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of dreams, trancending time & place, autobio in progress..

10월 31일은 이곳 미국에서 Halloween (할로윈), 이어서 다음날, 11월 1일은 가톨릭 전례력으로 All Saints Day (모든 성인의 날?), 11월 2일은 역시 가톨릭의 달력으로 ‘위령의 날‘ 이다. 그 다음날, 11월 3일은 아직도 귀에 익은 광주학생 사건을 기념하는 ‘학생의 날’.. 줄줄이 이어진다. 종교성이 거의 없는 할로윈은 나쁘게 말하면 ‘귀신’에 대한 날이고, 모든 성인의 날은 정 반대로 귀신을 쫓는 ‘성인’들의 날이다. 이런 이유로 할로윈 다음 날을 모든 성인의 날로 정한 것이 아닐까?

얼마 전에 연숙과 얘기를 하다가, 올해부터는 11월 달이 ‘위령의 달’ 임을 생각하며 돌아가신 우리 두 부모님들에게 ‘매일’ 위령기도를 바치자고 합의로 하였다. 연숙은 오래 전부터 이것을 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역시 내가 요지부동으로 가슴을 닫고 있어서 못하다가 올해는 무언가 아무 문제없이 이렇게 ‘멋있게’ 합의를 본 것이다. 나의 마음이 그 정도로 열려있음은 알고 나 자신도 사실 놀랐다.

이제는 우리의 자랑, 오랜 전통의 천주교의 일년 흐름을 아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그런 오랜 전통적 달력을 음미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5월의 ‘성모성월’과 11월의 ‘위령의 달’은 더 나에게 가까이 느껴짐은 왜 그럴까? 성모성월은 어머니가 주제요, 위령의 달은 돌아가신 부모, 조상, 친척들에 관한 것이라서 그럴 것이다. 가슴 깊이 고여있는 어머님, 보지도 못한 아버지에 대한 사무친 서러움, 그리움, 불효막심 등등이 한꺼번에 솟아 오르는 듯한 감정.. 그것이 무서워 항상 나는 도망만 하며 살았음을 인정하기에 더욱 더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특히 어머님께 따로 특별히 연도는커녕 기도 한번 변변히 못한 나는 사실 이런 날이나 달들을 생각하기도 무서웠다. 그러다가 레지오에 입단하게 되면서 ‘남 들’에 대한 연도와 기도를 자연적으로 시작했고, 이제는 조금씩 마음도 열리고, 더 이상 도망하고 싶지 않았다. 고향에 돌아온 듯이 살고 싶었다. 내 자신이 나의 부모님께 연도와 기도를 바치게 될 진정한 용기가 생김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영혼의 존재’를 나는 믿게 되었고, 영혼에 대한 기도나 연도가 정말 의미 있다는 것도 믿는다. 그 중에서도 나의 부모의 영혼께 기도를 하고, 혹시라도 아직도 고통을 받는 곳에 머물지 않게 기도를 할 수도 있게 되었다. 비록 하느님을 모르고 떠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11월 3일, 고국의 학생의 날.. 에 이곳에서는 11월 위령성월을 맞아 아틀란타 지역 두 천주교회(순교자, 성 김대건) ‘합동’으로 마리에타 한인 공원묘지에서 위령미사가 거행 되었다. 매년 얘기만 듣던 것.. 올해는 ‘무조건’ 참례를 하였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이 있는 이곳에는 한인들만의 공원묘지가 따로 조성되어있고, 지난 7월에 떠나신 우리 레지오 단원 요안나 자매도 이것에 안치되어 있고, 2002년 4월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타계하신 ‘평창이씨’ 종친 이주황 선생님도 이곳에 계셔서 우리와 익숙해진 곳이다. 가톨릭의 예식을 따랐지만 그 의식은 많이 우리나라의 전례 예절이 가미된 것이라 더욱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 오기도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나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는가.. 아니면 많이 이런 것들에 익숙해 졌는가.. 만감이 교차됨을 느꼈는데, 특히 1980년대 초 천주교 영세 후에 ‘멋도 모르고’ 장례미사에 갔다가 ‘시체’를 처음 보고 놀라서 그 다음부터 절대로 그런 곳에 안 가겠다고 ‘결심’을 했었던 나의 유치한 믿음을 회상하며 웃어보기도 했다. 아.. 영혼들이여.. 편히 편히 잠 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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