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3주일의 주일을 맞고 시작한다. 성탄까지 벌써 보름도 안 남았다. 부담 반, 기대 반으로 맞은 대림3주 주일, 일단 모든 행사가 끝났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지만 뒤끝 맛이 조금 미완성인 듯한 것은? 아마도 오늘 주일날 행사의 마지막인 등대회 송년점심 후의 coffee time이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따라 그들과 마지막까지 함께 하며 이야기하고 coffee를 마시고 싶었던 것은, 사실 조금 나 답지 않다. 오늘의 등대회 모임, 점심은 나의 기대를 초월한 것이기에 그것이 문제였다. 어쩌면 오늘 본 회원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있었을까? 그것은 이심전심, 피장파장으로 그들도 마찬가지였음을 느낀다. 역시 인간은 인간을 필요로 한다는 진리중의 진리를 확인한다. Pandemic 고립된 생활을 하던 나에게 오늘의 모임은 거의 생명수를 마시는 기회가 되었다. 아~ 그래, 나는 살아있다. 살아있는 것이다~~~
오늘 모임에서 구동욱 미카엘 신부님의 옆에 앉게 된 기회를 얻었다. 가까이서 대화까지 하며 느낀 신부님은 이제까지 내가 그렇게 인색하게 평가한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아~ 개인적으로도 사귈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 충분히 나에게도 더 사귈 여지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오늘 등대회 모임의 다른 수확이었다.
오늘 구 신부님에게 직접 들었던 새로운 사실은: 역시 전임 이영석 요한 신부님은 개인사정으로 일찍 이임하신 것이었다. Pandemic하의 본당 사목의 특별했던 어려움과, 가중되는 어머님 병세에 대한 걱정, 그것들이 주원인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추측했던 것, 서강대학의 교수직이 주원인은 아니었던 듯 싶다. 또한 이재욱 요한 신부님이 1년 전에 담배를 끊으셨다는 놀라운 소식도 들었다. 다시 한번 이 신부님의 ‘실로 어려운’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 그렇지… 못지않은 애연가인 이영석 신부님도 마찬가지로 금연의 결단을 하시면 얼마나 좋을까…
주일미사, 일주일 만에 재회를 한 아가다 모녀, 너무나 반가웠다. 이분들과도 이제는 정이 들었음을 느낀다. 특별한 정이 아닌 자연스런 정이다. 오늘 또 알게 된 사실은… 아가다 자매, 여건에 따라서 말씀을 잘 하실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희망이 생긴다, 앞으로 더 ‘유도대화’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과 더불어 안나 자매를 한일관 등대회 모임에서 또 만나는 재미있는 날이 되었다. 임시로 그곳에서 serve를 한 것이다. 참 재미있는 날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