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밖을 보니 하얀 색깔이 보인다. 아~ 어제 잠깐 들었던 snow flurry가 오긴 왔구나. 지붕과 lawn deck rail등도 거의 얼어붙은 흰색의 모습들, 아주 조금 내린 듯하지만 그렇게 을씨년스럽고 냉혹하게 느껴질 수가 없구나. 어제는 2014년의 기록적인 대설 기념일이었으니, 더욱 싸늘하고 춥게 느껴진다. TV를 보니 미국 동부전체는 모조리 WIND CHILL란 글자로 덮여있고, NYC는 현재 눈이 ‘펄펄’ 내리고 온통 하얗게 보인다. 이곳은 오늘이 아마도 이번 겨울 들어서 제일 춥고 싸늘한 날이 될 것이다. 그러면.. 2월… 아~ 참 어떻게 세월은 이렇게도 끊임없이 흐르는 것일까, 좀 쉬었다 가면 안 될까?
유난히도 쓸쓸한 아침을 달래려 TV도 보며 세상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았지만 하나도 나아지질 않는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쓸쓸, 황량, 을씨년스러움, 고독하게 느끼게 하는 것일까? 감정의 계곡을 가는 것인지, 왜 나는 이런 변화에 완전히 무력감을 느끼는 것일까? 깊은 한겨울의 고독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을 정도로… 고독, 외로움, 쓸쓸함, 싸늘함, 심지어 삶의 귀찮음… 싫지만 할 수가 없는 것들, 아니 필요한 삶의 여정의 모습일지도…
나라니 부부가 Historic Roswell 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로난을 돌보았다. 돌본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그저 데리고 있었던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이 가고 나니 생각보다 안도감과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딸 부부들과의 특별한 관계 때문은 아닐까, 아직도 나는 그들을 지척에서 몇 시간을 편하게 보내는 것이 힘든 것일까? 둘 다 맞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라니와는 아직도 서먹서먹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고 Luke와는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라는 나의 선입견 때문은 아닐지… 참 이것은 어려운 문제지만 세월이 자연히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들 가족이 건강한 삶을 계속해서 산다면…
본격적으로 송봉모 신부의 ‘요한복음산책 2권 비참과 자비의 만남’을 읽고 있다. 다음 주에 공부할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놀라는 것, 꽤 많다. 아니~ 계속 놀란다. 어떻게 이런 배경들이 복음의 글귀 뒤에 숨어있었단 말인가? 본문 자체도 그렇지만 이 한 신부의 해석까지 얼마나 믿어야 한단 말인가? 그야말로 신빙성 문제인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것을 내 것으로 건강하게 소화하려면 100% benefit of doubt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이다. 건강한 의심은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이 공부에는 가능한 한 자제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렇게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게 이 책을 소화하면… 희망이 보인다. 나도 복음을 제대로 믿고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그 멀게만 느껴지던 ‘복음의 신비성’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리라는… 희망… 오소서 성령님, 저에게 빛을 보는 은총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