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매섭게 싸늘한, 빙점으로 향해 올라가려 애처롭게 안간힘을 쓰는 아침, 무섭게 새파란 하늘이 나를 더욱 움츠려 들게 만든다. 겨울 시작의 선을 긋는 동지를 이틀 앞둔 날 치고는 seasonable한 날씨일 듯하다. 하지만 조금 더 바란다면 조금 ‘덜 싸늘하고’, 조금 ‘더 흐린’ 그런 아침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떨칠 수가 없다. 나의 느낌은 조금 덜 싸늘하고 포근하게 되지 않았을까…
조금 쳐지는 기분을 뜨게 하는 것은 역시 coffee grinding 소리와 곧 이은 아늑하고 감미로운 향기가 있고 조금은 들뜨게 하는 소리, 음악이 있다. Big Screen TV로 kitchen에서 보게 된 YouTube는 2년 전 이맘때에 심취해서 보고 또 보고 듣고 했던 Handel’s Messiah 연주공연이 아닌가. 이 공연은 comment로 알게 되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이 합창단과 orchestra는 동구권인 Czech Republic, Prague였다. 이 공연을 보면서 비로소 conductor의 역할을 실감하게 되었다. 전 공연을 마치 마술에 이끌리듯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HD이 아닌 ‘조잡한’ video였지만 그런 문제는 생동감이 넘치는 audio가 모두 감싸주었다.
Collegium & Collegium Vocale 1704
Vàclav Luks, Director
Hana Blazikova, Soprano
Delphine Galou, Alt
Markus Brutscher, Tenor
Marián Krejcik, Bass
Recorded at l’Abbatiale Saint-Robert de La Chaise-Dieu, 21 August 2011
Classical music에 거의 문외한이었던 나는 뒤 늦게 이런 인류의 보물을 조금이라도 알려고 노력은 했지만 역시 역부족에 미치고 있는 듯하다. 우선 젊었던 시절의 이 분야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는 것이 치명타였다. 추억의 매력이 전혀 없이 ‘공부’만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죽음의 강을 넘어가게 인도하는 길잡이인 가톨릭 신앙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고 있고 이 Handel의 걸작품 역시 그런 시각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모두 이 ‘메시아’가 주인공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