡연을 하다가는 고만아치, 하고 재채기로 시작되어 괴로히 쏟아지는 줄기침으로 말미아마 결리는 가슴을 만저주랴, 쑤시는 하체를 더듬어주랴, 눈코 뜰새없이 퍼둥지둥 억매인다. 이때까지 혼곤히 잠이 들어 있었는듯 싶은, 옆방의 환자가 마저 나의 기침이 옮아가 쿨룩어리기 시작하니 한동안 경쟁적으로 아래웃방에서 부즈런히 쿨룩어리다 급기야 얼마나 괴로움인지, 어그머니 하고 자지러지게 뿜어놓는 그 신음소리에 나는 뼈끝이 다 저리어온다. 나의 괴로움보다는 그 소리를 듣는것이 너머도 약약하야 미안한 생각으로 기침을 깨물고 저노력을 하였으나 입 막은 손을 떠들고까지 극성스리 나오는 그 기침을 어찌 할 길이 없어,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죄송스리 쿨룩어리고 있노라니 날로 더하야가는 아들의 병으로하야 끝없이 애통하는 옆방 그 어머니의 탄식이 더욱 마음에 아파온다. 아들의 병을 고치고저 헙수룩한 이 절로 끌고와 불전에 기도까지 올렸건만 도리어 없던 증세만 날로 늘어가는것이, 목이 부어 밥도 못먹고는 하루에 겨우 밈 몇 수까락식 떠넣는것도 그나마 돌라놓고 마는것이나, 요즘에 이르러서는 거지반 보름동안을, 웬 딸국질이 그리 심악한지, 매일같이 계속되므로 겁이 덜 컥 났던차에, 게다가 어제 아츰에는 보꼬개에서 우연히도 쥐가 떨어저 아차 인젠 글렀구나, 싶어 때를 기다리고 앉었는 그 어머니였다.

한때는 나도 어머니가 없음을 슬퍼도 하였으나 이 정경을 목도하고 보니, 지금 나에게 어머니가 게섰드라면 슬퍼하는 그 꼴을 어떻게 보았으랴, 싶어 일즉이 부모를 여윈것이 차라리 행복이라고 없는 행복을 있는듯이 느끼고는 후-하고 가벼히 숨을 돌라어본다. 머리맡의 지게문을 열어제치니 가을바람은 선들선들 이미 익었고, 구슬피 굴러드는 밤버레의 노래에 이윽히 귀를 기우리고 있었던 나는 불현듯 몸이 앞었는가, 그렇지 않으면 무었이 ㅅ었는가, 까닭모르게 축축이젖어오는 두 눈뿌리를 깨닫자, 열을 벌컥 내가지고는 네가 울테냐 네가 울테냐 이렇게 무뚝뚝한 태도로 비열한 자신을 열러보다, 그래도 그 보람이 있었는지 흥, 하고 콧등에 냉소를띠우고는 주먹으로 방바닥을 우려치고, 그리고 가슴우에 얹었던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초조히 훌터본다. 너 말고도 얼마든지 울수 있는 창두적각이 허구많을터인대 네가 우다니 그건 안되리라고 쓸쓸히 비웃어던지고는, 동무에게서 온 편지를 두손에 펴처들고 이것이, 네번째이련만 또 다시 경건한심정으로 근독하야 본다.

 

김형께

심히 놀랍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일이 막막할수가 없읍니다. 울어서 조곰이라도 이 답답한 가슴이 풀리수있다면 을마든지 울것같읍니다.

이것은 나의 이 사실을 인편으로 듣고 너머도놀란 마음에 황황히 뛰올랴 하였으나, 때마츰 자기의 아우가 과한 객혈로 말미아마 정신없이 누었고, 그도 그렇건만 돈 없이 약 못쓰니 형된 마음에 좋을 리 없을테니 이럴가 저럴가 양난지세로 그앞에 우울히 지키고만 앉었는 그 동무의 편지였다. 한편에는 아우가 누엇고, 또 한편에는 동무가 누었고, 그리고 이렇게 시급히 돈이 필요하련만 그에게는 왜 그리 없는것이 많었든지, 간교한 교제술이 없었고, 비굴한 아첨이 없었고게다 때에 찌들은 자존심마저 없고보매,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청년에게 허세의 길을 열러줄수 없어 그대로 내굴렸으니 드듸어 말 없는 변질이 되어 우두머니, 앉었는 그를 눈앞에 보는듯하다. 아 나에게 돈이 왜 없었든가, 싶어 부질없은 한숨이터저나올때, 동무의 편지를 다시 집어들고 읽어보니 그 자자구구에 맺혀진, 어리석은 그의 순정은 나의 가슴을 커다랗게 때려놓고, 그리고 앞으로 내가 마땅히 걸어야할 길을 엄숙히 암시하야 주는듯하야 우정을 저리고 넘는 그 무엇을 느끼고는 감격끝에 눈물이 먹으머진다. 며칠 있으면 그는 나를 찾아 오려니, 그때까지 이 편지를 고이 접어두었다 이것이 형에게 보내는 나의 답장입니다. 고 그주머니에 도루 넣어주리라고 이렇게 마음을 먹고, 봉투에 편지를 넣어요밑에다가 깔아둔다. 지금의 나에게는 한권의 성서보다 몇줄의 이글발이 지극히 은혜롭고, 거츠러가는 나의 감정을 매만저 주는것이니, 그것을 몇번 거듭읽는 동안에 더운 몸이 점차로 식어옴을알자, 또 한번 람프의불을 낮혀놓고 어렴풋이 눈을 감아본다. 그러다 허공에 둥실높이 떠올라 중심을 잃은 몸이 삐끗 하였을때 정신이 고만 아찔하야 눈을 떠 보니 시계는 석점이 될랴면 아즉도 오분이 남았고, 넓은 뜰에서 허황히 궁구는 바람에 법당의 풍경이 은은히 울리어 오는것이니, 아 아 가을밤은 왜이리 안밝는가, 고 안타깝게도 더진 시간이 나에게는 너머나 원망스러다.

 

강원도 여성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띠어라 노다가게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재재봉봉에

아들 딸 날라고 백일기도두 말게우,

타관객리 나슨 손님을 괄세두마라.

 

이것은 강원도 아리랑의 일절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선 그땅의 냄새를 맡을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산천이 수려하고, 험준하니만치 얼뜬 성 내인 범을 연상하기가 쉽습니다. 마는 기실 극히 엄숙하고유창한 풍경입니다. 우리가 건실한 시인의 서청시를 읽는거와같이 그렇게 아련하고 정다운 풍경입니다. 멀직멀직이 내뻗은 늠늠한 산맥이며, 그 앞을 빙글뱅글 휘돌아 나리는 맑은 냇물이 곱고도 정숙한 정서를 빚어놈니다.

배경이 이러므로 그속에 묻혀진 생활 역 나른한 그리고 아리잠직한 분위기가 떠돕니다. 첩첩이 둘러싼산록에 가 여기 집 몇채, 그리고 그 바닥에서 오고가고 먹고사는 그 생활동정이 맛치 한폭 그림을 보는것같습니다.

이래도 잘 모를실듯 싶으면 오뉴월 염천에 늘어지게 밭 갈고 있는, 황소뿔에 가 졸고 앉었는 왕파리를 잠간 생각하십시요.

강원도의 여성, 하면 곧 이 가운에서 밥 ㅈ고, 애기 낳고, 물 ㄱ고 하는 그 안악네의 말입니다.

여기에 또 이런 노래가 있읍니다.

 

논밭전토 쓸만한건 기름방울이 두둥실,

게집애 쓸만한건 직조간만 간다네.

 

교통이 불편하면 할스록 문화의 손이 감히 뻗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문화의손에 농격되지 않는 것에는 생활의 과장이라든가 또는 허식이라든가, 이런 유령이 감히 나타나질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타고난 그인물까지도 오묘한 기교니 근대식 화장이니, 뭐니하는 인공적 협잡이 전혀 없읍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대로 툽툽하고도 질긴 동갈색 바닥에 가 근실한 이목구비가 번듯번듯이 서루 의좋게 놓였읍니다.

다시 말슴하면 싱싱하고도 실팍한 원시적 인물입니다.

아 하, 그럼 죽통에 틀어박은 도야지 상이 아니냐고 의심하실 분이 게실지 모릅니다. 허나 그것은 업청나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일색이란 결코 퇴폐기적 심신으로 기함한 중병환자의 용모가 아닌 동시에 근대 미용술과 거리가 멀다고 곧 잡아 추물이라 할건 아닙니다. 그럴래서는 어느 여성이고 미용사의손에서 농간을 좀 당하고, 그리고 한 달포동안 지긋이 굶어보십시요. 어럽지않게 안색이 창백해지고 몸매가 날씬한것이 바람만건듯 불면 고대로 호룩 날을듯한 미인이 될게 아닙니까.

그러나 이 땅의 안악네가 가진 그것은 유현한자연비랄가 혹은 천래부봉의 순진미라 하는것이 옳을듯합니다. 외양이란 대개 그 성격을 반영하나봅니다. 그들의 생활에는 허영이라는 사가 일절 없읍니다. 개명한 사람의 처신법과같이 뚫어진 발굼치를 붉은 낯이 치마끝으로 가린다든가, 혹은한자 뜯어볼수 없는 외국서적을 옆에 끼고 그러잖어도 좋을듯 싶은 용기를 내어 큰 거리를 활보한다든가, 하는 이런 어려운 연극을 도시 모릅니다. 해여진 옷에 뚫어진 버선, 혹은맨발로 칠떡칠떡 돌아다니며 어디 하나 끄릴데 없는 무관한 표정입니다.

하기야 그들이라고 이런 작난을 하주 모른대서야 억설이 되겠지요. 때로는 검붉은 얼골에 분때기를 칠해서 마치 풀집 대문간에 광고로 매달린 풀바가지같이 된다든가, 허지 않으면 먼지가 케케 앉은 머리에 왜밀을 철떡 어려서 우리 안의 도야지 궁둥이를 맨든다든가, 이런 일이 더러종종 있읍니다.

허나 이걸가직 곧 허영이 들떴다고 보기는 좀 아깝습니다. 말슴하자면 어쩌다 이 산속에 들어오는 버덩사람이 그렇게 하니까 어찌 되나, 나두 한번 해보자는 호기심에서 더지나지 않을게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갑갑한 산중에서만 생활하야 왔기 때문에 언제나 넓직한 버덩이 그립습니다.

아주까리 동백아 흐내지마라

산골의 큰 애기 떼난봉난다

 

동백꽃이 필라치면 한 겨울동안 방에 가처있든 처녀들이 하나 둘 나물을 나옵니다. 그러면 그들은 꾸미꾸미 외따른 곳에 한덩어리가 되어 쑥덕공론입니다. 혹은 저히끼리만 들을만치 낮윽낮윽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그 노래라는것이 대개 잘살고 못사는건 내분복이니버덩의 서방님이 그립다는 이런 의미의 장탄입니다. 우리가 바닷가에 외로히섰을때 바다넘어 저편에는 까닭없이 큰 기쁨이 있는덧싶고, 다스러운 애정이 자기를 기다리는것만 같아야 안타깝게도 대구 그립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산골의 안악네들은 넓은 버덩에는 그 무엇이 자기네를 기다리는것만 같하야 그렇게도 동경하야 마지 않는것입니다. 네가두 날만치나 생각을 한다면 거리거리 로중에 열녀비가 슨다.

교양이라는 놈과 인연이 먼만치 무뚝뚝한 그들에게는 예의가 알배 없읍니다. 우선 길을 가시다 구갈이 나시서든 우물두덩에서 물을 푸고 있는 안악네에게 물 한그릇을 청해 보십시요. 그는 고개도 돌려보는 법없이 물 한바가지 뚝 떠서 무심히 내댈것입니다. 그건 고만두고 물을 다 자신 뒤에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그 바가지를 도루 내놔보십시요. 역시 그는 아무대답도없이 바가지를 턱받아 제물만 푸기가 쉽습니다.

그렇다 하드라도 예의를 모르는 식충이라고 속단하서서는 도리어 봉변하시고 맙니다. 입에 붙은 인사치레로만 간실간실 살아가는 간배에 비한다면 무뚝뚝하고 냉담하야 보이는 그들과 우리는 정이 들기가쉬울겝니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떠주고, 먹고, 하는것은 의례히 또는 마땅히 있을 일, 그무에가 고맙겠는가, 하는 그 태도입니다.

그건세로이 남편이 먼길에서 돌아와 보십시요. 그래도 인사 한마디 탐탁히 없는 그들입니다. 이럽쎄, 저럽쎄, 하는 되우 늘어진 그들의 언어와, 굼뜬 그 동작을 종합하야 보시면 어쩌면 생의 권태를느낀 사람의 자타락으로 생각되기가 쉽습니다. 허나그런것이 아니라 도리어 생에 집착한 열정이 틀진 도량을 나이, 그것의 소치일지도 모릅니다. 일언이폐지하고 다음의 노래가 그걸 소상히 증명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네팔짜나 내팔짜나 잘먹구 잘입구 소라반자 미다지 각장장판 샛별같은 놋요강 온앙금침 잔모벼개에 깔구덮구 잠자기는 삶은 개다리 뒤틀리듯 뒤틀렸으니, 웅틀붕틀 멍석자리에 깊은 정이나 드리세-

 

병상영춘기

햇비츨 보는것은 실로 두려운 일이었다.

햇살이 퍼질 때이면 밤동안에 기피 잠재하엿든 모든 ㅊ욕이 현실로 향하야 활동하기 시작한다. 만일 자유를 일허 몸이 여기에 딸으지 못한다면 그건 참으로 우울한 일이다. 뼈가 저릴만치 또한 슬픈 일이엇다.

햇살!

두려운 햇살!

머리우까지 이불을 잡아 들쓰고는 암흑을 찻는다. 마는 두터운 이 이불로도 틈틈이 새여드는 광선은 어째볼 길이 업다. 두손으로 이불을 버쩍치올렷다가는 이번에는 벼개까지 얼러싸고 비여진 구멍을 꼭 여미어본다. 간밤에 몃번 몸을 추겨노앗든 도한으로 말미아마 퀴퀴한 냄새는 코를 찌른다. 감을랴고 감을랴고 무진히 애를 써보앗든 눈에는 수면대신의 눈물이 솟아오른다. 그뿐으로 눈꺼풀이 아물아물할때에는 그래도 필연 틈틈으로 광선이 새여드는 모양이다.

열뚱적은 빗도 비치려니와 우선 잠을 자야한다. 한밤동안을 멀거니 안저 새고난 몸이라 늘척지근한것이 마치 난타를 당한 사람의 늘어진 몸과도 갓다.

무엇보다도 건강에는 잠을 자야 할것이다. 잠이다 잠. 몸을 이쪽으로 돌려눕히고 네보란듯이 탐스럽게 코를 골아본다. 이러케 생코를 골다가 자칫하면 짜정 단잠이 되는 수도 업지 안타. 잠을 방해하는것은 흔히 머리에 얼킨 환상과 주위의 위협 그리고 등을 누르는 무거운 병마, 그놈이엇다. 이모든걸 한번 털어보고자 되도록 소리를 노피어 코를 골아본다.

그러나 에헤, 이건 다 뭐냐. 객적은 어린애의 즛이 아닐가. 아무리 코를 곤대도, 새벽물을 기러오는 물장사의 물재개 소리보다 더 노필 수는 업슬것이다.

누구에게 화를 내는것도 아니련만 눈을 뚝 부르뜨고 그리고 벌떡 일어나 안는다. 이불을 홱 제처던지는 서슬에 찬바람이 일며 땀에 물은 등어리에 소름이 쭉 끼친다. 기침을 쿨룩어리며 벽께로 향하고 안즌체

“뒤, 뒤”

이러케 기함한 음성으로 홀로 쑹얼거린다. 그러면 여페서 자고잇는 조카가 어느듯 그속을 알아채리고 박그로 나아가 얼른 편기를 들고 들어온다. 그우에 신문지를 깔고, 소독약을 뿌리고 하야 방한구석에 노아주며 “지금도 배 아프서요?”

“응!”

왜 이리 배가 아프냐. 줄대여 ㅆ는 설사에는 몸이 척척 휘인다. 어제는 나제 네번, 밤에 세번, 낮 밤으로 설사에 몸이 녹앗다. 지금 잠을 못잔다고 물장사를 탓할것도 아니다. 어쩌면 터지려는 설사를 참을랴고 애를써 이마에 진땀을 흘린것도 나뻣는지도 모른다.

아, 아, 너무도 단조로운 행사 어떠케 이 뒤를 안보고 사는 도리가 업슬가. 치루에 설사는 크게 금물이다. 그러나 종창의 고통보다는 매일 똑가튼 형식으로 치르지 안흐면 안될 단조로운 그 동작에 고만 울적하고 만다. 그러타고 마달수도 업는 일, 남의 일이나 해주는 듯이 찌르퉁이 뒤를 까고 안저서 “얘, 오늘 눈 오겟니?” 하고 입버릇가티 늘 하는 소리를 또 물어본다. 조카는 미다지를 열고 천기를 이윽히 뜨더본다. 삼촌에게 실망을 주지 안코자하야 자세히 눈의 모양을 차저보는것이나 요즘 일기는 너무도 조앗다.

“망할 날가트니 구름 한점업네-“

이러케 혼자서 쓸데없는 불평을 토하다가는

“오늘두 눈은안오겟서요” 하고 풀 죽은 대답이엇다.

눈이 나리는걸 바라보는것은 요즘 나의 유일한 기쁨이엇다. 눈이 나란다고 나의 마음에 별선소득이 잇슬것도 아니다.

눈이 나리면 다만 검은 자리가 히게되고, 마른땅에가 어름이 얼어부튼 그뿐이다. 요만한 변동이나마 자연에서 차자볼랴는 가냘푼 욕망임에 틀림업스리라.

이러케 기다리고 보니 눈도 제법 나려주질 안는다. 이제나 저제나하고, 이불속에 누어 눈만 멀뚱멀뚱 굴리고 잇는것이다. 아침나절에는 눈이 곳바루 나릴듯이 날이 흐려들다가도 슬그머니 벗겨지고 마는건 애타는 노릇이엿다.

이십여일전에 눈발좀 날리고는 그후에는 싹도업다.

날이 흐리기를 초조히 기다리며 미다지께를 뻔질 처다본다. 그러다 압집 용마루를 넘어 해는 어느듯 미다지에 퍼지고 만다. 제-기 왜 이리밝은가 빌어먹을 햇덩어리 깨지지도 안흘려나. 까닭업시 홀로 역정을 내다가도 불현듯 또 한걱정이 남아잇슴을 깨닷는다. 자고나면 낫을 씻는것이 사람들은 조흔 일이란다. 나도 팔을 것고는 대여아페가 쭈그리고 안지 안흘수 업다. 그리고 이손으로 물을 찍어다 이마에 부치고는 이생각이요 저손으로 콧등에 물을 찍어다 부치고는 저생각이다.

이리하야 세수 한번에 삼사십분, 잘못하면 한시간도 넘는다.

간신히 수건질을 하야 저리 던지고 이불속으로 꾸물꾸물 기어들려니

“아주 아침좀 잡숫고 누시지요” 하고 성급한 명령이다. 그래도 고역이 또 한가지 남은것이다. 밥이 참으로 먹고가 십지 안타. 마는 그러자면 못먹는 이유를 이리저리 둘러대야 할게니 귀찬타. 다시 뚱싯뚱싯 일어나 상전에다 턱을 바처놋는다. 조카는 이것 저것 내비위에 마즐듯 시픈 음식을 코미테다 꺼러대여 준다. 그러면 나는 저까락을 버처들고 집엄집엄 들어다는 입속에 너허 명색만으로라도 조반을 치르는것이다. 이러케 밥을 먹는것에까지 권태를 느끼게되면 사람은 족히 버렷다. 눈을 감고 움질움질 새김질을 하고잇다가 문듯 생각나는것이 잇서 문박게서 불을 피고잇는 형수에게

“오늘 편지 업서요?” 하고물어본다. 그도 그제서야 생각난듯이 아까 대문간에서 바더두엇든 엽서 몃장을 방안으로 드리민다. 조타, 반갑다. 편지를 밧는것은 말할수업시 반가운일이다. 하나씩 하나씩 정성스리 뒤적어린다.

연하장, 연하장, 원고독촉장. 아따 아무거라도 조타. 하얀 빈 종이가 날아왓대도 이때 나에게는 넉넉히행복을 갓다줄수 잇다. 밥 한술 떠너코는 다시 뒤저보고, 또한술 떠너코는 또한번 뒤저본다. 새해라고, 그러니 병을 고만알흐란다. 흐응, 실업슨 소리도 다 만코, 언제 해가 바뀌엇다고 나도 모르는새 해가 바뀌는 수도 잇는가. 공연스리 화를 내가지고 방한구석으로 엽서를 내동댕이 치고나니, 느린 식사에 몸은 이미 기진하고 말앗다.

식후 삼십분내치 한시간에 일시식 복용하라는 태전위산이다. 상에서 물러안자 한 너덧수깔 되는대로 너코는 황황히 히불속으로 파고 든다. 끄을꺽, 끄을꺽. 위산을 먹고는 시원스리 트림이 나와야 먹은 보람이 잇단다. 아니 나오는 트림을 우격다짐으로 끄을꺽, 끄을꺽. 이러케 애를 키다가는 이건 또 웬일인가, 갑작스리 아이구 배야. 아랫배를 쥐여뜻는복통으로 말미암아 이마에 진땀이 내솟는다. 냉수에 위산을 먹엇드니 아마도 기기에 체햇나부다. 아이고 배야, 배야. 다시 일어나 온탕에 영신환 십여개를 꾸겨너코는, 이번에는 이불속에서 가만히 업디려본다.

식후 직시로 이러케 눕는것도 결코 위생적이 못된다. 하나 아무래도 조타. 건강만으로 살수잇는 이몸이 아니니까-당장 햇빗만 안보면 된다. 나에게 나즌 큰 원수엿다. 정나지 되여오면 태양은 미다지으 전폭을 점령하야 들어온다. 망할놈의 태양. 쉴줄도 모르느냐. 미다지를 향하야 막을 가려치고 그리고 이불을 둘쓰고 눈을 감고 이러케 어둠으로 파고든다. 마는 비치란 그리 쉽사리 막히는것이 아니다. 눈꺼풀로 흐미한 광선을 느끼고는 입맛을 다시며 이마에 주름을 잡는다.

다시 따저보면 나는 넉넉지못한 조카에게 와 페를 끼치고 잇는 신세엿다. 늘 그 은혜를 감사하야야 할것이요 그아페 온순하여야 할것이다. 허나 나는 요즘으로 사람이 더욱 실혀젓다. 형수도, 조카도, 아무도 보고 십지가안타.

사람을 보면 발광한 개와가티, 그러케 험악한 성정을 갓게 되는 자신이 딱하엿다. 웃묵쪽으로 사람 하나 누을만침 터전을 남기고는 서방으로 뺑 돌리어 장막을 가려치고 말앗다.

이것이 혹은 그들을 불쾌하게 햇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은혜가 은혜이면 내가 실흔건 실흔것이다. 언제이나 주위에 압증을 느낄적이면 나는 이러케 막을 둘러치고 그속에 깔아노흔 이불로 들어가 은신하고 마는것이다. 이만하면 낫도 조코 밤도 조타.

눈에 비치는 형상은 임의로 하였거니와 귀로 드러오는 음향은 무얼로 마글것이냐. 이불을 끄러올려 두귀를 더퍼보나 그역 헷수고다. 모든 잡음은 얼골우로 역역히 들려오지안는가. 자동차소리 전차소리 외치는행상들의 목쉬인소리, 안집 아이들의 주책업시 지꺼리는 소리도 듯기 실커니와 서루 툭탁어리고 찍찍대는 여기에는 짜정 귀아파 못견이갯다. 허나 그것도 조타하자.

입에 칼날품은 소리로 “아니 여보, 오늘낼 오늘낼 밀어만 갈테요?” 하는 월수쟁이 노파의 악성에는 등줄기가 다 선뜩하다. 뻔질 이사를 다니기에 빗을 저노코 갑기가 쉽지안타.

물론 안갑는것이 아니라 못갑는다. 형수는 한참 훅닥끼다가 종당에는 넉넉지 못한 그구변으로 “돈이 업는걸 그럼 어떡해요?” 하고 그대로 빌붓는 애소였다.

“그러케 남의 빗이란 무서운거야-애햄! 애햄!”

이것은 주인 마누라의 비지먹다 걸린 목성이엇다. 그는 물론 이 뭘수에 알배잇는턱업다. 허나 월세 한달치를 못받는것에 잔뜩 품어두엇든 감정이 요런때 상대의 강점을 보아 슬그머니 머리를 드는것이다. 이러케 되면 형수는 두 악바리에게 여지업시 시달리고 섯다. 자기의 의견 한마디 버젓이 표현못하고 얼골이 벌거니 서 게실 형수를 생각하니 이불속에 틀어박은 나의 얼골마저 화끈 달고나는것이다.

아이고 귀야, 귀야, 귀야. 월수쟁이를 모조리 붙들어다 목을 비는수가 업슬런가, 아이고 참으로 듯기 실타, 허지만 아무래도 조타. 즈이들이 뜨더먹기박겐 더못하리니 음-음-음-신음소리를 노피어, 압위로 몰려드는 잡음에 구지 저항하련다. 하기야 몸이 아프지안흔것도 아니다. 여섯달동안이나 문밖출입을 못하고 한자리에 누어잇는 몸이매 야윌대로 야위엇다. 인제는 온 전신의 닷는 곳마다 쑤시고 아프다. 들어 누엇으면 기침이 폭발하고 그러타고 안짜니 치질이 괴롭다.

그러트라도 먹은것이 소화만 잘되어도 조켓다. 묵다란 죽을 한보시기쯤 먹고도 끌꺽 끌꺽하고 한종일 복기지 안는가. 이까진 명쯤에 그래 열이 벌컥올라서 그저께는 고기를사다가 부실한 창자에 함부로 꾸겨너헛다. 그리고 이제 하루를 일수설사로 줄대게에 몸이 착 까부러지고 말앗다. 아직도 그 여파로 속이 끌른다. 아랫배가 꼿꼿한것이 싸르를 아파들온다.

“재-약 좀-“

그러면 설사를 막는 산약과 함께 한그릇의 밀즙이 막틈으로 들어온다. 그걸 바다들고 그리 허둥지둥 먹지 안허도 조흐련만 성이가신 생각에 한숨에 훌쩍, 빈 그릇을 만들어서는 박그로 도루 내보낸다. 그리고 다시 자에에 누어 손으로 기침을 막아가며 공손히 잠을 청하야 본다. 우울할때 군찬을때 슬플때 아플때 다만 잠만이 신교한 결과를 가저 올수 잇스리라. 그러나 잠이란 좀체로 어더보기 어려운 권외사람의 행복일지도 모른다. 눈을멀뚱이 뜨고는 가장잠이나 자는듯시피 그애로 누어 잇는것이다.

저녁이 되어오면 모든병이 머리를 들기 시작한다.

시간을 보지 안허도 신열이 올라 오한으로 뼈끄치 쑤시어올때이면 그것은 틀림업는 저녁이다. 오한에는 도한이 딸흔다. 도한을 한번 쑤욱 흘리고 나면 몸은 풀이 죽는다. 삼복더위에 녹아부튼 엿가락갓기도 하고 양춘에 풀리는 잔설갓기도 하다. 이러케 근력을 일코 넉업시 느러저 잇노라면

“자근아버지-저녁다 ㄷ서요-“

조카가 막박게 와서 가만히 귀를 기우린다. 그는 항여나 나의 기분을 상할가하야 음성마다 주의를 겨을리하지 안엇다. 어쩌면 그는 삼촌숙부인 나를 격외의 괴물로 여겻는지도 모른다. 때때로 언짠흔 표정을 지어가지고 살금살금 나의 눈치를 살펴보고 하는것이다.

계집애니만치 잔상도 하려니와 요즘 나의병으로 인하야 그는 몃달 동안을 학교도 못갓다. 그리고 뒤를 바더내랴, 세수를 씻겨주랴, 탕약을 대려오랴, 이러케 남다른 적심으로 구구히 간호하야준다. 그의 성의만으로도 넉넉히 병이 나앗스련만 왜 이리 끄느냐. 나의 조카는 참으로 고맙다. 이병이 나으면 나는 그에게 무얼로 이은혜를 가플터인가. 가끔 이생각에 홀로 잠기다가도 급기야엔 너머도 무력한 자신을 쓸쓸히 냉소하야 던지지 안흘수 업는것이다. 그 대신에 나의 조카의 분부이면 그러케 안하여도 조흘수잇는 이유를 갓고라도 그대로 잠잠이 순종하고하는것이다. 이것이 그 은혜를 생각하는 나의 유일한 보답이겟다.

오한뒤의 밥맛이란 바루 모래 씹는 맛이엇다. 그러나 조카의 명령이라는 까닭만으로 꿈을꿈을 기어나오면 방한복판에 어느듯 저녁상이 덩그러케 노혀잇다.

밥을 먹는것은 진정으로 귀찬타. 어더케 안먹고 사는도리가 업는가. 이런 궁리를 하야가며 눈을 감고 안저서 꾸역 떠넛는다. 그러다 여플 돌아보면 조카는 나의 식사행동에 어이가 업섯슴인지 딱한시선으로 이윽히바라보고 잇섯다.

이러케하야 근근히 저녁을 때우고 권연하나를 피우고나면 이럭저럭 밤이 든다. 밤, 밤, 밤이 조타. 별이 존것도 아니요 달이 존것도 아니다.

그믐칠야의캄캄한밤 그것만이 소용된다. 자정으로 석점까지 그시간에야 비로소 원고를 쓸수 잇는것이 나의 버릇이엇다. 그때에는 주위의 모든것이 잠이 들어 잇다. 두 주먹외의 아무것도 업고, 게다 몸에 병들어 건강마자 일흔 나에게도 이시간만은 극히귀중한 나의 소유엿다. 자정을 넘어스며 비로소 정신을 어더 아직도 살아잇는 자신을 깨닷는다. 이만하며 원고를 써도 되젯지, 원고를 책상아페 끌어다 노코 강제로 펜을 들린다. 홀홀히 부탁을 밧고, 멋장 쓰다 두엇든 원고엿다. 한서너장 계속하야 쓰고 나면 두어깨가 아프로 휘여든다.

그리고 가슴속에 가, 힘업시 먼지가 끼인듯이 매캐하고 답답하야 들온다. 기침발작의 전조. 미리 예방하고자 펜을 가만히 노코 냉수를 마시어본다. 심호흡을 하야본다. 권연을 피어본다. 그러다 황망히 터저나오는 기침을 어쩔수 업서, 쿨룩어리다가는, 결국에는 그자에에 가루 느러지고만다. 어구머니 가슴이야, 이 가슴속에 무엇이 들엇는가. 날카로운 칼로 한번 뻐겨나볼는지.

몸이 아프면 아플수록 나느니 어머니의 생각. 하나 업기를 다행이다. 그는 당신이 나아노은 자식이 이토록 못생기게스리 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편히 잠드섯나. 만일에 나의 이꼴을 보신다면 응당그는 슬프려니. 하면 업기를 불행중 다행이다. 한숨을 휘, 돌리고 눈에 고엿든 눈물을 씻을때에는 기침에 욕을볼대로 다본 뒤엿다. 웅크리고 안저서 다시 권연에 불을 붓티자니 이게 웬일인가. 설사가 나올때도 되엇을텐데 입때 무사한것이 암만해도 수상적다.

변비가 된것이 아닐까. 아까에 설사막힌약을 먹은것이 몹씨후회가난다. 변비 변비 무서운변비. 치질에 변비는 극히위험하다. 치루로 말미암아 여섯달째 고생을 하야오는 나이니만치 만의하나를 염려안할수업고 종내는 하제 ‘락사토울’ 한알을 입에 너을때까지 마음이 노히지를 안는다. 이걸 먹엇으니 낼아침에는 설사가 터질것이다. 한번 터지면 줄대서 나올터인데 그럼 그담에는 무슨 약을 먹어야 올흘는지-

이러다 보니 시계는 석점이 훨걱 넘엇다. 눈알은 보송보송허니 잠 하나올듯 십지 안코. 머지안허 먼동이 틀것이다. 해가 뜰것이다.

그럼 낼 하루는 무얼로 보내는가?

탈출을 계획하는 옥중의 죄인와도가티 한껏 긴장이 되어 선후책을 강구한다.

밝는날 이땅에 퍼질 광선의 위협을 느끼며-

낼 하루를 무얼로 보내는가?

 

네가 봄이런가

나에게는 아츰이고 저녁이고 구별이 없는것이다. 왜냐면 나는 수면을 잃어버린지 이미 오랬다. 밤마다 뒤숭숭한 몽마의 조롱을 받는걸로 그날그날의 잠을때인다.

그러나 이나마 내가 마대서는 아니되리라. 제때가 돌아오면 굴복한 죄인과도같이 가만히 쓰러저서 처분만 기다린다.

이렇게 멀뚱히 누어 있노라니 이불속으로 간얄픈 콧노래가 낮윽낮윽 흘러든다. 노래란 가끔 과거의 미적 정서를 재현시키는, 극히 행복스런 추억이 될수 잇다. 귀가 번쩍띄이어 나는 골독히 경청한다. 그러나 어느듯 지난날의 건강이 불시로 그리워을 깨닫는다. 머리까지 뒤여쓴 이불을 주먹으로 차던지며

“지금 몇시냐?” 하고 몸을 이르킨다.

“열점 사십분이야요-“

그러면 나는 세시간 동안이나 잠과 씨름을 하였는가, 이마의 진땀을 씻으며 속의 울분을 한숨으로 꺼본다. 그리고 벽을 향하야 눈을 감고는 덤덤이 앉어 있다.

“가슴이 아프셔요?”

“응-” 하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나의 조카는 모랫만에 얼골의 화색이 보인다. 고대 들려온 콧노래도, 아마도, 그의 기쁨인양 싶다. 웬일인가고 어리둥절하야 아하, 오늘이 슬이구나, 슬, 슬, 슬은 어릴적의 모든 기쁨을 가저온다. 나도 가슴 속에서 제법 들먹어리는 무엇이 있는듯 싶다. 오늘은 슬이라는 그것만으로 나의 생활에 변동이 있을듯 싶다.

조카가 먹여주는대로 눈을 감고 앉어서 그럭저럭 아츰을 치른다. 슬, 슬은 새해의 첫날이다. 지금 나에게는 새것이라는 그것이 여간 큰 매력을 갖지 않었다. 새것, 새것이 좋다.

새정신이 반뜩 미다지를 활짝 열어제친다. 안집 어린애들의 울긋불긋한 호사가 좋다. 세배주에 공으로 창취한 그 잡담도 좋다. 사람뿐만 아니라, 날세조차 새로워진것 같다. 어제 나렸든 백설은 흔적도 없다. 앞집 첨하끝에는 물끼만이 지르르 흘러있다. 때때로 뺨을 지내는 미적이 곱기도 하다. 그런데 이 향기는, 분명히 이 향기는, 그러다, 나는 고만 가슴이 덜컥 나려앉고 만다.

나긋나긋한 이 향기는 분명히 봄의회포려니 손을 꼽아 내가 기다리든 그봄이려니 그리고 나는 아즉도 이병석을 걷지 못하였다. 갑작스리 치미는, 울적한 심사를 어째볼 길이 없어, 장막을 가려치고 이불속으로 꿈실꿈실 기어든다. 아무것도 보고 싶지가 않다. 나는 홀로 어둠속에 이러케 들어앉어 아무것도 안보리라. 이를 악물고 한평생의 햇빛과 굳게 작별한다.

그러나 동무가 찾아 와 부를 때에는 안일어날 수도 없는것이다. 다시 꿈을꿈을 기어나오면 그새 하루는 다 가고, 전등까지 불이 켜졌다. 나는 고개를 털어트리고 묵묵히 앉어 있다. 참으로 나는 이 동무를 처다볼만한 면목이 없다.

그는 나를 일어나켜 주고서, 그의 가진바 모든 혈성을 다하였다. 그리고 있다금식 이렇게 디려다보는것이다. 아, 아, 이놈의 병이 왜이리 끄느냐. 좀체로 나가는가 싶지 않으매, 그의 속인들 오작이나 답답한 것인가-

그는 오늘도 찌뿌둥한 나의 얼골을 보고 실망한 모양이다. 딱한 낯으로 이윽히 나를 바라보다.

