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know where..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 오래 오래 태고적의 미국 pop song, 아마도 Diana Ross의 hit song 제목이었을 것이다. 그 노래는 나도 좋아 했던 기억이다. 멜로디보다도 그 제목이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고 현재도 그렇다. 내가 조금만 방황하는 기분이 들면 이 ‘누가’ 이 제목의 말로 나에게 속삭이는 느낌을 받곤 한다. 요사이.. 몇 달간은 더욱 이 속삭임이 나의 귀를 잔잔히 감싼다. ‘경우야.. 너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니?’ 엄마의 자상한 목소리로 들릴 때도 있다. 이 세상에서 나를 ‘완전히’ 알고 있는 우리 엄마가 답답하게 느끼셨는가.. 경우야, 너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니..

그렇다. 비록 최근에 나는 ‘이상하게 으시시한 평화’를 가끔 느끼곤 하지만 그 뒤쪽에는 항상 이 말이 숨겨져 있다. 너무 자만하지 말라는 경고일까? 하지만 가끔 만끽하는 ‘평화’는 정말 의외의 것이다. 한달 여 나를 괴롭히던 치통의 고통도 조금 완만해졌고, 익숙해져서 그런가? 아닐 것이다. 지난 3년 넘게 ‘노력’을 한 보람일까? 그것에 대한 하느님의 선물, 성령님의 선물일까? 내일 벼락이 떨어져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평화.. 그것의 맛을 조금 보여주시는 것일까?

 

지난 5월 말의 레지오 피정.. 지나간 해 보다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맞았지만, 역시 old wisdom은 맞는가.. 예상보다 양과 질에서 비교가 안 되는 기대 이하의 것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문제는 안 된다. 내가 그곳에 갔다는 사실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제 모두 익숙해진 ‘자매님’들을 대하는 것도 조금은 즐거운 일이 되고 있음에 나는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어떨 때는 청춘의 한창 시절 명동의 어떤 곳에서 ‘멋진 아가씨’들을 보고 우리들 끼리 즐거운 상상을 하던 때를 떠올리기도 해서.. 이런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지 혼동을 받는다. 나와 하신부님을 제외한 모두가 여성들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가벼운 즐거움이요, 놀람으로 느껴지는 것.. 어떨까..신경을 쓸 것은 많다지만 반드시 나는 솔직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을 ‘이성’으로 느낀다는 사실은 과연 ‘억제’해야만 하는 ‘죄’일까.. 아니기를 바라지만 이것은 100% 나의 ‘속마음’의 영역이다. 하느님만 아실 것이다.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순간순간의 감정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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