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안정이 안 된듯한..
¶ 오늘은 무언가 안정감을 못 느끼는 날로 끝나는 모양이다. 가끔 이런 날이 있긴 하지.. 하루의 반 정도는 무언가 의욕적으로 할 것들을 list로 만들며 모두 ‘끝낼 것’ 같은 희망에 쌓였다가.. 갑자기 일들이 틀어지고 예상을 빗나가는 그 사실에 화가 나며 의욕이 떨어지고 끝내 ‘아무 것도 못한 하루가 되었다’ 라는 실망감이 젖는 그런 것이다.
이런 pattern들은 대부분 computer를 가지고 ‘놀다가’ 생기는 것이 태반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다. 갑자기 많아진 pc들을 만지며 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home system을 구상하는데.. 결국은 $$$을 최소한으로 절약하는 쪽으로 나의 모든 노력이 집중되고.. 그것도 사실 나를 우울하게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되었다. 사실은 이런 것들이 나의 자랑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나는 그런 자부감을 항상 무시하는 것 같다.
오늘은 며칠 전부터 손에 불이 붙기 시작한 soldering으로 pc power supply의 SATA connector 를 assemble해서 얼마 전에 ‘죽어버린’ home file server FS 대신 임시로 그 역할을 하게 된 나의 dadpc를 다시 찾기 위해서 kitchen-pc를 개비해서 FS로 쓰려고 하던 계획이 급속도로 진행되었지만 여기저기서 예기치 않던 문제들이 현재 나를 괴롭히고 있다. 예상이 몇 시간이면 끝날 듯하던 것이 하루 종일 나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나를 괴롭게 한다.
결국, 오늘 해야 할 묵주기도를 놓치게 된 것이다. 그것이 나를 조금은 쳐지게 한다. 나도 참 많이 변했다. 묵주기도 20단 이상을 못한 것을 가지고 그렇게 신경을 쓰는 나 자신을 보며.. 참 나.. 많이 변했다는 놀라움이다. 좋은 것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다. 나를 현재 살려주고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묵주기도, 성모님이기 때문이다.
¶ 최근에 들어서 우리의 레지오 활동은 예전보다 조금은 더 발전을 했다고 할까.. 우리 생활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이 활동이 있고 거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이곳으로부터 나올 정도가 되었다. 솔직히 우리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한 이곳에서 못 벗어날 것 같다. 아니 못 벗어나고 싶기도 하다. 이런 우리의 생활에서 느끼는 보람과 평화는 정말 경험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실감을 못 할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의 변화를 보고 내가 계속 매일매일 놀라는 것.. 누가 상상이나 할까?
이런 생각도 요새 나의 머리에서 맴도는 것이다. 현재 내가 레지오를 비롯한 ‘신앙생활’에서 대부분 대하는 사람들은 99% 이상이 자매님들이라는 사실.. 지난 성탄 고해성사에서 결국은 신부님께도 말했지만.. 혹시 내가 자매님들과 이렇게 어울리는 것이 다른 생각이 있어서 그렇지 않는가.. 나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이제는 남자들 보다 여성들이 더 편해지고.. 대화도 잘 되고.. 심지어 즐겁기까지 한 것.. 바람직한 것인가? 혹시 이상한 것은 아닐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결론은 사실.. 내가 사람들을 대부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이것도 그런 것 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확실히 내가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된 것이고 만나는 대부분이 자매님들이니.. 그들도 ‘좋아하게’ 된 ‘인간’들이기에.. 참..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까지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 성모님.. 저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