“올에는 철수가 한달이나 일느군요-“

그리고 그 말이 봄 오길 그렇게 기다리드니 어떻게 되었느냐고, 오늘은 완전히 봄인데

“어떻게 좀 나가보실 생각이 없읍니까”

여기에 나는 무에라고 대답하여야 옭겠는가. 쓴 입맛만 다시고 우두커니 앉었다 겨우 입을 연것이

“나는 나갈려는대 내보내줘야지요-” 하고, 불현듯 내솟느니 눈물이다.

 


(3부) 편지, 일기

 

강로향전

 

날이 차차 더워집니다. 더워질사록 저는 저 시골이 무한그립습니다. 물소리 들리고 온갓새 지저귀는 저 시골이 그립습니다. 욱어지 녹음에 번듯이 누어 한적한 매미의노래를 귀담어들으며 먼 푸룬하늘을 이윽이 바라볼때 저는 가끔 시인이 됩니다.

아마 이우 더큰 행복은 다시없겠지요. 강형도 한번 시험해보십시요. 그런데 여기에 하나 주의할것은 창공을 바라보되 님을 대하듯 경건이 할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유다른 행복과 그 무었인가 알수없는 커다란진리를 깨다르실것입니다.

 

사월이일저녁, 영도사에서

 

 

 

박태원전

 

날사이 안녕하십니가.

박형! 혹시 요즘 우울하시지 않으십니가. 조선일보사앞에서 뵈었을때 형은 마치 딱한생각을 하는 사람의 풍모이었읍니다. 물론 저의 어리석은 생각에 지나지 않을게나 만에 일이라도 그럴리가 없기를 바랍니다.

제가 생각컨대 형은 그렇게 크게 우울하실필요는 없을듯싶습니다. 만일 저에게 형이 지니신 그것과같이 재질이 있고 명망이 있고 전도가 있고 그리고 건강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일는지요. 오뉴월호에서 형의 창작을 못봄은 너머나 섭섭한일입니다. ‘거리’ ‘악마’ 의 그다음을 기다립니다.

 

김유정 재배

 

 

 

문단에 올리는 말슴

 

평상 간결핵으로 무수히 신음하옵다가 이즈막에는 객증 치까지 병발하야 장근 넉달동안을 기거불능으로 중도되어 있아온바 원래 변변치못하야 호구지방에 생소한 저의 일이오라 병고 간군 양난에 몰리어 세궁역진한 폐구로 간두에서 진퇴가 아득하옵더니 천행히도 여러선생님의 돈후하신 하념과 및 벗들의 역성이 있어 내생의 길을 얻었압거늘 그은혜 무얼로 다말슴 드리올지 감사무지에 황송한 마음 이를데없아와 금후로는 명심불망하옵고 다시 앓지 않기로 하겠아오니 이렇게 문단을 불안스리 만들고 가외 여러 선생님께 심려를 시키어드린 저의 죄고를 해용하야 주시기 복망복망 하옵나이다.

 

병자 시월삼십일일 김유정 재배

 

 

 

병상의 생각

 

사람!

사람!

그 사람이 무엇인지 알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내가 모르고, 나의 누구임을 당신이 모르는 이것이 혹은 마땅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나와 당신이 언제 보았다고, 언제 정이 들었다고 감히 안다 아겠읍니까. 그러면 내가 다인을 한개의 우상으로 숭배하고, 그리고 나의 모든 채색으로 당신을 분식하였든 이것이 또한 무리 아닌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물론 나의 속단입니다. 허나 하여간 이런 결론을 얻은걸로 처 두겠읍니다.

나는 당신을 진실로 무릅니다. 그러기에 일면식도 없는 당신에게, 내가 대담히 편지를 하였고, 매일과가치 그회답이 오기를 충성으로 기다리뎠든 것입니다. 다 나의 편지가 당신에게 가서 얼만한 대접을 받는가, 얼마큼 이해될수 있는가, 거기 관하야 일적 괘념하야 본일이 없었읍니다. 그러던차 당신에게서 편지를 보내시는 이유가 나변에 있으리요.

이런 질문이 왔을때 나는 눈알을 커다랗게 뜨지 않을수 없었읍니다. 당장에 나는 당신의 누구임을 선뜻 본듯도 싶었읍니다.

우리는 사물을 개념할때 하나로 열을 추리하는 것이 곧 우리의 버릇입니다.

예전우리의 선배가 그러하였고 또 오늘 우리와같이 살고있는 모든 사람이 그러합니다. 내가 그 질문으로 하여금 당신의 모형을 떠 온것이 결코 그리 콘 잘못은 아닐겝니다.

나는 당신을 실로 본듯도 아였읍니다. 나의 편지 수통에 간신히 (그 이유가 나변에 있으리요) 이것이 즉 당신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배후의 영리하신 당신의 지혜를 보았읍니다. 당신은 나에게서 연모라는 말을 듣고싶었고, 겸하야 거기 ㄸ으는 당신의 절대가치를 행사하고 싶었든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요구에서 좀 먼 거리에 있는 자신을 보았읍니다. 우울할때, 고적할때, 혹은 슬플때 나는 가끔 친한 동무에게, 나를 이해하야줄수 있는 동무에게 편지를 씀니다. 허나 그것은 동성끼리의 거래가 아니냐고 탄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나는 몸이 아플때, 저 황천으로 가신 어머님이 참으로 그리워집니다. 이건 무얼로 대답하시렵니까. 그럼 여기에 또한가지 좋은 실례가 있읍니다. 우리는 맘이 울적할제 벙싯벙싯 웃기는 옆집 애기를 가만히 디려다 보다가는 저마저 방싯하고 맙니다. 이것은 어쩐 이유겠읍니까.

다시 생각하면 우리가 서루서루 가까히 밀접하노라 앨쓰는 이것이 또는 그런 열정을 필연적으로 갖게되는 이것이 혹은 참다운 인생일지도 모릅니다. 동시에 궁박한 우리생활을 위하야 이제 남은 단 한길이 여기에 열려있음을 조만간 알듯도 싶습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 머리우에 늘려있는 복잡안 천체, 그것이 제각기 그 인력에 견연되어 원만히 운용되어 갈수 있는것에 흡사하다 할는지요.

그렇다면 이 기능을 실지 발휘하는것로, 언어를 실어가는 편지의 사명이라 하겠읍니다. 그러나 그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이것이 나의 번뜻은 아니로되, 다만 당신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로 단출히 연보한다 하였읍니다. 그리고 그때 갑작스리 공중으로 멸아문길식이나 치올려뜨신 당신의 태도를 보았읍니다. 나는 또 다시 눈알이 커다랗게 디굴려지지 않을수 없었읍니다. 여성이란 자기자신이 남에게 지극히 연모되어 있음을 비로소 느꼈을때, 어쩌면 그렇게 무작정 올라만 가려는가고 부질없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 하나를 보는걸로 모든 여성을 그 틀에 규정하여서는 안될것입니다. 이것이 물론 당신에게 넉히 실레가 될겝니다. 마는 나는 서슴지 않고 당신을 이렇게 생각하야 보았습니다.

 

 

-근대식으로 제작되어진 한덩어리의 예술품-

 

왜 내가 당신을 하필 예술품에 비하녔는가, 그 까닭을 아시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마는 여기에 별반 큰 이유가 있을것도 아닙니다.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든 그 동기를 따저보면 내가 작품을 쓸때의 그 동기와 조금도 다름이없읍니다. 만일 그때 그편지를 않썼드라면 혹은 작품 하나를 더 갖게 되였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지 당신에게 잘 소통되지 않을겝니다. 그렇다면 따로히 얼른 이해하기 쉬운 이유를 드는것이 옳은듯 싶습니다.

연애는 예술이라든 당신의 그 말슴, 연애로 하야금 인류 상호결합의 근본윤리로 내보인 나의 고백을 불순하다 하였고 더 나아가 연애는 연애를 위한 연애로 하되 항여나 다른 부조건이 ㄸ아서는 안되리라 그 말슴이 더 큰 이유가 될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당신의 이 말슴을 듣고 전후 종합하야 문득 생가나는 무엇이 있었읍니다. 현재 우리사회의 일부를점령하고 있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 즉 그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에 없는 일을 나의 생각만으로 부합시킨것이 아닐듯 싶습니다. 실지에 있어, 그들과 당신은 똑 가치 유복한 환경에서 똑같은 궤도를 밟아 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쪽이 저쪽의 비위를 마처가며 기생되어 가는 경우도 없지는 않으나. 당신은 학교에서 수학을 배웠고, 그리고 공학, 철학등 모든 것을 충분히 배운 사람의 하나입니다. 다시 말하면 놀라울만치 발달된 근대과학의 모든 혜택을 골고루 즐겨오는 그 사람들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근대과학을 위하야 그 앞에 나아가 친히 예하야, 참으로 친히 예하야 그 영예를 감하치 않어서는 않될겝니다. 왜냐면 과학이란 그 시대, 그 사회에 있어 가급적 진리에 가까운 지식을 추출하야 써 우리의 생활로 하야금 광명으로 유도하는 곳에 그 사명이 있을것입니다.

나는 여기에서 또 하나 생각지 않을수 없게 됩니다. 그럼 근대과학이 우리들으 생활과 얼마나 친근하였든가, 이것입니다. 이 대답으로 나는 몇가지의 예를 들어 만족할 밖에 없읍니다.

근대과학은 참으로 놀라울만치 발달되어 갑니다. 그들은 천문대를 세워놓고, 우리가 눈앞에서 콩알을 고르듯이 천체를 뒤저봅니다. 일생을 받처 눈코 뜰새없이 지질학을 연구합니다. 천풍으로 타고난 사람의 티를, 혹은 콧날을 임으로 느리고 주립니다. 근강한 혈색을 창백히 만들고서 조석을 피하고 앨 키웁니다. 찌저깨비로 사람을 만들어 써먹노라 괜스리 속을 태웁니다. 소리없이 공중으로 떠보고저하야 그 실험에 떨어저 죽습니다. 두더지가치 산을 파고 들어가 금을 뜯어내다가 몇십명이 그속에 없는듯이 묻힙니다. 물속으로 쫓아가 군함을 깨트리고 광선으로 사람을 녹이고, 공중에서 염병을 뿌리고 참으로 근대과학은 놀라울만치 발달되어 있읍니다.

이러한 고급지식이 우리 생활의 어느 모로 공헌되어 있는가, 당신은 이걸 아십니까. 내가 설명하지 않어도 당신은 얼뜬 그걸 이해하여야 될겝니다. 과학자 자신, 그들에게 불만을 묻는다면 그 대답이 취미의 자유를 말할게고, 더 이어 과학에있어 연구대상은 언제나, 그들의 취미여하에 의하야 취택할 수 있다

할겝니다. 다시 말하면 과학을 위한 과학의 절대승을 해설하기에 그들은 너머도 평범한 태도를 취할겝니다.

과학에서 얻은 진리를 리지권내에서 감정권내로 옮기게, 그걸 대중에게 전달하는것이 예술이라면 그럼 우리는 근대 과학에 기초를 둔 소위 근대예술이 그 무엇인가를 얼른 알것입니다. 예술, 하여도 내가 종사하야 있는 그 일부분, 문학에 관하야 보는것이 편할듯 싶습니다. 우선 꽤많이 물의되어 있는 신심리주의문학부터 캐여 보기로 하겠읍니다.

예술의 생명을 잃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간판으로 되어 있는것이 그 형식, 즉 기교입니다. 마는 오늘 그들의 기교한 어느 정도까지 모든 가능을 보이고 있읍니다. 여기에서 그들이 더 나갈 길은 당연히 괴벽하야진 그취미와 병행해야 예전보다도 조곰 더 악화된 지엽적 탈선입니다. 그들은 괴망히도 치밀한 묘사법으로 인간심리를 내공하야, 이내 산사람으로 하여금 유령을 만들어 놓는걸로 그들의 자랑을 삼습니다. 이유파의 태두로 지칭되어 있는 쩨임스쪼이스의 ‘율리시즈’를 한번 읽어보면 넉넉히 알수 있을겝니다. 우리가 그에게 새롭다는 존호를 붙이어 대우는 하였으나, 다시 뜯어보면 그는 고작 졸라의 부속품에 더 지나지 않음을 알것입니다. 졸라의 걸작인 ‘나나’는 우리를 재웠고, 그리고 쪼이스의 대표작, ‘율리시즈’는 우리로 하여금 하품을 연발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그는 졸라와 같은 흉기로 한 과오를 양면에서 범하고 있는것입니다.

어느 누구는 예술의 목적이 전달에 있는가, 표현에 있는가, 고장히 비슷한 낯을 하는이도 있읍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이 먹기위하야 사는가, 살기 위하야 먹는가, 하는 이 우문에 지나지 안습니다. 표현이란 원래 전달을 전제로 하고야 비로소 그 생명이 있을겝니다. 다시 말하면 그결과에 있어 전달을 예상하고 계략하야 가는 그 과정이 즉 표현입니다.

그러난 오늘 문학의 표현이란 얼마나 오용되어 있는가, 를 내가 압니다. 그들이 갖는 노력을 경주한 치밀한 그묘사가 얼뜬 보기에 주문의 명세서나 혹은 심리학 강의, 좀 대접하야 육법전서의 조문해석같은 지루한 그 문짜만으로도 넉히 알수있으리다. 예술이란 자연의 복사만도 아니려니와 또한 자연의 복사란 그리쉽사리 되는것도 아닙니다. 그렇게도 사실적인 사진기로도 그 완벽 을 기치 못하겠거늘, 하물며 어떼떼의 문짜로 우리인간의 복사란 너머도 심한 농담인듯 싶습니다.

좀더 심악한건 예술을 위한 예술을 표방하고 함부루 내닿는 작가입니다. 이것은 바루 당신의 연애를 위한 연애를 위한 연애와 조곰도 다를 곳 없는것이니 길게 설명하지 않어도 좋을겝니다. 그들은 썩 호의로 보아 중학생의 일기문같은 작문을 내여놓고, 그리고 예술지상주의의 미명으로 그걸 알뜰이 미봉하려드는 여기에는 실로 웃지 못할것이 있을줄 압니다. 그들의생각에는 묘사의 대상여하를 물론하고, 또는 수법의 방식여하를 물론하고, 오로지 극도로 뻗인 치밀한 기록이면 기록일스록 더욱더 거기에 문학적 가치가 있는것입니다.

이것은 그 작품이 예술이라기보다는 먼저 그 자신이 정말 예술가가 아님을 말하는 것에 더 나오지 못합니다. 마치 그 연애가 사랑이 아니라기보다는 먼저 당신자신이 완전한 사람이 아니것과 비등할겝니다. 당신이 화려한 그화장과 고급적인 그 교양을 남에게 자랑할때 그들은 자기의 작품이 얼마나 예술적인가, 다시 말하면 인류생활과 얼마나 먼 거리에 있는가를 남에게 자랑하고 있는것입니다. 그결과는 애매한 코날을 잡아 늘리기도 하고, 또는 사람대신의 기게가 작품을 쓰기도하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예술가적 열정이 적으면 적을수록 좀더 높은 가치의 예술미를 갖게 되는것입니다.

예술가에게는 예술가다운 감흥이 있고 그감흥은 표현을 목적하고 설레는 열정이 ㄸ읍니다. 이 열정의 도가 강하면 강할스록 그비레로 전달이 완숙하야 가는것입니다. 그리고 예술이란 그전달정도와 범위에 ㄸ아 그 가치가 평가되어야 할겝니다.

기게에는 절대로 예술이 자리를 잡는 법이 없읍니다. 예술가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두드려 만들수가 없다는 말이 혹은 이를 두고 이름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모든 구실이 다하였을때 마즈막으로 새롭다는 문자를 번적 들고 나옵니다. 그러나 그의미가 무엇인지, 그들의 설명만으로는 도저히 이해키가 어렵습니다. 새롭다는 문짜는 다만 시간과 공간의 전환만에 그칠것이 아니라, 좀 더 나아가 우리 인류사회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가져오는데 그 의미를 두어야 할것입니다. 얼른 말하면 쪼이스의 ‘율리시스’보다는, 저, 봉근시대의 소산이던 홍길동전이 훨적 뛰어나게 예술적 가치를 띠이고 있는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여기에서 오늘의 예술이라는것이 무엇인가, 를 자세치는 않으나마 얼추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따라 당신의 연애는 예술이라니, 혹은 연애는 결코 불순하지 말지로되 다만 연애를 위한 연애로 하라니, 하든 그 말이 어디다 근저를 두고 나오나 사랑인가도 대충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겸하야 근대예술이 기계의 소산인 동시에, 당신이라는 그 인물이 또한 기계로 빚어진 한 덩어리의 고기임을 충분히 알리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식으로 제작도어진 한덩어리의 예술품-

내가 이렇게 당신을 불렀든것도 얼마쯤 당신을 대접하야 있는걸 알아야 될겝니다. 당신은 행복인듯 싶이 불행한, 참으로 불행한 사람의 하나입니다.

자기의 불행을 모르고 속없이 주짜만 뽑는 사람을 보는이만치 더 딱한 일은 없을듯 합니다. 육됴풍월에 날 새는줄 모르는 그들과 한가지로, 요지경 바람에 해 지는줄 모르는 당신입니다.

당신에게는 생명이 전혀 없읍니다. 그 몸에서 화장과 의장, 혹은 장신구를 벗겨내고 보면 거기에 남는것은 벌건, 다만 벌건, 그렇고도 먹지 못하는 한 육괴에 더 되지 않을겝니다. 그러나 재삼숙고하야 볼진댄 당신은 슬퍼할것이 없을듯 싶습니다. 웨냐면 당신의 완전한 사람이 되고 못되고는 앞으로 당신이 가질 그 노력여하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순전히 어지러운 난장판일줄 압니다. 마는 불행중에도 행이랄가, 한쪽에서는 참다라운 인생을 탐구하기 위하야 자기의 몸까지도 내여버리는 아름다운 히생이 쌓여감을 우리가 봅니다. 이런 시험이 도처에 대두되어 가는 오늘날, 우리가 처할 길은 우리 머리속에 틀지어 있는 그 선입관부터 우선 두드려내야 할것입니다.그리고나서 새로히 눈을 떠, 새로운 방법으로 사물을 대하여야 할것입니다.

그러나 그새로운 방법이란 무엇인지 나역 분명히 모릅니다. 다만 사랑에서 출발한 그무엇이라는 막연한 개념이 있을뿐입니다. 사랑, 하면 우리는 부질없이 예수를 연상하고, 또는 석가여래를 곳잘 들추어냅니다. 허나 그것은 사라의 일부발현은 될지언정 사랑 거기에 대한 설명은 되지 못할겝니다.

그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는 전혀 알길이 없읍니다. 우리가 보았다는 그것은 결국 그 일부일부의, 극히 조꼬만 그일부의 작용밖에는 없읍니다. 그리고 다만 한가지 믿어지는것은 사랑이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있어, 좀더 많은 대중을 우의적으로 한끈에 뀔수있으면 있을수록 거기에 좀더위대한 생명을 갖게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최고이상은 그 위대한 사랑에 있는것을 압니다. 한동안 그렇게도 소란히 판을 잡았든 개인주의는 니체의 초인설 마르사스의 인구론과 더부러 머지 않어 암장될 날이 올겝니다. 그보다는 크로보토킨의 상호부조론이나 맑스의 자본론이 훨신 새로운 운명을 띠이고 있는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는 여자에게 염서아닌 엽서를 쓸수가 있고, 당신은 응당 그 편지를 받을 권리조차 있는것입니다. 나의 머리에는 천품으로 뿌리깊은 고질이 백여 있읍니다. 그것은 사람을 대할적마다 우울하야지는 그래 사람을 피할려는 엽인증입니다. 그 고질을 손수 고처보고저 판을 걷고 나슨것이 곧 현재의 나의 생활이요, 또는 허황된 금점에서 문학으로 길을 바꾼것도 그 이유가 여기에 있을것입니다. 내가 문학을 함은 내가 밥을 먹고, 산뽀를 하고, 하는 그 일용생활과 같은 동기요, 같은 행동입니다. 말을 바꾸어보면 나에게 있어 문학이란 나의 생활의 한 과정입니다.

그러면 내가 만일에 당신에게 편지를 안ㅆ더라면 그 시간에 몇편의 작품이 생겼으리라든 그 말이 뭣인가도 충분히 아실줄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당신을 없우이여긴 기억은 없읍니다. 만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건 당신을 위하야 슬픈 일임에 틀림없을겝니다. 나는 다만 그 위대한 사랑이 내포되지 못하는 한, 오늘의 예술이 바루 길을 들수 없고, 당신이 그걸 모르는 한, 당신은 그 완전한 사랑을 이내 모르고 말리라는 그것에 지나지 않을겝니다.

그럼 그 위대한 사랑이란 무엇일가. 이것을 바루 찾고 못찾고에 우리 전 인류의 여망이 달려있음을 우리가 잘 보았읍니다.

 

 

 

필승전

 

필승아.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가 못하다.

밤에는 불안증으로 하여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그리고 맹열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는 안되겠다. 달리 도리를 채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 일으키기 어렵겠다.

 

필승아.

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병마와 최후 담판이다. 흥패가 이 고비에 달려 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나에게는 돈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 돈이 없는 것이다.

 

필승아.

내가 돈 백원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동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네가 좀 조력하여 주기 바란다. 또다시 탐정소설을 번역하여 보고 싶다.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이다. 허니 네가 보던 중 아주 대중화되고 흥미 있는 걸로 한둬 권 보내 주기 바란다. 그러면 내 오십일 이내로 번역해서 너의 손으로 가게 하여 주마. 허거든 네가 극력주선하여 돈으로 바꿔서 보내다오.

 

필승아.

물론 이것이 무리임을 잘 안다. 무리를 하면 병을 더친다. 그러나 그 병을 위하여 엎집이 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의 몸이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삼십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군을 들여, 살모사 구렁이를 십여뭇 먹어 보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궁둥이가 쏙쏙구리 돈을 잡아 먹는다. 돈, 돈, 슬픈 일이다.

 

필승아.

나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맞닥드렸다. 나로하여금 너의 팔에 의지하여 광명을 찾게 하여다우.

나는 요즘 가끔 울고 누워 있다. 모두가 답답한 사정이다. 반가운 소식 전해다우. 기다리마.

 

삼월 십팔일 김유정으로부터

 

 

 

일기

아아, 나는 영광이다. 영광이다. 오늘 학교에서 ‘호강나게’를 하며 신체를 단련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호강이 나의 가슴 위에 와서 떨어졌다.

잠깐 아찔했다. 그러나 그것뿐으로 나는 쇳덩이로 가슴을 맞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안했다. 나의 몸은 아버님의 피요, 어머님의 살이요, 우리 조상의 뼈다. 나는 건강하다. 호강으로 가슴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다. 아아, 영광이다. 영광이다.

 


(4부) 설문, 좌담, 기타

설문

새로운 문학의 목표

새로운 문학은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가

우리의 정조

 

이 시대의 풍상을 족히 그리되 혈맥이 통하야 제물로는 능히기동할수있는 그런성격을 착천하는곳에 우리의 숙제가 놓여있는듯도 하오니 위선 그 무엇보다도 우리의 정조와 교배할지니 제일아즉 품불족이라면 그 전통으로 하여금 망신을 시키기에 수유의주저이나마 지닐수 있을만치 고만치라도 예의를 찾는 것이 곧 우리의 급무라 하겠나이다.

 

신인의 직언

1. 무슨현상에 당선된적이 있읍니까?

2. 그때의감성은?

3. 그후 자기작품의 소신은 어떠했나?

1. 재작년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입선한일이 있었읍니다.

2. 상금을 다다리 한번식주었으면 참으로 좋겠다고 생각했읍니다.

3. 졸작에 관하야는 한평생 자신을 가저보지 못하고 죽을듯 싶습니다. 하나를 쓰고나서 속을 조리고 둘을쓰고나서 애를 키웁니다.

 

문화문답

1. 조선문화에 관한 서적을 몇 권이나 가지섰읍니까?

2. 조선고적지중 가보신곳?

3. 세계역사상. 어느시대. 어느민족의 문화가 훌륭하다보십니까?

4. 조선에 새문화를 건설할방법은?

1. 별루 없읍니다.

2. 개성 선죽교가, 기억에떠오릅니다.

3. 아즉은 없었는듯합니다. 허나 앞으로 장차 노서아에 우리 인류를 위하야 크게 공헌될바 훌륭한문화가 건설되리라 생각합니다.

4. 도금식허식을 버서나 건실한 방법을 취해야겠지요.

 

취미문답

1. 실내를 어떻게 장식하셨읍니까.

2. 화초분은 무엇을두셨읍니까.

3. 오락은 무엇입니까.

4. 한달에 영화구경 몇번이나가십니까.

5. 무슨 게코-드를 좋아하십니까.

1. 장마통에 스며든 빗물이 환을 친데다가 요즘에는 거미줄이 선까지둘렀읍니다.

2. 개나리, 목단.

3. 권연피는것.

4. 명화가 나와야 어쩌다 한번 갑니다.

6. 육자배기 같은건 자다 들어도 싫지 않습니다.

 

도세문답

1. 무엇으로 처세훈을 삼으십니까.

2. 돈모으실생각은 없으십니까.

3. 생사를 가치할만한 친구가 있읍니까.

4. 선생은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가시렵니까.

5. 아주조선을 떠나고싶지는 아니합니까.

1. 자신에게 늘 이르되 다 살고 나서 부끄럼이 없으리고.

2. 별루 없읍니다.

3. 친한 친구가 있지요.

4. 글세요 생각은 간절합니다마는 암만해도 결핵균외의 남을것이

없는듯합니다.

5. 한시간에도 몇번을 떠났다 되돌아스고 또 떠나고 이럽니다.

 

생활문답

1. 현상적결혼의 상대이성은 어떤이입니까.

2.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습니까.

3. 토산으로만든 조선옷을입으십니까.

4. 조반은 어떻게잡수십니까.

1. 한번보지않으면 알수 없읍니다. 처방서와는질이 좀다르니까요.

2. 울지않도록 가르치고 싶습니다. 궁상을떠는것도 운다하드군요.

3. 네 일상 조선옷을 입습니다.

4. 오늘아츰은 밥을 먹었읍니다. 내일아츰에는 옆집에서 죽을갖다주기로 되어있읍니다.

 

유모아문답

1. 만일선생에게 백만원이 생긴다면?

2. 전영황제의 태도는가호부호?

3. 만일선생에게 기선일척이 생긴다면?

4. 만일종로네거리가 선생의사유지라면?

5. 죽어서 다시무엇으로 태어나시랴오?

6. 삼일간천지가 캄카해진다면?

7. 인체중에 한가지를 더가지신다면 무엇을 원하십니까?

 

1. 우선친구모아 술한잔먹고 그담계획은 깬다음에 조리하겠읍니다.

2. 그는 황제같지가 않습니다. 다만 사람같습니다.

3. ‘지중행의 괴화’를 구경하러 떠나겠읍니다. ‘지중해의 괴화’란 어느친구가 방금 계획중인 장편소설의 제목입니다.

4. 자동차, 전차, 자전차, 마차 등의통행을 금지하겠읍니다.

5. 그건 악담이 되기쉽습니다.

6. 등불을 켜들고 산보를 다니겠읍니다.

7. 폐를 한너덧개 더갖고 십습니다.

 

심경설문

1. 삼년전삼월에 선생은 어느곳에서 무엇을 하셨읍니까?

2. 삼월에잊지못할일은 없으십니까?

3. 눈오는겨울과 비오는 봄밤을 선생은 어떻게지내십니까?

4. 무슨꽃을 좋아하십니까?

5. 매란국죽중에 어느것이 선생의맘과같다 생각하십니까?

 

1. 예산사지에서 금광에 골몰하고 있었읍니다.

2. 왜요, 많습니다. 수없이 많으니 무엇부터 아뢰오리까.

3. 목단도 좋고, 개나리도 좋고 옥잠화도 좋고.

5. 그건 참모르겠읍니다.

 

유모어설문

1. 애인이 떠날때 상반신의 한 부분을 떼여두고간다면 무엇을 요구하겠읍니까?

2. 연애는 할것입니까? 안할것입니까?

3. 여자나동생이 만일자유연애를 하는때 어떻게하겠읍니까?

4. 사랑하는안해가있는데 아름다운여성이 연애를하자면 어떻게하시렵니까?

5. 절해고도에서 친우두사람이 단 하나의 이성을 만나다면 어떻게하시렵니까?

 

1. 그까진 한쪽 뭣에다 씁니까, 가치 ㄸ아가겠읍니다.

2. 해서 좋을사람은 하는게좋겠지요. 그리고 안해마땅할분은 안하는게 좋겠읍니다.

3. 저 좋을대로 하라지요.

4. 처분이나 바랬지, 낸들 어떡허랍니까.

5. 하나 더 생길때까지 기다릴까요

 

독서설문

1. 조선문단의문학서중에서 감명깊게읽으신것.

2. 외국문학중 감명깊게잃으신것.

3. 한달에 독서하시는 혈수.

4. 장서중의 보배는 무엇입니까.

 

1. 홍길동전.

2. 제임스 죠이스의 ‘율리시스’

3. 대중이없읍니다. 망녕이나면 한삼천여혈, 또망녕이나면 한혈 없읍니다.

4. 더러 있든걸 돈으로 바꾸었읍니다.

 

인생설문

1. 요즘일상생활중 보고드르신것중에 감명된것 하나.

2. 누구를위하야 사신다고 생각하십니까?

3. 삶의기쁨을 통절히느낀것은어떤때입니까?

4. 중병이나빈곤의불행에서 더든 귀하신 체험은 무었입니까?

5. 건강, 명예, 금전중 어느것이 더좋을가요?

 

1. 요즘 모르는 분에게서 멀리편지가 날아왔읍니다. 너에게는 앞날에복이 있을것이니 아예병구를 슬퍼말라구요. 고맙다고 눈물이 났읍니다.

2. 당분간 저를 위하야 살기로 하였읍니다.

3. 별루 없겠지요.

4. 세상은 참으로 개명하였다고 생각햇읍니다. 모두들 또릿 또릿하고 영리합니다.

5. 건강이 좋습니다.

 

공상설문

1. 다시공부를 하신다면 어느학문을 하시겠읍니까?

2. 여자(남자)가 되섰다면 무엇부터 하시겠읍니까?

3. 여행중에 봉변한일은 없읍니까?

4. 영주지를 택한다면 남쪽? 북쪽?

5. 세계만유를 하신다면 어디서 오래묵고 싶습니까?

 

1. 그학비를 가지고 조고맣게 고가를 내겠읍니다. 그러니까 상업공부지요.

2. 너머 활발하지 않도록 조심하겠읍니다.

3. 여행중만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느긋합니다.

4. 남쪽도 아니요. 북쪽도 아니요. 그중툭에서 뿔끈 솟아창공으로 올라가고 싶습니다.

5. 서반아, 베니쓰.

 

생활설문

1. 물가가 등귀하는데 선생은 이 대책을 어떠케세섯습니까?

2. 선생댁은 멧식구이며 생활비는 얼마나드십니까?

3. 한달에 외식은 몇번이나 하십니까?

4. 지금껏 잇치지못하는음식이잇습니까?

5. 가정생활에서 긴급히고칠점은 무엇입니까?

 

1. 저는 본시대책이 없는 대책입니다.

2. 일정한 식구라는게없고 또일정한생활비라는게 없읍니다.

3. 별루대중이 없읍니다. 대개점심만은 나와먹습니다.

4. 여지껏밥을 잊어본 일이 없읍니다.

5. 밥을 안먹고 사는 도리가 없을까요.

 

연애설문

1. 중학생들에게 영화를 보히잔는것이 올을가요?

2. 선생은 영화에서어든것이 무엇입니까?

3. 연극을 보신일이 있읍니까? 그것을 보신중 감명깊은것은?

4. 소설을 ㅂ편이나 읽으섰읍니까?

5. 시를 몇편이나 외이섯읍니까? (원전 누락. 편자 상정)

 

1. 보이지 않는것보다 선택을 갖는것이 옳을듯합니다.

2. 현실과 꿈과의 연결입니다.

3. 있읍니다. 허나 미세한연극이라 별루 감명이랄게 없었읍니다.

4. 한 둬서너편 읽었읍니다.

5. 없읍니다.

 

유모어 설문

1. 선생께서 만일먹지안코살수있다면 그대신으로 무얼 하시겠읍니까?

2. 선생이 만일 날개가 달려공중을 훨훨날수있다면 어떤일을 하겠읍니까?

3. 선생께서 만약 세계르 일주하시고 도라오신다면 어떤선물을 가지고

도라오시겠읍니까?

4. 만약에 불사약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읍니까?

5. 선생은 언제도적을 한번 마저본경험은 없읍니까?

 

1. 낮잠을 좀 자겠읍니다.

2. 공중에 올라가 그냥 번듯이 누어서 권연을 한개 피어보겠읍니다.

3. 술이나 몇병들고 오겠읍니다.

4. 아 참으로 기쁨니다. 그때는 마음놓고 밤을새우겠읍니다.

5. 여러번 있읍니다.

 

여행설문

1. 여행하실때 선생은 몇등차를 타심니까?

2. 차중에서는 무엇을 잡수심니까?

3. 차중에서 독서는 안하심니까?

4. 차가 속력을 내어달어날때 느끼는일은 없읍니까?

5. 차중에서맺은 로맨스는 없읍니까?

 

1. 여행이랄만한 아무것도 없읍니다.

2. 위스키를 먹어보았읍니다.

3. 할적도있고 안할적도있고 합니다.

4. 나의몸에서 정열을 느낌니다.

5. 있읍니다.

 

애정설문

1. 친구나애인에게 배반당한일이 있읍니까?

2. 우정이나연정때문에 괴로운일을 당한일은 없읍니까?

3. 세상에서 가장았기고사랑하는게 무었입니까?

4. 선생의동창(소, 중, 전, 대)중에서 가장먼곳에 가있는분이 게십니까?

5. 국제결혼을 어떻게보십니까?

 

1. 배반을 당하기전에 이쪽에서 미리 제독하고맙니다.

2. 더러 있읍니다. 그것이 가끔 무서운추억을 가저옵니다.

3. 사람의 무서운 정입니다.

4. 자세히 알수 없읍니다.

5. 국제결혼은 하면 좋고 안해도 좋고 그렀습니다.

 

문인과 우문현답

1. 장사를 하신다면 무슨장사를 하시렵니까?

2. 무인도에 가서 평생을 살게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가시렵니까?

3. 선생얼굴중에서 제일자신있는 부분이 어디십니까?

4. 또 제일보기싫다고 생각되는 데 없읍니까?

5. 만일마음대로 할수 있다면 한평생을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1. 과실장사를 하겠읍니다.

2. 권연과 술 몃통을 들고갈까요.

3. 건망증에다 거울을 본지가 오래돼서 잘모르겠읍니다.

4. 그러니까 이것도 모르지요.

5. 허공에 둥실 높이 떠올라 그곳에서 한평생을 늙히고 싶습니다.

 

좌담

기성문인과 신진작가

신문에 장편하나만 발표해도 기성문인 소리를듣는 풍토에 대하여.

물론그질만 좋으면이야-단한편의 신문소설을 쓰고라도 문인대접을 받는것이 옳겠지요. 그러나 우리문단에서는 다작이라야 행세하는 그런경향이 없는것도안입니다.

 

각신문집필자문제

문단에 종파가 있어 집필기회가 국한되는 풍토에 대하여.

그동기는 좌우간 결과로본다면 은연중 파별되어있는 감은 없지않읍니다.

이렇게 나가다는 문사라고 그리 많지않은 우리문단이니 종말에는 자가일파의 독불장군이 안될까요.

 

기타

문인끽연실

팔라당 팔라당 수갑사댕기

곤때도 안묻어 쥔애비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띠어라 노다가게

 

시에미 죽어선 춤추드니

방아를 찔적엔 생각나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띠어라 노다가게

 

벌거숭이 알몸으로 가시밭에 둥그러저 그님 한번 보고지고.

