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Friday 2024, not so good~
이런 저런 일들로 오늘 성금요일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미안하고 죄송할 뿐이다. 묵주에 손도 가지를 않았고, 제대로 단식, 금육도 신통치 않게 마주한 듯하고… 아~ 내가 왜 이럴까? 왜 자신이 없어지는 것일까? 그래도 제일 중요한 일, 성금요일을 성당에서 보내는 것, 그것은 확실하게 자신이 있다. 그것 만은…
오늘은 은근히 기다리던 ‘십자가의 길’이 수난예식 (미사가 아니란다) 직전에 있었다. 사순절 긴 기간 동안 유일한 이것, 올해는 어찌도 이렇게 살았던가? 그래서 그런지 몸과 마음과 가슴으로 14처를 지나는 예수님을 상상, 그릴 수도 있었다. 최소한 미사, 예절, 의식만은 절대로 일초의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의지요 자세라서 조금 자신과 자랑까지 느낀다. 감사할 일이 아닐까?
어제 성 목요일 미사 직후부터 성체는 옮겨지고 십자고상은 가려지고.. 오늘은 예수님 수난이 모든 행사의 초점이 듯 하다. 옮겨지는 십자고상 앞에서 모든 신자들이 일일이 나와서 경배를 한다. 오래 전 Holy Family 동네 성당 시절 기타를 치던 몇 명의 그룹의 계속된 ‘십자가 나무’ 경배 화음에 맞추어 우리는 아예 십자고상의 입을 맞추기도 했었지.. 그 시절 또한 그립구나.
어제는 조금 썰렁했던 성전이 오늘은 더 많은 교우들로 꽉 찬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눈에 익숙한 교우들보다는 낯이 선 모습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현재 우리 공동체는 서서히 차세대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기에 역시 조금 서글퍼지기도…
부엌 range hood 교체 작업이 생각보다 쉽게 끝날 무려 우연히 발견된 partially disconnected ductwork, 아~ 골치 아픈 것 아니던가? 이것을 내가 손수 ‘용감하게’ 설치했던 것, 아마 2000년대 중반이었을까? 너무 오래 된 것이어서 어떻게 설치를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아마 사진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수리’를 하는 것, 자신이 없었던 것인데, 오늘 아침에 비교적 쉽게 고칠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 유일한 위안과 작은 기쁨이 되었다.
뜻하지 않게 나라니 pet dog, ‘세넷’이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이나 우리 집에 있게 되었다. 별로 예고도 없었던 것이라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한마디도 놀라운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는 것, 가족사랑의 하나로 받아드려야 하지 않을까? 다행히 지난 몇 주일 ‘녀석’과 낯을 익히는 시간이 있었으니, 예상치 않을 어려움은 없을 것이고.. 다만 Ozzie처럼 걷는 산책 시간은 많지 않을 것이기에 조금 그것은 아쉽기도 하고…
전에 우리 집에서 며칠 같이 있을 때의 기억이 오늘 다시 재현되는 것을 보고 조금 실망을 해서 그런가… 자기 집에 있을 때 그렇게 gentle한 녀석의 모습 대신 불안하게 자기 집 식구 특히 Luke를 그리워하는 모습, 애처로운 울음 비슷한 소리, 이것이 나를 조금 불안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만 지나면 금세 이곳에 적응이 될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나의 기분은 별로 신나지 않으니…
산책을 어느 정도의 거리로 할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가는 대로 가다 보니 원래 ‘약속’했던 playground으로부터 훨씬 벗어나 Ozzie Trail을 거쳐서 Azalea Apt까지 가게 되었다. 오늘 밤 녀석의 상태를 지켜보면 이 정도의 거리가 먼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역시 조금 먼 거리를 걸었나~~ 피곤해 보이는 세넷 녀석… 하지만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았으니까…
Flu 독감의 끝자락에…
끊임없이 비, 가랑비, 이슬비, 굵은 비.. 각종 물기가 거의 이틀 계속 내린다. 집에서 편하게 칩거하기에 안성맞춤인 그런 날씨, 솔직히 우리 둘은 고맙기도 하다. 감기의 끝자락에 이렇게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변명, 핑계거리’ 가 생겼으니, 조금 덜 죄송하다고나 할까… 일단 이렇게 ‘장기간’ 쉬는 기회가 오면 솔직히 다시 움직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왜 모르랴~ 하지만 이런 때는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니까 가급적 편하게 쉬는 거다. 이제 완전히 1주일의 ‘휴가’를 보낸 셈이다.
PON, 아예 준말을 만들었다. The Power Of Now.. 이번 ‘칩거’ 중에 이 책, 대량의 text를 소화하고 있다. 일단은 속독을 하고 있는 셈이지만 그런대로 기본적인 idea는 계속 골라내어 얻고 있다. 거의 대부분 내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물론 다시 정독을 해야 조금 저자, Eckhart Tolle의 주장, 의도를 알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이 저자의 생각, 이론은 그의 독창적인 것은 물론 아니고 오랜 인류 전통을 통합, 종합 한 것 위에 그의 독창적인 것도 가미한 것이라서, 우선 ‘안전’하기에 마음에 든다.