 

 


(5부) 번역 소설

귀여운 소녀

옛날저 영국에 잇섯든 일입니다. 어느 날 밤 한 신사가 서울거리를 것고

잇으려니까 원 계집애가 귀여운 음성으로

“아저씨! 저 잠깐만……” 하고 압흐로 내닷는것입니다. 봐하니 조고만 그리고

아름다운 게집애엿습니다. 노란, 머리털은 복실하고 맑게 뜬 두눈은 헐업시

별갓습니다.

(이러케 귀여운 어린애가, 어째서 이밤중에 홀로 나왔을까?)

신사는 이러케 이상스러히 여기고 게집애를 가만히 나려다보앗습니다.

그보다도 더 놀란것은 이어린게집애가 서울서 멀리 떨어저잇는 어느 동네를

찻는것입니다.

“네가요 저집에서 나온길을 고만 이저버려서 이러구 잇서요”

하고 가여운낫츨하는것입니다.

신사는 이 소녀가 낫도모르는 자기를 뭘밋고서 사실대로죄다 이야기하는데

저윽이 감동하엿습니다. 그래어린이소녀를 혼자멀리보낼수가업서서

“그러면 아저씨가 데려다주마 염려마라” 하고 소녀의 손을 이끌고 갑니다.

소녀는 따라오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엿습니다. 그러나 어째서 이런

밤중에 혼자 나왓는지 거기 대하야는 일절 말이 업섯습니다.

“아 여깁니다. 이길이애요. 인제 다왓서요”

눈에익은 동네로 들어오자 소녀는 손벽을 치며 기뻐합니다. 그리고 빨랑 빨랑

압흘 스드니 어느 집대문을 두드립니다.

집안은 아주 캄캄하엿습니다. 소녀가 서너 덧번 두드렷슬 때에야 비로소 삐걱

열리며 안에서한 백발노인이 나타납니다.

“할아버지! 안 주무섯서요” 하고 소녀가 반기며 달겨들엇스나 노인은 낫모를

신사를 보고 깜짝놀랍니다. 그러나 소녀에게 길을 가르켜 주신 어른이라는 말으

듯고는 더욱 이상스런 눈을 뜨며

“너 그러케 해이가 업서서 어떡하니? 돌아오는 길을 모르다니? 그러나 네가

안돌아오는 나절에는 늙은 이할애비가 어떡게 살려구그래? 응 네리야!”

“아니애요 할아버지! 제가 어떡케 하던지 그걸 못돌아오겟서요? 염녀마성요”

세사람은 캄캄한 집속으로 손으로 더듬으며 들어갑니다. 노인은 여기에서

고물상을하고 잇는것입니다. 고물사이란 헌 물건을 몰아다 파는가개이다.

그러므로 귀중한것이 곰팡내로 퀴퀴합니다. 거리를 지나가니 깨끗한 방이잇고

그구석에는 천사가 잘뜻시픈 그러케 곱고 아름다운 침대가 하나 잇습니다.

이것이 물론 네리의 침대입니다.

네기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 노인은 신사에게 다시 치사를 하엿습니다.

그러나 신사는 거기에 대답하야 가로되

“이러케 어린게집애를 혼자 그런 먼곳에 내모내면 가엽쟌습니까? 압흐로는

주의하시는게 엇덧습니까?’ 하니까 노인은 천만의 말이란듯이 눈을

동그러케뜨고

“언제 내가 네리를 구박햇습니까. 나만치 이애를 귀얘하는 사람은 이세상에

하나도 업습니다”

둘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잇는 동안에 네리는 저녁을 채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업는 살린이라 이러케 늣게 돌아와서도 역시 네리가 하는모양입니다.

네리가 바뿌게 돌아다니며 일하는 것으 보고 노인은, 신사에게 집안이야기를

하기시작합니다. 그말을 들어보면괴상한 노인과 네리는 매우 가난한 살림을

하야왓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련한 살림을 하야오면서도 노인은 언제나 히망을

일치 안엇습니다.

“나는 이런 가난한 살림을 하고잇스나 네리만은 반듯이 부자가 됩니다. 반듯이

부자가 왜서 귀부인의 생활을, 할겝니다. 저것의 에미-즉 나의 딸입니다

마는-그, 에미라는것이 네리가 핏덩어리때 죽어버렷습니다. 네리는 즈 에미와

얼골이 꼭 갓습니다. 나는 비록 고생을 할지라도 네리를 위하야 만흔 돈을

버러서 저것만은 편하히 살게해 주십시오” 하고 자기의 속을 말하엿습니다.

조곰잇드니 네리가 따뜻한 저녁상을바처들고옵니다. 그걸 세사람이

둘러안저서 먹고잇스려니까 어느듯시게가 열두시를 때립니다. 시간이

늦젓슴으로 신사가 황급히일어슬랴할때 네리는 귀여운눈을뜨며

“우리 할아버지도 인제 나가실터인데요”

하고 가치 나가기를 청하엿습니다.

“응? 지금이 어느땐데? 너는 그래 혼자서 집에잇구? 그래두 무섭지안을까?”

신사가 이러케 물으니까

“저두요 혼자 집을 지켜도 괜찬어요”

하고 네리는 아무럿치도 안은듯이 대답합니다. (이런 음산한집에서 밤을혼자

지키다니 참이상도스러운 아이로군!)

신사가 이런 생각을 할동안에 노인은 나갈 준비를 다 하고나서

“네리야! 잘자거라 천사가 네엽헤와 지키고 게실거니까안심하고 자거라

그리고 자기전에 하나님께 기도 꼭 듸려야한다” 하고 네리를 안어들고 입을

마추니

“네! 할아버지 다녀오서요 저요 꼭기도 듸릴터이니 염녀마서요”

그리고 대문간까지 나와 손님과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마친뒤 먼지투성인

전방을 지나 저의 침실로 왓습니다. 아무소리는 업서도 네리는 적적하얏습니다.

적적할뿐만 아니라 실상은 어두운 밤중에 이러케 혼자 잇는것이 몹시

무서ㅇ읍니다. 항아버지와둘이서 매일밤 즐거웁게 지난때가 아주업는것도

아닙니다. 그때에는 밤마다 글도 배우고 글씨도 배우고 햇든것입니다.

그런데이즈막에는 어째서 그런지요? 할아버지는 늘 근심하는 낫을 하시고

밤마다밤마다 출입을 하시는겝니다. 대체 어디로 가시는겐지 네리에게 전혀

알길이업습니다.

그날 밤 네리를 데리고왓든 신사는 처지가 좀 이상한듯한 네리가 어떠게

잇는지 매우 궁금하엿읍니다. 그여코 더참을수가 업어서 일주일후에 다시

그고물사을 찻아갓읍니다. 네리도 항아버지도 다 잇엇으니 그외에도 보기에도

악한갓이 생긴 한 사나이가 잇엇읍니다. 그 사나이는 어떠케흉칙스러운지

낄낄웃을때면 등이선뜩햇습니다. 이사람이 즉따니엘이라고 부르는악한입니다.

밴애병신으로 태어난따니엘은 마음도 곱지못하야 그가네일조아하는게

남을괴롭게구는 것입니다. 그무서운따니엘은 지금도 돈을가저와서

네리할아버지에게 만흔돈을 꾸어주엇습니다. 그리고 빙긋이 웃으면서

의기양양하게돌아갑니다.

“요전애 오섯든아저씰세. 어서들어오세요. 이리오서요”

따니넬이 잇슬때에는 아무말도안튼 네리는 신사를보자 허겁지겁맛저드립니다.

거기에는 네리가 꺽거온 들꽃들이 깨끗이 꼿치어 잇습니다. 새장에서는 적은

새들이 구여운 목소리로 지저귑니다. 네리는 반짓그릇을 끄내가지고 무엇인가

꼬여매기 시작하엿습니다.

그러자 매일 이 고물상의 심부릅하러 오는 킷트라고 하는 사내아이가

나타납니다. 네리는 뭐라고 지꺼리며 그애에게 분부하기에 바쁩니다. 그래서

신사는 오날도 네리와노인사이에 잇는 그신변이야기를 소상히 물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갈수 박게 업섯습니다.

다니엘이란 악한은 강 저쪽에 어떤 추접스러운 집에다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걸고는 무언지 알수업는사무를 보고 잇섯습니다. 신사가 네리의집엘

두번째차저가든 그 담날 네리는 할아버지의 편지를 가지고 따니엘의 사무소로

갓습니다.

악한 따니엘도

(저 늙은이가 대체 뭘하는 놈인가?) 하고 늘 수상히 여기든차입니다. 왜냐면

그 노인이 만날적마다

“흥! 인제 보시요. 내가 횡재해가지고 큰부자가 됩니다. 얼마 안 잇서서요.

그때까지만 참으면 당신도 다……” 하고 혼잣소린지 혹은 누구보고 들으라는

소린지 이러케 큰소리를 펑펑하며 자기사무소에 와서 돈을 취해갓든것입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하고 일상 궁금하다가 때마츰 네리가 왓슴으로 살살 꼬여가며

물어보앗스나 뭐가 뭔지 도시 딴소리만 하고 마는것입니다.

“네리야 이것봐! 너 아저씨 집으로 놀러오지 안켓니? 아즈머니가 잇스니까

네가 가면 맛난음식을 채려쓸게다”

이러케 꼬여서 따니엘은 제안해에게 네리를 달래도록하얏습니다. 그러나

집에가서도 네리가 안해에게 한 말은 별루 새로울것이 업습니다. 다만

할아버지가 밤마다 어뒬 나갓다가 드러올때에는 반드시 창백한 얼골로

들어온다는 그것뿐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눈치를 채인 따니엘은 노인편지에 아무 화답도 해주지

안엇습니다.

그런지 이삼일이 지낸 뒵니다. 노인은 그 소녀딸 네리를 압에 안치고

“네리야! 오늘밤엔 아무데도 안가겟다. 너와가치잇슬테야!”

이러케 말하엿습니다. 마는 그의 얼골은 파라케 질리고 숨쉬기조차 괴로운

모양입니다.

“할아버지! 저는 돈가튼거 조곰도 바라지 안습니다. 할아버지는 부자가

될려는생각만 늘 하시기 때문에 그러케 몸이 나뻐지시지 안엇서요? 저는 이러케

지내는거보담 거지가 돼서 빌어먹는것이 얼마쯤 조흔지 모로겟서요. 네

할아버지! 시골로 가서요. 시골로 돌아다니며 밤이 되거든 들에서 자고 인제는

그돈생각 고만하고요 네 할아버지?”

이러케 네리가 열심으로보채고 잇슬때 누가 불숙 들어옵니다. 그것은

욕심쟁이요 악한인 따니엘이엇습니다. 그는 승낙도 업시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와서 두사람의 등뒤에 서서는 얼룽굿은 웃음으로 그들을 나려다보고

잇습니다.

이윽고 악한은 입을 열어

“아무리 감출랴도 안돼 전자부터 말고자하야 애쓰든 너의 행실은 밋바다까지

알앗다. 이늙은이야! 너 이번 노름에 깝대길 벗엇대드구나?”

“처 처 천만에! 그런일 업습니다”

“압만 쏙일래도안돼 지금까니 너에게 최준 돈이 얼마나 되는지 그걸 설마

잇지는 안헛겟지? 이번에는 네가 몸만 남도록 깝때기를벗고 잇다는것 벌서 알고

안젓다. 그럭케 ㄷ스니까 일로부터는 한푼도 최줄수 업서-그것보다도 이봐!

오늘까지 꾸어간 돈은 다어떡할 작정인가?”

“네……그것은 제가 어떠한 짓을 하드라도 반듯이……”

“네가 그런나이에 멀할텐가? 그보다는 집이다. 집과 세간을 나에게 내다우.

쵠돈을 못갑흘 때에는 그대신집으로 떠마튼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고 따니엘은

눈을부라리고 빡빡 얼럿습니다.

물론 노인과 소녀가 눈물로 애원을 하여도 따니엘은 듯지 안엇습니다. 집을

빼앗은뒤 가개에 잇는 물건은 물론 방에 노인 세간에까지 경매한다는 딱지를

붓처버렷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집으로 이사를 와서는 아츰저녁으로 노인과

소년을 개돼지가티 학대하엿습니다.

네리의 아름다운 침대오 따니엘에게 뺏기고 말앗습니다. 귀여운 소녀의

물건까지 따니엘에게 뺏길걸 생각하면 그할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ㅇ겟습니까? 나종에는 잠을 못자고 밥을 못먹고 하엿습니다.

어느날 아츰 아즉 채 다 밝기전에 네리와 할아버지는 가만히 집을

빠저나왓습니다.

“할아버지! 이런데 더 게시다는 큰일납니다. 자 저에게 의지하서서

따라오서요.”

네리는 항아버지 귀에 입을 갓다대고 이럿게 속삭엿습니다.

그들은 손을 맛붓잡고 멀고 먼 시골길로 떠나갑니다. 하루하루 시끄러운

도시를 멀리 떠나 방낭ㅇ르 시작하엿스나 먼길을 못걸어본 네리라 발이 부릇고

몸이 괴롭고 하엿습니다. 그 압흔 다리를 질질 끌며 길을 것고 잇든 어느날

저녁때 ‘판치’라는 극단 사람들을 우연히 만낫습니다. 그래 그 사람들과 동행이

되어 다시 길을 것기 시작하엿습니다.

이길에는 만흔 사람이 끈일새업이 오고가고 하엿습니다. 그중에는 광대들의

패도 잇고 곡마단패도 잇고 혹은 키큰사람과 난쟁이를 구경시키며 벌어먹고

다니는 사람들도 잇섯습니다. 다들 경마장을 목적으로 하고 몰려드는

사람들이엇습니다.

그들은 낫에는 갓흔 길을 것고 밤에는 갓흔 주막에 들고 하엿습니다. 네리도

이사람들 가운데 끼어 경마장까지 갓습니다. 그리고 구경하러모여든 사람들에게

꼿을 팔아서 얼마간의 돈을 모앗습니다.

그러나 네리는 그 도중에서 만난 ‘판치’극단 사람들과 가치 잇고 십지가

안엇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어쩐지 불량한사람들만 모인것갓습니다. 그래

할아버지와 의론하고 살몃이 그곳을 빠저서 다시 길을 것기 시작하엿습니다.

얼마안가서 두사람은 어떤 촌락에 도착하엿습니다. 이마을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가여운네리와 불상한 노인의 꼴을 보고 눈물로써 동정하며 자기집에

이틀밤이나 재워ㅈ습니다. 그들은 교장선생님의 은혜를마음으로 고맙게

역엿습니다. 마는 언제까지든지 남의신세를 이을수는 업는고로 두텁게

인사를하고는 다시방낭을 시작하엿습니다.

“불상한 사람들이로군! 낭종에 더떠케 될랴나!”

교장선생님은 눈을 끔벅이며 두사람의 등뒤를 오래동안오래동안 배웅하고

서잇섯습니다.

바루 저녁나절이엇습니다. 네리와 할아버지는 길바닥에 노여잇는 방구루마를

발견하엿습니다. 그 속에는 자레이부인이라고 하는 아즈머니가 살고 잇읍니다.

자레이아즈머니는 요술을 구경시켜가며 방낭하고잇는 사람입니다. 아즈머니는

두사람을 반기어 맞어 들여서는 차를 먹이고 이야기를 뭇고 하엿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두사람을 권해가지고 자기와 가치 돌아다니며 돈을 벌기로

하엿읍니다.

“네리야! 너는 나의 요술을 구경군에게 설명할수잇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문간에서 표를팔면좃치안어? 그러케 아무목적업시 돌아다니는것보다 얼마나

조흔생활이야?”

자레이 아즈머니는 네리와 할아버지를 위아야 이러케 일을 주기로

되엇읍니다.

일자리를 찻은 그 기쁨에 네리는 춤이라도 출듯이 기운이 낫읍니다.

할아버지를 잘달래가며 네리는 자레이부인의 설명인이 되엇읍니다.

이러케 하야 알마 동안은 생활이 정돈되어 네리는 오랫만에 안심하엿읍니다.

그러나 그것은 며칠 동안이요 할아버지는 이전과갓이 또 노름을 하는것이

아닙니까?

“할아버지! 인젠 지난날의 고생은 잇어버리섯겟지요? 네리가 두손으로 빕니다.

제말노름만은 말아주서요. 그런거슬 손에 대시면 전의따니엘갓흔 사람에게 또

혼납니다.”

“아니야 너는 모르는소리다. 아무것도 염녀할게업다. 할아버진 말이지 인제

네가 깜짝 놀랄만치 큰부자가 될게니보아라. 나는 조곰도 돈갓흔것

바라지안는다. 다아 너를 위해서 그러는거야! 네리야! 할아버지는 어떤것을

하드라도 너를 부자로 만들어주지 안으면 죽어도 눈을 못감을게다!”

네리는 이말을 듯고는 슬프고슬프고 이내 눈물까지 나옵니다.

“저는 할아버지! 조곰도부자가 되고십지 안어요. 이러케 둘이서 자레이

아즈머니께 일해드리고 엇어먹으면 굶진안을터이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너는 아즉모른다. 잠잣고 잇거라. 어른하는 일에참견을 하는것은 조치안흔

일이야”

이럿케 말할뿐으로 할아버지는 매일 밤마다 지팽이를 끌고는 출입을하고

하엿습니다.

그런것만도 조흐련만 차차 조치못한 축들과 어울리어 할아버지는

자레이부인의 돈가방을 훔처 내고자하야 무서운 음모를 하얏습니다.

할아버지에게 그런 악심을 품게한것은 ‘집씨-‘라고 하는 정처업시 떠돌아다니는

무리엿습니다. ‘집씨-‘하면 춤잘추고 노래 잘하는 무립니다. 그들은 물우에

뜬풀립가티 정처업시 흘러다니며 되는대로 살고잇는무립니다.

이런 날탕패의 수중에 들어서 할아버지는

“음! 염녀마라. 그럼 낼밤 꼭 업새버릴터이다. 그돈가방에는 지전이 빤듯이

들어잇다. 내 두눈으로 자세히 보앗다”

이러케 내일밤을 약속하고 잇는것을 네리는 귓결에 얼뜬 들엇습니다.

(아이그머니! 우리 할아버지가 그런 무서운 짓을! 어떠케해야조흘가?)

네리는 한때는 어떠케 할바를 몰라서 어린 가슴을 바짝바짝 죄엿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채리어 다시 생각해보니 길은 다만 하나가 남엇슴을 알앗습니다.

(그러타. 우리 할아버지를 모시고 다른데로 멀리 다라나는 수밖에 업슬게다.

여기서 내일까지 잇게 된다면 큰일이난다. 오늘 저 악한들이 자거든 도망을

하자.)

네리는 이러케 궁리하고 밤이 깁기를 기다렷습니다.

그날 자정이 지낫슬때 다들 자는 틈을 타서 네리는 넌즛이 할아버지를

깨웁니다.

“음-음 왜그래? 네리야”

“……”

“아 졸려워-말을해-“

그제서야 할아버지는 눈을 떳습니다. 네리는 아무 대답안코 제입에손가락을

대어 막아보엿습니다. 그리고 상큼상큼압흘서서 방박그로 나아갑니다.

할아버지는 뭐가 뭔지 영문 모르지만 끔직이 위하는 손녀딸이 나아가니까

가만히잇을수가 업습니다. 자기도 급히 옷을 갈아입고 뒤를따라갓습니다.

나오보니 박게는 달밝은 밤이엇습니다. 은빗가튼 정한달이 노인과 소녀의

가는 길을 비취어 줍니다.

그들은 새벽이 될때까지 정신업시 길을 걸엇습니다.

“할아버지! 인제는 안심입니다. 그못된 사람들도 여기까지는 못와요. 자 우리

조금쉬어가세요”

네리와 할아버지는 강변언덕에 다리를 느리고 쉬입니다. 그러나 하르밤동안

피로한몸이라 어느듯 쿨쿨잠들이 들고말엇습니다.

귀밋헤서 떠드는 소리에놀라서 두사람은 눈을 번적떠보니 강에는 배가 떳고

그속에서 사공들이 기운차게 떠드는것입니다. 아틀동안이나 배에서 지낸뒤 어떤

커다란 동리에 도착하엿습니다. 마는 그날 밤 공교로히 퍼붓는 비에 네리와

할아버지는 머리에서 발목까지 쪼루루 젓고 말엇습니다. 그리고 생소한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다가 겨우 비를 거닐만한 어느집 초스마를 발견하자 하여튼

오늘밤은 여기서 새우자 생각하고 그속으로 기어들엇습니다.

마침 그때 집안으로부터 한 청년이 나왓습니다. 짜아도짜아도 짜지 못한 만치

그러케 비를 뒤집어쓴 네리를보고는

“음? 이게 웬일이야? 이토록 비를 마젓스니-” 하고 혼잣소리를 하다가

“이리들 들어오시요!” 하고 두사람의 압을 서서는 커다란 풀무간으로

인도하엿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하루밤 동안 불을간수하고 잇는 청녀이엇습니다.

친절한 이 청년은 네리를 따듯한 잿더미우에 눕히고 저즌 몸을 말리도록

하야주엇습니다.

할아버지와 네리는 이곳에서 따스한 한밤을 지냇스나 아츰이 된즉 또 다시

정처없이 길을 떠나지 안으면 안될것입니다. 네리는 굶주림과 피로로 말미아마

점점몸이 땅속으로 뭇히는 듯하얏습니다 마는 그걸되도록 아무럿치 안은척하고

할아버지가 기운이 꺼지시지 안도록 웃는 얼골을 보엿습니다.

한 이틀을 길을 것다가 이것도 운명이랄지 그 친절한 교장선생님을 또

만낫습니다.

선생님은 네리를 한면 보자 대번에

“가엽시도 벌서 틀렷구나!” 하고 생각하엿습니다. 그리고 곳 어느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몸조리를 하게 하얏습니다. 여관에서는 그 누구 할것업시

네리에게 친절하엿습니다. 이러케 정성을 다하야 간호를 하야준 덕택에 얼마

후에는 다시 건강한 몸이 되어 길을 떠나게 되엇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네리가 병을 알흘동안 쑥 나리 가티 여관에 게서주섯습니다.

네리는 이제까지 아무에게도 이야기안흔 할아버지의 비밀-할아버지가

노름을하시는 버릇이잇는것-그래서 나쁜친구들과 얼리시지못하도록 먼곳으로

할아버지를 모시고가서 살고십다는걸 이런모든것을 선생님에게 터노코

이야기하엿습니다.

얼마나 똑똑한 소녀입니까?

이세상의 생활이란 결코 행복된것이 안닙니다. 여러분도 인제 차차나히를

먹고 머지안허 한사람의 어른이되어 세상에섯슬때에는 반듯이 이걸 느끼게

될것입니다. 마는 네리는 아즉 소녀의몸으로 이미 이세상 파란을 격고 그날

그날의 생활을 엇더케하야 나아갈가하는 궁리 때문에 어린 가슴을

복갓든것입니다.

나는 네리의 과거를 생각할적마다 눈물이 압흘섭니다.

그건 그러타하고 네리의 이야기를 듯고 잇는 선생님은 다행이 그때어느

마을로 이사를 갈려든 차임이라 두사람을 그리로 데리고 가셔 거기에

살도록하야주엇습니다. 네리의 고생도 이제야 겨우 끗이나고 비로소 안심하고

살 자리를 엇은것입니다.

며칠후 선생님과 네리와 할아버지는 그들의 새로운 집에 도착하엿습니다.

그곳에는 깨끗한 집이 하나 서잇습니다. 선생님은 그 동리 학교에 다니시며

아이들을 가르키십니다. 그리고 네리의 할아버지는 교회당의 소제부로써

일을하게되엇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를 물론하고 노인과 소녀를 사랑하엿습니다. 아이들은

네리를 끗업시 조하하엿습니다. 그아이들중에 특히 네리를 구여워하는 사내애가

잇섯스니 하루는 그 애가 네리에게 와서

“네리야 동네 아즈머니들이 네리는 봄이 될거갓흐면 새들이 노래를부르기전에

하늘로 천사가되어 올라간다구 그러드라. 그게거즛말이지? 네가 하늘로 천사가

되어가면 나는어떠케사니? 네리야! 은제든지 나와가치잇서주지안으면 난실여!”

하고는 그손을 꼭 붓잡고 울엇습니다.

그러나 동리사람들의 예측은 조곰도틀리지 안엇습니다.

네리는 오랫동안 할아버지때문에 맘을조리든 그근심과 연일방낭으로 괴로운

치움과 굼주림에서 지낸생활로 인하야 벌써 허약하얏든 네리의 몸은

바짝말르고말앗습니다. 그것은 할아버지의 눈에도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되엿습니다.

참으로 요즘의 네리는 아릿따운 백합꼿이 시들어 가는것처럼 날로날로

쇠약하야갑니다. 이러케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밧고 구염을 밧고

하엿지만 어떠한 사랑의 힘으로라도 네리를 이 세상에 좀더 오래 잇도록 할수는

업섯습니다.

그러나 이러케 목숨이 다햐야 가건만도 네리자신은 조곰도 슬퍼하는 빗이

업섯습니다. 평화로운 동네 그리고 고요한 교회당 엽헤서 친절한 동리 사람에게

싸이어 죽는것이 네리는 마음으로 행복을 느끼는듯하엿습니다.

그러타 하드라도 론돈의사람들은 대체 무엇들을 하는가? 두사람이 안개에

싸인듯이 업서젓건만 아무도 이상히 여기는 사람이 업는가? 물론 그럴리는

업습니다.

첫째 따니엘, 그는 간악한 대금업자로 네리 두사람의행방을 매우 큰

호기심으로 알고자 생각하엿습니다. 그리고 네리의 고물상에서 일을 하고잇든

아이 킷트의 모자, 그들은 네리를 퍽사랑하엿기때문에 어떠케 되엇는가 하고

주야로 염녀를 마지 안엇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이것은 론돈거리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업는 신사인데 아마 이 사람이 네리의 두사람을 찻고자하야

제일 애를 ㅆ슬것입니다.

네리가 죽든날 마차를 아가며 헐레벌떡하고 동네로 달려든것이 즉

이신사엿습니다. 동리 사람들이 하고 이상스러워서 당신이 웬 사람이냐 하니까

그는 말하되 자기는 제리 할아버지의 동생인데 다년간 외국으로 돌아다니며

만흔 재산을 모어가지고 왓스나 네리의 두사람을 살리고자하야 암만 차자도

업서서 근심으로 지나가다 인제 겨우 거처를 알아가지고 왓노라하고

“미안합니다. 마는 저를 거기까지 안내를 해주십쇼”

하고 허벙저벙 하는것입니다.

동리 사람과 신사는 네리의 집엘 차자갓습니다. 집안의 공긔는 고요하고

등불만이 창으로 새어나오고 잇섯습니다.

(지금까지 주가 안자고 잇나?)

이런 생각들을 하고 들어와 보니 할아버지가 네리의 침때엽헤 꿀어안저서

이야기를 하는것입니다. 그러나 네리는 자는지 아무리 할아버지가 말을 부처도

한마듸의 대답도 업섯습니다. 그는 아름답기 보다는 엄숙한얼골이엇습니다. 그

얼골에는 볼서 괴로움과 슬픔의 빗은 자최를 감추고 다만 행복만이 만족만이

떠들고잇섯습니다. 부드러운 애정이 두터운 그리고 거룩한 영혼은 천국을

향하야 올라가고잇는것입니다.

그 담날 동네 사람들은 조아하든 교회당 들밋에다 뭇어 주엇습니다.

손녀를 일어버린 할아버지는 그 쓸쓸한 모양이 보기에도 가여ㅇ습니다.

얼마안지나서 봄이 왓슬때 그도 역시 고요히 세상을 떠낫습니다. 그래서

평화로운 이 동리묘지에 네리와 나란히 그의 시체도 눕게 되엇습니다.

 

잃어진보석

1. 발단

오늘날까지 아직도 세인의 이목을 놀래이고있는 그날 아침, 즉 유월 열나흔날

아침 나는 ‘방소’의 집에서 그와 함께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나로서는 그와함께

이렇게 조반을 가치하기는 이것이 처음이었다. 그는 아침잠이 많은 사람으로

점심을 먹은뒤가 아니면 사람을 잘 만나주지 않는 성질이었다.

이날 일즉이 만난것은 다만 그림에 관한 일이었다. 그 전날 피방소가

미술전람회에서 보고온 수채화 두장을 나에게 사다달라고 분부하기 위하야

일즉이 불렀든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좀 소상히 하랴면 우선 피방소와 나와의 관계를 잠간

말해둘 필요가 있을것이다. 내가 그를 만나것은 하바드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입이 걸고 흠상궂은 학생이었다. 그래 모든

동급생들은 그를 두려워하야 뒤로 슬슬피하였다. 그런중에도 그가 왜 나만을

좋아하였는지 그건 모른다. 다만 내가 그를 존경하야 따른 것은 그에게

범인으로 능히 입내못낼 무서운 재조가 있었기때문이었다.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오년간의 봉급생활을 치르고난후 나의 명의로 비로소

사무소를 갖게된 때였다. 그때까지 구주로 유람을 나아갔던 피방소가 조금뒤에

돌아와 자기 아즈머니의 유산을 상속하기로 되었는바 그 수속을 맡아달라고

나에게 부탁했든것이다. 허나 나의 임무는 오로지 법률에 관한 일만이 아니었다.

본시 그는 가정상 잡사라든가 또는 모든 사물에 뇌를쓰기를 좋아 않는 사람이라

그의 신변에 관한 일체 사무를 내가 맡아보지 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는

나를 법률고문으로 쓸만한 여유가 충분하였든 까닭에 나는 그의 사무실에다

나의 책상을 영구히 박아놓고 그의 필요와 그의 기분을 위아야 힘을 다하기로

되었었다.

“오! 방군인가! 일어나지 않어 실례하네”

하고 그는 나를 반기며

“지금 나으 무릎에는 근대예술의 전폭이 벌려저있네”

이렇게 그는 예술작품을 심히 사랑하였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세세히 하는데는 따로히 리유가 있을것이다. 왜냐면 유월

열나흔날 아침에 돌발한 그끔찍끔찍한 사건을 이해할랴면 우선 우리는 피방소의

성격과 생활을 대략 알 필요가 있을듯 싶다.

그는 후리후리한 키에 훌륭한 골격과 건전한 정신을 가진 청년이었다. 게다가

금술가요, 골푸선수요, 또 승마에 능한 운동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놀라운 지혜가 있었다. 그는 문학, 철학, 인류학, 어학, 어느

것에고 정통하지 않은곳이 없었다. 더욱이 인간심리에 관하얀 우리가 능히

상상도하지 못할만치 그렇게 무서운 지식을 갖고 있는 학자였다. 그러므로 그는

무식을 죄악이상으로 싫어하고 온갖 방면의 지식을 얻고저하야 일상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가 사회에 나서서 유월사건에 활동하게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혹은 어떻게 생각하면 뉴욕의 지방검사가 그를 일즉이 찾아돈것이 이 이야기의

발단일지도 모른다.

그와 내가 마주 앉어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때 초인종이 울리며 뒤따라

지방검사가 나타났다.

“여! 이게 웬일이야!”

하고 그는 놀란듯이 피방소와 악수를 하며

“오늘은 서쪽에서 해가 뜰려나 왜 이리 일즉 일어났어?”

“아 이사람! 얼굴 붉어지네 고만두세!”

하고 피방소는 대답하였다.

그러나 지방검사는 별로 유쾌한 낯이 아니었다. 조금 있다가 그의 얼굴에는

갑자기 엄숙한 빛이 떠올랐다.

“방소군! 내 지금 바쁜 길인대 다만 약속을 지키기 위하야 잠간

들었네……문제라고 할건 저 알벤송이 급작이 살해를 당했대네”

방소는 지긋이 눈섭을 걷어올렸다.

“응 그래”

하고 그는 성이 가신듯이 입을 열더니

“하여튼 이리로 앉게 우리 커피나 한잔 먹어보세”

그리고 그는 초인종의 꼭지를 눌렀다.

지방검사 조막함은 잠간 주저하였다.

“글세 일이분이야 늦어 상관 없겠지 담배나 하나피여볼가”

하고 그는 우리를 향하댜 자리를 잡았다.

 

2. 살인현장

조막함에 관야얀 우리는 잘 알리라. 그는 사십을 좀 넘은 완강한 체격에

단정한 용모를 가진 신사였다. 호남자라 하기보다는 의지강한 품채이었고

우리의 행정당국자로써는 흔히 볼수 없는 사회적 교양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고집불통인 일면을 가ㅈ으니 이것은 선량한 사람이 대개가 가질수잇는 한

습관이었다.

그는 알벤송이 살해를 당한 사실에 여간 머리를썩히는 모양이 아니었다. 그가

초조하는걸 보고 방소는 저윽이 비웃다.

“아 여보게 알벤송이 하나 죽었기로 자네가 그렇게 슬플게 뭐 있나? 설마

자네가 살인범인은 아닐텐데!”

막함은 방소의 실없는 농담에는 못들은척하였다.

“네 지금 알벤송의 집으로 가는 길일세 지네도 가치 가볼려나? 왜 요전에

자네가 그런 장소가 잇거던 데려가달라 하였지 그래 그런 약속이 있기로 잠간

들렸네”

그 언제인가 사실 방소가 막함에게 그런 부탁을 한적이 있었다. 그래 막함도

요담 중요한 사건이 있을때 데리구 가마 하였다. 방소로 보면 인간심리학에대한

흥미가 이 히망을 일으켰고 그리고 막함은 친한 우정으로써 이 히망을 이루어

준것이었다.

막함은 또 다시 총총히 재촉하였다.

“자 갈려면 어서 가세 그러나 자리옷째 데리구 갈수는 없으니 꼭 오분안에

옷을 갈아입고 나오게”

“이사람 우물에가 숭늉 달라겠네!”

하고 방소는 손으로 하품을 털며

“그건 죽은걸세 아나? 설마 다라나진 않겠지”

“자 어서 일어나게 어린애짓 말구”

하고 막함은 도 재촉하였다.

“문제는 이렇게 웃고있을 일이 아닐세 암만해도 이번에 봉변은 당하는게야-“

방소는 그런대로 하인을 시키어 옷을 갈아입고 늘치렁늘치렁 일어섰다.

“하여튼 고마워이 훌륭한 구경을 하게 되었으니”

하고 조고만 체경앞에서 의관을 정제하다가 나를 돌아보며

“방군! 우리 오늘은 구경이나 가세……가치 가도 관계 없겠지? 막함!”

“아 그야 자네임의지”

하고 막함은 쾌히 승락하였다.

탁시를 타고 마지송거리로 향할때 나는 이 두남자의 우정을 이상스리

여기었다. 왜냐면 막함은 엄격한 그리고 인생에 대하야 늘 침착한 남자요 도

한편 방소로 말하면 황하고 예술가풍의 그리고 어떠한 우울한 현실에

대하야서도 기분본위의 남다였다. 이런 기질의 상치가 두 사람의 우정을

맺어놓는 것이었다. 사실 그들의 우정은 우리가 보는바와는 아주 딴판으로

두텁고 다스러웠다. 그리고 막함은 상대의 태도며 지식을 입으로는 흉을

보았으나 기실 내심으로는 방소의 두뇌를 극히 존경하였다.

탁시를 타고 다라날때 막함은 무엇인가 속으로 심려하고 있는듯 싶었다.

방소의 집에서 나와서부터 아무도 입 한번 열지 않었다. 그러다 사십팔

정목으로 골목을 접어들때 방소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인제 송장앞에서 모자를 벗어야 되나그래?”

“모자는 왜 또 벗는다구 이래!”

하고 막함은 속으로 쭝얼쭝얼하였다.

“그럼 발자죽이 홀란안되도록 구두까지 벗지나 않나?”

“천만에”

하고 막함은 대답하였다.

“손님들은 다 예복을 입었을겔세 자네가 모양을 화려히 내고 야회에 갈때와는

경우가 달르이”

“허! 막함선생”

하고 방소는 우울히 비웃는 빛이었다.

“자네의 그 놀라운 인도주의가 또 나오기 시작하네그래”

그러나 막함은 다른 일에 마음이 팔린듯 싶어 방소의 조소에는 응치 않었다.

“저 잠간”

하고 엄격히 입을 열었다.

“말해둘게 있는대 이 사건이 필연 복잡하게 벌어질겔세 그리고 내가 이

사건에 즉접 간섭하는걸 경찰방면에서 좋아안할걸세 부하의 말을 들어보면

경시부장이 이 사건을 히이스에게 일임했다는 것인대 히이스라는 사람은

살인범과의 경부로 현재 내가 이 사건을 맡아볼가아야 은근히 시기를 하고

있을지 모르네”

“아 자네는 그 사람의 상관이 아닌가?”

“그야 물론이지 그러기 때문에 문제가 더 성가스리된다는말일세……알벤송이

참살을 당한것은 오늘아침 그집 안잠재기의 고발이 있어 알었네 그러자

한시간쯤 뒤에 피해자의 친형인 벤담소좌에게서 도 고발이 있었는데 그는

날더러 이 사건을 즉접맡아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간청을 하는것일세 그와

나와는 이십년래의 친구라 거절도 할수 없어 이렇게 나슨 길인대 암만해도 일이

크게 벌어질것 같아이’

“흥” 하고 방소는 한숨을 돌랐다.

“세상에는 히이스같은 인간이 무데기로 있으니까 참으로 머리쌀이

아플일이야”

“자네는 나를 곡해하네그래”

하고 막함은 그에게 주의를 시켰다.

“히이스는 인간으로써 퍽 좋은 사람일세 그런 사람은 만나기가 드무리 이번에

번청에서 그에게 명령을 나린걸 본다더라도 이 사건을 얼마나 중요시하는가를

알수 있네그래 내가 이런 사건에 뛰여드는것은 참으로 불쾌한 일인걸-“

그럴 동안에 우리는 알벤송의 집 문간에 닿았다. 거기에는 이 돌발사건에

놀래여 모여들은 구경꾼들이 인성만성 둘러싸고 있었다. 게단우에는 얼뜬

보기에 신문기자인듯 싶은 민활한 젊은 청년이 한떼 모여 서있었다. 탁시의

문을 열은 순사는 막함에게 공손히 경례를하고 우리를 안내하기 위하야

구경꾼들을 뒤로내몰았다.

“아 바루 굉장한걸!”

하고 방소가 조소겸 탄식하였다.

막함은 은근히 맘을 조리며 친구를 역제하였다.

“이사람 인제 주의좀 하게”

우리가 대청으로 올라섰을때 지방부검사가 나와 맞었다. 가무잡잡한 열굴에

우울한 빛을 보이며

“이제 오십니까 각하”

하고 그는 막합에게 인사를 하였다.

“각하께서 와주서서 비로소 기운이 납니다. 암만해도 성이가시게될

사건같습니다 .무슨 단서라고는 조금도 없읍니다”

막함은 우울한 낯을하고 ㅏ으로 들어갔다.

“누가 왔든가?”

“경시부장이 와서 지휘를 하고 있읍니다 마는-“

하고 지방부검사는 이것이 마치 일을 망처놀 증조란듯이 불평스리

대담하였다.

그러자 뚱뚱하고 붉은 얼굴을 가진 중년남자가 하나 들어왔다. 막함을 보고는

그는 손을 내여보며 달가워 악수를 하였다. 나는 그것이 전경찰부의 실권을

쥐고있는 경시부장임을 얼른 알수 있었다. 그는 무슨의론이 있는지 막함을

데리고 저리로 갔다. 지바엄사와 방소와 나와 세사람은 그대로 방에 남아있었다.

이 방은 내부가 화려히 장식하야 있었다. 벽에는 훌륭한 그림들이 걸려있었고,

마루우에는 거진 다 동양풍의 모양을 가진 방석이 깔려있었다. 방 한편에

서있는 사물상의 옆으로 커다랗고 으리으리한 안낙의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즉

이 의자에 알벤송의 시체가 앉어있었다. 나는 세게대전대 이년동안이나 송장을

보아 왔다. 허나 살해당한 이송장같이 등에 소름이 끼치오루 무서운 인상을

주는 송장은 아즉 보지 못하였다. 알벤송의 시체는 마치 우리에게 우엇이라도

물을듯 싶을만지 그렇게 자연스러운 태도로 의자에 걸터앉어 있었다. 그의

머리는 의자뒤에가 가만히 놓여있었다. 바른 다리는 왼다리우에서 가장

편할대로 단평히 쉬고 있는것이다. 바른 팔은 중앙에 있는 탁자우에 한가히

놓였고 왼팔은 의자 팔고임에 얹어있었다. 그는 권총으로 이마를 맞었다. 탄환이

뚫으고 나간 구녕에는 피가 영기여 시커머케 되었다. 의자뒤 방바닥에 흘러나린

거문 점들은 머리를 뚫고 나간 탄환으로 말미아마 얼마나 피가 나왔다는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런 징글징글한 표적만 없었드면아무라도 그가 지금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할지는 모른다. 그는 자리옷을 입고 단추도 따논채로 그대로

있었다. 그의 머리는 여지없이 홀떡 벗겨졌고 살은 잘쩌보이나 암만해도

육체적으로는 아무 매력도 갖지못한 사람이었다. 나는 지겨운 생각이 일어

몸서리를 치고는 시신을 옴기었다.

그때 두사람의 장성이 바른쪽 들창에 박혀있는 쇠창상을 세밀히 조사하고

있었다. 그중으 한사람은 마치 자기의 다리를 시험이라도 하는듯이 두손으로

쇠창살을 붙들고 힘껏 흔들어본다. 탁자 저편에는 검은사지복을 입은 헌칠히

생긴 한남자가 뒷짐을 딱 지고는 시체의 탄환구녕을 뚫어지라고 노리고

서있었다. 그는 이렇게 서있으면 이 살인에 원인을 알수 있는 듯이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는것이다.

또한사람은 보석상이 갖는 커다란 화경을 가지고 손안의 무엇을 조사하고

서있었다. 나는 조곰 뒤에야 이것이 총기감정가로 이름이 높은 헤지동대위임을

알수 있었다.

“막함씨 나는 이 사건을 히이쓰경부에게 일임했읍니다”

하고 모리쓰경시는 낮윽한 음성으로 설명하였다.

“아무리 봐도 조사도 착수하기 전에 곤난한 사건에 뛰어든것 같습니다.

경시부장도자신이 출장을 나오도록 이렇게 힘이 드는 사건입니다”

경시부장은 다시 방으로 들어와서 이번에는 정면들창앞에가 침통한 낯을 하고

서서는 부하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래서요”

하고 모리쓰는 말을 계속하였다.

“나는 일곱점반부터 끌려와서 여지껏 조반도 못했읍니다. 당신이 오신 이상

나는 더 있을 필요가 없겠지요. 그럼 먼점 실례합니다”

그가 나간뒤 막함은 부검사에게로 고개를 돌리었다.

“여보게 이 두사람좀 잘 봐주게 이런데 처음으로 구경은 사람들일세 내가

히이쓰경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동안에 이사람들에게 잘 설명하야 주기

바라네”

우선 삼인이 피해자가 있는 쪽으로 다가섰을때 나는 히이스의 데퉁스러운

음성을 들었다.

“막함씨 저는 당신이 관리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마는-“

이때 부검사와 방소는 저쪽에서 무에라고 서루 열심이 지꺼리고 있었다. 나는

막함과 태도를 지켜보고 있었다.

막함은 얕은 미소를 품고 히이스를 보고 있드니 머리로 부인하였다.

“천만에”

하고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자네와 협동하야 일을 하러온것뿐일세. 이걸처음부터 양해하야두게.

그리고 이 사건이 성공하야 명예를 얻을 때에는 나의 이름만은 제외하야

주기바라네”

히이스가 뭐라고 속삭이었으나 그의 표정으로 능히 알수 있었다. 그는

아무라도 그런고와같이 막함의 말이 언제나 옳은것을 잘 안다. 그래서 그는

개인적으로 지방검사를 좋아하였다.

“이 사건으로 세상의 신뇌를 받는다치면 그것 자네의것일세”

하고 막함은 이제 안심한낯으로

“그 대신 잘못된다면 그것도 자네가 맡아야 하네”

“그야 물론이지요”

하고 그는 선뜻 동의하였다.

“자 그러면 어디 가치 일을 시작해보세”

하고 막함은 명영하였다.

 

3. 부인의 손가방

막함과 히이스는 시체가 있는 쪽으로 다가서서 그걸 이윽히 바라보고 있었다.

“보시는바와 같이”

하고 히이스는 설명하였다.

“앞이마를 정면으로 때리고 나갔읍니다. 그리고는 탄환이 걸상의 등을 뚫고는

저 벽에가 맞어 떨어진걸 제가 찾았읍니다. 지금 헤지동대위가 탄환을 갖고

있읍니다”

그리고 그는 총기감정가를 보았다.

“어떻습니까 대위, 뭐 특별한게 보입니까?”

헤지동대위는 유유히 고개를 들어 히이스 쪽으로 시선을 돌리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어 대답하였다.

“이것은 사십오형의 육군곤총-골트식 자동 곤총이겠지-“

“그럼, 알벤송과 얼만한 거리에서 쏜거같습니까?”

하고 막함이 물었다.

“글세요-“

하고 헤지동은 진중한 어조로 대답하였다.

“아마 오륙척-그 거리에서 쏘았겠지요”

그러자 검사관 도점스박사가 조수를 데리고 황황히 들어왔다. 그는 막함과

경시부장에게 악수를 한다음

“늦어서 실례했읍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는 주름살잡힌 얼굴에다 신경질인 남자로 얼듯보기에 상인같은 티가

있었다.

“이 어째 이럽니까?”

하고 그는 의자에 앉어있는 시체를 보고 눈살을접었다. 그리고 조수와 덤벼들어

얼마동안 시체를 주물러보다가는 수건에 손을 씻으며

“총맞을 때에는 피해자는 눈을 뜨고 있었읍니다. 즉삽니다-자기자신은 뭐가

있었는지 모르는 동안에 맞어죽었읍니다-그리고 죽은자는 아마 여덟시간, 그쯤

지냈을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밤 열두점 반가량이겠지요?”

하고 히이스가 물었다.

의사는 주머니에서 시계를 끄내보았다.

“음, 그쯤 죄겠네……또 무르실게?”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조끔 있다가 경시부장이 입을 열었다.

“선생, 우리는 오늘안으로 해부한 결과을 얻어야 할텐데요-“

“되겠지요”

하고 의사는 손가방을 절꺽 닫어서 조수에게 내주며

“그럼 시체를 속히 시경실로 갖다 주시요”

그리고 인사를 하고는 총만한 걸음으로 나가버린다.

히이스는 옆에 서있는 자기 부하에게 명령하였다.

“여보게 빠크군, 번부에 전화를 걸어서 시체를 가질러오라 하게 얼른 오라구”

방소는 웬일인지 이때까지도 헤지동대위의 뒤를 ㄸ아다니며 열심으로 뭘 묻고

있었다. 자세히는 들리지 않으나 총속도 원동력이니 괴도니 이런 술어를 가끔

들을수 있었다. 그리고 방소는 헤지동대위에게 고맙다고 치하하고는 시체가

앉었든 걸상에 시름없이 앉아서 월 생각하고 잇는듯 싶었다.

나는 이집에 와서부터 방소의 행동에 큰 흥미를 느끼었다. 그는 이방에

비로소 들어왔을때 주머니에서 안경을 끄내어 썼다. 그의 행동은 표면으로는

아무렇게도 보이지 않으나 속으로는 뭘 걸삼스리 탐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이상한 생각으로 방소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을때 방문이 열리며 한 순사가

들어왔다.

그는 뚱뚱한 몸집과 붉은 얼굴을 가진 아일랜드지방의 사람이었다. 그는

히이스에게 경레를 하다가 그옆에 지방검사가 앉어있는걸 알자 막함에게 그이

보고를 아뢰였다.

“저는 마크로린이라 합니다 서사십칠 정목 근무하고 있읍니다”

하고 자신을 소개하고는

“저는 어젯밤 당번이었읍니다. 밤중에 커다란 재색카테락호의 자동차가 이집

문전에 놓여 있었읍니다. 제가 거기에 특히 주의한것은 차뒤에 낙시질기구가

많이 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등불은 다켜져있었읍니다. 어젯밤 사건을 듣고

그걸 보고하러 왔읍니다”

“응 훌륭한 보고로군!”

하고 막함은 약간 의심되는듯한 낮으로 동의하였다.

“얼마가량이나 그 차가 여기에 있었든가?”

“아마 이럭저럭 삼십분가량은 될겝니다. 열두점에 여기에 있었는데 제가

열두시반에 순행을 돌아올때에도 역시 있었읍니다. 그렇다 그 담번에 돌때에는

못보았읍니다”

“자동차속에 사람이 있었읍니다”

“아미요 아무도 없었읍니다”

“하여튼 고아워이”

하고 히이스는 새히망을 얻은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방소는 여기에 아무 흥미가 없는듯이 졸려운 낯을 하고 있었다.

순사의 보고가있는 옹동안에 그는 하품을 하고 일어서서는 이리저리 서성거리다

우연히도 난로속에서 궐연 꽁댕이 하나를 발견하엿다. 손가락으로 그걸

집어들고 그는 얼마동안을 세밀히조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손톱으로 종이를

벗겨서 코밑에 디려대고 맡아보는 것이다.

그의 행동을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든 히이스가 의자에서 돌연히 벌떡

일어섰다.

“그걸 왜 만지십니까?”

하고 그는 볼멘 어조로 물었다.

방소는 건송 놀리는척하고 눈을 들었다.

“담배의 냄새좀 맡았을뿐이요”

하고 그는 싱둥싱둥 대답하였다.

“아참 좋은 담뱁니다”

“그걸 거기에 도루 놓으시는게 좋겠읍니다”

하고 그는 거츨은 표정을 보이다가

“당신이 담배 감정가입니까?”

하고 엇먹는 소리를 하는것이다.

“오 천만에-“

이때 막함은 중간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가루 맡았다.

“방소군 자네는 여기에 있는 물건에 손을 대서는 안되네. 이런 담배

끄트마리라도 낭종에 훌륭한 증거가 될지 모르니까-“

하고는 그는 고개를 돌리어 히이스를 바라보며

“여기 안잠재기 안나부인은 어디있나?”

“이 우층에서 부하들이 지키고 있읍니다. 그 여자는 이집에서 살고있읍니다”

“그런데 자네가 시간을 열두점삼십분이라 했는데 그건 어떻게 하나?”

“여기의 안나부인이 그 시간에 요란한 소리를 들었댑니다”

“그럼 뭐 증거될만한 물건은 없었나?”

히이스는 가치 주저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양복주머니에서 여자의손가방과

하얀 가죽장갑을 끄내어 그앞에 내어놓는다.

장갑을 잠간 조사한 뒤에 막함은 손가방을 열어 그 속에 든것을 탁자우에

ㅆ아놓았다. 나까지도 그쪽으로 시선을 모았으나 방소만은 판평히 앉어 저쪽을

향하야 권연만 피우고 있었다. 가방속에서 담배갑과 향숫병과 호박으로 만든

담배 물뿌리, 한편 끝에다 구레아라고 수를 놓은 비단 손수건과 열쇠하나가

나왔다.

‘야, 이만하면 증거가 번뜻하군”

하고 막함은 그 손수건을 집어들어 보이며

“자네 여기에 대해서 잘 생각하야 봤나 히이스군?”

“네 저는 이 손수건이 어젯밤 알벤송과 같이 외출하였던 그여자의 물건이라

생각합니다 안잠재기으 말에는 그는 먼저부터 약속이 있어 새옷을 입고 밖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합니다. 그러나 그는 알벤송이 언제 돌아왔는지 전혀

모른다고요”

막함은 또 담배갑을 집어들고는 이리저리 뒤저보았다.

“필연코 이 권연꽁댕이도 여기에서 나온걸세”

“네 분명히 그렀읍니다”

“그런데 말일세”

하고 막함은 저저히 설명하였다.

“이 가방의 주인이 어젯밤 알벤송과 같이 왔었든것과 또 권연 두개를

필동안만큼 여기에 있었든것이 확실하이”

“그리고 그는 얼골이 가므잡잡한 얼골을 가진 여잘세”

하고 방소는 예사로운 소리로 말귀다 달았다.

“만일 자네가 필요하다면 말이지!”

“어떻게 그걸 자네가 아나?”

“얼골이 가므잡잡한 여자가 아니라면 이 라셀백분과 과렌의 짙은 연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네”

“네 그렀읍니다”

하고 히이스는 유쾌한 얼골로 동의하였다. 그때는 그는 방소가 권연꽁댕이

뜯은것을 완전히 용서하고 있는듯 싶었다.

“저도 꼭 그렇게 생각합니다”

4. 안잠재기의 말

“막함씨,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고 히이스는 저의 의견을 공개하였다.

“알벤송을 죽인 사람은 반듯이 이 정면으로 들어왔읍니다. 왜냐면 알벤송은

혼자몸으로 살고 있었기때문에 도적을 몸씨 무서워했던 모양입니다. 그러기에

들창마다 쇠창살이요 게다 잠겨있지 않습니까? 다른데로는 들어올 곳이

없읍니다”

“응, 따는-그렇게 생각되네”

“그리고 이것이 만일 필요하다면”

하고 방소가 옆에서 또 말귀를 달았다.

“알벤송자신이 그 범인을 끌어디렸네”

이말에는 아무도 주의할랴지 않었다.

우리들은 우층으로 올라가 알벤송의 침실을 조사하였다. 이것은 간단한

침구를 가진 소박한 침실이었다. 침대는 어젯밤 주인이 안잤다는걸 말하는 듯이

차근히 정돈되어 있었다. 에리오리의 칼라와 검은 넥타이는 분명히 알벤송이

돌아와 끌러던진채로 침대우에 늘려있었다. 침대옆 탁자에는 곱뿌물속에 금이가

네개 들어있었다. 그리고 아름다웁게 맨들어진 머리 탈바가지가 하나 놓여

있었다.

이 머리탈이 특히 방소의 흥미를 끌었다. 그는 가차히 다가서서 그걸

정성스리 조사하야 보았다.

“야, 재미있는 일도 많다”

하고 방소는 빙그레 웃었다.

“이 사람이 이 머리탈을 쓰고 다녔네 그럼 아마 대머리가 아니었을까?”

“음 나도 평소부터 그렇게 눈치채고 있었네”

하고 막함은 씸씸이 대답하다가 히이스를 돌아보며

“그럼 안잠재기 안나부인을 좀 보게해주게!”

하였다. 히이스는 부하에게 그 뜻을 명영하였다.

이 명영이 떨어진지 일분이 못되어 머리가 허옇게 시인 중년부인 하나이

사복한 순사에게 끌리어 들어왔다. 그 부인은 단순하고, 완고하고, 그리고

자혜로운 어머니의 얼골을 가ㅈ었다. 그러면서도 무식한 사람에게 흔히 있는

침착한 고집을 갖고 있는듯 싶었다.

“안나부인, 이리 앉으십쇼”

하고 막함은 친절히 대접하였다.

“나는 지방금삽니다. 잠간 뭐쯤 여쭈어볼게 있어서요!”

안나부인은 문앞에 잇는 의자에가 걸타앉어서 우리들을 초조히 훑어보고

있었다. 막함이 공손히 그를 동정하는 태도로 물으니까 그는 차차 유창히

대답하였다.

십오분간쯤 계속된 심문에서 얻은 사실은 대략 다음과 같었다.

안나부인은 벌서 사년동안이나 알벤송씨의 안잠재기로 있있고, 그리고

이집에서 주인과 그와 단 둘이었다. 그의 방은 이집의 삼층 꼭대기에 있었다.

전날 오후 알벤송ㅆ는 그의 사무실에서 어느때보다 일즉이 돌아왔다. 아마

넉점쯤 되었을까-그리고 오늘은 집에서 저녁을 안먹는다고 안나부인에게

말하고는 여섯점 반쯤하야 우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는 일곱점에 집을

나갔다. 오늘은 늦게 들어올지 모르니 기달릴게 없다고 이렇게 다만

한마디뿐이었다.

그가 자다가 뭐 퍼지는 소리에 눈을 떴을때에는 열두점이었다. 그가 놀래여

전등을 켜고 시게를 본것이 열두점반이었다. 그래 시간이 아즉 늦지 않었으므로

그는 안심하였다. 알벤송은 밤에 출입하면 두점전에 들어오는법이 별루 없었다.

이 사실과 또는 집안이 고요한것을 미루어보아 그는 방금 자기를 놀래인

그소리가 필연 옆행길을 지나든 자동차에서 난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오늘 아츰 일곱점에 일어나 언제와같이 대문간으로 우유을 가질러가다가

알벤송씨가 죽어 있는것을 발견하였다. 그래 그는 그길로 전화를 걸어 경찰서에

고발을하고 또 알벤성씨의 친형 벤담소좌에게 전화를 걸었다. 벤담소좌는

탐정과 거반 동시에 왓다. 그러다 안나부인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해본다음

탐정들과 뭐라고 몇마디하고는 먼저 돌아갔다.

“그럼 안나부인”

하고 막함은 자기의 청취서를 보며 물었다.

“요즘 알벤소이씨의 행동에 그가 뭐 번민하는듯한 티가 없었읍니까?”

“네, 별루 없었읍니다”

“혹 도적놈같은게 들어올까봐 염녀는 했징요?”

“네, 그건 아마 늘 조심하시나 보드군요”

이런 동안에 한옆에서 종이에 뭘쓰고있든 방소는 히이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틈을 타소 막함에게 그종이를 주었다. 막함은 그종이를 넌즛이 읽어보고는

“안나부인, 당신은 알벤송씨를 좋아하십니까?”

“네, 저는 그냥반을 위해서 일하고 있었을뿐입니다”

막함은 다시 손의 종이를 읽어보고는

“안나부인, 알벤송씨가 사무실에서 돌아와서 다시 나갈때까지 이방에

있었다지요 그럼 그동안에 누구 찾아온 사람 없었읍니까?”

이때 나는 안나부인을 이윽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입에는 약간 스처가는

파동이 있었다. 얼마후 몸을 단정히 가지며

“네 아무도 온분이 없읍니다”

“그럼 초인종소리도 못들었읍니까?”

“네 못들었읍니다”

막함은 안나부인에게 인사를 말하고 먼저 있든대로 내여보냈다. 여자가

나가자 그는 의아한 시선으로 방소를 보았다.

“그런 질문은 왜 하나?”

“글세 나의 눈에는 그가 주인을 얼싸주는 가운데어덴가 마뜩지 않은 빛이

보인다 생가하는데 자네는 어떤가?”

“글세 나의 눈에도 역-“

하고 막함은 뭘궁리 하는듯 하드니

“손님 온건 또물어 뭘하나? 아무도 안왔든것은 그대로 확실헌데”

“그래도 한번 물어보는게지”

히이스는 차차 흥미를갖고 방소를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생각했든것과는 아주 딴판으로 영특한두뇌를 가진데 감탄하였다. 그는 잠간

묵상하다가 원기를 내이며

“그럼 우선 그 손가방의 주인과 또 카데릭호의 자동차가 있는곳을 찾아보기로

하겠읍니다. 허고 피해자의 우정관계를 알았으면 좋겠는데요. 필연 그에게는

친구가 많을겝니다”

“아, 그건 내 벤담소종에게 물어봄세”

하고 막함은 선선히 약속하였다.

“벤담소좌는 내가 물으면 무엇이고 말할게니까 알벤송의 사업관게도 알수

있네”

“그럼 있다 검사국으로 뵙겠읍니다”

하고 그는 지방검사와 악수를 하고는 방소에게로 몸을 돌리었다.

“그럼 먼저 실레하겠읍니다”

하고 그가 유쾌하게 인사를 하는데 나는 실로 의외였다. 막함도 놀랐다는듯이

멀거니 바라보고 있었다.

히이스가 나간지 얼마 있지않어 우리도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문간에서

감시하고 있는 경관에게 탁시를 불러달라 하였다.

우리가 탁시를 타고 큰거리로 나섰을때 방소는 침착한 태도로 “막함”하고

불러가지고는

“누가 알벤송을 죽였는지 짐작하겠나?”

하고 물었다.

막함은 얼골에 쓴 미소를 띠었다.

“그걸 알면 이고생을 하겠나. 암만해도 사건이 퍽복잡히 될 모양같으이”

“흥 공상력을 인제 활동시키게”

하고 방소는 차에서 나리며 말하였다.

“나는 이것이 기막히게 단순한 범죄라고 생각하였네”

 

5. 증거의 수집

알벤송의 살인사건은 일반사회에 큰파동을 일으키었다. 제각기 참담한

그광경을 상상하야 보고는 몸이 으쓱하였다. 그러나 경찰의 아무러한 노력에도

사건의 단서는 쉽사리 잡을 길이 없었다.

알벤송은 뉴욕에 있는 부호들틈의 한 친구였다. 그는 운동가요, 도박사요,

또는 직업적 난봉군이었다. 밤에는 항용 주사청누에서 세월을 보내는 것이 그의

생활이었다.

알벤송과 그형 벤담소좌는 형제상회라는 간판으로 중개업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루 성격과 취미가 다르므로 사무소이외에는 둘이 잘 맞나지

않었다. 알벤송은 그의 모든 여가를 도락삼매에 소비하였고 한편 전쟁에까지

종군해본경험이 있는 벤담소좌는 침착한 보통생활에 밤에도 구락부외에서 흔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사교게에서 제각기 평판이 좋았다.

이런 아우가 살해를 당함에 이르러 벤담소좌는 그 원수를 가파주고저

일념으로 노력하였다.

막함은 부하를 시키어 알벤송과 친히 지내든여자를 조사헤게 하였다. 그리고

일방 심문할때 방소가 흥미를 가것든 관계로 그 안잠재기의 신변을 탐지하고저

따로히 한부하를 내놓았다.

그 조사한바에 의하면 안나부인은 본시 시골태생으로 돌아간 그양친은 다

독일 사람이였다. 그는 벌서 십육년간을 과부생활을 하야 왔다. 알벤송의 집에

오기전에는 십이년동안이나 어느가정에서 일을보았으나 그주인이 가정을 파하고

여관으로 가게되어 서루갈렸든것이다. 그래 그전 주인의 말을 들어보면

안나부인에게로 확실히 딸이있을터인대 본일도 없고 또 거기에 관하야 들은적도

없다는것이다. 막함은 이사실을 별루중요히 안녀기고 다만 형식적으로 적어

두었을뿐이었다.

방소가 지방검사국으로 전화를 걸어 일어슨것이 그날 아츰이었다. 나는 그가

막함에게 스산도구락부에서 점심을 가치하자고 약속하는걸 들었다.

나오 방소가 구락부로 갔을때 막함은 아즉 보이지 않었다. 우리가 마음에드는

곳에 가 자리를 잡고 앉어서 차를 마실때에야 그제서 설렁설렁 들어왔다.

“뭐좀 생각해보았나?” 하고 그는 걸상에 앉으며 방소의 눈치를 훑어본다.

“자네가 가장 긴급히 생가하는걸 좀드려주게”

“나의 어리석은 생각에는” 하고 방소는 대답하였다. “알벤송의 그 머리탈이

자네들에게 뭘 설명하리라 생가하네”

“머리탈, 응 그리고?”

“그리고 그 칼라와 넥타이가 있지 않었나?”

그리고 또 저 금이도 있지 않은가?’

“아참, 자네는 두뇌가 참 좋아이” 하고 크게 감탄하였다. “자네같은 머리로

어째 범인을 못찾었나?”

여기에는 막함은 들은척도 안하였다. 그는 잠간 뭘 주저하는듯 하드니

“이것은 극히 비밀인데” 하고 그예 입을 열었다.

“자네가 아츰에 전화를 걸때 나는 부하에게서 보고를 듣고 있었네, 그 장갑과

가방을 놓고간 여자에게 알벤송이 반했었든 내막을 알았다. 그리고 그날 밤

알벤송과 가치 만찬을 한것도 그여자였다네, 그는 유명한 히가 극배우로

구레아라는 이름을 가ㅈ다는 이것까지도 알았다네”

“이건 불행한 일이로군!” 하고 방소는 한숨을 쉬이었다. “나는 그여자를 위해

슬퍼할수밖에 없네. 자네는 그래 그여자를 가엾이 굴터인가?”

“그건 무슨 의민지 모르겠네 죄만 있으면이야, 얼마든지 심문할수 있으니까”

막함은 어덴가 마음이 팔리어 있는듯싶었다. 그래 우리는 식사를 하는동안에

아무말도 건느지 않었다.

식후 유히실로 권연을 피러 갔을때, 창앞에서 시름없이 서있는 벤담소좌와

맞우첬다. 그는 오십전후의 큰얼굴을 가진 사람으로 침착하고 친절한태도와

곧은 체격을 가ㅈ다.

그는 방소와 나에게 잠간 인사를 하고는 곧 막함에게로 향하였다.

“막함씨 또 하나 당신에게 말슴해디릴 점이 있읍니다. 알벤송의 친한 친구로

바이부라는 사람이 있읍니다. 그는 이곳에서 살고 있지 않기때문에 잠간

그이름을 잊었었읍니다. 그는 아일랜든가 어딘가에 산다는 말이 있읍니다. 지금

불시로 생각이 나기로 참고가 될가하야 여쭈어두는 겝니다”

그리고 무슨 말을 급히 할듯하드니 깨물어버린다. 평소에는 진득한

성질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음이 매우 움지기고 있는듯 하였다.

“그건 곧 조사하야 보겠읍니다”

이때 허심탄탄히 창밖만 내다보고 서있든 방소가 몸을 돌리어 소좌에게

물었다.

“소토랑대위는 어떴읍니까? 나는 당신의 아우와 그와 한좌석에 있는걸 여러번

보았는데”

“서루 좀 알뿐입니다. 별루 필요없겠지요” 하고 그는 막함을 향하야 “나는

당신이 너머 일즉이 증거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마는”

막함은 입의 권연을 뽑아 손가락으로 비며가면서 어떤 생각에 곰곰

젖어있었다.

“이건 말슴하지 않는것이나” 하고 잠간 사이를 띠어 “나는 목요일날 당신의

게씨와 가치식사를 한 사람을 찾았읍니다” 그는 이이상 더 말을 할가말가를

망서리다가 다시 입을 열어 “이 이상 더 증거가 없드라도 넉넉히 판결을 요구

할수가 있읍니다”

크게 놀라며 감탄하는 빛이 소좌의 이마를 지나갔다.

“너머나 고맙습니다” 하고 그는 막함 어깨에 손을 얹고는 “나를 위하야

아모쪼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치하를 하고나소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우가 죽었는데, 소좌에게 이러니저러니 물어서 안될걸”

“그래도 세상은 거리낌없이 끌고가는걸세” 하고 방소는 하품을 하드니

“운명이라는게 과연 있는겐가?” 하고 입안으로 중얼거렸다.

6. 방소의 의견

우리는 얼마 동안을 담배만 피이면서 서루묵묵히 앉어 있었다. 방소는 멀거니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막함은 이맛살을 접고서 난로우쪽 벽에걸힌 그림에

눈을 주고 앉엇다.

방소는 몸을 돌리어 비웃는 시선으로 지방검사를 보았다.

“여보게 막함” 하고 그는 점잔히 말하였다. “자네는 이 살인사건을 글짜박은

그손수건으로 해결하러드는셈인가? 그건 작난감으로 노는 어린애의 일일세!”

“그럼 자네는 범죄를 조사할때 우리가 얻을수있는 그증거를 무시한단말인가?”

하고 막함은 안될 말이란듯이 배를 탁튀겼다.

“그야 물론일세” 하고 방소는 정숙하게 선언하였다. “범죄는 영리한 사람의

손으로 대개 게획되는 것일세. 그러므로 나종 자기에게 유리한 기회를 주도록

만들어놓는것일세. 그런 가짜증거를 나네네 탐정들은 진실로 알고 눈을

까뒤집고 덤벼드는것이니 결과는 그 반대로 다라날밖에 별도리있겠나”

“모를 소리야 증거를 무시하고 범인을 어떻게 찾는단말인가? 언제든 범죄란

제삼자가 있데서 시작되는건 아니니까”

“자네는 근번적으로 오핼세” 하고 방소는 정색하고 말하였다. “모든 인상은

마치 예술작품의 그것과같이 제삼자로 하여금 느끼수있게 되어 있네. 범인이나

예술가의 손으로 제작된 그걸 본다면 그리고 우리가 좀 명석하야면 얼른 그

사람의 개성과 천분을 호흡할수 있네”

그리고 방소는 새로히 권연을 피어물고 천정을 향하야 내뿜었다.

“가령, 이 사건에 있어 자네의 결론을 생갈하야 보게” 하고 그는 여전히

침착한 태도로 차근차근이 뙤여주었다.

“자네는 알벤송을 필연 이놈이 죽였으리라는 극히 삐뚜러진 상상알에서

활동하고 있는것일세, 자네는 벤담소좌와 함께 그렇게 행동하고 있네 그래 아무

죄도 없는 여자를 잡아다 욕을 보이고저 게획중이 아닌가?”

“응 그건 간단하이” 하고 방소는 조롱 하는듯이 입귀를 삐쭉 올리였다.

“이번 살인을 범한 사람은 자네나 자네부하들의 눈에 띨만한 조고만 증거도

남기지 않을만치 그렇게 흉악한 지혜를 가진 자라는 이유뿐일세”

이렇게 방소는 이번사실을 확연히 파악한 사람같이 늠늠히 암시하야 주고

있었다.

“자네들이 채용하고 있는 그 추릿법은 황하기 짝이 없는 것일세, 예를 들라면

자네가 지금 욕을 보이고 있는 그 가엾은 여자를 알겠네”

지금까지 빙그레 웃는 낯으로 울화를 가리고있든 막함이 방소를 향하야 눈을

크게 떳다.

“나는 직권으로 말을 하나” 하고 그는 떨리는 음성으로 내뱉았다.

“나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 여자를 심문하랴는 것일세, 여기에 무슨 잘못이

있나?”

“그리고 말이세” 하고 방소는 거침없이 또 받았다.

“그 여자뿐만아니라 어떠한 여자라도 결코 이런 봄죄는 행치 못할것일세”

“그럼 자네는 뭘로 범죄를 결정한단 말인가 어디 한번 들어보세” 하고 막함은

열을 벌컥 내였다.

“인간의 죄와 벌을 결정하는데는 다만 하나의 확실한 방법이 있는것일세”

하고 방소는 조금 사이를 두어

“그것은 범죄의 심리적 동인의 분서과 그개인에게 쓰일수 있는 적용성과에

의하야 알수있는것일세. 다시 말하면 진실한 탐지법은 심리적추리 그것일세!”

“자네가 암만 그래도 나는 그 여자가 알벤송을 살해한 범인이었다는 모든

재료를 갖고 있네”

방소는 가장 놀랐다는듯이 어깨를 으쓱하야 보이며 코우슴을 첬다.

“흥, 그러면 어디 한번 들어볼수 없겠나?”

“물론 이야기아 하지”

하고 막함은 네 보란듯이 주짜를 뽑았다.

“첫재 그 여자는 알벤송이 살해를 당하든때 그집안에 있었네”

“허, 그래 뭘로 그걸 알았자?”

“그 여자의 소유물인 장갑과 손가방이 알벤송의 방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고있네!”

“오!”

하고 방소는 콧등에 다시 조소를 띠우며

“여보게 내 바지가 세탁소에 가있으면 내가 세탁소에 있는 폭이 되겠네그려?”

막함은 그래도 꽉 자신한 어조로 말하였다.

“나의 부하가 알벤송이 그 여자와 어느요릿집에서 밤참을 먹었다는걸 알아

왔네. 또는 두사람이 싸웠다는것과 갖ㅇ가량하야 둘이 택시를 타고거기를

나갔다는 것도 알았네, 그 여자는 고근처 강변에 산다는 것인대 그가 만일

알벤송의 집엘 안들렸다면 그 동안에 뭘 했을까? 나의 부하는 그 여자의 집에

가서 그가 새루 한점이 조금 넘도록 돌아오지 않은것까지 알아왔다. 그럼

살인을 당한것이 열두점 반이 아닌가”

하고 막함은 권력에 다시 불을 붙이고는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곡구라는 약혼자가 있다네 그는 육군의 대위라

알벤송을 죽인 권총과 똑같은 권총을 가ㅈ을것일세, 게다 이곡구대위는 그날

점심을 여자와 같이 먹었고 또 그 담날 일즉이 여자에게로 찾아간 일이 있었네”

막함은 약간 앞으로 몸을 내밀었다. 그리고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어세를

높이었다.