새롭게 오늘의 ‘복음 묵상글’ 을 본다. 며칠 동안 이것에 눈이 가지를 않았던 것. 오늘 말씀에 대한 Bishop Barron의 comment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눈에 보인다. 현재 내가 ‘심취된’ Tolle의 책도 흔히 말하는 spirituality without religion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Lots of New Age devotees today want spirituality without religion , and lots of evangelicals want Jesus without religion. Both end up with abstractions. But the one thing Jesus is not is an abstraction. Rather, he is a spiritual power who makes himself available precisely in the dense institutional particularity of his Mystical Body across space and time. [Jesus didn’t come to abolish religion; he came to fulfill it.]
– Bishop Robert Barron (3/6/2024) [my emphasis..]
요즈음 나의 ‘정체성’을 잃고 있는 듯한 것은 역시 나의 blog posting 의 부재인 것도 이유가 되는지. 지금 현재 나는 이 부재 상태의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Here & Now의 정신이라면 이것도 현재를 살지 못하고 있는 하나의 표시가 될는지… 과거, 아니 지난 몇 개월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은 ‘분명히’ NOW에 속하는 것 아닐까? 나는 아직도 이 HERE AND NOW 의 ‘철학’에 대해 초보자인지도 모른다. 계속 노력할 수밖에…
줄기차게 내린 비가 서서히 그친 backyard,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봄맞이 준비가 필요한 듯, 연숙이의 꿈이 담긴 역사 깊은 우리 집 뒤뜰, 꽃밭과 텃밭.. 올해는 정말 나도 조금 일을 하며 참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과연 어떨지…
오늘 과연 우리는 ‘완쾌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이 없었지만 의외로 나보다 연숙이 그것을 외치며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오늘까지 연숙이 상태를 보기로 했지만 감기 기운이 거의 사라진 듯, 갑갑하다고 순식간에 가방을 챙기고 YMCA gym으로 가게 되었다. 일주일도 넘게 못했던 운동이었지만 사실 힘든 느낌이 하나도 없었으니.. 우리는 완전히 완쾌가 된 것… 아~ 감사합니다. 우려했던 것보다 일찍 벗어난 것이다. Kroger에 들러서 요새 즐기게 된 homemade deluxe big hamburger와 작지만 비싼 수박까지 곁들여서 푸짐히 ‘국밥’ 아닌 점심까지 먹었으니~~ 날라가는 기분… 아~ 역시 몸이 건강해야~~ 내친 김에 둘이서 한 시간 정도의 늦은 낮잠까지 침실에서 잤으니, 이것은 극락이 아닌가?
Sick Day 5일 째
Sick Day 5일 째.. 결국 순교자 성당 주일미사를 빠진다, 교회와 주님께 죄송한 것보다는 몸조심하고 싶은 심정이 더 크니까… 덜 죄송하고 싶은 것이다.
TheraFlu Night 를 자기 직전에 복용해서 그랬을까, 전혀 기침이 없는 밤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이제는 목에 가래가 잔뜩 낀 듯 느껴지고 간질거리는 기침이 괴롭히는 정도, 몸의 통증과 오한 같은 것도 잔잔해지고 있는 듯한데.. 과연 거의 나은 것일까, 아니면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인가? 그런데 몸은 아직도 쉬고 싶다고 유혹을 한다. 본의 아닌 꾀병이 되지 않기만 바라는데…
비록 journal에 쓸 것이 별로 없었던 날이 되었지만 전처럼 초조, 불안 등은 별로 없다. 그래 이런 기회에 편하게 쉬자~~ 하는 배짱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거의 나아가는 감기는 나에게 쉬라는 신호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덕분에 편하게 하루 종일 ‘독서 필사’를 하며 지냈다. 지금 읽고 책, The Power of Now (Eckhart Tolle) 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말로만 들었던 삶의 지혜라고 할까, 전통적 복음적, 신앙적 영성으로부터 조금 벗어난 것이지만 이것에도 다른 진리가 있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특히 현재까지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견디기 힘든 갖가지 심적인 고통의 해답이 이 다른 진리에서 찾을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다시 정독을 하며 소화를 하고 싶은 것이다.
오늘도 연숙이 나를 잘 챙겨주었다. 두 끼를 따뜻한 밥과 국으로 먹여주었다. 이런 덕분에 오늘도 감기의 그림자가 조금씩 물러가는 듯 느껴진다. 문제는 연숙이다. 저녁 무렵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다고… 내일 경기동창 합창단 모임은 취소를 했는데 그 다음날 화요일 나라니 집에 가는 것이 문제다. 연숙이 정말로 아프기 시작하면 그것도…
모든 사순절 영성적인 일과들이 모두 정지가 되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지만 지금은 조금 적응이 되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연숙이 문제가 없으면)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과연 어떨지…