“인제 알겠나? 이만했으면 자네는 우리가 그릇된증거를 가ㅈ다고 못하겠지?

그 동기와 그리고 그 수단을 알지 않었나?”

“여 막함선생” 하고 방소는 낮윽한 소리로

“소학교의 우등생이면 능히 알수있는 그렇게 쉬운 일에만 자네가 설명하였네.

그러나 그속에자네가 모르는 일점이 있다는거야!”

여기에서 막함은 모욕을 느낀 사람의 노염이얼굴에 떠올랐다. 마는 그는

자제하는듯 싶어 겉으로 토하지는 않었다.

우리는 그들의 우정을 잘 이해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들은 서루 성격이

달러 가끔 논쟁이생기고 때로는 그말이 도를 넘을적도 있으나 그것은 서루

존경하고 있는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동안을 침묵에 싸이었다가 막함은 억제로 껄껄 웃어보이었다. 그리고

유유히 입을 열어

“하여튼 삼십분만 있으면 그 여가가 내게로 올것이니 두고보면 자네도

알겠지?”

“그건 이쪽에서 헐 말인듯 싶은데!”

이렇게 그들은 서루 자기의 의견을 양보할줄 몰랐다.

우리들은 그길로 바루 나아와 택시를 타고 형사재판소로 향하였다.

 

7. 그여자의 대답

우리는 지방검사의 뒤를 따라 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방소는 실내의 구조를 태연히 둘러보고 있었다. 막함은 자기 책상앞에가

앉어서 그우에 놓였든 조고만 종이쪽을 집어들고 읽어보았다.

“나의 부하가 둘이 지금 나를 면회할랴고 기다리고 있네” 하고 그는 고개도

숙으린채 뭘 뒤지고 있었다.

“거기 앉어서 잠간만 기다려주게. 나는 좀더 기술적 관계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니!”

그리고 그는 책상 모슬기에 달린 초인종을 눌렀다. 조금 있더니 두터운

안경을 쓰고 민활히 생긴 청년 하나이 문앞에 나타났다.

“스워카군 히푸스더러 이리 들어오라 하여주게”

비서가 나가자 뒤미처 키가 켜닿고 수리같은 머리를 가진 탐정이 들어왔다.

“뭐 보고헐게 없나?”

“네 각하 저” 하고 언성을 낮후어 다가서며

“아침에 저 이곡구대위의 집에 가보았읍니다. 때마츰 대위가 출립을 나가는

길이었읍니다. 그래 따라갔더니 그는 그 여자의 집에 가 한시간 이상을 있다가

다시 수심이 만면한 얼굴로 나와 집으로 돌아갔읍니다”

“응, 알았네……나가다 스워카에게 도레시를 불러오라 하게”

도레시는 키가 적고 통통한 몽의 학식이라도 가진듯 싶은 온공한 탐정이었다.

양복을 매끈이 입고 애교있는 얼굴로 들어와

“안녕히 주무섰읍니까 각하” 하고 그는 예바른 태도로 호리를 굽신하였다.

“오늘 구레야가 여기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각하께서 신문하실때

필요할듯 싶은 몇가지를 조사해왔읍니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조고만 수첩을 끄내들고 안경을 고치썼다.

“그 여자의 성악서냉으로 리날드라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 그를 만나봤읍니다.

그는 자기가 구레야양을 길러내다싶이 했다고요 그리고 죽은 알벤송도 잘

안다합니다. 알벤송은 구레야양의 음악회에는 언제나 찾아화서 자동차를

불러주고 물건을 사주고 했답니다. 작년 겨울에는 이리극장에서 구레야양이

출연했을때 알벤송은 그 방에 디려놀수 없을만치 꽃을 보냈답니다”

도레시가 수첩을 접어 도로 넣고 돌아서 나올때,

“히이스경부가 왔읍니다” 하고 비서가 들어왔다.

“바쁘시지 않으면 잠간 봅겠다고 합니다”

“응, 아직 시간이 있으니 들오래게”

히이스는 나와 방소가 검사실에 있는걸 보드니 좀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는

막함과 판에 박은듯이 악수를 하고는 경쾌한 낯으로 방소를 보았다.

“방소씨, 많이 공부하섰읍니까?”

“별루 배운것이 없소이다” 하고 방소도 또한 가비여히 받았다.

“하긴 그 보다도 나는 가장 흥미있는 오해만 발견하였소”

히이스는급작이 몸을 진중히 갖고

“각하” 하고 막함에게로 향하였다.

“이번 사건은 매우 나처합니다. 제가 부하 십여인과 돌아다니며 알벤송의

친구들과 말을 해보았으니 하나도 들어볼만한 것이 없읍니다. 그들은 저마닥 그

선량한 알벤송을 누가 죽이리라고는 생각지 않었든 꿈밖이랍니다. 그뿐입니다”

“그럼 그 자동차에 대한 보고는 들었나”

“거기에 대해서도 일절 무소식입니다”

“그러나 경부, 실망치 말게” 하고 막함은 그의 기운을 돋아 주었다.

“나는 그간에 일이 많었네, 그 손가방의 주인을 찾았고 또 그 여자가 그날

아벤송고같이 밤참을 먹은것까지도 알았네. 그리고 그 여자자신이 머지않어

나에게로 올걸세”

지방검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 히이스의 얼굴에는 불쾌한 빛이

확 버ㅈ다. 마는 그는 곧 그것을 수습하야 질문으로 꾸려막았다. 막함은 그에게

모든걸 상세히 이야기하고 바이부에 관한것까지도 그대로 고하였다.

“신문을 하고나서 그결과를 곧 알여줌세” 하고 그는 말을 맺었다.

히이스가 나가자 방소는 실적은 우슴을 띠이며 막함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자네들의 일이란 그런걸세, 히이스가 이번 살인범을 적어도 한 대여섯가량

잡아올줄 알았드니!”

그러자 이때 막함의 비서가 들오와 구레야양이 왔다고 알리었다.

나는 이때 우리일동이 이 젊은 부인의 깨끗한 얼굴을 갖고 태연자약한

걸음으로 들어오는 태도를 보고는 좀 멈씰한듯 싶었다. 그는 자딸막한키에 검은

눈과 날카로운 콧날을 가진 여자로 얼뜻 보아 놀랄만치 아름다웠다. 그의

보드라운 입살은 곧게 다물였고 그 무게가 알수 없는 얕은 우슴이 떠도는듯

하였다. 그의 얼굴의 굳은 의지와 지혜를 표시하는듯이 매우 단정하였다. 그러나

평온한 그 외면밑에는 가릴수 없는 한감정이 숨어있는듯 싶었다.

막함은 일어나 본때있게 인사를 하고는 자기앞에 놓인 안낙의자를 손으로

가르키었다.

“이리로 앉으십시요”

“고맙습니다”

그의 읍성은 마치 숙달한 성악의 노래와같이 그렇게 고았다. 그는 말할때

입을 느스레히 열고 그우에 쌀쌀한 미소를 보이었다.

“구레야씨” 하고 막함은 점잖고 업격한 태도를 취하였다.

“그(‘나’의 잘못일듯-편자)는 당신에게 똑바루 말슴 하도록 충고합니다. 터놓고

말슴하면 그것이 당신의 이익입니다”

그러나 여자는 비웃어 던지는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친절히 충고하야 주서서 무어라고 인사를 디릴지 모르겠읍니다”

막함은 얼굴을 찌그리고 책상우의 서류를 뒤저보자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은 당신의 장갑과 손가방이 알벤송이 살해를 다안 그담날 그집에서

발견되었다는걸 아시겠지됴?”

“저는 여러분이 그 손가방을 재거라고 아신건 잘 양해합니다” 하고는 그는 좀

있다.

“그러나 어째서 그 장갑이 내거라고 생각하섰읍니까?”

막함은 여자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그러면 그 장갑이 당신의 물건이 아니란 말슴입니까?”

“아니요 저는 다만 여러분이 나의 장갑의 취미며 혹은 척수도 모른는 주제에

어떡해서 나의 물건으로 아섰는가 말입니다”

“그럼 당신의것이 아니란 말입니까?”

“만약 그것이 내손에 잘맞고, 힌 가죽장갑이면 반듯이 내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리 내주시기 바랍니다”

“미안합니다 마는 당분간 내가 보관하야 두겠읍니다” 하고 업격한 낯을하야

보이며

“그런데 당신의 물건이 어째서 알벤송씨의 방에가 있었읍니까?”

“그건 말슴하고 싶지 않스니다”

“당신이 대답을 거절하시면 그 결과가 좋기 않습니다” 하고 막함은 또 한번

은근히 얼러보았다.

“당신의 자신을 위하야 저저히 설명하시는것이 좋습니다”

여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듯한 태도로 눈섶을 걷어올렸다. 그리고 그

까닭모를 미소가 입귀에 니타났다.

“저에게 살인혐의가 충분합니까?”

막함은 기가 막혀서 아무대답도 없었다.

“구레야씨, 밤 열두점에 요릿집을 나와 집으로돌아가실때까지 어디

게섰읍니까? 집에 가신것은 한점이 지났지요”

“참, 저는 놀랬읍니다. 어쩌면 그렇게 많이 아십니까. 저는 그 동안에 집으로

가는 길이었읍니다”

“거기에서 집까지 한시간이 걸립니까?”

“네! 아참 한 일이분쯤 더 걸립니다”

“당신의 태도는 당신을 점저 불리하게 만듭니다” 하고 막함은 화를 내이며

여자에게 다시 주의를 시키었다.

“하여튼 고맙습니다” 하고 여자는 이상스러히 얼굴을 정색하더니

“바루 말슴이나 만일에 내가 알벤송씨를 죽이러 들었다면 그는 벌서 예전에

죽었을것입니다. 나는 그렇게까지 그를 싫어합니다”

“그럼 어째서 밤참을 가치 자섰읍니까?”

“네 제자신도 그건 질문을 가끔하야 봅니다” 하고 여자는 슬퍼하는

고백이었다. 그러다 무엇을 생각하였는지

“밤참을 가치 한것은 아마 내가 그를 죽이려는 준비행동일른지 모르지요!”

여자는 이렇게 말을하면서 한편으로는 화장감을 끄내어 그속의 거울에다

얼굴을 비처보고 있었다. 그는 앞머리를 손으로 긁어올리고 또는 눈섶까지도

손끝으로 매만저놓는것이다. 그러나 얼굴을 들어 인제는 헐말 다했다는듯이

지방검사에게로시선을 던졌다.

막함은 노할대로 노하였다. 딴 지방검사만 같으면 그는 당장 여자를 어떻게

했을것이다. 막함은 그런 위압적 수단을 연약한 여자에게 쓰는것을 번능적으로

싫여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락부에서 방소가 노래한 그말이 없었더라면

혹은 좀 압박하는 티를 보였을지도 모른다.

얼마동안 침묵에 싸였다가 우울히 물었다.

“당신은 알벤송의 형제상회를 통하야 투기사업을 해본 일이 있읍니까?” 이

질문에 구레야는 방그레 웃으며 대담하였다.

“네 많이 했읍니다”

“요즘 손해를 많이 보셨다지요? 그래 알벤송이 잔금을 받으로 왔다가 결국

당신의 소유재산을 경배하였다는것도 사실입까?”

“거짓말은아니겠지요!” 하고 그는 슬픈 얼굴로 탄식하는듯 하더니

“그래서 그 원수로 재가 죽였는지도 모릅니다” 하고 실없이 노는 모양이었다.

막함의 눈에는 차디찬 노염이 고이었다.

“알벤송이 맞어죽은 그 총과 똑같은 권총을 리곡구대위가 가졌다는게

사실인가요?”

“그건 모르지요. 네총이 어떠냐고 물어본 일이없으니까요”

“그러면” 하고 막함은 긴장한 어세로 추궁하였다.

“리곡구가 그날 아침 당신집에 갔을때 그이 권총을 당신에게 빌렸다는 것이

정말입니까?”

“뭐요 그런 실례의 말슴이 어딨읍니까” 하고 여자는 얌잖은 그러나 책하는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약혼한 두사람의 사이를 묻는다는건 너무도 말이 안됩니다. 그래도 얼굴

한편에는 뜨거운 분노가 움지기고 있었다.

“당신은 나의 질문에 대답을 거절하였읍니다. 이것은 즉 당신이 당신자신을

위험히 만드는 증거입니다”

“네 아무래도 좋습니다” 하고 여자는 유유히 대답하였다.

“나는 아무것도 말슴하고 싶지않습니다”

디때 지방검사의 눈에는 불덩어리가 그대로 쏟아질듯이 보이었다. 그러나

여자는 겨기에 조금치도 움지겨지는 기색이 없었다. 쏘는듯한 눈으로 흥미를

갖고 지방검사의 얼굴을 말끄람이 쳐다보고 앉었다.

방안에는 돌연히 책상 모슬기의 초인종을 누를랴 하였다. 그러나 그 도중에

그의 시선이 방소와 마주친 방소의 얼굴에는 친구를 질책하는 불만이 있었다.

구레야는 정숙히 화장갑을 열어들고 콧등에 분솜질을 하였다. 그것이

다끝나자 그는 황홀한 눈으로 지방검사를 쏘았다.

“당신께서 여기서 나를 체포하고 싶으십니까?”

“오늘이 아닙니다”

막함은 이렇게 늠늠히 뱉아놓았다. 그는 아즉도 뭘 생객하는듯이 창밖만

내다보고 서있었다. 그러다 자기의 비서를 불러서

“여보게 이 구레야양에게 자동차좀 불러드리게” 하고 명령하였다.

“안녕히 계십시요, 또 보입겠읍니다”

여자가 밖으로 나아가자, 막함은 다른 부하하나를 불러서

“지금 그여자가 나갔으니 곧 뒤를 밟아보게 아예 잊어버리지 말아-“

하야 보내고는 방소를 돌아보며

“그여자의 연극은 하여튼 하긴 잘하나 그러나, 자기의 죄를 아는 교활한

여자의 그행동과 조금도 다름없네” 하고 네보란듯한 태도로 오곰을박는다.

“자네는 그러나 아즉 멀었네” 하고 방소 역 비웃는 소리로 받았다.

“그 여자는 자네가 그를 유죄로 생각하였든 말었든 조금도 관계치 않었다는걸

모르나? 그 여자는 자네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는데 오히려 섭섭히

생각했을지도 모르제!”

“모르는 말일세, 사람은 죄가 있건없건 체포당하길 좋아않는것일세-“

“그건 그렇고 알벤송이 살해를 당하든 그 시간에 리곡구는 어디있었을까?”

“내가 그걸 부의했을까?” 하고 막함은 경멸하는 시선으로 방소를 보았다.

“리곡구대위는 그날 밤 여ㅇ시로부터 자기집에 꽉묻여있었네”

“응, 그래 매우 보범청년이로군!” 하고 방소는 스적스적 말만부치고 섰다.

막함은 또 다시 예리한 시선으로 방소를 노려보았다. 말은 없으나 거기에는

뭘 찾고저 속조리는 초조가 떠돌았다.

“나는 자네의 소망대로 그 여자를 임시로 보냈네” 하고 막함은 못할걸

했다는듯이 자기의 공을 보이며

“그럼 자네도 자네의 그 비결을 보여주어야 할게 아니가?” 하고 여지껏

참아왔든 울분을 겁겁히 쏟아놓았다.

“낸들 뭘 아나? 내가 부슨 요술쟁이가 아니이상-“

방소가 이렇게 대답할 때에는 언제나 번대답을 피할랴는 전조이었다. 그래

막함은 그걸 눈치채고는

“결국 나는 내 이론에 고집하는것이 현명한 일일겔세” 하고 후회하는 빛을

보아었다.

“실상말이지 자네이론엔 체게도 없는걸 알었네, 그러기에 입때껏 진상의

윤괄도 못잡지 않었나”

막함의 오조와 표정은 확실히 도전적 태도를보이고 있었다.

“죄없는 한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는것은 말하자면 진범인의 보호물로

이용되었다뿐일세 지헤있는 범인은 자기는 멀리 떨어저서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

하야금 죄를 범하게 하는것일세”

“자네는 허황한 이론뿐일세” 하고 막함은 멸시하는듯이 입귀를 삐쭉하였다.

“만일에 자네의 이론이 진리라면?”

“흥, 그러나 내가 만일 자네의 처지에서 자네만큼 활략했다면 지금쯤은 범인이

감옥에 졸고있을 것일세”

“그럼 어디, 자네가 찾아내놔 보게!”

“그야 이 사건을 나에게 일임한다면이야”

여기에서 막함은 입때까지 비웃어오든 도전적태도를 갑작스리 고치어

정색하였다. 그의 눈에는 흡사히 기다렸단듯이 히망의 빛이 보이었다. 그는

방소에게 정중한 낯을 보이며

“응, 일임했네” 하고 꽉 결정한 뜻을 나타내었다.

“그러면 인제 어떡헐테인가?”

아무 대답없어 방소는 얼마동안 담배만 피이고 있었다. 그러나 버듬직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응, 그러면 제일 첫때” 하고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범인이 키부터 조사하기로 하겠네”

“그런대 그걸 어떻게 아나?”

“하옇은 나를 그 현장으로 다시한번 데려다주게”

막함은 이것이 농담이나 아닌가고 어떨떨이 방소를 처다보았다.

“지금은 시체도 다 치었네”

“응 그거 잘됐네” 하고 방소는 여전히 확신하는 침착한 어조로 말았었다.

“나는 천승이 시체만 보면 소름이끼처서 못보는걸!”

막함은 방소의 하자는대로 하는것이 이때의 자기 직무같이도 생각되었다.

왜냐면 그는 방소를 비웃었고 또 자기의 이론을 고집하였으나 그러나 속으로는

방소의 존재만은 괄시 못하리라고 믿고있었든 까닭이였다.

그는 자기가 도리어 방소를 재촉하야 가지고

“암만해도 헷일하는거 같으니!” 하고 자동차에 올라앉을때 방소는 조곰도

주저하는 빛없이

“일이란 결과가 증명하니까” 콧등으로 대답하였다.

8. 방소의 활략

우리가 알벤송의 살해당한 방으로 들어갔을때 다만 방안이 깨끗이

소제되었을뿐으로 그담은 전에 볼때와 다름이 없었다. 들창의 휘장이

걷어저있고 늦은 오후의 광선이 아낌없이 흘러들고 있었다. 방의 아름다눈

장식은 그 빛이 반사되어 더욱 으리으리하게 보이었다.

방소는 권연의 불을 끄고 막함에게 기다란 칭량자와 실패가 필요하다 하였다.

막함은 저쪽 대문간에 파수를 보고 섰든 경관을 불러

“여보게 안나부인에게 실패와 칭량자를 좀 빌려오게” 하고 명령하고는 방소를

수상스리 쳐다보며

“그래 그걸로 뭘헐랴구 그러나?”

“뭘 허든!”

방소는 저쪽으로 가서 알벤송이 앉어서 맞어죽은 의자를 한복판으로 끌고

나와 살인당시에 놓였든 그 장소에다 갖다놓았다. 그 자리는 의자의 바퀴자죽이

있어 언제든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의자등에 뚫린 탄환구녕에 실을 뀌어

탄환 맞은 벽과 반대쪽으로 그 한끝을 가저가도록 나에게 분부하였다. 다음에는

칭량자로 그 구녕을 뀌어들고 알벤송의 이마가 있던 장소에게 오척육촌의

거리를 재었다. 그는 그곳을 표적하기 위하야 실에 매듭을 짓고 실을 팽팽이

댕기어 벽에 맞은 탄환자리에서 의자의 탄환구녕을 통하야 매듭까지 일즉선이

되게 하였다.

“이 실의 매듭은” 하고 그는 설명하였다. “알벤송을 죽인 총뿌리가 있었든

장소일세> 알겠나? 이실은 총알이 나간 즉 탄돌세. 그리고 총알이 오륙척

되는거리에서 알벤송을 쏘았다는것ㄴ 어제 아츰 헤지동대위의 정확한

감정이니까 의심없겠지?”

막함은 아무 대답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물끄럼이 뜬 그의 눈에는 어여

그담을 가르키라는 강열한 요구가 있을뿐이었다.

“그러면 이 실을 팽팽히 잡아다리고 있을게니 자네가 이 매듭에서

방바닥까지의 거리를 재여보게”

“이건 무슨 어린애작난두 아니구-” 하고 막함은 뚜덜거리긴 하였으나 역시

명령대로 순종하였다.

“넉자 일곱치” 하고 그는 대답하였다.

방소는 실의 매듭에서 곧장 나려간 방바닥 그 우에다 권연 하나를 놓았다.

“자 우리는 지금 권총이 발사될때 방바닥우에서 얼마한 높이에 있었나 하는걸

즉 넉자일곱치 알겠나?”

막함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다만 벙벙히 서 있었다.

방소는 문밖에서 집을 감시하고 있는 탐정에서 권총을 빌리어 막함에게

주었다. 그리고 자기는총맞은 의자에가 앉어 알벤송의 이마가 있었든 자리에

똑고와같이 이마를 대었다.

“자 막함” 하고 그는 명령하였다. “범인이 섰든 저장소에가 서서 방바닥의

권연 바루 그 우에 총뿌리가 있게하고 나의 이마를 견양하고 있게” 하고 그는

징글징글한 미소를 띠이며 주의하였다.

“잘하게 괜히 생사람 죽이리”

막함은 떨떨음한 얼굴로 잠자코 그대로 준해하였다. 그가 견양을 하고있을때

방소는 나에게 총뿌리로부터 방바닥까지 얼마나 되나 재보라하였다.

그 높이는 넉자 여덟치였다.

“그렇겠지” 하고 방소는 다시 일어나며

“알겠나? 막함, 자네의 키가 다섯자 아홉치지? 허니까 알벤송을 죽인 사람의

키도 자네와 별룹 크게 틀리지 않을걸세 말하자면 다섯자 여덟치이하는 결코

아닐세”

그의 실험은 이렇게 간단하고 명백하였다. 막함은 사실인즉 속으로 여간 크게

감동하지 않었다. 그의 태도는 점차로 경건하야지는걸 알수 있었다. 그는 잠시

뭘 생각하는듯한 얼굴로 뚱허니 섰드니 방소를 바라보고 묻는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총을 올려들고 쏠수도 있지 않은가?”

“그건 모르는 소릴세 익달한 사람이 총을 쏠때에는 언제나 같은 높이에 들고

쏘는것일세”

“그렇지만 범인이 총에 익달한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나?”

“만일 그 범인이 익달한 사람이 아니라면 오륙척이나 되는 거리에서 이마를

쏘았을 리가 없네. 그보다 실패가 적은 가슴을 쏘았을게고 그리고 한두어방더

쏘았을지도 모르네”

이 말에 막함은 멈씰하야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 아름다운 구레야양은’ 하고 방소는 낯에 미소를 먹음고 “어떠한 일이

있드라도 그 키가 다섯자네치나 혹은 다섯치 고가량밖에 안되네 알겠나?”

막함은 어딘가 초조하는듯한 기미가 보이었다. 그리고 그이 초조는 그가

확신하고 있는 사실을 버릴수 없는 사람의 그것이었다. 그는 자기가 방소의

심리적 추리에 쫓지 않으면 않들만치 완고한 검사였다.

“그러나 나는 구레야양에게 얼마든지 유리한 증거를 갖고 있는게니까 그대로

둘수는 없는걸세”

“그 증거라는것이 즉 자네를 망치는것세” 하고 방소는 막함에게 조롱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내좀 안나부인과 이야기좀 하고 싶은대 자네가 허락할수

있겠나?”

“맘대루 하게나”

막함의 안색은 회의적이었으나 그러나 매우 큰 흥미르 품은것만은 어길수

없는 사실이었다.

 

9. 안나부인의 대답

안잠재기가 들어왔을때 그는 막함이 먼저 신문할때 보다는 훨썩 침착하게

보이었다. 그의 태도는 시무룩허니 자기의 고집을 주장하는 티가 있었다. 막함은

그에게 잠간 고갯짓만 할뿐이었으니 방소는 난로옆의 안낙의자를 그에게

권하였다.

“안나씨 당신에게 잠간 엿줘볼 말슴이 있는데요” 하고 방소는 그를 또렷이

바라보았다. “당신이 바루 말슴하시는게 피차의 이익입니다”

이 말이 끝나자 부인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무심한 얼굴이었으니 꼭 다물은

눈속에 초조하는 빛이 보이었다.

방소는 잠간 사이를 두고 한마디한마디 힘을 주어 말하였다.

“알벤송이 죽든날 그 부인이 몇점에 여길왔었읍니까?”

부인은 당황함이 없을랴 하였으나 그 준에는 놀라는 빛이 완연하였다.

“아무도 안왔었읍니다”

“물론 왔었읍니다” 하고 방소는 좀더 어세에 힘을 주었다. “그 여자가 몇점에

왔었읍니까?”

“분명히 아무도 안왔읍니다”

방소는 몸을 정중히 갖고 권연에 불을부쳤다. 그의 눈은 부인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리고 부인이 시선을 떨길때까지 잠자코 권연만 피었다.

“만일에 숨기시면 법률은 당신을 용서 안할겝니다” 하고 방소는 냉정한

목소리로 “그 여자가 ㅇ점에 왔었읍니까?”

부인은 약간 떨리는 몸으로 손을 부볐다.

“정말입니다. 참 정말 맹세합니다”

“딱한 말슴입니다” 하고 방소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보이며 “당신은 당신

자신을 불행히 맨들고 계신걸 모릅니다”

“저는 똑 바루 말슴했읍니다” 하고 여전히 고집이었다.

방소는 무엔가 결심한바 있는듯이 피고있든 권연을 탁자우의 재털이에

버리었다. 막함은 큰 기대를 가지고 손가락에 권연을끼고 앉은채 터럭하나

삐끗없었다.

“그럼 좋습니다. 안나부인 당신이 그날 여기에 온 여자를 말하지 않으면 그럼

내가 이야기 하겠읍니다”

그의 태도는 덥적덥적한것이 어딘가 두둥그러저 보이었다. 부인은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

“당신의 주인이 살해당하든 날 오후 늦어서 문간의 초인종이 울렸읍니다. 필연

당신에게는 손님이 오리라는 주인의 말이 미리 있었을겝니다. 어떴읍니까?

그리고 당신이 나아가 그젊은 부인을 맞어드렸읍니다. 당신은 그 여자를

이방으로 인도앴읍니다. 그리고-그 여자는 지금 당신이 조마조마해 앉어있는 그

걸상에 앉어 있었읍니다”

그는 여기에서 말을 잠간 끊고 역정다운 미소를 띠이었다.

“그리고” 하고 그는 다시 계속하였다.

“당신이 그 젊은 부인과 알벤송에게 차를 갖다주었읍니다. 조금 있다가 그

여자는 가고 주인은 출립옷을 갈아입으러 웃층으로 올라갔읍니다……어떴읍니까?

나도 조금 알지요?”

그는 다시 권연 하나를 피어물었다.

부인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갑자기 동요되는 기색이 보이었다.

“그 양반이 당신에게 여기 왔다고 바루 말했읍니까” 하고 그의 음성은

어즈러웠다.

“별루 그런 일도 없읍니다” 하고 방소는 권연 몇 먹음을 피다가 “그러나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가 말안해도 이쪽에서 환히 다 알고 있으니까요”

“알벤송씨가 사무실서 돌아온지 삼십분쯤 있다가 왔었읍니다” 하고 부인은

여지껏 고집하야 오든걸 그에 통설하였다.

“그러나 주인이 저에게 그 양반이 온다고 말한적은 없었읍니까?”

막함은 몸을 앞으로 내대고

“그러면 어제 내가 물을 때에는 왜 그런말이 없었읍니까?”

여자는 대답대신 거북한 낯으로 방안을 둘러보았다.

“내 생각에는” 하고 방소가 경쾌하게 옆으로 받았다. “안나부인이 자네가 그

넒은 부인에게 의심이나 안둘가하야 염려를 했었기 때문일세 부인 내말이

맞습니까?”

“네 그렀읍니다. 그양반은 얌전하고 아름다운 여자입니다. 다만 그

이유뿐입니다”

“물론 그러실터이지요” 하고 방소는 그를 위안하는 듯이 동으하였다. “그러면

그여자가 왔을때 별일은 없었읍니까? 우리에게 말슴하야 주시면 그를 위하야

유익합니다. 왜냐면 지방검사나 내나 그여자가 무죄라는걸 잘알고있기

때문입니다”

부인은 흡사히 그의 번심을 알아낼려는듯이 방소의 얼굴을 삐안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결국 안심하고는 서슴없는 대답을 하였다.

“이것도 필요하실지 모릅니다. 제가 빵을가지고 들어갔을때 알벤송씨는 그분과

다투고 계섰읍니다. 그분은 자기신변에 일려는 그 무엇을 번민하는듯 했읍니다.

그리고 약속한것을 그렇게 여기지 말아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읍니다. 저는 방에

잠간다녀나왔기 때문에 많이는 못들었읍니다. 그러나 제가 나올랴 할때 주인은

껄껄웃으면서 그건 한번 열러본거라고 말했읍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었읍니다”

부인은 이야기를 끊치고 그래도 염려되는 눈치였다. 자기의 말이 그 여자를

위하기보다는 도리어 망처놓지나 않었나 두려워하는듯 하였다.

“고것뿐입니까?” 하고 방소는 그것뿐이면 별 결과는 없으리라고 운을

띠는듯이 말하였다.

부인은 잠간 주저하였다.

“저는 고것밖에 못들었읍니다. 그러나 저 탁자우에요 보석상자가 있는 것을

보았읍니다”

“정말! 보석상자가! 당신은 그것이 누구의것으로 아십니까?”

“그건 모릅니다. 그분이 가저온것도 아니고 또 이집에서도 전에 본일이

없었읍니다”

“그것이 보석이고 아닌걸 어떻게 아십니까?”

“주인이 웃층으로 옷을 갈아입으러 갔을때 제가 찻그릇을 치러 갔드니 그때도

탁자우에 있어서……”

방소는 이 말에 미소하였다.

“오 당신이 살짝 떠들어 보섰군요 그렇지요? 관게없읍니다. 나라도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그는 일어나서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그것이 전부지요 안나부인. 그러면 그 젊은 부인에 대하야는 너무 염려하실게

없읍니다”

부인이 나가자 막함은 몸을 내대고 방소를 향하야 손을 내휘들렀다.

“아 어째 자네는 알고 있으면서도 나에게 말을 안했나?”

“뭘 말인가?”

“우선 그날 오후에 구레야가 여기에 왔다는것도-“

“응 그건 나도 몰랐네. 난로안에 있었든 권연 꽁댕이로 다만 추리햇을뿐일세”

“그럼 그날밤 그 여자가 여기에 안왔다는것 어떻게 알았나?”

“내가 맨첨 여기에 왔을때 칭량자와 실패가 없었어도 범인의 키를 눈으로

대중할수 있었네”

“응 그건 그렇다하고 그 여자가 알벤송이 나가기전에 먼저 돌아갔다는건

어떻게 알았나?”

“그렇지 않다면 그가 어떻게 야회복으로 갈아입을수 있었겠나? 귀부인은

오후의 단장으로 그대로 밤에 나가는 법이 없는걸세”

“응” 하고 막함은 이렇게 쉬운 일에 자기는 어째 생각이 안났든가 싶었다.

그는 호기심에 끌리어 방소를 똑 바루 쳐다보며 “허나 이 안낙의자에

앉었든것은 뭘로 알았나?”

“어느 의자에 앉어서 저 난로에 담배를 버렸겠나? 여자라는건 잘 견양할줄

모르는 물건일세. 방안에서 비록 담배 꽁댕이라도 내던지는 법이 없는 걸세”

“자네 모르는걸 낸들 알수 있나?” 하고 방소는 그 대답을 피하드니 “하여튼

나는 그 성이가신 담배 꽁댕이 하나를 죽였네. 말하자면 혐의자로써 구레야를

소약한건만은 사실이지”

막함은 곧 대답하지는 않었다. 그는 완고히 반대는 하야왔으나 방소의 이론을

무시하지는 않었다. 그리고 그는 방소가 외면으로는 경솔한듯이 행동하였으니

그 번심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것을 알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매우

발달된 정의감을 가진 사람이였다.

“자네는 자네의 주장을 성공하였네” 하고 그는 굽어들었다. “나는 마음으로

자네에게 감사하네”

방소는 못들은듯이 창께로 걸어가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고 그대로 서서

공중을 향하야

“우리는 이번에 하여트 키가 크고 냉정하고 총에 익숙하고 그리고 피해자와

잘 알고-알벤송이 구레야양과 밤참을 먹으러 간걸 짐작하고 있을만한

그런사람을 수색할것이라는데 도착하였네”

막함은 눈을 찌긋하고 방소를 바라보았다.

“알았네 하여튼 해롭지 않은 생각일세. 나는 곧 히이스에게 부탁하야 리곡구의

그 당야의 행동을 조사시키겠네”

“응 부디” 하고 방소는 피아노쪽으로 걸어갔다.

 

10. 동기와 협박

그 담날 즉 일요일날 우리는 구락부에서 막함과같이 점심을 먹었다. 그

약속에 있어서는 방소가 전날밤 말해 두었었다. 왜냐면 그는 아일란드에서

바이부가 나올듯 하면 자기도 그리로 가겠다고 부탁하야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점심때에는 그는 범죄에 관하야 아무말도 없었다. 그리고 흡사히

약속이나 있은듯이 아무 입에서도 그 문제는 근드려지지 않었다.

경부는 우리가 유회장으로 나갔을때 거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보면 사건 진행상탱 만족지 않은것은 분명하였다.

“막함씨” 하고 그는 걸상을 우리들 편쪽으로 가치히 끌고 와서 입을 열었다.

“구레야양에 관해서는 무슨 단서를 못얻으섰읍니까”

막함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 여자는 이 사건에 아무 관계도 없네” 하고 그전날 알벤송집에서 지난일을

간단히 설명하였다.

“당신께서 만족하시다면이야” 하고 히이스는어덴가 의심스럽단듯이 말하였다.

“저도 만족합니다. 그럼 리곡구는-?”

“응 내말이 그걸세. 키던지 모든 조건이 부합되네. 그는 그 여자와 약혼을

했으니까 동기는 알벤송과 여자관계일지도 모르네”

“네 그렀읍니다. 대전쟁이래도 육군들은 사람을 죽이는데 길이 든듯합니다”

“히푸스의 조사한 보고에 의하면 그는 그날밤 여덟시로부터 집에 있었다는

것일세 물론 거기에는 협잡이 있을지 모르네. 그내 나는 자네가 부하를 보내여

다시 한번 조사하야 보기를 바라네. 자정반에 외출한 증거만 있으면 우리는 더

찾을것이 없네”

“제가 즉접 가보겠읍니다”

제복 입은 소사가 들오와 막함에게 공손히 절을하고 바아부씨가 온걸

고하였다. 막함은 그를 유희장으로 안내하라고 명령한후 히이스를 돌아보았다.

바아부는 단정한 몸으로 점잖이 나타났다. 그의 길쯤한 다리는 떡 버러진

상체를 받치고 있었다. 윤택있는 머리는 뒤로 제쳤고 가는 수염은 비단같이

뻐치었다. 그의 가슴 주머니에 꾹 찔른 손수건에서는 동양풍의 짙은 향내가

물큰거리고 있었다.

그는 은근한 도회식으로 막함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막함이 우리를

소개한즉 그는 역 격의없이 우리에게 인사를 하였다. 소사가 갖다논 의자에

앉자 그는 금테안경을 닦으면서 막함의 얼굴을 우울히 바라보았다.

“저 벤담소좌로부터 들었읍니다 마는” 하고 마거함은 먼저 말을 끄내었다.

“당신은 알벤송과 퍽 친하시다지요? 그래서 조사에 도움이 될가하고

오시랜겁니다”

“네 매우 친합니다-나는 그의 비극적 최후를 듣고 얼마나 슬퍼하였는지요?”

바이부는 슬픈 빛으로 눈을 끔벅이었다.

“나는 그날 카스킬산지로 여행을 나갔었읍니다. 알벤송과 같이 가자고

권유해보았으나 그는 바쁘다고 못갔읍니다” 하고 바이부는 풀수 없는 인생의

운명을 원망하는듯이 머리를 저었다. “가치만 갔드라면 얼마나 좋았겠읍니까?”

“매우 짧은 여행이군요?”

“네-그러나 실로 뜻밖에 일이-“

그는 잠간동안 안경을 닦고 있었다.

“나와 자동차가 부서저서 다시 돌아올밖에 없었읍니다”

“어떤 길로 가섰읍니까?” 하고 히이스는 옆으로 뼈ㅈ다.

바이부는 곱게 안경을 쓰고 경부에게 쓰디쓴 겸손을 보이었다.

“당신이 거길 가실랴면 아메리카 자동차구락부의 도로지도를 하나 얻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는 자기와 지위동등한 사람과 이야기하기를 원하는듯이 막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바이부씨” 하고 막함은 물었다. “알벤송씨에게 무슨 적이 있었읍니까?”

“아니요 저의 추측에 의하면 그에게는 아무도 적이 되질 않었읍니다”

“그럼 그점에 관해서 좀더 자세히 말슴해주실수 없겠읍니까?”

바이부는 버듬직이 수염을 쓰다듬었으나 대답의 어찌할 바를 모르는듯

싶었다.

“당신의 요구이면-그러나 이런건 이야기하기가 좀 뭣헙니다만-허나 나는

신사답게 말하겠읍니다. 알벤송은 다른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한약점-뭐라고말해야 좋을지요-여자에게 대하야 한 결점을 갖고 있었읍니다”

그는 추접스러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지몰라 막함의 얼굴을 뻔히

쳐다보았다.

“아시겠읍니까?” 하고 그는 상대의 동정인듯 싶은 고갯짓에 다시 계속하였다.

“알벤송은 결코 여자에게 호감을 줄수있는 특징을갖지 못하였읍니다. 그래

때때로-이건 너무도 슬픈일입니다만-그는 여자에게 대하야 때때로 음험한

수단을 쓸수 있었을만치 좀 비겁한 점이 있는 친구였읍니다”

바이부는 친구의 이런 비난을 하지 아니치 못하는 자기의 처지를

슬퍼하는듯하였다.

“당신은 범인으로써 알벤송에게 이런 무레한 취급을 받은 여자를 혹

생각해보신 일이 있읍니까?”

“아니요 여자자신이 아닙니다” 하고 바이부는 대답하였다. “그 여자에게

흥미를 가진 남자입니다. 이런걸 말슴하는개 좀-허나 나는 그가 알벤송을

협박하는 것을 보았읍니다”

“뭐 그걸 당신이 말슴하신다고 법률상 어떻게 되거나 하지 않습니다”

바이부는 상대가 양해하야 주므로 잠간 눈을 던저 감사한 뜻을 보이었다.

“그건 불행이 내가 초대한 연회석상에서 일고 말았읍니다” 하고 그는

서슴서슴 토설하였다.

“그게 누굽니까?”

막함의 어조는 부드러웠으나 그러나 엄격하였다.

“말슴하기가 좀 어렵습니다만” 하고 바이부는 가장 비밀을 누설하는 때와

같이 몸을 앞으로 끌어내었다.

“그의 이름을 감추는것은 알벤송으로써 불공평한 일입니다. 그는

리곡구대위였읍니다” 그는 감동한듯 싶은 한숨을 토하였다. “여자의 이름은 묻지

말아주십시요”

“그럴 필요는 없읍니다” 하고 막함은 선뜻 응락하였다. “허나 그 이야기를

조금만 더 자세히 말슴해주실수 없겠읍니까?”

바이부는 겨우 결단한듯한 표정이었다.

“알벤송은 그 부인에게 저분저분이 굴고 있었읍니다. 마는 여자로써는 그에게

호감을 가질수가 없었읍니다. 리곡구대위는 그의 이 행실에 반감을 품고

있었읍니다. 그러자 나에게 와 그여코 충돌하였읍니다. 물론 술들이 몹씨

취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알벤송은 은제든 에의단정한 사람으로-게다

교제상 매우 닦여난 사람이니까요 한편 대위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성격으로 그때도 알벤송에게 네가 만일 여자에게서 손을 안띠면 목숨을

걸고라도 띠게할테다고 말하였읍니다. 그와 동시에 대위는 주머니에서 육혈포를

반쯤 내대기까지 하였읍니다”

“그건 보통권총이였읍니까? 혹은 자동식 권총이였읍니까?” 하고 히이스가

옆에 섰다 물었다.

“잠간 잊었읍니다만 그것은 여느총이 아니라 자동식 권총이였읍니까?” 하고

히이스가 옆에 섰다 물었다.

바이부는 경부편에는 눈도 안보내고 지방검사를 향하야 얕은 미소를

보이였다.

“잠간 잊었읍니다만 그것은 여느총이 아니라 자동식의 육군에서 쓰는

권총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걸 본 사람이 있읍니까?”

“네 그외에도 몇몇의 손님이 있었읍니다” 하고 바이부는 얼른 대답하였다.

“허나 그 성명만은 말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는 동안에 방소의 얼굴에는 무취미에서 나온 조소의 빛이 가득하였다. 그는

한편 구석에가 앉어서 담배만 피이고 있었다.

“그럼 저 소토랑대좌를 아십니까?” 하고 그는 말끝을 옆으로 채갔다.

“네 암니다”

“소토랑대좌도 그때 그 좌석에 있었읍니까”

방소의 어조는 확실히 무엇을 파고 있었다.

“네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바이부는 거치없이 승인하였다. 그리고

의아히 눈섶을 걷어올렸다.

그러나 방소는 다시 아무 일고 없었든듯이 무심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방소의 부질없는 말참섭을 거북히 생각하고있는 막함은 말끝을 좀더 실제적

방면으로 끌어올랴 하였다. 그러나 넌덕스러운 바이부였으나 이 이상더는

이야기를 할랴지않었다. 그는 다만 리곡구대위에 관하야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앉었을뿐이었다. 그리고 표면으로는 그 반대로 설명하는듯 하면서도 기실 그는

대위의 위협을 자못 중대히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막함은 무려 한시간을

그에게 물었으나 그러나 그외에는 별루 쓸만한것이 없었다.

바이부가 돌아나갈랴 할때 그때까지 창밖만 내다보고 있었든 시선을 이쪽으로

돌리며 방소는 부드럽게 인사하였다.

“바이부씨 아마 당신은 조사가 끝날때까지 여기에 게시게 되겠지요?”

바이부의 교양이 있어 든직하든 태도는 갑작히 커단 놀램으로 변하였다.

“그렇게도 생각해보지 않었읍니다”

“그럴 형편이 되시거든” 하고 방소가 암시하야 줄때까지 그런 준비는 조곰도

없었든 막함이 그에게 요구하였다. “조사가 끝날때까지 이 뉴욕에 게서야

되겠읍니다”

바이부는 조곰 주저하다가 급기야 결심의 빛이 보이였다.

“그러면 뉴욕에 있기로 하겠읍니다”

그가 나가고나서 방소는 엎눌리었든 히열의 시선을 막함에게 던ㅈ다.

“어떤가? 좀 훌륭한 수완을 가젓나?”

“만일 당신이 저 남자를 교묘한 위선가라 하시면” 하고 히이스가 곁을 달았다.

“나는 당신에게 동의할수 없읍니다. 대위의 위협신견이 어디로 보던

진실이리라 생각합니다”

“아 그것말이요? 그야 정말이겠지 그렇지 않은가. 막함?”

이렇게 인제 이야기가 버러질랴 할때 벤담소좌가 불쑥 들어왔다. 막함은

그에게 우리의 자리로 불러디렸다.

“바이부가 막 자동차에 오르는걸 보았읍니다” 하고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곧

말하였다. “당신은 그에게 심문하섰겠지요? 뭘좀 쓸만한게 있었읍니까?”

“글세요” 하고 막함은 여낙낙하게 대답하였다. “참 저 소좌, 당신은

리곡구대위에 대하야 뭐 아시는것이 없읍니까?”

“아 몰르섰읍니까? 리곡구는 내가 있든 연대에 가치 있었든 남자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남자를 의심하십니까?”

막함은 그 대답은 귓등으로 흘렸다.

“당신은 바이부의집 연석에서 대위가 게씨를 위협할때거기 게섰읍니까?”

“네 있었읍니다”

그는 얼굴을 들어 무엔가 잘 기억나지 않는듯이 공중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곡구대위가 육혈포를 끄냈었읍니까?”

“아마 그런듯 싶읍니다”

“그 총을 보섰읍니까” 하고 히이스가 물었다.

“꼭 보았다군 할수 없읍니다. 다들 술이 취하였기때문에요”

막함은 그 다음을 물었다.

“당신은 리곡구대위가 살인을 범할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십니까?”

“아니요 결단코” 하고 소좌는 언성에 힘을 주었다. “리곡구는 그런 냉혈한이

아닙니다. 그렇다 치면 오히려 그부인편이 그보다 가능성이 많습니다”

얼마 있다가 방소가 침물을 끼트렀다.

“당신은 저 바이부의 생활을 아십니까?”

“바이부” 하고 소좌는 말하였다. “그는 근대의 도락자의 대표적 인물입니다.

젊다고는 하지만 한 사십은 되었겠지요. 그는 생장하는 동안에 자기멋대로의

생활을 하야왔읍니다. 그리고 물릴만치 온갓 도락에젖어난 사람입니다. 그는

이년간이나 남아푸리카에서 맹수산양을 하고 그 모혐담이 유명합니다. 그후는

자세히 모르겠읍니다-말인즉은 수년전 그는 부잣집색씨와 결혼하였다지요. 물론

돈때문이라고 합니다만 여자의 아버지가 돈주머니를 꺽 쥐고 있기 때문에 그의

자유로는 못된다 합니다. 바이부는 번디 랑비자요 또 해태한 사람이라는 이것이

그의 특증입니다”

소좌의 이야기에는 요쩜도 없고 또는 별로 생각있이 이야기하는것도

아니었다. 그는 마치 현재문제와관게없는 일을 이야기할때와같이 그렇게

되는대로 말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바이부를 좋아하지 않는듯한 인상을

크게 받았다.

“쓸만한 인물이 못되는군요 그렇지요” 하고 방소는 발하였다. “게다 그는

농간을 좀 부리지요?”

“네 좀 그런 티가 있지요” 하고 히이스는 거북한듯한 쓴 표정으로 받았다.

“맹수를 잡는 사람은 강한 기력을 가ㅈ읍니다. 그 기력이라 하면 소좌선생

당신의 게씨를 쏜 놈은 실로 냉정한 신조를 가진 놈입니다. 그는 상대가 눈을

뜨고있고 또 우층에 안잠재기가 있는데 그랬으니까요”

“경부군 자네는 실로 두뇌가 명석하이!” 하고 방소가 부르짖었다.

11. 살인권총의 주인

다음날 방소와 나와 아홉점쯤하야 검사국으로 갔드니 대위는 이십분전에와

기다리고 있었다. 막함은 비서에게 그를 곧 안내하라고 명영하였다.

리곡구대위는 대표적사관으로 여섯자 두치의 혈썩 큰키를 가진 청년이었다.

수염을 깨끗이 깍고 몸은 쪽고르게 좋은 체격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움직길수

없는 위엄이 있어 그는 지방검사의 앞에 가 상관의 명령을 기다리는거와같이

경건히 서 있었다.

“대위 그리로 앉으시요” 하고 막함은 우선 형식적으로 예를 지켰다. “당신도

아실듯 합니다 마는 알벤송씨의 사건에 관하야 둬서너가지 물어볼게있어 오시라

했읍니다”

“내가 그 범죄에 무슨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리곡구대위는 남방 사투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봐한즉 의심되는 점이 있어서” 하고 막함은 냉냉히 대담하였다. “내가

당신에게 질문하고 싶은 것은 그점이요”

리곡구는 어색스리 걸상에 가 앉어서 하회를 기다리었다.

막함은 면구적을만치 그의 얼굴을 뚫어보았다.

“최근에 당신은 알벤송을 위협했다지요 정말입니까”

리곡구는 놀래며 무릎우에 손을 죄엿다. 그러나 그의 대답이 있기 전에

막함은 다시 말을 게속하였다.

“그때의 일을 내가 이야기하리다. 그것은 바루 바이부의 집에서입니다”

청년은 주저하였으나 문득 얼굴을 들었다.

“네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합니다. 알벤송은 나쁜 놈입니다. 총 맞을만한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는 이그러진 비소를 띠이며 지방검사의 어깨넘어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나 죽인건 내가 아닙니다. 나는 그 담날 신문을 보고서야 그가 맞은걸

비로소 알았읍니다”

“그는 육군에서 쓰는 그 권총에 맞어오. 당신들이 전쟁에 가지고 나갔든 그런

총이요”

“네 압니다 신문에서 잘 보았읍니다”

“당신은 그런 총을 가ㅈ읍니까?”

청년은 다시 주저하였으나

“아니요” 하고 들릴듯말듯한 대답이었다.

“어떻게 되었읍니까?”

청년은 막함을 처다보드니 그대로 눈을 나려깔았다. “나는-나는 불란서에서

잊어버렸읍니다”

막함은 조용히 미소하였다.

“그럼 위협하든때 바이부씨가 보았다는 사실은 어떻게 되는거요?”

“권총을 봐요?”

“그렀오. 게다 육군식 권총이라는것까지도 보았오” 하고 막함은 같은 어조로

말을 이어 “그리고 벤담소좌도 당신이 그걸 끄내는걸 보았다는것이요”

청년은 한숨을 크게 돌리고는 쓰디쓴 침을 삼키었다.

“정말 나는 총을 갖지 않었읍니다”

“아니요 잊어버릴리 없오. 당신이 그걸 누구에게 빌렸오”

“빌린 일 없읍니다” 하고 예리한 어조로 그는 단연히 선언하였다.

“당신은 방문을 하였읍니다.-전날-그여자에게-아마 당신은 거걸 가지고

갔으리다”

방소는 그때까지 주의하야 듣고 있었다.

“오! 간교한 지헤!” 하고 더 견딜수 없어 쭝얼거리는것이 내 귀에까지

들리었다.

리곡구대위의 얼굴은 볕에 꺼렀으니 그건대로 창백하였다. 그는 탁자우의 그

무엇을 보고 있는것로 질문자의 거북한 시선을 피할랴 하였다. 그가 다시 입을

열때 지금까지 힘있든 그의 목소리에 애걸하는 빛이 보이었다.

“나는 총이 없읍니다. 그러니까 누구에게 그걸 빌릴수도 없읍니다”

“당신은 총을 누구에게 빌렸읍니까?”

“나는 결코 빌린 일이 없읍니다” 하고 말을 끊고는 얼굴을 붉히었다. 그리고

겁겁히 말을 이어 “없는 총을 어떻게 빌릴수가 있읍니까?”

“그럼 좋소” 하고 막함은 꽉 잘라 말하였다. “당신은 총을 갖고 있오. 분명히

갖고 있오. 대위 지금도 갖고 있읍니까?”

청년은 입을 열듯하다가 그대로 꽉 다물어버렸다.

“당신은 알벤송씨가 구레야양에게 추군추군이 군걸 알았오?”

여자의 이름이 나오자 대위는 왼몸이 꼿꼿이 되었다. 그의 두볼은 벌겋게

되어 지방검사를 무서운 낯으로 노려보았다. 그리고 숨을 크게 하번 돌리드니

떨리는 입으로 말하였다.

“구레야양은 이 사건에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하고 그는 막함에게 곧

대들듯한 어세였다.

“불행히도 관게가 되어 있오. 우선 그의 손가방이 담날 아츰 알벤송 방에서

발견된걸 알겠구려?”

“그건 괘는 소립니다”

“구레야양 자신이 인정하고있오” 하고 막함은 이때 대위가 뭐라고 할려는걸

손으로 제지하며 “그렇다고 그여자를 고발하려는것이 아니요 다만 당신과

사건과의 관게를 똑바루 할려는것이요”

대위는 이말을 어디쯤 믿어야 좋을지 몰라 막함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그러다

그는 입을 열어 결단한 어조로 말하였다.

“이 문제에 관아야 나는 아무것도 말할것이 없읍니다”

“알벤송이 그날 구레야양과 밤참을 먹은걸 당신은 아오?”

“그게 어쨌단 말슴입니까?” 하고 탁 퉁기는 대답이었다.

“두 사람은 열두점에 요릿집을 나왔오. 그리고 한점까지 집에 돌아가질 않었오

아오?”

대위의 얼굴에는 심각한 표정이 떠돌았다. 그리고 깨끗이 결심한거와같이

지방검사를 볼려지도 않고 또는 입을 열러지도 않었다.

“당신은 물론” 하고 막함은 단조로운 어조로 또 계속하였다. “알벤송이 열두점

반에 맞은걸 알겠구려?”

대위는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일분가량의 무거운 침묵이 게속되었다.

“인제는 아무것도 헐 말이 없오? 대위”하고 막함은 뒤어어 물었다. “인제는

나에게 설명할 여지가 없오?”

대위는 냉정하게 자기의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인제는 입을 꽉 다물로

더말을 안하리라고 결심한 모양이었다.

막함은 벌떡 일어섰다.

“그러면 질문은 이걸로 끝을 막읍시다”

리곡구대위가 밖으로 나가자마자 막함은 부아 한사람을 불러 그의 뒤를 밟게

하였다.

우리들만 남었을때 방소는 막함에게 조롱반으로 칭찬하였다.

“과연 훌륭허이……그러나 여자에 대한 질문은 좀어색하였네”

“확실히 그랬네” 하고 막함은 동의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리곡구가 전혀

결백하다는 인상을 못받았네”

“못 받았다? 그건 모르는 소릴세”

“내가 총이야길 헐때 그는 낯이 파래지질 않든가”

“자네의 생각은 아즐 유치허이, 막함. 죄를 범할수 있는 기력이 있고 또는

자네같은 법률가에게 호둥지둥 보이다가는 죄인으로 인정되리라고 깨닫고 있는

범인보다 죄 없는 사람이 더 신경질이 되기 쉬운걸 자네는 모르는 모양일세”

막함이 대담할수 있지 전에 히이스경부가 만족한 얼굴로 날을듯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그의 상관에게 인사를 하기조차 잊고

“그여코 일은 성고하였읍니다. 저는 어젯밤 리곡구대위의 집에 가서 사실대로

알아왔읍니다. 그는 그날밤 자정이 좀 지나서 서쪽을 향하야 출입을 했었읍니다.

그리고 한시십오분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었읍니다”

“급사의 첫말이 뭐래든가?”

“그것이 제일 중요한 점입니다. 대위가 돈으로 그의 입을 썼었읍니다. 그래

내가 돈을 주고 살살 꼬여물으니까 바른대로 자정이 넘어 나갔다 합니다”

막함은 유유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응 자네의 보고는 고대 내가 리곡구를 맞나보고얻은 사실에 결론을 지었네.

낼로 곧 끝이 날겔세. 그럼 경부 아츰에 잠간 맞나세”

히이스가 나가자 막함은 두팔로 머리를 괴고는 만족한 낯으로 의자에

걸터앉아 있었다.

“아 인제 해답을 얻었다고 생각하네”

하고 막함은 방소를 보았다. “여자는 알벤송과 가치 밤참을 먹고 그의 집으로

가치 돌아갔다. 그걸 의심한 대위는 찾아나갔다가 여자가 거기에 있는걸 보자

두말없이 알벤송을 쏘았다. 즉 이렇게 된 일일세. 그것은 여자의 장감과

손가방과 또는 요릿집에서 집에까지 한시간 걸렸다는 그 의문이 해결하야

주는걸세”

“흥 자네는 아즉 물적증거 그버릇을 못버렸네 그려!” 하고 방소는 어이가

없단 듯이 막함을 바라보았다.

“네 자네에게 보여줄게 있네 가치 안갈려나?”

“어디로 가?”

“오늘 내가 소토랑대좌와 점심을 가치 하기로 되었네. 그래 자네두 가치

안갈려나 묻는 말이세”

“자네가 일이 있다면 가치 가보세” 하고 막함은 떨떨음이 대답하였다. 그러나

그는 방소의 두뇌가 자기보다 훨씬 탁월한것과 그러므로 그의 지도대로

순종하는것이은제나 실수가 적으리라고 속으로 믿고 있는것만은 어길수 없는

사실이었다.

 

12. 재색자동차의 출현

열두시 반, 우리가 은행가 구락부의 식당으로 들어갔을때 소토랑대좌는 이미

와있있다. 방소는 지반검사국에 있을때 전화로 그더러 이리 와달라고

말해두었었다. 그리고 대좌도 쾌히 승락했든것이다.

방소는 우리에게 그를 소개하고 미식가요, 낙천주의자요, 겸하야 잠이 많은

친구라 하였다. 대좌는 막함에게 자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라도 도움이

될수있다면 영광이리라고 인사하였다.

우리가 좌석을 잡자, 방소는 다짜고짜로 그에게 묻기 시작하였다. 마치

“대좌 자네는 알벤송일당을 잘 알겠지? 리곡구대위에 관해서 이야기좀

안해줄려나, 대관절 어떤 사람인가?”

“아하, 자네는 그 염복가, 대위를 주목하고 있나?”

소토랑대좌는 으젓하게 그의 흰수염을 쓰담었다. 그는 진한 눈섶과 조고맣고

파랗게 생긴 눈을 가진, 붉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의 태도는 마치 가극에 잘

나오는 거만한 장교와 같았다.

“응, 그렇지, 저 대위, 그는 죠자출신으로 대전에 참가하고, 무슨 훈장까지

받았다지, 승급하고 질투심이 강하고-말하자면 감상적 인간이나 그반면에

무사의 기질이 있네”

“그와 알벤송과 얼마나 친했나?”

“조곰도 친하지 않었을걸!”

대좌는 아니라는 뜻을 몸을 저어 아르켰다.

“굳이 말하면 그들의 교제는 형식뿐이었네, 서루 좋아하지 않었어-“

“그러면 리곡구대위는 노름은 잘 허나?”

“노름-흥” 하고 대좌의 태도는 조소하는듯 하였다.

“못한다 못한다 해야 그렇게 못하는 놈은 처음봤네, 그런건 계집애보다

더못하네, 곧 흥분해가지고 제 감정을 것잡질 못하는 인물일세, 뒷일 같은건

생각지 않는-“

그리고 잠간동안 사이를 두어

“아, 그렇지 나는 자네의 목적을 알었네……자기가 싫어하는 놈을랑 쏘는것은

대개이런 답치기에 있는걸세”

“그는 자네의 친구, 바이부와는 아주 딴판일세 그려 그래?”

하고 방소가 물으니까 대좌는 잠간 생각하는듯 싶었다.

“응, 그렇지”

하고 대좌는 단정하였다.

“바이부는 냉정한 도박자라고-할수있네. 놈이 아릴랜드에서 도박장을 제가

경영하고 있었든 일이 있네, 그리고 한참동안은 아푸리카에서 맹수산양을

돌아다닌 일도 있었네, 그러나 바이부에게도 감상적 일면이 있어 저와 경쟁하는

놈에게는 한맘먹고 대들수 있네, 허나 나는 놈이 사람을 쏘아 죽이고도 단

오분만 지나면 깨끗이 잊을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네-“

“그와 알벤송은 꽤 친했었지?”

“친허다마다……늘 가치 붙어 다녔네, 그래 예전부터 유쾌한 술동무라는 평판이

있지, 바이부가 결혼하기전에까지 가치 살고있은 일도 있네”

“그건 그렇고 알벤송과 구레야의 관계는 어땠나”

“그걸 내가 알수 있나?”

하고 대좌는 새삼스러운 낯으로 반문하였다.

“계집이란 참으로 묘한 동물이니까-“

“그러길래 말일세”

하고 방소는 물린듯이 동의하였다.

“여자가 알벤송을 어떻게 생각했든가?”

“아, 자네말 알었네, 페일언하면 계집이 그를 내찼나말이지? 그야 내차다마다

말슴 아니었지”

그는 돌연히 태도를 변하고 눈을 끔벅이었다.

“계집이란 참으로 묘한 동물이야!”

하고 그는 무심중간의 감탄이었다.

“그런대로 알벤송과 그날밤 가치 밤참을 먹으러간걸 내가 봤네그래-“

“응, 정말인가”

하고 방소는 그리 대단치않게 물었다.

“이와 말이 났으니, 자네자신은 알벤송과 얼바나 친한가?”

대좌는 좀 놀래였으니 방소의 아무러치도 않은 태도가 그를 안심시켰다.

“나말인가? 나는 그와 십오년간이나 친히 지냈네, 이 마을이 이렇게 변창하지

않을때부터 그를 내가 구경터로 안내하고 그랬네-뭐든지 묻게, 아

이야기할테니-아-그리고 그는 훤히 밝기전에는 집에 돌아갈줄 모르든때도

있었군-“

방소는 또 그의 객담을 피하였다.

“자네는 벤담소좌와 얼마나 친한가?”

“소좌와? 그건 별문젤세, 그와 나와는 별종의 인간이야, 취마도 틀리고, 서루

이야기도 잘 통하지않네 그래 별루 만나지도 않고-“

그는 좀더 설명이 필요할듯 싶어서 방소의 입이열리기전에 보충하였다.

“소좌는 말이지, 생활을 모르는 사람일세, 우리둘축에는 잘 끼지 않었네, 그는

나든지 알벤송을 아주가엾은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네, 바루 장님이야!”

방소는 잠시 먹고 있다가 급작이 툭 터놓고 물었다.

“자네, 저, 알벤송의 형제상회를 통하야 투기사업에 손을 댄 일이 있었나?”

대좌는 처음에는 대답을 망서리는 듯하였다. 그는 면구적은듯 싶어 수건으로

입귀를 씻었다.

“아, 조곰 해보았지”

하고 그는 쾌활히 승인하였다.

“허나 운이 좋지 못해서 우리는 알벤송상회를 위하야 이용만 당한 폭일세-“

대좌는 이렇게 주책없이 짖거리는 이야기에는 방소도 물리지 않을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런양 하다가는 좀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들어볼스록 잠을 길이

막연하야지는 객담이었다.

방소는 대좌에게 이렇게 와주어 많이 도움이 되리라고 인사하야 보냈다.

그리고 만족한듯이 안낙의자에 몸을 던지였다.

“아, 재밋다 막함-어떤가?”

하고 그는 막함의 눈치를 살펴보며

“그는 피에 주리지 않었든가? 그는 누구고간 그범죄로 인하야 투옥 시키고저

결심한 사람이 아니든가?”

“그러나 그가 리곡구에 대하야 헌 말은 적확한 의견으로 생각할수 있네,

그것은 리곡구대위에게 불리한 사실을 확증하였네”

하고 막함은 웬 영문인지 가릿속을 몰라 방소를 비스듬이 바라보았다.

방소는 멸시를 표시하기 위하야 들어내여 웃었다.

“오, 과연 그러이, 그리고 그가 구레야양에 대하야이야기한것도 그 여자에게

불리한 사실을 확증하였네, 자네 생각에는 어떤가?”

방소는 얼떨떨하게 서있는 막함에게 이렇게 오곰을 박다가는

“자네의 소위 물적증거란 아무에게나 그를 범인으로 만들수 있는 선물일세,

알겠나?”

하고 준걸히 깨처주었다.

방소의 말이 끝나자마자, 비서가 들어와 히이스경부에게서 한탐정이 왔다고

하였다.

“방소와 나를 힐끗 보드니 자동차를 찾았읍니다, 히이스경부가 그걸 곧

전하라는 명영이 있어-그것은 칠십사정목에 있는 어느 자동차곡간에 사흘전부터

있읍니다. 그걸 그 근처 경찰서의 경관이 번부로 전화를 걸어서 제가 즉접가

보았읍니다. 틀림없는 문제의 바루 그차입니다. 낙싯대만 없을 뿐으로 다른

도구는 다 있읍니다. 지난 금요일날, 정오경에 한 남자가 운전하야 왔답니다.

그리고 곡간직이에게 돈 이십불을 주어 입을 씻었답니다. 그곡간직이를

때렸드니 제대로 다 불었읍니다”

탐정은 조고만 수첩을 끄내였다.

“저는 차의 번호를 조사하야 보았읍니다. 그것은 롱아이랜드, 포트, 와싱톤,

이십사호인데 바이부의 명의로 되어 있읍니다”

막함은 이 뜻하지 않었든 보고에 어리둥절하야 있는 모양이었다. 그는

퉁명스리 탐정을 보내놓고 무릎을 두다려가며 곰곰 생각하였다.

“나의 생각에는”

하고 막함은 방소에게 의견을 말하였다.

“바이부는 그날밤 뉴욕에 있었든것이 확실하이. 그가 리곡구대위의 알벤송협박

사실을 루설한것은, 우리로 하여금 대위를 주목하도록 만든 한간책일지도

모르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발노된바에야 아무 이야기고간 없지 못할테지?”

“그야, 무슨 말이고 있겠지”

하고 방소는 대답하였다.

“될수 있는 한정에서는 질기어 거짓말을 하는 남자일세-“

“자네는 예언자니, 그가 나에게 뭐라고 할걸 미리말할수 있겠지?”

“내가 무슨 예언잔가? 허지만”

하고 방소는 그 말을 경쾌하게 받아주었다.

“나의 생각에는 그는 자네에게 필연코 그날밤 알벤송집에서 노기충천한

리곡구 대위를 보았다고 말하리-“

막함은 웃었다.

“흥, 그래! 자네도 같이 안가려나?”

“내가 빠저 되겠나!”

하고는 방소는 새삼스리 낯을 정색하야

“또 하나 청이 있네, 자네부하를 하나 포트, 와싱톤에 보내어 바이부의

경력-즉 그의 행동과 사교에 관하야 조사하야 주게, 특히 여자관계에

주의하도록 시키어……나는 결코 자네를 실망시킴이 없으리-“

“자네의 청이면 곧 보내겠지-“

 

13. 사건의 관계자

우리는 그날 오후, 미술전람회에 가서 담날 경매에 붙일 몇장의 그림을

구경하며 이럭저럭 한시간가량을 보냈다. 그러다 다섯점 조곰전에 구락부로

갔다. 막함과 바이부가 온것은 이십분 지난 뒤였다. 우리는 곧 회의실의

한방으로 들어갔다.

바이부는 처음 만날 때와같이 훌륭히 모양을 채리였다. 그의 찌르르하게 입은

옷에서는 향수냄새가 퐁퐁 나고있었다.

“이렇게 곧 또 보입게되어 유쾌합니다”

하고 바이부는 회의의 좌장이나 되는듯이 우리에게 인사하였다.

막함은 거북한 얼룩을 하고 그에게 무뚝뚝하게 인사하였다. 방소는 다만

고개만 끄덕했을뿐으로 그의 얼굴에 구녕이 뚫리도록 디려다보았다.

막함은 주저함이 없이 문제의 요점을 근드리었다.

“바이부씨 당신의 자동차를 금요일 오후, 어떤차고에 맡기고 그 차고직이에게

돈 이십불을 주어 입을 막은 사실이 발견되었읍니다” 바이부는 모욕을 당한

얼굴을 하고 막함을 처다보았다.

“나는 매우 오해를 받고 있읍니다”

하고 그는 슬픈듯이 불평을 말하였다.

“나는 그 남자에게 오십불을 주었읍니다”

“그러면 당신은 신문에서 알벤송이 죽든날 밤, 그의 집문간에 당신의 차가

있었다는걸 아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내가 왜 자동차를 숨기기 위하야 그 많은 돈을 씀니까?”

그의 어조는 상대으 둔감이 딱하다는걸 표시하고 있었다.

“그러면 당신은 곧 아일랜드로 타고 갔으면 고만이 아닙니까? 여기서 차를

맡기고 돈을 주고, 하느니-“

바이부는 슬픈듯이 고개를 즈었다. 그리고 알만한것을 웨 모르느냔듯이 딱한

표정을 하였다.

“막함씨 저는 이미 결혼한 남자입니다”

하고 그는 그것이 마치 큰 의미나 가진듯이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목요일 저녁후에 카스컬산지를 향하야 떠났읍니다. 그래 하루 뉴욕에

들려서 모모한 친구에게작별을 할 적정이었지요. 내가 여기에 다은것은

매우늦었읍니다-열두점쯤 지났을가요-우선 알벤송집 문간에 차를 대쓸적에는

집안이 캄캄하였읍니다. 그래서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사십삼정목에 있는

피에로 상점으로 나이트, ㅋ을 사러 갔었읍니다. 그러나 거기도 문이

닫겼읍니다. 나는 다시 어실렁 어실렁 자동차께로 돌아왔읍니다……아마 지금

생각하면 내가 것고 있는 동안에 그 가여운 알ㄹ벤송이 맞어죽었읍니다”

그는 말을 끊고 안경을 닦았다.

“그런 이런 일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그길로 호텔로 가서 하로밤을

쉬었읍니다. 다음날 아침 신문에서 살인기사를 보았을때는 고만-뭐라고

형언해야 좋을지요-고만 슬펐읍니다. 그런데 거기에 나의 자동차가 있는것을

보고 곧 그 차고로 끌고가서 비밀을 지키기로 하고 돈을 먹였읍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차의 발견이 당신네 범인수색의 활동을 복잡히 만들 염녀가

있어서요-“

막함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렸다.

“여행을 어째 계속안했읍니까? 그러면 차가 발겨될 엽녀가 없을것이

아닙니까?”

바이부는 불상하게 슬픈 빛을 보였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그렇게 참담하게 죽었는대 여행을 하다니 말이

됩니까?……집의 안해에게도 차가 부서저서 못갔다 했읍니다”

“당신은 차를 타고라도 집으로 갈수있지 않읍니까?”

바이부는 상대의 눈치를 디려다보는 눈으로 긴 한숨을 돌랐다. 그것은 상대의

리해력이 너머 빈약함을 슬퍼하는듯 하였다.

“만약 그대로 갔다면 나의 안해는 내가 여행을 중지한것을 매우 수상히

여길겝니다. 당신도 부인이계시니까 이런 사실을 아시겠지요?”

막함은 그으 위선적 웅변에 고만물리고 말았다. 그는 한동안 침묵하였다가

다짜고짜로 물었다.

“그날밤 당신의 차가 알벤송집 문간에 있었다는 사실과 당신이 이 사건에

리곡구대위를 끌어널랴고 앨쓴, 그것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읍니까?”

바이부는 으설피 놀래다가 진중히 항의하였다.

“글것은 당신이”

하고 그는 상대를 원망하는듯한 어조였다.

“만일 어저께 내말에 리곡구대위를 불리하게 만든점이있다면 그것은 내가

그날밤 알벤송집에 갔을때거기에 리곡구대위가 서있었든 까닭입니다”

막함은 영문모를 시선을 방소에게 힐낏 던ㅈ다. 그리고 다시 바이부를 향하야

“당신이 리곡구를 봤다는것이 사실입니까?”

“확실히 보았읍니다. 만일 그것이 내입장을 불리하게 않한다면 나는 어저께

말슴했을것입니다”

“당신은”

하고 막함은 바이부를 노려보았다.

“어느 지방검사라면 지금의 당신을 체포할수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바이부는 자못 공손히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나는 선량한 지방검사를 만난걸 행복으로 알겠읍니다”

막함은 벌떡 일어섰다.

“바이부씨, 오늘 이만하겠읍니다. 허나 나의 허가가있을때까지는 이뉴욕에서

나가서는 안됩니다”

바이부는 나종에 별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어리눅는 태도를 보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깎듯이 작별을남기고는 나갔다.

우리들만 남았을때 막함은 참된 얼굴로 방소를 바라보았다.

“자네의 예언이 바루 들어맞었네. 그의 증언은 대위를 최후까지 결박하였네”

방소는 아무 말없이 나른한 몸으로 담배를 피고있었다.

그러자 옥상식당에서, 우리는, 홀로 앉어있는 벤담소좌를 발견하였다. 막함은

그에게 우리와 자리를 가치하로록 곤하였다.

“소좌, 당신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읍니다”

하고 그는 음식주문을 시킨 다음에

“나는 범인을 확정하였읍니다. 낼이면 끝장이 나겠지요”

소좌는 막함에게 의아한 낯을 찌그렸다.

“나는 잘 안들립니다. 어제 말슴하신걸로는 나는 거기에 여자가 관게한듯

싶었는데-“

막함은 묘한 우슴을 보였다. 그리고 방소에게 되도록 시선을 피하야

“여러가지 일이 그후에 있었읍니다. 내가 생각했든부인은 조사한 결과

문제밖으로 나왔읍니다. 그러나 그곳을 통해서 남자가 나왔읍니다. 그가 당신의

게씨가 살해를 당하기 조곰전에 그집앞에 잇었든걸 본 사람이 있읍니다”

“나에게 말슴해주실수 없겠읍니까?”

하고 소좌는 조마쭝이 이는 모양이었다.

“그야 별루, 낼아츰이면 전시민이 다 알게 될게니까요……그는 리곡구대윕니다”

소좌는 믿어지지 않는 시선으로 그를 익혀보았다.

“그럴리 없을겝니다. 나는 그를 잘 압니다. 아마 여기에 무슨 곡해가 있을지

모릅니다”

“모든 증거가 그걸 결정하는겝니다”

소좌는 아무대답도 없었다. 그러나 그의 침묵은 그마음의 의혹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때 마른 얼굴에 붕어같은 눈을 가진 한 탐정이 들어왔다. 그는 어울리지

않는 거름으로 주볏주볏 금사앞에 와 섰다.

“거기 앉어서 보고하게”

하고 막함은 또말하였다.

“여기 게시는 손님은 이번 사건을 조력하야 주시는분들일세’

“저는 리곡구대위가 승강기를 기다리고 섰는걸 발견하였읍니다”

하고 그는 교활하게 막함을 처다보았다.

“그는 지하철도로 강변 구십사호의 아파트로 들어갔읍니다. 이름도 대지않고

승강기로 오층으로 올라갔읍니다. 거기에서 두시간가량을 있다가 나와서 탁시를

탔읍니다. 저도 다른 차를 타고 곧 뒤를 밟았읍니다. 그는 중앙공원을 지나서

동쪽으로 오십구정목까지 나왔읍니다. 거기서 차를 나리어 그는 퀴인다리의

난간에가 의지하야 오륙분을 있었읍니다. 그러나 조고만 뭉텅이를 주머니에서

끄내어 강으로 떠러트렸읍니다”

“그 뭉텅이가 얼마나 크든가?”

하고 막함이 질문할제 일동은 숨을 죽이었다.

탐정은 손으로 그 부피를 가르켰다.

“두께는?”

“한치가량쯤 되겠지요”

“권총같은가-골트식 자동의?”

“확실히 그만했읍니다. 그리고 무거운것 같었읍니다-저는 그가 그걸 끄내는

동작과 그것이 물에 떠러지는 소리를 알았읍니다”

“응, 그리고?”

하고 막함은 질거운 낯으로 담말을 재촉하였다.

“그리고 또?”

“그는 그렇게 권총을 버리고는 지금 집에돌아와 있읍니다”

탐정이 나갔을때 막함은 자양자득한 기세를 가지고 방소를 돌아보았다.

“이것이 부루 자네가 찾고있든 그 흉길세, 이외에더 무엇을 생각하겠나?”

“허, 아즉도 많어이”

방소는 이렇게 한마디로 개탄하였다. 소좌는 아무리해도 리해할수 없다는

얼굴을 뻔히 올리었다.

“암만해도 알수 없군요”

하고 그는 떨음한 어조로

“어쩌서 리곡구대위가 자기의 총을 강에 넣었을꺄요?”

 

14. 문서

그 다음날-탐사를 시작하야 나흘째되는 날-그것은 알벤송 살해 사건의 비로소

열쇠를 얻게 된, 특히 기억되는 날이었다.

방소와 나와 지방검사를 찾아간것은 아즉 아홉시였다. 그러나 그는 벌서

와서서류들을 정리하고 있었든모양이었다. 우리가 들어갔을때 그는 전화를 띠어

히이스경부에게 대달라 하였다.

이때 방소는 실로 놀라운 짓을 하였다. 그는 날래게 지방검사에게로 달겨들어

그 손에서 수화기를 받자, 그걸 도로 전화에 달았다. 그리고 전화기를 한쪽으로

밀어버리고는 두손을 상대의 어깨우에 놓았다. 막함은 너머도 졸지의 일이라

멀거니 되어 반항도못하였다. 그가 정신을 채리어 그속을 묻기 전에 방소는

낮윽하고 꿋꿋한 음성으로 설명하였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첫때 그음성의

침착한걸로 사람을 찌르는것이있었다.

“내가 있는 동안에는 자네는 리곡구를 형무소로 못보내네-나는 그것때문에

오늘 일즉이 자네를 찾아왔네, 바루 자네가 순사를 불러서 나를 묶어내라하게,

그러면 자네는 리곡구를 그대로 범인으로 처리할수 있을것일세-“

막함은 방소의 말이 농담이 아님을 얼뜬 얼수있었다.

“자네가 만일 리곡구를 체포한다면”

하고 방소는 우정이 넘치는 어조로

“자네는 일수일이 못가서 세상의 조롱꺼리가 되고말것일세. 왜냐면 그때는

누구가 알벤송을 정말 죽였는지 알게니까-“

“이렇게 나의 사무를 방해하면 나는 자네말대로 순사를 부를밖에 없네”

하고 막함은 어조에는 가시가 돋쳤다. 그는 방소의 짐작과같이 그의 신념에

의하야 또는 방소앞에 네보란듯이 오늘은 리곡구를 체포하야 올랴 하였다.

그러든것이 그걸 못하니 그는 자존심이 꺾여도 요만조만한 것이 꺾이지 않었다.

그는 방소를 이을히 노려본다.

“자네는 무슨 이유로 리곡구에게 역성을 드나?”

하고 물어었다.

“에이, 이사람아 그것도 말이라구 하나?”

하고 방소는 겉으로 냉정히 보일랴고 앨쓰는 모양이었다.

“리곡구쯤은 세상에 늘려놓였네, 내가 고집 하는것은 다만 자네를 위해서일세,

나는 자네가 리곡구를 해하는것 같은, 그런 실수를 범하는것이 그냥 보기가

어려워이-“

막함은 노하였든 그 눈이 차차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그는 방소의 동기를 잘

이해하자 그를 용서하였다. 그러나 그는 대위의 죄를 확신하야 움지기지 않었다.

잠시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다가 결심한 빛으로 초인종을 눌러 비서에게

히푸쓰를 디려보내라하였다.

“나는 이 사건을 맺일수있는 한 계획을 가ㅈ네”

하고 그는 엄중한 기색으로

“그리고 방소, 그건 자네도 어찌할수 없을만치 명백한것일세”

히푸스가 들어오자 막함은 곧 그에게 명영하였다.

“지금 곧가서 구레야양을 면회하고 오게, 그리고 어제 리곡구대위가 뭘가지고

나와서 강에다 버렸나 그걸 물어가지고 오게”

이때 비서가 들어와서 벤담소좌의 심방을 알리었다.

소좌는 이십이삼세의 누런 단발과 푸른 눈을 가진 아름다운 부인을

하나더리고 들어왔다. 그여자는 나이가 젊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그태도가

보는 사람으로 하야금 곧 신뇌를 갖게 하였다. 벤담소좌는 그를 자기의

비서라고 소개하였다. 그리고 막함은 자기앞의 걸상을 그에게 권하였다.

“호우망양이 나에게 당신들에게 극히 중요한 사실을 이야기 했읍니다”

하고 소좌가 말하였다.

“부리낳게 찾아온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의심을 품은 눈으로 그여자를 바라보았다.

“호우망양, 나에게 막한대로 막함씨에게 말슴하시요”

여자는 여낙낙이 머리를 올리어 참다운 어세로말하기 시작하였다.

“한 일주일전이 었읍니다. 바이부씨가 알벤송씨를 그사무실로 찾아와 역정스리

다툰일이 있읍니다. 나는 그때 그 옆방에서 사무를 보고 있었읍니다. 두분은 퍽

친하신 사인데 웬일인가 하였읍니다. 옆방의 일이라 자세하게는 모르나 ‘소절수’

라는 말을 몇번들었읍니다. ‘장인께서’ 라는 말도 몇번 들었읍니다. 또

알벤송씨가 ‘안된다’ 하고 한번 크게 질렀읍니다. 그리고는 벤송씨가 나를

불러서 금고속에있는 ‘바이부개인용’ 이라고 쓴 봉투를 가저오라 하였읍니다.

그후십오분가량 있다가 바이부씨는 돌아가섰읍니다. 벤송씨는 그봉투를 도루

갖다두라 하시고 날더러 만일 바이부씨가 오시드리도 당신이 있는

동안에는드려보내지 말라 하였읍니다. 그리고 누가 편지를 가지고 와서 봉투를

내달라도 아예 내주지 말라고 분부하였읍니다. 그래 이 이야기를 소좌께

말슴했드니 여기에 와서 하라고 더러고 오섰읍니다”

이런 동안에 방소의 태도는 심히 이상하였다. 처음에는 씸씸히 앉었드니

불현듯 여자에게로 심각한 시선을 옴기었다. 그리고 여자의 일정일동이며 그

태도의 열가지를 두릿두릿 관찰하였다.

이야기가 끝나자, 소좌는 주머니에서 긴 봉투를 끄내어 막함에게 내놓았다.

“이것입니다. 이 사건의 중대한 물건입니다”

막함은 보아 좋을지 어떨지를 몰라 잠간 주저하였다.

“펴보십시요”

막함은 그걸 펼처보았다. 거기에는 바이부가 띠고알벤송이 서명한 일만원짜리

수형과, 알벤송에게로 가는 바이부가 서명한 일만짜리 소절수와, 게다

소절수는위조라고 증명한 바이부 자맥서가 들어있었다. 소절수는 그해

삼월이십일날 것이고 자백서와 수형은 그걸로부터 이틀뒤의것이었다.

구십일기한의 수형은 유월이십일일 금요일, 즉 삽일뒤이면 무효가 될것이다.

막함은 오분가량이나 이것을 가만히 조사하였다. 이것들이 사건중에

나타난것은 그로하여금 큰 의혹을 품게 하는것이었다. 그는 여자에게 다시

몇번거듭 질문하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꽉 잡을곳이 없는듯이 종당은 소좌편을

돌아보았다.

“그것은 당분간 나에게 맡겨두십시요”

벤담소좌와 그의 비서가 나간 다음에 방소는 벌떡 일어나 다리를 폈다.

“인제 결말이다”

하고 그는 중얼거렸다.

“자네 그건 무슨 의민가?”

하고 막함은 좀 알려달라는듯이 이윽히 바라보았다.

“막함, 나는 문제를 이론적으로 제출하였네, 바이부의 위조소절수는

그자백서와 단기간의 수형을 아울러 알벤송을 칠만한 매우 좋은 동기가 되네”

“그럼 자네는 바이부를 범인으로 아나?”

“물론, 그에게 관한 모든 증거를 종합하야 보게. 자네의 증거니까 자네가

알겠지-“

“그럼, 자네의 의견을 좀 들어볼수 없겠나?”

“자네가 나를 믿는다는 대위를 잡기전에 바이부와한번 더 만나세”

하고 말을 끊고는 담배를 피이다가

“또하나 청이 있는데 모든 사람의 아리비이(현장부재증명)를 또 한번

작성하야 보여주게-즉 구레야양, 리곡구대위, 소좌, 바이부,

호우망양-이렇게하야주게”

“자네의 청이면 하겠지마는 그건?”

하고 막함은 그 속이 무엇인지 알아챌랴는듯이 뻔히 치어다보았다.

방소는 심심이 앉어 담배만 피일뿐이었다.

“낼이면 범인이 결정될걸세-“

 

15. 보석

한시간뒤에 구레야를 조사보냈는 히푸스가 히색이 만면하야 돌아왔다.

“각하, 잘됐읍니다’

하고 매우 크게 생각한 어조였다.

“제가 벨을 누르니까 구레야가 나왔읍니다. 그래 따라들어가서 질문을 하니까

짐작대로 그는 대답을 거절하였읍니다. 내가 그 뭉테이가 뭐냐하니까 그는다만

웃드니 문을 열고는 ‘나가시요’ 합니다. 그래 곧 나려와서 전화선의 스위취가

있는 곳으로 가서 들어봤읍니다. 그는 리곡구에게 전화를 걸었읍니다. ‘벌서들

당신이 강에 버린걸 알고 있읍니다’ 놈은 깜짝 놀랬는지 아무 대답도 없다가

죽부드러운 음성으로 ‘염려헐거 없읍니다. 낼 아침안으로 끝을 내겠읍니다’ 하고

여자에게 낼아침까지 침묵을 지켜달라하고 끊었읍니다”

막함은 긴장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그래 자네의 인상은?”

“십중 팔구는 리곡구대위가 범인이고 그여자는 사정을 잘알고 있는듯합니다”

이때 바이부가 예에 없었든 불안스러운 낯으로 호출되었다.

“잠간 앉으시요”

하고 막함은 무뚝뚝이 말하였다.

“몇가지 였주어보겠읍니다”

막함은 봉투를 끄내여 그 속의것을 책상우에 펼처놓았다.

“이것들에 관하야 이야기를 좀 해주십시요”

“네 하지요”

하고 그의 음성에는 힘이 없었다.

“이건 먼저 말슴했드면 좋았을걸, 저에게는 너무 괴로운 일이어서-우리가정은

보통가정과 좀 다릅니다. 나의 장인은 웬일인지 나를 극히 싫여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경제적 원조를 해주는것에 노염을갖고 있었읍니다-물론 돈은 안해으

것이지만, 몇달전에 나는 일만원가량의 돈을 없앴읍니다. 나종에서야 그것이

내게 오는것이 아님을 알었읍니다. 장니은 그걸 알았을때 그는 나와 안해와의

의가 상하지 않도록 그걸 충당해놓라고 날더러 말했읍니다. 그래 나는 할일없이

알벤송의 소절수에 사용하였읍니다. 그러나 그 다음 즉시 알벤송에게 그 말을

하고 수형과 나의 자백서를 써주었읍니다. 그것뿐입니다”

“지난주일에 싸운것은 그것때문입니다”

“아, 그것까지 아십니까?……그렀읍니다. 계약상에 어긋나는 일이 있어서요”

“알벤송이 기일안에 갚으라고 했읍니까?”

“아니요”

하고 그의 태도는 열심이었다.

“내가 그날밤 알벤송집에 그 이야기를 하러간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말슴한바와같이 집안이 캄캄해서 호텔로 가 잤읍니다”

“실렙니다 마는 바이부씨”

하고 옆에서 방소가 말하였다.

“알벤송씨는 당신의 수형을 저당없이도 받았읍니까?”

“물로-친한 친구니까요”

“그러나 암만 친하더라도 다액일때에는 저당을 받는것입니다”

“그는 날 믿었으니까요”

방소는 비웃는 낯으로 쳐다보았다.

“아마 당신의 자백서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하고 얼른 받았다.

바이부는 기둥대둥 모조리 지꺼렸다. 마는 알벤송과 싸운데 관하야는 깊이

들어가길 되도록 피하였다.

막함은 그를 돌려보낸 다음

“멸루 대단치 않은걸-“

하고 입맛을 다셨다.

“아니 자네는 모르는 소릴세-“

하고 방소는 딱한듯이 막함을 바라보았다.

“바이부의 일만원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일세, 그러나 저당없이 교섭됐을리가

없네. 알벤송이란 글런 사람이 아니야, 돈을 받을랴고 했으니 사람을 형무소로

보내기는 바라지 않었네-그 저당 그 저당이 이 사건을 풀수있는 열쉬가 될는지

모르네”

하고는 한참 무엇을 생각하다가

“그리고 하나 이상한것은 이 사건에는 제각기 모다 그 배후에 무엇을

을싸안고 있는것같지 않은가. 제각기 한 사람씩 보호하고 있는 그런 눈치를

아나?”

그러자 전화의 종이 따르르 울었다. 수화기를 띠어든 막함의 얼굴에는 놀라는

빛이 떠돌았다. 전화를 끊자, 그는 방소의 편을 돌아보며 빙긋 웃었다.

“자네의 예언이 또 맞었네”

하고 그는 기뻐하였다.

“호우망양이 더좀 비밀 이야기할게 있다네. 이따 다섯점반에 이리 온다고-“

반소는 별로 이상히 여기지 않었다.

“나는 점심시간에 전화가 올줄 알았더니-“

우리가 점심을 먹으러 막 나갈랴할때 아일랜드로 조사를 보냈든 탐정이

디리다랐다.

탐정은 검은 수첩과 안경을 손에 들고는 싱글벙글이 등어왔다.

“손쉽게 알았읍니다”

하고 그는 자기의 수완을 뽑내이었다.

“바이부는 와싱톤에서는 매우 인기있는 남자입니다. 그의 소식을 듣는 것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는 안경을 쓰고 수첩을 펼처들었다.

“바이부는 이십구세때 모우송양과 결혼 하였읍니다. 여자는 부자이나 그

아버지가 돈주머니를 꼭 쥐고 있는 까닭에 바이부에게는 별루 이익은

없다합니다”

“여보게 탐정”

하고 옆에서 방소가 가루챘다.

“그건 바이부자신이 와 이야기하야 다알았네. 저묻는건 바이부에게 또 딴

여자가 있지않은가?”

탐정은 어정쩡하게 막함을 보다가 그가 고갯짓을하므로 다시 수첩을 들고

이야기하였다.

“또 한 여자가 있읍니다. 그는 뉴욕에 있어서 때때로 바이부집 근처에있는

약국으로 전화를 걸어서그를 불러냅니다. 그도 그집의 전화를 빌리어 그여자와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물론 그주인을 매수한것인데 나는 여자의 전화번호를

조사하였읍니다. 그래 여기에 와서 교환국에가 찾아봤더니 그는 포우라라는

과부입니다. 주소는 서칠십오정복 이백육십팔번에 살고 있읍니다”

탐정의 보고는 이것뿐이었다. 그가 물러가자, 막함은 미소하며 방소를 보았다.

“뭐 별루 신통한일이 없네그려!”

“허나 훌륭히 신통한 일일세”

“신통하다니? 나는 바이부의 연애에 관한 보고쯤은 기다리지 않었네”

“그러면서도 이 바이부의 연애가 지금 알벤송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러드는

것이세”

하고 방소는 입을 꽉 다물고는 만족한 낯이었다.

방소와 내가 점심을 먹고서 돌아다니다가 다시 지방검사국으로 돌아돈것은

다섯시반 조금전이었다.

우리가 도착한지 조금 지나서 호우망양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의

나마지를 툭 터놓고 사무적으로 하기 비롯하였다.

“나는 아침에 다 말슴하지 않었읍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당신께서 비밀을

지켜 주신다면 다 말슴하겠읍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직업을 잃습니다”

“반드시 비밀은 지켜드리겠읍니다”

하고 막함은 선뜻 약속하였다.

여자는 잠간 주저하다가 말을 계속하였다.

“오늘 아침에 그 이야기를 했더니 벤담소좌께서 저를 보고 여기에 와서

이야기하라 하셨읍니다. 들어내어 하지 말라는것이 아니라 그것은 조사를

혼란히 할뿐으로 별 필요가 없으니 말 않는것이 좋다하셨읍니다. 그래 않었는데

나종에 생각하니까 중요한 일일듯 싶어서 왔읍니다”

여자는 다시 주저하는듯 하더니

“정말 그날 벤송씨가 금고에서 가져오라 하신것이봉투만이아니고요,

‘바이부-개인용’ 이라고 쓴 네모번듯하고 묵직한 궤짝이 있었읍니다. 그리고

두분이싸운것은 이 궤짝까닭인듯 합니다”

“아침에 소좌께서 봉투를 끄내줄때 금고안에 그대로있었읍니까?”

하고 방소가 물었다.

“아니요, 그 궤짝만은 지난 목요일날 알벤송씨가 당신이 댁으로 가지고

가섰읍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알벤송과 소좌의 사이는 어떴읍니까?”

그는 방소를 향하야 방긋 웃어보였다.

“좋지 않습니다. 성격이 다르니까요. 손님이 와서 무슨 의론이라도 있으면

서루 엿듣고 그랬읍니다”

“아하, 가만히 듣는군요”

하고 방소는 웃다가

“그럼 엿듣는걸 최근에 보신 일이 있읍니까?”

여자는 갑작이 정색하였다.

“알벤송씨가 살아있든 맨끝날입니다. 소좌가 문뒤에서 엿듣고 있는걸

보았읍니다. 그때 알벤송씨는 웬 여자와 이야기하고 있었읍니다-소좌는 몹시

흥미를 가진듯 하였읍니다”

“그 여자는 누굽니까?”

“모릅겠읍니다. 이름도 모릅니다”

방소는 두서너가지 질문한 다음 그를 보냈다.

우리들은 구락부 유히장에 자리를 잡을때까지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러자

방소는 유유히 권연에 불을부치고입을 열었다.

“내가 호우망양이 또한번 오리라든 그 속을 알았나? 알벤송은 저당없이 위조

소절수를 그냥 둘 사람이 아닐세 웨냐면 바이부는 자기의 친구 때문에

감옥에까지는 안가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까닭일세, 나는 바이부가 수형을

지불하기 전에 저당을 도로 가져갈려고 했던것이 분명허이, 그래 거기에

‘안된다’ 하는 말이 나왔네, 이러니까 말다툼이 된기는 여반장이지”

“참 자네는 천잴세”

하고 막함은 몇번 감탄하였다.

“그런데 소좌가 그 궤짝이 이 사건에 관계가 없다 할때에는 우리보다도 이

사건의 내용을 잘 아는게 아닌가?”

“나는 처음부터 그가 스스로 이야기한거보다는 훨씬 많이 안다고 생각하였네,

그는 우리의 주위를 바이부에게로 돌려놓고 리곡구대위를 얼싸주었다는걸

자네는 잊어서는 안되네”

“응, 자네의 의밀 알았네”

하고 막함은 잠간 무엇을 생각하다가 천천히 말하였다.

“그 보석상자가 이 사건의 중대한 역활을 가진것같어이……소좌를 만나서

물어보겠네”

 

16. 위조 소절수

다음날 아츰 우리가 검사국으로 찾아가니 막함은 어제와같이 사무에 골돌하야

있었다. 방소는 그에게 인사를 하기전에

“막함, 오늘 열두시쯤 해서 시간을 좀 비여두게”

“왜?”

하고 막함은 손의 펜을 놓고 방소를 처다보았다.

“오늘 포우라부인의 정부말일세-자네의 대리로 내가 아까 전화를 걸어두었네”

“내 대리로?”

하고 그는 얼굴에 노기를 띠였다.

“이 관청일은 내가 처리를 하는걸세”

그는 암만 말해도 소용이 없음을 알았는지 말을 끊었다. 그리고

포우라부인과의 면회는 그로도 희망하는바였다.

“자네가 약속했다면 한번 만나보세, 허나 이런걸 바이부가 알면 우리의 일이

좋지 않을걸-“

“응, 그건 염녀말게”

하고 방소는 중얼거렸다.

“내 오늘 놈에게 전화해서 아일랜드로 가도 좋다고하였네”

“자네맘대로 전화를-?”

막함은 이렇게 다시 찌르퉁해지느걸 방소가 껄껄 웃으며

“소좌가 어째서 보석상자에 대하야 말이 없었는지 아나? 그 속을 알랴면

여기에서 사람을 보내어 그의 사무실의 장부를 조사하게”

막함은 소좌의 체면을 생각하는듯이 앨써 거절하였으나 방소의 끈끈한

요구에는 결국 동의치 않을수 없었다. 그는 전화실로 가서 소좌를 불러내었다.

“그는 그런다고 쾌히 승낙하였네”

하고 막함은 수화기를 걸며

“시방 한끗우리의 조려 하구퍼 하는 모양일세”

우리는 지하철도로 칠십이정목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포우라부인집까지 큰

거리를 걸었다. 그는 칠십오정복보퉁이에 있는 조고만 아파트멘트에 살고

있었다. 우리가 벨을 누르고 문간에 섰으려니까 지나의 향수가 물큰하고 코를

찔렀다.

포우라부인은 키가 크고 퉁퉁히 생긴 중년 여자였다. 누르스름한 머리와

볼그레한 힌 얼굴이, 침착하고 젊어보이었다. 부드러운 하관에 턱이 괴인 것은,

몇해동안이나 계속하야 온 라태한 생활을 잘 알리고 있었다.

우리가 자리를 잡자, 막함이 우선 심방한 이유를 말한뒤에 방소가 대미처

묻기 시작하였다. 그는 친절한 태도로 미소하야 보이고는 의자에가 번듯이 몸을

기댔다. 그리고 여자가 대답할적마다 만강의 동정을 표하였다.

“바이부씨는 열심을로 당신이 이 사건에 끌리지 않도록 애쓰시나보드군요”

하고 방소가 말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사건의 기미를 다 알고 왔읍니다. 믿고 말슴하야 주시기

바랍니다. 바이부씨에게도 유익합니다”

“알벤송사건에 바이부는 아무 관계도 없읍니다. 그는 그 담날 여덟시 기차로

뉴욕에 왔읍니다”

그는 완전히 믿고 있는듯이 참되게 이야기하였다. 바이부가 그에게 능글차게

거짓말을 하였다는것이 확실하였다.

방소도 그런양으로 듣고는 그이 대답만으로 만족하였다.

“네, 그건 다 알았읍니다”

하고 방소는 어떻게 물어야 좋을지 몰라 좀 머뭇거리다가

“바이부씨가 알벤소의 명의로 일만원 소절수를 위조했다지요, 당신도

아십니까?”

“네, 바이부씨가 다 이야기했읍니다”

“그래 알벤송이 노해서, 바이부씨에게 수형과 자백서를 요구했다지요?”

여자는 원망한다는듯이 보이는 노염을 품고 대답하였다.

“네, 그렀읍니다-요구대로 해주었읍니다-알벤송은 맞어죽어도 쌈니다. 갭니다.

친구끼리 돈좀 최는데 자백서가 다 뭡니까? 더러운 게책입니다”

그는 얌잖은 태도에도 불구하고 알벤송을 극히저주하였다. 방소는 이걸

기회로 그를 위안하야 주는듯이 고개를 끄떡끄덕하였다.

“그러나 결국, 알벤송이 게다가 정당까지 요구안했드리도 좀 났겠지요!”

“저당이요?”

“네, 그가 죽든날 그는 사무실에서 파란 보석상자를 가지고 집으로 왔읍니다”

여자는 숨을 죽이었든것이나, 그러나 달리 감동의빛은 보이지 않었다.

“보석요? 그건 모릅니다”

“바이부씨에게 보석을 빌린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걸 듣자, 여자는 낯을 외면하였다.

그의 얼굴에는 핏기가 멎어서 해쑥이 되었다.

“그럼, 내가 그 보석을 빌렸다구?”

방소는 손을 들어 여자의 말을 막았다. 그리고 잠잠히 담배를 피이며 여자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의자에다 기움없이 몸을 의지하야 있었다.

 

“어째서 내가 바이부에게 보석을 빌렸다고 생각하십니까?”

여자의 음성은 떨리었다. 그러나 방소는 그 질문을 잘 이해하였다. 이것이

여자의 거즛말의 최종이었다. 얼마를 침묵에 싸였다가 여자는 넋을 퍽 잃고

“바이부가 그걸 가저갔읍니다” 하고 바루 토하였다. “그렇게않었다면 알벤송은

그를 죄인으로 몰았겠지요”

하고 그이 어조에는 바이부를 위하야 자기를 희생했다는 뜻이 가득하였다.

“지난 목요일날, 그와 알벤송이 그 사무실에서 싸웠다는걸 알고 계십니까?”

“네, 그건 제가 잘못했었읍니다”

하고 여자는 탄식하였다.

“기한이 절박해와도 그에게는 돈이 없었읍니다. 그래 나는 그에게, 알벤송에세

가서 주머니의 돈을 다털어놓고 보석을 내주나, 안주나, 시험해보라

했읍니다-물론 거절입니다-먼저부터도 그럴줄 알았건만-“

방소는 잠시동안 그를 동정하는 낯을 언짢게 앉어있었다.

“또 한가지-당신은 알벤송에 대하야 대단히 분개하신 모양인데 그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내가 그를 미워하는 것은 무리가 아닙니다”

하고 그는 불쾌히 눈을 이르렸다.

“보석 내주길 거절하든 그담담 오후 그는 나에게 전화를 걸었읍니다. 그는

말하되 자기도 집에 있고, 보석도 집에 있다고 말했읍니다-이만하면 그 말이

무엇인지 아시겠지요-금수같은 놈입니다. 그래 나는 바이부에게 그말을 전화로

했읍니다. 그는 담날 아홉점쯤하야 와서 둘이서 알벤송이 죽었다는 신문을

읽었읍니다”

“고맙습니다. 막함군은 벤담소좌의 친구입니다. 나는 그에게 말하야 오늘로 그

소절수와 자백서를 찌저비리도록 하겠읍니다”

 

17. 범인의 자백

우리가 거리로 나왔을때, 방소는 막함을 쌀쌀히 탄식하며

“막함, 이 사건은 자네에게 너머도 많은 상식을 넣어주었네, 그걸 아나?”

“나는 정신을 잃었네”

하고 막함은 머리를 흔들었다.

“머리가 아파!”

그리고 그는 침통한 낯으로 무엇을 굴리하는듯 하였다.

우리가 검사국으로 들어갔을때 히이스경부는 매우찌뿌둥한 낯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막함씨 인전 결말이 났읍니다”

하고 그는 보고하였다.

“당신이 안게신 동안에 리곡구대위가 찾아왔읍니다. 당신이 안게심으로 그는

번부로 가서 ‘나는 자백하러 왔읍니다. 내가 알벤송을 죽였읍니다’ 하고

말하였읍니다. 나는 그의 자백을 스와카에게 필기를 시켜 서명까지받았읍니다”

그리고 그는 막함에게 타이프로 찍은 종이짱을 내주었다.

막함은 의자에 털석 주저앉어서, 며칠동안의 긴장이 급작이 풀렸음인자, 긴

한숨을 돌랐다.

“아, 아, 인젠 이걸로 끝일세”

방소는 답답한듯이 그를 바라보며 머리를 즈었다.

“나는 자네의 일이 인제 시초가 잡혔다고 생각하네-“

하고 그는 고단한듯이 하품을 하였다.

막함은 자백서를 한번 훑에 보고는 그걸 방소에게 내주었다. 방소는 그걸

흥미있는 시선으로 차근차근 읽고 있었다. 그리고 지방검사의 책상앞으로 가서,

거기에 버듬이 기대었다.

“나는 아즉 자네의 일을 방처논적은 없었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한번

제의하겠네. 지금 이리로 곧 벤담소좌를 부르게. 자네가 범인의 자백서를

얻었다고 그게 누구라는 말은 말게-“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네”

하고 막함은 반대하였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안되네”

하고 그는 다시 주장하였다.

“만일 소좌가 우리의 곡해를 깨처준다면 나는 히이스경부도 여기에서 같이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

“나는 곡해를 깨처받을 필요가 없읍니다”

하고 경부도 매우 불만이었다.

“놀라운 사람이로군! 붜! 괴테만하여도 좀더 광명을하고 부르짖었네, 그런데

자네는 광명에 이렇게 포화에 이렇게 포화되어 있나? 실로 놀라운 일일세”

입으로는 반대를 하였으나 막함은 잘 생각하였다. 과거 며칠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그는 방소의 충고는 그대로 용인하야 좋은걸 깨달았다. 그래 마지 못하야

뿌루퉁한 낯으로 전화를 떼어 소좌에게 오라는 뜻을 전하였다.

벤담소좌는 놀랄만치 빨리 뛰어왔다. 막함이 자백서를 내준즉 그는 열중한

표정으로 읽고 있었다. 그러나 읽는 동안에 그의 얼굴은 흐리고 의혹의

빛이눈에 나타났다.

드디어 그는 씁쓰름한 얼굴로 눈을 들었다.

“나는 영문을 모르겠읍니다. 참으로 놀랐읍니다. 리곡구대위가 알벤송을

죽이다니 그건 말이 안됩니다”

그는 자백서를 막함의 책상우에 놓고 실망한듯이 의자에가 몸을 던졌다.

“당신은 이걸로 만족하십니까?”

“아즉 확실치가 못합니다”

하고 막함은 고개를 들었다.

“만약 그자가 범인이 아니라면 어째서 그가 자진하야 자백합니까? 벌서

이틀전에 체포할랴고 했든것입니다”

“그가 확실히 범인입니다”

하고 히이스는 자기의 수완을 못뵌것이 아깝단듯이

“나는 처음부터 그를 주목했읍니다”

“나에게는 허황한 일같이 생각되오. 경부”

하고 방소는 말하기 싫은것을 억지로 반대하였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하야 희생한다는건 그어딜 보면 죄가 아니오”

그리고 벤담소좌를 향하야 질문하는 시선을 돌리었다.

“당신은 리곡구대위가 어째서 이렇게 죄를 쓰고 나온다고 생각하십니까?”

소좌는 딴 소리만 할뿐으로 대위의 행동에 관한 방소의 암시에는 순종치

않었다. 방소는 한동안 그에게 물었으니 말로는 그를 움지길수 없었다.

이때 비서가 문앞에 나타났다.

“신문통신원들이 문밖에서 들끓습니다”

“자백서에 대하야 눈칠 챈거든가?”

하고 막함이 히이스에게 물었다.

“아즉 모를겝니다. 당신이 허락하시면 제가 나가서 공포하겠읍니다”

막함이 고개를 끄떡인즉 히이스는 문쪽으로 몸을돌리었다. 그러나 방소는

잽싸게 그의 걸음을 막았다.

“자네, 낼까지 비밀 못지켜주겠나? 막함”

막함은 어찌할바를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나는 자유로 할수는 있네. 그러나 그게 어쨌단 말인가?”

“다만 자네를 위하야서일세. 자네의 허영심을 이십사시간만 억제하야 주기

바라네”

하고는 방소는 슬픈 표정을 하야 보이며

“막함 자네의 죄수를 좀 보여주지 못하겠나?”

“그건 관게없지”

하고 막함은 호기심에 눈을 뜨고

“나도 리곡구와 이야기할것이 좀있다고 생각하네!”

그는 얼굴 붉은 비서를 불러서

“리곡구대위의 범인인도 청구서를 좀 싸주게. 그리고 그걸 곧 보내어 속속히

수속하게 하게!”

하고 명령하였다.

십분쯤 지나서 형무소에서 전옥대리가 범인을 끌고들어왔다.

18. 방소의 신문

리곡구대위는 모든걸 결단했다는 얼굴로 들어왔다. 깨는 축 처지고 두팔은

되는대로 늘어저 있었다. 며칠동안 잠도 못잔듯 싶어, 눈은 멀거니 흐려있었다.

벤담소좌를 보자 그는 자세를 바루잡아 그앞에다 손을 내대였다. 그는 알벤송을

심히 미워했으나 벤담소좌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것이 확실 하였다. 그러나

돌연히 자기의 처지를 깨닫고 얼굴을 붉히러 뒤로몸을 걷었다.

소좌는 그에게로 얼른 다기스며 그 팔을 잡았다.

“인제 차차 알겔세”

하고 그는 애석해서 말하였다.

“나는 자네가 알벤송을 죽였다고는 생각지 않제-“

“물론 내가 죽였읍니다”

대위의 음성은 단호하였다.

“나는 그에게 예고하야 두었었읍니다”

방소는 앞으로 나가 의자를 권하였다.

“이리 앉으시요 자방검사가 살해하든 모양을 듣고싶답니다. 다알겠지만 법률은

확적히 증거가 없는 범인의 자백서는 수리할수가 없읍니다”

그리고 리곡구와 대좌하야 자백서를 집어들었다.

“여기에는 알벤송이 당신에게 대한 행동을 분개하야 십삼일 밤 열두점

반쯤하야 정문으로 들어갔다 하였는데……그럼 그때 대문밖에 재색 카데릭호,

자동차가 있는걸 보섰소?”

“네 보았읍니다”

“거리에 탄 사람을 보셨읍니까?”

“자세하겐 모르나 아마 바이브라는 사람인것 같읍니다”

“알벤송씨는 그때 어딨었소?”

“막 탁시에서 나려오는 길이었읍니다”

“알벤송씨와 바이부씨와 동시에 보았소?”

“아니요 내가 그집엘 다녀나온후에 바이부씨를 보았읍니다”

“그럼 당신이 집안에 있는 동안에 그가 왔구려?”

“네 그런것 같습니다”

“그럼 대위, 집에 들어가서 헌일을 이야기 하야 주시요”

“우리는 곧 그의 사랑으로 들어갔읍니다. 그의 의자에 걸터앉었읍니다. 나는

서서 이야기하엿읍니다. 그리고 나는 총으로 그를 쏘았읍니다”

방소는 주위하야 그를 보았다. 막함은 열심으로 몸을 내대고 듣고 있었다.

“당신과 그는 사랑으로 들어갔읍니까?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네 그렇습니다”

“허면 그는 죽었을때 자리옷을 입고 있엇는데-그건 어떻게 설명하겠소?”

리곡구는 허벙저벙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는 타는입술을 혀끝으로 적신뒤에

대답하였다.

“알벤송은 먼저 한이삼분 우층에 다녀 왔읍니다. 아마그때 갈아입은듯합니다”

“그렇겠지요”

하고 방소는 동정하는 어조였다.

“그러나 그가 나려왔을때 그의 머리에서 이상한걸 못보았읍니까?”

리곡구는 얼떨떨하야 눈을 들었다.

“머리요? 모르겠읍니다”

“혹 머리빛이 변한걸 못보섰소?”

“아니요 잘 기억이 안납니다”

하고 그는 눈을 감고는 그 현장을 다시 생각하는듯 하였다.

“그럼 탁자우에 보석상자를 훌 보았소”

“눈에 띠이지 않었읍니다”

“그를 죽이고 나올때 전등은 껏겠지요?”

하고 묻다가 고 대답이 없는걱 보자 방소는 넘겨짚어서

“필연 그랬을겝니다. 웨냐면 바이부가 갔을때 집안이 캄캄했다하니까-“

리곡구는 비로소 긍정하는듯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네 그렇습니다…..잠간 생각이 안나서”

“불을 어떻게 껐읍니까”

“저-“

하고 말문이 막혔다가 한참후에

“스위취를 눌러껐읍니다”

“스위취는 어디 있었읍니까?”

“잘 생각이 안납니다”

“가만히 생각하야 보시요”

“방문옆에 있는듯 합니다”

“들어가서 바른편? 왼편?”

“왼편-“

“아하 그럼 책장있는 곳이구려?”

“네 그렇습니다”

방소는 만족한 낯으로 또 물었다.

“그럼 권총의 문젭니다……강을 내던진 권총에는 총알이 하나 비였겠지요?”

“네 그래서 내버렸읍니다”

“하 참 이상합니다. 우리가 강에서 끄낸 총에는 탄환이 일제히 들어

있었읍니다. 그러면 총이 둘이래야 할텐데-“

리곡구는 곧 대답할 용기가 없는듯 하였다. 그가 다시 입을 열때에는 그의

태도는 허둥지둥 하였다.

“둘이 있을리 없읍니다……내손으로 탄환을 바꿔끼었읍니다”

“아하 자세히 알았읍니다”

하고 방소는 매우 유쾌한 낯이었다.

“당신은 어째서 오늘 여기에 와 자백하였읍니까?”

히곡구는 얼굴을 번쩍 들었다. 이때 그의 눈에는 신문전후를 통하야 처음으로

생기를 띠었다.

“그것이 정당산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은 부당히도 죄없는 사람을

의심합니다”

범인회견은 이렇게 대충 끝을 막았다. 막함은 한마디로 묻지 않었다. 그리고

대위는 다시 전옥대리에게 끌리어 감옥으로 호송되었다.

그가 나가고 문이 닫히자 방안에는 기묘한 문위기가 떠돌았다. 막함은 함부로

담배를 빠르며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좌는 의자에 털뻑 주저 앉어서

방소를 상찬한다는 눈치로 바라보고 있었다. 방소는 막함쪽을 가끔 곁눈질을

해가며 미소하였다. 이렇게 세사람의 표정과 태도는 이회견에서 받은 인상을

제각기 나타내고 있었다.

비로소 참묵을 깨트린것은 방소였다. 그는 경쾌하게 거반 농담비슷한 소리를

하였다.

“웃으운 자백도 다 보았네, 자네도 들었겠지, 놈은 어떻게 집에 들어갔는지

그것조차 모르지 않나? 바이부가 밖에 있었다는 사실은 피해자 같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어긋내고 게다 알벤송의 머리탈이며 금니에 관하야 일절 본일도 없는

모양이니-“

“네 그렇습니다”

하고 옆에서 소좌가 대답하였다.

“알벤송은 금니를 뽑으면 말소리가 달라집니다-리곡구는 이 속을 전혀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전기 수위취의 장소도 틀리고 권총에 대한 설명도 귀둥대둥

하는걸 보면 어린애라도 그가 전범이 아닌걸 알겔세. 이것은 놈이 구레야양이

혐의를 받고 있다 생각하고 자기가 죄를 들쓰고 나온것이 분명허이!”

“나두 그렇게 생각됩니다”

하고 소좌도 거기에 동의하였다.

“허나”

하고 방소는 궁리를 하며 말하였다.

“대위의 행동은 다소 의심되는 점이 없지 않어이. 그가 범죄에 아주 관계가

없다면 어째서 자기의 총을 구레야양의 집에다 감출 필요가 있겠는가?”

그는 권연에 불을 부치고 그 연기를 디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도 말할수 있네. 그의 실행에까지 나왔다고. 그리고

한사람이 이미 처치한걸 알고 그만둔것 아마 그쯤 되었을걸세. 바이부가 그를

봤다는 사실과 또는 그가 자기의 권총을 구레야양에게로 가저다 감추었다는

사실이 그걸 증명하네!”

“그런거 같으이!”

막함은 이렇게 대답하자 음울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리곡구를

범인으로 알았든 그 생각을 완전히 버리는걸로 방소에게 사과하는 표정이었다.

소좌는 막함에게 우울한 미소를 던지며 모자를 들었다.

“나는 사무실로 갑니다. 또 소용이 되시거은 불러주십시요”

방소는 막함을 데리고 구레야양을 방문하야 강변으로 떠났다.

“지금 구레야양을 맞나볼 필요가 없지않은가?”

하고 막함은 딸려오며 의아해하였다.

“필요라니? 자네에게 좀더 보여줄것이 있네. 자네의 머리에는 아즉도

물적증거라는 괴물이 남았으니까-“

 

19. 구레야양의 설명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막함은 실내전화로 긴급한 일이 있어 온것을 말하였다.

조곰 있다가 구레야양이 나려왔다. 그는 리곡구대위가 어디 있는지 몰라, 매우

번민한 자리가 있었다. 걸상에가 힘없는 그의 얼굴은 창백하고 꽉 모디어쥐인

두손은 떨고 있는듯이 보이었다.

방소는 확확 쏟아 말하였으나 그 어조는 매우 경쾌하였다. 그래 일장의

공기는 자연히 부드러운것이되었다.

“리곡구대위가 알벤송을 죽였다고 자수 한걸 아십니까? 그러나 우리는 증거가

불충분하야 그대로 수리할수가 없읍니다. 그래 리곡구대위의 결백한걸

막함씨에게 보여주기 위하야 데리고 왔읍니다. 법률가의 머리란 웃으운것이

돼서 한번 의문하면 내리 생각을 못고칩니다. 왜 한때는 당신이 알벤송과

가치있었다는 이유로 막함씨가 당신을 의심하지 않었읍니까?”

그는 막함쪽으로 견책하는 미소를 던지고는 다시말을이었다.

“리곡구대위가 얼싸고 있는것은 확실히 당신입니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죄인이 아님을 환히 압니다. 그러니 당신과 알벤송과 관계를 좀더 자세히

하야주실수 없겠읍니까? 이것은 대위의 결백을 막함씨에게 보여주는데 가장

필요합니다”

방소의 태도는 여자를 제법 안심시켰다. 허나 막함은 골피를 잔뜩 찌프리고

있었다.

구레야는 잠시동안 방소의 얼굴을 디려다보고 있었다.

“뭘 물으시는겝니까?”

“우선 당신의 장갑과 손가방이 어째서 알벤송집에 있었나 말슴해주십시요.

그것이 불행히도 지방검사의 맘을 결박을 지였읍니다”

여자는 솔직한 격의없는 시선을 막함에게로 보냈다.

“나는 알벤송씨에게 끌려서 밤참을 먹으러 갔읍니다. 두사람 사이에는

불유쾌한 일이 많었는데 돌아올때에는 나는 더욱이 그를 불쾌히 생각했읍니다.

참다못하야 타임스광장에서 운전수에게 정차를 명하였읍니다.-혼자걸어가고

싶었읍니다. 나는 노하고 승급해서 그랬든지 나의 장갑과 가방을 그속에 놓고

나온걸 몰랐읍니다. 그리고 돈이 없어서 거기서 집에까지 터덜터절

걸어갔읍니다”

“나두 그렇게 생각했읍니다” 하고 방소는 웃으며 “거기에서 걷자면 참멉니다”

그는 막함을 조롱하는듯이 힐끗 처다보았다.

“어떤가 구레야양이 한시전에 가실수 있었겠나?”

막함은 우울히 우는 낯을하고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리고”

하고 방소는 물었다.

“어떡해서 밤참을 가치 자시게 되었는지요?”

여자는 얼굴을 흐렸으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하였다.

“나는 알벤송의 사무실을 통하야 투기 사업에 많이 손해를 보았읍니다. 그러다

그가 일부러 나에게 손을 보이지않었나하는 의심을 품게 되었읍니다. 왜냐면

그는 나에게 너머도 추군추군이 굴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 그런 이야길

토파할려고 그의 사무실로 찾아갓읍니다. 그의 대답이 자기와 밤참을

먹으러가면 거기에서 다 말하겠다는것입니다. 물론 나는 그목적을 알았읍니다.

마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ㄸ아갔읍니다”

방소는 잠간 생각하다가 또 물었다.

“밤참을 가치 자시기로 되었는데 어째서 그날 또 벤송집을로 가섰읍니까?”

여자는 얼굴을 붉히었다.

“그의 사무실을 자오다 생각하니까 어째 그와 가치 밤참을 히기 싫였읍니다.

그래 후회하고는 약속을피하러 사무실로 다시 찾아갔드니 그띠는 그가

없었읍니다. 나는 일부러 그의 집에까지 찾아갔읍니다. 그랬드니 그는 굳이

약속을 억이지 못한다 하고 자기의 마음대로 모도를 행했읍니다”

“그럼 당신이 거기에 게실때에 보석 상자는 웬겁니까”

“아마 뇌물인가봐요”

하고 멸시 하는 끝없이 알벤소을 저주하였다.

“그는 그걸로 나의 마음을 좌우할랴 하였읍니다. 날더러 밤참에 따라오라 하고

그 보석을 끄내보였읍니다. 그러나 나는 튀겨버렸읍니다. 그리고 그는

이십일일에는 그 보석을 나에게 줄테니 생각 잘하랴하였읍니다”

“물론 이십일일입니다”

하고 방소는 막함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네 알겠나? 이십일일은 바이부의 수형의 기일일세. 그걸 못갚는 날이면 이

보석은 빼끼는걸세”

그는 다시 구레야양에게 몸을 돌리어 물었다.

“그 보석은 밤참으로 갈때 가저왔읍니까?”

“아니요 내가 배를 튀기니까 그는 실망하는 모양이였읍니다”

“그러면 그 총에 관한것인데 당신으 의향은 어떠습니까? 대위가 강에 던진

총말입니다”

“그 담날 아츰 리곡구대위가 와서 알벤송을 죽일목적으로 어젯밤 열두점반에

그집엘 갔었다고 말했읍니다. 그러나 바이부씨가 문밖에 있어서 고처 생각하고

그냥 왔다는것입니다. 나는 바이부씨가 그를 보았으면 어찌나하고 애를

태웠읍니다. 그래 권총을 나에게 마끼고 만일 찾거든 불란서에서 잃어버렸다고

하도록 일렀읍니다……나는 참으로 대위가 알벤송을 죽인줄 알았어요. 그리고

그가 다시 총을 가질러왔을때 나는 속으로 아하 갖다버릴 작정이로군

하였읍니다”

여가는 막함에게 얕은 미소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당신을 조곰도 속이지 않었읍니다”

“네 지금 저도 잘안ㅂ니다. 만일 그가 범인이였으면권총같은거

안가저왔읍니다”

“참으로 머리 아풀 일입니다. 그는 당신이 살인한줄압니다”

“나는 군인을 많이 압니다. 그의 친구며 벤담소좌의 친구들이요. 작년에는

산에 가서 사격을 연습까지 했읍니다. 그가 내가 죽인걸로 생각할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방소는 일어나서 공손히 예를 하였다.

“고맙습니다”

하고 그는 말하였다.

“슬픈 일입니다. 막함씨는 아즉도 당센네를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읍니다. 그래

나는 무리로 당신의 입에서 나올 아름다운 말로 이야기를 들려주고저하야

데리고 왔읍니다”

그리고 그는 입을 꽉 다물고 노려보고 섰는 막함에게로 가차히 갔다.

“막함 인제는 다 알았겠지? 내가 말한대로 대위를 석방하게-“

막함은 더 견딜수 없을만치 노하였다. 그러나 일어나서 여자편으로 나아가

악수를 청하였다.

“구레야양”

하고 그는 친절히 말하였다.

“내가 곡해를 하였읍니다. 당신의 대위를 지금곧 당신에게 돌려보내겠읍니다”

여자는 뜻밖에 기쁨을 못이기어 얼굴이 발개ㅈ다. 그리고 흥분한 가슴에서는

거츨은 숨이 펄떡어리었다.

우리가 거리로 나왔을때 막함은 시원한 낯으로 방소를 보았다.

“따는……그 여자의 대위를 잡은것은 나고 놓은건 자넬세그려!”

하고 그는 한숨은 토하였다.

방소는 탄식하였다.

“자네는 자네의 역할을 모르나?”

“여자앞에서 개다접을 받은것이?……대관절 인젠 어디로 가나?”

“하여튼” 하고 그는 크게 부르짖었다.

“자네는 오늘 범인을 고발하기에 유리한 증언을 들었네. 뿐만 아니라 그

장갑과 손가방도 알았고 알벤송 사무소에 왔든 여자도 알았고 구레야양의

자정으로 한시까지의 행동도 알았고 또는 어째서 알벤송과 밤참을 먹은것을

알았고 그가 알벤송집에왜갔든거것도 알았고 보석이 거기 있ㄷ든것도 알았고

어제 대위가 권총을 그에게 갖다두었나 혹은 강에버렸나 하는것도 그리고

자수한 이유도 다 알지 않었자? 알았지? 막함”

“그리고 자네는 지금 누가 범인인지 말할수 있겠지?” 하고 막함은 비웃는

어조로 엇먹였다.

방소는 권연을 빽빽 빨아올렸다.

“물론 누가 쏘았는지 벌써 알았네”

막함은 커다랗게 코를 올렸다.

“은제 알았나?”

“맨 첨날 아츰 알벤송의 방에 들어가서 오분안에 알았네-” 하고 방소는 잠간

무얼 생각하다가 “자네는 지금 다섯사람의 범인을 갖고 있네. 말하자면

제일구레야양이 제이에 리곡구대위 제삼에 안나부인 제사에 바이부 제오는

소토랑대좌……이렇게 다섯을 가ㅈ네. 그들의 자네의 그 물적증거로 비치어 다들

시간 장소 기회 흉기 동기……그런 조건에 부합하는 행동을 가ㅈ네”

그리고 그는 막함의 얼굴을 한참 처다보다가

“그러면서도 내가 데리고 다닌다면 그들이 다 범인이 아닌걸을 넉히

보여줄수가 있네. 그러나 그럴 시간이 없으니 우선 그들의 행동을 증명하기

위하야 벤담소좌의 아리바이를 조사하야 보기로 하세. 자네가 가너온 그건

믿을수가 없으니까 내눈으로 즉접 보고 조사하세”

막함은 필요없다고 반대를 하면서도 떠름한 낯으로 방소의 뒤를 ㄸ았다.

20. 짐범수사

벤담소좌가 살고 있는 집은 사십육정목에 있는 아파트였다. 입구는 단조하고

무게있는 정면에 있어 곧 거리로 통하였다. 그리고 보다보다 두단이 좀

높을뿐이었다. 문간에서 곧 조고만 응접실이 있는 낭하를 통하야 저쪽에

승강기가 있었다. 그 옆에는 승강기를 돌아올라간 쇠로 된 계단, 그아래 전화의

배전판이 붙어있었다.

우리가 갔을때 제복을 입은 두 젊은 사람이 일을 하고 있었다. 한사람은

승강기 문속에 섯고 또 한사람은 배전판앞에 앉어있었다.

방소는 입구에서 막함을 붙잡았다.

“내가 아까 전화로 두사람중의 한사람이 십삼일날 밤 당번이라는걸 알았네. 그

한사람을 자네가 가서 지방검사라고 위협하야 가지고 내게로 데리고 오게”

막함은 낭하로 들어갔다. 소년들에게 잠감 물어가지고 그는 그중의 하나를

데리고 응접실로 들어왔다.

방소는 상대가 무슨 소리를 하든지 꽉 믿는다는 너그러운 태도로 질문을

시작하였다.

“그의 아우가 죽든날 밤 벤담소좌는 몇점에 돌아왔서?”

소년은 눈을 크게 해가지고 보았다.

“열한점-극장 파할때쯤해서 왔어요”

“그가 너에게 뭐라고 그러디?”

“구경을 갔었다고요. 그런데 아주 재미가 없어서 지금 두통이 난다고요”

“그런데 너는 일주일전걸 어떻게 그렇게 넉넉히 기어허니?”

“그날이 그 아우가 죽은 날이 아니야요”

“응 그날밤 돌아와서 그는 너에게 날째에 관하야 무슨 말이 없었니?”

“자기가 나쁜 구경을 간것이 아마 열사흔날이기 때문인가보다구 했읍니다”

“또 그 담에는?”

“저에게 열사흔 날을 저의 복날로 정해야겠다 하고 주머니에 있는 은화를 다

끄내주었읍니다” 하고 소년은 빙글빙글 웃었다.

“전부가 얼마?”

“삼원 사십오전입니다”

“그러고는 그는 자기방으로 갔니?”

“네 제가 그를 올렸읍니다. 그는 삼층에 있읍니다”

“그뒤에 그는 또 나갔었니?”

“아니요”

“나갔으면 제가 보았게요. 제가 승강기를 운전하고 배전판에 대답하고 합니다”

“당번은 너 하나였었니?”

“네 열점후에는 언제든지 혼자 있읍니다”

“여기는 이 대문간말고 달리 나갈데는 없나?”

“네 나갈수 없읍니다”

“그담에 벤담소좌를 본것은 언제나?”

“저-” 하고 소년은 잠감 생각하다가

“그가 얼음주머니를 해오라해서 제가 가저갔읍니다”

“몇점이었나?”

“글세요 자세하겐 모르나……아마 열두점반쯤 되겠읍니다”

“그럼” 하고 방소는 코로 웃드니 “그는 시간을 안묻디?”

“물었읍니다”

“어떻게”

“제가 얼음을 가저가니까 그는 누어있었읍니다. 그리고 나에게 사랑에 있는

대여에 놓고 가라 했읍니다. 내가 그걸 허구 있으려니까 선박우의 시계를 좀

보아달라구요 주머니의 시계가 쉬어서 시간을 좀 맞훈다고 그랬읍니다”

“그러고 또 뭐래디?”

“별루 말이 없었읍니다. 누가 오든지 ㅃ을 누르지 말라구요 졸려위서 자겠다고

했읍니다”

“그걸 크게 말하지 않디?”

“네 그랬읍니다”

“또 다른 말은 없었니?”

“잘 자거라하고 전등을 껐읍니다. 그래 저는 알로나려왔읍니다”

“어느 전등을?”

“침실의 전등을 껐읍니다”

“사랑에서 침실이 보이나?”

“아니요 침실은 저 마루끝에 있읍니다”

“그럼 어째서 전등을 끄고안끄고를 아나?”

“침실의 문이 열러있어서 그 빛이 마루바닥에 비최입니다”

“네가 나올때 침실옆을 지났니?”

“네 그리 지나지 않으면 나려올수가 없읍니다”

“문은 열려있었니?”

“네 열려있었읍니다”

“침실의 문은 그거 하나냐?”

“네-“

“네가 들어갔을때 그는 어딧었니?”

“침대에 있었읍니다”

“어떻게 아니?”

“제가 그를 보았읍니다” 하고 소년은 낯을 ㅉ으린다.

“그리고 다시 나려오는건 못보았지?”

“네 못보았읍니다”

“네가 승강기로 올라올때 너에게 보이지 않도록 층계로 걸어나려올수가

있지?”

“네 그렇게는 됩니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얼음을 갖다준때로부터 몬테익씨가

오든 두점반까지 아무도 승강기를 올리지 않었읍니다”

“그러면 몬테익씨가 오든 두점반까지 아무도 올리지 않었구나?”

“네-“

“그동안에 너는 어딧었니?”

“여기 앉어있었읍니다”

“네가 최후로 침대에 있는 그를 본것이 열두점삼십분이었구나?”

“네 아침 일즉이 여자로부터 그의 아우가 죽었다는 전화가 올때까지 그를

못보았읍니다. 그때 그는 십분쯤뒤에 나려왔읍니다”

방소는 그에게 돈일원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들이 왔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말어라”

소년이 저쪽으로 가자 방소는 막함에게 냉정한 시선을 던ㅈ다.

“나는 지금 소좌의 거처를 수색해 보고 싶으이”

“그게 무슨소리야?” 하고 막함은 부르짖는듯이 반대하였다. “자네가 한장했나?

소년의 증언에는 아무것도 의심할것이 없지않은가?”

“과연 진실을 말하였네” 하고 방소는 동의하였다. “그러기때문에 내가 올라가

보자는것일세-지금쯤 소좌는 올 염녀가 없네. 그리고” 하고는 그는 충이는

낯으로 미소하였다. “자네는 나에게 아무 조력도 아끼지 않는다는 약속이 있지

않은가?”

막함은 열심히 반대하였으나 방소의 고집에는 당할길이 없었다. 몇분뒤에는

우리는 열쇠를 위조하야 소좌의 처소로 들어갔다.

방소는 곧장 뒷방으로 들어갔다. 바른 벽에는 선반이 있고 그우에는 오래

묵은 시계가 놓여있었다. 난로에 가까운 한구석에 조고만 테불이 있고 그우에는

은으로 만든 빙수도구가 얹혀있었다.

그는 창께로 가서 거리로부터 삼십어ㅊ되는 뒤뜰을 나려다았다.

“어기로는 못나갈테고-“

그리고 몸을 돌리어 낭하편을 보고 있었다. 소년의 말과같이 침대의 전등이

낭하에 비추이게 되어있었다. 그는 바루 침실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문쪽을

향하야 침대가 있고 그옆 조고만 탁자우에 전등애 얹혀있었다. 그는 침대전에

앉어서 전등의 줄을 잡아다니어 불을 켜보았다. 그리고 그는 막함에게 시선을

도리어

“소좌가 소년에게 보이지 않도록 어떻게 나갔다고 생각하나?”

“공중으로 걸어나갔겠지” 하고 막함은 신지무의하게 대답하였다.

“글세 그렇게도 보이네” 하고 방소는 침착한 얼굴로 “참으로 교묘허이! 막함,

열두점이 지나서 소좌는 소년에게 얼음주문하였네. 소년이 가저왔을때 그는

문앞을 지나서 소좌가 들어누어 있는걸 보았네. 소좌는 옆방에 있는 빙수도구에

넣어두라하였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되였나 봐달라 하였네. 소년이 본즉

그것은 열두점반이였내. 소좌는 아예 깨우지말라하고 잘자거라 하고는 전등을

끄자곧 침대로부터 뛰어나왔네. 물론 의복은 미리부터 입고 있었으니까-그리고

소년이 어름을 깨트리고 있는 동안에 낭하로 뛰어나왔네. 소좌는 승강기가

나려오지 않는 동안에 게단을 뛰어나리어 거리로 빠져나왔네. 소년이 침실앞을

지나 나올때에는 방안이 캄캄허니 거기 소좌가 있는지 없는지 설사

들어다보았대로 모를것이세-알겠나?”

“허긴 그럴듯 싶군-” 하고 막함은 말하였다. “그러나 돌아올 때에는 어떻게

올라왔나?”

“그건 간단하이. 그는 대문밖에서 아무라도 오기를 기다렸네. 소년의 말에는

몬테익씨가 두점반에 돌아왔네. 그는 승강기가 우로 올라가는 동안에 게단을

걸어올라갔네”

막함은 미소할뿐으로 아무말은 없었다.

“소좌가 앨써서 날짜를 만들고 소년에게 그걸 인상시킨것도 알겠지? 나쁜

연극-두통-불행한 날–왜? 십삼일이기 때문에-그러나 소년에게는 좋은

날이었다. 은화를 받았다-매우 곰상스러운 염녀가 아닌가-“

막함은 안색은 흐렸으나 음성은 역시 무관심하게 들리었다.

“나는 여기서 그 권총이 나오리라 생각하네”

“그렀게 되면 귀신이 곡하지”

“아니 꺽나오지” 하고 방소는 의장설합을 열어보기 시작하였다. “소좌는 총을

알벤송의 집에 놓고 왔을리가 없네. 또는 허둥지둥 내버릴 바보두 아니네.

대전에 참가한 소자이면 총 가진것쯤 이상히 역일것이 없네. 오히려 없다면

그것이 수상한 일이지”

그리고 그는 침대알에 있는 도랑크를 열어 속을 뒤저보았다. 그는 방을 가루

질러가 옷장의 문을 열었다. 그 우 선반에 권총갑이 달린 군대용 석대가 있었다.

그는 그걸 조심히 띠어가지고 들창에 가까히 왔다.

“자세히 보게”하고 그는 허리를 구부리었다. “총갑을 보면 모두가 먼질세

뚜껑만이 좀 청결하것은 최근에 사용한 증걸세-자네는 증거를 좋아허니-“

그는 갑에서 권총을 조심스리 끄내었다.

“자 보게 총에는 먼지가 안묻었네-최근에 닦은것이 분명허이-“

근 탄환을 탁자우에 ㅆ아놓았다. 전부가 일곱개였다. 그는 총에서 제일 먼저

나온 탄환을 가르켰다.

“이 탄환을 보게-맨나종에 끼인것일세 다른것보다 훨썩 빛나지 않나?

말하자면 최근에 끼인것일세-“

막함은 머리를 들어 쓴 미소를 보이었다.

“일로부터 비로소 시작일세” 하고 방소는 다시 설명하였다. “자 들어보게

소좌는 알벤송이 열두점반에 집에 있는것 어떻게 알았나? 그는 알벤송이

구레야양을 밤참에 가자 청하는걸 들었네-호우망양이 엿들은 이야기를 하지

않든가-그리고 구레야양이 반듯이 열두점에는 작별할것을 알았네. 그래 그는

알벤송이 열두점반쯤하야는 집에 있을줄 알았네. 그는 들창을 두드렸네. 그의

음성임을 잘 알고 알벤송이 나와 맞어드렸네. 알벤송의 형의 앞이라 제모양에

주의 안햇네. 미리탈과 금니를 빼놓고도 넉넉히 그를 대할수가 있었네……소좌의

키는 바로범인의 신장일세. 나는 으너제 그옆에 서서 내키아 대중하야 보았네.

그는 거의 정확하나 범인의 킬세-“

막함은 더헐 말이 없는지 무언으로 권총만 나려다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보석일세” 하고 방소는 계속하였다. “나는 그가 가ㅈ다고 생각하네.

알벤송이 십삽일 오후 보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네. 소좌는 그걸 알았네.

생각하면 그날밤 알벤송을 죽이게 한 원인이 여기 있을지 모르네-“

그는 기세좋게 일어나서 들창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한구석에 있는

책상앞으로 가서 모든 설합을 열어보았으니 다 잡겨있지 않었다. 탁자의 설합을

열어 보았으니 거기도 열려있었다. 그래 칩실로 들어갈랴할때 그의 눈에는

탁자밑에 처싸놓은 헌 잡지들 틈에 끼어있는 담배상자가 얼른 띠어있다. 그는

즉시 달려들어 뚜껑을 열어보았으나 거기에는 쇠가 채여있있다. 그는 탁자우의

창칼을 집어들고 뻐기기 시작하였다.

“아 아 그건 안되네” 하고 막함은 소리를 질렀다. 그의 얼굴에는 질책과

번민이 가구 질려있었다.

그러나 그의 손이 들오와 방소를 제지할수 있기 전데 예리한 소리와 아울러

뚜껑이 열리었다. 그 속에는 파란 보속상자가 들어있었다.

막함은 너머도 절망하야 의자에가 털썩 주저앉었다.

“아 아 이게 뭔가!” 하고 그는 탄식하였다. “나는 뭘 믿어야 좋을지!”

막함은 두손으로 머리를 보태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동기는?” 하고 그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사람은 보석에 눈이 어두어

제 아우를 죽일수는 없네-“

“그야 그렇지-” 하고 방소는 동의하였다.

“보석은 제이의 조건일세. 그보다는 더큰 움지길수 없는 큰 동기가

있을것일세. 장부를 조사보낸 공증인이 오면 인제 차차 알겔세-“

막함은 뜻을 결정한듯이 벌떡 일어났다.

“자 얼른 나는 사건의 결말을 지꼬 싶어이”

21. 범인체포

우리가 돌아와 십오분쯤 기다리는 동안에 막함은 자기 사무에 열중하였다.

그때에야 공증인은 돌아와 방소에게 성공한듯이 미소하였다.

“당신의 덕택에 살았읍니다. 소좌가 게 있는 당안에는 옆에 꼭 붙어앉어서

일을 할수가 있어야지요”

“나는 힘껏 다하였네” 하고 방소는 탄식하였다. “공증인이 장부를 조사학때

방해가 될까봐 범인의 자백서를 들으러 오라고 소좌를 끌어낸것일세”

“자네는 뭘 찾아냈나?”

“너머 많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종이쪽을 끄내여 책상우에 펼처놓았다.

“간단히 보고하면 나는 방소씨의 분부에 따라 현물목록과 회계의 부속 공부를

보고 또 진찬전표를 조사하였읍니다. 나는 원부관계는 차치해두고 상회주

자신의 투기상태를 보았읍니다. 벤담소좌는 자기수중에 있는 저당을 모두

이중저당으로 매우 위험한 내면을 갖고 있읍니다. 그게 얼마냐하면 상당한

액숩니다”

“알벤송은?” 하고 방소가 물었다.

“꼭 같은 짓을 하는데 이건 어쩐지 세월이 좋습니다. 이삼주일전만해도 콘

돈을 잡았읍니다”

“그러니까 소좌가 금고의 열쇠만 잡는다면” 하고 방소가 암시하였다. “아우의

변사가 그에게는 행운이로군-“

“행운이요?” 하고 공증인은 반문하였다.

“소좌는 징역을 갈겐데 인제 살았읍니다”

공중인이 나가자 막함은 부처님같이 앉어있었다. 그의 눈은 저쪽 벽에가 꽉

붙어있었다. 그는 소좌의 범죄를 부인하기 위하야 찾고 있든 한줄기의

지푸래기까지 뺏기고 말았다.

그는 비서를 불러서

“소좌에게 전활 걸고 범인을 찾았으니 곧 오라고 말해주게-” 하였다.

그리고 막함은 히이스에게 ㅁ마디 분부하야 두었다. 그는 일어나서 자기 앞에

있는 책상주위에다 걸상 몇개를 늘어놓았다.

히이스가 히푸스를 데리고 와 가치 걸상에 앉었을때 방소는 주의하였다.

“주의하시요, 소좌는 진상이 발로된걸 알면 당신들을 차내던지리다-“

히이스는 콧등으로 비웃었다.

“뭐 그게 처음인가요?”

소좌가 들어왔을때 막함은 탄평히 대하였으니 악수를 피하기 위하야 설합을

열었다. 그러나 히이스는 매우 유쾌하였다. 그는 소좌에게 걸상을 권하야 천기를

말아랴 아주 즐거웠다. 방소는 법률서적을 덮어놓고 똑바루 고처앉었다.

소좌는 대단히 갖은체를하고 있었다. 그는 막함을 힐낏 보았으나 거기에 설혹

의심을 품었대도 결코 내색하지 않었다.

“소좌 나는 당신에게 둬서너가지 물을것이 있읍니다” 하고 막함은 낮윽한

음성은 몹씨 긴장하였다.

“아무거라도 좋습니다” 하고 그는 가비여히 대답하였다.

“당신은 육군용 권총을 가지섰읍니까?”

“네 가ㅈ읍니다” 하고 왜 그러냔듯이 눈섶을 찌끗이 올리었다.

“최근에 은제 그걸 닦고 탄환을 끼섰읍니까?”

소좌의 얼굴은 조금도 움지김이 없었다.

“자세히는 모릅니다” 하고 그는 대답하였다. “여러번 닦앗읍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와서는 탄환을 다시 낀적은 없읍니다”

“최근에 누구에게 빌리섰읍니까?”

“그런 기억 없읍니다”

막함은 공증인의 보고를 집어들고 잠시 디려다보고 있었다.

“만일 손님이 갑작이 화서 저당물건을 찾을때 단신은 어떡허실 작정입니까?”

“응 그러냐 느히들이 나의 장부를 조사하려 보냈지?” 하고 그의 목줄띠가

갑작이 빨개졌다.

“그리고 나는 포우라부인의 보석을 발견하였읍니다”

“응 너는 친구의 가택을 침입했구나?” 하고 그는 떨리는 손가락을 막함에게

디려대였다. “이 나쁜 놈”

비방과 저주의 수많은 욕이 그 입으로부터 터저나왔다. 그의 분노는 극도에

달하였다. 그는 방금 졸도할 사람처럼 자기의 감정을 것잡지 못하였다.

막함은 꾹 참고 앉어있었다. 그러다 소좌의 분노가 어째볼수 없는 경우에

이르렀을때 그는 히이스에게 눈짓을 하였다.

그러나 히이스가 미처 움지기기 전에 소좌는 뻘떡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그는 날쌔게 몸을 돌리자 그무서운 주먹이 히이스의 얼굴을 갈기었다. 정부는

의자에가 털뻑 떨어ㅈ으나 다시 마룻바닥으로 나려굴러기절되고 말았다.

히푸스가 대들었으나 소좌의 다리가 올라가자마자 불두덩을 채키었다. 그는

마룻바닥에가 떨어저 허비적어리며 신음하였다.

그리고 소좌는 막함에게로 달겨들었다. 그의 눈은 광인같이 되고 압살은

무섭게 다물리어 있었다.

“이번에는 너다-“

그는 이렇게 소리를 지르자 날아들었다.

이 광경을 멀거니 바라보며 고단한듯이 담배를 피고 있든 방소가 홱

일어났다. 그는 한손으로 소좌의 바른팔 호목을 잡고 또 한손은 그 팔꿈치를

꺾었다. 그리고 그는 날래게 몸을 뒤틀었다. 소좌는 뒤로 팔을 꺾인체

꼼짝못하였다. 괴로움을 못이기는 부르짖음과 소좌는 돌연히 전신의 힘이

풀리었다.

이때 히이스경부가 겨우 정신을 채리었다. 그는 급히 일어나 덤벼들었다. 수갑

채이는 소리가 떨꺽 하자 소좌는 의자에가 떨어져 괴로운듯이 가슴이

벌떨이었다.

히이스는 암말없이 걸어와 방소에게 악수를 청하였다. 그 행동은 잘못됐다는

후회요 동시에 사례였다.

히이스가 범인을 데리고 나가고 히푸스가 안락의자로 운반되었을때 막함은 그

손을 방소의 어깨에 얹고

“자 가세 나는 피로했네” 하고 감사한 뜻을 보이고는 “범인을 알았으면 웨

진시 말안했든가?”

“내가 말한들 자네가 고지들었겠나?” 하고 방소는 언내를 달래는

어머니와가티이 친절하였다. “소좌가 범인이라면 완고한 고집쩌이 자네가 어떻게

생각했겠나? 그래 간접적으로 자네가 맘대로 필연적으로 필연적으로 깨달을만치

멀직이 보여준것일세-” 하고 좀 사이를 띠어 “인젠 좀 알겠나?”

“응 알겠네”

막함은 이렇게 고개를 끄덕끄덕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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